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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9화

Author: 종이워치
예천우는 이미 어머니일 가능성을 짐작하고 있었지만 확신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급하게 물었다.

“사모님이요? 누구 말입니까? 지금 어디 계신 거죠?”

“바로 도련님의 어머니 남궁은서입니다. 사모님은 지금 성 밖의 온드 장원에 있어요!”

선우서림은 남궁은서의 명령을 어기며 예천우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남궁은서는 이번 일을 절대 예천우에게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지만 그녀는 결국 남궁은서의 뜻을 거스를 수밖에 없었다.

남궁은서는 그녀에게 생명의 은인이었다. 만약 누군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남궁은서는 이번에 정말 목숨을 잃을지도 몰랐다.

이 말을 들은 예천우의 얼굴이 즉시 냉담해졌다.

“어머니께 시간을 끌 방법을 찾으라고 전해줘요. 지금 바로 출발할게요!”

그는 전화를 끊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어머니, 제발 아무 일도 없으셔야 해요.’

그는 속으로 간절히 기도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갑자기 예천우는 어머니가 왜 성 밖으로 간 것인지 짐작이 갔다.

‘아마도 내가 찾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러 멀리 숨어계셨을 거야. 그렇지 않다면 왜 호텔에서 살다가 갑자기 그런 외딴곳으로 옮겼겠어?’

다행히 이곳에서 온드 장원까지 거리는 멀지 않았다. 보통 속도로는 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예천우의 실력이라면 30분 안에 충분히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반의 준비를 위해 그는 곧바로 양박군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군아, 지금 당 장로님과 독고살과 함께 있어?”

양박군은 예천우의 급한 목소리를 듣고 곧장 대답했다.

“네. 도련님. 혹시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너희 셋은 지금 즉시 성 외곽 온드 장원으로 출발해. 가능한 한 빠르게 도착하되 밖으로 드러나지 말고 대기해. 내 지시가 있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마.”

예천우는 자신을 믿고 있었지만 이번 상대는 청룡 전신이었다.

게다가 그가 얼마나 많은 고수들을 데리고 왔을지도 알 수 없었다. 비룡위의 전력을 생각하면 종사급 고수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청룡은 물론 전신이라 하면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가장 약하다는 백호 전신조차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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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1020화

    그녀는 바로 예천우의 어머니 남궁은서였고 예천우의 아버지 예정환의 아내이기도 했다.남궁은서는 차가운 시선으로 앞에 있는 청룡을 살피며 냉랭하게 말했다.“역시 청룡 전신이네요. 이렇게 빨리 우리를 찾아내다니 대단하네요.”“그렇다면 당신들이 백호 전신을 죽인 범인인 걸 인정하는 건가요?”청룡은 냉담하게 물었다. 그의 표정은 화난 기색 없이 오직 차가운 무관심만이 스쳐 갔다.사소한 일에 불과했기에 상부의 지시가 아니었다면 굳이 손을 쓸 이유조차 없었다.“인정하면 뭐가 달라지나요?”남궁은서가 냉소적으로 대답했다.“그런데 하나 궁금하군요. 청룡 전신은 어떻게 우리가 한 일임을 알아냈고 여기까지 찾아왔죠?”“영종의 공법 때문이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당신들은 거의 모든 흔적을 지워버렸어요. 하지만 백호 전신의 시신에 남아 있는 상처가 영종의 공법 때문에 난 상처였어요. 그 단서를 따라 영종의 대사자를 추적했고 대사자를 통해 이곳에 있는 당신을 찾아낸 겁니다. 왜냐하면 제가 찾고 싶은 건 배후에 있는 사람이었으니까요.”청룡이 담담하게 말하자 남궁은서는 속으로 상황을 정리했다.‘결국 문제는 우리 쪽이군. 백호 전신이 정환 씨의 큰 아버지라는 점을 생각해서 시신을 남긴 게 실수였어. 차라리 흔적을 완전히 없앴더라면 이렇게 쉽게 발각되진 않았을 텐데.’“제가 당신 질문에 답했으니 이제 당신이 답해야겠군요. 왜 백호 전신을 죽인 겁니까?”청룡은 상부의 지시에 따라 물었다.“죽을죄를 지었기 때문이에요.”무용음은 차갑게 말했다.“무슨 이유로 그런 말을 하는 거죠?”“그냥 그래요. 이유는 없어요.”남궁은서는 자기 정체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청룡은 고개를 젓고 말했다.“이런 식으론 안 되겠군요.”“그래도 어쩔 수 없죠.”“좋아요. 그럼 굳이 죽고 싶어 하시니 저를 탓하지 마세요. 셋이 함께 덤비세요.”청룡은 냉정하게 말했다.“혼자서 우리 셋을 상대하겠다고요?”남궁은서는 마음속으로 놀랐다.‘청룡이 여기까지 온

