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예천우를 초대하는 것을 직접 보고 난 뒤에야 유은수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임완유를 돌려보냈다.늦게 귀가한 임강은 일련의 사건들을 듣고 넋이 나갔다. 그 역시 예천우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인 줄 몰랐다. 그제야 예천우가 그간 했던 행동이 왜 그리 대담했는지 이해가 되었다.내일 어떻게든 예천우와의 갈등을 잘 해소시켜야 했다.다음날 오전 11시가 되었지만 예천우는 나타나지 않았다.마음이 조급해진 유은수가 임완유에게 황급히 말했다. "완유야, 예천우가 왜 아직도 오지 않는 거니? 얼른 전화해서 어디까지 왔는지 물어봐."임완유는 자신의 엄마가 정말 속물처럼 느껴졌다.전에는 예천우를 어떻게든 쫓아내지 못해서 안달이 났던 엄마가 그의 정체를 안 뒤에는 어떻게든 잘 보이려 애썼기 때문이다.하지만 바로 이때, 입구를 지켜보던 가정부가 들어와 보고했다. "사모님, 예천우 씨께서 오셨습니다.""왔어? 잘됐구나!""그리고 예천우라니? 사위라고 해!"유은수가 가정부에게 핀잔을 줬다."예, 제가 잘못했습니다."가정부가 황급히 답했다.전에는 예천우의 모습만 보이면 당장 쫓아내라고 하던 그녀가 완전히 다른 태도로 예천우를 대하고 있었다.유은수가 입구로 걸어가며 소리쳤다. "완유야, 거기 서서 뭐하니? 당장 네 남편 맞이 안 하고?"임완유는 당황한 듯 자기 엄마를 쳐다보았다.유은수가 빠르게 입구로 가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식사 초대를 받은 사람이 빈손으로 왔지만 유은수는 상관이 없었다.예천우가 와준 것으로 충분했다. 그녀가 열정적으로 예천우를 반겼다. "천우 왔구나, 밖에 더웠지? 얼른 들어와서 물 한 잔 마셔."예천우는 갑자기 자기를 반기는 유은수의 태도에 많이 당황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었다.십중팔구 어젯밤 일 때문에 그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태도가 변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어젯밤 있었던 일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던 예천우는 얼떨떨해서 어쩔 줄 몰랐다."멍 그만 때리고 얼른 들어와." 유은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임완유는 멍하게 있다가 갑자기 농담이라며 말을 바꾸는 자기 엄마를 바라보며 말리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사실 그녀도 이 약속이 취소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왜 멍하게 있어? 뭐라고 말이라도 해야지?" 유은수가 다급하게 말했다."난, 난 아빠랑 엄마 말에 따를게."마음을 들킨 것 같아 창피했던 임완유는 고개를 약간 숙였다. 하지만 그녀의 목은 눈에 띄게 붉어졌다. 이혼하기 싫었던 그녀는 우연하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그래, 천우야, 완유도 이렇게 이혼하기를 싫어하잖아.""엄마, 헛소리하지 좀 마.""헛소리라니? 네 마음을 내가 모를 것 같니?" "예천우랑 당장 헤어지라고 할 땐 내 말 듣는 척도 하지 않더니, 천우와 결혼 생활 유지하라고 하니 누구보다 빨리 동의하는 네 모습을 좀 봐."유은수가 간만에 눈치 빠르게 굴었다."엄마!""됐어! 그만해!"유은수는 고개를 돌려 예천우에게 말했다. "전에 내 태도가 안 좋았던 거 인정해, 내가 오해를 해서 실수를 했나 봐.""허송세월 보내는 쓸모없는 백수인 줄 알았어. 우리 완유를 행복하게 못 해줄 것 같아서 듣기 싫은 소리를 했어.""우리 완유를 생각해서라도 내 실수를 용서해 줘. 예전에 내가 실수했어." "이제부터 무슨 일이 생겨도 난 영원히 네 편이야."감동적인 말이긴 했으나 이 말이 유은수의 입에서 나오자 예천우는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유은수에게 말대답을 한 게 마음이 걸렸다. 임강이 다급히 말했다. "나도 잘못했다, 줄곧 널 믿지 못해서 너한테 민폐만 끼치고 골치를 섞였다.""천우야, 오늘 이 자리에서 너한테 사과할게. 모든 게 내 잘못이다. 이제부터는 네가 말하는 뭐든 들을 거야. 그러니 우리 완유에게 꼭 잘해야 줘, 완유는 우리 보물이야.""그래, 완유는 우리의 보물이야, 완유를 위해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한 거야. 우리를 탓하는 거 아니지?"임완유는 낯선 부모님의 모습에 아연실색했다. '나를 위해서라고?'그녀는 질린다는 듯 고래를 저었다.두 사람이 진
임완유가 눈치를 채고 중간에 말을 끊었다. "엄마, 점심 다 됐어. 나도 배고파, 얼른 밥 먹는 게 어때?"유은수가 대꾸했다. "그래, 그러자. 먹으면서 얘기하자.""그래, 오늘 남자들끼리 술 한 잔 기울이자." 임강이 미소를 지으며 예천우를 끌어당겼다.예천우를 주인공 자리에 앉혔다.예천우는 몸 둘 바를 몰라하며 임강에게 다시 자리를 내줬다.임강은 예천우가 예의 바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른 가문의 도련님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어릴 적부터 몸에 밴 습관 같았다.예천우는 가족들의 달라진 태도가 좋았지만 낯설었다. 특히 너무 과한 친절에 몸 둘 바를 몰랐다."우리 완유는 이제 너한테 맡긴다. 우리 완유를 잘 대해줘야 해.""아저씨, 걱정하지 마세요. 꼭 그럴게요.""