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예천우를 초대하는 것을 직접 보고 난 뒤에야 유은수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임완유를 돌려보냈다.늦게 귀가한 임강은 일련의 사건들을 듣고 넋이 나갔다. 그 역시 예천우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인 줄 몰랐다. 그제야 예천우가 그간 했던 행동이 왜 그리 대담했는지 이해가 되었다.내일 어떻게든 예천우와의 갈등을 잘 해소시켜야 했다.다음날 오전 11시가 되었지만 예천우는 나타나지 않았다.마음이 조급해진 유은수가 임완유에게 황급히 말했다. "완유야, 예천우가 왜 아직도 오지 않는 거니? 얼른 전화해서 어디까지 왔는지 물어봐."임완유는 자신의 엄마가 정말 속물처럼 느껴졌다.전에는 예천우를 어떻게든 쫓아내지 못해서 안달이 났던 엄마가 그의 정체를 안 뒤에는 어떻게든 잘 보이려 애썼기 때문이다.하지만 바로 이때, 입구를 지켜보던 가정부가 들어와 보고했다. "사모님, 예천우 씨께서 오셨습니다.""왔어? 잘됐구나!""그리고 예천우라니? 사위라고 해!"유은수가 가정부에게 핀잔을 줬다."예, 제가 잘못했습니다."가정부가 황급히 답했다.전에는 예천우의 모습만 보이면 당장 쫓아내라고 하던 그녀가 완전히 다른 태도로 예천우를 대하고 있었다.유은수가 입구로 걸어가며 소리쳤다. "완유야, 거기 서서 뭐하니? 당장 네 남편 맞이 안 하고?"임완유는 당황한 듯 자기 엄마를 쳐다보았다.유은수가 빠르게 입구로 가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식사 초대를 받은 사람이 빈손으로 왔지만 유은수는 상관이 없었다.예천우가 와준 것으로 충분했다. 그녀가 열정적으로 예천우를 반겼다. "천우 왔구나, 밖에 더웠지? 얼른 들어와서 물 한 잔 마셔."예천우는 갑자기 자기를 반기는 유은수의 태도에 많이 당황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었다.십중팔구 어젯밤 일 때문에 그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태도가 변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어젯밤 있었던 일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던 예천우는 얼떨떨해서 어쩔 줄 몰랐다."멍 그만 때리고 얼른 들어와." 유은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임완유는 멍하게 있다가 갑자기 농담이라며 말을 바꾸는 자기 엄마를 바라보며 말리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사실 그녀도 이 약속이 취소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왜 멍하게 있어? 뭐라고 말이라도 해야지?" 유은수가 다급하게 말했다."난, 난 아빠랑 엄마 말에 따를게."마음을 들킨 것 같아 창피했던 임완유는 고개를 약간 숙였다. 하지만 그녀의 목은 눈에 띄게 붉어졌다. 이혼하기 싫었던 그녀는 우연하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그래, 천우야, 완유도 이렇게 이혼하기를 싫어하잖아.""엄마, 헛소리하지 좀 마.""헛소리라니? 네 마음을 내가 모를 것 같니?" "예천우랑 당장 헤어지라고 할 땐 내 말 듣는 척도 하지 않더니, 천우와 결혼 생활 유지하라고 하니 누구보다 빨리 동의하는 네 모습을 좀 봐."유은수가 간만에 눈치 빠르게 굴었다."엄마!""됐어! 그만해!"유은수는 고개를 돌려 예천우에게 말했다. "전에 내 태도가 안 좋았던 거 인정해, 내가 오해를 해서 실수를 했나 봐.""허송세월 보내는 쓸모없는 백수인 줄 알았어. 우리 완유를 행복하게 못 해줄 것 같아서 듣기 싫은 소리를 했어.""우리 완유를 생각해서라도 내 실수를 용서해 줘. 예전에 내가 실수했어." "이제부터 무슨 일이 생겨도 난 영원히 네 편이야."감동적인 말이긴 했으나 이 말이 유은수의 입에서 나오자 예천우는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유은수에게 말대답을 한 게 마음이 걸렸다. 임강이 다급히 말했다. "나도 잘못했다, 줄곧 널 믿지 못해서 너한테 민폐만 끼치고 골치를 섞였다.""천우야, 오늘 이 자리에서 너한테 사과할게. 모든 게 내 잘못이다. 이제부터는 네가 말하는 뭐든 들을 거야. 그러니 우리 완유에게 꼭 잘해야 줘, 완유는 우리 보물이야.""그래, 완유는 우리의 보물이야, 완유를 위해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한 거야. 우리를 탓하는 거 아니지?"임완유는 낯선 부모님의 모습에 아연실색했다. '나를 위해서라고?'그녀는 질린다는 듯 고래를 저었다.두 사람이 진
