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선우서림은 바로 휴대폰을 꺼내 들었고 4,000만 원은 이제 그녀에게 있어서 먼지 한 톨만큼도 되지 않는 금액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여성은 자신의 카카오 계좌에 입금된 4,000만 원을 확인했다.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선우서림을 바라보다가 혹시 몰라 은행 계좌로 돈을 송금했다. 은행 계좌의 잔액을 확인하면 별문제가 없을 것이다.요즘처럼 빠른 입금 시스템 덕분에 돈은 바로 계좌로 들어왔다.“감사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여성은 환하게 웃으며 선우서림에게 연신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예천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정말 당돌한 여자네.’그는 선우서림에게 물었다.“저 사람의 티켓을 사면 네 티켓은 어쩔 건데?”“난 티켓이 없었어.”“없다고? 그러면 어떻게 들어온 거야?”예천우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검표원 눈을 한 번 쓱 쳐다봤더니 그냥 들여보내 주더라.”“...”예천우는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티켓도 없이 들어와서는 대체 여기서 뭐 하려고 그러는 거야?”“들어와서 사면 되지. 네 자리를 확인하면 현장에서 네 옆자리 티켓을 사면 되잖아.”“...”선우서림의 당당한 말에 예천우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서림이는 내가 콘서트에 올 줄을 진작에 알았네.’둘이 얘기하고 있을 때 갑자기 부드럽고 매혹적인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실례합니다. 자리 좀 비켜주시겠어요? 안으로 들어가야 하거든요.”그 순간 예천우는 순간 멈칫하며 고개를 들었다.목소리의 주인공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녀의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유혹적인 붉은 입술, 그리고 반짝이는 눈동자는 사람을 홀릴 듯 매력적이었다.그녀의 얼굴은 부드럽고 흠 하나 없이 맑았으며, 잔잔한 보조개와 우아한 몸매는 더욱 눈길을 끌었다.긴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완벽한 몸매를 드러냈고 흰 피부가 살짝 비치며 매혹적인 분위기를 더했다.‘또 하나의 요정 같은 여자네.’예천우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선우서림만으로도
녹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는 화가 난 듯 얼굴이 굳어졌고 당장이라도 폭발할 기세였다. 하지만 앞에 있던 여자가 차분하게 그녀를 꾸짖었다. “소정아, 네가 먼저 잘못했잖아. 그만해.”“네, 주인님!”그러자 소정은 고개를 숙이며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분위기가 더 나빠지는 것을 피하려고 그러는지 그녀는 바로 예천우의 왼쪽 뒤쪽 자리에 앉았고 녹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는 그녀의 왼쪽 자리에 앉으며 상황은 마무리되었다.예천우는 잠시 멈칫했다. 이렇게 신비로운 여자가 등장한 것도 놀라웠는데 그녀가 자신 근처에 앉을 줄은 더욱 생각지도 못했다.여자는 자리에 앉은 후 예천우를 한 번 힐끗 보았지만 이내 시선을 돌렸다.그녀는 예천우가 잘생겼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그것뿐이었다.태상망정록을 수련하며 감정을 점점 무디게 만들어온 그녀는 모든 열정을 수련에 쏟았기에 남자에게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그녀가 이곳에 온 유일한 이유는 오직 진나비의 노래를 듣고 싶었을 뿐이었다. 진나비의 노래만이 그녀에게 감정을 일으킬 수 있었고 그 때문에 이곳 공연장에 나타난 것이었다.예천우는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아까 하지원이 표를 아무거나 줬는데... 일부러 그런 걸까? 아니면 그냥 우연이겠지.’예천우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너무 절묘한 우연 같았지만 상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굳이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바로 그때, 무대 위에서 조명이 서서히 켜지기 시작했다. 비록 단순히 장비를 점검하는 단계였지만 관객들은 이미 열광하며 외치기 시작했다.“사랑해요! 진나비!”“우주 최고 진나비!”각종 응원의 목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고 심지어 손에 든 플래카드와 긴 현수막을 흔들며 열정을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놀라운 점은 아직 진나비가 등장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이 사람들 정말 미쳤네.”이 모습을 본 선우서림이 감탄하며 말했다.선우서림은 어릴 때부터 배우고 훈련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공연 같은 것들과는 거리가 멀었고 오늘처럼 콘서트 현장에 온 것도 처음이었