아저씨는 무슨, 아버님이라고 하라니까.""오늘 밤 완유의 방에서 자고 가는 게 어때? 하루라도 빨리 손자를 안아보고 싶구나." 임강이 말했다.술기운이 오른 예천우가 거리낌 없이 말했다. "전 그러고 싶은데, 완유가 동의를 할지 모르겠네요."임완유는 곁에서 예천우의 말을 듣고 얼굴을 붉혔다.지난번부터 은근히 선을 넘는 예천우였다.그녀는 자신의 첫 경험을 했던 호텔이 떠올라 얼굴을 붉혔다. 유은수는 예천우의 말을 듣더니 즉시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내 딸은 내가 제일 잘 알아. 마음에 안 드는 거면 바로 욕지거리 하면서 거부했을 거야." "그리고 저 꼴을 좀 봐, 얼굴이 붉어져서는, 얼마나 마음에 들었으면 저렇게 됐겠니.""엄마, 아빠, 헛소리하지 마." 임완유가 황급히 저지했다."진실인지 아닌지, 네가 제일 잘 알겠지?"유은수가 말했다. "천우가 이렇게 미래가 창창한데 뭘 망설이는 거야?"부모가 합세해서 나서자, 그녀는 덜컥 겁이 났다. 예천우가 사실은 아무런 힘도 없는 허풍쟁이인 것을 들키게 되면 후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임강은 술기운을 빌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솔직하게 털어놓아 봐, 자네 집안은 도대체 뭐하는 집안이야?"예천우가 넋
임완유의 안색이 미묘하게 변했다.예천우와 그녀가 정말로 끝나는 순간, 예천우는 양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되는 날이다.그녀는 갑자기 마음 한구석이 괴로워졌다.그러나 이것은 언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실이었고 그녀는 피할 수 없었다. 안 그러면 상황만 더 엉망이 될 것이다."뭐라고?""정말이야?"두 사람은 놀란 얼굴로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특히 유은수는 예상이라도 했다는 얼굴로 생각에 잠겼다.'어쩐지, 예천우 주제에 어떻게 이런 일을 했겠어.'그는 예천우가 운 좋게 양 회장 딸의 눈에 들 줄 몰랐다. 그녀는 이제 계획을 바꿔야 한다.예천우가 양체은과 함께 있어야만 더욱 큰 권세를 누릴 수 있다, 예천우와 자기 딸을 갈라놓아야 했다. 예천우가 자기 딸과 함께 있으면 권세는 고사하고 양 회장의 미움을 받을 수 있었다.그때가 되면 임씨 가문은 곤란한 처지에 있을 것이다.두 사람은 자기 딸이 멍청하게 여겨졌다. 하마터면 가문을 위험에 빠트리는 멍청한 짓을 할 뻔했다.임완유와 예천우가 결혼 생활을 계속 유지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임씨 가문에게 향할 것이다.예천우가 어리둥절해서 임완유를 쳐다보았다. '알고 있다는 게 이런 걸 뜻한 거야?'옆에서 듣고 있던 임선호는 지금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는 자기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양 회장의 아들이 예천우의 앞에서 얼마나 벌벌 기었는지.다른 사람들 역시 예천우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런 남자가 고작 여자를 믿고 위세를 부리는 사람이 된 게 믿기지 않았다.임선호가 참지 못하고 나섰다. "착각한 거 아니야?""정확해, 그게 아니었으면 어떻게 예천우가 이런 일을 해결했겠어?" 임완유가 반문했다."그게..."임선호는 말문이 막혔다. 명확하게 이유를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사실이야?"유은수는 당장에라도 모멸 어린 말을 쏟아내고 싶었지만 억지로 참았다.예천우는 자신이 진실을 말하든 말하지 않든 그들이 믿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진실을 한번 말해보기로 했다."곤란해하는 꼴
이 제안에 임완유뿐만 아니라 임선호까지도 당황해났다.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임완유는 화가 나기도 했다. 예천우와 자신이 의붓 오누이라니 말도 안 된다.예천우도 유은수의 생각에 적잖게 놀랐다. 하지만 그들을 더욱 놀라게 하는 것은 임강의 말이었다. “이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나한테 더 좋은 방법이 있다.”“이렇게 하면 어떻겠니? 천우야. 우리 서로 잘 알고 가까운 사이잖니, 우리가 너를 양아들로 삼는 거야, 그럼 이제 우리는 진정한 가족이 되는 거잖니.”임강과 유은수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완벽한 제안이었다.하지만 예천우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 그들 사이가 언제부터 좋았다고 이렇게 상식을 뒤집는 소리를 하는지... 임완유도 하도 못 봐주겠기에 한 마디 했다. “아빠, 엄마, 그만들 하세요. 우리를 뭘로 보시는 거예요?”“뭘로 보기는... 천우랑 양 아가씨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야. 반드시 결혼하게 될 거라고.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게 다 너를 위해서가 아니겠니?”유은수도 성내며 되물었다. 자신은 오로지 자식 생각뿐인데 얘는 왜 엄마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주지 못하는지 답답했다.이런 상황에서 예천우와 양체은이 결혼한다는 것은 이미 정해져 있다. 미리 예천우를 양아들로 삼아놓으면 앞으로 득 볼 일이 많을 것이다.“네, 엄마, 아빠 정말 최고예요.”“예천우, 다 먹었지?”엄마의 말을 듣고 나니 임완유도 예천우가 양체은과 같이 있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영문 모를 화가 치밀어 올라와 예천우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예천우는 멍해서 어쩔 바를 몰랐다. “일어나지 않고 뭐 해? 아직도 배가 안 불렀어?”임완유는 화를 내며 먼저 일어서서 밖으로 나갔다.예천우도 할 수 없이 금방 따라 일어서서 쫓아갔다. 밖에 나와서야 임완유가 쌀쌀맞게 말했다. “예천우, 너도 네가 양체은이랑 환상의 한 쌍이라고 생각하지? 둘이 결혼해야 된다고 생각해?”“아니야, 난 그런 생각 한 적 없어.”“그런 생각 한