임완유가 눈치를 채고 중간에 말을 끊었다. "엄마, 점심 다 됐어. 나도 배고파, 얼른 밥 먹는 게 어때?"유은수가 대꾸했다. "그래, 그러자. 먹으면서 얘기하자.""그래, 오늘 남자들끼리 술 한 잔 기울이자." 임강이 미소를 지으며 예천우를 끌어당겼다.예천우를 주인공 자리에 앉혔다.예천우는 몸 둘 바를 몰라하며 임강에게 다시 자리를 내줬다.임강은 예천우가 예의 바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른 가문의 도련님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어릴 적부터 몸에 밴 습관 같았다.예천우는 가족들의 달라진 태도가 좋았지만 낯설었다. 특히 너무 과한 친절에 몸 둘 바를 몰랐다."우리 완유는 이제 너한테 맡긴다. 우리 완유를 잘 대해줘야 해.""아저씨, 걱정하지 마세요. 꼭 그럴게요.""아저씨는 무슨, 아버님이라고 하라니까.""오늘 밤 완유의 방에서 자고 가는 게 어때? 하루라도 빨리 손자를 안아보고 싶구나." 임강이 말했다.술기운이 오른 예천우가 거리낌 없이 말했다. "전 그러고 싶은데, 완유가 동의를 할지 모르겠네요."임완유는 곁에서 예천우의 말을 듣고 얼굴을 붉혔다.지난번부터 은근히 선을 넘는 예천우였다.그녀는 자신의 첫 경험을 했던 호텔이 떠올라 얼굴을 붉혔다. 유은수는 예천우의 말을 듣더니 즉시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내 딸은 내가 제일 잘 알아. 마음에 안 드는 거면 바로 욕지거리 하면서 거부했을 거야." "그리고 저 꼴을 좀 봐, 얼굴이 붉어져서는, 얼마나 마음에 들었으면 저렇게 됐겠니.""엄마, 아빠, 헛소리하지 마." 임완유가 황급히 저지했다."진실인지 아닌지, 네가 제일 잘 알겠지?"유은수가 말했다. "천우가 이렇게 미래가 창창한데 뭘 망설이는 거야?"부모가 합세해서 나서자, 그녀는 덜컥 겁이 났다. 예천우가 사실은 아무런 힘도 없는 허풍쟁이인 것을 들키게 되면 후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임강은 술기운을 빌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솔직하게 털어놓아 봐, 자네 집안은 도대체 뭐하는 집안이야?"예천우가 넋
임완유의 안색이 미묘하게 변했다.예천우와 그녀가 정말로 끝나는 순간, 예천우는 양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되는 날이다.그녀는 갑자기 마음 한구석이 괴로워졌다.그러나 이것은 언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실이었고 그녀는 피할 수 없었다. 안 그러면 상황만 더 엉망이 될 것이다."뭐라고?""정말이야?"두 사람은 놀란 얼굴로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특히 유은수는 예상이라도 했다는 얼굴로 생각에 잠겼다.'어쩐지, 예천우 주제에 어떻게 이런 일을 했겠어.'그는 예천우가 운 좋게 양 회장 딸의 눈에 들 줄 몰랐다. 그녀는 이제 계획을 바꿔야 한다.예천우가 양체은과 함께 있어야만 더욱 큰 권세를 누릴 수 있다, 예천우와 자기 딸을 갈라놓아야 했다. 예천우가 자기 딸과 함께 있으면 권세는 고사하고 양 회장의 미움을 받을 수 있었다.그때가 되면 임씨 가문은 곤란한 처지에 있을 것이다.두 사람은 자기 딸이 멍청하게 여겨졌다. 하마터면 가문을 위험에 빠트리는 멍청한 짓을 할 뻔했다.임완유와 예천우가 결혼 생활을 계속 유지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임씨 가문에게 향할 것이다.예천우가 어리둥절해서 임완유를 쳐다보았다. '알고 있다는 게 이런 걸 뜻한 거야?'옆에서 듣고 있던 임선호는 지금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는 자기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양 회장의 아들이 예천우의 앞에서 얼마나 벌벌 기었는지.다른 사람들 역시 예천우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런 남자가 고작 여자를 믿고 위세를 부리는 사람이 된 게 믿기지 않았다.임선호가 참지 못하고 나섰다. "착각한 거 아니야?""정확해, 그게 아니었으면 어떻게 예천우가 이런 일을 해결했겠어?" 임완유가 반문했다."그게..."임선호는 말문이 막혔다. 명확하게 이유를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사실이야?"유은수는 당장에라도 모멸 어린 말을 쏟아내고 싶었지만 억지로 참았다.예천우는 자신이 진실을 말하든 말하지 않든 그들이 믿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진실을 한번 말해보기로 했다."곤란해하는 꼴
이 제안에 임완유뿐만 아니라 임선호까지도 당황해났다.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임완유는 화가 나기도 했다. 예천우와 자신이 의붓 오누이라니 말도 안 된다.예천우도 유은수의 생각에 적잖게 놀랐다. 하지만 그들을 더욱 놀라게 하는 것은 임강의 말이었다. “이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나한테 더 좋은 방법이 있다.”“이렇게 하면 어떻겠니? 천우야. 우리 서로 잘 알고 가까운 사이잖니, 우리가 너를 양아들로 삼는 거야, 그럼 이제 우리는 진정한 가족이 되는 거잖니.”임강과 유은수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완벽한 제안이었다.하지만 예천우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 그들 사이가 언제부터 좋았다고 이렇게 상식을 뒤집는 소리를 하는지... 임완유도 하도 못 봐주겠기에 한 마디 했다. “아빠, 엄마, 그만들 하세요. 우리를 뭘로 보시는 거예요?”“뭘로 보기는... 천우랑 양 아가씨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야. 반드시 결혼하게 될 거라고.