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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화

작가: 종이워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사람들의 침착함과는 반대로 려성한은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증인으로 데려온 남자를 본 순간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

비록 이 남자가 자신에게 큰 위협은 가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예천우가 이미 사건의 진실을 찾아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정은 속으로 씁쓸해났다. 역시 예천우,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데다가 워낙 능력도 출중하니 순식간에 판을 뒤집는다.

그런데 왜 그의 눈에는 완유만 보이는 걸까. 완유 옆에 있는 자신에게는 왜 한 번만이라도 눈길을 주지 못하는 걸까.

집안 말고는 자신이 완유에게 밀리는 것 하나도 없는데 말이다.

다 임완유 탓이다. 그 남자를 가지지도 않을 거면서 곁에 붙들어 매고 있으니 얼마나 뻔뻔스러운가.

증인이 들어오면서 뭇사람들의 눈길이 일제히 증인에게 집중되었다. 다만 그들은 이남자를 모르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진미소는 미간을 찌푸렸다. 아는 눈치였다.

‘저 사람이 어떻게... ‘

이건 진미소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다. 혹시 무슨 오해라도 있는 것이 아닐까.

이 남자의 이름은 황모, 생산부의 팀장이다. 겉보기에는 아주 착실한 사람이다. 실제로도 참 괜찮은 사람이었고 초창기 때부터 연구개발팀의 팀원이었다.

평소대로라면 황모는 딴짓을 할 리가 없었다. 려성한이 뇌물 공략을 해서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

예천우는 사람들의 눈길을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물었다.

“황모 씨, 사람들 앞에서 말해 보세요. 누가 당신에게 일부 화장품에 화학약품을 타라고 시켰습니까? 그 때문에 일부 소비자가 사용 후 과민반응으로 기미가 올라왔어요.”

“려 대표님입니다.”

황모도 군더더기 없이 자초지종을 말했다.

“려 대표님의 기사인 양의주가 절 찾아와서는 선불로 4천만 원을 주면서 화장품 일부에 약을 타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끝내면 1억 6천을 더 주겠다고 했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중병으로 당장 수술을 해야 하는데 수술 비용이 부족했습니다. 저는 하는 수없이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이판사판으로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진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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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순간, 그는 정말로 급해났다.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양의주는 자신을 오랫동안 따른 사람이다. 주먹도 세고 생각도 깊은 데다가 자신을 위해 너무 많은 일을 했다.그가 어떻게 예천우에 손에 잡혀있단 말인가.그의 걱정도 잠시였다. 바로 한 남자가 다른 사람에게 끌려들어 왔다.고개를 들어보니 역시나 자신의 기사 양의주였다.려성한은 표정이 대뜸 바뀌더니 분해서 따졌다.“예천우 씨, 도대체 뭐 하자는 수작입니까? 저에게 덮어씌우려고 정말 별 짓을 다 하는군요.”“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펄쩍 뛰는 걸 보니 뭔가 켕기는 게 있나 싶네요.”“허, 참, 난 잘못한 게 없는데 켕기다니요?”려성한은 냉큼 부인하며 큰소리로 말했다. “양의주, 넌 내 기사이긴 해도 그냥 기사일 뿐이다. 말을 가려서 해. 만약 날 모함하기라도 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어이쿠, 벌써 협박을 시전하는 겁니까?”예천우는 담담한 웃음을 띠고 조롱했다. “협박이라니요? 주의를 주는 겁니다.”“주의 필요 없습니다.”양의주는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 “려 대표님, 예천우 씨는 이미 모든 걸 알아버렸습니다. 인정하시죠.”“양의주, 닥치지 못해?”려성한이 성을 냈다. 양의주는 화내지 않고 하는 수 없이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려 대표님, 인정하세요.”그는 천하그룹의 회장 담양이 자신 앞에 나타나 예천우 예 도련님을 위해 일을 한다고 했을 때부터 알았다. 자신이 모시는 상사가 끝장날 거라는 것을 알았다. 무려 천하그룹의 회장이다. 현재 천해시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고 얼나 많은 정재계 인사들이 공경하고 떠받드는 존재인데... 그런 분마저 예천우를 그토록 존중하니 더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그들이 뭐라고.증거가 수두룩한 건 둘째치고 증거가 없다고 해도 그들을 없애치우고 싶으면 말 한마디면 된다.“흠, 난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통 모르겠군.”려성한은 곱게 인정할 리가 없었다. “려 대표님은 인정하기 싫은가 보네요.”예천우가 차분하게 말

