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 뒤에 서 있던 몇 명의 고수들 역시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 모두 청룡 전신의 강함을 알고 있었지만 직접 그의 실력을 본 적은 없었다. 오늘 이렇게 직접 목격하고 나서야 청룡 전신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방금 전의 한 번의 공격만으로도 그들은 자신이 감히 막아낼 수 없음을 깨달았다. “종주님, 먼저 떠나십시오. 저희 둘이 목숨을 걸어서라도 시간을 끌겠습니다. 청룡만 제거하면 다른 이들은 종주님을 막을 수 없을 겁니다.”대사자는 정신을 집중해 조용히 음성을 전했다.종사 경지에 이르면 특정 대상에게만 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물론 얼마나 멀리 전달할 수 있느냐는 정신력과 영혼의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대사자는 오늘 이곳에 청룡 전신만 온 것이 다행이라 여겼다.다른 종사들이 왔다고 해도 그들의 실력은 종주님을 능가하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남궁은서는 고개를 저으며 차갑게 말했다.“내가 종주로서 너희 둘을 희생시키고 도망칠 수는 없어. 게다가 너희 둘만으로는 청룡을 막을 수 없어.”“차라리 우리 셋이 함께 나서 영종 삼재진을 발동하면 희미하게나마 승산이 있을지도 몰라.”“하지만...”대사자는 여전히 자신이 없었다.“하지만 같은 소리 하지 마. 바로 움직여!”남궁은서의 목소리가 떨어지자마자 그녀는 손에 장검을 들고 번개처럼 앞으로 내달렸다.그녀의 검술은 정교함과 힘이 어우러져 보는 이들에게 경외감을 자아냈다.청룡의 눈에 잠시 흥미로운 빛이 스쳤다.‘종주로서의 재능은 정말 뛰어나네. 천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하지만 나와의 실력 차이는 너무 커. 네가 10년, 20년쯤 수련한다면 내 실력의 5분의 1 정도는 따라올 수 있겠지.’남궁은서가 공격을 시작하자 대사자 역시 포효하며 번개처럼 날아들었다.그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강렬한 장풍이 청룡을 향해 몰아쳤다.이사자 또한 망설임 없이 공격에 가세했다.날카로운 무기를 휘두르며 어둠을 가르는 듯한 강렬한 기세로 청룡을 향해 돌진했다.셋
몇 사람의 눈에는 충격이 가득했다.분명 청룡은 처음부터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그가 진심으로 싸웠다면 이들은 단 몇 초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청룡이 그들에게 열 명이 와도 이길 수 없다고 한 말은 결코 허풍이 아니었다.청룡은 냉정한 시선으로 그들을 내려다보며 말했다.“남궁 종주, 마지막 기회를 드리죠. 왜 직접 나서서 백호 전신을 죽였는지 이유를 밝히세요. 그러면 오늘 당신을 죽이지 않고 대신 체포만 하겠습니다.”“그냥 죽을 짓을 했겠죠. 아무런 이유도 없어요.”남궁은서는 차갑게 대답했다.차라리 죽는 게 나을지언정 잡혀가는 굴욕을 견딜 수 없었다.그녀는 청룡의 실력이 이렇게 강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신이 선우서림에게 절대로 예천우를 이곳에 오게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만약 예천우가 이곳에 왔다면 그녀는 아들을 직접 죽이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제발 선우가 무사히 도망쳤기를...’하지만 남궁은서는 정말로 선우서림이 무사히 빠져나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좋아요. 이건 당신이 자초한 겁니다.”청룡은 고개를 저으며 오른손을 들어 공격할 준비를 했다.바로 그때 멀리서 급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멈춰요! 멈추라고요!”얼마 지나지 않아 한 절세미인이 놀라운 속도로 달려왔다. 그녀는 바로 선우서림이였다.선우서림이 돌아오는 것을 보자 남궁은서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다.선우서림을 일부러 돌려보낸 것도 그녀라도 살아남게 하기 위해서였다.첫 번째 이유는 자기 아들인 예천우에게 말을 조심하라고 경고를 남기기 위해서였고 두 번째는 예천우가 영종의 전통과 기술을 이어받게 하기 위해서였다.그런데 선우서림이 이 중요한 순간에 다시 돌아와 목숨을 내던지다니!“서림아, 왜 돌아온 거야! 누가 돌아오라고 했어? 당장 꺼져!”남궁은서는 처음으로 선우서림에게 분노를 터뜨렸다.하지만 선우서림은 억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사부님, 저는 떠나지 않겠습니다.”알고 보니 선우서림은 남궁은서의 제자였다. 다만 남궁은서가
