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4화

작가: 종이워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양박군은 예천우가 나름 아끼는 인재였으므로 간단한 대화 몇 마디 나눈 후 바로 그에게 청룡법을 전수해 주기 시작했다.

약 2시간 남짓 시간이 흐르고 예천우가 기를 불어넣어준 덕에 양박군은 청룡법 1-3단계 수련에 성공한 것은 몸 자체가 달라진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

온몸에 힘이 차고 넘치는 기분이랄까?

물론 그것은 예천우가 수련 돌파를 도와준 것은 물론이요 따로 진기를 넣어 경맥을 뚫어준 덕분이었다. 원래부터 육체적 재능이 뛰어난 양박군이었던지라 예천우의 작은 도움에도 크나큰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앞으로 더 수련에 정진하도록 해. 익숙해지면 청룡법의 다음 단계도 가르쳐줄 테니까.”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앞으로 시키시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양박군은 감격스러운 얼굴로 예천우를 향해 허리를 숙이고 또 숙였다.

양박군에게 삶의 의미는 단 두 가지, 하나는 여동생을 잘 지키는 것, 다른 하나는 육체적인 강함에 대한 추구였다. 그런데 그 두 가지 모두 예천우에게서 큰 도움을 받았으니 이렇게 나올만도 했다.

...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새 저녁 8시.

양대복은 제시간을 맞춰 바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딱 봐도 고수인 게 분명한 노인 두 명이 그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화경급 고수?’

예천우가 눈을 가늘게 떴다.

화경급 고수들은 대부분 그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해 종사급으로 넘어가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양대복의 뒤를 따르는 두 남자들은 화경 중간 단계쯤 되어 보이는 이들이었으나 단 몇 시간만에 화경급 고수 두 명을 섭외했다는 것만으로도 양대복의 인맥과 실력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한편, 양대복의 등장에 장혁은 오히려 허둥대기 시작했다.

‘흑룡회 회장, 용등상회 회장, 천해시 지하세계의 왕 양대복을 직접 만나다니.’

그런데 양대복을 직접 만났다는 것보다 더 놀라운 상황이 펼쳐졌다.

천하의 양대복이 예천우를 보고 바로 고개를 숙이는 것이었다.

“천우 씨.”

게다가 더 기가 막힌 건 그저 고개만 까딱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용왕 귀환   제155화

    그 순간, 강력한 기운이 온몸을 휩싸고 가슴을 중심으로 충격이 퍼져나가더니 마치 트럭에라도 치인 듯 뒤로 튕겨나갔다.양대복의 곁을 지키던 다른 노인이 그를 부축하려 했지만 거대한 기운에 두 사람 모두 뒤로 밀려나가다 벽에 등을 부딪히고 겨우 멈출 수 있었다.“뭐... 뭐야?”하지만 젊은 나이의 초고수를 만났다는 사실이 육체적인 고통보다 더 강력하게 다가왔다.“너... 종사급 고수였어?”남자의 말에 양대복 역시 눈이 휘둥그레졌다.놀라움과 묘한 설렘이 동시에 느껴졌다.‘용왕님께서도 종사급 고수였어? 그래서... 그렇게 자신만만하셨던 거야?’‘종사급 고수? 전설속에서만 존재하는 줄 알았는데 천우 씨가 종사급 고수였다고?’역시 깜짝 놀란 양박군과 달리 이 분야에 있어 문외한인 장혁만 눈을 껌벅버릴 뿐이었다.공포, 충격, 동경... 여러 가지 감정이 담긴 시선들 속에서도 예천우는 무덤덤했다.“종사급 고수가 뭐 그렇게 대단한가요?”이미 18살에 종사급 경지에 올랐으며 지금은 종사급 후기, 즉 종사급 정상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간 뒤로 넘어가겠다 싶었다.종사급부터는 한 단계를 넘어가는 것이 그야말로 기적과 같은 일, 한 단계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니 사태수와의 싸움을 앞두고 있는 예천우는 여전히 자신만만했다.예천우의 실력에 겁을 먹은 두 남자의 태도 역시 바로 공손하게 바뀌었다.“저희가 눈앞에 고수님을 두고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무슨 벌을 내리시든 달게 받겠습니다.”손자 뻘인 남자에게 머리를 조아린다는 치욕감보다 압도적인 실력 차이로 인한 공포와 존경스러움이 앞섰다.“됐어. 양 회장 사람이니 굳이 건드리지 않겠어. 그리고 오늘 싸움에 두 사람은 참견하지 마.”“네, 알겠습니다!”지금까지 두 사람을 키워준 양대복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도 없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양대복 역시 그 상대가 예천우였으므로 전혀 개의치 않았다.잠시 후, 예천우는 양대복, 양박군, 장혁과 함께 사태수가 머무는 별장으로 이동하기

