후계자의 신분을 잃게 된다면 그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그 순간 소문휘는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그가 뭐라고 변명하려고 할 때 소창규는 이비 밖으로 나갔다.사실 그도 마음이 아팠지만 조사한 결과 큰 손자가 했던 일들은 그를 너무 실망하게 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수라전 전하의 명령이 내려졌기 때문이었다.그는 자신의 큰 손자를 살리기 위해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약 2시간 후, 소씨 가문의 내부 사람들은 모두 소씨 저택에 소집되었다. 그중에 소문하도 있었다.한 시간 전, 소문하가 아직 기회를 더 기다려야 하겠다고 한탄하고 있을 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하룻밤이 지나도록 소씨 집안에서 아무런 변화도 없자 소문하는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다.오늘 아침까지 소씨 집안은 잠잠했다.그는 예천우도 이번 일을 처리하기 어려워서 어쩔 수 없이 잠시 포기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일이 정말 어려웠기에 그는 예천우를 원망하지 않았다.그런 생각을 할 때 그는 어르신으로부터 걸려 오는 전화를 받았다.몇 년 동안 할아버지인 소창규는 그에게 전화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 가족 모임에서도 그를 제대로 본적이 거의 없었다.소창규는 소문하를 전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소문하는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고서는 조심스레 말했다.“할아버지!”“음! 한 시간 뒤에 소씨 가문에서 가족 내부 총회가 열리니까 한번 와봐.”소창규의 목소리는 차가운 대신 몹시 부드럽고 상냥했다.소문하는 잠시 멍해졌다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꼭 제시간에 갈게요.”그는 전화를 끊고 약간 떨리는 표정을 지었다.‘설마. 천우 형님이 움직인 걸까? 그렇지 않으면 왜 할아버지가 나한테 갑자기 전화한 거지?’“도련님, 무슨 일이 있으세요?”때마침 옆에 있던 심준혁이 궁금해서 물었다.“할아버지가 나보고 가족 총회에 참석하라고 전화가 왔어.”“뭐라고요!”그 말을 들은 심준혁도 몸을 떨었다. 예전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기에 그는 흥분한 말투로
오랫동안 소씨 집안에서 살아왔기에 서평은 소씨 집안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다.소문휘는 능력이 뛰어났기에 어릴 때부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절대 흔들리지 않는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그의 어머니 왕나희는 명문 출신인 데다가 가문의 실력이 막강했기에 소씨 집안도 그녀에게 체면을 세워줘야 했으니 당연히 왕나희도 소씨 집안에서 지위가 높았다.그 두 사람이 소씨 집안에 있는 한, 서평과 소문하는 서프라이즈는 커녕 좋은 날도 없을 것이다.소창규는 온 사람들을 모두 둘러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내가 자네들을 부른 건 중요한 발표를 하기 위해서야.”그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기에 직접 모든 것을 말했다.“소문휘는 품행이 바르지 않으므로 오늘부터 더 이상 소씨 집안의 후계자가 아니야. 그리고 소씨 집안의 어떤 사업도 접촉할 수 없을 거야.”이 말이 나오자 사람들 모두가 어리둥절해졌다.소문휘의 후계자 자리를 직접 박탈했을 뿐만 아니라 다시는 소씨 집안의 어떤 사업도 건드리지 못한다는 것은 아주 가혹한 처벌이었다.사람들은 소문휘가 도대체 무슨 놀라운 일을 했길래 어르신께서 이렇게 험한 처벌을 내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들뿐만 아니라 소문하도 몹시 놀랐다.이건 의심할 여지 없이 예천우가 움직인 것 같았다.다만 어르신이 이렇게 모질게 마음을 먹고 소문휘가 소씨 가문의 사업에 손을 못 대게 할 줄은 몰랐다. 이건 어릴 때부터 소씨 집안에서 온갖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자란 소준휘에게는 목숨을 빼앗아 가는 일과 다름이 없었다.예천우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르신은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소중한 손자를 희생시켜야 했다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서평도 무슨 상황인지 몰라서 멍하니 서 있었다.‘줄곧 잘나가던 소문휘가 왜 후계자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걸까?’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아들을 쳐다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흥분과 감격이 가득 차 있었다.‘설마, 이 모든 게 문하가 한 일일까? 그렇게 오랫동안 했던 고생이 드디어 끝을