“허허. 지금 시간을 끌려고 하는 건가요?”청룡이 냉담하게 물었다.“절대 아니에요. 이제 곧 도착할 겁니다.” 선우서림은 단호한 말투로 부인했다. 그녀는 일단 청룡이 바로 공격에 나서는 것을 막아야 했다.“진짜든 거짓이든 저는 당신들과 시간 낭비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아요. 이렇게 하죠. 3분, 3분 후에도 나타나지 않으면 당신들을 전부 죽이고 돌아가 보고하겠어요.”청룡은 차갑게 말했다.선우서림은 무언가를 더 말하려 했지만 청룡 전신의 차가운 시선이 그녀를 스치자 온몸이 떨리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마치 보이지 않는 힘에 눌려 꼼짝 못 하는 것 같았다.선우서림도 깜짝 놀랐다.뛰어난 재능으로 수련을 견지해 온 그녀는 화경 절정에 도달한 상태였다.비록 종사 경지는 아니지만 보통 고수들과 비교하면 최상급의 경지에 속했다.하지만 지금 청룡 앞에서 그녀는 그저 무력할 뿐이었다.어쩔 도리가 없자 그녀는 속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도련님, 제발 빨리 와주세요. 안 그러면 우리 모두 죽어요. 사모님도요...’남궁은서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서림아, 도대체 누구를 부른 거야? 설마 너...”남궁은서가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선우서림은 그녀의 의도를 알아챘다.선우서림은 잠시 망설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너!”남궁은서는 숨이 막혀와서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했다.‘이런 젠장... 우리가 얼마나 많은 고난을 겪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결국에 내 잘못으로 모든 걸 망치게 되는 건가?’남궁은서는 선우서림을 노려보며 화를 냈고 선우서림도 자기가 한 일이 잘한 일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특히 대사자, 이사자, 그리고 남궁은서까지 셋이 합세해도 청룡에게 쉽게 당하는 모습을 보고 더더욱 자신감을 잃었다.반면 청룡은 여전히 여유로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그의 압도적인 힘이 얼마나 두려운지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사실 선우서림은 이미 한참 전에 이곳에 도착해 있었다.멀리서 상황을 지켜보다가 도저히 방법이 없자 어쩔 수
남궁은서에게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대사자와 이사자는 전혀 알지 못했다.그러자 청룡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오랜 세월 동안 자신 앞에서 이렇게 건방지게 구는 자는 없었다.목소리를 들어보니 상당히 강한 내공의 소유자인 것 같았다.‘아마도 또 한 명의 종사 절정 고수일 거야.’청룡은 예천우가 어디서 나타난 인물인지 알 수 없었지만 자신에게 그렇게 무례하게 굴었다면 결말은 하나뿐이었다.바로 죽음이었다.하지만 청룡은 조금은 궁금하기는 했다.과연 어떤 놈이 자신에게 이렇게 대담하게 굴 수 있는지 말이다.그때 예천우가 엄청난 속도로 현장에 도착했고 곧바로 남궁은서의 곁에 섰다. 주변 인물들을 스쳐보니 부인의 자리에 맞는 사람은 남궁은서뿐이었다.모두의 시선이 예천우에게 쏠렸다.남궁은서의 곁에는 스무 살 정도로 보이는 젊은 청년이 서 있었다.준수한 외모에 비범한 기세를 풍겼고 전신에서 빛나는 듯한 아우라가 흘러나왔다.선우서림은 순간 넋을 잃었다. 그녀는 이렇게 당당하고 멋진 예천우를 본 적이 없었다.‘역시 내가 좋아하는 도련님이네. 정말 멋져!’청룡은 미간을 찌푸렸다.‘이렇게 젊다고?’예천우가 어린 나이에 종사 절정에 도달했다는 게 그는 전혀 믿어지지 않았다.‘혹시 약물로 젊음을 되찾은 건가?’하지만 그의 감각으로는 그런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대사자와 이사자 그리고 현장에 있던 비룡위들 역시 충격에 빠졌다.이토록 젊은 종사 절정 고수라니...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하지만 예천우는 다른 사람들의 반응 따위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남궁은서를 뚫어지게 바라봤다.비록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너무나도 익숙한 느낌이 밀려왔다.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머니.”남궁은서는 눈가가 촉촉해졌다.얼마나 오랜 세월을 기다려왔던 순간인가.하지만 이 순간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이루어질 줄은 몰랐다.그래서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것이 기쁨 때문인지 절망 때문인지 그녀 자신도 알 수 없었다.대사자와 이사자는 완전히
이 말을 듣고 모두 크게 동요했다. ‘젊은 녀석이 감히 청룡을 상대로 이렇게 오만하게 굴다니.’특히 남궁은서는 얼굴이 새파래져 다급히 외쳤다.“안 돼! 당장 떠나! 네가 날 지킬 필요 없어!”“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괜찮습니다. 청룡이 저를 어쩌지 못할 겁니다.”예천우는 다시 한번 어머니를 안심시키며 차갑게 청룡을 바라보았다.그러자 청룡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젊은 놈이 건방지네.”그는 예천우의 젊은 나이에 비범한 실력을 보고 약간 놀랐으나 결국엔 자신의 신분을 모르는 무식한 풋내기일 뿐이라고 생각했다.“오만한 게 아닙니다. 사실일 뿐이죠.”예천우는 담담히 말하며 덧붙였다.“청룡 전신이 세계 제일의 실력을 갖췄다고들 하죠. 오늘 한번 그 소문이 사실인지 확인해 보겠습니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몸에서 폭발적인 기운이 솟아올랐다.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믿지 못했다.대사자는 이를 악물며 남궁은서에게 말했다.“종주님, 잠시 후 제가 이사자와 함께 목숨을 걸고 청룡을 붙들어 둘 테니 그 사이에 작은 종주님을 데리고 도망치세요.”그들에게 예천우는 이미 미래의 종주였다.선우서림도 역시 재능이 뛰어나 대단히 중시받는 인물이었지만 예천우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닌 수준이었다.