  • 용왕 귀환   제383화

    이 말을 들은 임완유는 화가 나서 돌아버릴 것만 같았다. 다른 사람들도 다 어이가없었다.상황이 여기까지 왔으니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이 려성한이 꾸민 짓이라는 것을 다 알게 되었다. 그런데도 그는 억지를 부리며 인정하지 않았다.그들뿐만 아니라 밖에서 구경하던 사람들도 한창 화가 나있었다.바로 이 녀석이 장난을 쳐서 그들의 얼굴에 기미가 잔뜩 생기게 한 장본인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그들은 피부과에 가서 상담도 받아 봤으나 의사 소견으로는 현재로서는 완치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비록 예천우가 조금만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주면 사후에 꼭 기미를 없애주겠노라 장담은 했지만 진짜 치료할 수 있는지 누가 알겠는가.만약에 정말 치료가 안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이 순간 그들은 막 쳐들어가서 려성한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려성한은 이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 그는 옥외 광고판으로의 생중계가 중단된 걸로만 알고 있었다. 광고판의 생중계는 아까 확실히 중단되었다. 하지만 소문휘가 가고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시작되었다. 생중계를 하지 않으면 사람들의 분노를 막을 길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임완유는 무의식적으로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그는 차분한 표정에 걱정이라고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 그에게 남겨둔 수가 있는 것일까?사람들도 일제히 예천우를 향해 눈길을 돌렸다. 예천우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차분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얘기했다. “려성한 씨, 정말 끝까지 해보자는 겁니까? 이 상황에서도 딱 잡아떼네요.”“사실이니까요.”려성한이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하지만 마음속은 침착할 수가 없었다.주요 원인은 예천우가 너무 침착해서였다. 예천우가 침착할수록 그는 마음이 켕겼다.“사실이라... 그럼 제가 다른 한 사람도 만나게 해주죠. ”예천우는 이 말을 끝내고 사람들을 시켜 다른 증인을 들여보내게 했다. 젊은 아가씨였는데 얼굴도 반반하고 어려 보였다. 그녀 이름은 오나라였다.진미소는 그녀를 보더니 표정이 어두워졌다. 진미소가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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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385화

    장연희는 울상이 되었다. 그녀가 한 일들을 생각해 보면 회사에서 잘리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형사책임을 따지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그녀는 유사라를 붙잡고 빌기 시작했다. “사라 씨, 제발 나 좀 도와줘요. 사라 씨가 날 도와주지 않으면 난 죽어요.”지금의 그녀에게서는 예전의 의기양양한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예천우를 혼내주겠다는 말은 더욱이 입 밖에 내지도 못했다.하지만 유사라는 머리를 흔들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요. 이건 제가 정말 도울 수가 없네요. 저 예 팀장님과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니고 연희 언니가 저지른 실수가 너무 커서... ”말을 하던 유사라가 갑자기 놀란듯이 말을 돌렸다. “화면이 왜 안 나오지?”확실히 화면이 또다시 중단되었다. 밖에서도 화면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지켜본 관중들은 더 이상흥분하지 않았다. 어쨌든 사건의 진실은 이미 밝혀졌으니 말이다. 그다음은 가장 중요한 뒤처리 즉 컴플레인을 처리하고 손해배상을 하는 일이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고 게다가 기자들도 있으니 보상금은 적지 않을 것이다.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것도 당연히 예천우의 지시었다. 그는 이제부터는 회사 내부의 일이라 더 이상 외부에 알려지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더군다나 지금까지 생중계를 하면서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루루 화장품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다음은 회사 내부 문제를 해결하고 이 기회를 빌어 기미 연고를 출시하는 것이다.임 씨 그룹을 한 층 더 높이 오르게 하고 임완유가 뒷일을 걱정하지 않게 하려는 목적이었다. 그때가 되면 자신은 아무 걱정 없이 회사를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이때 예천우를 포함한 소수 몇 명 외에는 누구도 문 앞에 소리 없이 나타난 두 노인을 발견하지 못했다.이 두 사람 중 한 명은 바로 교토에 다녀온 임 씨 가문의 어르신, 임완유의 할아버지였다. 임 어르신과 연세가 비슷해 보이는 다른 한 명은 려성한의 아버지 려은이었다.려성한이 절망하는

