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서림은 홀로 말을 이어갔다.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단지 자신의 모든 감정을 예천우에게 털어놓고 있었다.예천우는 말없이 그녀의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었다. 선우서림이 자신에게 이렇게 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기에 그의 마음은 묘한 죄책감 때문에 무거워졌다.양채은도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예천우는 그녀를 위해 많은 도움을 주었기에 그나마 자신의 마음은 조금 편했다. 하지만 선우서림의 경우, 그녀를 위해 해준 것이 고작 그녀가 종사가 되는 걸 좀 도와준 게 전부였다. 반대로 선우서림은 예천우를 찾기 위해 많은 희생을 했고 그의 어머니를 돕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그러나 예천우는 그녀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 그녀를 받아들이는 것은 예천우에게도 전혀 나쁜 일이 아니었다. 어쩌면 대부분의 남자라면 이를 마다하지 않을 상황일 것이다.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임완유가 있었다. 만약 그녀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틀림없이 상처받을 것이다.예천우는 성인이란 유혹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행동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선우서림은 한참 동안 말을 이어가다가 드디어 멈췄다. 그녀는 예천우가 이미 떠난 줄 알았다.하지만 고개를 돌려보니 그는 여전히 그녀의 옆에 앉아 있었다. 조용히 자기 말을 들어주고 있던 그의 모습에 선우서림의 얼굴이 새빨개졌다.“도련님!”그녀는 당황하며 몸을 움츠렸다. “내가 헛소리를 한 거야.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 줘.”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너를 이상하게 생각할 리 없지. 오히려 내가 미안해.”그의 목소리는 무겁고 진지했고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네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내가 이미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그래. 그 사람을 배신할 수 없어서 그러는 거야.”“정말 그것뿐이야?”선우서림은 물론 예천우가 말한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이 세상에서 능력 있는 남자의 곁엔 한 명 이상의 여자
“그게 정말 바보 같은 소리인지 아닌지는 나중에 알게 될 거야.”선우서림은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벗겨진 옷을 입는 대신 예천우 앞에 서며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내 몸매 어때?”예천우는 순간 말문이 막혀 황급히 눈을 감았다.하지만 눈을 감아도 그녀의 완벽한 몸매가 머릿속에서 가셔지지 않았다. 그녀의 부드럽고 유연한 허리, 군살 없는 곡선, 새뽀얀 피부에 우뚝 솟은 가슴까지... 모든 것이 생생히 그려졌다.선우서림은 예천우가 눈을 감는 모습을 보고 더욱 기뻐하며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러다가 코피 나겠어!” “뭐라고?”예천우는 놀라서 눈을 떴고 그 순간 선우서림이 그의 앞으로 몸을 가까이 가져갔다.그녀의 의도적인 행동 때문에 예천우는 그녀의 몸을 더 선명히 볼 수 있었다.“너... 뭐 하는 거야...” 예천우는 말문이 막혔지만 선우서림은 장난을 치는 듯 웃으며 말했다. “하하... 정말 귀엽네!”그녀는 웃음을 터뜨리며 천천히 돌아섰고 완벽한 실루엣을 남기며 방을 떠났다.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장난이 무서울 정도로 너무 심하네.’그는 속으로 선우서림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야겠다고 다짐했다.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그녀의 유혹에 넘어가고 말 것 같았고 그러면 임완유한테 너무 미안할 것이다.선우서림은 이번에 동성에 온 목적을 다 했고 임완유의 집을 마련한 뒤 곧 떠났다.남궁은서가 그녀에게 다른 일을 맡겼기 때문이었다.다만 떠나기 전에 그녀는 예천우에게 말했다.“여기 있는 게스트 룸 하나는 내가 골라놨어. 당분간 여기서 머물다가 너와 함께 성종대회에 갈 계획이야.”예천우는 영종 종주의 아들, 즉 영종의 소종주라는 신분으로 성종대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그때 선우서림도 동행할 예정이었다.이는 남궁은서의 지시였다.사실 남궁은서는 선우서림을 예천우의 곁에 남겨두려는 의도가 있었다. 선우서림과의 관계는 예천우의 수련에도 도움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그녀는 강요하고 싶지 않았고 더군다나 예천우는