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게 다 너를 위해서가 아니겠니?”유은수도 성내며 되물었다. 자신은 오로지 자식 생각뿐인데 얘는 왜 엄마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주지 못하는지 답답했다.이런 상황에서 예천우와 양체은이 결혼한다는 것은 이미 정해져 있다. 미리 예천우를 양아들로 삼아놓으면 앞으로 득 볼 일이 많을 것이다.“네, 엄마, 아빠 정말 최고예요.”“예천우, 다 먹었지?”엄마의 말을 듣고 나니 임완유도 예천우가 양체은과 같이 있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영문 모를 화가 치밀어 올라와 예천우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예천우는 멍해서 어쩔 바를 몰랐다. “일어나지 않고 뭐 해? 아직도 배가 안 불렀어?”임완유는 화를 내며 먼저 일어서서 밖으로 나갔다.예천우도 할 수 없이 금방 따라 일어서서 쫓아갔다. 밖에 나와서야 임완유가 쌀쌀맞게 말했다. “예천우, 너도 네가 양체은이랑 환상의 한 쌍이라고 생각하지? 둘이 결혼해야 된다고 생각해?”“아니야, 난 그런 생각 한 적 없어.”“그런 생각 한
임완유는 내심 흐뭇했으나 입은 속과 다른 말을 했다.“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이제는 나랑 상관없어.”“그럼 이혼 취소하기로 한 일은, 너 또 번복하는 건 아니지?”예천우가 물었다.“네가 이혼하고 싶으면 내가 번복했다고 쳐.”이 말을 마치고 임완유는 다시 집안으로 들어갔다.마음속으로는 쓸데없이 또 그 얘기를 꺼낸다고 욕하면서 말이다.이미 취소하기로 했으면 없었던 일인데 또 그 얘기를 꺼내는 예천우가 얄미웠다.예천우는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이 계집애가 점점 자신을 신경 쓰는 것을 발견했기때문이다. 다만 입으로는 인정하기 싫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특히 어렸을 때를 생각하면 더욱 그러했다. 그때 임완유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마음속의 천사를 그는 얼마든지 보듬어주고 참아줄 수 있었다.다시 돌아온 임완유를 보자 유은수가 냉큼 물었다. “완유야, 너 엄마한테 사실대로 말해 봐. 넌 어떻게 생각하니?”“뭘 어떻게 생각해요?”“예천우 일 말이야. 엄마 말 들어. 절대 예천우랑 같이 할 생각은 하지마. 만약 네가 예천우와 계속 같이 있는다면 양 회장이 우리 임 씨 가문을 어떻게 대할지 생각은 해봤니?”임완유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건 먼 훗날의 일이니 그때 가서 생각하죠.”“그래, 네 말을 들어보니 정말 예천우랑 같이 할 생각이구나. 근데 그건 절대 안 돼.”“내가 눈에 흙이 들어가도 그 꼴은 못 본다.”유은수는 속이 탔다.“엄마, 대체 왜 그러세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둘을 붙여놓으려고 하고서는, 지금 또 떨궈놓으려 하고.... 도대체 어느 쪽이세요?”임완유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워낙 회사 일로만도 스트레스가 엄청 많이 쌓여있던 상태였다. 특히 화장품 사업에 어마어마한 자금을 투자했는데 아직 예상했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다른 여러 가지 잡일도 많았다. 요즘 예천우가 많이 도움이 되어서 그렇지 아니면 더욱 복잡해졌을 것이다.집에서도 부모님이 이러저러
예천우가 차를 타고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갑자기 검은색 차 한 대가 앞을 가로막아 그는 급히 차를 세웠다. 그리고 그 차에서 정장을 입은 경호원들이 내렸다. 앞장선 사람이 예천우의 차창을 두드리며 싸늘하게 말했다. “내려서 같이 좀 가봐야겠습니다. 저희 도련님께서 보자고 하십니다.”예천우는 전혀 당황해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시간이 없어요. 도련님한테 가서 전해요. 내가 보고 싶으면 날 찾아오라고. 왜, 그집 도련님은 다리가 없나, 아님 얼굴 들고나오기 불편하나?”“어디서 감히!”남자는 듣더니 대뜸 화를 내며 쌀쌀하게 말했다. “자식, 너 방금 한 말 취소하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내가 너 무릎 꿇고 싹싹 빌게 해줄 테니까.”“미안한데, 이미 엎질러버린 물을 다시 담을 수가 없네?”“너야말로 뒤지기 싫으면 빨리 꺼져.”예천우는 상대방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귀찮았다.“죽으려고!”남자는 크게 화내며 난폭하게 오른손을 뻗어 예천우를 차창으로부터 끄집어내려 했다.하지만 차창 안으로 손을 뻗자마자 팔이 무언가에 잡혀 차창 유리에 내리 박더니 콰직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자신의 팔뼈가 부러졌다는 것을 똑똑히 알게 되었다. 그제야 잡혀있던 팔이 풀려났다.남자는 고통스러운 얼굴로 자신의 팔을 잡고 예천우를 보며 이를 갈았다.“감히 나한테 손을 대?”“네가 뭔데? 내가 못할 건 또 뭔데?”예천우는 느릿느릿 차에서 내려서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이었다. 여유를 부리며 손에 쥔 담배 한 대를 입에 넣고 빨더니 연기를 내뿜었다.“너 오늘 뒤졌어!”남자가 열받아서 소리쳤다.“얘들아, 저놈 밟아버려!”하지만 그들은 덤벼드는 족족 쓰러졌다.얼마 안 되어 몇 명 전부 바닥에 엎드려 고통스럽게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다.심지어 예천우가 여전히 여유롭게 담배를 피우는 데에 눈곱만큼의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예천우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하찮은 듯 말했다.“가서 너네 공손진 도련님한테 날 만나고 싶으면 직접 찾아오라고