임완유는 내심 흐뭇했으나 입은 속과 다른 말을 했다.“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이제는 나랑 상관없어.”“그럼 이혼 취소하기로 한 일은, 너 또 번복하는 건 아니지?”예천우가 물었다.“네가 이혼하고 싶으면 내가 번복했다고 쳐.”이 말을 마치고 임완유는 다시 집안으로 들어갔다.마음속으로는 쓸데없이 또 그 얘기를 꺼낸다고 욕하면서 말이다.이미 취소하기로 했으면 없었던 일인데 또 그 얘기를 꺼내는 예천우가 얄미웠다.예천우는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이 계집애가 점점 자신을 신경 쓰는 것을 발견했기때문이다. 다만 입으로는 인정하기 싫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특히 어렸을 때를 생각하면 더욱 그러했다. 그때 임완유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마음속의 천사를 그는 얼마든지 보듬어주고 참아줄 수 있었다.다시 돌아온 임완유를 보자 유은수가 냉큼 물었다. “완유야, 너 엄마한테 사실대로 말해 봐. 넌 어떻게 생각하니?”“뭘 어떻게 생각해요?”“예천우 일 말이야. 엄마 말 들어. 절대 예천우랑 같이 할 생각은 하지마. 만약 네가 예천우와 계속 같이 있는다면 양 회장이 우리 임 씨 가문을 어떻게 대할지 생각은 해봤니?”임완유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건 먼 훗날의 일이니 그때 가서 생각하죠.”“그래, 네 말을 들어보니 정말 예천우랑 같이 할 생각이구나. 근데 그건 절대 안 돼.”“내가 눈에 흙이 들어가도 그 꼴은 못 본다.”유은수는 속이 탔다.“엄마, 대체 왜 그러세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둘을 붙여놓으려고 하고서는, 지금 또 떨궈놓으려 하고.... 도대체 어느 쪽이세요?”임완유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워낙 회사 일로만도 스트레스가 엄청 많이 쌓여있던 상태였다. 특히 화장품 사업에 어마어마한 자금을 투자했는데 아직 예상했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다른 여러 가지 잡일도 많았다. 요즘 예천우가 많이 도움이 되어서 그렇지 아니면 더욱 복잡해졌을 것이다.집에서도 부모님이 이러저러
예천우가 차를 타고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갑자기 검은색 차 한 대가 앞을 가로막아 그는 급히 차를 세웠다. 그리고 그 차에서 정장을 입은 경호원들이 내렸다. 앞장선 사람이 예천우의 차창을 두드리며 싸늘하게 말했다. “내려서 같이 좀 가봐야겠습니다. 저희 도련님께서 보자고 하십니다.”예천우는 전혀 당황해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시간이 없어요. 도련님한테 가서 전해요. 내가 보고 싶으면 날 찾아오라고. 왜, 그집 도련님은 다리가 없나, 아님 얼굴 들고나오기 불편하나?”“어디서 감히!”남자는 듣더니 대뜸 화를 내며 쌀쌀하게 말했다. “자식, 너 방금 한 말 취소하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내가 너 무릎 꿇고 싹싹 빌게 해줄 테니까.”“미안한데, 이미 엎질러버린 물을 다시 담을 수가 없네?”“너야말로 뒤지기 싫으면 빨리 꺼져.”예천우는 상대방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귀찮았다.“죽으려고!”남자는 크게 화내며 난폭하게 오른손을 뻗어 예천우를 차창으로부터 끄집어내려 했다.하지만 차창 안으로 손을 뻗자마자 팔이 무언가에 잡혀 차창 유리에 내리 박더니 콰직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자신의 팔뼈가 부러졌다는 것을 똑똑히 알게 되었다. 그제야 잡혀있던 팔이 풀려났다.남자는 고통스러운 얼굴로 자신의 팔을 잡고 예천우를 보며 이를 갈았다.“감히 나한테 손을 대?”“네가 뭔데? 내가 못할 건 또 뭔데?”예천우는 느릿느릿 차에서 내려서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이었다. 여유를 부리며 손에 쥔 담배 한 대를 입에 넣고 빨더니 연기를 내뿜었다.“너 오늘 뒤졌어!”남자가 열받아서 소리쳤다.“얘들아, 저놈 밟아버려!”하지만 그들은 덤벼드는 족족 쓰러졌다.얼마 안 되어 몇 명 전부 바닥에 엎드려 고통스럽게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다.심지어 예천우가 여전히 여유롭게 담배를 피우는 데에 눈곱만큼의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예천우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하찮은 듯 말했다.“가서 너네 공손진 도련님한테 날 만나고 싶으면 직접 찾아오라고
