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20화

Author: 종이워치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아무래도 그들은 모두 여자아이가 위급하고 무서운 상황에 처한 것을 직접 보았고, 언제든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이, 이렇게 벌써 멈춘 거야?’

김준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는 예천우가 정말 능력이 있다고 조금씩 믿기 시작했다. 적어도 중의학 방면에서는 아주 대단하다.

그러나 그가 보기에 중의학은 가장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이 녀석은 한두 번은 그저 해결할 수 있는 증상을 만났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간호사들은 하나같이 눈빛이 빛나고 있었다. 이렇게 멋진 남자가 이렇게 신기한 의술을 갖고 있다니, 심지어 어떤 간호사들은 조금 얼빠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주혜영은 놀라서 이 장면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예천우가 이렇게 손을 쓰자마자 병세의 악화가 멈춘 것을 보고 다급히 물었다.

"윤이는 지금 어때요? 왜 이러는 건가요?"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손을 쓴 이상 아무 일도 없을 겁니다. 이유에 대해 말하자면, 확실히 특별한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습니다. 그러나 바이러스성 감기는 아니에요."

"네? 특별한 바이러스요? 이럴 수가!"

주혜영의 안색은 조금 달라졌다. 설마 어느 경쟁자가 한 일인가? 하지만 설마 어린아이에게 독을 넣기까지 할까?

"깊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아이의 바이러스는 아주 특이합니다. 정상대로라면 지금껏 나타나지 않았을 겁니다. 발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지만 일단 발작을 시작하면 매우 빨리 진행됩니다."

예천우는 말을 하는 사이에 은침을 통해 독소를 제거했다. 그가 은침을 빼내자 은침은 완전히 검은색으로 물들었다.

이것은 더욱 예천우의 말을 입증하였다.

그리고 바로 이때, 여자아이도 깨어났고 망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엄마, 여기가 어디예요? 윤이가 왜 여기 있어요?"

"윤이야, 너 괜찮아? 어디 아픈 데 없어?"

주혜영은 흥분하여 연달아 물었다.

"없어요. 그냥 한숨 잔 것 같아요. 너무 편해요!"

윤이는 고개를 저었다. 비록 어리지만 매우 조리가 있는 모습이었고 생김새도 정교하고 귀여웠다.

"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용왕 귀환   제121화

    주혜영이 예천우한테 고맙다고 말하려는 사이에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전화받자마자 그녀의 얼굴에는 어이없다는 표정이 한가득이었다.“예천우 교수님,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지금 현금이 100만 원뿐이여서 진료비로 치고 받으세요.”“그리고 이건 제 명함입니다. 나중에 혹시 제가 도움드릴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제가 힘닿는 데까지 꼭 도와드리겠습니다.”그녀는 말하는 사이에 명함과 현금을 꺼내 예천우한테 건넸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제가 다른 사정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네.”예천우는 마다하지 않고 그녀가 건넨 돈을 바로 받았다. 보니까 있는 집 사모님인 거 같으니 돈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100만 원 따위는 푼돈처럼 여기는 것만 같았다.그에 비해 자기 딸의 목숨은 돈으로 측정할 수 없고 무엇보다 중요했다.김준은 예천우 손에 있는 돈을 보고 너무 셈났다. 하마터면 자기 손에 들어와야 하는 돈인데 너무 분했다.김준은 너무 부러운지 뭔가 트집을 찾고 싶어서 말했다. “예천우, 여긴 병원이야. 받은 진료비는 의사 개인한테 주는 게 아니야. 그 100만 원 얼른 나한테 넘겨. 내가 대신 병원에 낼게.”그의 말에 옆에 있던 이영 등 간호사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김준을 바라보았다.정말 사람이 염치없이 행동해도 한두 번이지 김준처럼 이렇게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은 처음이다.그의 말에 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 “김 의사, 방금 당신 마음대로 진료비 명세서 작성했던데 지금은 또 나한테서 돈을 빼앗으려는 건가?”“흥. 내가 어디 마음대로 진료비 명세서 작성했다고 하는 건데? 그건 실수라고 실수. 그야말로 당신은 의사 자격증도 없으면서 여기서 불법으로 의사 행세하는 거 아닌가? 그 돈 나한데 주지 않으면 당장 당신 신고해버릴 거야!”“그때 되면 벌금은 둘째치고 당신 평생 의사 행세 못할 거야.” 김준은 흠집 하나 잡은 듯 잘난척하며 말했다.예천우는 그의 말에 너무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 정말 낯가죽 두꺼운 사람은 봤지만 이처