“너랑 예 선생은 이루어질 수 없어. 네가 모르는 일이 있다. 임완유와 예 선생의 인연은 어렸을 때부터 맺어진 거야.”양대복은 급한 나머지 예천우가 여자애를 찾아달라고 부탁한 사실을 말해버렸다. 이 말을 들은 양체은은 믿기지 않았다. 그녀는 천우 오빠가 임 대표와 이렇게 깊은 연고가 있을 줄은 몰랐다. ‘천우 오빠가 여태 찾고있던 그의 마음속의 천사가 바로 임 대표라니...’“아빠, 방금 한 말 다 정말이에요?”양체은이 물었다. “그럼. 아니면 예 선생이 왜 그 실력으로 임 씨 가문 사람들이 그렇게 구박하는데도 참고 살겠냐. 임 대표마저도 예 선생을 막 대하더라.”“이건 다 임 대표가 예 선생 마음속에 천사와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야. 그분이 줄곧 찾고 있던, 사랑하고 아껴주고 싶은 여자이기 때문이지.”양대복이 연유를 설명했다. 그인들 왜 자신의 딸아이가 예천우와 한 쌍이 되기를 바라지 않겠는가. 그렇게 되면 자신은 용왕의 장인어른이다. 이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하지만, 이건 불가능한 일이다. 불가능한 걸 알았으니 그는 반드시 딸아이를 위해 다른 길을 닦아놔야 했다. 딸아이가 더 깊이 빠지기 전에.무엇보다 당찬성은 매우 훌륭해 보였다. 게다가 양체은이 시집오면 양대복을 도와 종사의 경지에 오르게 하겠다고 장담까지 했다. 만약 일반인이라면 양대복은 절대 외력으로 종사를 돌파할 수 있다는 말을 믿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당문 도련님이라면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당문은 천년이란 세월 속에서 파묻히지 않고 굳건히 견디어 왔고 그 세력은 말하지 않아도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자신이 종사의 경지에 오른다니 생각만 해도 흥분이 되었다. 아버지의 말을 듣고 양체은이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아빠 말이 맞을 지도 몰라요. 저랑 천우 오빠는 가망이 없어요. 근데 저 꼭 지금 당찬성과 약혼해야 돼요?”양대복은 어쩔 수 없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건 당찬성이 요구한 거야. 체은아, 아빠를 좀 이해해 주면 안 되겠니? 아빠도 지금
“네, 맞습니다.”예천우의 질문에 양서은은 긴장한 듯 대답하며 덧붙였다.“장 대표님께서 중요한 일이 있으셔서 내일 회사에 가시면 직접 만나 뵐 겁니다.”말하면서도 그녀는 은근히 예천우를 힐끔거렸다. 예천우는 잘생긴 데다 어딘지 모를 묘한 기운이 있어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게 했다.“네, 알겠어요. 갑시다.”임완유는 태연하게 답했다. 낯선 곳에선 어려움이 있는 법이니 그녀는 이미 각오하고 있었다.그러자 예천우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따라 들어섰다.양서은은 분명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여자였다. 얼굴은 정교하게 생겼고 피부는 하얗고 고왔다. 특히 가느다란 긴 다리는 남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임완유와 비교하면 조금 부족해 보일지 몰라도 각자 나름의 매력이 있었고 모두 다른 방식으로 매력을 발산하는 법이었다.세 사람은 안으로 걸어 들어가 곧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서 있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발걸음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잠시 후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근처로 몰려들었다.더불어 검은 정장을 입은 보디가드 여섯 명이 잽싸게 손을 뻗어 예천우 일행을 밀어내며 소리쳤다.“비켜요! 어서 모두 비키세요!”예천우는 얼굴이 살짝 굳어지며 바로 화를 내려고 했다. 그러자 임완유가 그의 소매를 잡으며 말렸다. 천우의 신분상 이런 일 따위는 문제도 아니지만 그녀는 이런 작은 일로 그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양서은도 놀란 나머지 손에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놓칠 뻔했다. 그녀는 방금 상사에게서 손님을 제대로 맞이했는가는 문자를 받고 있던 참이었다.그때 선글라스를 낀 보디가드들에게 둘러싸인 채 화려하게 등장한 젊은 남자가 그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는 귀걸이를 하고 짙은 화장을 한 채 걸어왔고 그 뒤로는 수많은 팬이 따라붙어 있었다.팬들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댔고 특히 여성 팬들의 날카로운 고함은 귀를 찌를 듯했다.“우형 오빠!” “우형님, 사랑해요!” “우형님,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멋져요!”예천