진나비가 입을 천천히 열자 마이크로 부드럽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녀의 음성이 공연장 공간을 가득 메우며 모든 관객의 귀를 감쌌다.관객들은 손에 든 응원봉을 흔들며 그녀의 완벽하고 아름다운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가볍게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노래 자체는 매우 단순한 곡이었지만 진나비가 부르는 순간 그 단순함은 완벽함으로 바뀌었다. 그녀의 청아하고도 신비로운 목소리는 관객들의 감정을 한껏 자극하며 마음속 깊이 스며들었다.예천우도 노래가 시작된 순간 숨이 멎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그녀의 음성이 그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고 그는 그저 노래에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이래서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했구나. 정말 세상에 이런 목소리가 존재하는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워. 진정한 천상의 목소리란 이런 걸 말하는 거겠지.’옆에 앉아 있던 신비로운 여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깊이 몰입한 듯 평소와는 다른 감정이 얼굴에 드러났다. 감정의 변화는 미미했지만 그녀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 차이를 분명히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그녀는 너무나도 집중한 나머지 아무도 진나비가 무대에 오른 후부터 계속해서 관객들 사이에서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처음 그녀의 시선은 무대 앞쪽 첫 번째 줄을 향했으나 그녀가 찾는 예천우는 그곳에 없었다.‘어떻게 된 거지?’진나비는 의아해하며 계속해서 뒤쪽을 살폈다. 다행히 첫 곡이 끝날 즈음에 그녀는 세 번째 줄에 앉아 있는 예천우를 발견했다.예천우가 가까운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진나비는 그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었다. 노래가 끝난 후, 관객들이 모두 너무 몰입했기에 아무도 그녀가 예천우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예천우는 그녀의 시선을 느끼고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나비야, 아니 대체 나를 왜 그렇게 보는 거야.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것처럼 그런 아련한 눈빛으로 왜 날 쳐다보는 거지?’옆에 있던 여자는 진나비의 시선을 알아차리고 깜짝 놀랐다.‘진나비가 나를 보고 있는 건가? 설마 내가 진나비의
“그럴 리 없을 거예요. 예천우 씨는 꽤 괜찮은 사람이에요.” 장미나가 서둘러 대답했다.“아니, 내가 보기에 예천우는 완전히 변태 같아.”하지원이 반박했다.“그건... 말도 안 돼요. 정말 그런 사람이었으면 나비 언니가 벌써 피해를 봤겠죠.” “그게 무슨 뜻이야?”“그건 직접 진나비 언니에게 물어보세요.”장미나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하지만 하지원은 고개를 저었고 여전히 진나비와 장미나가 너무 순진해서 예천우에게 속고 있다고 생각했다.그 사이 진나비는 두 번째 곡을 부르기 시작했다. 이번 곡은 조금 다른 스타일이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노래였다.시간이 흘러 공연이 절정에 다다랐고 관객들은 진나비의 노래에 푹 빠져 있었고 어느덧 공연의 마지막 곡이 다가왔다.“오늘 밤,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 정말 기뻤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만남은 언젠가 끝이 있죠. 하지만 오늘의 이별은 미래의 재회를 위한 것일 뿐입니다. 다음 순서는 을 여러분께 드립니다!”진나비가 부드럽게 말을 마치자 아름다운 목소리가 다시 한번 공연장을 감쌌다. 관객들은 감정에 푹 젖었고 그녀의 노래가 끝날 때까지 숨을 죽였다.“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여러분 모두 와주셔서 고마워요!”진나비는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마지막 곡은 예전과 똑같아요. 오늘 제가 랜덤으로 한 분을 뽑아 무대 위에서 저와 함께 듀엣을 부를 기회를 드릴게요!”그녀의 말이 끝나자 관객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모두가 흥분한 나머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의 좌석 번호가 불리길 바랐다.하지만 예천우는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설마... 나보고 올라가라는 건 아니겠지?’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비록 예천우는 많은 것을 할 줄 알고 또 잘해왔지만 노래는 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물론 음치도 아니고 목소리도 나쁘지 않지만 그는 평소 노래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진나비의 노래도 이번 공연에 와서 처음 들어봤고 솔직히 곡 제목조차 모르는 수준이었다.‘