이른 아침, 예천우가 잠에서 깼다.오른손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느낌이 좋아 자기도 모르게 계속 주무르고 있었다.옆으로 고개를 돌리니,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피부는 손으로 건드리기만 해도 톡 터질 듯 탱탱하고 부드러웠다.“아.......”그의 손길에 임완유도 잠에서 깼다. 그녀는 눈을 뜨자마자 발가벗은 자신을 발견하고 비명을 지르며 예천우를 밀쳐냈다.그리고 한 손으로는 이불을 잡아당기고, 다른 한 손으로는 베개를 들고 세게 내리치며 소리 질렀다.“꺄아아악!! 이 변태 색마 새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그게, 여러 가지 자세로 다 한 것 같아!”“뻔뻔하기까지! 양아치냐?”임완유는 화가 났고 수치스러웠다.“말은 똑바로 해야지. 어제 네가 더 적극적이었어.”예천우가 억울한 듯 말했다.“헛소리 하지 마. 분명히....”임완유는 반박하려 했지만, 말을 잇지 못했다. 순간 어젯밤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어젯밤에 거액의 빚을 받으려 하다가 누군가가 그녀에게 약을 탔고, 그녀가 이상하다고 느끼고 화장실로 달려가서, 겨우 탈출할 수 있었다.예천우는 그녀를 호텔 방 입구까지 데려다주고 가려고 했었다. 그리고 그녀가 먼저 그를 끌어당기고 그를 덮쳤다.“엉엉...”임완유는 몸에 이불을 돌돌 감은 채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그녀가 서럽게 우는 모습에 예천우는 약간 쑥스러워하며 말했다.“내가 책임질 수 있어.”“네가 책임진다고?”“내가 누군지 알아? 네가 책임질 수 있어?”임완유가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아마 그럴 수 있을 거야. 나도 꽤 능력자거든. 많은 대단한 사람들도 날 보면 공손하게 변해.”“꺼져!”“꺼지라고!”임완유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 자신의 처음을 이런 허풍이나 부는 별 볼 일 없는 놈한테 뺏기게 되다니.그래도 그녀는 임유그룹의 대표인지라 아주 강한 멘탈을 가지고 있었다. 한바탕 화를 낸 뒤, 바로 차분한 태도로 말했다.“어젯밤 일은 없었던 걸로 해. 네가 만약 밖에서 함부
“이건 용등 블랙카드입니다. 한도는 2000억이예요. 천해 시 용등상회소속 모든 매장에서 쓸 수 있어요!”“그리고 처음 오셨으니, 아직 지낼 곳 없으시죠? 이것은 천궐1호 별장 출입문 카드에요. 부디 받아주십시오.”“이렇게 큰돈을, 무슨 일 있으면 솔직하게 말해.”예천우는 그 깊은 눈으로 모든 걸 꿰뚤어보고 있는 것 같았다.“용왕님, 제 딸 양체은이 최근 반년 동안 온몸에 오한이 와서, 많은 명의를 찾아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양대복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별 일 아니네. 내가 내일 짬을 내서 해결해 줄게.”“정말요? 감사드립니다. 용왕님!”양대복이 흥분하며 말했다. 여러 방법을 수소문한 끝에도 마침내 엄청난 비밀을 발견한 셈이다.새로운 젊은 용왕이 자신이 고된 노력 끝에 찾아내지 못한, 신룡처럼 신비하고 의로운 의사였다니.정말 믿을 수 없었다. 전설의 의선이 이렇게 젊은 데다 용문용왕일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그의 대답에 양대복은 매우 기뻐했다.“용왕님, 무슨 분부하실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해주십시오. 천해 시에 제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은 없을 겁니다.”“어린 여자애 한 명 찾아 줘.”예천우는 양대복에게 대략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네, 제가 최선을 다해 찾아드리겠습니다!”“아, 참! 그리고 제가 오늘 저녁 많은 유명 인사들을 초대하여 파티를 열 예정이니, 용왕님도 꼭 참석하시길 바랍니다.”예천우는 그의 말을 듣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난 그런 자리는 싫어. 파티는 그만둬.”“하지만 이미 다 초대장을 보냈어요.”“취소해.”“알겠습니다.”“더 볼 일 없으면 나 먼저 내릴게. 그리고, 앞으로 용왕이라고 부르지 말고 예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돼.”예천우는 너무 눈에 띄고 싶지 않았다.“네!”양대복은 예천우가 조용히 있기를 원한다는 뜻을 알아듣고 즉시 공손히 알겠다고 했다.비록 짧은 시간의 교류였지만, 그가 상위에 오른 이후 그 누구도 그에게 이런 긴장감과 압박감을 준 적이 없었다.예천우는 차에서 내린
“천우야, 노신의의 전화를 받은 뒤, 줄곧 널 기다리고 있었어. 드디어 이렇게 만나는구나... 헌데 문 앞에서 뭐 하는 거냐?”임 씨 어르신은 그가 온다는 소식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한 참을 기다려도 그가 들어오지 않자, 직접 입구로 나온 것이다.그러자 예천우가 재빨리 웃으며 외쳤다.“할아버지!”“둘이 아는 사이야?” 임 씨 할아버지는 옆에 서 있는 손녀를 쳐다보고 궁금해하며 물었다.임완유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낮에 만난 적이 있어요.”그러자 예천우가 재빨리 둘러대며 말했다.“그래, 정말 우연이구나. 어쩌면 이것이 하늘이 정해준 좋은 인연일지도 모르겠구나! 마침 오늘 결혼하기에도 알맞은 날이니, 점심 먹고 바로 가서 혼인신고를 하거라.”임 씨 할아버지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노신의의 의술이 신통하니, 그의 제자도 우수한 인물일거라 생각했다.예천우는 어리둥절했다. 이 여자가 자신의 약혼녀 임완유였다니. 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특히 중요 부위를 말이다.