“괜찮아, 신경 쓰지 마. 천우가 실력을 크게 향상한 걸 알게 되면 제일 먼저 나한테 알려줘.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마.”“알겠습니다!”독고살은 바로 대답했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기에 이내 사라졌다. 하지만 그가 몰랐던 것은 그의 뒤에 양박군의 모습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보통 상황이라면 독고살의 예민한 감각으로는 주변에 최고 수준의 종사자들 외에는 전혀 놓칠 수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예천우는 이미 차를 타고 떠난 뒤였고 독고살은 남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마음을 놓았다.그러나 예기치 않게도 양박군이 실력을 크게 향상한 뒤에도 여전히 독고살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었기에 고의로 숨어서 그의 행동을 살펴보았다.이 모습을 본 양파군은 살기를 뿜어냈다. 참지 않으면 아마 바로 폭로했을 것이다. 독고살이 떠난 후 그는 즉시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예천우는 양박군의 말을 들은 후, 눈에 살기가 스쳤다. 그 안에 분명히 음모가 있었고 뒤에서 다른 세력이 혼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그 세력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기에 예천우는 양박군에게 계속해서 지켜보라고 했다.예천우는 별장에 돌아온 후 즉시 성사리를 다 흡수해 버린 사실을 남궁은서에게 전했다. 남궁은서는 잠시 멈칫했지만 별로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결국 처음에 예천우가 스스로 많이 흡수했고 그 뒤로는 자신과 선우서림에게도 사용된 것이다. 남궁은서 뒤로도 선우서림이 종사의 경지로 돌파했다. 선우서림에게 있어 예천우의 위치는 다시 한번 높아졌다. 예천우가 원한다면 그의 곁에서 하녀를 한다 해도 기꺼이 하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성사리가 모두 사용된 후에도 남궁은서는 예천우에게 성사리를 잘 보관하라고 했다. 비록 빛을 잃었지만 여전히 손상되지 않았기에 언젠가는 쓰일 가능성도 있었다.모든 일이 정리된 후, 예천우는 임완유와 함께 성도 동성으로 이동했다.거리가 그리 멀지 않기에 예천우는 직접 차를 몰고 갔다. 임완유의 요구에 따라 큰일을 벌이지 않기를 원했지만
양박군의 실력을 종사 절정에까지 끌어올리며 예천우가 일을 마친 후, 곧바로 별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떠나기 전에 갑자기 독고살이 찾아왔다.예천우는 잠시 멈칫하며 물었다. “독고살, 무슨 일이야?”“네!”독고살은 이를 꽉 물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사실 한 가지 일이 마음속에 계속 걸려 있었고 오늘까지도 괴로움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무슨 일이냐? 말해라.”예천우는 속으로 안도하며 생각했다.‘내가 증거를 찾기 전에 독고살이 자진해서 고백했다면 아직 기회는 있을지도 몰라.’“사실 저는 줄곧 한 사람을 도와주고 있었고 도련님의 정보를 그에게 계속해서 전해주고 있었습니다.”“그게 누구야?”예천우는 무심하게 물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저 독고살이 언제부터 그들을 위해 일하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바로 용진성입니다. 용진성도 비룡위의 창시자이죠”독고살은 사실대로 말했다. ‘비룡위의 창시자라고? 예천우는 놀라며 생각했다. 비룡위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조직이었고 창설 당시 아마 용진성도 젊지 않았을 텐데 아직도 살아 있었단 말인가?’“용진성이 왜 이런 일을 시켰어?”예천우가 물었다.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그럼 언제부터 용진성을 도와주기 시작했지? 왜 도와주게 된 거야?”예천우는 독고살이 자신을 처음 만났을 때는 분명 의도적으로 다가온 것 같지 않았기에 의문을 품었다.“도련님을 따르기 시작한 후 천도 용진성의 사람들이 저를 찾아왔어요. 그 사람들은 제 여동생이 그들의 손에 쥐고 있었고 제가 말을 듣지 않으면 제 동생이 비참하게 죽을 거라고 협박했어요.”“여동생이 있었어?”“네. 유일한 여동생입니다.”“알겠어. 네가 스스로 이런 모든 일을 자백한 걸 보니 나도 정말 어느 정도 안심이 돼.”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고 이어서 물었다.“그런데 천도 용진성의 실력이 어떠한지 알고 있어?”독고살은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