“그쪽은 됐어요.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요. 우리 도련님이 당신 같은 여자를 보면 무서워서 도망칠지도 몰라요.”선우서림이 비웃으며 말했다.“뭐라고?”소정은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서림아, 그만 좀 해.”예천우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점점 이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음을 느꼈다. 진나비가 진짜 자신을 무대로 끌어올리려는 것 같았다.‘나비가 이런 꼼수를 준비하다니.’“내가 뭐 틀린 말 했어? 저 사람들이 감히 네 눈에 들 거라고 생각하는 게 더 웃기잖아.”선우서림은 콧방귀를 뀌며 차갑게 말했다.“건방진 놈!”박민정이 화를 내자 그녀의 몸에서 차가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녀가 내뿜는 냉기 때문에 주변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는 듯했고 온도가 몇 도는 떨어진 것처럼 느껴졌다.선우서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이 여자... 실력이 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선우서림은 자신이 종사 경지에 도달했음에도 이 여자가 자신보다 강하다는 것을 직감했다.‘말도 안 돼. 이 정도의 경지라면 얼마나 무시무시한 실력을 가진 거야?’“적당히 해.”그때 예천우가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한마디에 얼어붙었던 공기가 금세 풀리며 온도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그러자 주변 사람들 중 일부는 방금 느꼈던 살벌한 냉기를 잊었고 자신이 착각했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저었다.박민정은 자신도 모르게 방금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냉기를 뿜어낸 것을 깨닫고 재빨리 수습하려 했다. 하지만 그녀가 그 기운을 회수하기 전에 예천우가 단숨에 그 기운을 해소시킨 것을 깨닫고 깜짝 놀랐다.‘이 남자도... 보통 사람이 아니네.’박민정은 예천우를 바라보며 깊은 충격을 받았다.박민정은 처음부터 예천우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의 몸에서 어떤 기운도 느껴지지 않아 수련과는 무관한 사람이라 여겼다. 하지만 지금 보니 그의 실력은 자신의 수준을 훨씬 넘어선 고수인 것 같았다.‘스무 살 남짓한 이 남자가 나보다 강하다니 이게 가능해? 사부님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박민정과 선우서림은 둘 다 평범하지 않은 고수였기에 공연장 곳곳에서 들려오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그녀들에게는 너무나도 뚜렷하게 들렸다.“저렇게 예쁜 여자를 둘씩이나 끼고 다닌다니... 정말 부러워!”이런 말들이 선우서림에게는 마치 축복처럼 들렸다. 그녀는 속으로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차라리 자기가 예천우의 여자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 싶었다.하지만 박민정의 반응은 완전히 달랐다. 그녀는 들리는 말들에 점점 화가 치밀어 올랐다.‘저 옆에 있는 남자가 대체 뭐라고? 나를 가진다고? 정말 제정신이 아니네.’만약 공연장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그 자리에서 주제넘은 말을 하는 사람들을 죽여버리고 싶었을 정도였다.‘이건 정말 말도 안 돼.’한편, 진나비는 관객들의 반응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고 특히 예천우 옆에 앉아 있는 두 명의 절세 미녀들에게도 주목하고 있었다.다른 관객들은 단순히 예천우와 그녀들 사이를 추측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진나비는 이 둘이 예천우와 무언가 특별한 관계가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그러나 그녀는 질투하는 대신 오히려 마음속에 작은 희망을 품었다.‘그렇지. 내가 이렇게 매력적인데, 천우 오빠가 정말 나를 원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 문제는 그가 임완유를 의식해서일 뿐이야. 이제 천우 오빠의 곁에 다른 여자가 있는 걸 보니 나도 자연스럽게 천우 오빠 옆에 있을 기회가 생기겠지.’진나비는 속으로 미소를 지으며 예천우를 향해 말했다.“자, 우리 행운의 주인공께서 무대 위로 올라와 주세요!”예천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무대에 올라가고 싶지 않았지만 진나비가 자신을 지목하며 초대하는 상황에서 거절할 수도 없었다. 특히 지난번 박우형 사건 때 진나비가 네티즌의 욕을 먹으면서도 자신을 도왔던 일이 떠올랐다. 결국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로 향했다.그가 한 걸음씩 무대에 오르자 진나비는 예상치 못한 긴장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천우 오빠, 이렇게 무대로 모신 게 불편하진 않겠죠?”예천우