  • 용왕 귀환   제386화

    “어휴, 아직까지도 임 대표님의 호의를 몰라주다니 참.”“그럼 임 대표님의 결정에 따르지 말고 제 뜻대로 해요. 경찰 부르고 검찰 불러서 제대로 조사하게 합시다. 감방 갈 사람은 감방 가고 벌금 낼 사람은 벌금 내게 합시다.”예천우가 느긋하게 말했다. 말하면서 핸드폰을 꺼내들기까지 했다. “지금 바로 경찰서에 전화해 보겠습니다.”그 바람에 다들 그의 핸드폰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임완유도 그의 핸드폰만 쳐다보고 있었다. 자신이 언제 결정을 했단 말인가. 그런데 또 자신의 결정을 따르지도 않는단다. 하지만 임완유는 이번 사건은 실로 경찰을 부르고 싶지 않았기에 하마터면 막아 나설 뻔했다. 그런데 려성한이 먼저 버티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집안이 회사의 원로인 것을 감안해서 봐줄 줄 알았는데 하필 예천우 같은 미치광이를 만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그는 다급히 막아 나섰다. “그럼 먼저 임 대표님의 결정부터 들어봅시다.”“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당신은 임 대표님의 호의를 받지도 않을 거잖아요.”예천우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들어나 봅시다. 만약 정말 저에게 체면을 남겨준다면 당연히 감사히 받아야죠.”려성한은 냉큼 대답했다. 지금 그는 정말 두려워났다. 려성한의 창백한 얼굴과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은 임완유에게 꽤 충격적이었다. 그를 안지 몇 년이나 되지만 려성한의 이런 모습은 종래로 본 적이 없었다. 그녀 앞에서 려성한은 언제나 제멋대로이고 그녀를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에게도 이런 날이 오게 될 줄이야. 그런데 이 모든 것을 해낸 사람이 바로 자신이 눈에 차지 않아 하던 권력도 돈도 없는 자신의 남편이었다.다만 자신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데...됐다, 오늘은 그냥 그의 말에 따르자.어쨌든 오늘 일이 해결된 게 다 그의 덕분이다. 그가 없었더라면 자신은 진작에 망했다. “그럼 제가 말해보겠습니다.”예천우는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저는 결사반대였어요. 들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당신이 기어코 듣

  • 용왕 귀환   제387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임완유는 자신이 한심해났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200억에 려성한이 쥐고 있던 주식을 산다면 아주 싼 가격이었다.그런데 문제는 지금 그녀는 200억도 내놓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예천우도 참, 자신에게 그만큼의 돈이 있는지 물어보지도 않고 덜컥 말해버리다니.더군다나 회사가 지금 이처럼 큰 영향을 받아서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수두룩할 것이다. 이때 200을 주고 려성한이 보유하던 주식을 사는 것은 좋은 일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서 그녀가 예천우의 말을 부인할 리도 없었다.예천우의 말에 려성한도 할 말을 잃었다.그렇다. 임완유의 개혁에 따라 처음에는 진통이 있긴 했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서다 나아졌다. 특히 최근 용등 상회에 가입하고 그 뒤로 소 씨 큰 도련님과 협력해서 루루 화장품을출시하고 또 은행의 협조도 있고 하여 모든 것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었다. 다만 업무 확장으로 인한 자금이 부족한 상황을 한동안 견뎌내야만 했다. 특히 지난번 유걸에게 뒤통수를 맞고 회사 자금 몇십억을 날렸다. 려성한은 곧바로 나지막이 말했다. “예천우 씨, 회사가 영향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다 저한테 뒤집어 씌우면 안 됩니다.”“얼마 전에 임 대표가 유걸 그 사기꾼을 믿었다가 회사에 손실을 가져다준 일을 벌써 잊었어요? 후에 천하그룹이 나서지 않았으면 그 돈은 돌려받지도 못했을 거예요.”“그래서요? 결국엔 돌려받았잖아요.”예천우가 코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됐어요. 려성한 씨, 전 지금 당신과 협상하는 게 아닙니다. 당신한테 선택지를 주는거예요. 물론 당신은 팔지 않는다를 선택할 수 있고요. 그럼 법정에서 봅시다.”“제가 진심으로 충고 한마디 하자면 임 대표님이 당신한테 이런 대우를 해주는 건 은혜를 베푸는 거예요. 이것도 감사히 받지 않으면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남 탓하지 마세요.”“이제 혹시라도 회사가 부도 나기라도 하면 당신은 십 원 한장도 못 받을 거예요. 아, 빚더미에 앉을 수도 있겠네요.