남궁은서도 그렇게 하고 싶었지만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소용없어. 천우는 떠나지 않을 거야.”“천우?”‘작은 종주님의 이름이 천우였구나.’ 남궁은서의 말을 듣고 대사자와 이사자는 서로를 쳐다보았다.그리고 그들은 이를 악물며 결심했다.떠나지 않는다면 예천우를 위해 끝까지 싸우는 수밖에 없다.그 순간, 청룡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그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분노하며 말했다.“네 이놈, 그렇게 죽고 싶다면 내가 네 소원을 이뤄주마.”청룡은 말을 마치자마자 그의 몸에서 놀라운 기운이 폭발하며 주변을 압도했다. 날카로운 장검의 압박감 때문에 모두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하하하... 청룡아, 몇 년 못 본 사이에 검
하지만 아무리 옛 용왕의 제자라고 해도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 정도의 실력을 갖춘다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었다.“그렇군요.”청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옛 용왕님의 제자는 확실히 뛰어난 재능을 가졌고 실력도 수준급입니다. 하지만 너무 자만하는 게 문제네요. 더 많은 수련이 필요합니다.”청룡의 냉담한 충고에 옛 용왕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젊은이란 원래 그런 거지. 젊을 때는 패기가 있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나처럼 늙고 기운 없는 노인네가 되는 걸세.”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다시 말했다.“청룡, 내 면을 봐서라도 오늘 일은 여기서 끝내는 게 어떻겠나?”청룡은 잠시 고민하는 듯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다른 일이었다면 당신이 부탁하는 걸 거절할 이유가 없겠죠. 하지만 이건 안 됩니다.”“반드시 손을 써야겠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옛 용왕님도 백호 전신 사건에 대해 알고 있을 겁니다.”“알고 있지. 하지만 백호 전신은 그럴만한 죄를 지었어.”청룡은 눈을 좁히며 물었다.“네? 그러면 옛 용왕님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겁니까?”“그래. 자세한 이유는 어디 조용한 곳에서 천천히 이야기하자. 일단 먼저 이 사람들을 먼저 떠나게 하고 내 이야기를 들은 뒤에도 만족하지 못하면 그때 가서 다시 이 사람들을 처리해도 늦지 않을 거야.”옛 용왕의 말에 청룡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요. 옛 용왕님의 체면을 봐서 저 사람들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죠.”이 말을 듣자 남궁은서, 대사자, 이사자, 선우서림까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생각지도 못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니... 그들은 모두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고마울 뿐이었다.남궁은서는 청룡의 압도적인 실력을 직접 경험한 뒤 이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그를 더욱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했다.하지만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 것은 예천우의 차가운 표정이었다.모든 사람이 안심하며 긴장을 풀고 있을 때 예천우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필요 없어요! 그까짓 동
청룡의 말을 들은 남궁은서는 속이 타들어 갔다.‘이 멍청한 자식,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거야! 모든 일이 해결될 텐데... 굳이 이런 위험을 자초하다니!’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남궁은서의 마음은 한결 차분해졌다.옛 용왕이 이곳에 있는 이상 그는 절대로 예천우가 다치는 일을 두고 보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청룡의 말을 들은 예천우는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쳇. 실력이 대단하다는 청룡 전신이 이렇게 말이 많을 줄은 몰랐네요.”“이놈아, 죽고 싶어!”청룡은 폭발하듯 분노하며 오른손에 칠성용연검을 들어 올렸다.그 순간 주변의 나뭇잎과 가지 등 온갖 물건들이 강렬한 검기의 기운에 휩쓸려 공중으로 떠올랐다.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검기와 융합되며 엄청난 힘과 함께 예천우를 향해 몰아쳤다.선우서림은 그 기세에 눌려 온몸이 떨리며 그대로 피를 토했다.다행히도 그 압박감은 곧 사라졌다.그건 예천우가 나서서 막아냈기 때문이었다.옛 용왕은 쓴웃음을 지으며 속으로 말했다.‘이놈이 이제 청룡을 완전히 화나게 했네. 내가 나서서 돕더라도 쉽지 않을 거야.’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이 나섰다.옛 용왕은 오른손을 휘둘러 선우서림, 남궁은서, 대사자, 이사자를 모두 한쪽으로 옮겼다.