  • 용왕 귀환   제1021화

    청룡 뒤에 서 있던 몇 명의 고수들 역시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 모두 청룡 전신의 강함을 알고 있었지만 직접 그의 실력을 본 적은 없었다. 오늘 이렇게 직접 목격하고 나서야 청룡 전신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방금 전의 한 번의 공격만으로도 그들은 자신이 감히 막아낼 수 없음을 깨달았다. “종주님, 먼저 떠나십시오. 저희 둘이 목숨을 걸어서라도 시간을 끌겠습니다. 청룡만 제거하면 다른 이들은 종주님을 막을 수 없을 겁니다.”대사자는 정신을 집중해 조용히 음성을 전했다.종사 경지에 이르면 특정 대상에게만 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물론 얼마나 멀리 전달할 수 있느냐는 정신력과 영혼의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대사자는 오늘 이곳에 청룡 전신만 온 것이 다행이라 여겼다.다른 종사들이 왔다고 해도 그들의 실력은 종주님을 능가하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남궁은서는 고개를 저으며 차갑게 말했다.“내가 종주로서 너희 둘을 희생시키고 도망칠 수는 없어. 게다가 너희 둘만으로는 청룡을 막을 수 없어.”“차라리 우리 셋이 함께 나서 영종 삼재진을 발동하면 희미하게나마 승산이 있을지도 몰라.”“하지만...”대사자는 여전히 자신이 없었다.“하지만 같은 소리 하지 마. 바로 움직여!”남궁은서의 목소리가 떨어지자마자 그녀는 손에 장검을 들고 번개처럼 앞으로 내달렸다.그녀의 검술은 정교함과 힘이 어우러져 보는 이들에게 경외감을 자아냈다.청룡의 눈에 잠시 흥미로운 빛이 스쳤다.‘종주로서의 재능은 정말 뛰어나네. 천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하지만 나와의 실력 차이는 너무 커. 네가 10년, 20년쯤 수련한다면 내 실력의 5분의 1 정도는 따라올 수 있겠지.’남궁은서가 공격을 시작하자 대사자 역시 포효하며 번개처럼 날아들었다.그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강렬한 장풍이 청룡을 향해 몰아쳤다.이사자 또한 망설임 없이 공격에 가세했다.날카로운 무기를 휘두르며 어둠을 가르는 듯한 강렬한 기세로 청룡을 향해 돌진했다.셋

  • 용왕 귀환   제1022화

    몇 사람의 눈에는 충격이 가득했다.분명 청룡은 처음부터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그가 진심으로 싸웠다면 이들은 단 몇 초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청룡이 그들에게 열 명이 와도 이길 수 없다고 한 말은 결코 허풍이 아니었다.청룡은 냉정한 시선으로 그들을 내려다보며 말했다.“남궁 종주, 마지막 기회를 드리죠. 왜 직접 나서서 백호 전신을 죽였는지 이유를 밝히세요. 그러면 오늘 당신을 죽이지 않고 대신 체포만 하겠습니다.”“그냥 죽을 짓을 했겠죠. 아무런 이유도 없어요.”남궁은서는 차갑게 대답했다.차라리 죽는 게 나을지언정 잡혀가는 굴욕을 견딜 수 없었다.그녀는 청룡의 실력이 이렇게 강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신이 선우서림에게 절대로 예천우를 이곳에 오게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만약 예천우가 이곳에 왔다면 그녀는 아들을 직접 죽이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제발 선우가 무사히 도망쳤기를...’하지만 남궁은서는 정말로 선우서림이 무사히 빠져나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좋아요. 이건 당신이 자초한 겁니다.”청룡은 고개를 저으며 오른손을 들어 공격할 준비를 했다.바로 그때 멀리서 급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멈춰요! 멈추라고요!”얼마 지나지 않아 한 절세미인이 놀라운 속도로 달려왔다. 그녀는 바로 선우서림이였다.선우서림이 돌아오는 것을 보자 남궁은서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다.선우서림을 일부러 돌려보낸 것도 그녀라도 살아남게 하기 위해서였다.첫 번째 이유는 자기 아들인 예천우에게 말을 조심하라고 경고를 남기기 위해서였고 두 번째는 예천우가 영종의 전통과 기술을 이어받게 하기 위해서였다.그런데 선우서림이 이 중요한 순간에 다시 돌아와 목숨을 내던지다니!“서림아, 왜 돌아온 거야! 누가 돌아오라고 했어? 당장 꺼져!”남궁은서는 처음으로 선우서림에게 분노를 터뜨렸다.하지만 선우서림은 억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사부님, 저는 떠나지 않겠습니다.”알고 보니 선우서림은 남궁은서의 제자였다. 다만 남궁은서가

