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러지 않으면 예천우 도련님의 도움을 어떻게 갚지?’ 예천우는 원래 더 많은 돈을 주려고 했지만 양박군이 다르게 생각할까 봐 포기했다. 하지만 예천우는 양박군이 천재고 그의 여동생도 남다른 재능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다만 아쉬운 건 양영이 한 번도 수련한 적이 없어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예천우는 병실에서 나온 후 밖으로 가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갑작스러운 살기에 고개를 돌려보니 마스크를 쓰고 있는 남자 의사가 있었는데 예천우는 뛰어난 경험과 감각으로 상대가 킬러라는 걸 확신했다. 킬러가 얼마나 자신이 있었으면 대낮에 병원에 와서 사람을 죽이려고 했을까. 눈치채지 못했다면 그만이지만, 예천우는 그것을 목격한 이상 무시할 수 없어 몰래 따라갔다. 그러자 남자 의사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재빨리 한 병실 문 앞으로 가서 문을 밀고 들어갔다. 예천우는 황급히 따라가 안에 있는 사람이 장혁이라는 것을 보고 멍해졌다. 옆에도 남자가 몇 명 있었는데 다리에 깁스를 한 걸 보아 지난번에 다리가 부러져서 그런 것 같았다. 남자 의사가 들어가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칼을 꺼내 장혁의 목으로 찔렀다. 장혁은 긴장해서 안색이 변하더니 재빨리 피했다. 다행히도 목에 있던 액세서리가 칼을 막았다. 하지만 그래도 그는 놀라서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장혁은 자신이 평소에 실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했지만 눈앞의 사람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았다. 다른 몇몇 사람들도 놀라고 화가 나서 달려갔지만 남자 의사에게 힘차게 내동댕이쳐졌다. 장혁은 이 틈을 타 다리의 아픔을 생각할 새 없이 문 앞으로 달려가며 소리쳤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하지만 남자 의사는 덤덤하게 몸을 돌리더니 오른손으로 신속하게 장혁에게로 돌진했다. 사망의 위협을 느낀 장혁은 안색이 변해 이번엔 죽는다고 생각했다. ‘틀림없이 유걸 그 자식이 한 짓이야.’장혁은 절망스러웠다.하지만 문 앞의 예천우를 보자 장혁의 눈엔 다시 희망의 빛이 떠올라 황급히 말했다
‘그럴 리가 없어.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젊은 종사가 있을 수 있어?’ 하지만 진기외방호체는 종사가 아니면 할 수 없었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는 틀림없이 특수한 방법으로 한 것일 거야.’ 남자 의사는 마음속의 놀라움을 억누르고 도깨비 같이 빨리 움직이더니 순간 예천우의 왼쪽에 나타나 비수로 목을 향해 찔렀다. 하지만 예천우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마치 그가 그곳에 나타날 줄 알았던 것처럼 오른손을 들어 상대방의 손목을 잡고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 의사는 바닥에 누워 온몸이 부서질 것 같았다. 그는 다시 일어나 신속하게 반격했다. 하지만 매번 접근할 때마다 쉽게 예천우에게 잡혀 힘세게 내동댕이쳐져 아파서 더 이상 일어날 마음이 없어졌다. 남자 의사는 기어 일어나 입가의 피를 닦았다. 그는 내장이 뒤틀린 것 같아 더 이상 공격할 힘이 없어 몸을 돌려 밖으로 도망가려고 했다. 하지만 움직이자마자 갑자기 나타난 사람에게 맞아 기절했다. 장혁은 멍해서 눈앞의 상황을 바라보았다. 그는 예천우의 실력을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예천우의 실력이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무섭다고 생각했다. “예 도련님, 방금 감사했습니다. 당신이 아니었으면 난 벌써 죽었을 거예요.” 그는 진심으로 감사했다. 왜냐하면 자신이 여러 번 상대방을 해치려고 했는데 오히려 덕을 베풀다니.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무슨 방법을 사용해서든 이 사람을 데려가서 감금해.” 예천우가 말했다. “데려가는 건 문제가 아닌데 그의 실력이…….” “걱정 마. 24시간 내에 깨어나지 못할 거니까. 그리고 함부로 때리지 마. 일직 깨어날 수 있으니까.” 예천우가 일깨워주었다. “알았어요!”장혁은 대답하고 바로 전화하기 시작했다. 예천우는 장혁이 매번 자기한테서 패배하지만 사실 능력도 있고 부하들도 충성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제일 중요한 건 융통성이 있고 인맥이 넓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양박군을 보좌하면 딱일 것 같았다