그들을 안전한 곳에 떨어뜨린 뒤 그는 예천우와 청룡의 싸움을 지켜보았다.모든 사람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고정됐다.예천우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로 장검을 들어 올렸다.그는 물러서기는커녕 강력한 힘을 검 끝에 집중시키며 청룡을 정면으로 마주했다.쾅 하는 굉음이 울려 퍼졌고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며 청룡은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예천우 또한 뒤로 밀려났다.그러나 그 장면을 목격한 모든 이들의 눈에는 충격과 불신이 가득했다.특히 남궁은서와 대사자는 말을 잇지 못했다.청룡이 이곳에 등장한 후 아무리 그들이 전력을 다해 협공해도 그는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았다.오히려 그들에게 압도적인 힘으로 굴복을 강요했었다.하지만 이제 예천우는 단 한 번의 공
양박군과 독고살이 매우 빠르게 움직였지만 당만수도 그들과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잠시 후, 세 사람은 싸움이 벌어지는 현장에 도착했다.비룡위의 고수들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세 명의 가면을 쓴 종사 고수들을 보고 긴장했다.특히 청룡이 예천우와 치열하게 싸우며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미 옛 용왕 한 명만으로도 부담스러운 상황인데 추가로 종사 고수들이 등장하자 표정이 굳어졌다.이제 청룡이 집중력을 분산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들은 더 이상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남궁은서를 포함한 주변의 사람들도 이 갑작스러운 인물들의 등장을 보고 놀랐다.그들의 속도와 실력은 사람들에게 위압감을 주었다.그들의 경지가 자신들보다 낮아 보이긴 했지만 어느 하나 허술한 상대가 아니었다.특히 옛 용왕은 양박군의 특별함을 단번에 알아차렸다.‘정말 엄청난 실력이군.’그는 양박군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독고살은 현장의 압도적인 기세를 느끼며 심장이 쿵쿵 뛰었다.“정말 어마어마한 싸움이네요. 당 어르신, 도련님께서는 대체 누구와 싸우고 계십니까?”양박군은 싸움 현장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조금 뒤늦게 도착한 당만수가 머리를 들어 현장을 확인하자 그는 얼굴이 굳어지며 외쳤다.“맙소사! 청룡 전신이야!”그는 몇 년 전 청룡이 두 명의 종사 고수를 단숨에 쓰러뜨리는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그 자신의 실력으로는 청룡의 한 번의 공격조차 버틸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그런 청룡과 예천우가 대등하게 싸우고 있는 것을 보고 그는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예천우는 여전히 밝게 웃으며 말했다.“다시 한번 더 공격해 봐요!”예천우는 싸움에서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그는 그동안 자신의 실력으로 대부분의 적을 압도적으로 제압해 왔다.하지만 지금은 오랜만에 진정으로 열정적인 싸움을 느끼고 있었다.이 치열한 전투는 그의 피를 끓게 했다.예천우의 기세는 점점 강해졌고 그의 손에 든 장검은 찬란한 빛을 발하며 하늘을 가르며 번쩍였다.그의 검
예천우가 돌아오자 남궁은서는 크게 반가워하며 그를 맞이했다. 아들을 되찾은 후 그녀는 하루도 빠짐없이 예천우의 곁에 머물고 싶어 했다.하지만 임국종의 죽음으로 인해 예천우는 대부분의 시간을 임완유와 함께 보냈다. 이제야 모든 일이 마무리된 지금 예천우는 왕 어르신이 했던 이야기를 어머니께 전하며 몇 가지 사실을 확인하려 했다.그러자 남궁은서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왕 어르신께서 널 속이진 않았을 거야. 사실 나도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확신이 없었을 뿐이지.”“그런데 엄마, 그때 사부님께서 저를 데려간 건 엄마의 계획이 아니었나요?”“아니야.”남궁은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때 난 도저히 다른 선택지가 없었어. 그래서 널 고아원에 숨겼고 거기에 옥패도 함께 맡겼지. 그땐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조차 몰랐으니까. 그 후에 옛 용왕이 널 제자로 삼은 건 나도 그 이유를 알지 못했어. 옛 용왕이 널 데려갔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나도 엄청난 노력을 들였어.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널 찾지 않을 리 없었겠지. 최근에서야 널 찾고도 바로 만나지 못한 건 내가 먼저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야.”“예백천을 죽이는 거였나요?”“맞아.”남궁은서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예백천을 죽이는 일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 하지만 설마 용도를 떠난 적 없는 청룡이 직접 나설 줄은 몰랐지.”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사부님이 저를 데려간 건 결국 할아버지의 부탁이었던 건가요? 그런데 왕 어르신 말로는 할아버지가 계속 저를 찾고 있었다고 하던데요. 만약 할아버지가 직접 사부님께 부탁하신 거라면 굳이 저를 찾을 필요가 없었을 텐데요.”“그건 네가 직접 사부님께 물어보는 게 좋겠어.”남궁은서는 그렇게 답하며 건의했다.그러자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 문제를 분명히 알아내야만 했다. 이는 자신이 앞으로 예씨 가문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그