“사람은 한번 실수는 두렵지 않지만, 평생 실수하는 게 가장 두렵다는 말이 있어요. 문휘가 이번에 처음으로 실수를 저질렀고 지금 이렇게 무릎 꿇고 싹싹 비는 문휘를 보고도 아버지께서는 기회를 안 주실 건가요?”소강호가 물었다.그의 말을 들은 소창규는 이마를 찌푸렸다. 그도 원래 기회를 주고 싶었지만 전하가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라전에 대해서는 그도 가족들에게 알려 줄 수가 없었다.그는 고개를 내저으며 차갑게 말했다.“됐어. 더 이상 말하지 마. 난 이미 결정했어! 문휘의 후계자 자리는 폐지되고 앞으로 우리 소씨 집안에는 오직 한 명의 후계자만 있어. 바로 소문하야!”이 말이 나오자 사람들은 다시 한번 멍해졌다.그 누구도 소문휘의 후계자 자리로 올라간 사람이 소문하일 줄은 몰랐다. 사람들은 소문휘의 후계자 자리가 폐위되었다는 사실을 들을 때보다 심지어 더 놀랐다.소문하는 작은 부인이 낳은 아이이기 때문에 아무런 능력도 없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소문하는 원래 노는 것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없었기에 더더욱 소씨 집안의 미래 가주 자리를 물려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서평도 자기 귀를 믿지 못하는 듯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녀가 자기 아들을 바라보니 이 모든 것이 사실인 것 같았다.그녀는 아들이 무슨 짓을 했길래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는지 몰랐다.소강휘는 이 말을 듣자 분노한 표정을 지으며 나서서 말했다.“아버지, 뭐라고요? 소문하가 소씨 집안의 후계자가 된다고요? 도대체 무슨 생각이세요? 문하는 하루 종일 노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안 하는 쓸모없는 인간인데, 무슨 능력으로 후계자를 할 수 있다고 하시는 거예요. 소문이 나면 우린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된다고요! 이건 제 체면이 깎이는 건 물론이고, 아버지 그리고 우리 소씨 집안의 체면도 깎이는 거예요!”그가 입 밖으로 뱉은 소문하라는 이름 세 글자에는 혐오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소문하는 그 말을 듣자 안색이 매우 나빠졌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는 아버지가 자신을 못
소창규는 소씨 집안의 족장이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직접 족장 자리를 소문하에게 물려줄 수 있었다.게다가 그는 소강호가 원래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소씨 집안의 많은 사업들도 그가 직접 책임져야 했다.그는 원래 자신의 사업들을 소문휘에게 물려주려고 결심했다.지금은 소문하로 바뀌었을 뿐이다.소창규에게서 그런 말이 나오자, 모든 사람이 충격을 받았다.하지만 그 누구도 감히 뭐라고 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소씨 집안이 오늘 같은 지위가 있게 된 건 대부분의 공로가 소창규에게 있었다. 그가 단번에 소씨 집안은 지금의 지위로 밀어 올렸다.그래서 지금의 소씨 집안에서 소창규의 말이 곧 법이었다.다만 소창규가 그렇게 아끼던 손자인 소문휘를 이렇게 단호하게 버릴 줄은 아무도 몰랐다.심지어 그는 소문하를 후계자 자리에 올리려고 했다.소문휘는 이미 창백한 얼굴에 두 눈이 멍해져 있었다. 그는 자신이 했던 일 때문에 할아버지가 왜 이토록 변했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말도 안 돼.’소문하도 몹시 놀랐다. 그와 동시에 예천우가 할아버지께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할아버지가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알 수 있었다.소강호와 왕나희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도 예전에 그렇게 문휘를 좋아하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이렇게 단호하게 결정을 내렸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하지만 방금 소창규가 했던 말은 그를 확 깨어나게 했다.“아버지, 정말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문휘를 너무 신경 써서 제가 좀 충동적이었어요.”“잘못을 알았으면 됐어. 소씨 집안의 사업을 너에게 맡겼다고 해서 정말 내 권위에 도전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소씨 집안에서는 아직도 여전히 내가 일인자야.”소창규가 차갑게 말하자 소강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었고 왕나희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다른 사람들도 감히 입을 열 수 없었다.그때 소창규가 고개를 돌려 소문하를 바라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문하야, 할아버지는 네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억울함과 불만