이때, 예천우는 병원에서 볼 일 끝나고 별장으로 돌아갔다. 그는 어르신에게 당분간 임씨 가문으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말하려고 했다. 별장 앞에 가자마자 핸드폰이 울리더니 양대복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용왕, 사만식의 아버지 사태수가 돌아왔어요.” 양대복은 아침에 소식을 받았다. “그래? 별 다른 행동은 없고?” 예천우가 물었다.“아직은 없어요. 그는 돌아오자마자 사씨 가문의 세력을 다시 정돈했어요. 특히 영사 집단 위주로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기둥이 생긴 것 같아요. 내가 알기론 아들과 손자를 구해내려고 한다고 들었어요.” 종사고수의 집행능력은 대단했다. “상관없어. 마음대로 하게 둬. 특별사항이 있으면 나한테 보고하면 돼.” 양대복은 전화를 끊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용왕이 대체 어디에서 온 자신감인지 몰랐다. ‘상대방이 종사고수라, 어르신 혹은 좌우호위가 아니면 아무도 막을 수 없을 텐데.’ 어르신께선 워낙에 번개같이 나타났다가 구름같이 사라지셔서 일 년에 한 번도 볼까 말까였다. 그리고 좌우호위도 본부 밀실에서 수련하느라 내려오지도 않았다. 양대복은 후회하기 시작했다. ‘나까지 조사해서 나오면 큰일인데. 영사 집단을 맡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야.’ 손을 쓴 사람들은 모두 비참한 결과를 초래했다. 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거실로 들어가자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임씨 가문의 사람들을 보았다. 임씨 가문의 사람들은 예천우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분해서 말했다. “예천우, 이 재수 없는 자식이 감히 어디라고 와?” “다 너 때문이야. 네가 겁 없이 그러지만 않았어도 우리가 사씨 가문을 건드리는 일이 없었을 텐데.” “이제 어떡할 거야? 사태수가 왔으니 우린 끝장이야.” “…….” 이번엔 어르신까지 탄식했다. “천우야. 여태 널 참아왔는데 이렇게 큰 사고를 칠 줄은 몰랐다.” “우리 임씨 가문에선 더 이상 널 받아들일 수 없구나. 얼른 떠나서 산으로 가거라.” 예천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어르신의 생각을 알고 있었다.
임씨 어르신도 임완유의 말에 동의했다. “그래 천우야, 가라. 너 확실히 임씨 가문에 남아있으면 안 되는 것 같아.” 예천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사실 그렇게까지 사태수를 무서워할 필요는 없는데.” “뭐라고?” 그의 말은 다시 한번 사람들을 화나게 했다. 이렇게 큰 사고를 쳤는데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다니. “너 그 사람이 누군지 알기나 해? 왕년에 그가 어떻게 천해시에서 위세를 떨쳤는지 알아? 양 회장도 그에게 함부로 못해.” 임강이 화가 나서 말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너 실력 좀 있다고 천하무적인 줄 알아?” “너 그런 어설픈 실력으로 사태수를 만나면 반격할 기회도 없을 거야.” “우리 임씨 가문에도 재수가 없지. 어떻게 너 같은 녀석이랑 엮여서는.” 이때 어르신께서 화를 냈다. “천우야. 더 이상 말 할 필요도 없으니까 너 당장 임씨 가문에서 떠나.” “맞아. 어서 가.” 임완유도 말했다. 그녀는 사태수가 종사고수라는 소문을 들었다. 그리고 전국에 종사가 몇 명 없다는 소문도 들었다. 예천우의 우슈가 아무리 대단해도 사태수와 비교하면 갓난아이의 수준에 불과했다. 두 사람이 모두 그렇게 말하자 예천우는 그제야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럼 난 나갈게. 하지만 고작 사태수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 그는 말을 마치고 빠른 걸음으로 떠났다. 계속 머물러 있다가는 또 싫은 소리를 들을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다른 사람이 화를 참지 못할 때 임완유의 핸드폰이 울려서 보니 유걸에게서 온 전화였다. “유걸아!” “완유야. 사태수가 돌아온 거 알아?” 유걸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응, 방금 들었어.” “사태수는 보통인물이 아니야. 예천우가 한 일 틀림없이 임씨 가문에 영향을 끼칠 거야. 심지어 사태수가 임씨 가문에게 공격할 수 있어.” 유걸이 말했다. “우리도 지금 그 일 때문에 걱정이야. 이게 다 예천우 그 망할 놈의 자식 때문이라고.” 유은수는 유걸의 말을 듣고
“알았어.” 임완유는 황급히 승낙했다. “그래, 알았어. 참, 너 이번에 자금 좀 준비해야 돼.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니까.” “응, 알았어.” 유걸이 그렇게 말할수록 임완유는 그 진실성을 더욱 굳건히 믿었다. 왜냐하면 그녀도 천하의 모든 일은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도리를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전화를 끊고 임완유가 말하기도 전에 유은수가 말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역시 우리 가문의 복덩이는 유걸이라니까.” “맞아, 잘 생각해 봐. 짧은 시간 내에 유걸이 우릴 몇 번이나 도와줬어? 사고만 치는 예천우 그 재수 없는 자식과 다르다고.” “완유야, 봤어? 앞으론 유걸 도련님 잘 고려해 봐.” 임강이 말했다. “응.” 임완유는 대충 대답하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문제 해결하는데 집중해야 해.” 말을 마친 그녀는 일어나 떠났다. 임완유는 임씨 가문과 사태수 사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는 예천우와 사씨 가문의 문제도 해결해서 더 이상 쫓기지 말기를 바랐다. 