이 세상에서 육지 신선의 경지에 오른 자는 극히 드물었다. 적어도 예천우는 그런 경지에 도달한 사람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특히 용문에서 제공한 자료에도 그러한 기록은 없었고 예천우는 용문이 어떤 정보를 일부러 감춘 것이 아닐까 싶었다.그러나 예천우는 자신이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한 경험과 성사리에서 확인한 것들로 미뤄 보아 과거 성종의 종주 중 다수가 이미 그 경지에 도달했음을 알 수 있었다.다른 이들도 그 경지에 도달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그런 와중에 예천우가 양박군에게 가르쳐준 간단한 기법은 양박군에게 매우 쉬웠고 그는 이를 빠르게 익혔다.이후 예천우는 성종 대회에 대한 몇 가지 사항을 전달한 후 양박군과 함께 수련실을 나섰다.밖에서는 당만수가 두 사람을 기다리며 눈을 빛내고 있었다.예천우는 그의 모습을 보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당 장로님, 또 놀랐나 보군요.”“당연하지 않습니까! 도련님, 양박군한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당만수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는 먼저 양박군을 세심히 살펴보았지만 종사 절정에 이른 자신의 경지로도 양박군의 실력을 전혀 간파할 수 없었다.예전엔 양박군이 종사 후급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정확히 알 수 있었는데 지금은 한눈에 파악할 수 없는 상태였다.“무슨 일이긴요. 그냥 실력이 조금 상승했을 뿐입니다. 다만 당 장로님께서는 이 사실은 비밀로 해 주시길 바랍니다.”양박군은 담담하게 말했다.“실력이 향상됐다고요? 당연히 알죠! 하지만 도대체 얼마나 향상한 건지 알려 주세요.”당만수가 재촉하듯 물었다.양박군은 답을 주저하며 난감해했지만 예천우는 시원하게 웃으며 말했다.“당 장로님은 우리 사람이니 비밀로 하지 않을게요. 박군의 현재 실력은... 간단히 말해 세 번의 공격이면 장로님을 이길 수 있는 정도죠.”“뭐라고요!”당만수는 그 자리에서 충격에 휩싸여 멍해졌다.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절대 믿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말한 사람이 예천우라면 다를 수밖에 없었다.이 모든
예천우는 양박군이 성사리의 힘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아낌없이 황제심경을 이용해 성사리의 힘을 전환해서 그의 몸에 계속 흘려보냈다.한 시간 넘게 흐르자 성사리의 빛은 점차 희미해졌고 마침내 완전히 소멸했다.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속으로 감탄했다.‘이 녀석은 정말 괴물 같은 녀석이군. 나보다도 더 신비로운 재능을 가졌어.’예천우는 수년의 수련 끝에 종사 절정에 도달했지만 양박군은 그 단계를 이미 초월하고 있었다. 이제는 육지 신선 경지로의 돌파를 목전에 둔 상태였다.그러나 이번 경험은 예천우에게도 놀라운 변화를 불러왔다. 그의 진기는 이전보다 훨씬 더 응축되고 강력해졌으며 정신력 또한 한층 더 단단해지고 강렬해졌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는 애매한 억압감을 느꼈다. 마치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자신의 힘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듯했다.예천우는 성사리를 흡수하는 동안 이 느낌을 처음 느꼈지만 지금은 더욱 뚜렷했다.‘혹시 이 세계의 한계에 도달한 것일까? 이곳에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 뜻인가? 어쩌면 정말로 그럴 수 있어.’예천우는 자신이 이미 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지인 육지 신선의 문턱에 있는 만큼 더 이상 새로운 경지를 기대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때, 양박군이 마침내 눈을 떴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충천하듯 솟구쳤다.밖에서 이를 감지한 당만수는 깜짝 놀랐다.‘이 기운은 도련님의 것인가? 아니야. 이건 분명히 양박군의 기운인데... 설마 양박군이 정말 이렇게 강해진 거야?’당만수는 이미 종사 절정에 도달한 자신이 양박군의 기운 앞에서 완전히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도대체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밖에서 홀로 너무 오랜 시간 동안 기다린 당만수는 원래 좀 답답했지만 그래도 예천우와 양바군의 수련에 피해가 생길까 봐 줄곧 문을 지키고 있었다.그런 도중에 이런 기운을 느낀 당만수는 정말 궁금해서 당장이라도 들어가서 양박군에게 무슨 일인지 묻고 싶었다.