사실 이 일은 가족 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그러나 소문하가 대놓고 말한 건 그들에게 굴욕감을 주고 싶어서였다.어찌 됐든 소문하는 완벽하게 대응했기에 소창규는 속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소창규은 소문하가 복수만 생각하고 있을까 봐 두려워했다. 만약에 그렇다면 앞으로 나날들이 걱정되었다. 심지어 소문하는 수라전 전하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다행히도 소문하는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자기 원망을 내려놓으니 소창규는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서평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녀는 자기 아들이 당한 수모와 고초를 잘 알고 있었고 아들의 머릿속에는 온통 소문휘를 짓밟고 그의 자리에 서려는 생각뿐이라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자기 아들이 화를 참지 못하고 소창규의 노여움을 사서 좋은 기회를 낭비할까 봐 걱정했다.그때 소문하는 계속하여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할아버지, 만약 오늘 이후에도 누군가가 저를 괴롭히거나 박해한다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소문하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오자 모든 사람이 마음이 철렁거렸다.소문하는 참으로 똑똑한 사람이었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소문휘와 왕나희는 후계자의 자리가 이렇게 없어지는 것을 절대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며 언제든지 소문하에게 온갖 방법을 생각해서 괴롭힐 것만 같았다.이런 상황에서 소문하는 먼저 너그럽게 소문휘를 용서했고 소문휘가 다시 자신을 괴롭히려 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를 혼내주고 싶었다.그렇게 하면 모든 사람은 그의 편이 될 것이다.이건 명백한 음모였다. 소문휘의 성격에다가 그가 오랜 시간 동안 후계자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절대 이렇게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그래서 그는 반드시 행동할 것이라고 생각했다.지금 이 순간, 사람들은 마침내 소문하가 그들이 본 것처럼 그렇게 쓸모가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오랜 세월 동안 오히려 소문하가 일부러 그들한테 보여주려고 연기했다고 생각했다.사람들은 소창규가 이 물음
소문휘의 안색은 아주 좋지 않았지만 그는 할아버지의 차가운 시선을 보고 어쩔 수 없이 반지를 빼서 소문하에게 줄 수밖에 없었다.지금 소문하를 바라보는 소문휘의 마음속에는 후회로 가득 찼다.그동안 그의 눈에 소문하는 언제든지 밟아 죽일 수 있는 벌레에 불과했다.그는 단지 다른 사람에게 그가 너무 인간미가 없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았을 뿐이고 게다가 소문하는 먹고 놀 줄밖에 모르는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했기에 죽이지 않고 내버려둔 것이었다.그런데 이렇게 쓸모없다고 생각한 벌레 한 마리가 판을 뒤엎을 줄은 몰랐다.그래서 그는 달갑지 않았다.하지만 할아버지마저 소문하의 편이니 그도 어쩔 수 없었다.소문휘와 비기면 소문하는 지금 평온한 표정이었다.하지만 그건 겉으로 드러나는 것뿐이었고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이미 성난 파도가 일고 있었다.그가 줄곧 이렇게 오랫동안 참고 어렵게 살아온 건 바로 오늘을 위해서였다.하지만 소문휘가 하도 가족들의 호감을 사고 능력도 훌륭했기 때문에 그는 이번 생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예천우의 도움을 받으니 전혀 자신이 힘을 쓸 필요도 없이 거의 식은 죽 먹기였다.“소문하, 내가 널 정말 얕잡아 봤어.”소문휘가 이를 갈며 말했다.“형님, 과찬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형님께서 비록 소씨 집안의 사업에 손을 대지 못하겠지만 용돈은 적지 않게 드릴게요. 그러면 형님은 여전히 잘 지낼 수 있을 거예요.”소문하의 이 말은 거의 소문휘를 두 번 죽이는 셈이었다.소문휘는 얼굴이 찡그러졌고 그는 직접 자기 두 손으로 소문하의 목을 졸라 죽여버리고 싶었다.이 상황을 지켜보던 소창규는 마음이 아파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됐어.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야. 문하만 남고 다들 돌아가.”“네!”소문하가 고개를 끄덕이었다.다른 사람이 떠나자 소창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문하야. 아무리 어찌해도 문휘는 결국에는 네 큰 형님이야. 지금 넌 소씨 집안의 후계자 자리를 가졌으니, 네가 좀 많이 참아줘.”“알겠어요.