예천우는 임씨 가문에서 나와 천궐1호별장으로 가려다가 너무 멀어서 장혁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장혁의 행동력이 그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 짧은 시간에 모든 걸 해결해 버렸다. 그는 예천우의 분부를 받자마자 주소를 알리고 자기도 옆에 있는 사람의 부축에 의해 퇴원하고 차 타고 돌아갔다. 예천우가 장혁이 제공한 주소에 도착하니 큰 술집이었는데 그건 장혁의 것이었다. “예 도련님, 오셨어요?” 예천우가 오자 장혁은 한쪽 다리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황급히 일어나 마중 갔다.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걸어갔다. “예 도련님, 그 킬러는 지하실에 가두었습니다. 지금 보러 가시겠습니까?” “급하지 않아. 일단 네 다리부터 치료해 줄 게.” ‘다리를 치료해 준다고?’ 장혁은 예천우의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졌다. “왜? 절뚝이는 게 더 편하니?”“아닙니다. 예 도련님, 혹시 의술을 아세요?”장혁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예 도련님, 정말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앞으로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저한테 분부하세요. 아무리 위험한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겠어요.” 장력은 속으로 탄복했다. “됐어. 정말 위기에 부딪히면 어디로 숨을지도 모르면서.” 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네 부하들을 데리고 내 밑에서 일해.” “진짜요? 좋아요.” 장혁은 즉시 말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는 예 도련님의 실력을 여러 번 목격해서 그를 따라가면 앞날이 창창할 걸 알았다. “너무 일찍 좋아하지 마. 내 밑에서 일하면 법을 어기는 일을 해서는 안 돼.” “걱정 마세요. 예 도련님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그래, 네 말 기억해. 그렇지 않으면 내 수단 알지?” 예천우는 경고하고 말했다. “그 킬러 왜 널 죽이려고 한 거야?” 그 일을 말하자 장혁은 이를 갈며 분노했다. “유걸이 보낸 게 틀림없어요. 지난번에 도련님이 유씨 가문이 곧 파산할 것이라고 해서 믿기지 않았지만 몰래 친구 보고 조사하라고 했어요.” “하지만 정말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유걸에게 환불하지 않으면 그를 폭로할 거라고 협박했어요. 그런데 환불은커녕 킬러를 파견해 날 죽이러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또 유걸이야? 죽을 때까지 날뛰려는 건가? 그 킬러 보러 가자.” 장혁은 그의 말을 듣자 당장 그를 데리고 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예천우는 장혁 등인들에게 밖에서 기다리리라고 했다. 그는 킬러의 마스크도 벗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킬러 앞에 와서 예천우가 오른손을 휘두르자 킬러가 깨어나더니 펄쩍 뛰며 눈앞의 예천우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 내가 널 어떻게 할 생각이었으면 넌 깨어나지도 못할 거야.”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왜?” 킬러가 물었다. 예천우는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독고살, 별명은 칠살이고 혼자 다니는 것 좋아하고 그 어떤 킬러조직에도 속하지 않아. 그리고 킬러 순위는 26위.” “네가 어떻게
“당연하죠. 아마 세계 5위권에 드는 킬러들만이 당신과 비교할 수 있을 거예요.” “틀렸어.” 예천우는 고개를 저었다. “네?” ‘설마 유성의 실력이 5위 안에도 들 수 없단 말인가? 그가 한 일이 명성은 자자하지만 모두 암살이지 정면대결과는 다르니까.’ “응. 세계 1위의 킬러만 시간이 좀 길어질 뿐 제외하고 나머지 킬러는 모두 합쳐도 내 상대가 아니야.” 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 “이번까지 하면 우리 세 번째 만나는 거지?” “네. 전에 두 번은 모두 내 목숨을 살려줬는데, 이번엔 부끄럽습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니 이거 너 줄게.” 예천우는 책 한 권을 꺼내 던져주었다. 용문 용왕인 그도 기연을 얻은 적이 있어 자원이 많았다. “뭐예요?” 칠살은 이해할 수 없어 책을 가져와 이름을 보자 마음이 진동했다. “킬러계의 보물, 궤살술법?” “잠깐, 귀영미종?” ‘이건 외국의 인술보다 더 강한 신법인데. 전설에만 존재하는 거 아니었어?’ “이…… 이걸 나한테 주시는 겁니까?” “너 주는 게 아니라 외우고 잘 배우라고. 책은 나중에 돌려줘야 해. 그럼 여기서 있다가 다 외운 후에 떠나.” 예천우는 말을 마치고 어리둥절해진 칠살을 남겨두고 일어섰다. 그는 예천우가 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몰랐다. 하지만 그는 이런 기연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올라간 후 예천우가 말했다. “앞으로 이 지하실은 쟤 사용하라고 해. 가장 좋은 음식으로 잘 공급하고.” “네.” 장혁은 황급히 대답했다. 하지만 궁금한 걸 참지 못하고 물었다. “도련님, 그를 여기에 가두려고 합니까? 도망가지 않을까요?” “가두는 게 아니야. 양성하는 거지.” “양성이요?” “그래!” “미래 세계 최고의 킬러가 당신의 술집 지하실에서 탄생할 거야.” 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 장혁은 잠시 멍하더니 예천우가 농담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어느덧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서 부근에 맛이 좋고 고급스러운 식당에 갔다. 장혁이 여기의 단골이라 사