  • 용왕 귀환   제156화

    ‘악인을 처리하는 것도 대단한데 영사파까지 맡기려 하다니.’ 양박군은 왠지 모르게 벅차오름을 느꼈다.물론 양박군은 이 모든 게 예천우가 의도적으로 그의 욕망을 끌어내려 하고 있음을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한편, 예천우의 계획을 들은 장혁은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으로 모자라 말 그대로 기절하기 일보 직전이었다.사태수, 천해시의 레전드 강자이자 싸움 좀 한다는 이들은 한 번쯤은 동경해 봤을 인물, 그런 그를 죽인다니 이게 도대체 가능한 일인 건가 싶었다.지잉.‘완유잖아?’임완유에게서 걸려온 전화로 휴대폰이 울리고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는 예천우는 대충 무시하려고 했으나 상대가 워낙 집요하게 전화를 걸어오는 터라 결국 받을 수밖에 없었다.“어, 완유야.”“예천우 너 정말 미쳤어?”수화기 저편에서 화가 잔뜩 난 임완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나 안 미쳤는데?”“그런데 도대체 왜 비행기를 안 탄 건데. 정말 그렇게 죽고 싶어?”반면 임완유도 도무지 무슨 생각인 건지 속을 알 수 없는 예천우가 답답할 따름이었다.“혹시 나 지금 걱정해 주는 거야?”“걱정? 내가 왜 네 걱정을 해?”“아니, 안 그럼 이렇게 화를 낼 리가 없잖아. 내가 죽든 말든.”예천우가 피식 웃었다.“걱정하지 마. 난 무조건 살아남을 거야. 예쁜 우리 와이프 평생 과부로 살게 할 순 없으니까.”“그건 또 무슨 소린데?”“별거 아니야. 나 지금 바빠서 먼저 끊을게.”“나쁜 자식! 개자식!”또다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자 임완유는 휴대폰에 대고 연신 욕설을 내뱉었다.“과부? 누가 과부로 살겠대? 너 죽으면 바로 다른 남자 만날 거야!”하지만 화가 나는 것도 잠시, 울분을 쏟아내고 나니 또다시 예천우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사태수 그 사람을 도대체 어떻게 이긴다는 건데...’...같은 시각, 사태수의 별장.“사태수는 자신의 실력에 굉장히 프라이드가 높은 사람이라 저택에 경호원은 거의 두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별장 안에는 아마 잔심부름을 할 부하 2명

  • 용왕 귀환   제157화

    “예천우, 너 도대체 뭘 믿고 이렇게 건방진 거야? 기회를 줄 때 곱게 도망이나 칠 것이지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제 발로 여길 기어들어와? 그래. 그렇게 죽고 싶다면 내가 직접 죽여주마.”말을 마친 사태수의 주위에서 살기가 피어오르고 아늑하던 거실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섬뜩하게 변했다.그 기운에 양대복은 흠칫 놀라 뒤로 물러섰고 장혁은 자꾸만 힘이 풀리는 다리를 애써 부여잡았다.반면 양박군은 꽤 뜨거운 눈빛으로 사태수를 노려보고 있었다.지금으로선 저 사람과 싸워서 승산이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왠지 자꾸 싸워보고 싶은 욕심이 머리를 치켜들었다.그런 양박군의 표정을 살피던 예천우가 싱긋 미소 지었다.“싸우고 싶으면 덤벼봐. 내가 있는 한 죽진 않을 테니까.”그리고 그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양박군은 바로 그 자리에서 뛰어오르더니 사태수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사냥감을 앞에 둔 맹수와 같은 강력한 기세, 바람이 일 정도로 빠른 스피드.젊은 나이에 벌써 이 정도 기개를 보여주는 젊은이가 있구나라는 생각에 사태수도 흠칫 놀랐지만 곧 침착함을 되찾았다.‘하, 나이 치곤 대단하지만 내 상대는 아니지. 난 종사 중기를 앞두고 있는 몸이라고.’퍽!두 힘이 부딪히며 강렬한 충돌음을 빚어냈다.온힘을 다해 달린 양박군과 달리 그저 사태수는 그저 선 자리에서 오른손을 들었을 뿐임에도 그 강력한 기운에 양박군은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기분에 휩싸였다.한편, 사태수 역시 꽤 놀란 건 마찬가지였다.아무리 절반 정도 힘 밖에 싣지 않았다지만 팔이 저릿해 오는 건 물론이요 뒤로 조금 물러날 정도로 몰아붙이다니. 양박군의 놀라운 재능에 그는 진심으로 감탄했다.“힘이 아주 장사구나. 아직 종사급 고수가 아닌 게 아쉬울 따름이야. 조금만 더 성장했다면 꽤 성가신 상대가 되었을 테지만... 아쉽게도 그럴 기회는 없을 것 같구나.”그리고 다음 순간, 귀신처럼 조용히, 하지만 매섭게 이동하던 사태수는 양박군의 얼굴을 향해 장격을 날렸다.‘이건 못 피하면 죽는다.’훅 다가