남궁은서와 예천우가 결국 살아남아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루었기에 결과적으로는 다행일지도 모른다.“이번에 네 할아버지를 만난 건 불과 몇 달 만이었지만 정말 많이 늙었더구나.”왕 어르신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천우야, 내가 너를 곤란하게 하려는 건 아니야. 정말 부탁인데 네 할아버지를 좀 도와줘. 하지만 그게 너한테 어려운 일이라면 억지로 할 필요는 없고. 결국 그 당시에 예씨 가문이 너희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던 건 사실이니까.”왕 어르신은 당시의 일을 떠올렸다. 가장 큰 원흉은 예백천의 배신이었다. 만약 그가 예정환에게 받은 도움과 지원이 없었다면 어찌 그토록 빠르게 종사로 성장할 수 있었겠는가?더군다나 예씨 가문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예정환을 방치해 죽게 만들고 심지어 예천우와 남궁은서를 집에서 쫓아냈다.이 모든 일들은 도저히 쉽게 용서받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어르신, 죄송하지만 오늘은 술을 더 마실 수 없겠어요. 제가 확인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요.”“그래. 술 마실 기회야 많잖니. 다음번엔 제대로 마셔보자고!”“감사합니다. 어르신.”예천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지만 그의 표정은 약간 냉담해 보였다.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왕재현과 왕지훈은 이미 사라졌지만 왕효리는 여전히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천우가 나오자 그녀는 재빨리 다가가 물었다.“천우 오빠, 할아버지랑 이야기 다 끝났어?”“응. 그런데 나 아직 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갈게.”예천우가 말했다. “그게... 천우 오빠...”하지만 예천우는 대답하지 않고 빠르게 자리를 떠났고 왕효리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할아버지가 대체 무슨 얘기를 한 거야? 천우 오빠가 이렇게 기분 나빠 보이다니.’그녀는 참지 못하고 방으로 뛰어 들어가 왕 어르신께 물었다.“할아버지, 대체 무슨 얘기를 하신 거예요? 왜 천우 오빠를 그렇게 화나게 했어요?”“화가 났다고?”왕 어르신은 잠시 멍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걱정하지 마. 천우는 화난 게 아니야. 단지 천우가 들은 내용
왕재현은 잽싸게 술잔을 들어 예천우에게 공손히 말했다. “예 신의님, 죄송합니다. 지난번에 제가 무례하게 굴었던 점 사과드립니다.”왕지훈도 급히 따라 술잔을 들며 사과했다.예천우는 이전에 이미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두 사람에 대해 썩 마음에 들어 하진 않았다. 그래서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난 일은 됐어요. 다만 앞으로는 권력을 앞세워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기를 바랍니다.”“절대 그럴 일 없을 겁니다!”두 사람은 급히 보증하며 말했다.“그렇다면 됐어요. 이 일은 여기서 마무리합시다.”예천우는 그렇게 말하며 술잔을 들어 왕 어르신을 향해 건배하며 말했다.“어르신, 이 잔은 제가 어르신께 올릴게요. 과거 저희를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왕 어르신은 그 말을 듣고 황급히 술잔을 들어 올리며 약간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또 그런 얘기를 꺼내는구나. 고마워해야 하는 쪽은 오히려 나야. 하지만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사실 그때의 일에는 숨겨진 사연이 있어.”“숨겨진 사연이요?”“그래.”왕 어르신은 주변 사람들을 한번 둘러본 뒤 바로 말했다.“너희들은 다른 일이 없으면 먼저 좀 자리를 비켜줘. 난 천우와 사적으로 나눌 이야기가 좀 있어.”왕재현과 왕지훈은 이 말을 듣자마자 속으로 안도하며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알겠습니다. 아버지, 예 신의님, 편히 이야기 나누세요.”왕효리는 별로 썩 내키지 않았다. 그녀는 예천우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할아버지가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려는 듯했기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방을 나섰다.다른 왕씨 가문 사람들도 차례로 방을 떠났다.방에 단둘이 남은 왕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천우야, 너희 어머니와 네가 예씨 가문에서 쫓겨난 후 여러 세력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그들 중 많은 이들이 너희를 적으로 대했지.”“어떤 이는 너희 목숨을 노렸고 어떤 이는 소문으로 전해지던 보물을 탐냈어. 아니면 둘 다였을지도 몰라. 너희가 도망치는 동안 내가 정보를