  • 용왕 귀환   제122화

    윤이가 혼자 있었던 게 아니라 같이 있었던 3명의 아이도 똑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들이 간 병원에서는 아무 방법 없이 목숨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었다.“네, 맞습니다.”김준은 당당하게 대답했다. “제가 아이 증상을 보고 바로 치료에 나서 질병 원인을 알아냈습니다. 치료 다 끝나고 집에 가서 편히 쉬면 됩니다.”“정말 잘했습니다.” 서 시장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주혜영의 딸과 같이 있었던 아이들도 모두 있는 집 자식이라 이번에 다 완치하게 할 수 있다면 앞으로 나아갈 정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그중 채영만의 손자 채량이도 있었다. 지금 채영만은 물론 퇴직했지만 전에는 의원으로 고위직에 오래 있었다.하지만 하 원장님은 속으로 의심했다. 왜냐면 김준은 전에 별다른 실력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촌 형인 김 소장님이 있었어도 타고난 실력이 있었으면 지금까지 부교수로 있을 리가 없다. 이처럼 복잡한 문제를 단번에 해결 방법을 찾아내 정확하게 치료했다는 거에 대해 아직도 의심스럽다는 생각이었다.“정말 김선생이 치료한 건가?” 하 원장님은 김준을 너무 잘 알기에 아직도 의심한 눈치였다.“당연하죠.”김준은 당당하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저한테는 쉬운 일입니다.”“잘했어. 우리 의료 업계에 당신처럼 이런 실력을 갖춘 의사가 있어야지.” 김 소장은 끊임없이 칭찬해 줬다. “아직 부교수 아니야? 이번 일 잘 했으니 당분간 정교수로 되겠구먼.”“그러게. 이번에 정말 큰일 해냈어!” 하 원장님도 그를 아낌없이 칭찬해 줬다.“별말씀을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요.”김준은 그들의 말에 힘을 입어 더 흥분해했다. 그리고 곁눈으로 옆에 있는 예천우한테 조용하게 있으라고 경고의 눈빛을 보냈다. 아니면 불법으로 의사 행세했다는 걸 폭로하면 큰 문제가 될게 분명하다.이 상황을 지켜보던 진가인은 너무 화가 났지만 예천우도 아무 말 없으니 그녀도 조용히 있었다. 예천우가 무서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래요. 잘했어요. 이따 같은 증상이 있는 환자 3

  • 용왕 귀환   제123화

    “천우 오빠......”진가인은 지금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보고 더는 참지 못해 뭐라고 말하려고 했다.하지만 예천우는 고개를 흔들고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좀 더 지켜보자.”예천우는 자기 생각이 틀리지 않다면 김준 저 바보 같은 자식이 사람 구하려고 나설 게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예전우의 말에 진가인은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들이 말하던 사이에 밖에서 어느덧 몇몇 사람이 들어왔다. 맨 앞에 있는 간호사는 어린 남자아이를 안고 있었고 옆에는 포스가 남다른 어르신과 중년 여성이 있었다.“채 의원님......”서 시장님 등 일행은 급히 다가가 인사했다.“그래, 어느 분이 김 선생님인가? 얼른 우리 손자 한번 봐주게나.” 채영만은 너무 걱정돼 급히 말했다.옆에 있는 중년 여성은 아이 엄마이었고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접니다.”이대 김준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계속 나 긴장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이번 기회를 잘 잡아서 승진하고 싶은 마음이었다.방금 서 시장님도 공손하게 인사하는 거보니 채 의원님 손자 완치하게 하면 승진이고 뭐고 다 잘 될 것만 같았다.“자네가 주 회장 딸 치료해 줬는가?”“네, 맞습니다.”“그럼 잘 부탁하네. 우리 손자 꼭 완치하게 해주면 꼭 섭섭지 않게 해줄 테니까 부탁하네.”“채 의원님, 별말씀을요.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있으니 도련님 꼭 문제없을 겁니다.”김준은 방금 예천우의 당당한 모습을 따라 배우고 있는 것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자 어린아이는 병실에 옮겨 침대에 누워있었다. 김준은 침을 준비하고 머릿속에는 방금 전 예우천의 모습을 생각하고 있었다. 침을 어느 곳에 놓았는지 곰곰이 생각하며 혹시나 문제 생길 가봐 하나하나 조심스레 어린아이의 몸에 침을 놓기 시작했다. 이때 어린아이의 몸에서 갑자기 열이 나 은침을 받고 나서 자극되었는지 온몸이 떨기 시작했다. 게다가 얼굴에는 흉악스러운 표정까지 나타났다.중요한 건 증상이 더 심각해진 거 같았다.이때 채

  • 용왕 귀환   제124화

    하 원장은 김준 때문에 너무 화가 나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하지만 더는 이렇게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 이영이 지목한 예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선생님, 정말 죄송한데 김준 선생이랑 무슨 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정말 방법 있으시면 꼭 부탁드릴게요. 치료 부탁드립니다. 이 은혜 꼭 갚겠습니다.”“네네네, 선생님, 우리 아들 꼭 구해주세요. 어떤 요구든 소원이든 다 들어줄 테니 꼭 구해주세요.”여자분도 급한 나머지 예우천을 향해 말했다.“내가 채영만인데, 이래 봬도 인맥이 좀 있어요. 선생님이 우리 손자 구해주기만 하면 꼭 보답할 테니 부탁합니다.” 채영만도 너무 급한 나머지 입을 열었다.하나밖에 없는 손자고 평소에 얼마나 많이 사랑했는지 모른다. 퇴직하고 손자랑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정말 금산 은산을 줘도 바꾸지 않았을 것이다.예천우의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은 없었다. 방금 전 그 사람들의 말을 듣고도 아무렇지 않게 무덤덤한 말투로 말했다. “제가 할게요.”그의 말에 다를 옆으로 물러섰고 예천우는 앞으로 다가갔다. 손짓 한번에 방금 김준이 놓은 은침이 날아가 다시 그의 손을 걸쳐 아이 몸에 놓였다. 신기한 건 방금 전이랑 같은 자리에 침을 놓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신기한 건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는 안정을 찾았고 안색도 많이 좋아졌다. 전보다 훨씬 편안해 보였다.“이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그중 김준이 제일 불만이 많았고 분해 보였다.“너무 의아해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곁눈으로 본 거라 위치는 맞는데 힘 조절이나 깊고 얕은 거에 대해서는 다 억망입니다.” 예천우는 더 이상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자기가 침 놓을 때 기운을 더불어서 놓는다고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그의 말에 사람들은 이제야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방금 전 여자아이에 비해 남자아이가 더 빨리 깨어나 눈을 떴다. 그래도 크게 고생한 탓에 얼굴은 아직 창백했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였다.이렇게 쉽게 치료되다니? 정말 믿기