  • 용왕 귀환   제158화

    “함께 싸우시죠.”사태수의 무시무시한 실력을 확인한 양대복이 어느새 예천우 곁으로 다가왔다.‘용왕님도 종사급 고수라지만 그건 상대방도 마찬가지야. 우리가 함께 싸운다면 그나마 이길 확률이 늘어날지도 몰라.’“같이 덤비시겠다? 오합지졸 몇 명 더 늘어난다고 결과가 바뀔 줄 알아? 순진한 건지 멍청한 건지.”사태수는 예천우 일행을 향해 가소롭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그렇게 죽고 싶다면야 내가 직접 죽여주지.”“하, 너 도대체 뭘 믿고 그렇게 건방진 거야? 무식한 자가 용감하다 뭐 그런 건가?”사태수의 눈동자가 어느새 분노로 벌겋게 달아올랐다.“무식한 건 너야. 지금까지 네가 가장 강한 줄 알고 살아왔겠지. 우물 안 개구리 주제에.”“이게 정말 죽으려고!”예천우의 도발에 참다 못한 사태수는 순식간에 예천우 앞으로 다가와 그를 향해 따귀를 날리려 했다.‘내가 곱게 죽여줄 줄 알아? 네 사지를 부러트리고 경맥을 전부 터트리고 근육 하나하나 전부 뒤틀리게 만들어주마. 차라리 죽여달라고 애원하게 해주겠어.’형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다가온 사태수의 모습을 확인한 순간, 양대복은 자신이 이 싸움에 끼어봤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란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천우 씨 조심하세요!”양박군의 목소리를 들은 사태수가 피식 웃었다.‘지금 피해 봤자 어차피 늦었어. 그런데... 뭔가 이상한데?’왠지 느껴지는 섬뜩한 기운에 사태수는 묘한 공포감에 휩싸였다.그리고 다음 순간, 본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비수를 꺼내고 그리고 그 비수가 정확히그의 목을 겨누고 있는 것을 발견한 사태수의 얼굴은 공포감으로 일그러졌다. ‘안돼!’하지만 이 짧은 단어를 미처 입 밖으로 내기도 전, 목 쪽에서부터 느껴지는 극심한 고통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너... 너도 종사급이었나?”겨우 입을 벌리고 중얼거리던 사태수가 털썩 쓰러졌다.마지막 가는 순간까지 사태수의 눈동자에는 억울함, 후회로 가득했지만 어쩌겠는가? 인생에 재방송이란 없는 것을.그리고 이

  • 용왕 귀환   제159화

    담양에겐 모시던 주인이 죽었다는 분노보다 더 무시무시한 괴물이 나타났다는 공포가 더 크게 다가왔다.가장 먼저 이성을 되찾은 양대복의 눈동자에는 어느새 더 큰 공경이 듬뿍 담겨있었다.‘용왕님... 내가 생각했던 그 이상으로 강하시잖아. 내가 평생 넘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사태수가 이렇게나 쉽게 죽어버리다니.’양박군 역시 눈을 반짝이며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천우 씨와 함께라면 진정한 강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예천우의 시선은 사태수의 시신에 단 1초도 머무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담양을 향해 물었다.“네가 담양이지?”“네.”잔뜩 긴장한 담양이 침을 꿀꺽 삼켰다.“절 아십니까?”“사씨 가문 사람들을 제외하고 영사파에서 가장 요주의 인물인데 내가 모를 리가.”“과찬이십니다. 솔직히... 지금까지 사태수의 부하로 있긴 했지만 그건 제 진심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 누구보다 사태수를 죽이고 싶었습니다.:“알고 있어.”예천우가 무덤덤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사태수를 죽이려고 작정한 이상, 상대에 대해 알아보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그중에서 강자로 손꼽히는 담양이 뭔가 다른 속셈을 가지고 사태수 곁에 붙어있다는 것 역시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그렇다면... 앞으로 천우 님을 위해 일할 수 있을까요?”“글쎄...”발칙한 질문에 예천우가 피식 웃었다.“아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네가 날 배신하지 않을 거라는 걸 내가 어떻게 믿지?”“천우 님의 실력을 이미 확인한 이상... 제가 어찌 천우 님을 배신하겠습니까?”“그럼 만약 나보다 더 강한 사람이 나타난다면?”“그래도 배신은 하지 않습니다. 비록... 잔인한 성정이라고 소문이 나긴 했지만 적어도 은혜는 잊지 않습니다.”담양이 예천우를 향해 고개를 조아렸다.“그래. 네 말 명심해라. 행여나 허튼 짓 했다간 죽음보다 더한 고통속에서 몸부림치다 죽게 만들어주마.”“천우 님의 말씀 마음속에 깊게 새기겠습니다.”고개를 숙인