그러자 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 “사실 저도 조금 기억나요. 제가 맞다면 그때 왕 어르신께서 저한테 탕후루를 하나 주셨던 것 같아요.”예천우는 그 기억이 떠올랐다. 아주 뚜렷한 기억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확실히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예천우는 비범한 재능을 가졌지만 대체로 세 살 이후의 일들을 주로 기억했고 세 살 이전의 기억은 희미했다. “맞아, 맞아! 넌 기억력이 정말 좋구나.”왕 어르신은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이번에도 네가 치료해 준 덕분에 이렇게 웃고 있는 거야. 아니었으면 지금쯤 저세상으로 갔겠지.”그는 임씨 가문의 임국종이 세상을 떠난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병세로 따지면 자신의 상황이 훨씬 심각했다. 병원에서는 아예 수술을 포기하고 죽기를 기다리라는 말까지 했으니 말이다.“왕 어르신, 과찬이세요. 예전에 어르신께서도 저희를 많이 도와주셨잖아요.”왕효리는 할아버지가 예천우와 이렇게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며 더없이 기뻐했다. 그녀는 두 사람에게 술을 따라주며 웃었다.“할아버지, 이렇게 즐겁게 웃으신 건 정말 오랜만이에요.”“천우 오빠, 오늘 할아버지랑 술 좀 많이 마셔주세요.”그 말을 들은 왕 어르신은 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역시 효리가 날 잘 아는구나. 천우야, 우리 손녀 어때? 괜찮지 않아?”예천우는 잠시 멈칫하며 웃었다. “물론이죠. 어르신의 손녀는 정말 아름다울 뿐 아니라 성격도 침착하고 대범하네요. 아마 수많은 명문의 도련님들이 왕씨 가문의 문턱이 닳도록 찾아오겠어요.”“하하. 그야 당연하지!”왕 어르신은 흐뭇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모를 수도 있겠지만 내 손녀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 하지만 이 녀석이 눈이 너무 높아서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는 거야. 덕분에 내가 속이 타 죽을 지경이야.”“그런데 효리가 너를 아주 높이 평가하더라. 너도 한번 생각해 보는 게 어때?”예천우는 순간 멍해졌다.‘이런 이야기가 왜 갑자기 나한테 오는 거야? 효리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는
예천우가 막 식당에 도착하자 매우 밝고 또렷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 신의님!”예천우가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검은색 긴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성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녀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얼굴에 가볍게 화장했을 뿐인데 피부가 더욱 화사하고 매력적으로 보였다. 검은 눈동자는 맑고 매혹적이며 키가 크고 늘씬한 몸매와 하얗고 긴 다리는 눈부시게 아름다워 보였다.지난번 병원에서 봤을 땐 몰랐는데 이 소녀가 이렇게 매혹적이고 사랑스러운 줄은 몰랐다. 아마도 수많은 남자가 그녀를 갖고 싶어 할 것이다.왕효리는 금세 예천우 앞에 다가왔고 예천우가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모습에 얼굴이 붉어지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예 신의님, 뭘 그렇게 보세요?”“효리 씨를 보고 있죠. 효리 씨의 미모에 순간 놀랐어요.”예천우는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예 신의님도 참... 농담도 잘하시네요.”왕효리는 가슴이 두근거렸고 기쁨과 부끄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지난번 병원에서 만난 이후 왠지 예천우의 모습이 계속 머릿속에서 생각났다. 사실 둘 사이엔 특별한 교류도 없었는데 이상하게도 멈출 수 없는 호감이 생긴 것 같았다.‘아마 이게 첫눈에 반한다는 거겠지.’오늘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자 그녀는 특별히 자신을 꾸몄다. 가장 좋아하는 드레스도 입고 나왔다.그리고 예 신의님이 정말 자신을 보고 놀랐다니 왕효리는 이 모든 준비가 헛되지 않았음을 느꼈다.예천우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 알았다면 방금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신경 써줘서 고마워요.”“예 신의님, 너무 겸손하시네요!”왕효리는 서둘러 말했다.“지난번 예 신의님의 실력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혹시 친하게 지내도 될까요?”“물론이죠.”왕효리가 이렇게 진심 어린 호의를 보이는 데다 지난번 그녀에 대한 인상도 좋았고 그녀가 은인의 후손이라는 점도 있었기에 예천우는 당연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정말요?