“도련님, 왜 그러세요?” 장혁은 예천우의 변화를 느끼고 물었다. “아니야. 너 여기 사장이랑 친해?” “네, 친해요.” “사람 찾아서 이 룸 지키고 있어. 이따가 여자가 오면 바로 나한테 알려주고.” “네!” 장혁은 그의 말을 듣고 바로 경리를 찾아와서 당부했다. 들어가서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장혁이 소식을 받았다. 그러자 예천우는 바로 일어나 나갔다. 유걸의 인도하에 임완유는 따라 들어가 안에 앉아 있는 남자를 보았다. 보아하니 초씨 도련님인 것 같았다. 이때 유걸이 공손하게 말했다. “초 도련님!” 초 도련님은 도도하게 임완유를 한 눈 보더니 말했다. “이 사람이 네가 말한 임완유야?” “네!” “앉아.” 초씨 도련님이 말했다. “완유야, 얼른 초 도련님께 한 잔 올려.” 식탁에는 적지 않은 안주가 놓여 있었는데 유걸은 자신에게 한 잔 따르고 이어서 임완유에게도 한 잔 따라주었다. “초 도련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 방법도 없었을 텐데요. 당신 같은 대단하신 분이 아니라면 아무도 사패수 같은 종사고수를 진정시키지 못할 거예요.” 유걸은 진정성 있는 얼굴로 원샷했다. 임완유는 주량이 좋지 않지만 한 잔 정도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고 술잔을 들고 말했다. “초 도련님, 제가 한 잔 올릴게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잠깐!” 이때, 말소리가 들려오더니 누군가가 룸의 문을 열었다. 임완유는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보고 불만스러운 태도로 물었다. “너 산으로 돌아가라고 했잖아. 왜 아직 여기 있어?” “갈 필요 없어.” 예천우가 말했다. “필요 없다고?” “너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임완유는 화가 나서 말했다. “난 볼 일이 있어서 널 상관할 시간이 없어. 그러니까 빨리 나가.” “나가는 건 되지만 이 술을 마시면 안 돼.” “무슨 뜻이야?”임완유는 눈썹을 찌푸리고 말했다. “안에 약을 타서 네가 마시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니까.” 예천우가 말했다. “약을 타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널 믿을게.”이 말을 들은 절정 노조는 한숨을 내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절대 주인님께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그런데 말이야. 정우찬, 기회가 되면 예웅남한테서 고아원 화재 사건에 대해 알아봐 줘.”예천우가 지시했다.“알겠습니다.”정우찬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절대로 티를 내지 마. 예웅남이 예씨 가문의 권력을 어떻게 차지하려는지... 예웅남이 숨기고 있는 비밀들을 반드시 알아내야 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여전히 예씨 가문에 대해 불만이 많았지만 어머니가 말한 것처럼 자신이 예씨 가문의 혈통을 잇고 있다는 점과 예 어르신도 완전히 그들을 포기한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모든 일을 다 말핸 예천우는 정우환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정우환, 생각 잘 해봐. 정말로 내게 충성을 다할 거야?”“네.”정우환은 예의 있게 대답했다.“좋아. 그러면 내가 널 도와줄게.”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누워서 몸 상태를 좀 살펴야겠어. 네 상태가 꽤 심각하니 시간이 좀 걸릴 거야.”정우환은 그 말을 듣고 바로 누웠다.그때 예천우의 손에서 은빛 바늘 9개가 나타났다. 그 바늘은 예씨 가문의 공간 반지에서 나온 것이었고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기운을 내뿜으며 정우환의 몸에 삽입되었다.예천우는 기운을 다시 한번 모아 실질적으로 정우환의 몸을 통해 바늘을 움직였다.기운은 정우환의 여러 혈 자리를 통해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정우환의 상처가 치유되고 몸이 회복됐다.정우환은 몸 안에서 들어오는 온화한 에너지를 느꼈고 점차 몸의 상처들이 치유되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통증이 밀려와 마치 몸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참아. 지금 네 경맥을 강화하고 있어.”