“좋아. 네 말대로 하자.”소창규는 소문하에게 이 일을 전적으로 믿고 맡겼다.소문하가 떠나자 소강호와 소문휘가 바로 찾아왔다.그들은 오늘의 일을 이해하지 못했기에 오늘 반드시 무슨 영문인지 알고 싶었다.그들이 들어오는 것을 본 소창규는 그들이 묻기도 전에 입을 열었다.“난 너희들이 무엇을 묻고 싶은지 알고 있어. 하지만 너희 둘만 알고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알려줘서는 안 돼. 알겠어?”두 사람은 놀란 표정을 짓더니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문휘가 건드리지 말아야 하는 사람을 건드렸어. 그 사람의 실력은 너희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야. 그 사람이 손가락 하나 까딱이면 소씨 집안이 사라질 수 있어.”“무슨 사람인데 그렇게 무서운 실력이 있죠? 혹시 교토의 대가족 도련님이에요?”소강호가 깜짝 놀라 묻자 소문휘가 대답했다.“그럴 리가 없어요. 요즘에 제가 하는 일이 별로 없기에 누구를 건드린 적도 없어요. 교토의 도련님을 건드릴 기회는 더더욱 없었고요.”“네가 건드린 적이 분명히 있어.”소창규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절대 아니에요. 잠깐, 한 사람은 있어요. 하지만 그 사람은 일반 기업의 대표와 직원들뿐이에요. 그런 사람들이 우리에게 큰 위협이 되지 못하잖아요?”“바로 그 사람이야. 예천우라고, 맞지?”“뭐라고요! 예천우라니.”소문휘는 안색이 크게 변하더니 불가사의한 표정을 지었다.‘그 사람이었다니!’지금에 와서 보니 그는 마침내 예천우가 왜 그를 안중에도 두지 않고 심지어 그의 위협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는지 알게 된 것 같았다.‘그렇구나!’소문휘는 얼굴이 창백해져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소강호는 아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모든 것이 사실임을 알아차리고 이내 멍해졌다.그는 이렇게 무서운 일 때문이라는 것을 몰랐다. 그는 원래 아버지의 마음을 바꿀 수 있기를 원했는데 이런 이유라면 자기 아들은 다시 일어설 기회가 없을 것이다.소창규는 화를 자초할까 봐 그들에게 있어서는 안 될 생각은 단념하라고 했다.그
지금 임완유의 가장 큰 즐거움은 사람들이 임연 그룹에서 새로 출시한 화장품에 대한 리뷰를 읽어보는 것이었다.물론 자기 일을 잊어서는 안 되었다.바로 그때 소정이 들어와서 그녀에게 보고했다.“완유야, 소씨 그룹의 후계자가 널 찾으러 왔어.”지난번 일 이후로 소정은 줄곧 순순히 임완유의 비서로 일하고 있었다.이번의 큰 소동에도 그녀는 임완유의 모든 상황을 공손진에게 알려주었을 뿐 다른 행동은 하지 않았다.그녀는 지금 임완유와 예천우를 떼어놓으려는 딱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자신이 얻을 수 없는 건 다른 사람들도 얻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소씨 그룹? 아마도 소문휘겠지.’임완유는 살짝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무슨 일이래?”“잘 모르겠어. 사람들이 몇 명 온 것 같은데. 뭐 하러 왔는지 몰라.”“알겠어. 일단 그들을 회의실로 데리고 가봐. 내가 이따가 갈게.”임완유는 마음속으로 몹시 화가 났지만 상대방은 소씨 그룹의 도련님이었기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어찌 됐든 소씨 집안은 그녀가 건드려서는 안 될 존재였다.소정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가서 일을 처리했다.임완유는 휴대전화를 꺼내서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녀는 왜 그런지 지금 예천우에게 조금 의지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의 의견을 묻고 싶었다.“천우야, 소씨 집안의 도련님이 지금 사람을 데리고 이곳으로 왔어. 그들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온 걸까?”임완유는 지금 이 시각에 소문휘가 왜 이곳으로 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예천우는 잠시 어리둥절해졌다.‘그럴 리가. 소문휘는 지금 이미 폐위되었을 텐데. 그가 사람을 데리고 임연 그룹까지 갈 필요는 없을 거야.’이렇게 생각한 예천우가 물었다.“소씨 집안의 큰 도련님이 확실해?”“당연하지. 소씨 집안의 도련님이라면 소문휘 말고 또 누가 있겠어?”“그 사람은 예전의 도련님이야.”“그게 무슨 말이야?”“아무 일도 아니야. 걱정 말고 가봐. 괜찮을 거야.”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정말? 네가 또 뭘 알고 있는 거 아니야?”“확
“역시 김희자 씨, 대단하시네요.”예천우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 하지만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늦었어. 곧 네가 얼마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지 알게 될 거야.”김희자는 싸늘하게 웃었다.“보아하니 김희자 씨는 꽤 자신이 있으신가 보네요. 그럼 이렇게 하죠. 우리 내기를 하나 합시다.”예천우는 문득 떠올랐다.‘나비 회사에 투자할 돈이 2조 원이라 했지. 마침 스스로 걸어 들어오는 호구가 있군.’“내기?”“네. 만약 제가 백도훈을 이기면 당신이 저에게 2조를 주는 거예요.”“뭐라고? 2조 원?”김희자는 마치 헛소리를 들은 듯이 얼굴을 찡그렸다.“자식아, 넌 2조 원이 얼마나 되는 돈인지나 알고 하는 소리야? 대체 뭘 걸고 나랑 내기하겠다는 거지?”“제 목숨을 걸죠. 만약 제가 지면 제 목숨은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풋, 네 목숨 따위가 2조 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김희자는 조롱하듯이 크게 웃었다.