“당 장로님, 고생이 많으십니다. 저희가 나올 때까지 절대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해주세요.”예천우는 자신이 방해받는 건 상관없지만 양박군이 방해받으면 그의 수련, 특히 영혼의 수련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알겠습니다.”당만수가 고개를 끄덕였다.예천우는 수련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주저하지 않고 양박군을 향해 말했다.“박군아, 잠시 후 모든 방어를 풀고 내 진기와 정신력이 네 몸으로 들어오는 걸 막지 마. 네 체질을 단련하고 강화해 줄 거야. 얼마나 강해질 수 있을지는 네 인내력에 달렸으니 나를 실망하게 하지 마.” 그러자 양박군은 순간 멈칫하며 물었다. “도련님, 혹시 이게 도련님의 진기를 소모하는 건 아니겠죠?”“걱정하지 마. 소모하는 만큼 난 금방 회복할 수 있으니까.”예천우는 당연히 자신에게는 손해가 없다고 말하지 않았다.“만약 도련님의 진기 소모가 크다면 저는 괜찮습니다. 성종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요.”양박군은 감동했지만 예천우를 위해 거절하려 했다.“그래서 너의 실력을 끌어올리려는 거야. 성종 대회에 네가 나설 기회가 올 수도 있어.”예천우는 어머니의 조언대로 자신의 실력을 숨기고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며 이득을 취하는 전략을 택했다. 실력을 숨기면 오히려 그가 용도로 가는 계획이 더 순리로울 수 있을 것이다.성종의 일만 잘 마무리되면 예천우는 바로 용도로 갈 계획이었다.어찌 됐든 할아버지 때문에 예천우는 예씨 가문을 내버려둘 수 없었다.양박군은 예천우의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절정의 실력을 지닌 무인을 상대하려면 자신도 한참 부족했는데 도련님이 이렇게 힘을 쏟아 자신을 강화하려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도련님도 엄청나게 큰 대가를 치르실 것 같은데. 나를 위해 이 정도까지 해주신다니. 정말 고마워.’“됐어. 다른 생각하지 말고 여기 앉아. 저항하지 말고 내 힘이 네 몸 안으로 자유롭게 들어가도록 해. 정신력도 말이야.”완전히 믿는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 완전히 저항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나쁜 마
예천우는 이번에 꽤 오랜 시간 동안 폐관 수련에 몰두했다. 그러는 사이 절정종에서 초대한 성종 대회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임완유는 성도로 출발할 준비를 마쳤지만 예천우가 폐관 중이어서 어제 떠나지 못했다. 예천우는 이를 알고는 바로 내일 함께 출발하자고 그녀와 약속했다. 마침 성종 본부가 동성시 근처에 있어 임완유의 성도 출근을 겸해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예천우는 남궁은서에게 부탁해 임완유가 회사에 도착했을 때 괜히 아래 직원들이 그녀를 의도적으로 괴롭히는 일이 없도록 조치해달라고 당부했다.남궁은서는 흔쾌히 이를 받아들이며 즉각 행동에 나섰다. 그녀는 회사의 고위 관리자들에게 직접 경고하며 임완유가 불편을 느끼게 할 경우 무조건 책임을 묻겠다고 엄중히 알렸다.다음 날 떠날 준비를 마친 예천우는 자신이 없는 동안 필요한 일들을 정리해 둔 뒤 양박군을 찾아갔다.양박군은 예천우를 다시 만나자 그가 예전보다 더 평범해 보였다고 느꼈지만 직감적으로 예천우가 한층 더 비범해졌음을 깨달았다.반면 당만수는 예천우의 변화를 정확히 감지하지 못했지만 감탄을 멈추지 않았다.“도련님, 매번 도련님의 실력을 보고 놀랍다고 생각했는데 매번 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네요.”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당 장로님, 과찬입니다.”‘아마도 지금 나의 진짜 실력을 알게 되면 더 놀라실지도 모르겠네요.’당만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도련님과 양박군 같은 강자들과 함께 있으니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집니다.”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당 장로님도 종사 절정의 경지에 도달하셨잖아요. 그건 엄청난 성취입니다.”당만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사실 공자님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혼자 노력했더라면 몇 년이 걸릴지 몰랐을 겁니다.”그때 예천우는 옆에서 조용히 있던 독고살을 눈여겨보며 물었다.“독고살, 무슨 일이 있어? 표정이 조금 어두운 것 같은데.”경지를 돌파해서 그런지 예천우는 자신의 정신력이 크게 제고된 걸 느꼈다. 엄청나게 예민해진 감각 때