  • 용왕 귀환   제1023화

    “허허. 지금 시간을 끌려고 하는 건가요?”청룡이 냉담하게 물었다.“절대 아니에요. 이제 곧 도착할 겁니다.” 선우서림은 단호한 말투로 부인했다. 그녀는 일단 청룡이 바로 공격에 나서는 것을 막아야 했다.“진짜든 거짓이든 저는 당신들과 시간 낭비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아요. 이렇게 하죠. 3분, 3분 후에도 나타나지 않으면 당신들을 전부 죽이고 돌아가 보고하겠어요.”청룡은 차갑게 말했다.선우서림은 무언가를 더 말하려 했지만 청룡 전신의 차가운 시선이 그녀를 스치자 온몸이 떨리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마치 보이지 않는 힘에 눌려 꼼짝 못 하는 것 같았다.선우서림도 깜짝 놀랐다.뛰어난 재능으로 수련을 견지해 온 그녀는 화경 절정에 도달한 상태였다.비록 종사 경지는 아니지만 보통 고수들과 비교하면 최상급의 경지에 속했다.하지만 지금 청룡 앞에서 그녀는 그저 무력할 뿐이었다.어쩔 도리가 없자 그녀는 속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도련님, 제발 빨리 와주세요. 안 그러면 우리 모두 죽어요. 사모님도요...’남궁은서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서림아, 도대체 누구를 부른 거야? 설마 너...”남궁은서가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선우서림은 그녀의 의도를 알아챘다.선우서림은 잠시 망설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너!”남궁은서는 숨이 막혀와서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했다.‘이런 젠장... 우리가 얼마나 많은 고난을 겪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결국에 내 잘못으로 모든 걸 망치게 되는 건가?’남궁은서는 선우서림을 노려보며 화를 냈고 선우서림도 자기가 한 일이 잘한 일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특히 대사자, 이사자, 그리고 남궁은서까지 셋이 합세해도 청룡에게 쉽게 당하는 모습을 보고 더더욱 자신감을 잃었다.반면 청룡은 여전히 여유로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그의 압도적인 힘이 얼마나 두려운지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사실 선우서림은 이미 한참 전에 이곳에 도착해 있었다.멀리서 상황을 지켜보다가 도저히 방법이 없자 어쩔 수

  • 용왕 귀환   제1024화

    남궁은서에게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대사자와 이사자는 전혀 알지 못했다.그러자 청룡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오랜 세월 동안 자신 앞에서 이렇게 건방지게 구는 자는 없었다.목소리를 들어보니 상당히 강한 내공의 소유자인 것 같았다.‘아마도 또 한 명의 종사 절정 고수일 거야.’청룡은 예천우가 어디서 나타난 인물인지 알 수 없었지만 자신에게 그렇게 무례하게 굴었다면 결말은 하나뿐이었다.바로 죽음이었다.하지만 청룡은 조금은 궁금하기는 했다.과연 어떤 놈이 자신에게 이렇게 대담하게 굴 수 있는지 말이다.그때 예천우가 엄청난 속도로 현장에 도착했고 곧바로 남궁은서의 곁에 섰다. 주변 인물들을 스쳐보니 부인의 자리에 맞는 사람은 남궁은서뿐이었다.모두의 시선이 예천우에게 쏠렸다.남궁은서의 곁에는 스무 살 정도로 보이는 젊은 청년이 서 있었다.준수한 외모에 비범한 기세를 풍겼고 전신에서 빛나는 듯한 아우라가 흘러나왔다.선우서림은 순간 넋을 잃었다. 그녀는 이렇게 당당하고 멋진 예천우를 본 적이 없었다.‘역시 내가 좋아하는 도련님이네. 정말 멋져!’청룡은 미간을 찌푸렸다.‘이렇게 젊다고?’예천우가 어린 나이에 종사 절정에 도달했다는 게 그는 전혀 믿어지지 않았다.‘혹시 약물로 젊음을 되찾은 건가?’하지만 그의 감각으로는 그런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대사자와 이사자 그리고 현장에 있던 비룡위들 역시 충격에 빠졌다.이토록 젊은 종사 절정 고수라니...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하지만 예천우는 다른 사람들의 반응 따위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남궁은서를 뚫어지게 바라봤다.비록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너무나도 익숙한 느낌이 밀려왔다.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머니.”남궁은서는 눈가가 촉촉해졌다.얼마나 오랜 세월을 기다려왔던 순간인가.하지만 이 순간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이루어질 줄은 몰랐다.그래서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것이 기쁨 때문인지 절망 때문인지 그녀 자신도 알 수 없었다.대사자와 이사자는 완전히