‘저 하찮은 녀석의 목숨이 감히 2조 원과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고? 터무니없는 소리나 하고 있네.’“그럼 내기는 취소하고 그냥 싸우죠.”예천우는 무심하게 덧붙였고 그때 김희자의 눈이 반짝 빛났다.“안 돼! 내기할 거야.”예상대로였다.김희자는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좋아. 네가 제안한 거니까 우리가 지면 2조 원을 주지. 하지만 네가 지면 네 목숨은 내 마음대로 할 거야!”“형수님, 그건...”백도훈이 당황하며 말하려 했지만 김희자는 단호하게 손을 내저었다.“걱정할 것 없어. 난 널 믿어.”김희자는 단 한 점의 의심도 없었다.겨우 저런 풋내기 녀석이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화경 초급의 경지인 백도훈을 이길 리가 없었다.게다가 이건 단순한 구두 약속일 뿐이었다.‘설령 진다고 해도 안 주면 그만 아닌가? 반면 이기기만 하면 이놈을 내 손으로 철저히 짓밟을 수 있어.’백도훈도 속으로는 난감했지만 어차피 말뿐인 내기였다.결국 그는 작게 한숨을 쉬고 입을 다물었다.“좋아요. 저는 이미 녹음
진 서장은 이 말을 듣고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한 표정을 지었다.‘이 김희자란 여자는 도대체 자기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감히 경찰을 이렇게 무시해?’그는 당장이라도 그녀를 꾸짖으려 했지만 그때 예천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예천우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진 서장님, 이분들이 이렇게 싸우고 싶어 하시니 그냥 한 번 기회를 주는 게 어떨까요?”그러면서 그는 백도훈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백도훈 맞지? 네가 원한다면 우리 한 번 겨뤄보자. 단 우리한테 어떤 일이 벌어지든 책임은 각자 지는 걸로 하자.”백도훈은 본능적으로 거절하고 싶었지만 김희자가 재빠르게 끼어들었다. “좋아. 이건 네가 먼저 제안한 거야. 네가 죽어도 우리 탓이 아니라고.”백도훈은 순간 멍해졌다.‘형수, 이건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니야? 싸우는 건 내가 해야 하는데 왜 형수님이 저렇게 큰소리를 치는 거야?’그는 신중한 성격이라 예천우를 계속 살펴보고 있었으나 보면 볼수록 상대를 쉽게 볼 수 없었고 오히려 점점 더 경계심이 커졌다.다행스럽게도 그때 진 서장이 단호하게 말했다.“안 돼요. 싸우더라도 경찰서 안에서는 절대 피를 보거나 사상자가 나오는 일은 허락할 수 없어요.”그러자 김희자는 불만스럽게 소리쳤다. “그럼 밖으로 나가서 하면 되잖아?”“좋아요.”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백도훈은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었다.‘이제 진짜 피할 수도 없게 됐네...’진 서장은 김희자가 계속하여 억지를 부리자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그러나 결국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좋아요. 당신들이 그렇게 원한다면 말리지는 않겠어요. 하지만 안전은 반드시 지켜야 해요.”“당연하죠.”김희자는 확신에 찬 듯 대답하면서도 속으로는 비웃고 있었다.‘별일 없을 거야. 우리는 말이지. 저놈은 박살 나겠지만 말이야.’진 서장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고 주변 경찰들에게 지시했다.“너희들도 각자 할 일에 집중해.”경찰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서장님의 명령을 따랐다.그들이
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이 여자가 먼저 나를 때리려고 했는데 제가 방어하면 안 돼요?”“맞아요! 예천우 씨가 하신 행동은 완벽한 정당방위입니다.”황인수는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단호하게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진 서장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친구가 괜찮군. 앞으로 잘 키우면 승진시켜도 되겠어.’“무슨 정당방위야? 난 아직 때리지도 않았는데!”김희자는 분노에 치를 떨었고 자기는 제대로 손도 못 대고 뺨을 맞았는데 이게 정당방위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예천우는 지금 경찰에 잡혀 온 상태 아닌가? 그런데도 감히 날 때릴 수 있다니?’“하지만 김희자 씨는 분명히 손을 올렸고 예천우 씨를 공격하려 했잖습니까. 그러니 방어하는 건 당연합니다. 물론 만약 예천우 씨가 반격을 위해 지금 김희자 씨를 계속 공격한다면 그건 문제가 되겠죠.”황인수가 단호하게 말하자 김희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소리쳤다.“헛소리하지 마! 이놈, 네 이름이 뭐야? 감히 이렇게 사실을 왜곡해? 내가 당장 널 혼내 줘야겠어. 당장 네 경찰 옷을 벗겨버릴까? 말까?”그러자 황인수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예천우가 말했다.“난 못 믿겠는데?”예천우가 나직이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김희자 씨는 황 형사의 옷을 벗길 자격이 없습니다.”그 순간 진 서장이 앞으로 나섰고 김희자를 향해 싸늘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김희자 씨, 백씨 가문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경찰을 우습게 보고 멋대로 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네가 감히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김희자는 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너 진짜 경찰서장 계속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네?”진 서장은 피식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 “경찰이 범죄자의 협박 한 마디에 벌벌 떨고 입도 못 여는 곳이라면 그런 경찰서장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겠어.”“네, 네가!”김희자는 얼굴이 새빨개지며 헛구역질할