  • 용왕 귀환   제388화

    “당장 입금시키는 건 어렵습니다. 저희에게 3일 시간을 주세요. 3일 내에 반드시 1억을 입금시키겠습니다. ”“아, 맞다. 임 대표님께서 계약서도 이미 준비해뒀습니다. 읽어보시죠.”예천우는 말을 하는 동시에 옆 사람의 손에서 계약서 2부를 받아서 건넸다. 한 부는 려성한에게, 다른 한 부는 임완유에게 건넸다. 려성한은 어정쩡한 표정으로 받아 들었다. 계약서 내용을 본 그의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이 어렸다. 처음부터 그는 실패하게 되어 있었다. 상대방은 벌써 주식양도계약서까지 준비해뒀다. 상대방은 처음부터 방금 벌어진 모든 일을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장면을 본 임직원들도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 ‘아, 임 대표님은 이미 다 예상하고 있었구나. 모든 일이 다 임 대표의 계획대로 흘러가는구나.’그런데 자신들은 바보같이 임 대표가 망할 줄 알고 내쫓으려 했다.이 순간, 방금 전 임완유를 내쫓으려 했던 사람들은 간이 콩알만 해져서 안절부절못했다. 그들은 이제야 알아보았다. 임 대표는 절대 여자 버전의 제갈량임에 틀림없다. 이에 려은마저도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못 믿겠다는 듯이 말했다. “형님, 이게 다 완유가 계획한 겁니까? 완유가 이렇게 지혜롭고 주밀하단 말입니까?”임 씨 어르신은 헛웃음을 지었다. 그도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다. “그러게 말이네. 하지만 이 일은 난 정말 전혀 모르고 있었다네. 뭐, 그래. 앞으로 회사에 문제가 생겨도 잘 처리할 수는 있겠군.”임완유도 멍한 상태였다. 계약서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니 아주 꼼꼼하게 작성되어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관련 조항들도 확실하고 분명하게 적혀있었다. 려성한은 반드시 관련 업무를 인수인계해야 하고 3년 내에 임 씨 그룹의 경쟁사에 입사하지 못한다는 조항도 적혀있었다. 그리고 회사 명예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등 모든 방면으로 꼼꼼하게 작성하였다. 예천우가 작성한 계약서에 그녀는 또 한 번 놀랐다. 려성한은 보고 나서 속으로 임완유가 능력을 잘도 숨겨왔다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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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말을 듣고 임완유는 안색마저 변했다. 려성한은 너털웃음을 웃고는 득의양양한 얼굴로 이어서 말했다. “이 계약서는 정말 잘 만들었어요. 저를 더는 임 씨 그룹의 업무에, 그리고 유사 업종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네요.”“그것과 동시에 저에게 보장을 주네요. 앞으로 임 씨 그룹에 어떤 일이 있어도 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니까요. 하늘이 무너지는 큰일이라도 말이에요.”려성한이 빈정댔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임완유는 뭔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꼭 무슨 함정이 있을 것이다. 그게 아니면 이제 와서 려성한이 이런 태도일 리가 없었다. “무슨 말인지는 곧 알게 될 겁니다. 임 대표가 절 잘라내고 앞으로 또 어떤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려성한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임완유가 무슨 계획이 있겠는가. 그녀는 지금도 어리벙벙한 상태로 아무것도 모른다.전부 예천우가 주도한 일이다. 려성한의 질문에 다들 눈길을 임완유에게로 돌렸다. 이번에는 려성한도 임완유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역시 아무런 준비도 없는 표정이다. 오히려 예천우가 재차 입을 열었다. 역시 그거였군!려성한은 속으로 크게 놀랐다. 이 모든 것이 임완유가 계획한 것이 아니라 전부 예천우가 한 짓이다. 자신은 이번에 예천우한테 온전히 당했다. 예천우는 당연히 사람들이 임완유를 난처하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연히 계획이 있죠. 임 대표님은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을 예상했답니다. 계약서마저도 준비해뒀는데 그 뒤로 아무런 준비가 없겠습니까?”“저도 압니다. 다들 외부의 몇십 명, 심지어 몇백 명의 피해자를 걱정하시죠? 취재하러 온 기자들이 일을 크게 만들까 무섭죠?”“다들 걱정 마세요. 이번에 일이 커졌지만 나쁜 일만은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좋은일일 수도 있어요. ”임완유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것도 좋은 일이 될 수 있다고?그들은 눈길을 예천우에게로 고정시키고 그가 뒤이어 어떤 말을 할지 기대하고 있었다.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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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은수의 강렬하고 압도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은 순간 멍해졌다.