  • 용왕 귀환   제160화

    한편, 양대복은 옆에서 찍소리도 내지 못한 채 눈치만 살피다 담양에게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연락처만 남겼을 뿐이었다.사태수도 죽었겠다 머리 없는 뱀 한 마리 잡는 건 일도 아니니 예천우는 미련없이 별장을 나섰다.‘어차피 나머지는 담양, 양대복, 양박군이 알아서 해줄 테니까.’먼저 차에 탄 예천우가 휴대폰을 꺼냈다.“교수님!”수화기 저편에서 황호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 부탁할 일이 있어서요.”“교수님, 뭐든 말씀하십시오. 아... 사태수 그 사람과 싸우는 건 안 됩니다. 그건 제 능력 밖이에요.”황호건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확실한 증거를 잡아 용국 4대 전신을 움직일 수 있으면 모를까...’용국은 과학기술은 물론 무예 고수들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중에서 손꼽히는 것이 바로 청룡, 주작, 현무, 백호 4대 전신이며 그 4명 중에서도 제일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세계 1위 강자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청룡이었다.“아, 그걸로 연락드린 게 아닙니다. 그리고 사태수는 이미 죽었으니 더 이상 신경 쓰지 마십시오.”예천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렇다면 다행... 잠깐,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당황한 황호건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지금 사태수가 죽었다고 하셨습니까?”“네. 방금 전 제가 직접 처리했습니다.”“아니...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지...”처음엔 귀를 의심하던 것에서 겨우 정신을 차리긴 했지만 이 상황이 당황스러운 건 마찬가지였다.“아마 곧 소문이 퍼지겠죠. 황 사장님한테는 다른 용건 때문에 연락드린 겁니다...”이어 예천우는 사씨 일가가 불법적인 방법으로 취득한 재산은 재판에 따라 상납하겠지만 남은 재산은 담양이 관리를 맡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이어나갔다.이에 황호건은 당연하게도 고개를 끄덕였다.일단 예천우의 부탁이라면 웬만해선 거절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고 영사그룹 같은 대기업이 하루아침에 무너진다면 천해시의 경제는 물론이요 당장 청년 취업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연쇄적으로 일

  • 용왕 귀환   제161화

    이 말은 매우 달콤했지만 임완유는 기뻐하지 않고 짜증을 내며 말했다. "네가 그 사람을 죽였다고? 뭘로 죽인 거야?""물론 내 이 두 손으로 죽였지." 예천우가 진지하게 대답했다. "허튼소리 하지 마!" "그 사람이 어떻게 죽었는지 내가 정말 모를 거라고 생각해?"임완유는 화를 내며 말했다. 비록 자신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한 말이겠지만 이렇게 터무니없는 말을 할 필요까지 있었을까. 그 사람은 전설의 종사 고수였고, 예천우가 태어났을 때부터 무술을 익혔다고 해도 상대가 될 리가 없는데 어떻게 그를 죽일 수 있단 말인가. 이번에는 사태수의 수련이 주화입마에 들어가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예천우는 죽었을 뿐만 아니라 임 씨 가문도 결코 쉽게 살 수 없었을 것이다. 예천우는 잠시 멍을 때리더니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어떻게 죽였냐고?" 이에 대해 그는 담양이 어떻게 처리했는지 알지 못했고, 떠나기 전 그는 딱 ‘조용히 처리했다’라는 말만 남겼다. “주화입마!" "만약 그 사람이 주화입마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이 세상에 그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야!" 사태수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임완유는 사태수의 과거 업적을 아주 잘 파악하고 있었고, 그를 알면 알수록 그 무서운 힘이 두려워졌다. 그래서 그녀는 예천우가 천해시를 떠나지 않는 것을 보고 이토록 불안해했던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예천우는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담양이 소식을 전했을 때는 주화입마였다고 했지만, 이렇게 함으로서 자신에게 관심이 덜 가게 한 것이다. "왜, 이제 할 말이 없는 거야? 다음번에 허풍을 떨 때는 조금 더 말이 되게 하라고." 임완유는 화가 났고, 심지어는 유걸이 앞전에 그가 도움을 준 사람이 예천우라고 한 말도 모두 거짓이고, 고의적으로 자신을 불편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아니었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알겠어, 조심할게."예천우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정말 조심해 줘, 허풍을 떨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임완유는 예천우가 허풍을

  • 용왕 귀환   제162화

    임완유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엄마, 예천우에게 유걸 일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어." "상관없어, 모든 게 다 그 사람 탓이야." "어쨌든 만약 그가 감히 우리 임 씨 집안에 다시 들어오려고 한다면, 난 걔 다리를 부러뜨릴 거야!" 유은수는 예천우에게 모든 분노를 쏟아부었다."말도 안 돼!" 임완유는 화를 내며 돌아서 떠났다.지금 임 씨 가문은 큰 어려움에 처해 있었고, 할아버지, 사촌 동생 일가의 밑천이 모두 손해를 봤기에 어르신도 참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너!"유은수는 딸의 이런 모습을 보고 더욱 화가 났고, 즉시 아들을 부른 뒤 예천우를 상대할 사람을 찾아 그를 가만두지 말라고 지시했다. 비록 예천우도 무술을 할 줄 알지만, 두 주먹이 네 손을 대적하기 힘들고 호걸도 많은 사람은 당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그를 상대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예천우는 임완유와 통화를 끝내자 곧바로 소정의 전화가 다시 걸려왔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바로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소정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전화를 걸었고, 그는 하는 수 없이 전화를 받았다. "예천우, 방금 사태수가 주화입마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어. 하지만 그 사람은 틀림없이 주화입마가 아니라 너가 손을 쓴 걸 거야, 내 말이 맞지?" 소정이 흥분해서 말했다.사태수도 죽일 수 있다니, 예천우의 실력이 얼마나 무서운 건가?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예천우의 강인함을 알 수 있었다. 만일 그녀가 예천우의 여자가 될 수 있다면 그녀는 틀림없이 매우 우월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임완유는 자신의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겠지. 예천우는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물었다."무슨 일 때문에 전화한 건데?"소정은 예천우의 냉담함을 느끼고 서둘러 말했다. "예천우, 아직도 예전에 내가 너를 표적으로 삼은 일을 신경 쓰고 있는 거지? 당시에는 정말 진심이 아니었어.""완유가 계속 너를 차버리고 싶어 해서 나한테 도움을 요청한 거고, 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너에게 대