관객들의 뜨거운 함성 속에서 노래가 마무리되며 공연도 마지막을 향해 갔다. 박민정은 차분히 정신을 차렸다. 어릴 때부터 사부님과 함께 자라온 그녀는 사실 이 곡을 들어본 적도 부를 줄도 몰랐다.그런데도 그녀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묘하게 피가 끓는 느낌을 받았고 마치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솟아오르는 듯했다.무대 위의 예천우를 다시 바라본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뭐, 그렇게까지 싫진 않네. 적어도 다른 남자들보다는 조금 나은 것 같긴 하지만 말이야.’그러나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래도 결국은 남자일 뿐 나와 어울릴 존재는 아니야.’그때 진나비가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이분 덕분에 오늘 공연이 가장 완벽한 순간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는 예천우에게 다가와 두 팔을 벌려 그를 안았다.관객들은 그녀의 말에 공감하며 환호했지만 동시에 놀랐다. 진나비가 팬과의 직접적인 스킨십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유명했기 때문이다.그녀의 포옹은 대개 의례적으로 짧고 간단한 정도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녀는 예천우를 꼭 껴안으며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다.사실 누군가가 이 장면을 찍어서 SNS에 올렸다. 그러자 영상은 빠르게 퍼져나갔고 진나비의 팬들과 대중 모두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고 영상을 본 사람들은 열광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진나비의 인기는 한층 더 상승했다.한편 영상 덕분에 예천우도 주목받았다. 그의 노래 실력 특히 그가 보여준 진중한 태도는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심지어 예천우를 향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일부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은 그를 탐내기 시작했다.그러나 그런 관심은 예천우의 알 바가 아니었다. 그는 지금 진나비와 함께 껴안고 있을 뿐이었다. 진나비처럼 완벽한 여자가 이렇게 가깝고 진하게 포오하고 있으니 예천우는 가슴이 막혀왔고 심장이 두근거렸다.“천우 오빠, 정말 감사해요. 오늘 공연은 오빠 덕분에 완벽했어요.”진나비는 얼굴이 붉어진 채로 속삭였다. 그녀는 예천우가 이미
“참, 옆에 앉아 있던 여자들도 조사해. 만약 저 자식과 같이 다니는 사이라면 모두 잡아 와.”남궁상민의 눈빛은 악의로 가득 차 있었다.비록 화면에서만 봤지만 두 여자의 아름다움은 그의 이상형이자 여신인 진나비보다 못지않은 정도였다. 물론 그의 마음속에서 여전히 진나비가 가장 완벽한 존재였다.“알겠습니다!”백지훈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불만이 가득했다.‘방금 화면에 나왔던 여자는 정말 아름다웠어. 사실 나도 탐내고 싶었는데 남궁상민이 저렇게 다 차지하려 하다니. 나한테는 국물 한 모금도 안 남겨줄 작정인가.’하지만 백지훈은 남궁 가문의 도련님인 남궁상민의 뜻을 감히 거역할 수 없었다.한편, 진나비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예천우에게 다가가 작게 속삭였다.“천우 오빠, 공연 끝나고 야식이라도 함께 좀 먹을까요?”예천우는 그녀의 진심 어린 감정을 느꼈지만 더 깊이 얽히고 싶지 않아서 서둘러 거절했다.“아, 미안하지만 오늘 밤엔 일이 좀 있어서 어려울 것 같아. 다음에 내가 살게.”“아... 알겠어요.”진나비는 강요하지 않았다. 예천우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거절의 뉘앙스를 알아챘기 때문이다.그러나 오늘 밤의 완벽한 듀오 무대만으로도 그녀는 충분히 만족했다.예천우가 무대에서 내려오자 콘서트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뒤이어 진나비도 무대 아래로 내려왔고 그때 장미나가 다급히 물었다. “나비 언니, 천우 오빠와 약속 잡았어요?”진나비는 고개를 저었고 장미나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언니, 남궁상민이 방금 관객석에 있었어요. 언니가 천우 오빠와 노래할 때 남궁상민의 표정이 아주 안 좋았어요.”“정말? 설마 남궁상민이 천우 오빠를 원망하는 건 아니겠지?”진나비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고 장미나는 답답한 표정으로 진나비를 바라보았다.‘지금 천우 오빠를 걱정할 때야?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데.’더 이상 진나비와 말을 섞지 않기로 한 장미나는 서둘러 공연장을 나섰다.그녀는 최대한