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환은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는 지금 자신의 실력을 조금이라도 더 키우기 위해 기회를 놓칠 수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예천우는 고개를 저었다. 만약 그들이 계획대로라면 절정종의 지원이 있다면 아무리 예씨 가문의 고수들이 합세해 봤자 예관희는 끝장날 상황이었다.하지만 이제 이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예천우는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어머니와 왕 어르신의 말을 들어보면 예관히는 자신한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예관희도 예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가 없었을 뿐이었다.“주인님, 저희는 아직 계획만 세운 상태고 실제로 움직인 건 아닙니다. 지금 바로 이 계획을 취소하라고 하시겠습니까?”“그럴 필요 없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모든 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면 돼. 하지만 예웅남이나 예훈이 예씨 가문에 대해 뭔가 행동을 하면 미리 나한테 알려줘.”정우찬은 그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예웅남이나 예훈한테 이 계획이 변화가 생겼다고 눈치채지 않게 해야 해. 도대체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고 싶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그 뜻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예천우는 예관희를 돕고 싶다는 의도가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는 먼저 예웅남과 예훈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지켜보겠다고 다짐했다.과거 예천우가 예씨 가문을 떠난 후에도 예웅남은 여러 일을 벌였고 예천우는 그가 예씨 가문을 차지하려고 했던 의도를 의심하고 있었다.원래 예천우는 고아원에 불 질렀던 일은 누군가가 일부러 예웅남의 짓인 척하면서 예웅남에게 누명을 씌우려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어쩌면 정말로 예웅남이 한 짓일 수도 있었다.‘아마 어머니도 잘못 생각하셨을 수 있어.’어차피 예웅남은 줄곧 절정종의 도움을 받아왔고 심지어 예씨 가문의 가족장인 예 할아버지도 제거하려고 했다.“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어.”예천우는 절정종이 옥패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어쩌면 그들이 그 당시 비밀에 대해 알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정우찬은 그 말을
“왜?”예천우는 미세한 음모의 냄새를 맡았다.‘단전 회복은 여태까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지. 그런데 절정종이 이런 일을 한다면 분명히 무언가 의도가 있을 거야.’사실 이건 절정종의 기밀 사항이었다. 하지만 예천우가 묻자 정우찬은 바로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러면 예훈의 단전이 회복되었다는 게 가짜라면... 결국 언젠가는 들키게 되겠지?”예천우가 물었다.이 말에 정우찬은 잠깐 심장이 뛰는 걸 느꼈고 예천우가 예훈에 대해 알아챈 걸 깨달았다. 얼굴이 창백해지며 말했다.“네. 그리고 정말 큰 위험이 있을 겁니다.”그는 계속해서 말하며 예천우에게 물었다.“주인님과 예훈은 어떤 관계인가요?”예천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제 그는 절정종이 단지 예씨 가문을 이용하고 있었음을 이해했다. 3년이라는 시간만 있으면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었고 심지어 예씨 가문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3년 후에 어떻게 될지 그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걱정할 필요 없어. 사실 예훈은 원래 나 때문에 폐인이 된 사람이야.”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곧 의문이 들었다. 아니 예훈이 말한 대로라면 그는 용문 용왕인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말했다.그리고 예웅남이 예천우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도 있었다. 그러나 절정종은 예천우를 죽이는 일이 작지 않다는 걸 알기에 미뤄왔었다.최근 예천우가 예씨 가문 예정환의 아들임을 알게 되면서 예씨 가문과의 관계도 파악하게 되었다.정우찬은 여전히 의심이 들었다.“그런데 예훈은 그가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했습니다.”“그럼 내가 누구인지 다시 한번 봐봐.”예천우는 그들이 이미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차렸음을 알고 본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모습은 훨씬 더 잘생기며 평소보다 더욱 훌륭한 모습이었다.절정 노조는 잠깐 멈칫했다. 그동안 예천우가 누구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본모습을 보고 나서 멍하니 서 있었다.그는 잠시 생각했다.“너무