예천우는 순간 멍해졌다.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뭔가 제대로 못 알아듣겠는데? 혹시 머리에 문제라도 생긴 건가?’황인수도 잠시 굳어졌다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김희자가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하지만 그도 굳이 나서서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냥 빨리 예천우를 데리고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김희자는 예천우의 태연한 얼굴을 보자 그냥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녀석이라 생각하며 비웃었다.“꼴을 보니 앞으로 네가 얼마나 비참한 꼴을 당할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네!” 그녀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설마 감방에서 조금 있다가 금방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럴 가능성은 꿈에도 꾸지 마. 내가 널 어떻게 만들지 알아? 안에서 넌 살아 있는 게 지옥 같을 거야. 난 널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 속에 처박아 넣을 방법이 백 가지가 넘는다고.”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가 옆에 있는 황인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황 형사님, 형사시죠?”황인수는 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야 당연하죠.”“그럼 지금 저 사람이 당신 앞에서 공공연히 협박하고 위협하는 건 범죄 아닌가요?”황인수는 머릿속이 잠시 멍해졌다.‘그래 이건 명백한 협박죄지...’하지만 문제는 김희자가 경찰서장까지 대놓고 협박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었다.역시나 김희자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폭소를 터뜨렸다.“하하하! 꼬맹이, 넌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모르는구나? 내가 경찰 앞에서 협박한다고? 이젠 웃기지도 않아. 설령 이 경찰서장이 여기 있다 하더라도 난 똑같이 말할 수 있어!”그녀의 뻔뻔한 말에 주변 경찰들의 표정이 심히 불쾌해졌다. 아무리 백씨 가문이 막강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경찰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분노해도 어쩔 수 없었다.그 순간 마침 경찰서의 진 서장이 안에서 나오다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안에서 김희자와 충돌을 피하려고 최대한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거만한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매우 겸손하고 다정한 태도를 보였다.그와 반대로 김희자는 늘 거만하게 코를 치켜들고 마치 모든 사람이 자신의 부하라도 되는 듯한 태도로 무례한 말과 지시를 쏟아냈다.그녀는 경찰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고 당장 예천우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면서도 지시를 바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온갖 비난과 조롱을 퍼부었다. 심지어는 그들의 상사를 끌어내리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다행히 서장님이 참을성이 좋았던 덕분이지 만약 황인수 자신이었다면 형사 옷을 벗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되받아쳤을 것이다.김희자의 이런 오만하고 권위적인 태도는 경찰들 사이에서도 호감이 없었다. 그녀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모두가 불만이 많았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백씨 가문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고위직 인사들이 김희자를 대할 때 공손하고 예의를 차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황인수가 서둘러 걸어가는 모습을 본 예천우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황 형사님, 시간은 아직 충분하니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네, 조금 걸음이 빨랐네요.”황인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고 그는 속으로 계속 기도했다.