비록 예천우가 방금 육지 신선의 경지에 진입했을 뿐이지만 그의 기반과 잠재력은 다른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초입 단계라고 해도 그의 힘과 내공은 이미 왕자 같은 존재감을 자아내고 있었다.육지 신선의 경지는 하, 중, 후급으로 나뉘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내공과 저축된 경험만으로 강약이 판가름 난다. 그런데도 성사리는 여전히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었다. 예천우는 성사리 안에 여전히 많은 힘이 남아 있음을 감지했고 이전 성종의 여러 대 종주 중 상당수가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잠시 고민하던 그는 성사리의 에너지를 다시 흡수해 보기로 했다. 다행히 이번에도 에너지가 그의 몸으로 흘러들어왔다. 강력한 에너지가 끝없이 체내로 밀려들었고 마침내 그는 흡수를 멈추기로 했다. 더 이상 큰 효과가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었다.그러자 성사리의 빛은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천우는 문득 떠올랐다. ‘성마결의 심법을 사용해 성사리의 에너지를 어머니의 체내로 전환해 주면 엄마도 육지 신선의 경지로 돌파할 수 있지 않을까?’그는 바로 행동에 나섰다.잠시 후, 예천우는 수련실에서 나와 어머니를 찾았다.“천우야, 어때?”남궁은서는 긴장된 얼굴로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떨림이 담겨 있었다.조금 전 수련실에서 느껴진 강력한 기운은 그녀에게 아들이 해냈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성공했어요.”“정말이니? 너무 잘했어!”남궁은서는 감격스러워하며 아들을 끌어안았다.“여보, 봤어? 우리 아들이 해냈어. 천우가 해냈다고!”예천우는 어머니를 안으며 차분히 말했다.“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자들 그 누구도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그의 눈빛에는 차가운 빛이 깃들어 있었다.남궁은서는 아들의 결심에 고개를 끄덕였다.예천우는 곧이어 성사리의 힘을 어머니에게 전달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남궁은서는 그의 아이디어에 잠시 놀랐지만 아들을 믿고 시도해 보기로 했다
시간이 촉박했던 예천우는 임완유에게 자신이 곧 폐관 수련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한 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수련에 돌입했다.예천우는 먼저 성마결을 정밀히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이미 수라심경을 수련했고 타고난 천재성과 기억력을 갖춘 그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성마결의 핵심 원리를 빠르게 파악했다. 이후 그는 수련에 들어갔다.우선 수라심경의 미완성된 부분을 성마결로 보완하면서 자신의 기존 실력을 강화했다. 이어서 영혼과 정신력에 집중해 수련했고 예천우의 수련 속도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빨랐다.모든 준비를 마친 예천우는 성사리를 꺼내 성마결 심법을 사용해 흡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성사리를 작동하자마자 엄청난 에너지의 흐름이 폭발하듯 그의 몸으로 밀려들었다.그 에너지는 마치 그의 몸을 금세라도 폭발시킬 듯 강력했다. 예천우는 깜짝 놀라 서둘러 성마결 심법을 전개하며 에너지를 흡수하고 전환하기 시작했다. 진기가 끊임없이 그의 몸으로 흘러들어와 그의 육체와 정신을 에워쌌다.시간은 몇 시간 동안이나 흘렀고 그는 자신의 체내에 진기가 한계점까지 도달했음을 느꼈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돌파하지 못했다.문득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황제심경 심법을 활용해 흡수한 진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하고 융합해 보기로 했다. 그는 이 방식을 사용해 몇 시간 동안 수련에 더 집중했다.결국 그의 노력은 결실을 보았다. 체내 모든 진기가 혼돈과도 같은 새로운 형태로 융합되었다.그리고 그 순간 굉음이 터졌다.“쾅!”예천우는 자신의 정신이 일순간 돌파되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온 세상이 그의 뇌리에 펼쳐져 전부 투영된 것 같았다. 그는 움직이지 않아도 주변 모든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의 정신력이 몸 밖으로 점점 확장되며 그 범위는 계속 넓어졌다. 마침내 그는 자신이 거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밖에서 기다리던 남궁은서는 이 모든 것을 느꼈다. 마치 누군가 자신을 관찰하고 있는 듯한 강렬한 시선을 감지하자 그녀는 문득 멈춰 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