남궁은서는 예천우의 눈짓을 보고 일어나며 말했다.“여기서 일어난 일은 이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렇게 먼 길 오신 분들이 많으니 잠시 여기서 쉬거나 둘러보시길 바랍니다.”“내일은 우리 5대 문파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알겠습니다.”여러 종주는 차례로 고개를 숙여 존경을 표했다.모든 이들이 자리를 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정우찬은 정우환을 데리고 돌아왔다. 정우환의 상태는 매우 심각했지만 절정종의 깊은 내공 덕분에 적어도 정신은 온전했다. 그러나 그의 몸은 매우 허약해 보였다.정우환은 형의 상태를 듣고 정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형이 말하는 내용이 믿기지 않았다. 그가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일들이었다.그중에서도 절정 노조와 정우찬이 예천우를 주인님이라 부른 것을 듣고는 이 모든 것이 뒤집어진 현실 같았다.만약 절정 노조가 직접 이 사실을 증명해 주지 않았다면 정우환은 여전히 믿지 않았을 것이다.절정 노조는 정우환을 타일렀다.“우환아, 주인님이라고 불러서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어. 주인님이 어떤 능력을 갖춘 존재인지 생각해 봐.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너도 알겠지?”“내가 육지 신선의 경지에 있다고 해도 주인님은 손가락만 까딱하시면 우리를 멸망하게 만들 수 있지. 그리고 주인님이 너한테 뭘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봐. 주인님과 함께하지 않으면 몇 년을 들여서 힘을 회복한다고 해도 너는 더 이상 진보할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야. 하지만 주인님을 따르게 되면 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를 수도 있어. 주인님의 능력은 정말 놀라울 정도야. 주인님이 이루어낼 성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야. 그때가 되면 우리의 실력으로는 주인님을 섬기는 것조차 자격이 없을지도 몰라.”절정 노조도 정우환을 설득하려고 큰 노력을 기울였다.사실, 형의 말을 듣고 이미 정우환은 마음이 움직였고 절정 노조의 설득이 더해지자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이미 길이 열려 있으니 이 길을 받아들이는 것이
모두가 그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예천우의 신기한 손놀림을 보며 모두의 눈엔 놀라움이 가득했다.단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에 예천우는 오른손을 거두었고 그의 모습은 여전히 우아하고 바람처럼 가볍고 평온했다. 마치 아무런 힘도 들지 않는 듯했다.절정 노조는 정우찬의 상태가 점점 나아지는 것을 보며 기뻐하며 급히 말했다.“주인님,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모두가 이 말을 들으며 다시 한번 놀랐다. 절정 노조는 육지 신선의 경지에 다다른 세계적 고수였다. 그런 고수가 이렇게 주인님이라 부르며 복종하는 모습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이제 예천우는 양박군에 이어 정우찬과 정우환 두 형제까지 부하로 받아들인 셈이었다.“그럴 필요 없어. 하지만 이 두 사람보고 꼭 조심하라고 해. 만약 누군가 나한테 해가 될 일을 한다면 난 가차 없이 행동할 것입니다.”예천우는 차분하게 말했다.“주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그럴 일 없을 겁니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제가 첫 번째로 두 사람을 처리하겠습니다.”절정 노조는 재빠르게 대답했고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오늘 여기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감사드리며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께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이 일에 관한 모든 것은 철저히 비밀로 해주세요. 어떤 일도 외부에 누설되면 안 됩니다.”“모두 들었지? 만약 누군가 주인님의 명령을 어기면 내가 직접 찾아가서 반드시 처리할 거야.”절정 노조는 즉시 말하며 경고했다. 예천우가 큰 도움을 준 만큼 그만큼 충성스럽게 일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뭔 소리야? 내가 걱정하는 건 바로 너희 절정종의 사람들이야.”예천우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여기서 절정종과 화간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내 편이야. 화간종은 총 네 명뿐이니 내가 잘 말해두면 문제없을 것이다. 문제는 절정종 사람들이지. 그렇다고 해도 사실 절정종은 이미 무너졌으니 남아 있는 사람도 많지 않네.”하지만 절정 노조는 즉시 대답했다.“주인님,