자연스레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한 위풍당당한 남성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그의 움직임과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기운을 보면 결코 평범한 인물이 아닌 것 같았다.손승우는 그 목소리를 듣고 얼굴이 굳어졌다.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과연 위무권관의 관장 진은수였다. 진은수는 일반 권관의 관장이 아니었다.그의 문하 제자 중에서도 보통 신분이 아닌 사람들이 많았다. 각지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들조차 그에게 자녀를 맡길 만큼 그의 권위는 대단했다. 허광호 역시 그의 제자 중 하나였으나 다른 진정한 고수들에 비하면 한참 부족했다.그렇다고 해서 손씨 가문이 진은수를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 손승우가 그에게 깍듯하게 대했던 건 어느 정도의 존경심 때문이었지 손씨 가문이 진은수에게 굴복할 정도는 아니었다.손승우는 그저 진은수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약간의 예의를 지켰을 뿐이었다.지금 진은수가 예천우를 위해 나섰다는 상황에 허씨 가문 사람들 또한 놀라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허광호는 경외의 눈빛으로 나서서 한 걸음 앞으로 나가 고개를 숙였다.“사부님, 오셨군요!”진은수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을 뿐 아무 말 없이 성큼성큼 예천우가 있는 자리로 걸어갔다.허성태도 공손하게 그에게 인사했다.“진 관장님, 안녕하세요!”그는 허성태의 인사에도 응하지 않았고 마치 주변의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은 존재인 듯 무시하는 태도로 곧장 예천우에게 다가갔다.이 모습을 본 임완유와 임선호 남매도 눈을 휘둥그레 뜨며 진은수를 바라보았다. 그의 정체와 위압감에 놀란 두 사람은 진은수가 자신들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는 인물임을 직감했다. 게다가 손대우의 얼굴이 확연히 변해 있었다.허씨 가문 사람들 또한 존경의 눈빛으로 진은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을 보니 진은수는 확실히 이 지역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인물임이 틀림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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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까 했던 말씀 기억 안 나세요? 분명 사모님은 우리 허씨 가문을 순식간에 없앨 수 있다고 했어요. 그렇게 강한 가문도 상대하지 못하는 사람을 우리보고 어쩌라는 말씀이죠?”“너!”강지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때 다행스럽게도 주성한이 더 이상 손승우를 때리지 않고 멈췄다. 예천우가 멈추라고 지시하지 않았음에도 더 때렸다간 정말 큰일이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이때 손승우의 얼굴은 이미 맞아서 본래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형체가 망가졌다. 그나마 겨우 서 있을 수 있는 정도였다. 주성훈이 완전히 제어하지 않고 때렸다면 그 실력으로 두어 번만 더 때렸어도 손승우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것이다.그러나 손승우는 자신이 굴욕을 당했다는 사실에 엄청난 분노와 좌절감을 느꼈다. 그는 지금 매우 후회하고 있었다.‘왜 고작 몇 사람만 데려와서 이런 사태를 맞이하게 됐을까? 차라리 경찰이나 다른 고수를 데려왔다면 이렇게 어린 녀석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야.’주성한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서서 예천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예천우 씨, 말씀하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아주 잘했어요.”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번 일은 여기서 끝내죠. 이 정도면 주성한 씨의 실수는 없었던 걸로 해줄게."“감사합니다. 예천우 씨!”주성한은 감격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역시 대인배답게 용서해 주는 예천우의 아량에 그는 깊이 감동했다.“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주성한은 더 이상 이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닥쳐올 손씨 가문의 보복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그래요. 가보세요.”예천우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허씨 가문의 사람들은 예천우가 주성한을 쉽게 보내는 것을 보고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저렇게 순순히 따르는 주성한을 왜 그냥 놓아주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예천우가 주성한을 이용해 손씨 가문을 상대하지 않으니 예천우가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주성한이 남아 있다면