  • 용왕 귀환   제125화

    모든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고 난 뒤 채영만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호건아, 자네 저분이랑 아는 사이인가?”“그럼요. 교수님이 저희 엄마 치료해 주신 분입니다. 손자 분이 아프다는 걸 듣고 예우천 교수님께 제일 먼저 전화드렸더니 제일병원에 있다고 하시더라고요.”“그랬구나, 저분이 네가 전화한 그분이구나.”사실 채영만도 전에 황호건 엄마의 소문을 듣고 그렇게 믿지 않았고 애초부터 무슨 신의가 있다는 걸 믿지 않았다. 근데 정말 이 세상에 신의가 있다니 오늘 자기 눈으로 보지 않고서야 믿기 힘들었다. 오늘 예천우가 있어서 다행이지 하마터면 큰일 날뻔했다.이때 옆에 힘 없이 주저앉은 김준을 보게 되었다. 얼굴은 종이처럼 하얗게 변했고 그의 모습을 보고 채영만은 죽이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 자식 때문에 자기 손자 목숨까지 잃을 뻔했다.예천우의 치료가 끝나자 두 아이는 정신이 바로 들어 언제 아팠냐는 듯 컨디션이 너무 좋아 보였다. 그리고 아이들은 활동적이니 바로 뛰어놀기 시작했다. 그들의 모습에 가족들은 너무 좋아한 나머지 예천우한테 계속 고맙다고 말했고 거액의 진료비를 주려고 했다. 예천우는 그 누구의 돈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은혜를 마음속에 꼭 간직할 것이다.채영만은 다른 두 아이의 모습을 보고 또 자기 손자의 모습을 보니 너무 안쓰러워했다. 자기 손자는 아직 얼굴이 창백해 엄마 품에 안겨 있었고 다른 두 아이는 지금 뛰어놀고 있었다. “저기 예천우 선생님, 내가 다른 의미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손자가 더 먼저 치료받았는데 어쩜 상태가 뒤에 치료한 아이보다 더 못한 건가?”아이들의 모습을 비교해 보면 조금이 아니라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였다.예천우도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숨 쉬었다. “채 의원님, 무슨 말씀인지 압니다. 크게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손자 분은 방금 전 치료 잘 못 받아서 기운이 빠진 상황이라 집에 가서 약 3개월 동안 쉬고 몸조리하면 완치될 겁니다.”뭐라고? 3개월이나 더 쉬어야 한다고? 이게

  • 용왕 귀환   제126화

    “뭐든 다?”“그 불쌍한 환자들은 뭘로 보상할 건데?”“그 사람들은 치료받으려고 여기저기 돈 빌리고 심지어 집이랑 땅까지 팔고 남은 돈으로 왔는데. 당신은 어떻게 했는데? 마음대로 진단서 작성하고 그 사람들의 피 같은 돈을 뺏은 거잖아!”“당신은 강도보다 백배 천배 더 추악스러워!”예천우는 말하면 할수록 화가 났고 진가인이 전에 당했던 걸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 더는 참을 수 없었다.그의 말에 김준은 더는 견디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쓰러졌다. 더는 숨길 수 없다는 걸 알고 끝장이라는 것도 알기 때문이다. 감옥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다.“이게 무슨 말인가?” 하 원장님이 바로 물었다.그러자 예천우는 전에 본 진단서를 꺼내 원장님께 건네고 사실을 말했다.현장에 있는 간부들도 그의 말에 너무 화가 나 참을 수 없었다. 천해 시에서 이처럼 악마 같은 존재가 있다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이에 비해 방금 전 일은 어린아이 장난처럼 보였다.황호건의 표정도 굳었고 이번 일에 대해 철저히 검토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그가 시장 직을 맡는 동안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수사하고 누가 연루되었던 상관없이 엄격하게 처리하겠다고 마음먹었다.하 원장님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말했고 예천우한테 계속 사과했다.서로 얘기 나눈 뒤 김준은 조사받으러 잡혀 들어갔다.“천우 오빠, 정말 너무 멋있으세요. ” 진가인은 너무 좋아해했다. 오늘 엄마의 병도 치료되었고 그 악마 같은 김 의사도 잡혔으니 너무 좋았다.“내가 멋있는 게 아니라 네가 용감한 거지. 그리고 이 100만 원 너 가져.”“아니, 안돼요. 이건 주 회장님이 오빠한테 드린 진료비잖아요. 제가 이걸 어떻게 받아요.”“나 이 돈 필요 없어. 아니면 그냥 빌린 거라고 생각해. 너희 어머니도 몸조리해야 하니까 돈 쓸일 많을거야.”“그럼 염치없지만 받을게요. 천우 오빠, 너무 고마워요. 제가 돈 생기면 바로 갚을게요.”“그래, 내가 데려다줄게.”“아니요, 괜찮아요.”“운전해서 왔으니까 괜찮아. 가자