  • 용왕 귀환   제1025화

    이 말을 듣고 모두 크게 동요했다. ‘젊은 녀석이 감히 청룡을 상대로 이렇게 오만하게 굴다니.’특히 남궁은서는 얼굴이 새파래져 다급히 외쳤다.“안 돼! 당장 떠나! 네가 날 지킬 필요 없어!”“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괜찮습니다. 청룡이 저를 어쩌지 못할 겁니다.”예천우는 다시 한번 어머니를 안심시키며 차갑게 청룡을 바라보았다.그러자 청룡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젊은 놈이 건방지네.”그는 예천우의 젊은 나이에 비범한 실력을 보고 약간 놀랐으나 결국엔 자신의 신분을 모르는 무식한 풋내기일 뿐이라고 생각했다.“오만한 게 아닙니다. 사실일 뿐이죠.”예천우는 담담히 말하며 덧붙였다.“청룡 전신이 세계 제일의 실력을 갖췄다고들 하죠. 오늘 한번 그 소문이 사실인지 확인해 보겠습니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몸에서 폭발적인 기운이 솟아올랐다.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믿지 못했다.대사자는 이를 악물며 남궁은서에게 말했다.“종주님, 잠시 후 제가 이사자와 함께 목숨을 걸고 청룡을 붙들어 둘 테니 그 사이에 작은 종주님을 데리고 도망치세요.”그들에게 예천우는 이미 미래의 종주였다.선우서림도 역시 재능이 뛰어나 대단히 중시받는 인물이었지만 예천우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닌 수준이었다.남궁은서도 그렇게 하고 싶었지만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소용없어. 천우는 떠나지 않을 거야.”“천우?”‘작은 종주님의 이름이 천우였구나.’ 남궁은서의 말을 듣고 대사자와 이사자는 서로를 쳐다보았다.그리고 그들은 이를 악물며 결심했다.떠나지 않는다면 예천우를 위해 끝까지 싸우는 수밖에 없다.그 순간, 청룡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그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분노하며 말했다.“네 이놈, 그렇게 죽고 싶다면 내가 네 소원을 이뤄주마.”청룡은 말을 마치자마자 그의 몸에서 놀라운 기운이 폭발하며 주변을 압도했다. 날카로운 장검의 압박감 때문에 모두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하하하... 청룡아, 몇 년 못 본 사이에 검

  • 용왕 귀환   제1026화

    하지만 아무리 옛 용왕의 제자라고 해도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 정도의 실력을 갖춘다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었다.“그렇군요.”청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옛 용왕님의 제자는 확실히 뛰어난 재능을 가졌고 실력도 수준급입니다. 하지만 너무 자만하는 게 문제네요. 더 많은 수련이 필요합니다.”청룡의 냉담한 충고에 옛 용왕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젊은이란 원래 그런 거지. 젊을 때는 패기가 있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나처럼 늙고 기운 없는 노인네가 되는 걸세.”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다시 말했다.“청룡, 내 면을 봐서라도 오늘 일은 여기서 끝내는 게 어떻겠나?”청룡은 잠시 고민하는 듯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다른 일이었다면 당신이 부탁하는 걸 거절할 이유가 없겠죠. 하지만 이건 안 됩니다.”“반드시 손을 써야겠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옛 용왕님도 백호 전신 사건에 대해 알고 있을 겁니다.”“알고 있지. 하지만 백호 전신은 그럴만한 죄를 지었어.”청룡은 눈을 좁히며 물었다.“네? 그러면 옛 용왕님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겁니까?”“그래. 자세한 이유는 어디 조용한 곳에서 천천히 이야기하자. 일단 먼저 이 사람들을 먼저 떠나게 하고 내 이야기를 들은 뒤에도 만족하지 못하면 그때 가서 다시 이 사람들을 처리해도 늦지 않을 거야.”옛 용왕의 말에 청룡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요. 옛 용왕님의 체면을 봐서 저 사람들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죠.”이 말을 듣자 남궁은서, 대사자, 이사자, 선우서림까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생각지도 못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니... 그들은 모두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고마울 뿐이었다.남궁은서는 청룡의 압도적인 실력을 직접 경험한 뒤 이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그를 더욱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했다.하지만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 것은 예천우의 차가운 표정이었다.모든 사람이 안심하며 긴장을 풀고 있을 때 예천우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필요 없어요! 그까짓 동