  • 용왕 귀환   제985화

    이 말에 모든 사람이 다시 멍하니 얼어붙었다.허광호와 허종우는 입을 떡 벌린 채 예천우가 곧 손씨 가문의 주성한에게 혼쭐날 것이라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주성한이 예천우에게 사과할 줄은 전혀 몰랐다.허가연의 부모들도 역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허성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설마 주성한이 예천우의 실력을 알아차린 걸까?’손동욱과 강지혜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다.얼굴이 새파래진 손승우는 주성한을 향해 소리쳤다.“주성한,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야?”하지만 주성한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예천우의 지시를 기다렸다. 예천우는 미소를 띠며 손승우를 가리키며 말했다.“그래도 눈치는 빠른 편이네요. 저 노인네를 심하게 혼내주시면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할게요.”그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한순간 멍해졌다. 손동욱과 강지혜에게 손을 댄 것도 모자라 이제는 손승우까지 두들겨 패라니 정말로 세상을 뒤집겠다는 소리였다.이제 모두의 시선이 주성한에게 집중되었다. 사람들은 과연 주성한이 어떻게 할지 궁금했다.주성한은 속으로 몹시 난처했다. 그는 손씨 가문의 재력과 권세가 만만치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손씨 가문의 재력과 인맥이면 나보다도 훨씬 대단한 고수들을 불러서 날 죽일 거겠지.’하지만 눈앞의 예천우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었다. 간단한 동작으로 자신을 완전히 제압한 이 상대에게 주성한은 지금 예천우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결국 주성한은 이를 악물고 결심을 내렸다. 결국 손씨 가문 사람들이 먼저 자신을 사람 취급하지 않았는데 더 이상 그들에게 충성을 바칠 이유가 없었다.주성한이 예천우의 지시에 따라 손승우에게 다가가자 그제야 손승우는 사색이 되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예천우가 말한 노인네는 바로 손승우였다.손동욱과 강지혜는 주성한이 예천우의 지시를 따르는 걸 보고 혼란에 빠졌다. 손씨 가문의 권세를 잘 알고 있는 주성한마저 이렇게 나서는 건 전혀 예상 밖의 일이었다.손승우는 허둥지둥하며 외쳤다.“

  • 용왕 귀환   제984화

    임완유는 예천우 덕분에 완전히 달라진 동생을 보며 감동에 젖어 조용히 그에게 말했다.“천우야, 정말 고마워.”만약 예천우의 꾸짖음과 조언이 없었다면 동생이 이렇게 책임감 있고 당당하게 성장하진 못했을 것이다.임선호가 열심히 무술을 연습한 것도 분명 예천우의 영향을 받은 덕분이었다.비록 싸움 도중 몇 번 다치기는 했지만 임선호는 눈빛 하나 흔들림 없이 상대와 끝까지 맞섰고 치열한 싸움 끝에 마침내 그들 모두를 물리쳤다.예천우가 직접 나섰다면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는 임선호가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려는 듯 가만히 지켜보았다.그 모습에 임완유뿐만 아니라 허가연의 부모들도 속으로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임선호의 실력이 아직 부족할지라도 그는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고 그런 끈기와 단호함이 허가연의 부모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허가연의 부모는 속으로 어쩌면 임선호가 정말로 딸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전에 임선호에 대한 정보가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고 이제 손씨 가문의 일만 잘 넘어간다면 더는 임선호와 허가연의 결혼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싸움이 끝나자마자 허가연은 달려가 임선호를 걱정하며 연신 다친 데는 없는지 확인했다.임선호는 아픈 몸을 이끌고도 밝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이 정도 상처쯤이야. 널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그 말에 허가연은 감동으로 눈시울이 붉어졌다.반면 임선호가 뿌듯해하는 모습에 손씨 가문의 사람들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특히 강지혜와 손동욱은 주성한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제대로 임무를 수행했더라면 이렇게까지 허씨 가문 사람들이 뿌듯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주성한이 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했다.주성한 또한 그 시선을 느끼고 있었고 분노와 불만이 치밀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결과는 이 모양이고 위로는커녕 비난만 받으니 정말 못마땅했다.오히려 손승우가 황급히 주

  • 용왕 귀환   제983화

    주변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고 전부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싸움이 시작되었는데 오히려 손씨 가문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허성태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이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이 더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예천우가 쉬운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성한이 갑자기 넘어지게 된 것도 어쩌면 예천우가 한 짓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그때 허광호의 전화가 울렸고 사부님이었다. 주성한과 강지혜의 다툼을 뒤로 한 채 그는 서둘러 전화기를 들고 한쪽으로 물러나 전화를 받았다.“사부님!”“그래. 네 아버지가 지금 집에 계셔?”위무권관의 관장인 진은수는 마침 허씨 저택 근처에 있었고 얼마 전에 허성태의 몸 상태를 진단해 주겠다고 한 약속을 떠올리며 들를 겸 전화를 걸었다.“계십니다!”허광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서둘러 물었다.“사부님,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 뭐든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사부님은 아주 높으신 분이니 사부님 곁에 머물 기회만 주어져도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허씨 가문은 아직 충분히 강하지 않았기에 이 관계를 더 돈독히 하면 앞으로 좋은 점이 많았다.“별일 아니야. 근처에 있어서 그냥 네 아버지 보러 들르려고.”진은수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허광호는 집안에서 난리가 난 걸 언급할지 생각하다가 이내 말을 삼켰다. 사부님의 어마어마한 무공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번에 잘 됐다는 생각도 들었다.만약 손씨 가문이 허씨 가문을 공격하려 든다면 사부님이 눈앞에 계시는데 그냥 넘어가시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사부님은 동성 4대 가문들도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할 만한 인물이었다.위무권관 관장은 동성에서 명망 높은 사람이었다.진은수는 무공이 절정에 달해 언제든 종사 경지로 나아갈 수 있는 실력자였고 그의 부하 중에는 뛰어난 강자들도 많았다.그래서 누구든지 진은수의 체면을 챙겨줘야 했다.허광호는 지금