“너랑 예 선생은 이루어질 수 없어. 네가 모르는 일이 있다. 임완유와 예 선생의 인연은 어렸을 때부터 맺어진 거야.”양대복은 급한 나머지 예천우가 여자애를 찾아달라고 부탁한 사실을 말해버렸다. 이 말을 들은 양체은은 믿기지 않았다. 그녀는 천우 오빠가 임 대표와 이렇게 깊은 연고가 있을 줄은 몰랐다. ‘천우 오빠가 여태 찾고있던 그의 마음속의 천사가 바로 임 대표라니...’“아빠, 방금 한 말 다 정말이에요?”양체은이 물었다. “그럼. 아니면 예 선생이 왜 그 실력으로 임 씨 가문 사람들이 그렇게 구박하는데도 참고 살겠냐. 임 대표마저도 예 선생을 막 대하더라.”“이건 다 임 대표가 예 선생 마음속에 천사와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야. 그분이 줄곧 찾고 있던, 사랑하고 아껴주고 싶은 여자이기 때문이지.”양대복이 연유를 설명했다. 그인들 왜 자신의 딸아이가 예천우와 한 쌍이 되기를 바라지 않겠는가. 그렇게 되면 자신은 용왕의 장인어른이다. 이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하지만, 이건 불가능한 일이다. 불가능한 걸 알았으니 그는 반드시 딸아이를 위해 다른 길을 닦아놔야 했다. 딸아이가 더 깊이 빠지기 전에.무엇보다 당찬성은 매우 훌륭해 보였다. 게다가 양체은이 시집오면 양대복을 도와 종사의 경지에 오르게 하겠다고 장담까지 했다. 만약 일반인이라면 양대복은 절대 외력으로 종사를 돌파할 수 있다는 말을 믿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당문 도련님이라면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당문은 천년이란 세월 속에서 파묻히지 않고 굳건히 견디어 왔고 그 세력은 말하지 않아도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자신이 종사의 경지에 오른다니 생각만 해도 흥분이 되었다. 아버지의 말을 듣고 양체은이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아빠 말이 맞을 지도 몰라요. 저랑 천우 오빠는 가망이 없어요. 근데 저 꼭 지금 당찬성과 약혼해야 돼요?”양대복은 어쩔 수 없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건 당찬성이 요구한 거야. 체은아, 아빠를 좀 이해해 주면 안 되겠니? 아빠도 지금
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이 여자가 먼저 나를 때리려고 했는데 제가 방어하면 안 돼요?”“맞아요! 예천우 씨가 하신 행동은 완벽한 정당방위입니다.”황인수는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단호하게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진 서장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친구가 괜찮군. 앞으로 잘 키우면 승진시켜도 되겠어.’“무슨 정당방위야? 난 아직 때리지도 않았는데!”김희자는 분노에 치를 떨었고 자기는 제대로 손도 못 대고 뺨을 맞았는데 이게 정당방위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예천우는 지금 경찰에 잡혀 온 상태 아닌가? 그런데도 감히 날 때릴 수 있다니?’“하지만 김희자 씨는 분명히 손을 올렸고 예천우 씨를 공격하려 했잖습니까. 그러니 방어하는 건 당연합니다. 물론 만약 예천우 씨가 반격을 위해 지금 김희자 씨를 계속 공격한다면 그건 문제가 되겠죠.”황인수가 단호하게 말하자 김희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소리쳤다.“헛소리하지 마! 이놈, 네 이름이 뭐야? 감히 이렇게 사실을 왜곡해? 내가 당장 널 혼내 줘야겠어. 당장 네 경찰 옷을 벗겨버릴까? 말까?”그러자 황인수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예천우가 말했다.“난 못 믿겠는데?”예천우가 나직이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김희자 씨는 황 형사의 옷을 벗길 자격이 없습니다.”그 순간 진 서장이 앞으로 나섰고 김희자를 향해 싸늘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김희자 씨, 백씨 가문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경찰을 우습게 보고 멋대로 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네가 감히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김희자는 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너 진짜 경찰서장 계속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네?”진 서장은 피식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 “경찰이 범죄자의 협박 한 마디에 벌벌 떨고 입도 못 여는 곳이라면 그런 경찰서장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겠어.”“네, 네가!”김희자는 얼굴이 새빨개지며 헛구역질할