  • 용왕 귀환   제1027화

    청룡의 말을 들은 남궁은서는 속이 타들어 갔다.‘이 멍청한 자식,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거야! 모든 일이 해결될 텐데... 굳이 이런 위험을 자초하다니!’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남궁은서의 마음은 한결 차분해졌다.옛 용왕이 이곳에 있는 이상 그는 절대로 예천우가 다치는 일을 두고 보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청룡의 말을 들은 예천우는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쳇. 실력이 대단하다는 청룡 전신이 이렇게 말이 많을 줄은 몰랐네요.”“이놈아, 죽고 싶어!”청룡은 폭발하듯 분노하며 오른손에 칠성용연검을 들어 올렸다.그 순간 주변의 나뭇잎과 가지 등 온갖 물건들이 강렬한 검기의 기운에 휩쓸려 공중으로 떠올랐다.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검기와 융합되며 엄청난 힘과 함께 예천우를 향해 몰아쳤다.선우서림은 그 기세에 눌려 온몸이 떨리며 그대로 피를 토했다.다행히도 그 압박감은 곧 사라졌다.그건 예천우가 나서서 막아냈기 때문이었다.옛 용왕은 쓴웃음을 지으며 속으로 말했다.‘이놈이 이제 청룡을 완전히 화나게 했네. 내가 나서서 돕더라도 쉽지 않을 거야.’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이 나섰다.옛 용왕은 오른손을 휘둘러 선우서림, 남궁은서, 대사자, 이사자를 모두 한쪽으로 옮겼다.그들을 안전한 곳에 떨어뜨린 뒤 그는 예천우와 청룡의 싸움을 지켜보았다.모든 사람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고정됐다.예천우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로 장검을 들어 올렸다.그는 물러서기는커녕 강력한 힘을 검 끝에 집중시키며 청룡을 정면으로 마주했다.쾅 하는 굉음이 울려 퍼졌고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며 청룡은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예천우 또한 뒤로 밀려났다.그러나 그 장면을 목격한 모든 이들의 눈에는 충격과 불신이 가득했다.특히 남궁은서와 대사자는 말을 잇지 못했다.청룡이 이곳에 등장한 후 아무리 그들이 전력을 다해 협공해도 그는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았다.오히려 그들에게 압도적인 힘으로 굴복을 강요했었다.하지만 이제 예천우는 단 한 번의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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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1404화

    조신우는 여전히 뻔뻔한 얼굴로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만족스럽게 웃고 있었다. 특히 이신향이 당혹감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그는 더없는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봐라. 이게 바로 힘이란 거야.’그 순간 이선우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말도 안 돼. 내가 분명히 빌린 돈은 24억이었어요. 갑자기 50억이라니!”그는 눈이 충혈된 채로 씩씩거렸고 뭔가 이상하단 걸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조신우는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돈을 빌려놓고 이자가 없을 줄 알았어? 내가 대신 갚은 돈이 40억이 넘는데 이 정도 이자도 못 붙여? 솔직히 말해서 내가 딴 데다 굴렸으면 지금쯤 2배는 됐을 거다.”예천우는 조용히 한마디를 던졌다.“네가 운영하는 도박장이면 열 배도 가능하겠지.”“그래. 그게 뭐?”조신우는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우리 조씨 가문에서 굴리는 도박장이야. 돈 버는 건 시간 문제지.”“합법적이야?”예천우가 다시 묻자 순간 조신우의 얼굴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고 그는 곧 다시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합법 아니면 어쩔 건데? 우리 집이 장산현에선 곧 법이야. 누가 감히 우리를 건드리겠어?”그러고는 고개를 빳빳이 들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좋아. 네 말들 들으니 시름 놓고 너희 가문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어.”“됐고. 아까 큰소리쳤지? 날 죽이겠다고? 해 봐. 당장 여기서 네가 할 수 있는 게 뭔데?”조신우의 말투엔 조롱이 가득했고 지금 그는 예천우를 단지 입만 산 놈으로 여기고 있었다.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젠 정말 끝났어.’그들은 신고 같은 건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집안은 다 뒷배가 탄탄하고 누구도 감히 섣불리 손대지 못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무심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그리고 이신향을 향해 물었다.“신향 씨, 장산군은 강흥시에 속하죠?”이신향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이 대화를 들은 조신우