이 상황에 임완유는 조금 갈등을 느꼈다. 결국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비법을 정말로 주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화장품의 재료 비법을 자신이 마음대로 결정 지어라는 말은 예천우가 했지만 임완유는 그의 속마음을 잘 이해했다. 사실 예천우는 비법을 지금이 아닌 진실이 밝혀진 후에 주기를 바랐을 것이다.유은수는 임완유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완유야, 제발 정신 좀 차려. 임씨 가문을 위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봐.”“엄마, 그게 무슨 뜻이죠?”“별것 아니야. 그냥 내 추측일 뿐이야. 천우 말이야, 정말 대단한 인물이야. 그런데 비법을 이렇게 꼭 쥐고 놓지 않는 거 보면 일부러 그런 거 아니겠어?”“난 그렇게 생각해. 천우가 일부러 너를 막고 있는 거야. 네가 지금 설령 회사에 남아 있더라도 언제든지 비법을 손에 쥐고 너랑 거래할 것 같아.”유은수의 말에 임완유는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사실 비법을 줄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말 한마디에 그녀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엄마 말대로라면 천우는 분명히 저에게 비법을 주지 않겠죠. 그럼 저를 찾아서 뭐 하겠다는 거죠?”“그게...”유은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사실 자신이 말한 대로라면 지금은 예천우에게 의존하는 것 외에 아무런 방법도 없다는 걸 알았다.‘내가 괜한 말을 했어. 왜 이렇게 어리석은 거야.’그제야 그녀는 다급히 말했다.“웬만해서는 주지 않겠지만 네가 미인계를 쓰면 통할지도 몰라. 어차피 너희는 이미 다시 사귀고 있잖아. 임씨 가문을 위해서라도 조금만 노력해 봐.”“미안하지만 엄마, 난 그런 걸 잘 못해요.”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정말 비법을 원하는 거라면 엄마가 직접 천우에게 전화해서 달라고 하세요! 왜 제가 그런 짓을 해야 하는 거죠?”임완유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엄마는 정말 너무해. 천우가 얼마나 엄마를 위해 좋은 마음으로 애쓰고 있는지 알면서... 진실이 드러나지 않은
양대복은 머릿속에서 빠르게 계산하며 상황을 정확히 분석했다.‘만약 용왕님이 진짜로 우리가 임씨 가문을 계속 도와달라고 하셨다면 알아서 하라는 대신에 분명히 하던 대로 하라고 말씀하셨을 거야. 그런데 그렇지 않고 알아서 하라고 하셨으니 분명히 도와주지 말라는 의미겠지.’하지만 예천우와 임완유의 관계를 생각해 보니 예천우는 직접적으로 그렇게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간접적인 방식으로 의도를 전달한 것이라 생각했다. 심지어 예천우는 임씨 가문을 조금 혼내주기를 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 양대복의 추측일 뿐 확실한 사실이 아니었기에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함부로 임씨 가문에 압박을 가할 수는 없었다. 만약 예천우와 임씨 가문 사람들 사이가 다시 좋아졌는데 압박을 가한 걸로 들통나면 그 책임은 자신에게 돌아올 테니까 말이다.하지만 양대복은 임연 그룹을 해치는 대신에 더 이상 도와주지 않으면 큰 잘못이 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양대복은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임씨 가문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하고 제공하던 모든 자원을 철회하도록 했다.양대복의 명령이 내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미 양대복의 태도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었기에 곧바로 그의 결정을 따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영향이 바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결국 그들은 임씨 가문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지 않았으니까 말이다.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유은수는 임연 그룹에 닥칠 위기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두 시간이 넘게 기다린 그녀는 시간이 다 된 것 같았다. 지금쯤이면 임완유는 예천우와 떨어져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전화를 걸었다.임완유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완유야, 천우 아직 옆에 있어?”임완유는 잠시 놀랐다. 유은수는 예천우가 여전히 옆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사실대로 대답했다.“아니요.”“좋아, 잘 됐어.”천우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한 유은수는 다급하게