“내가 원하지 않는다고?”“그래!” “어머니는 어딜 봐서 제가 임씨 그룹의 지분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죠?”임완유가 물었다. “그건... 뭐 대충 그런 뜻으로 말해달라고!”유은수는 정말 뻔뻔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었다.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지금 손에 쥔 모든 것이 순식간에 다시 되돌려져야 할지도 모른다. 심지어 임완유에게 부탁하면서 다시 가져가라고 할 수도 있다.“됐어요. 시끄러워요! 걱정하지 마세요. 예천우에게는 제가 잘 설명할게요. 천우가 절대 당신들을 해치지 않을 거예요.”임완유가 그렇게 말하자 유은수는 그 말을 듣고 즉시 얼굴에 기쁨이 번졌다.“좋아. 이건 네가 한 말이니까 만약 예천우가 뒤에서 무슨 일을 꾸미면 그건 분명히 네가 책임져야 해.”“걱정하지 마세요. 천우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임완유는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그래... 우리는 그냥 조금 걱정이 된다는 뜻이야. 자, 이제 다 준비됐으니 서둘러 서명하고 지분을 넘겨줘.”유은수가 서두르자 임완유는 말없이 계약서를 가져와 대충 살펴본 뒤 빠르게 서명했다. 어차피 모든 지분은 부모에게 넘겨주는 것이었다.모든 것이 마침내 끝났다. 유은수는 기뻐서 얼굴이 활짝 피었다. 오늘이 아버지의 장례일인데도 그녀의 마음은 온통 그쪽에 있지 않았다.그 모습을 보고 임완유는 마음이 차가워졌다. 유은수가 이렇게 계산적이고 돈과 명예밖에 모를 줄이야.할아버지에게도 그녀에게도 이런 태도를 보이다니 말이다.만약 유은수가 자기 어머니가 아니라면 정말 가차 없이 혼내주고 싶었다.유은수는 기쁜 표정으로 들떠 있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완유야, 넌 이제 회사에서 지분도 없는데... 대표는 계속할 생각이야?”임완유는 깜짝 놀랐다.‘이제 내 대표 자리까지 빼앗으려는 거야?’그래서 임완유는 차갑게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 “아니. 그게 아니라... 넌 유천 그룹도 있잖아. 그건 네 회사니까 넌 거기서 일을 해야지. 그러면 이제 임연 그룹은 너가
유은수는 그 말을 듣고 바로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즉시 말했다.“이건 네가 스스로 한 말이지 우리가 강요한 게 아니야! 그리고 이미 말했으니 절대로 번복하면 안 돼. 알겠지!”“한 변호사님, 빨리 오세요!”유은수가 한마디 하자 뒤에서 몇 명이 걸어 나왔다. 그들은 모두 정장을 입고 서류를 들고 있었고 그중 선두는 임연 그룹에서 고용한 변호사팀의 한 변호사였다.“마침 회사의 지분 양도 관련 서류는 이미 모두 준비되어 있어. 서명만 하면 돼.”유은수가 즉시 말했다.임완유는 순간 멍해졌다. 조금 전 자신을 오해하고 모욕하던 그들의 말이 너무 견디기 힘들어 이런 말을 했지만 사실 유은수는 이미 모든 준비를 다 해 놓았다. 변호사도 계약서도 다 준비해 두었다.“완유야, 너 지금 무슨 표정이야? 이미 약속한 거 후회하는 건 아니지?”유은수가 임완유가 아무런 말도 행동도 없자 즉시 물었다.“완유야, 사람이 말하면 말한 대로 해야지. 이미 한 약속은 절대 번복해서는 안 돼. 그렇지 않으면 그건 가족을 배신한 못된 사람이 되는 거야.”임서종도 급히 말했다. 그는 임완유가 이렇게 쉽게 말려들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지만 이제 이 좋은 기회를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반응하기 전에 모두 처리해야 했다. 왜냐하면 유은수는 일이 성사되면 그에게 5%의 지분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지분을 노리지 않았다면 이곳까지 올 이유가 없었다.“맞아, 완유야...”“완유야...”모두가 한마디씩 임완유를 질책하며 서둘러 서명하라고 협박했다.“하하하!”임완유는 차갑게 웃으며 모두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심지어 그녀 뒤에 서 있는 아버지 임강의 눈빛도 조금 흔들리고 있었고 분명히 긴장하거나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정말... 당신들은 참 대단한 능력을 갖췄네요.”임완유는 차갑게 입을 열었다.“지분이 그렇게 필요하다고요? 지금 바로 서명해 줄 수 있어요.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유천 그룹의 지분은 모두 내놔야 해요.”유천 그룹은 한때 홀스 그룹이