  • 용왕 귀환   제1403화

    예천우의 말이 떨어지자 방 안은 순간 얼어붙었다.사람들은 모두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고 이재동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속으로 절망했다.‘얘 지금 미쳤나? 이 상황에서 조신우한테 그런 말을? 아무리 무모해도 그렇지... 저건 그냥 자살 선언이나 다름없잖아! 조신우가 어떤 신분인데 감히 저런 말을 하는 거아. 조씨 가문은 돈도 있고 권력도 엄청난데... 정말 건드릴 수 없을 존재인데... 휴... 나도 할 만큼 했으니 예천우도 날 탓하지 않겠지. 무식한 자식...’조신우는 한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박장대소를 터뜨렸다.“하하! 야, 너 진짜 웃긴다... 나보고 죽을 준비를 해라고? 너 대체 뭔데 그런 말을 해? 무식하고 건방진 자식. 설마 그 이성진 회장한테 명함 한 장 받았다고 자기가 무슨 대단한 인맥 가진 줄 아는 거냐? 그 사람은 그냥 네 술 맛있어서 인사한 거다. 넌 그냥 술 한 병 준 들러리일 뿐이야. 네가 한 말 똑같게 돌려줄게. 지금 당장 여기서 꺼져. 아니면 줄은 준비나 하든지. 나 조신우가 한 말이야. 누구도 널 구할 수 없어!”물론이죠. 아래는 요청하신 다음 화의 자연스럽고 몰입감 있는 한국어 번역입니다:조금 전 무릎 꿇고 수모를 당했던 기억이 그 순간 싹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그래. 봤지? 이성진조차 우리 삼촌 눈치 본 거야. 이제 모든 체면이 돌아왔네.’조신우의 머릿속은 자만과 승리감으로 가득 찼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번엔 진짜 끝장이구나...’하지만 정작 이신향의 얼굴은 의외로 차분했다.그녀는 여전히 시선을 예천우에게 두고 있었고 속내를 알 수 없는 미묘한 냉정함이 깃들어 있었다.‘조신우 따위가 어떻게 천우 씨를 이겨...’그 순간 예천우가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입을 열었다.“네가 그렇게 죽고 싶다니... 내가 도와줘야지.”“뭐?”조신우는 코웃음을 치며 맞받았다.“하하! 내가 지금 죽고 싶다고?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야, 네가 나한테 뭘 할 수 있는데?”

  • 용왕 귀환   제1402화

    “그리고 너... 이신향, 네가 뭐 대단한 여자가되는 줄 알아? 내가 기회를 줬는데도 걷어찼으니... 이제부터는 나도 봐주는 거 없어.”조신우는 눈빛을 서늘하게 바꾸며 이어 말했다.“이선우, 이건 네 누나 탓이니까 괜히 날 원망하진 마. 선택은 둘 중 하나야. 40억을 준비하든가... 아니면 감방 갈 준비나 해.”이쯤 되자 그는 완전히 본색을 드러냈고 말 그대로 막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분노 때문에 정작 예천우가 어떤 사람인지 왜 그런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조신우의 말이 끝나자 방 안 분위기는 싸늘하게 가라앉았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 얼굴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특히 이재동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애원하듯 말했다.“조 도련님... 말씀이 좀 심하십니다. 이건 우리 잘못이 아니잖아요. 저희는 줄곧 도련님 편이었는데요.”“그래?”조신우는 입꼬리를 비틀며 차갑게 대꾸했다.“그럼 간단하지. 당장 저놈 끌어내. 저 예천우란 놈 지금 당장 꺼져주면 내가 조금은 봐주지.”그 말에 이재동은 주춤거리며 예천우를 바라봤지만 그보다 먼저 이신향이 목소리를 높였다.“아빠,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이재동은 딸의 질문에 아무 말도 못 하고 결국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바라보며 힘없이 말했다.“천우야, 그만 돌아가. 난 널 사위로 생각한 적 없어. 우리 신향이한텐 조 도련님이 훨씬 더 어울리는 짝이야.”그 말에 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이제 좀 상황 파악되냐? 누가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인지... 누가 진짜 남자인지. 어디서 싸구려 가짜 술이나 들고 와선 뭔가 될 줄 알았나 본데... 그런다고 네가 찌질이란 사실이 달라질 것 같아?”그는 속으로 확신하고 있었다.‘저 술을 어디서 주워왔든 아니면 맛이 그럴듯해서 속은 거든... 저 새끼는 결국 그냥 찌질한 놈이야.’그는 원래 몇 천만 원짜리 술이라도 꺼내서 겁줄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조차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하지만 그때