  • 용왕 귀환   제127화

    진가인의 집에서 나온 뒤 예천우의 마음도 싱숭생숭했다. 두 사람이랑 분명히 뭔가 관계있을 것 같았고 자기 출생 비밀이랑도 연관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천우는 여덟 살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 아무 기억이 없었다.진가인 집에서 나와 차에 타 별장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오래된 동네라 길이 좁고 일방통행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앞에 어느 한 남자가 차 앞에 서 있었다.“내려!”남자는 차를 똑똑 두드리며 내리라는 제스처를 했다. 예천우는 차 문을 열고 내려와 그를 향해 걸어갔고 동시에 상대방을 스캔했다.몸짓도 좋아 보였고 키도 컸다. 짧은 헤어스타일에 깔끔해 보였고 눈빛은 강했고 마치 어느 산짐승 같았다. 상남자다워 보였고 포스가 강했다.예천우의 눈에 잠깐 놀라운 눈빛이 스쳤고 이 젊은 남자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걸 눈치챘다.“당신이 예천우인가?”“그래, 맞아.”“듣기로는 어디 싸움 잘하고 실력 좀 있다며?”“어느 정도는 해.”“그건 나를 만나지 않았으니 그런 거지 아무리 실력 있는 사람이라도 소용없어. 오늘 당신 다리 여기서 부숴버릴 테니까. 날 원망하지 마, 그건 당신이 유걸 도련님을 건들지 말았어야 했어.”“당신이 유걸 부하인가?” 예천우는 그의 말에 놀라워했다. 지금 자기 앞에 있는 젊은 남자를 보니 유걸처럼 쓰레기 같은 인간의 부하라니 믿기 힘들었다.“아니!”“그럼 왜 그 사람을 돕는 건데?”“그건 나를 이기고 물어보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그리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순식간에 예천우 앞에 다가와 주먹을 날렸다. 30%의 힘만 썼다. 아니면 상대방 얼굴을 작살냈을 것이다.하지만 예천우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고개를 살짝 돌려 그의 주먹을 피했고 바로 오른손을 올려 팔꿈치로 상대방의 가슴 쪽을 쳤다. 정말 실력 있는 고수인 게 틀림없다.젊은 남자도 놀랍다는 표정이었고 다시 몸을 돌려 예천우의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바로 또 주먹을 날렸다.두 사람 서로 치고박고 몇 차례 걸쳐 젊은 남자는 다시 공격을 날렸다. 그의 주

  • 용왕 귀환   제128화

    예천우의 태극권이 신기하고 어려운 게 사실이니 젊은 남자는 빠른 속도를 이용해 강한 공격으로 그를 이기려 했다.하지만 예천우는 아무렇지 않은 듯 무서워하지 않았다. 두 손을 가겹게 흔들더니 다시 쉽게 그의 공격을 받아치고 또다시 그를 제자리로 보냈다.이제야 젊은 남자는 자기가 예천우의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당신 정말 강하고 실력 있군. 내가 졌어.” 남자는 말했다.“당신 이름이 뭔가?”“양호준!”“이름 좋네. 당신이랑 잘 어울려. 지금 내가 이겼으니 왜 유걸을 도와주는 건지 말할 수 있을까?” 예천우는 물었다.양호준은 잠시 고민하고 말했다. “내 여동생이 많이 아파서 수술비 5,000만 원이 필요하거든. 유걸이 당신 다리를 부숴버릴 수 있다면 수술비 준다고 했어.”“그렇군. 근데 지금 실패했으니 어떡할 거야?”“다른 방법을 생각해야지 뭐.”“그래? 그럼 나를 도울 생각 없어?” 예천우는 양대복이 모르게 하고 있는 일을 보고 속으로 자기 사람을 키워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특히 양호준의 실력을 보니 타고난 것도 있고 자기가 우연히 얻은 청룡법을 수련하면 종사는 식은 죽 먹기일 것 같았다. 청룡법을 수련한 타고난 종사급 고수는 절대적인 존재다.스승님의 말씀처럼 자기의 출생비밀 뒤에 더 큰 세력이 있을 수 있으니 실력 있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다.하지만 양호준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유걸 도련님도 같은 제안을 했는데 거절했어. 나는 당신 같은 사람을 도울 생각이 없어.”“근데 나한테 덤볐잖아.”양호준의 표정이 굳었다. 사실 전에 그도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아픈 여동생을 보니 어쩔 수 없이 유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사실 당신 이해해. 다 여동생 때문이잖아. 당신 여동생의 병은 나한테 맡기고 내가 꼭 완치할 수 있게 치료해 줄게. 당신은 아무 걱정 없이 나를 도와 일 처리 해주면 돼.”“무작정 거절하지 마. 적성에 맞는지 해보고 다시 결정해. 만약에 안 맞으면 그때 다시 떠난다고 해도 더는 잡지 않