예천우는 순간 멍해졌다.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뭔가 제대로 못 알아듣겠는데? 혹시 머리에 문제라도 생긴 건가?’황인수도 잠시 굳어졌다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김희자가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하지만 그도 굳이 나서서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냥 빨리 예천우를 데리고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김희자는 예천우의 태연한 얼굴을 보자 그냥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녀석이라 생각하며 비웃었다.“꼴을 보니 앞으로 네가 얼마나 비참한 꼴을 당할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네!” 그녀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설마 감방에서 조금 있다가 금방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럴 가능성은 꿈에도 꾸지 마. 내가 널 어떻게 만들지 알아? 안에서 넌 살아 있는 게 지옥 같을 거야. 난 널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 속에 처박아 넣을 방법이 백 가지가 넘는다고.”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가 옆에 있는 황인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황 형사님, 형사시죠?”황인수는 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야 당연하죠.”“그럼 지금 저 사람이 당신 앞에서 공공연히 협박하고 위협하는 건 범죄 아닌가요?”황인수는 머릿속이 잠시 멍해졌다.‘그래 이건 명백한 협박죄지...’하지만 문제는 김희자가 경찰서장까지 대놓고 협박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었다.역시나 김희자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폭소를 터뜨렸다.“하하하! 꼬맹이, 넌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모르는구나? 내가 경찰 앞에서 협박한다고? 이젠 웃기지도 않아. 설령 이 경찰서장이 여기 있다 하더라도 난 똑같이 말할 수 있어!”그녀의 뻔뻔한 말에 주변 경찰들의 표정이 심히 불쾌해졌다. 아무리 백씨 가문이 막강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경찰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분노해도 어쩔 수 없었다.그 순간 마침 경찰서의 진 서장이 안에서 나오다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안에서 김희자와 충돌을 피하려고 최대한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거만한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매우 겸손하고 다정한 태도를 보였다.그와 반대로 김희자는 늘 거만하게 코를 치켜들고 마치 모든 사람이 자신의 부하라도 되는 듯한 태도로 무례한 말과 지시를 쏟아냈다.그녀는 경찰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고 당장 예천우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면서도 지시를 바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온갖 비난과 조롱을 퍼부었다. 심지어는 그들의 상사를 끌어내리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다행히 서장님이 참을성이 좋았던 덕분이지 만약 황인수 자신이었다면 형사 옷을 벗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되받아쳤을 것이다.김희자의 이런 오만하고 권위적인 태도는 경찰들 사이에서도 호감이 없었다. 그녀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모두가 불만이 많았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백씨 가문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고위직 인사들이 김희자를 대할 때 공손하고 예의를 차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황인수가 서둘러 걸어가는 모습을 본 예천우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황 형사님, 시간은 아직 충분하니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네, 조금 걸음이 빨랐네요.”황인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고 그는 속으로 계속 기도했다.‘제발 김희자와 부딪히는 일이 없기를... 그 여자 성격에 그랬다가는 일이 커질 텐데.’하지만 운명은 참 묘하게도 그런 상황을 꼭 만들어냈다. 바로 그때, 김희자가 안에서 나와버렸다. 그녀와 함께 나온 이는 백강호의 동생인 백도훈과 여러 명의 강력한 경호원들과 변호사들이었다.김희자는 항상 화려하고 요란한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사람이 많았다.백도훈의 무공 실력 또한 상당했고 백강호 밑에서 배운 덕분에 이제 그는 화경 초급 경지의 고수였다.화경 고수는 무림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고수로 여겨졌다.오늘 벌어진 일로 인해 김희자는 극도로 화가 나 있었고 화경 고수인 백도훈에게 예천우를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렸다.하지만 백도훈은 신중한 성격이었고 흑호와 예천우의 관계를 조사한 뒤 백강호에게 의견을 구했다.백