최신 챕터

  • 용왕 귀환   제981화

    강지혜는 허겁지겁 피하려고 했지만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걸 다 피할 수가 없었고 결국 머리가 헝클어져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얼굴도 맞아서 약간 고통이 안겨 왔다.강지혜는 도저히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서 소리쳤다.“이 자식아, 두고 보자. 내가 반드시 너를 지옥에 떨어뜨려 줄 거야. 누구도 날 막을 순 없어!”그러자 예천우는 비웃는 얼굴로 대꾸했다.“또 그 소리네요. 역시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고 하더니 쓰레기는 역시 쓰레기네요.”예천우는 강지혜의 협박에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이었다.주변의 허씨 집안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완전히 얼어붙었다. 심지어 허광호마저도 예천우가 어떻게 비참한 결말을 맞을지 기대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예천우를 혼내야 한다는 것도 잊고 말았다.그때 누군가 들어와서 소식을 전했다. 손씨 가문의 가주가 직접 사람들을 이끌고 들어왔다는 것이다. 허성태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졌고 서둘러 문 쪽으로 향했다.마침내 문이 열리더니 허씨 집안 하인 둘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리고 그 뒤로 험상궂은 얼굴에 강렬한 위엄을 풍기는 한 50대 중반의 남성이 들어왔다.그의 옆에는 날렵한 걸음걸이로 따라오는 노인이 있었는데 걸음 모양새만 봐도 상당한 실력의 고수임이 느껴졌다.그리고 그들 뒤로는 경호원들이 줄지어 들어왔는데 동일한 복장에 강한 기운을 뿜어내며 위압감을 자아냈다.허성태는 다급히 앞으로 나서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손 가주님께서 오셨군요.”“비켜!”손승우는 손동욱과 전화했을 때 이미 허씨 가문이 돕기는커녕 예천우 편을 들고 있다는 사실에 몹시 화가 난 상태였다.그래서 그는 즉시 사람을 데리고 허씨 저택으로 쳐들어왔다.예전 같았으면 허성태에게 몇 마디 예의를 차렸겠지만 오늘은 전혀 그런 모습 없이 그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왔다.그러자 허성태는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지만 곁에서 임선호가 빠르게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허성태는 임선호를 잠시 쏘아보며 손을 뿌리쳤다. 순간적으

  • 용왕 귀환   제980화

    “겁먹은 얼굴로 그렇게 초조해하는 것 좀 봐. 그래서 감히 가연이랑 결혼하겠다고 나설 생각을 한 거야?”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네 아버지는 언제쯤 오는데?”“그게... 아마 30분 정도 걸릴 거야.”손동욱의 아버지가 있는 곳은 너무 멀진 않지만 당장 가까운 거리도 아니어서 시간이 좀 필요했다.손동욱의 아버지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즉시 오겠다고 했고 그는 다른 고수들을 부르지 않고 직접 와서 예천우를 처리하기로 마음먹은 듯했다.“아직도 그렇게 오래 걸려? 너무 느린 거 아냐.”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주변 사람들은 예천우의 태도에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다. 지금까지 이렇게 대담하게 나서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곧 손씨 가문의 가주인 손승우가 오면 예천우는 분명히 참담하게 당할 게 뻔해 보였다.하지만 예천우는 그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테이블 위의 과일을 보고는 말했다.“시간이 좀 남는 것 같은데... 여기 과일이 꽤 잘 익었네.”“자, 다 같이 앉아서 천천히 먹으면서 기다려요!”예천우는 자리에 앉아 차를 따르고 견과류를 하나씩 천천히 집어 먹기 시작했다. 그는 여유롭게 임선호와 임완유에게도 자리를 권하며 함께 먹자고 했다. 임선호는 허가연을 데리고 자리에 앉았고 그들은 진짜 여유롭게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다.이를 지켜보던 허성태는 깜짝 놀랐다. 왠지 임선호의 매부 예천우라는 사람이 보통 사람은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다.연기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 손씨 가문에 감히 대적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어쩌면 예천우가 정말로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허가연은 진정으로 좋아하는 임선호와 결혼할 수 있을 것이다.임완유는 부러운 눈빛으로 허가연을 바라보았다.허가연은 자기 부모와는 달리 진정으로 딸을 위해 생각해 주시는 부모님이 계셨다. 하지만 임완유의 부모는 오히려 그녀를 끝없는 위험 속으로 밀어 넣었다. 이번에도 예천우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아마 비참한 결말을