Latest chapter

  • 용왕 귀환   제978화

    손동욱은 음산하게 웃으며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오면서 말했다.“오늘 이런 짓을 했으니 넌 이제 정말 후회하게 될 거야. 그때 가서 내 앞에 무릎 꿇고 빌지 말았으면 좋겠어. 하하...”손동욱이 비웃으며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것을 들은 허가연은 임선호가 아직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나서서 입을 열었다.“아빠, 이게 대체 무슨...”“가연아, 앞으로 일은 아빠도 어쩔 수가 없었어. 네 남자 친구가 방금 자기 힘으로 널 지킬 수 있다고 하지 않았니? 이제 그의 실력을 증명할 차례야.”허성태는 허가연의 말을 잘라 끊었다.“아니, 실력이라니요? 선호 오빠는 그저 평범한 집안 출신인데 무슨 수로 손씨 가문을 상대할 수 있겠어요?”허가연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가연아, 그만해. 손씨 가문이 어떤 존재인지 너도 알잖니. 네 아버지가 이 정도까지 양보한 건 이미 우리 허씨 가문의 운명을 건 일이야.”조은희는 고개를 내저으면서 말을 이어갔다.“이제부턴 임선호한테 달렸어. 만약 정말 그가 살아남는다면 엄마도 너희를 축복해 줄게. 더구나 네가 선호와 사귄 그 순간부터 선호는 손씨 가문을 상대해야 하는 운명이었어. 이 난관을 넘지 못하면 너희들도 절대 행복한 미래가 없을 거야.”부모님의 행동이 이해되었지만 허가연의 안색은 여전히 어두웠다. 허씨 가문은 더 이상 임선호를 도와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그녀는 즉시 임선호를 바라보며 다급하게 물었다.“오빠, 이제 어떡해요...”임선호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서둘러 말했다.“가연아, 걱정하지 마. 나에겐 매부가 있어. 우린 절대 아무렇지 않을 거야.”그 말을 들은 허성태는 살짝 놀랐다. 그도 그제야 임선호가 말한 예천우라는 존재가 생각났다. 조금 전 예천우 덕분에 상황이 반전되었으니만큼 어쩌면 예천우가 정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희망이 피어올랐다.“언니, 형부... 제발 부탁드려요. 선호 오빠를 꼭 지켜주세요.”허가연은 눈을 반짝이며 필사적으로 부탁했다.그러자 예천우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 용왕 귀환   제977화

    “네! 목숨을 잃는다 해도 전 상관없어요. 그래도 전 가연이와 함께할 겁니다. 아버님, 걱정하지 마세요. 허씨 가문이 나설 필요도 없어요. 제가 스스로 가연이를 지켜낼 거니까요.”임선호는 예천우가 곁에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넘쳤다. 그의 매부 예천우는 바로 용왕님의 신분이었으니 말이다.“건방진 녀석, 네가 뭘 믿고 우리 손씨 가문을 상대한다는 거야?”손동욱은 차가운 목소리로 비웃었다.그도 역시 허성태의 태도가 뭔가 달라졌음을 느꼈다.임선호가 대답하려는 찰나 허성태가 그를 제지하며 입을 열었다.“좋아. 임선호,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내가 네 소원을 이뤄주마.”허성태의 말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허성태가 이렇게 갑작스러운 결정을 내릴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허씨 집안 사람들조차 믿을 수 없었다.‘단지 방금 본 영상 때문에 저런 말을 하는 거야?’허성태의 말을 들은 허가연도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아버지를 쳐다봤다.“형!”허종우가 참지 못하고 나섰다.“형, 대체 무슨 말이야 그게? 이렇게 하면 우리 허씨 가문의 체면은 어디에 두겠어?”허광호도 믿을 수 없어서 다급하게 말했다.“이러시면 안 돼요! 가연이가 세상 물정을 몰라서 막말한 건데 그렇다고 해서 그냥 내버려두면 안 돼요.”“그만해. 이미 결정했어.”허성태는 단호하게 손을 들어 제지했고 시커멓게 굳어버린 얼굴로 손동욱과 강지혜 쪽으로 돌아서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모님, 정말 죄송합니다. 보시다시피 지금 이 상황에서 더 강압적으로 나가다가는 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허허. 허씨 가문에서 이렇게 나오면 오히려 큰일이 터질 것 같은데요?”강지혜가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그 말은 분명 협박이었다. 허씨 가문 사람들은 얼굴이 모두 어두워졌다. 가능하다면 그들은 당장이라도 나서서 허성태에게 항의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럴 일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손씨 가문은 어엿한 동성의 4대 가문이 아닙니까? 이 작은 일을 굳이 크