임완유 역시 예천우의 굶주린 늑대 같은 눈빛을 알아차린 듯, 머릿속에 어젯밤 일이 또다시 스쳐 지나갔다.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다.이 자식, 어젯밤 일만으로도 역겨운데. 이런 놈이 미래의 약혼자라니.그녀는 언제가 꼭 어젯밤 일과 오늘 일에 대한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임 씨 할아버지는 매우 기뻐했지만, 할아버지 옆에 서 있는 중년 남녀는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매우 불만스러워했다.그들은 임완유의 아빠, 엄마다. 그들은 이토록 아름다운 외모에, 회사 대표이기도 한데다 수많은 재벌의 사랑을 받는 자기 딸을, 이런 촌놈에게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임완유의 엄마 유은수가 나서서 말했다.“아버님, 정말 완유를 이런 놈한테 시집보낼 생각은 아니시죠?”“이 옷차림을 봐요, 촌뜨기가 따로 없잖아요.”“우리 딸이 이런 놈에게 시집가면, 제가 얼굴을 들고 나가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어요?”“그러게요. 이건 우리 임씨 집안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일이라고요.”그녀의
“꿈도 꾸지 마! 내가 돼지 한 마리를 좋아해도 널 좋아할 일은 없어!”임완유는 어이가 없었다. 너보다 잘나고 뛰어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내가 널 좋아하겠어?“완유야!”그때, 화끈한 옷차림의 아름다운 여자가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엉덩이까지 내려오는 숏팬츠, 타이트한 크롭티, 가녀린 다리, 날씬한 허리를 그대로 드러낸, 눈에 띄는 차림이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그녀의 눈에 예천우는 평범한 옷차림에, 얼굴은 꽤 봐줄 만한, 산속에서 온, 완유와 어울리지도 않는 촌놈이었다. 그야말로 두꺼비가 백조고기를 먹으려고 하는 듯한 느낌이라 생각했다.헛된 망상에 빠진 놈이라 생각했다.“왔어?”임완유는 가볍게 인사하고, 예천우에게 소개해 주며 말했다.“여긴 내 절친 소정이야.”그러자 예천우가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그러나 소정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임완유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가자, 유걸이랑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천우에게 손짓하며 말했다.“너도 따라 와!”소정을 부른 이유도 그를 한바탕 정신 차리게 해주고 싶어서이다. 스스로 어려움을 알고 물러나게 하려는 생각이었다. 다시는 곁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세 사람은 임완유의 차에 앉아 금방 목적지에 도착했다.이곳은 펜싱 클럽이다. 시설이 호화로워서 많은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여기에 놀러 오기를 좋아한다.안으로 들어가자 많은 사람들이 잇달아 그녀들에게 인사했다.“오~ 이쁜이들 드디어 왔네. 유걸은 이미 경기하러 올라갔어.”그들은 옆에 있는 예천우는 아예 보는 체도 하지 않았다.예천우는 그거에 대해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더 편한 느낌이었다.경기를 하고 있는 유걸의 동작은 멋지고 자유로워 보였다. 검을 다루는 그의 모습이 많은 여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멋있어. 동작이 너무 완벽해!”소정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그러게, 말이야, 펜싱은 유걸을 절대 못 따라가.”그녀들이 말하는 사
그가 정말로 올라가자, 모든 사람이 그를 비웃기 시작했다.“하하, 웃겨 죽겠네. 당신 같은 촌놈이 뭘 믿고 큰소리야.”“......”예천우는 그들을 상대하기도 귀찮아서, 아무 검이나 들고 재촉했다.“빨리 안 합니까?”유걸은 어리둥절했다.“마스크 안 써요?”“필요 없어요.”그러자 유걸이 비웃으며 말했다.“그래요, 그럼, 이따가 다치면 내 탓하지 마요.”유걸은 심지어 이 기회에 제대로 그를 혼내주고 싶었다.“쓸데없는 소리가 정말 많네요.”예천우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의 태도에 유걸은 제대로 화가 났고,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도 예천우를 어이없게 생각했다.검을 든 자세만 봐도 아마추어임이 완전히 드러났다. 그러면서 큰소리를 치다니, 아주 죽음을 자초하는 짓이 아닌가.임완유도 덩달아 긴장됐다. 비록 예천우가 너무 싫고, 그를 당장이라도 내쳐버리고 싶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를 다치게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소정이 그런 그녀를 위로하듯 말했다.“완유야, 걱정하지 마. 괜찮아. 유걸은 프로야. 알아서 잘할 거니까 큰일 안 날 거야.”임완유도 그렇게 생각했다.순간, 유걸은 이미 발을 들고 빠른 속도로 예천우를 향해 돌진해, 그를 향해 찔렀다.“멋있어, 아주 깔끔한 동작이었어. 진짜 프로보다 더 잘하는 것 같아.”“근데 저 촌뜨기 자세 좀 봐, 완전 힘이 하나도 없어 보여.”“계속 이 방법으로 하면, 쟤는 끝이야.”“하하, 저런 주제에 큰소리는, 어떻게 당하나 지켜나 보자....”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걸의 비참하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고, 손에 쥐었던 검을 바닥에 떨어뜨렸다.어?이럴 수가!이 상황을 지켜보던 모든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모두 멍해졌다.눈앞에 일어난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서로 쳐다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임완유는 경악하며 입을 가리고 있던 손을 치웠다.사실 좀 전에 예천우가 다친 줄 알고 깜짝 놀란 거지만.예천우는 손에 든 장검을 내려놓고 담담히 걸어 내려왔다.“말도 안 돼. 분명히 무슨 꼼