“그래. 우리 형제가 힘을 합치고 성종의 세 명의 사자가 더해지면 한 명은 종사 절정의 경지고 나머지 둘은 종사 후급이니 이 세상에 적수가 없을 거야.”정우환이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 4대 종에서 영종은 조금 위협적일지 몰라도 나머지는 우리에게 상대가 안 돼.”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강렬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맞아. 하지만 외부의 누군가가 개입할까 봐 좀 걱정돼.”정우환은 그 두 명의 무서운 인물을 떠올리며 안절부절못했다.“외부라니?”“청룡이랑 용문의 옛 용왕을 말하는 거야?”정우찬이 담담하게 물었다.“그래. 두 사람은 정말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정우환은 그들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옛 용왕의 실력은 소문보다 훨씬 강했고 아마도 청룡과 동등하거나 더 강할지도 몰랐다.그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전투를 통해서였다.“걱정하지 마. 내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지금까지 그 두 사람은 용도에 머물러 있고 밖으로 나올 계획이 없대.”정우찬이 여유롭게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야. 제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걱정하지 마. 나타나지 않는 게 좋겠지만 만약 나타난다면 난 두 사람의 목숨을 죽일 수도 있지.”정우찬의 눈은 흥분으로 빛났다.청룡 전신과 용문의 옛 용왕을 한 번에 처치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엄청난 업적일까? 전 용국, 아니,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이다.정우환은 그의 말을 듣고 놀라며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라 경악했다. “형, 설마 어르신께서...”“맞아. 어르신은 며칠 전 마침내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셨어. 이 세상에 더는 적수가 없지.”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들은 이미 불패의 위치에 있었다. 한편, 경찰서 입구 근처 안쪽 자리에서 황인수 경찰은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언제든 달려가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예천우와 몇 번 대화를 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소장님이 그를 특별히
“물론 가능합니다. 언제든 환영이에요! 아니면 제가 조금 있다가 직접 갈까요?”예천우가 물었다. “그게 제일 좋겠네요. 제가 사람들을 입구에 대기시켜 두겠습니다.”왕 총독이 서둘러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바로 출발하려고 준비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귀에 한층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선우서림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지나가는 남성조차 돌아보게 할 만큼 매혹적이었고 선우서림을 본 남성들은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어 전봇대에 부딪힐 정도였다.“정말 우연이네. 막 도련님한테 전화하려던 참에 여기서 만났네.”선우서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그녀의 미소는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비록 그녀가 예전에 예천우가 머물 대형 아파트에 자기 방도 하나 남겨놨다고 했지만 그녀는 열쇠나 지문을 남기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이 예천우와 임완유 만을 위한 공간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슨 일이야?”예천우는 마음의 동요를 억누르며 물었다. “딱히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도련님이 보고 싶었어.”선우서림은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매혹적인 눈빛으로 대답했다.“농담하지 마.”예천우는 그녀의 농담에 마음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이마에 땀이 날 뻔했다. ‘이 여자는 정말 너무 매력적이야.’“농담 아니라니까요. 주인님은 유리를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선우서림은 한 발 더 다가섰고, 그녀의 몸은 거의 예천우와 닿을 뻔했다.“됐어. 난 바빠. 딱히 볼 일 없는 거면 먼저 가볼게.”예천우는 얼른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서림은 지난번 사건 이후로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어.’“잠깐만요. 사실 볼 일이 있어요.”“뭔데?”“사모님께서 전하라고 하셨어. 내일 우리가 성종 대회에 참석하러 출발해야 하는데 준비는 다 된 거야?”선우서림은 살짝 장난스러운 톤으로 물었다.“준비는 네가 다 하는 거잖아. 난 몸만 가면 되는 거 아니야?”예천우는 성종 대회와 관련된 건 별로