  • 용왕 귀환   제1401화

    예천우의 말이 끝나자 그제야 방 안 사람들 모두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시작했다.결국 술은 이성진 회장의 손에 들어갔지만 문제는 이 술은 조신우가 내놓은 것도 그가 사죄의 의미로 바친 것도 아니라는 점이었다.말하자면 조신우는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았고 단지 무릎만 꿇고 멋쩍은 사과 한마디 했을 뿐이었다.이 장면을 바라보던 조혁진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이 자식이... 감히 신우한테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치냐. 대체 무슨 심보일까.’그는 속으로 이를 갈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따지고 들 상황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조신우가 이번 사고만 무사히 넘기면 그땐 따로 시간을 내서 따끔하게 손을 봐줄 생각이었다.이성진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가 상황을 파악하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재밌는 친구구먼. 이름이 뭐지?”예천우는 짧고 간결하게 대답했다.“예천우입니다.”“그래. 이름 기억해 두지. 오늘 자네 덕 좀 봤네.” 이성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이 술을 돈 주고 못 마시는 것도 아니지만 워낙 희귀한 술이다 보니 아무리 부자라도 마실 기회가 흔치 않았다.82년산 라피노 같은 와인은 평생 마셔도 마실 수 있는 술이겠지만 이런 국보급 백주는 한 병 마실 때마다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회장님, 별말씀을요.”예천우는 여전히 담담한 어조였다.이성진은 더 말하지 않고 시선을 돌리다 테이블 위에 놓인 마오타이를 보고는 다시 한번 눈썹을 치켜세웠다.“오성 마오타이 58년산이라니... 자네 보통 친구는 아닌데?”“지인이 준 겁니다.”예천우가 가볍게 대답했다.“지인도 대단한 사람이구먼. 자네란 사람... 점점 더 궁금해지는군.”이성진은 감탄한 듯 웃으며 지갑에서 명함 하나를 꺼냈다.“이건 내 명함이네. 기회 되면 같이 한잔하지.”조혁진은 속으로 진저리를 쳤다.‘세상에... 술 한 병 때문에 회장님이 저 녀석한테 이렇게 친절하게 대하시다니. 대체 저놈 주변에 어떤 인맥이 있는 거야?’그는 그 순간 조신우보고 예천우를 조심하라

  • 용왕 귀환   제1400화

    “됐어. 난 사과받을 자격 없어.”이성진 회장이 싸늘하게 말하자 조신우는 완전히 얼어붙었다.그는 그저 백주 협회 회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막말을 퍼부은 그 사람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인물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게다가 자기 삼촌인 조혁진조차 식은땀을 흘리며 머리를 조아릴 정도였다.하지만 조신우가 몰랐던 건 애초에 조혁진이 이번 술자리의 자리에 함께하게 된 것도 운이 좋았을 뿐 그조차도 이 자리에 참여할 자격이 애매한 사람이었다.왜냐하면 오늘 자리는 강흥시의 유명 인사인 도 대표님이 이 지역 투자 건으로 방문하면서 직접 시장이 배석해 마련한 자리였기 때문이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무릎 꿇어!”조혁진의 얼굴은 이미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조신우를 꾸짖었다.조신우는 더는 버틸 수 없었다.그 누구보다 조혁진에게는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았고 그의 얼굴만 봐도 지금 자신이 얼마나 큰일을 벌였는지 직감할 수 있었다.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특히 이신향 앞에서 무릎을 꿇는 건 자존심이 도저히 허락하지 않았다.조혁진은 이미 분노의 극에 달해 주먹이라도 날릴 기세였다.그제야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회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어두워 뵙지를 못했습니다. 제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그에 맞춰 조혁진도 고개를 깊이 숙이며 말했다.“이 회장님, 신우가 정말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제가 따로 시간을 내서 제대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조만간 반드시 직접 찾아뵙겠습니다.”“됐어.”이성진은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사과하러 온다는 건 결국 선물이나 뇌물 같은 걸 들고 오겠다는 뜻이었다.하지만 그는 그런 건 관심도 없었다.“오늘처럼 기분 상하게 하는 일도 드물었지만 그래도 이 술을 만난 덕분에 기분이 조금 풀렸어. 그 공으로 이번만은 눈 감고 넘어갈게.”그러고는 술병을 가볍게 들어 보이며 물었다.“이 술은 네 것이야