“응?”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들에게 쏠렸다.“너희들 모르지? 오늘 밤 용등상회 양 회장이 직접 파티를 열어 거물급 인사를 대접할 거야.” “그래? 어떤 인물이길래 양 회장이 직접 나서?”“당연히 고위층 인물이지. 아마 상회에 가입한 명문 가문들만 초대받았을거야.”유걸이 웃으며 말했다.“완유야, 너희 집안에서 그동안 계속 용등상회 가입을 신청하고 있었잖아. 오늘 밤이 그 기회야.”“뭐라고?”임완유는 마음이 흔들렸다.비록 이미 지원해서 명단에 오르는 것까지 성공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인원수가 3개 정도로 제한적이어서, 가능성이 매우 희박했다.“간단해. 오늘 나랑 같이 그 파티에 가. 나랑 같이 들어가면 내가 상회 고위층들 소개해 줄게. 그러면 상회에 가입하는 건 시간문제지.”“그렇긴 하네, 그러면, 단단히 준비하고 가야겠어.”임완유가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한참 얘기를 듣고 있던 예천우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준비할 필요 없어. 오늘, 이 파티는 개최되지 않을 거야.”그의 말에 모든 사람이 그를 쳐다봤다. 임완유는 어리둥절해하다가 이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예천우, 너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는 알기나 해?”“정말이야. 양대복이 오늘 환영회를 열고 싶다고 했는데, 내가 싫다고 했어.”예천우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피식.....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웃음을 터뜨렸다.하나같이 바보를 쳐다보는 눈으로 예천우를 쳐다봤다. 자기가 승낙하지 않았다고?자기가 뭐라도 된 줄 아나.임완유는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잃었다. 이렇게 창피한 말을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내뱉을 수 있을까. 그리고 양대복의 이름 석 자를 당당히 입에 올리다니, 만일 소문이라도 나면 무슨 봉변을 당할 줄 알고.양대복이 어떤 인물인데, 그에 비하면 지금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개미에 불과했다.그러니, 지금 예천우의 모습이 정말 무지하기 짝이 없어 보였다.유걸은 더욱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말했다.“이 봐, 당신이 무슨 마음으로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게 정말 바보 같은 소리인지 아닌지는 나중에 알게 될 거야.”선우서림은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벗겨진 옷을 입는 대신 예천우 앞에 서며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내 몸매 어때?”예천우는 순간 말문이 막혀 황급히 눈을 감았다.하지만 눈을 감아도 그녀의 완벽한 몸매가 머릿속에서 가셔지지 않았다. 그녀의 부드럽고 유연한 허리, 군살 없는 곡선, 새뽀얀 피부에 우뚝 솟은 가슴까지... 모든 것이 생생히 그려졌다.선우서림은 예천우가 눈을 감는 모습을 보고 더욱 기뻐하며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러다가 코피 나겠어!” “뭐라고?”예천우는 놀라서 눈을 떴고 그 순간 선우서림이 그의 앞으로 몸을 가까이 가져갔다.그녀의 의도적인 행동 때문에 예천우는 그녀의 몸을 더 선명히 볼 수 있었다.“너... 뭐 하는 거야...” 예천우는 말문이 막혔지만 선우서림은 장난을 치는 듯 웃으며 말했다. “하하... 정말 귀엽네!”그녀는 웃음을 터뜨리며 천천히 돌아섰고 완벽한 실루엣을 남기며 방을 떠났다.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장난이 무서울 정도로 너무 심하네.’그는 속으로 선우서림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야겠다고 다짐했다.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그녀의 유혹에 넘어가고 말 것 같았고 그러면 임완유한테 너무 미안할 것이다.선우서림은 이번에 동성에 온 목적을 다 했고 임완유의 집을 마련한 뒤 곧 떠났다.남궁은서가 그녀에게 다른 일을 맡겼기 때문이었다.다만 떠나기 전에 그녀는 예천우에게 말했다.“여기 있는 게스트 룸 하나는 내가 골라놨어. 당분간 여기서 머물다가 너와 함께 성종대회에 갈 계획이야.”예천우는 영종 종주의 아들, 즉 영종의 소종주라는 신분으로 성종대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그때 선우서림도 동행할 예정이었다.이는 남궁은서의 지시였다.사실 남궁은서는 선우서림을 예천우의 곁에 남겨두려는 의도가 있었다. 선우서림과의 관계는 예천우의 수련에도 도움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그녀는 강요하고 싶지 않았고 더군다나 예천우는