‘제발 김희자와 부딪히는 일이 없기를... 그 여자 성격에 그랬다가는 일이 커질 텐데.’하지만 운명은 참 묘하게도 그런 상황을 꼭 만들어냈다. 바로 그때, 김희자가 안에서 나와버렸다. 그녀와 함께 나온 이는 백강호의 동생인 백도훈과 여러 명의 강력한 경호원들과 변호사들이었다.김희자는 항상 화려하고 요란한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사람이 많았다.백도훈의 무공 실력 또한 상당했고 백강호 밑에서 배운 덕분에 이제 그는 화경 초급 경지의 고수였다.화경 고수는 무림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고수로 여겨졌다.오늘 벌어진 일로 인해 김희자는 극도로 화가 나 있었고 화경 고수인 백도훈에게 예천우를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렸다.하지만 백도훈은 신중한 성격이었고 흑호와 예천우의 관계를 조사한 뒤 백강호에게 의견을 구했다.백
“그래. 우리 형제가 힘을 합치고 성종의 세 명의 사자가 더해지면 한 명은 종사 절정의 경지고 나머지 둘은 종사 후급이니 이 세상에 적수가 없을 거야.”정우환이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 4대 종에서 영종은 조금 위협적일지 몰라도 나머지는 우리에게 상대가 안 돼.”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강렬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맞아. 하지만 외부의 누군가가 개입할까 봐 좀 걱정돼.”정우환은 그 두 명의 무서운 인물을 떠올리며 안절부절못했다.“외부라니?”“청룡이랑 용문의 옛 용왕을 말하는 거야?”정우찬이 담담하게 물었다.“그래. 두 사람은 정말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정우환은 그들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옛 용왕의 실력은 소문보다 훨씬 강했고 아마도 청룡과 동등하거나 더 강할지도 몰랐다.그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전투를 통해서였다.“걱정하지 마. 내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지금까지 그 두 사람은 용도에 머물러 있고 밖으로 나올 계획이 없대.”정우찬이 여유롭게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야. 제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걱정하지 마. 나타나지 않는 게 좋겠지만 만약 나타난다면 난 두 사람의 목숨을 죽일 수도 있지.”정우찬의 눈은 흥분으로 빛났다.청룡 전신과 용문의 옛 용왕을 한 번에 처치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엄청난 업적일까? 전 용국, 아니,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이다.정우환은 그의 말을 듣고 놀라며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라 경악했다. “형, 설마 어르신께서...”“맞아. 어르신은 며칠 전 마침내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셨어. 이 세상에 더는 적수가 없지.”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들은 이미 불패의 위치에 있었다. 한편, 경찰서 입구 근처 안쪽 자리에서 황인수 경찰은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언제든 달려가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예천우와 몇 번 대화를 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소장님이 그를 특별히
“물론 가능합니다. 언제든 환영이에요! 아니면 제가 조금 있다가 직접 갈까요?”예천우가 물었다. “그게 제일 좋겠네요. 제가 사람들을 입구에 대기시켜 두겠습니다.”왕 총독이 서둘러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바로 출발하려고 준비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귀에 한층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선우서림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지나가는 남성조차 돌아보게 할 만큼 매혹적이었고 선우서림을 본 남성들은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어 전봇대에 부딪힐 정도였다.“정말 우연이네. 막 도련님한테 전화하려던 참에 여기서 만났네.”선우서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그녀의 미소는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비록 그녀가 예전에 예천우가 머물 대형 아파트에 자기 방도 하나 남겨놨다고 했지만 그녀는 열쇠나 지문을 남기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이 예천우와 임완유 만을 위한 공간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슨 일이야?”예천우는 마음의 동요를 억누르며 물었다. “딱히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도련님이 보고 싶었어.”선우서림은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매혹적인 눈빛으로 대답했다.“농담하지 마.”예천우는 그녀의 농담에 마음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이마에 땀이 날 뻔했다. ‘이 여자는 정말 너무 매력적이야.’“농담 아니라니까요. 주인님은 유리를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선우서림은 한 발 더 다가섰고, 그녀의 몸은 거의 예천우와 닿을 뻔했다.“됐어. 난 바빠. 딱히 볼 일 없는 거면 먼저 가볼게.”예천우는 얼른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서림은 지난번 사건 이후로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어.’“잠깐만요. 사실 볼 일이 있어요.”“뭔데?”“사모님께서 전하라고 하셨어. 내일 우리가 성종 대회에 참석하러 출발해야 하는데 준비는 다 된 거야?”선우서림은 살짝 장난스러운 톤으로 물었다.“준비는 네가 다 하는 거잖아. 난 몸만 가면 되는 거 아니야?”예천우는 성종 대회와 관련된 건 별로