  • 용왕 귀환   제982화

    허성태는 이 광경을 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이 녀석은 정말 끝났어. 살아남기 힘들 거야.’주변 사람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 눈치였고 심지어 허가연조차 그런 분위기였다.하지만 임선호와 임완유는 달랐다. 특히 임완유는 예천우의 실력을 여러 번 목격했기에 이 정도로는 그를 위협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게다가 예천우가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어 더 안심할 수 있었다.예상대로 예천우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오른손을 가볍게 튕겼다. 그러자 견과류 하나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날아가 주성한의 다리에 명중했고 주성한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져 땅바닥에 쓰러졌다.원래라면 손이라도 짚고 균형을 잡을 수 있었겠지만 이상하게도 손마저 힘이 빠져 바닥에 얼굴을 박고 말았다.주변 사람들은 이 광경에 멍해졌다.주성한이 대단한 기세로 예천우에게 돌진했는데 결과는 그가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비꼬듯 말했다.“이게 무슨 자세인가요? 제가 아무리 무서워도 굳이 이렇게 엎드려 절할 필요는 없잖아요?”“이, 이 자식이...”주성한은 속이 뒤집히는 듯했고 뭔가에 당한 게 분명했다.손승우도 잔뜩 화가 나서 소리쳤다.“주 사부님, 이게 뭐 하는 겁니까! 당장 일어나서 저 녀석을 박살 내세요!”자신이 돈을 들여 고용한 무술 고수가 이렇게 바닥에 나가떨어지는 꼴을 보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주성한은 이를 악물고 일어섰다. 다리와 손의 통증도 마다하고 다시 예천우에게 다가갔다. 이번에 그는 예천우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폈다. 그러다 예천우가 다시 무언가를 던지는 것을 포착했는데 그게 고작 견과류라는 걸 알고는 경악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을 알아차렸다 해도 피할 수 없었다.결국 주성한은 무릎에 다시 견과류를 맞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번에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모양새가 되었다.주변 사람들은 다시 한번 입을 다물었다. 아까도 모양새가 좋지 않았는데 이제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꼴이 되니 다들 어이없어했다.손승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

  • 용왕 귀환   제981화

    강지혜는 허겁지겁 피하려고 했지만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걸 다 피할 수가 없었고 결국 머리가 헝클어져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얼굴도 맞아서 약간 고통이 안겨 왔다.강지혜는 도저히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서 소리쳤다.“이 자식아, 두고 보자. 내가 반드시 너를 지옥에 떨어뜨려 줄 거야. 누구도 날 막을 순 없어!”그러자 예천우는 비웃는 얼굴로 대꾸했다.“또 그 소리네요. 역시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고 하더니 쓰레기는 역시 쓰레기네요.”예천우는 강지혜의 협박에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이었다.주변의 허씨 집안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완전히 얼어붙었다. 심지어 허광호마저도 예천우가 어떻게 비참한 결말을 맞을지 기대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예천우를 혼내야 한다는 것도 잊고 말았다.그때 누군가 들어와서 소식을 전했다. 손씨 가문의 가주가 직접 사람들을 이끌고 들어왔다는 것이다. 허성태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졌고 서둘러 문 쪽으로 향했다.마침내 문이 열리더니 허씨 집안 하인 둘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리고 그 뒤로 험상궂은 얼굴에 강렬한 위엄을 풍기는 한 50대 중반의 남성이 들어왔다.그의 옆에는 날렵한 걸음걸이로 따라오는 노인이 있었는데 걸음 모양새만 봐도 상당한 실력의 고수임이 느껴졌다.그리고 그들 뒤로는 경호원들이 줄지어 들어왔는데 동일한 복장에 강한 기운을 뿜어내며 위압감을 자아냈다.허성태는 다급히 앞으로 나서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손 가주님께서 오셨군요.”“비켜!”손승우는 손동욱과 전화했을 때 이미 허씨 가문이 돕기는커녕 예천우 편을 들고 있다는 사실에 몹시 화가 난 상태였다.그래서 그는 즉시 사람을 데리고 허씨 저택으로 쳐들어왔다.예전 같았으면 허성태에게 몇 마디 예의를 차렸겠지만 오늘은 전혀 그런 모습 없이 그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왔다.그러자 허성태는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지만 곁에서 임선호가 빠르게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허성태는 임선호를 잠시 쏘아보며 손을 뿌리쳤다. 순간적으