  • 용왕 귀환   제976화

    사람들은 모두 잠시 멍하니 있었다. 허성태 역시 당황했지만 결국에는 예천우가 건넨 영상을 받아 보았다. 영상을 확인하자 그의 얼굴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더 문제였던 건 영상 속 여성은 한 명이 아니었다. 이 정도면 손동욱은 완전히 변태적인 심리가 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예전에는 손동욱이 단지 젊어서 여색을 즐긴다는 말을 들었고 언젠가는 그도 철이 들 거라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지독한 사람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조은희도 이 상황을 지켜보다가 결국 다가와 영상을 보게 되었고 그녀의 안색도 확 굳어졌다. 비록 허성태가 급히 영상을 끄고 지워버렸지만 조은희는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눈빛이었다.아무리 가문을 위해서라도 그렇지 손동욱 같은 인간에게 딸을 시집보내는 건 절대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그렇게 된다면 허가연의 인생은 정말로 망가지고 말 것이다.허성태는 영상을 지운 뒤 예천우에게 돌려주며 차분하게 말했다.“영상을 보여줘서 고맙지만 영상은 이미 내가 삭제했어. 덕분에 내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게 되었군. 하지만 다시 확인하고 싶은데 이 영상들은 어떤 사본도 남아 있어서는 안 돼.”그러고는 한 번 더 손동욱 쪽을 돌아보며 강한 어조로 덧붙였다.“그렇지 않으면 그 누구라도 널 구할 수 없어.”예천우는 순간 조금 놀랐다.‘설마 손동욱 저 자식을 지켜주려고 이러는 걸까?’하지만 허성태의 표정을 보니 손동욱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허가연을 위해 아주 중대한 결정을 내린 것처럼 보였다.‘설마 내가 괴롭힘을 당할까 봐 이러는 걸까? 그렇지 않았다면 동영상을 보여줘서 고맙다는 말도 안 했을 거야.’손동욱이 이 영상들을 보았다면 반드시 예천우를 죽이려고 할 것이다.‘보아하니 허가연 씨의 부모님은 완유의 부모들보다도 엄청 좋으신 분들이네.’조은희 역시 허가연이 손동욱에게 시집가는 일에 대한 고통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반면 허성태는 그동안 허가연의 결혼을 지지하는 듯했지만 지금 보니 그 또한 약간 망설이는 것 같았다.주변 사람들

  • 용왕 귀환   제975화

    예천우의 말에 모두 잠시 얼어붙었다.‘이건 어디서 굴러온 녀석이지? 자기가 뭘 하고 있는 건 알긴 하는 건가?’특히 허가연도 멍해졌다.‘이 사람은 누구지?’허가연은 자연스레 임선호를 바라보자 그는 재빨리 속삭였다.“이 사람이 바로 내 매부야.”허가연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란 얼굴로 예천우를 바라봤다.‘이 사람이 바로 그 예천우 씨였어?’겉으로 보기엔 특별히 무서운 느낌도 없었고 오히려 편안하고 평범한 사람 같아 보였다.그러자 허광호가 바로 비아냥거렸다.“네가 뭔데 여기서 함부로 떠드는 거야? 여긴 네가 끼어들 자리 아니야."“전 물론 그럴 자격이 있죠.”예천우는 태연하게 대꾸했다.“소개할게요. 전 선호의 매부인 예천우라고 해요. 제가 이번에 여기 온 건 단순히 허가연 씨를 데려가기 위해서가 아니에요.”예천우는 허가연 집안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고 무시하는 시선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담담하게 이어갔다.“사실 허가연 씨와 임선호가 진짜 잘 어울리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어요.”주변 사람들은 예천우의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자기가 뭔데 감히 그런 말을 하는 거야?’하지만 예천우는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웃으면서 계속 말했다.“제가 보기에는 허가연 씨는 인품도 훌륭하고 외모도 뛰어난 정말 좋은 여자예요. 선호랑 참 잘 어울리고 그야말로 선호에게 딱 맞는 인생의 짝이라고 생각해요.”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다시 한번 말문이 막혔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사실 허가연이 임선호보다 훨씬 뛰어난 건 사실이었다. 외모나 집안 배경 모두 임선호를 압도할 정도였고 게다가 임선호 자신도 별다른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임강이 줄곧 임선호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유 중 하나였다.그러나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예천우의 말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었고 누구 하나 그의 말을 끊지 못하고 듣고 있었다.“그런데 말이죠.”예천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어갔다.“허가연 씨의 집안 어르신들이 문제 많더라고