절정 노조는 수백 년을 살아온 고수였다. 예천우를 주인님으로 인정한 후 그는 바로 예천우의 생각을 깨닫고 급히 말했다.“정우찬, 왜 멍하니 서 있어? 빨리 무릎 꿇어.”정우찬은 잠시 멈칫했다가 이내 그 뜻을 이해했고 그는 얼굴이 살짝 변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절정종은 이제 예천우의 통제 아래 있을 것이다.그뿐만 아니라 그가 꿈꾸던 육지 신선의 경지라니. 이건 그의 이루지 못한 꿈이었는데 이를 얻을 기회가 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굳어졌다.정우찬은 즉시 한쪽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여 전주님께서 우리 두 형제를 도와주실 수 있다면 그 후로 우리의 목숨도 오직 전주님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명령만 하시면 절대 거역하지 않겠습니다.”이 말을 듣고 모두가 예천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과연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했다.만약 여 전주의 말대로라면 정우찬과 정우환은 불행 중 다행이 될 것이다.예천우는 잠시 정우찬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여유롭게 말했다.“다시 한번 잘 생각해 봐.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것은 성종에게 복귀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야. 일단 너희가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면 너희 생명은 내 손에 달리지. 내가 무엇을 시키든 반드시 실행해야 해. 만약 배신한다면 너희는 비참한 끝을 맞을 것이야. 너희도 내 능력을 알고 있겠지?”정우찬은 당연히 예천우의 능력을 알고 있었다. 그가 육지 신선의 경지에 오르기 전에 이미 여 전주에게 적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그가 꿈꾸던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는 기회는 그렇게 쉽게 찾아오지 않기에 정우찬은 마음을 굳히고 말했다.“네. 확실히 알겠습니다. 여 전주님, 저와 제 형제를 받아주십시오.”“좋아.”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너희의 충성심을 받아들일게. 정우환은 원하면 언제든 나를 찾아오면 돼.”“알겠습니다. 주인님!”정우찬은 존경의 말을 더하며 고개를 숙였다. 절정 노조가 예천우를 주인님이라고 부르자 자신도 그에 맞춰 주인님이라고 부르기 시
모두가 하나씩 존경의 태도로 남궁은서를 칭찬하는 모습을 보며 정우찬의 얼굴은 매우 침울해졌다.자신의 계획대로라면 이 모든 것이 자신에게 돌아와야 했지만 예상과는 너무나 다른 결과가 나왔다.그러나 남궁은서의 자세를 보면서 남궁은서가 지금 자신의 전성기 때보다도 훨씬 더 강력한 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는 남궁은서는 신분과 지위 모두에서 성종을 이끌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드디어 깨달았다.여 전주가 그렇게 강력한 실력을 갖추고도 자리를 내어주기로 결심한 걸 보니 자신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 걸까.이런 생각에 정우찬은 마음을 조금 놓게 되었다.그러나 그 순간 정우찬은 절정 노조로부터 들려온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주인님?’그 말을 듣고 정우찬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실 뒤에 나온 말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주인님이라는 단어가 그냥 나올 수 있는 게 아닌데... 정우찬의 얼굴에는 수치심이 스쳤다.남궁은서를 비롯한 모든 사람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절정 노조가 그처럼 말하는 걸 보고 그가 이미 완전히 복종한 걸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예천우한테 완전하게 복종하면서 주인님이라 부를 줄은 몰랐다.절정 노조는 정우찬의 놀란 표정과 다른 사람들의 이질적인 반응을 느꼈다.그러나 그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그 모든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며 차분히 말했다.“주인님의 능력은 천지를 넘어서시니 내가 이렇게 부르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게 없잖아?”그 말을 들은 모두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그래... 뭐 정상이라고 하면 정상이겠지.’예천우는 웃으며 답했다.“절정 노조, 말해봐. 무슨 일이야?”절정 노조가 이렇게 예의 있게 말해주는 이상 도울 수 있으면 돕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그러자 절정 노조는 급히 대답했다.“정우찬과 정우환 두 형제에 대한 일이에요. 두 사람이 예전에 잘못해서 주인님을 모욕했어요. 하지만 두 사람은 재능이 뛰어나고 수련 능력도 매우 높습니다. 만약 몸이 회복된다면, 훗날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를