  • 용왕 귀환   제979화

    허성태는 어두운 얼굴로 그들을 쳐다봤다. 결국 여기는 허씨 가문의 집이었으니 말이다.허씨네 저택에서 손동욱과 강지혜가 뺨을 맞았으니 어쩌면 허씨 가문도 역시 연루될 가능성이 컸다.허종우와 허광호도 마찬가지로 큰 충격을 받아서 말문이 막혔다.분노에 찬 강지혜와 손동욱은 벌써 불같이 화가 났다. 특히 손동욱은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으르렁댔다.“너희들은 이제 다 죽었어. 그 누구도 너희를 구하지 못할 거야. 나 손동욱이 분명히 말했어!”말을 마친 손동욱은 서둘러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이 상황을 본 허종우는 참지 못하고 크게 소리쳤다.“너희들은 정말 간탱이가 부었구나. 감히 사모님과 동욱 도련님을 때리다니! 광호야, 뭐 하고 있어? 빨리 저놈들을 잡아!”허종우는 자기가 이 시점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손씨 가문의 고수들이 도착했을 때 불똥이 자신한테 튕길까 봐 두려웠다.허광호도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는 예천우에게 으르렁댔다.“이건 네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일이야. 그러니 날 탓하지 마!”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사납게 예천우에게 달려들었다.허광호는 위무권관의 관주 진은수에게서 오랫동안 배워 온 무술로 인해 비록 재능은 부족했으나 상당히 강한 내공을 가진 고수였고 지금은 명경 절정의 경지였다. 그는 평범한 상대는 단숨에 제압할 수 있는 실력자였기에 예천우 같은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안 돼요!”그때 허가연이 재빨리 나서서 허광호를 막으려 했다.그러자 허광호는 더욱 분노에 휩싸였다.바로 그때 허성태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광호야, 그만해.”“하지만...”“이 일은 손씨 가문과 임선호 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야. 우리 허씨 가문 사람은 끼어들지 마.”허성태는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강지혜와 손동욱을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제가 이미 약속을 한 상태라 부득이하게 이번 일에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그러자 강지혜는 매섭게 허성태를 노려보며 비웃었다.“허성태

  • 용왕 귀환   제978화

    손동욱은 음산하게 웃으며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오면서 말했다.“오늘 이런 짓을 했으니 넌 이제 정말 후회하게 될 거야. 그때 가서 내 앞에 무릎 꿇고 빌지 말았으면 좋겠어. 하하...”손동욱이 비웃으며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것을 들은 허가연은 임선호가 아직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나서서 입을 열었다.“아빠, 이게 대체 무슨...”“가연아, 앞으로 일은 아빠도 어쩔 수가 없었어. 네 남자 친구가 방금 자기 힘으로 널 지킬 수 있다고 하지 않았니? 이제 그의 실력을 증명할 차례야.”허성태는 허가연의 말을 잘라 끊었다.“아니, 실력이라니요? 선호 오빠는 그저 평범한 집안 출신인데 무슨 수로 손씨 가문을 상대할 수 있겠어요?”허가연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가연아, 그만해. 손씨 가문이 어떤 존재인지 너도 알잖니. 네 아버지가 이 정도까지 양보한 건 이미 우리 허씨 가문의 운명을 건 일이야.”조은희는 고개를 내저으면서 말을 이어갔다.“이제부턴 임선호한테 달렸어. 만약 정말 그가 살아남는다면 엄마도 너희를 축복해 줄게. 더구나 네가 선호와 사귄 그 순간부터 선호는 손씨 가문을 상대해야 하는 운명이었어. 이 난관을 넘지 못하면 너희들도 절대 행복한 미래가 없을 거야.”부모님의 행동이 이해되었지만 허가연의 안색은 여전히 어두웠다. 허씨 가문은 더 이상 임선호를 도와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그녀는 즉시 임선호를 바라보며 다급하게 물었다.“오빠, 이제 어떡해요...”임선호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서둘러 말했다.“가연아, 걱정하지 마. 나에겐 매부가 있어. 우린 절대 아무렇지 않을 거야.”그 말을 들은 허성태는 살짝 놀랐다. 그도 그제야 임선호가 말한 예천우라는 존재가 생각났다. 조금 전 예천우 덕분에 상황이 반전되었으니만큼 어쩌면 예천우가 정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희망이 피어올랐다.“언니, 형부... 제발 부탁드려요. 선호 오빠를 꼭 지켜주세요.”허가연은 눈을 반짝이며 필사적으로 부탁했다.그러자 예천우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 용왕 귀환   제977화