  • 용왕 귀환   제980화

    “겁먹은 얼굴로 그렇게 초조해하는 것 좀 봐. 그래서 감히 가연이랑 결혼하겠다고 나설 생각을 한 거야?”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네 아버지는 언제쯤 오는데?”“그게... 아마 30분 정도 걸릴 거야.”손동욱의 아버지가 있는 곳은 너무 멀진 않지만 당장 가까운 거리도 아니어서 시간이 좀 필요했다.손동욱의 아버지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즉시 오겠다고 했고 그는 다른 고수들을 부르지 않고 직접 와서 예천우를 처리하기로 마음먹은 듯했다.“아직도 그렇게 오래 걸려? 너무 느린 거 아냐.”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주변 사람들은 예천우의 태도에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다. 지금까지 이렇게 대담하게 나서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곧 손씨 가문의 가주인 손승우가 오면 예천우는 분명히 참담하게 당할 게 뻔해 보였다.하지만 예천우는 그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테이블 위의 과일을 보고는 말했다.“시간이 좀 남는 것 같은데... 여기 과일이 꽤 잘 익었네.”“자, 다 같이 앉아서 천천히 먹으면서 기다려요!”예천우는 자리에 앉아 차를 따르고 견과류를 하나씩 천천히 집어 먹기 시작했다. 그는 여유롭게 임선호와 임완유에게도 자리를 권하며 함께 먹자고 했다. 임선호는 허가연을 데리고 자리에 앉았고 그들은 진짜 여유롭게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다.이를 지켜보던 허성태는 깜짝 놀랐다. 왠지 임선호의 매부 예천우라는 사람이 보통 사람은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다.연기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 손씨 가문에 감히 대적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어쩌면 예천우가 정말로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허가연은 진정으로 좋아하는 임선호와 결혼할 수 있을 것이다.임완유는 부러운 눈빛으로 허가연을 바라보았다.허가연은 자기 부모와는 달리 진정으로 딸을 위해 생각해 주시는 부모님이 계셨다. 하지만 임완유의 부모는 오히려 그녀를 끝없는 위험 속으로 밀어 넣었다. 이번에도 예천우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아마 비참한 결말을

  • 용왕 귀환   제979화

    허성태는 어두운 얼굴로 그들을 쳐다봤다. 결국 여기는 허씨 가문의 집이었으니 말이다.허씨네 저택에서 손동욱과 강지혜가 뺨을 맞았으니 어쩌면 허씨 가문도 역시 연루될 가능성이 컸다.허종우와 허광호도 마찬가지로 큰 충격을 받아서 말문이 막혔다.분노에 찬 강지혜와 손동욱은 벌써 불같이 화가 났다. 특히 손동욱은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으르렁댔다.“너희들은 이제 다 죽었어. 그 누구도 너희를 구하지 못할 거야. 나 손동욱이 분명히 말했어!”말을 마친 손동욱은 서둘러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이 상황을 본 허종우는 참지 못하고 크게 소리쳤다.“너희들은 정말 간탱이가 부었구나. 감히 사모님과 동욱 도련님을 때리다니! 광호야, 뭐 하고 있어? 빨리 저놈들을 잡아!”허종우는 자기가 이 시점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손씨 가문의 고수들이 도착했을 때 불똥이 자신한테 튕길까 봐 두려웠다.허광호도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는 예천우에게 으르렁댔다.“이건 네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일이야. 그러니 날 탓하지 마!”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사납게 예천우에게 달려들었다.허광호는 위무권관의 관주 진은수에게서 오랫동안 배워 온 무술로 인해 비록 재능은 부족했으나 상당히 강한 내공을 가진 고수였고 지금은 명경 절정의 경지였다. 그는 평범한 상대는 단숨에 제압할 수 있는 실력자였기에 예천우 같은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안 돼요!”그때 허가연이 재빨리 나서서 허광호를 막으려 했다.그러자 허광호는 더욱 분노에 휩싸였다.바로 그때 허성태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광호야, 그만해.”“하지만...”“이 일은 손씨 가문과 임선호 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야. 우리 허씨 가문 사람은 끼어들지 마.”허성태는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강지혜와 손동욱을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제가 이미 약속을 한 상태라 부득이하게 이번 일에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그러자 강지혜는 매섭게 허성태를 노려보며 비웃었다.“허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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