유은수가 더 깊이 생각할 틈도 없이 경찰들이 곧바로 대표실 문 앞에 도착했다. 문을 두드린 후 들어온 경찰은 자기 신분을 제시하며 말했다.“유은수 씨, 당신은...”그 말을 듣는 순간 유은수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어, 어떻게 된 일이...’‘설마 완유가 나를 경찰에 신고한 건가? 날 잡으라고 한 거라고? 어떻게 딸이라는 사람이 이런 짓을 할 수 있어? 내가 엄마인데 이렇게 잔인하고 천인공노할 짓을 하다니.’그녀는 겁에 질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떨었다.하지만 유은수는 사건의 실체를 전혀 알지 못했다. 이런 종류의 사건은 그녀에게 생소한 일이었다. 사실 이런 규모의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어쩌면 당연했다.비록 수갑은 채우지는 않았지만 회사 내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된 사실은 금세 큰 화제가 되었다. 회사 직원들은 곧 유은수가 저지른 일에 대해 알게 되었다.“온라인에서 우리 임 대표님을 험담하던 사람이 그게 유 대표님이라던데?”이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평소 유은수를 좋게 보지 않았던 이들도 그녀가 이런 짓을 했을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특히, 임완유를 충직하게 따르던 직원들과 오래된 직원인 하문은 이 사실을 듣고 얼굴이 창백해졌다.‘이런 사람 밑에서 일해서 내가 뭐가 되겠어?’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임완유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임완유는 전화를 받지 않자 하문은 얼굴에 쓴웃음을 지었다.‘아마도 임 대표님은 유 대표님이 화를 내실까 봐 전화기를 끄고 있었던 거겠지.’사실, 임완유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아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해 두었을 뿐이었다.‘차라리 이렇게 안 보는 게 속 편해.’임완유는 어머니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복잡한 마음으로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양서은은 미안한 마음에 말을 건넸다.“임 대표님, 죄송해요. 다 제 탓이에요. 제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런 얘기 할 필요 없어요. 서은씨가
이 상황에 임완유는 조금 갈등을 느꼈다. 결국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비법을 정말로 주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화장품의 재료 비법을 자신이 마음대로 결정 지어라는 말은 예천우가 했지만 임완유는 그의 속마음을 잘 이해했다. 사실 예천우는 비법을 지금이 아닌 진실이 밝혀진 후에 주기를 바랐을 것이다.유은수는 임완유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완유야, 제발 정신 좀 차려. 임씨 가문을 위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봐.”“엄마, 그게 무슨 뜻이죠?”“별것 아니야. 그냥 내 추측일 뿐이야. 천우 말이야, 정말 대단한 인물이야. 그런데 비법을 이렇게 꼭 쥐고 놓지 않는 거 보면 일부러 그런 거 아니겠어?”“난 그렇게 생각해. 천우가 일부러 너를 막고 있는 거야. 네가 지금 설령 회사에 남아 있더라도 언제든지 비법을 손에 쥐고 너랑 거래할 것 같아.”유은수의 말에 임완유는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사실 비법을 줄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말 한마디에 그녀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엄마 말대로라면 천우는 분명히 저에게 비법을 주지 않겠죠. 그럼 저를 찾아서 뭐 하겠다는 거죠?”“그게...”유은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사실 자신이 말한 대로라면 지금은 예천우에게 의존하는 것 외에 아무런 방법도 없다는 걸 알았다.‘내가 괜한 말을 했어. 왜 이렇게 어리석은 거야.’그제야 그녀는 다급히 말했다.“웬만해서는 주지 않겠지만 네가 미인계를 쓰면 통할지도 몰라. 어차피 너희는 이미 다시 사귀고 있잖아. 임씨 가문을 위해서라도 조금만 노력해 봐.”“미안하지만 엄마, 난 그런 걸 잘 못해요.”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정말 비법을 원하는 거라면 엄마가 직접 천우에게 전화해서 달라고 하세요! 왜 제가 그런 짓을 해야 하는 거죠?”임완유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엄마는 정말 너무해. 천우가 얼마나 엄마를 위해 좋은 마음으로 애쓰고 있는지 알면서... 진실이 드러나지 않은