  • 용왕 귀환   제974화

    “아버지, 정말 제 미래는 상관없어요? 왜 저를 죽음으로 몰아가시려는 건가요?”허가연은 눈물에 젖은 눈으로 아버지를 노려보며 말했다.그러자 허성태는 얼굴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이건 가족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손씨 가문을 건드리는 건 허가연에게도 허씨 가문에게도 너무나 큰 위험이었다. 그래서 허성태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아빠가 널 협박하는 게 아니야. 하지만 손씨 가문 도련님만이 너랑 평생을 함께할 가장 적합한 사람이야.”“맞아. 가연아, 동욱 도련님은 젊으시고 잘생겼고 능력까지 좋으시니 동성의 수많은 명문 가문의 딸들이 도련님와 결혼을 꿈꾸고 있어. 저런 멍청이한테 속아서 인생을 망치면 안 돼.”허종우가 덧붙이며 말했다.“그러게 말이야. 가연아. 네가 임선호 같은 쓰레기랑 함께하면 평생 고통 속에서 살 수도 있어.”허광호도 다급하게 말했다.하지만 허가연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상관없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선호 오빠뿐이에요. 오빠랑 결혼할 거예요!”예천우는 그 말을 듣고 속으로 놀랐다.‘저 정도로 훌륭한 여자가 선호를 이토록 사랑할 줄이야.’예천우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옆에서 이 모습을 보던 임완유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다.그녀는 동생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선호야, 나중에 절대 가연 씨를 실망하게 하지 마. 알겠지?”임선호는 눈물을 머금고 대답했다.“누나, 걱정하지 마세요. 제 목숨을 걸고서라도 가연이를 평생 지켜줄 거예요.”“그러면 됐어. 만약 그 약속을 어기면 나도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허가연의 말을 들은 허성태는 몹시 화가 났다. 특히 강지혜의 어두워진 표정을 보고 나니 더욱 참을 수가 없었다. 오늘 손씨 가문 사람들에게 확실한 태도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그래서 그는 허가연의 뺨을 치려 손을 들어 올렸다.하지만 그 순간 한 사람이 빠르게 앞으로 나와 허가연을 뒤로 밀치고 대신 그 뺨을 맞았다. 바로 임선호였다.팍!귀에 쟁쟁 울리는 소리와 함께

  • 용왕 귀환   제973화

    예천우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강지혜의 말소리를 듣고는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며 목소리를 높였다.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세 사람이 천천히 방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모든 사람은 순간 당황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 누가 감히 이렇게 방자하게 나설 수 있을지 궁금했다.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바라보니 세 사람이 서 있었다.허가연은 임선호를 발견하자 얼굴이 활짝 밝아지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선호 오빠!”허광호은 그 모습을 보고 즉시 화가 치밀어 올랐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임선호가 정말로 허가연을 데리러 허씨 가문에 당당히 들어올 줄은 몰랐다.이건 분명히 자신을 무시하는 행동이었기에 그의 얼굴에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스쳤다.허종우는 분노에 가득 차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희가 대체 누구길래 감히 우리 허씨 가문에서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냐?”허광호는 기다렸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예천우 옆에 서 있는 임선호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자식이 바로 뻔뻔하고 멍청한 임선호입니다! 저 주제에 감히 우리 가연이를 탐내고 있어요!”이 말을 들은 손동욱의 얼굴도 어두워졌다. 그는 허가연이 임선호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으나 아직 그를 혼내줄 시간이 없었다.원래는 허가연과의 약혼을 정한 후에 임선호를 혼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당당하게 찾아오다니 그를 무시하는 것 같아 불쾌했다.허종우는 더욱 화가 나서 소리쳤다.“이놈아, 감히 이곳까지 와서 날뛰다니 간탱이가 부었나 보네. 널 한 번 봐 줄 테니 지금 당장 꺼져. 그러면 목숨만은 살려줄게!”그러나 임선호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히 말했다.“아저씨, 어떤 말씀을 하셔도 오늘 저는 그냥 물러나지 않겠어요. 죽더라도 가연이를 포기할 수 없어요.”그러자 허종우는 이를 악물고 명령했다.“좋아. 그럼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주마. 광호야, 당장 저놈을 죽여!”허성태는 조카인 허광호가 강력한 무술 실력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허광호는 위무권관의 관장님을 사부님으로 모시고 있

  • 용왕 귀환   제972화

    허씨 가문의 위세는 꽤 강력했지만 4대 가문과 비교하면 그 격차는 실로 엄청났다.많은 허씨 가족 특히 허가연 아버지의 동생인 허종우와 그의 아들 허광호는 손씨 가문과의 인연을 통해 가문이 성장하기를 바랐다. 손씨 가문과 손을 잡으면 분명히 집안의 실력도 훨씬 더 강해질 것이고 그들은 큰 이득을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러나 허가연의 엄마인 조은희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허가연이 임선호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지난번에도 자신이 몰래 허가연을 보내서 임선호를 만나러 천해시로 가게 했었다.허가연의 아버지인 허성태도 마음속으로는 내키지 않았지만 가문의 이익을 위해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한편 허가연은 고개를 숙이고 휴대전화를 꺼내 임선호에게 계속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차례 메시지를 보냈음에도 임선호는 답장이 없었다. 게다가 양가의 대화가 거의 끝나가고 있는데도 임선호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허가연의 마음은 무거워졌다.임선호의 집안이 아주 대단하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가 적어도 한 번쯤은 시도해 볼 줄 알았기에 실망스러웠다.임씨 가문 사람들이 말했던 대단한 예천우라는 존재도 결국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허세가 아니었을까 싶었다.이런 생각들이 떠오르자 허가연은 절망감에 빠져들었다.“좋아요. 그럼 이렇게 합시다. 이틀 후면 좋은 날이니 그날 약혼식을 올리는 게 어떨까요? 이견 없으시죠?”손동욱의 어머니인 강지혜가 제안했다. 이미 허씨 가문는 손씨 가문으로 시집오는 게 결정되었고 허성태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조은희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며 딸이 마음 접기를 바랐다.하지만 그때 갑자기 문 앞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요!”바로 그 순간 예천우와 임선호가 마침내 도착한 것이었다....그 시각, 용도의 예씨 가문.이른 아침에 가문의 주요 인물들은 모두 충격에 빠져 있었다. 조금 전 전해진 소식은 충격적이었다.어젯밤 백호 전신이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가 전해졌다.그는 외부에