    “네! 목숨을 잃는다 해도 전 상관없어요. 그래도 전 가연이와 함께할 겁니다. 아버님, 걱정하지 마세요. 허씨 가문이 나설 필요도 없어요. 제가 스스로 가연이를 지켜낼 거니까요.”임선호는 예천우가 곁에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넘쳤다. 그의 매부 예천우는 바로 용왕님의 신분이었으니 말이다.“건방진 녀석, 네가 뭘 믿고 우리 손씨 가문을 상대한다는 거야?”손동욱은 차가운 목소리로 비웃었다.그도 역시 허성태의 태도가 뭔가 달라졌음을 느꼈다.임선호가 대답하려는 찰나 허성태가 그를 제지하며 입을 열었다.“좋아. 임선호,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내가 네 소원을 이뤄주마.”허성태의 말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허성태가 이렇게 갑작스러운 결정을 내릴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허씨 집안 사람들조차 믿을 수 없었다.‘단지 방금 본 영상 때문에 저런 말을 하는 거야?’허성태의 말을 들은 허가연도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아버지를 쳐다봤다.“형!”허종우가 참지 못하고 나섰다.“형, 대체 무슨 말이야 그게? 이렇게 하면 우리 허씨 가문의 체면은 어디에 두겠어?”허광호도 믿을 수 없어서 다급하게 말했다.“이러시면 안 돼요! 가연이가 세상 물정을 몰라서 막말한 건데 그렇다고 해서 그냥 내버려두면 안 돼요.”“그만해. 이미 결정했어.”허성태는 단호하게 손을 들어 제지했고 시커멓게 굳어버린 얼굴로 손동욱과 강지혜 쪽으로 돌아서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모님, 정말 죄송합니다. 보시다시피 지금 이 상황에서 더 강압적으로 나가다가는 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허허. 허씨 가문에서 이렇게 나오면 오히려 큰일이 터질 것 같은데요?”강지혜가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그 말은 분명 협박이었다. 허씨 가문 사람들은 얼굴이 모두 어두워졌다. 가능하다면 그들은 당장이라도 나서서 허성태에게 항의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럴 일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손씨 가문은 어엿한 동성의 4대 가문이 아닙니까? 이 작은 일을 굳이 크

  • 용왕 귀환   제976화

    사람들은 모두 잠시 멍하니 있었다. 허성태 역시 당황했지만 결국에는 예천우가 건넨 영상을 받아 보았다. 영상을 확인하자 그의 얼굴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더 문제였던 건 영상 속 여성은 한 명이 아니었다. 이 정도면 손동욱은 완전히 변태적인 심리가 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예전에는 손동욱이 단지 젊어서 여색을 즐긴다는 말을 들었고 언젠가는 그도 철이 들 거라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지독한 사람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조은희도 이 상황을 지켜보다가 결국 다가와 영상을 보게 되었고 그녀의 안색도 확 굳어졌다. 비록 허성태가 급히 영상을 끄고 지워버렸지만 조은희는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눈빛이었다.아무리 가문을 위해서라도 그렇지 손동욱 같은 인간에게 딸을 시집보내는 건 절대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그렇게 된다면 허가연의 인생은 정말로 망가지고 말 것이다.허성태는 영상을 지운 뒤 예천우에게 돌려주며 차분하게 말했다.“영상을 보여줘서 고맙지만 영상은 이미 내가 삭제했어. 덕분에 내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게 되었군. 하지만 다시 확인하고 싶은데 이 영상들은 어떤 사본도 남아 있어서는 안 돼.”그러고는 한 번 더 손동욱 쪽을 돌아보며 강한 어조로 덧붙였다.“그렇지 않으면 그 누구라도 널 구할 수 없어.”예천우는 순간 조금 놀랐다.‘설마 손동욱 저 자식을 지켜주려고 이러는 걸까?’하지만 허성태의 표정을 보니 손동욱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허가연을 위해 아주 중대한 결정을 내린 것처럼 보였다.‘설마 내가 괴롭힘을 당할까 봐 이러는 걸까? 그렇지 않았다면 동영상을 보여줘서 고맙다는 말도 안 했을 거야.’손동욱이 이 영상들을 보았다면 반드시 예천우를 죽이려고 할 것이다.‘보아하니 허가연 씨의 부모님은 완유의 부모들보다도 엄청 좋으신 분들이네.’조은희 역시 허가연이 손동욱에게 시집가는 일에 대한 고통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반면 허성태는 그동안 허가연의 결혼을 지지하는 듯했지만 지금 보니 그 또한 약간 망설이는 것 같았다.주변 사람들

  • 용왕 귀환   제975화

    예천우의 말에 모두 잠시 얼어붙었다.‘이건 어디서 굴러온 녀석이지? 자기가 뭘 하고 있는 건 알긴 하는 건가?’특히 허가연도 멍해졌다.‘이 사람은 누구지?’허가연은 자연스레 임선호를 바라보자 그는 재빨리 속삭였다.“이 사람이 바로 내 매부야.”허가연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란 얼굴로 예천우를 바라봤다.‘이 사람이 바로 그 예천우 씨였어?’겉으로 보기엔 특별히 무서운 느낌도 없었고 오히려 편안하고 평범한 사람 같아 보였다.그러자 허광호가 바로 비아냥거렸다.“네가 뭔데 여기서 함부로 떠드는 거야? 여긴 네가 끼어들 자리 아니야."“전 물론 그럴 자격이 있죠.”예천우는 태연하게 대꾸했다.“소개할게요. 전 선호의 매부인 예천우라고 해요. 제가 이번에 여기 온 건 단순히 허가연 씨를 데려가기 위해서가 아니에요.”예천우는 허가연 집안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고 무시하는 시선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담담하게 이어갔다.“사실 허가연 씨와 임선호가 진짜 잘 어울리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어요.”주변 사람들은 예천우의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자기가 뭔데 감히 그런 말을 하는 거야?’하지만 예천우는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웃으면서 계속 말했다.“제가 보기에는 허가연 씨는 인품도 훌륭하고 외모도 뛰어난 정말 좋은 여자예요. 선호랑 참 잘 어울리고 그야말로 선호에게 딱 맞는 인생의 짝이라고 생각해요.”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다시 한번 말문이 막혔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사실 허가연이 임선호보다 훨씬 뛰어난 건 사실이었다. 외모나 집안 배경 모두 임선호를 압도할 정도였고 게다가 임선호 자신도 별다른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임강이 줄곧 임선호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유 중 하나였다.그러나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예천우의 말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었고 누구 하나 그의 말을 끊지 못하고 듣고 있었다.“그런데 말이죠.”예천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어갔다.“허가연 씨의 집안 어르신들이 문제 많더라고