양대복은 머릿속에서 빠르게 계산하며 상황을 정확히 분석했다.‘만약 용왕님이 진짜로 우리가 임씨 가문을 계속 도와달라고 하셨다면 알아서 하라는 대신에 분명히 하던 대로 하라고 말씀하셨을 거야. 그런데 그렇지 않고 알아서 하라고 하셨으니 분명히 도와주지 말라는 의미겠지.’하지만 예천우와 임완유의 관계를 생각해 보니 예천우는 직접적으로 그렇게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간접적인 방식으로 의도를 전달한 것이라 생각했다. 심지어 예천우는 임씨 가문을 조금 혼내주기를 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 양대복의 추측일 뿐 확실한 사실이 아니었기에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함부로 임씨 가문에 압박을 가할 수는 없었다. 만약 예천우와 임씨 가문 사람들 사이가 다시 좋아졌는데 압박을 가한 걸로 들통나면 그 책임은 자신에게 돌아올 테니까 말이다.하지만 양대복은 임연 그룹을 해치는 대신에 더 이상 도와주지 않으면 큰 잘못이 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양대복은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임씨 가문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하고 제공하던 모든 자원을 철회하도록 했다.양대복의 명령이 내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미 양대복의 태도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었기에 곧바로 그의 결정을 따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영향이 바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결국 그들은 임씨 가문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지 않았으니까 말이다.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유은수는 임연 그룹에 닥칠 위기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두 시간이 넘게 기다린 그녀는 시간이 다 된 것 같았다. 지금쯤이면 임완유는 예천우와 떨어져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전화를 걸었다.임완유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완유야, 천우 아직 옆에 있어?”임완유는 잠시 놀랐다. 유은수는 예천우가 여전히 옆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사실대로 대답했다.“아니요.”“좋아, 잘 됐어.”천우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한 유은수는 다급하게
용국에서는 앞으로 이런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왜 그렇게 말하냐면 내 엄마는 굉장히 세속적이고 아주 이기적이고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이 일은 정말 도저히 이해가 안 돼.”임완유는 참지 못하고 반박했다. 그녀는 예천우가 말하는 것을 다 믿고 싶었지만 이 사건만큼은 정말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그럴지도 모르지만 결과는 곧 알게 될 거야. 이 일이 공개된 게 첫 번째 단계일 뿐이고 그다음엔 너희 엄마가 조사를 받을 거야. 심지어 감옥에 갈 수도 있어.”“뭐라고!”임완유는 깜짝 놀라며 걱정스레 물었다.“뭐라고? 감옥에 간다고? 이건...”“조급해하지 마!”예천우는 급하게 그녀를 진정시키며 말했다.“정상적으로 보면 감옥에 갈 수도 있지만 만약 네 엄마가 피해자의 용서를 받고 적절한 보상을 하면 문제없이 해결될 수 있어.”“네 말뜻은... 내가 엄마를 용서하면 괜찮다는 거야?”“응. 이미 확인했어. 처음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상당히 관대하게 처리될 거고 용서만 받으면 된대.”“하지만 그 전제 조건은 네 엄마가 모든 일을 인정하고 과정과 절차를 스스로 밝히는 거야. 그다음에야 양해서에 네가 서명하는 거지.”예천우는 차근차근 설명했다.“그러니까 네 엄마가 했는지 아닌지는 곧 밝혀질 거야. 만약 네 엄마가 아니라면 절대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거야. 또 상위 기관에서 관련 증거도 확인할 수 있을 거야. 증인과 물증은 절대 가짜일 리 없어.”“알겠어.”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가 자신을 속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임완유가 조금 우울해 보이자 예천우는 그녀의 기분을 살피며 한참을 함께 있었다. 결국 임완유가 그를 내보낼 때까지 예천우는 먼저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괜찮아. 난 계속 일해야 해.”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고 떠나면서 덧붙였다.“루루 화장품 재료의 비법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너희 엄마에게 줄 수 있어.”‘어찌 됐든 임연 그룹은 임 어르신의 평생 노력이 있는 회사니까.”예천우가 떠난 지 얼마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