유은수가 더 깊이 생각할 틈도 없이 경찰들이 곧바로 대표실 문 앞에 도착했다. 문을 두드린 후 들어온 경찰은 자기 신분을 제시하며 말했다.“유은수 씨, 당신은...”그 말을 듣는 순간 유은수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어, 어떻게 된 일이...’‘설마 완유가 나를 경찰에 신고한 건가? 날 잡으라고 한 거라고? 어떻게 딸이라는 사람이 이런 짓을 할 수 있어? 내가 엄마인데 이렇게 잔인하고 천인공노할 짓을 하다니.’그녀는 겁에 질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떨었다.하지만 유은수는 사건의 실체를 전혀 알지 못했다. 이런 종류의 사건은 그녀에게 생소한 일이었다. 사실 이런 규모의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어쩌면 당연했다.비록 수갑은 채우지는 않았지만 회사 내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된 사실은 금세 큰 화제가 되었다. 회사 직원들은 곧 유은수가 저지른 일에 대해 알게 되었다.“온라인에서 우리 임 대표님을 험담하던 사람이 그게 유 대표님이라던데?”이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평소 유은수를 좋게 보지 않았던 이들도 그녀가 이런 짓을 했을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특히, 임완유를 충직하게 따르던 직원들과 오래된 직원인 하문은 이 사실을 듣고 얼굴이 창백해졌다.‘이런 사람 밑에서 일해서 내가 뭐가 되겠어?’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임완유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임완유는 전화를 받지 않자 하문은 얼굴에 쓴웃음을 지었다.‘아마도 임 대표님은 유 대표님이 화를 내실까 봐 전화기를 끄고 있었던 거겠지.’사실, 임완유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아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해 두었을 뿐이었다.‘차라리 이렇게 안 보는 게 속 편해.’임완유는 어머니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복잡한 마음으로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양서은은 미안한 마음에 말을 건넸다.“임 대표님, 죄송해요. 다 제 탓이에요. 제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런 얘기 할 필요 없어요. 서은씨가
이 상황에 임완유는 조금 갈등을 느꼈다. 결국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비법을 정말로 주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화장품의 재료 비법을 자신이 마음대로 결정 지어라는 말은 예천우가 했지만 임완유는 그의 속마음을 잘 이해했다. 사실 예천우는 비법을 지금이 아닌 진실이 밝혀진 후에 주기를 바랐을 것이다.유은수는 임완유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완유야, 제발 정신 좀 차려. 임씨 가문을 위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봐.”“엄마, 그게 무슨 뜻이죠?”“별것 아니야. 그냥 내 추측일 뿐이야. 천우 말이야, 정말 대단한 인물이야. 그런데 비법을 이렇게 꼭 쥐고 놓지 않는 거 보면 일부러 그런 거 아니겠어?”“난 그렇게 생각해. 천우가 일부러 너를 막고 있는 거야. 네가 지금 설령 회사에 남아 있더라도 언제든지 비법을 손에 쥐고 너랑 거래할 것 같아.”유은수의 말에 임완유는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사실 비법을 줄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말 한마디에 그녀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엄마 말대로라면 천우는 분명히 저에게 비법을 주지 않겠죠. 그럼 저를 찾아서 뭐 하겠다는 거죠?”“그게...”유은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사실 자신이 말한 대로라면 지금은 예천우에게 의존하는 것 외에 아무런 방법도 없다는 걸 알았다.‘내가 괜한 말을 했어. 왜 이렇게 어리석은 거야.’그제야 그녀는 다급히 말했다.“웬만해서는 주지 않겠지만 네가 미인계를 쓰면 통할지도 몰라. 어차피 너희는 이미 다시 사귀고 있잖아. 임씨 가문을 위해서라도 조금만 노력해 봐.”“미안하지만 엄마, 난 그런 걸 잘 못해요.”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정말 비법을 원하는 거라면 엄마가 직접 천우에게 전화해서 달라고 하세요! 왜 제가 그런 짓을 해야 하는 거죠?”임완유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엄마는 정말 너무해. 천우가 얼마나 엄마를 위해 좋은 마음으로 애쓰고 있는지 알면서... 진실이 드러나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