남궁은서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살짝 한숨을 쉬었다. 생각해 보니 예천우의 성격상 이런 큰일을 맡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건 사실이었다.원래는 양박군이 괜찮은 후보였는데 그의 실력은 충분하지만 이렇게 큰 종파를 다루는 경험이 부족해서 적합하지 않을 수 있었다.남궁은서는 남궁청휘가 임종 때 유언을 떠올리며 자신에게 기회가 오면 성종을 발전시키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라는 부탁을 받은 기억이 떠올랐다. 이젠 예천우가 그 자리에 앉을 때까지 자신이 대신해야 할 것 같았다.“어쩔 수 없군. 네가 원할 때까지 내가 대신 맡을게.”남궁은서는 속으로 결심을 다지며 말했고 예천우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다시 말을 이었다.“다들 궁금할 수 있겠지만 영종의 종주는 사실 이전 성종 종주님의 딸이었습니다. 영종 종주님의 실력은 다들 보셨죠? 분명히 종사 절정의 경지를 찍은 실력자입니다. 신분과 실력 모두 이번 성종 종주 자리에 적합한 분이시죠. 이의가 없으시죠?”그러자 모두가 잠시 멈칫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예천우라는 대단한 존재가 이렇게 말하는 이상 누구도 반대할 수 없었다.양박군은 예천우의 신분을 알고 있었기에 바로 말했다.“귀왕종은 아무 이의 없이 남궁 종주님을 지지합니다!”정우찬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고 오늘 일어난 모든 일들은 그가 가진 자존심과 자신감을 완전히 깨버렸고 이제 그는 아무 힘도 없는 듯 한없이 무기력해졌다.“정우찬, 왜 이렇게 멍하니 서 있어?”정우찬이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것을 본 절정 노조는 바로 큰 소리로 말했다.“절정종도 남궁 종주님을 지지합니다!”정우찬은 이 말을 듣고 더욱 쓰라린 마음을 느꼈다. 자신이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겼던 절정종도 이미 예천우에게 복종해 버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수라전, 귀왕종, 절정종, 영종은 이미 모두 지지 선언을 마쳤고 이제 남은 건 화간종이었다.원현주는 이제 모든 것이 명확해졌음을 느꼈고 남궁은서와 예천우 사이에 거래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더욱 확신이 들었다.“화
모든 일이 해결되었음을 확인한 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자. 오늘 우리가 나눈 대화는 절대 외부에 누설되지 않게 해. 알겠나?”“예. 주인님.”절정 노조는 고개를 숙여 존경을 담아 대답했지만 대답을 마친 후 잠시 머뭇거렸다. ‘주인님? 내가 왜 이런 말을 했을까?’하지만 곧 자신이 처한 상황을 떠올리며 생각했다.‘내 목숨이 저 사람의 손에 달려 있는데 뭐라고 불러도 상관없지.’예천우 역시 잠시 깜짝 놀랐다가 다른 사람의 말은 어쩔 수 없지 않나 싶었다. 일이 해결되었으니 그는 오른손을 휘둘러 주변의 장벽을 제거했다.예천우와 절정 노조가 사라진 뒤 약 20분 정도가 흘렀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기다림에 지쳐 조금 초조해졌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 이상이 없자 그들은 또다시 혹시나 변수가 생길까 두려워해서 쉽게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사모님, 도련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니겠죠?”선우서림이 걱정스레 속삭였다.“그럴 리 없을 거야.”남궁은서도 마음속으로 불안감을 느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예천우의 실력은 절정 노조보다 훨씬 강해 보였다. 그런데도 절정 노조는 그처럼 오랜 시간을 살아온 괴물이라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그래도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5분만 더 기다리자. 안 되면 우리가 직접 들어가 봐야겠어.”선우서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원현주는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남궁 종주님, 여 전주님은 당신과 어떤 관계인가요?”남궁은서는 잠시 멈칫했다가 그제야 고개를 흔들며 답했다.“물론 관계가 있습니다. 이번 행동은 전부 여 전주가 설계한 거니까요.”원현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궁금한 건 그게 아니었지만 남궁은서는 의도적으로 대답을 회피한 것 같았다.‘이런... 또 뭐가 숨겨져 있는 건가?’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 세상에 정말 사람의 모습을 바꿀 방법이 있을까?변장하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신체 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것은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