선우서림은 홀로 말을 이어갔다.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단지 자신의 모든 감정을 예천우에게 털어놓고 있었다.예천우는 말없이 그녀의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었다. 선우서림이 자신에게 이렇게 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기에 그의 마음은 묘한 죄책감 때문에 무거워졌다.양채은도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예천우는 그녀를 위해 많은 도움을 주었기에 그나마 자신의 마음은 조금 편했다. 하지만 선우서림의 경우, 그녀를 위해 해준 것이 고작 그녀가 종사가 되는 걸 좀 도와준 게 전부였다. 반대로 선우서림은 예천우를 찾기 위해 많은 희생을 했고 그의 어머니를 돕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그러나 예천우는 그녀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 그녀를 받아들이는 것은 예천우에게도 전혀 나쁜 일이 아니었다. 어쩌면 대부분의 남자라면 이를 마다하지 않을 상황일 것이다.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임완유가 있었다. 만약 그녀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틀림없이 상처받을 것이다.예천우는 성인이란 유혹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행동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선우서림은 한참 동안 말을 이어가다가 드디어 멈췄다. 그녀는 예천우가 이미 떠난 줄 알았다.하지만 고개를 돌려보니 그는 여전히 그녀의 옆에 앉아 있었다. 조용히 자기 말을 들어주고 있던 그의 모습에 선우서림의 얼굴이 새빨개졌다.“도련님!”그녀는 당황하며 몸을 움츠렸다. “내가 헛소리를 한 거야.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 줘.”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너를 이상하게 생각할 리 없지. 오히려 내가 미안해.”그의 목소리는 무겁고 진지했고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네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내가 이미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그래. 그 사람을 배신할 수 없어서 그러는 거야.”“정말 그것뿐이야?”선우서림은 물론 예천우가 말한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이 세상에서 능력 있는 남자의 곁엔 한 명 이상의 여자
“응. 알아. 네가 SNS에 우리를 응원하는 글도 올렸더라.”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진나비는 예천우가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에 깜짝 놀라면서도 기뻐하며 대답했다.“그건 별거 아니에요. 사실 별로 큰 효과도 없었을 거예요.”“그럴 리가. 세상 모든 일에는 의미가 있어. 다만 네가 못 느꼈을 뿐이지.”“정말요? 고마워요. 천우 오빠, 저를 격려해 줘서요. 사실 이번에 전화한 건 오빠가 동성에 있다고 해서 제 콘서트에 초대하고 싶어서요.”“콘서트 있어? 언제야?”예천우는 성종대회 준비로 바쁜 상황이었기 때문에 시간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오늘 저녁 7시 반이에요. 체육관에서 하는데 오빠 시간 괜찮으세요?”진나비는 기대에 가득 찬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는 예천우가 꼭 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사실 박우형 사건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더 일찍 예천우를 초대했을 것이다. 이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을 보고 예천우가 시간이 있을 거라 판단해 초대하려고 했다.“시간 괜찮아. 갈게.”예천우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예천우는 진나비가 욕을 먹으면서도 자신을 위해 SNS에서 글을 올린 것이 고마웠다.게다가 진나비의 순수한 모습과 청아한 목소리, 그리고 날씬한 몸매는 그에게도 호감을 느끼게 했다. 만약 임완유가 아니었다면 진나비도 선우서림처럼 충분히 경쟁력 있는 사람 중 하나였을 것이다.“정말요? 고마워요. 천우 오빠!”진나비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환하게 웃었다. 예천우가 자신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별말을 다 하네. 오히려 내가 너한테 고마워해야지. 그러면 티켓 준비해 줘. 지금 좀 바빠서 먼저 끊을게.”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돌아섰다. 하지만 방 한편에 누워 있는 선우서림의 모습을 보고 순간 멈칫했다. 그녀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있었고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모습으로 향했다.선우서림은 겉옷이 벗겨진 채 속옷만 입고 있었고 드러난 그녀의 몸은 완벽 그 자체였다. 단 한 번의 시선만으로도 깊은 매