  • 용왕 귀환   제971화

    유은수는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뒤돌아보니 정말 예천우가 와 있었다. 그녀는 순간 당황하여 어색하게 말했다.“천우야, 왔구나. 아까는 내가 그냥 헛소리 한 거니까 신경 쓰지 마.”예천우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래요?”그는 이번에는 다른 차를 타고 왔다. 아마도 그래서 유은수가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굳이 따지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완유야, 선호야, 차에 타.”임선호와 임완유는 즉시 차로 다가가 올랐다.“선호야, 네가 운전해.”예천우는 바로 차 열쇠를 선호에게 던졌다.그러자 임선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열쇠를 잡고 운전석에 앉았다. 그는 운전을 좋아해서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마음껏 속도를 낼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흥분된 얼굴이었다.유은수도 차에 오르려 했지만 예천우는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아줌마, 어디 가시려고요?”“나도 같이 가야지. 선호 일인데 부모가 곁에 있어야 할 거 아니야?”유은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래요? 그렇다면 부모님이 계시니 저는 굳이 안 가도 되겠네요.”예천우는 내리려는 척하며 차 키를 건네려 했다. 유은수는 이를 보고 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아니야, 아니야. 그럼 난 집에서 기다릴게. 천우야, 선호를 좀 부탁해.”예천우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차에 앉았다. 뒤이어 임완유가 자리를 마련해 주며 말했다.“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천우가 있으니 선호는 무사할 거예요.”“그래, 그래. 안전하게 다녀와.”유은수는 차가 출발하는 것을 바라보며 속으로 욕했다.‘왜 저렇게 잘난척하는 거야? 용왕일 뿐이잖아. 용국의 다른 대단한 사람들은 너랑 달리 그렇게 예절 바르던데.’차가 출발하자 임선호는 예천우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말했다.“매부, 죄송해요. 다시 한번 매부한테 폐를 끼치게 되네요. 아까 엄마가 한 말은 신경 쓰지 마세요. 원래 좀 입이 거칠어요.”“괜찮아.”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편하게 운전이나 해. 정말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

  • 용왕 귀환   제970화

    김형준은 잠시 당황하다가 급히 말했다.“저는 어릴 때부터 체력이 남다른 편이라서 굳이 훈련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하라면 하는 거야. 안 갈 거야?”예천우가 물었다.“가겠습니다!”이런 기회를 어찌 놓칠 수 있겠는가 싶어 김형준은 바로 대답했다.예천우는 양박군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곧바로 알려주고 직접 양박군에게 전화해 이 일을 설명했다.아직 당장 예천우를 따라다닐 수는 없었지만 이제 예천우의 작은 동생이 된 셈이니 앞으로 기회가 무궁무진할 거라며 김형준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유이안은 예천우와 이렇게 말이 잘 통하자 바로 다가와 물었다.“형부, 언니 일은 좀...”“이미 말했잖아, 더 얘기할 필요 없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시간이 늦었으니 난 자야겠어. 더 할 얘기 없으면 얼른 돌아가.”유이안은 무척 답답했다.‘뭐가 더 할 얘기가 없다는 건지. 분명 중요한 일인데... 형부가 일부러 피하고 있는 거잖아.’이번엔 정말 예천우가 완전히 마음을 정리한 것으로 보였다. 이렇게 되면 임완유는 어쩌나 싶어 걱정이 밀려왔다.어쩔 수 없이 유이안은 김형준과 함께 자리를 떠났고 가는 길에 유은수에게 전화해 상황을 전했다. 예천우가 이미 단호히 결심했고 더 이상 그들과 얽힐 의사가 없다고 했다.사실 유이안이 예천우의 주소를 알아낼 수 있었던 것도 유은수의 도움이 컸다. 유은수는 유이안이 예천우를 설득해 임완유를 용서하게 만들길 바랐던 것이다.그러나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지자 유은수는 자신이 한 일들이 크게 후회되기 시작했다.‘내가 왜 그렇게 어리석게 굴었을까.’두 사람을 돌려보낸 후 예천우는 푹 자고 아침 6시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문득 임완유와의 약속이 떠올랐다. 임선호와 함께 동성시로 가기로 한 일이었지만 너무 사소한 일이라 깜빡 잊었다.예천우는 빠르게 준비를 마치고 차를 몰고 임씨 가문으로 향했다. 과속 감시 카메라가 없는 구간에선 속도를 내며 빠르게 이동했다.한편 임선호는 아침 7시가 넘도록 기다리고 있었지만 아직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