용국에서는 앞으로 이런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왜 그렇게 말하냐면 내 엄마는 굉장히 세속적이고 아주 이기적이고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이 일은 정말 도저히 이해가 안 돼.”임완유는 참지 못하고 반박했다. 그녀는 예천우가 말하는 것을 다 믿고 싶었지만 이 사건만큼은 정말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그럴지도 모르지만 결과는 곧 알게 될 거야. 이 일이 공개된 게 첫 번째 단계일 뿐이고 그다음엔 너희 엄마가 조사를 받을 거야. 심지어 감옥에 갈 수도 있어.”“뭐라고!”임완유는 깜짝 놀라며 걱정스레 물었다.“뭐라고? 감옥에 간다고? 이건...”“조급해하지 마!”예천우는 급하게 그녀를 진정시키며 말했다.“정상적으로 보면 감옥에 갈 수도 있지만 만약 네 엄마가 피해자의 용서를 받고 적절한 보상을 하면 문제없이 해결될 수 있어.”“네 말뜻은... 내가 엄마를 용서하면 괜찮다는 거야?”“응. 이미 확인했어. 처음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상당히 관대하게 처리될 거고 용서만 받으면 된대.”“하지만 그 전제 조건은 네 엄마가 모든 일을 인정하고 과정과 절차를 스스로 밝히는 거야. 그다음에야 양해서에 네가 서명하는 거지.”예천우는 차근차근 설명했다.“그러니까 네 엄마가 했는지 아닌지는 곧 밝혀질 거야. 만약 네 엄마가 아니라면 절대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거야. 또 상위 기관에서 관련 증거도 확인할 수 있을 거야. 증인과 물증은 절대 가짜일 리 없어.”“알겠어.”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가 자신을 속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임완유가 조금 우울해 보이자 예천우는 그녀의 기분을 살피며 한참을 함께 있었다. 결국 임완유가 그를 내보낼 때까지 예천우는 먼저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괜찮아. 난 계속 일해야 해.”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고 떠나면서 덧붙였다.“루루 화장품 재료의 비법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너희 엄마에게 줄 수 있어.”‘어찌 됐든 임연 그룹은 임 어르신의 평생 노력이 있는 회사니까.”예천우가 떠난 지 얼마 되
유은수는 결심을 굳혔다. 그녀는 어차피 아무리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해도 일단 자기가 한 짓이 아니라고 딱 잡아뗄 생각이었다.유은수의 조급하고 합리적인 변명에 임완유는 조금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엄마가 이런 일을 저질렀을 리 없다고 생각했고 그게 전혀 맞지 않는 일이기도 하고 이유가 전혀 없어서 더 헷갈렸다.그러자 임완유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하지만 예천우는 유은수의 말을 전혀 믿지 않고 바로 말했다.“아줌마, 마지막으로 기회 드릴게요. 이 사건에 관해서 다 사실대로 설명해 주시고 왜 완유를 해쳤는지 그 이유를 말해주시면 바로 그 재료의 비법을 드릴게요.”“정말 내가 아니야. 천우야, 네가 날 오해하는 거야!”유은수는 억울하고 답답한 듯 말하며 말했다.“난 네가 나를 오해하는 걸 알아. 내가 예전에 했던 일 때문에 네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하지만 그때 나는 정말 완유를 위해서 했던 거야. 완유가 좋은 집안에 시집보내고 싶었을 뿐이지. 근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 이제 너도 정말 훌륭한 사람이 된 거 알아. 그리고 완유가 너와 함께라면 행복할 거야. 그런데 내가 어떻게 너에게 해를 끼칠 수 있겠어? 내 딸한테 해를 끼칠 수 있겠냐고! 만약 정말 내가 한 짓이라면 지금 당장 이 일에 대해 맹세 할게. 지금 내가 한 말이 조금이라도 거짓이라면 난 천벌을...”“알겠어요.”예천우는 임완유를 보고 빠르게 유은수의 말을 끊었다.“맹세할 필요는 없어요!”유은수는 속으로 흐뭇하게 생각했다. ‘쳇. 너희들 둘이서 나를 속이려고 한다고? 어림도 없지. 난 얼마나 똑똑하고 경험이 많은 사람인데.’그가 그렇게 말하는 걸 들으면서 유은수는 곧 마음이 바뀌었다. 결국 재료 비법을 얻는 게 더 중요하고 임완유라는 딸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예천우가 자신을 싫어할지라도 어차피 자신에게 도와주지 않을 거니 일단 재료 비법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만약 예천우가 정말 자신이 해쳤다고 확신한다면 그가 재료 비법을 자신
유은수는 속으로 흐뭇해했다. 예천우는 좀 힘들겠지만 유은수는 임완유 정도는 손쉽게 속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사실은 루루 화장품이 최근에 판매가 엄청나게 잘 되고 있어. 그런데 그 원료 중 하나의 배합 비법이 예천우의 손에 있거든. 이 화장품은 정말 좋긴 해. 다른 사람이 쉽게 따라 할 수 없게 만들었으니까 말이야. 예전엔 문제없었어. 왜냐하면 너희가 회사에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너희가 떠났잖아 그래서 일이 참 까다롭게 되었어. 혹시 예천우가 그 재료 비법을 회사에 넘겨줄 수 없을까?”유은수는 자기가 가지고 싶다는 게 아니라 회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녀는 임연 그룹을 위해 임씨 가문을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임완유는 이 말을 듣고 점점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녀는 자기가 사과를 받을 줄 알았는데 유은수가 왜 이런 얘기를 하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엄마, 다른 얘기는 없어요?”유은수는 임완유의 말에 기분이 나빠졌다.