예천우는 잠시 멍해졌다. 선우서림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다가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그의 목을 감싸고 망설임 없이 입술을 맞대며 강렬하게 그를 유혹했다.그녀의 행동은 다소 서툴렀지만 선우서림의 진심이 느껴져 예천우는 순간적으로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었다.사실 그의 강력한 정신력 덕분에 약물의 효과는 완전히 걸리지 않았지만 선우서림의 매혹적인 자태는 충분히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예천우는 선우서림과 양채은에 대해 같은 감정이 있었다. 그녀들을 좋아하고 존중하며 매력을 느끼곤 했다.하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엔 늘 임완유가 있었고 그녀를 향한 책임감과 진심 때문에 예천우는 항상 자신의 감정을 억눌러왔다.하지만 지금 선우서림의 유혹적인 상태와 약간의 약물 작용은 예천우를 흔들리게 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맞대고 손이 선우서림의 몸을 더듬으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완벽한 몸매와 부드러운 촉감은 그의 감각을 자극하며 더 깊은 갈망을 끌어냈다.선우서림은 정말 모든 게 너무 완벽했다.선우서림은 남자를 매혹하는 매력이 임완유보다 못지않았고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임완유의 고귀하고 성스러운 매력과는 달리 선우서림의 매혹적이고 자유로운 매력이 그를 사로잡았다.선우서림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소파 위로 넘어졌고 선우서림의 드레스는 점점 벗겨지고 있었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유혹의 절정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갑작스러운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그 소리에 예천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자신을 바라보는 선우서림을 봤다. 그녀의 드레스는 거의 완전히 벗겨져 있었고 그녀의 몸은 그의 눈앞에 드러나 있었다.예천우는 황급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서림아, 미안해. 이건 내 잘못이야.”선우서림은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부끄러움에 몸을 떨며 말했다. “아니야. 이건 내 선택이야. 제발 나를 받아주세요. 평생 너만을 사랑할 거야. 뭐든지 할게.”예천우는 그녀의 말에 쓴웃음을 짓고 속으로 한숨을 쉬며 고
선우서림은 속으로 결심을 굳혔다.‘지금처럼 우물쭈물하면 결국 도련님의 곁에서 점점 멀어질지도 몰라. 그러니 죽이 되는 밥이 되든 일단 몰아붙여야 해. 도련님의 아내가 되지 못한다 해도 도련님의 여자가 될 수만 있다면 평생 곁에 있을 명분은 생길 거야.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도련님과 점점 더 멀어질 수밖에 없겠지.’그녀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고 몰래 예천우에게 약을 쓸 생각이었다. 그 약은 무색무취하며 희귀한 성분으로 만들어져 쉽게 감지되지 않는다. 효과가 강하지는 않아도 오히려 쉽게 들키지 않았다. 게다가 선우서림에게는 완벽한 매술이 있었다.게다가 그녀는 자신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매일 매술을 연습해 왔다. 예천우를 유혹하기 위해 완벽히 준비된 그녀는 오늘 승부를 보기로 결심했다.지금 선우서림은 몸에 딱 붙는 트임이 있는 검은 드레스를 입었다. 살짝 낮은 목선과 드러난 하얀 다리가 눈길을 끌었다. 그녀의 매혹적인 자태는 예천우조차 잠시 흔들리게 할 정도였다.그러나 예천우는 별다른 의심 없이 물을 마시며 말했다.“정말 좋은 집을 찾았네. 이렇게 멋진 집을 발견하다니 대단해.”그는 집 안을 둘러보며 감탄했다. 인테리어와 집안 상태는 거의 새집이나 다름없었다. 다른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이 전혀 없을 정도로 느낌이 새로웠다.“맞아. 너희가 떠난 후 난 바로 달려와서 집을 찾는 일에만 매달렸어. 결국 어제야 이 매물이 새로 나온 걸 발견했지. 이 집은 반년 전에 인테리어 공사를 끝냈고 원래는 집주인이 직접 살려고 했던 거래. 하지만 살지 않고 바로 되팔았으니 사실상 새집이 맞지.”선우서림은 자랑스레 설명했다.“나도 이틀 동안 찾아다녔는데 만족스러운 곳이 없었어. 그런데 이 집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계약했지.”집주인이 오늘에 40억 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제시했지만 선우서림은 단숨에 바로 계약서에 서명했다.상대방은 원래 일부러 가격을 높게 부르면서 협상하기를 기대했는데 선우서림이 바로 계약하니까 아주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도 전액