게다가 예천우는 곧 있을 성종 대회를 준비해야 했다. 성종주 자리에 앉을 방법을 모색하고 5대 문파를 손에 넣어야 했다.예천우가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임씨 가문에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임강과 임서종 등 주요 인물들이 다 모였다. 이 사람들이 갑자기 자신 앞에 나타난 것을 보고 임완유는 말하지 않아도 이미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할 수 있었다.할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지 않았을 때부터 유은수는 벌써 여러 번 이 일을 언급하셨다.기분이 많이 상했었고 여러 일들이 겹쳐서 아무것도 신경 쓰지 못했지만 유은수가 이렇게 급하게 움직이는 걸 보니 임완유는 과연 자기가 정말 그녀의 딸인지 의심스러워졌다.그럼에도 외부 사람들과 손을 잡다니... 물론 임서종 집안도 외부 사람은 아니지만 어머니라는 사람이 그들과 손을 잡고 딸을 상대하고 있었다.“완유야, 네 할아버지 장례는 다 마쳤으니 이제 우리는 회사 지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유은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너무 화가 난 임완유는 몸이 미세하게 떨리며 말했다.“지금 회사의 지분이 그렇게 중요해요?”“그렇지. 넌 어차피 예천우 같은 사람이 있으니 지분이 별로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달라. 우리는 전적으로 임연 그룹에 의지해야 한다고.”“전 천우와 함께 있어도 제가 직접 돈을 벌 거예요.”임완유는 그렇게 말하면서 속으로 생각했다.‘어머니는 평생 돈 일 푼도 벌지 않고 나한테 의지하면서 살았으면서.’“좋아. 네가 그렇게 능력이 있다면 빨리 우리한테 회사 지분을 다 넘겨야지.”유은수는 기회를 틈타 즉시 말했다.임완유는 화가 나서 큰 소리로 말했다.“제가 넘기지 않겠다고 하면 어쩔 거예요?”유은수는 잠시 멈칫했다.‘완유가 넘기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협박할 수도 없고... 만약 예천우에게 들키면 큰일이야. 될수록 평화롭게 해결해야 해. 완유가 자발적으로 지분을 내놓게 만들어야 해.’임서종이 급히 말을 꺼냈다.“완유야, 일단 진정해 봐. 사실 네
“아가씨, 도련님!”그때 하인이 급히 다가와 말했다.“방금 떠난 예 어르신께서 이 상자를 예 도련님께 전하라 하셨습니다.”예천우는 잠시 놀랐다.‘무슨 일일까?’예천우가 손을 들어 상자를 받아 열어보니 그 안에는 인삼 한 뿌리가 들어 있었다.크기는 그리 크지 않지만 품질을 보니 몇천 년 된 오래된 인삼 같았다.“만년 인삼이네.” 유은수가 다가와 그것을 보니 정말 부러웠다.‘저번에는 이미 우리에게 주었다가... 정말 부끄럽지도 않은지 다시 가져갔어. 이제는 또 예천우에게 주고 우리한테 주지 않는 거야? 정말 너무하네. 이 물건은 분명히 우리 임씨 가문의 것이야.’ 하지만 그녀는 속으로만 생각했지 입으로는 말하지 않았다.예천우가 여전히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자 예관희는 만연 인삼을 남기고 용도로 떠날 준비를 했다. 그런데 돌아가기 전, 그는 오래된 친구를 만나러 가기로 했다.왕 어르신이 천해시에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예관희는 그동안 모든 관심을 예천우에게 쏟아부었기에 바빠서 만나지 못했다. 지금은 시간이 생겨서 그와 만날 수 있게 되었다.두 사람이 만나자 자연스럽게 예천우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왕 어르신과의 만남을 마친 예관희는 곧장 비행기를 타고 용도로 돌아갔다.그러나 왕 어르신은 계속해서 예관희를 도와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예관희가 정말 최선을 다해 예씨 가문의 생존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시간이 흘러 드디어 임국종의 장례식 날이 다가왔다. 그날 천해시의 많은 대부호가 직접 임국종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왔다. 이 모든 일은 물론 예천우의 체면 덕분이었다. 왕 어르신도 함께 왔다.이번에는 남궁은서도 현장에 나타났지만 그녀가 예천우의 어머니라는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심지어 임씨 가문의 임완유도 그것을 알지 못했다. 많은 기업의 대표들이 왔기 때문에 그녀는 남궁은서가 단지 어느 대기업의 대표라고 생각했다.이 장례식은 성대하게 치러졌다.그 광경을 보며 유은수는 눈앞의 충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