‘그게 무슨 말이지? 화제를 돌리려는 건가?’화가 치밀어 오른 유은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무슨 다른 얘기를 말하는 거야? 지금 설마 그 재료 비법이 아까워서 일부러 그러는 거야?”옆에 서 있던 예천우도 이 말을 듣고 임완유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며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재료 비법은 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전에 아줌마가 완유를 음해한 사건에 대해 먼저 설명해 줄 수 있어요?”유은수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예천우가 옆에 있었던 거네.’임완유에게는 막대해도 괜찮았으나 예천우는 그나마 안 되었다. 그녀는 급히 말투를 고치며 말했다.“천우야, 너도 여기 있었구나. 내가 아까는 네가 있는지 몰랐어. 나한테 화내지 말아라. 그런데 임완유를 음해했다는 게 무슨 말이야? 내가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악성 루머를 만들라고 시켰다고 생각하는 거야?”이 말에 예천우와 임완유는 모두 놀랐다. 유은수는 인터넷에서 이미 진실이 공개된 걸 모르고 있었던 거였다.임
양서은은 임완유의 표정을 보며 잠시 멈칫했다. 사실 진실이 밝혀졌으니 이건 기쁜 일 아닌가?그런데 임완유는 전혀 기뻐하지 않는 것 같았다.양서은은 다시 한번 발표된 내용을 확인하며 유은수의 소개를 보자 그 이유를 알았다.‘배후에 있던 사람이 바로 임 대표님의 어머니라니.’“먼저 나가 주세요.”예천우가 손을 내저으며 양서은에게 나가라고 하자 양서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나갔다.그녀는 자신도 후회하고 있었다. 어쩌면 임완유에게 이렇게 급하게 알려주는 게 옳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양서은이 나가자 예천우는 임완유에게 다가가 조용히 그녀를 안아주며 부드럽게 말했다.“완유야.”임완유는 눈가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이번 일은 정말 너무 슬펐고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큰 상처였다.그때 임완유가 중얼거리듯 말했다.“천우야, 넌 미리 알고 있었던 거지?”양서은이 이 이야기를 꺼낼 때도 예천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놀라는 기색도 없었으며 그저 침묵만 했다는 것을 떠올렸다.게다가 예전에 전화 통화에서 예천우는 두루뭉술한 말만 했었다.“예상은 했지만 나도 확신할 수 없었어. 그냥 너보다 조금 일찍 알았을 뿐이지.”예천우가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이 일에 대해서는 너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어.”그는 지난번에 그렇게 말했던 이유가 바로 임완유를 미리 마음의 준비를 시키려는 의도였다.“알았어. 하지만 정말 이해할 수 없어.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 전혀 말이 안 돼.” 임완유는 여전히 충격이 가득했다.“아마도 예전에 네가 임연 그룹에 공헌한 것이 네 어머니를 자극한 것 같아. 네 엄마는 네가 임연 그룹에 남긴 흔적을 지우고 싶었을 거야.”예천우는 이렇게 추측했다.“그래서 뭐 어쩌겠다는 거야? 내가 예전에 뭐 했든지 간에 이제 와서 나랑 상관없잖아. 그냥 지금 잘하면 되는 거 아닌가?”임완유는 어머니가 자신을 이렇게 대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게다가 유은수와는 가족이었다. 부모가 자녀의 성공을 바라는 게 당연한 거고 자녀가
“정말 패기 있어!”임완유는 중얼거렸지만 속으로는 달콤한 기분이 들었다.특히 눈앞에 놓인 정갈한 음식들을 보며 하나하나가 여전히 접시에서 그 모양을 유지하며 정교하게 차려져 있는 걸 보니 배달 음식처럼 대충 준비된 게 절대 아니었다.게다가 전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들이라서 더 기뻤다.양서은은 옆에서 참지 못하고 말했다.“임 대표님, 예천우 씨는 정말 대표님한테 잘 대해주네요.”“그럼 당연하죠. 자기 아내는 자기가 아껴야죠.”예천우가 웃으며 대답했다.“하, 넌 정말!”임완유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서은 씨, 같이 앉아서 먹어요.”“괜찮아요. 이건 예천우 씨가 특별히 대표님을 위해 사 오신 거잖아요.”양서은은 급히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어차피 우리 둘은 이렇게 많은 음식을 다 못 먹어요.”“이 채들이 너무 비싸보이는데...”“괜찮아요. 서은 씨도 앉아서 함께 먹어요.”예천우가 말을 꺼냈다.예천우의 말에 양서은은 마침내 앉아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이 음식들이 모두 대형 호텔에서 준비한 것이라는 걸 알았고 크고 화려하게 생긴 랍스터를 보니 그녀는 평소에는 그런 걸 먹어본 적이 없었다.채를 먹기 너무 부끄러워하는 양서은을 보고 임완유는 몇 가지 음식을 그녀에게 직접 집어주었다.예천우는 함께 앉아 음식을 먹으며 간단하게 회사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모든 일이 여전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그런데 유은수의 일에 관해서 지금 말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임완유가 알게 될 거 같았다.양서은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밥을 다 먹고는 조금은 어색한 듯한 표정으로 나갔다가 곧 다시 들어왔다.“임 대표님, 뉴스 좀 봐요!”그녀는 급히 핸드폰을 꺼내 들고 동료들이 얘기하는 걸 듣고 급히 들어와서 말했다.‘정말 사실이었던 거야.’아까 반 시간 전에 홍보부에서 많은 수의 수군 업체 책임자들을 체포했다고 발표했고 가장 중요한 건 임완유가 괴롭힘을 당한 사건의 배후 인물이 공개되었다.이렇게 좋은 일이 있으니 양서은은 구체