사실 이번 일은 예천우가 아닌 남궁은서가 준비한 것이었다. 그러나 남궁은서는 이런 오해를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이런 결과를 매우 기쁘게 받아들였다.천상 그룹 동성 지사의 상황은 금세 남궁은서의 귀에 들어갔고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천우가 도움을 주긴 했지만 완유의 대처가 정말 만족스러워.”천상 그룹 전체적으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유독 동성 지사는 심각한 문제가 많았다. 남궁은서는 임완유가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해결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궁금했다.하지만 임완유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문제를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 열정을 자극해 분위기를 개선했다.‘정말 잘했어. 내가 정성 들여 준비한 직원 자료가 제대로 활용됐겠네.’남궁은서는 속으로 생각하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한편, 예천우는 회사를 떠나면서 임완유가 지낼 적당한 집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호텔에 계속 머무는 것은 적합하지 않았다. 마침 근처에 고급 아파트 단지가 있었지만 문제는 이미 모든 매물이 팔렸다는 것이었다.그때 그의 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건 사람은 선우서림이었다.“도련님!”“무슨 일이야?”예천우가 물었다.“아무 일 없어도 도련님을 찾으면 안 돼? 그냥 도련님이 보고 싶어서 전화했으면 안 돼?”평소 예천우 앞에서는 이런 말을 하지 못했지만 선우서림은 전화로 용기를 내서 장난스레 말했다.“그만해. 너도 알잖아. 난 유부남이야.”예천우는 웃으며 대답했지만 그녀의 감정을 모를 리 없었다.비록 예천우도 당연히 예쁜 여자가 좋고 특히 선우서림의 미모는 남자라면 그 누구든 마음이 움직일 것 같았다. 하지만 예천우는 임완유한테 미안한 짓을 해서는 안 되었다.“그래? 그런데 이미 이혼했잖아. 게다가 도련님이라면 결혼했다 해도 난 신경 안 써요.”선우서림은 대담하게 말했다. 예천우는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농담하지 마. 진지한 얘기나 하자. 무슨 일이야?”“농담이 아니야. 진심이라고. 사모님께서 근처에 임완유가 머물 집
“왜냐하면 천우도 말했잖아요. 무슨 일이든 아내인 제 말을 듣는다고요. 그러니 천우는 제 동의 없이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할 겁니다.”“하하...”임완유가 농담 섞인 말투로 말하자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임완유에 대한 호감이 한층 높아졌다.그녀는 명백히 절대적인 권력을 가졌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온화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예천우가 아내가 최고라고 말했을 때 임완유는 얼굴이 붉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그 분위기를 적당히 조절할 필요를 느꼈다.‘이대로라면 사람들은 나를 지나치게 치켜세우고 회사 발전보다는 나만 바라볼지도 몰라. 그러면 곤란할 거야.’예천우는 회사의 이익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있고 심지어 회사가 망해도 상관없다고 했지만 임완유는 달랐다.그녀는 회사가 더 강해지고 더 커져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야만 미래의 시어머니에게 당당히 설명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임완유는 모두의 반응을 살피며 자신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확신했다. 이어서 그녀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물론 저는 예천우처럼 강압적이지 않아요. 하지만 회사 업무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엄격할 거예요. 저는 항상 일을 중심으로 생각해. 만약 여러분이 좋은 아이디어와 제안을 내놓고 일을 잘 해낸다면 저는 여러분을 누구보다 강력히 지지할 거예요. 저한테 반박해도 좋고 제 실수를 지적해도 좋아요. 우리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면 난 기꺼이 받아들일게요. 심지어 그런 사람에게는 승진의 기회도 줄 겁니다.”그녀의 목소리는 단호하면서도 힘이 있었다.“여러분께서도 보셨겠지만 저는 절대적인 자율권을 가지고 있어. 여러분이 얼마나 실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더 넓은 기회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임완유의 열정적인 발언은 회의실의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들었다. 특히 그동안 자신이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느꼈던 이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그들은 임완유가 단순히 지사의 책임자가 아니라 머지않아 본사에서 더 높은 자리에 오를