  • 용왕 귀환   제974화

    “아버지, 정말 제 미래는 상관없어요? 왜 저를 죽음으로 몰아가시려는 건가요?”허가연은 눈물에 젖은 눈으로 아버지를 노려보며 말했다.그러자 허성태는 얼굴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이건 가족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손씨 가문을 건드리는 건 허가연에게도 허씨 가문에게도 너무나 큰 위험이었다. 그래서 허성태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아빠가 널 협박하는 게 아니야. 하지만 손씨 가문 도련님만이 너랑 평생을 함께할 가장 적합한 사람이야.”“맞아. 가연아, 동욱 도련님은 젊으시고 잘생겼고 능력까지 좋으시니 동성의 수많은 명문 가문의 딸들이 도련님와 결혼을 꿈꾸고 있어. 저런 멍청이한테 속아서 인생을 망치면 안 돼.”허종우가 덧붙이며 말했다.“그러게 말이야. 가연아. 네가 임선호 같은 쓰레기랑 함께하면 평생 고통 속에서 살 수도 있어.”허광호도 다급하게 말했다.하지만 허가연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상관없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선호 오빠뿐이에요. 오빠랑 결혼할 거예요!”예천우는 그 말을 듣고 속으로 놀랐다.‘저 정도로 훌륭한 여자가 선호를 이토록 사랑할 줄이야.’예천우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옆에서 이 모습을 보던 임완유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다.그녀는 동생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선호야, 나중에 절대 가연 씨를 실망하게 하지 마. 알겠지?”임선호는 눈물을 머금고 대답했다.“누나, 걱정하지 마세요. 제 목숨을 걸고서라도 가연이를 평생 지켜줄 거예요.”“그러면 됐어. 만약 그 약속을 어기면 나도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허가연의 말을 들은 허성태는 몹시 화가 났다. 특히 강지혜의 어두워진 표정을 보고 나니 더욱 참을 수가 없었다. 오늘 손씨 가문 사람들에게 확실한 태도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그래서 그는 허가연의 뺨을 치려 손을 들어 올렸다.하지만 그 순간 한 사람이 빠르게 앞으로 나와 허가연을 뒤로 밀치고 대신 그 뺨을 맞았다. 바로 임선호였다.팍!귀에 쟁쟁 울리는 소리와 함께

  • 용왕 귀환   제973화

    예천우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강지혜의 말소리를 듣고는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며 목소리를 높였다.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세 사람이 천천히 방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모든 사람은 순간 당황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 누가 감히 이렇게 방자하게 나설 수 있을지 궁금했다.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바라보니 세 사람이 서 있었다.허가연은 임선호를 발견하자 얼굴이 활짝 밝아지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선호 오빠!”허광호은 그 모습을 보고 즉시 화가 치밀어 올랐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임선호가 정말로 허가연을 데리러 허씨 가문에 당당히 들어올 줄은 몰랐다.이건 분명히 자신을 무시하는 행동이었기에 그의 얼굴에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스쳤다.허종우는 분노에 가득 차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희가 대체 누구길래 감히 우리 허씨 가문에서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냐?”허광호는 기다렸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예천우 옆에 서 있는 임선호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자식이 바로 뻔뻔하고 멍청한 임선호입니다! 저 주제에 감히 우리 가연이를 탐내고 있어요!”이 말을 들은 손동욱의 얼굴도 어두워졌다. 그는 허가연이 임선호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으나 아직 그를 혼내줄 시간이 없었다.원래는 허가연과의 약혼을 정한 후에 임선호를 혼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당당하게 찾아오다니 그를 무시하는 것 같아 불쾌했다.허종우는 더욱 화가 나서 소리쳤다.“이놈아, 감히 이곳까지 와서 날뛰다니 간탱이가 부었나 보네. 널 한 번 봐 줄 테니 지금 당장 꺼져. 그러면 목숨만은 살려줄게!”그러나 임선호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히 말했다.“아저씨, 어떤 말씀을 하셔도 오늘 저는 그냥 물러나지 않겠어요. 죽더라도 가연이를 포기할 수 없어요.”그러자 허종우는 이를 악물고 명령했다.“좋아. 그럼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주마. 광호야, 당장 저놈을 죽여!”허성태는 조카인 허광호가 강력한 무술 실력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허광호는 위무권관의 관장님을 사부님으로 모시고 있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