“왜 아직도 서 있어? 정말 내가 널 자르지 못할 것 같아?”유은수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아닙니다!”그러자 하문은 감정을 억누르며 대답했다.“이 재료는 살 수가 없어요.”“살 수 없다고? 그럼 이전엔 어디서 난 거야?”유은수가 물었다.“예 대표님께서 제공해 주셨어요.”“예 대표? 누구 말이야?”유은수는 의아해하며 되물었다. 임연 그룹에서 예씨 성을 가진 대표는 없었기 때문이다.“예천우요.”“뭐? 예천우라고?”유은수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지며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왜 반드시 천우가 그 재료를 제공해야 하는 거야? 우리가 직접 구매하면 안 되는 거야?”“불가능합니다. 이건 예천우 씨가 직접 조합한 물질이에요. 당시 누군가가 모방하거나 훔치는 것을 막기 위해 예천우 씨 외에는 누구도 방법을 알 수 없도록 했거든요.” 하문이 설명했다.“뭐? 이런 일이 있다고? 빌어먹을 자식, 예천우가 정말로 다른 사람이 훔치는 걸 걱정했다기보단 일부러 우리를 골탕 먹이려는 거 아니야?”유은수는 분노로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면 그동안 너희는 대체 뭐 한 거야? 대체 방법을 찾으라고 했을 거 아니야? 아니면 연구팀을 동원해서라도 만들 방법을 찾아야지. 비용이 얼마나 들든 상관없으니까.”하문은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연구팀장에게 물어봤는데 절대 불가능하다고 했어요. 최소한 지금의 우리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지금 당장 필요한데 연구할 시간도 없어요.”“젠장! 딸이야 그렇다 쳐도 사위까지 이렇게 골탕 먹이다니. 정말 염치없는 자식들!”유은수는 속이 뒤집힌 듯 욕설을 내뱉었다.하문은 마음이 상했지만 외부 사람으로서 반박할 수도 없었다.“아무튼 너희가 일 처리를 못 해서 그래. 중요한 일은 결국 내가 나서야 한단 말이지. 내가 한마디만 하면 예천우와 임완유가 아무리 날 골탕 먹이려 해도 즉시 물건을 가지고 달려 올 거야. 회사에 내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나 없었으면 어쩔 뻔했겠어.”유은수는 뿌듯하다는
예천우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어쨌든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면 안 돼. 아까는 너무 위험했어. 이렇게 하자. 내가 너희를 보호할 사람을 한 명 배치할게.” 그는 진나비를 보호하기 위해 사람을 배치하기로 결심했다. 예천우는 그녀들이 충분히 강해질 때까지는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예천우와 친한 사람 중에는 진가인처럼 이미 강력한 경호원을 배치한 경우가 많았다. 양채은나 선우서림 같은 경우는 이미 스스로 종사 급의 고수여서 보호가 필요 없었고 임완유 주변에는 최정상급 여성 고수들이 여럿 있었는데 정작 임완유 본인은 이를 알지 못했다.‘아내를 지키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니까.’모든 일을 계획대로 정리한 뒤에야 예천우는 자리를 떠났다.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예천우는 임완유의 비서 양서은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완유가 점심으로 배달 음식을 주문했어?”“네, 맞아요.”예천우는 배달 음식을 취소하라고 하고 호텔에 미리 좋은 요리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호텔 측에서는 대접에 소홀할 수 없었고 호주산 랍스터와 일본산 와규 등 최고급 요리를 준비했다.“다른 요리 중단하고 먼저 이 요리부터 만들어.”호텔 주방 직원들은 예천우의 이름을 듣자 그가 김희자를 그토록 처참하게 만든 후에도 아무 문제 없이 호텔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에 긴장하며 손을 떨었다. 예천우는 세 가지 요리와 수프 하나를 골라 차에 싣고 직접 천상 그룹의 총재실로 배달하기 위해서였다.예천우가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하자마자 전화가 울렸다.“여보세요?”“도련님, 우리 홍보부에서 여러 프로 악플러 업체의 주요 인물을 체포했고 관련 상황을 공개했습니다. 그중에는 임 대표님을 공격한 사람도 포함되어 있습니다.”“누가 한 짓이야?”“임씨 가문의 유은수입니다.”예천우는 한숨을 쉬며 쓴웃음을 지었다.‘완유가 이 사실을 알면 분명 상처받겠지.’같은 시각, 하문은 대표 사무실을 찾아왔다. 최근 임완유가 논란에 휘말리며 천상 화장품의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그로 인해 예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