이 말에 사람들은 다시 한번 충격과 감탄을 느꼈다. 회사가 망해도 상관없고 심지어 회장님께서 부탁해도 소용없다는 그의 태도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대체 이 젊은 남자는 누구지? 회장과 깊은 관련이 있는 건 확실한데 어쩌면 회장보다 더 무시무시한 존재일지도 몰라.’사람들은 속으로 그렇게 추측하며 임완유를 부러운 눈길로 바라봤다.특히 회의실의 여성 중 일부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만약 저런 남자를 내가 가질 수 있다면... 아니 예천우 씨의 보호를 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그녀들의 감탄과 부러움 속에서 임완유 역시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 예천우의 무조건적인 지지와 보호는 그녀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천우는 정말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어. 언제나 나를 위해 노력하고 나를 위해 싸워줬어.’그녀는 예전에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떠올리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나는 그동안 천우를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오해하며 멀리하려고만 했지. 얼마나 바보 같은 행동이었는지... 만약 천우가 일찌감치 나를 포기했더라면 난 지금 이 모든 것을 잃었을 거야. 그러면 그 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였겠지.’모든 상황이 정리된 후 예천우는 자리를 떠날 준비를 했다. 앞으로 다가올 3일 후의 성종대회를 위해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그는 임완유를 향해 부드럽게 말했다.“사람 정리하고 응징하는 건 내가 전문이지. 하지만 회사 운영은 나랑 안 맞아. 이제부터는 모든 걸 네게 맡길게.”그의 말투는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방금 전의 강렬한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고 마치 친근한 옆집 소년처럼 느껴졌다.회의실의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고 또 한 번 놀랐다.‘예천우 씨가 이렇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니. 이건 뭐 마술이라도 부린 건가?’한 남자에게 이토록 빠진 적이 없었던 양서은은 여전히 예천우를 존경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했다.‘정말 멋있네... 예천우 씨가 이렇게 완벽한 사람이라니. 너무 대단해
‘이 분위기로 보면 양서은은 틀림없이 빠르게 승진할 것 같네.’사람들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앞으로 그녀를 조심스럽게 대해야겠다고 다짐했다.장희준 사건이 마무리되자 예천우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여러분 모두 보셨다시피 오늘 이곳에서 매우 불쾌한 일이 있었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매우 좋았어요. 회사의 문제를 해결했으니 이제 모두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거예요.”예천우는 시선을 회의실에 있는 모두에게 돌리며 강하게 말했다.“하지만 저는 장희준 일당 외에도 회사에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내부의 부정부패와 횡포 행위들이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죠. 원래 제 생각대로라면 한 명도 남기지 않고 모두 처벌했을 거예요. 그러면 회사에 약간의 영향이 따르고 단기적인 손실이 있더라도 말입니다. 몇백억, 아니, 몇천억을 잃는다 해도 저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요.”그의 강렬한 눈빛은 회의실을 가득 채웠고 그 시선이 닿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숙였다. 아무도 그와 눈을 마주칠 용기를 내지 못했다.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긴장했고 혹시라도 자신이 이름이 불리면 끝장이라는 공포가 온 회의실을 지배했다.예천우의 어조는 너무도 위압적이었고 그 내용은 그야말로 강력하고 냉혹했다.하지만 그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지며 이렇게 말했다.“다만 여러분의 임 대표님, 제 아내께서는 매우 자비로운 분이었죠. 임 대표님은 사람이라면 실수할 수도 있으니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면 괜찮다고 하면서 저보고 여러분께 기회를 주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제 아내의 말을 따라 여러분들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기로 했어요. 앞으로 열심히 일하면 과거의 잘못은 모두 묻지 않겠어요.”예천우는 웃으며 말을 마쳤고 그의 표정이 한층 부드러워지자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그 말을 은혜로 받아들였고 깊이 감동했다.특히 장희준 외 다른 심각한 부정행위에 연루된 사람들이 가장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