  • 용왕 귀환   제1399화

    “실례합니다. 혹시 이 술이... 여러분 겁니까?”이성진 회장은 룸에 들어서자마자 묻지 않고는 못 참겠다는 듯 바로 입을 열었다.그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었다.‘어떻게 이런 고급술을 들고 와서는 가짜라고 단정 짓고 그냥 버리려 한단 말인가.’방금 밖에서 스쳐 지나가던 종업원이 술을 들고 가는 모습을 보고 이상한 향이 나서 따라가 봤더니 그게 바로 그 술이었다.이 말을 들은 모두가 순간 멈칫했다.하지만 가장 놀란 사람은 다름 아닌 이제동이었다. 그는 막 돌아와 후회로 가득 찬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그 술병을 든 노인을 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저, 저 술이... 다시 돌아왔다고?’그는 거의 튀어나올 듯한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네. 저희 겁니다. 그 술은 저희 거 맞아요.”이성진 회장은 단호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군요. 이게 진짜 명품 술인데... 어떻게 가짜라고 생각해서 버릴 수가 있습니까? 이건 그냥 낭비도 아니고 범죄 수준이에요!”이제동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고 사실 그도 진짜인지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저 노인의 말투를 보니 정말 진짜였던 모양이다.그런데 갑자기 조신우가 비죽 웃으며 끼어들었다.“이보세요, 노인네. 연기 참 잘하시네요? 도대체 예천우가 얼마를 쥐여줬길래 이렇게 연극까지 해주는 거죠?”“뭐라고?”이성진 회장의 눈이 번쩍 빛났고 그는 당장이라도 테이블을 뒤엎을 기세였다.“연기 말이에요. 아주 실감 나는데요?”조신우는 비웃으며 예천우 쪽을 힐끔 쳐다봤다.“예천우, 솔직히 말해 봐. 이거 뭐 하자는 거야? 가짜 술 하나로 사람들 속이고 저 노인네까지 고용한 거야?”그 말에 이성진은 완전히 폭발 직전이었다.“헛소리 작작 하게나. 젊은이, 내가 지금까지 했던 말은 하나도 거짓 없고 모두 사실이야. 못 믿겠으면 백주 협회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 내 사진이랑 이력 다 나와 있을 거야.”그 말이 끝나자 조신우는 또 웃음을 터뜨렸다.

  • 용왕 귀환   제1398화

    그때였다.화장실에 간다던 이제동이 다시 돌아왔다.하지만 얼굴엔 미묘한 실망감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사실 그는 화장실에 간 게 아니었다.밖으로 나가 방금 나간 여종업원을 찾아다녔지만 아쉽게도 이미 늦은 뒤였다.그 술을 돌려받지 못한 것이다.‘하... 아까 그냥 진짜라고 말할걸. 괜히 허세 부리다 술까지 날려버렸네...’그는 깊은 후회를 씹어 삼키며 방 안으로 들어섰는데 탁자 위에 놓인 또 다른 술병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이건 뭐야?”“예천우가 또 꺼낸 거죠. 근데 딱 봐도 평범한 마오타이잖아요. 병에 페이톈 마크도 없고 제대로 된 것도 아니네요.” 조신우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고 예천우는 그런 그를 힐끗 보며 마치 바보 보듯 조용히 되받아쳤다.“페이톈 마크가 없으면 무조건 싸구려야?”“당연하지!” 조신우는 자신만만하게 외쳤고 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다시 물었다. “그럼 페이톈이 나오기 전 마오타이가 뭔지 알아?”조신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는 원래 백주보단 와인을 선호했기에 이런 배경지식엔 무지했다.그때였다.이제동이 눈을 번쩍이며 말했다. “설마... 1958년산 오성 마오타이?”그 한마디에 방 안 분위기가 다시 술렁였다.조신우는 다시금 멈칫했고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맨날 입에 페이톈만 달고 다니더니... 오성 마오타이는 들어본 적도 없나 보네요? 조씨 가문의 자제라는 분이 참...”“흥. 누가 알아. 그것도 가짜일 수 있잖아?” 조신우는 씩씩대며 말했다.“아저씨, 이번에도 한 번 맛 좀 봐주시겠어요?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 좀 해주시죠.”예천우도 미소를 띠며 맞받아쳤다.“맞아요. 진짜인지 확인해야죠. 가짜라면 또 쓰레기통 직행이니까요.”그 말에 이제동은 손끝이 살짝 떨렸다.그는 천천히 술병을 들어 포장과 마개를 살펴봤다.예전에 단 한 번 직접 본 적 있었고 아주 조금만 맛본 기억이 뇌리에 남아 있었다.‘설마... 정말 그 술이?’조심스레 병을 열고 한 잔을 따랐다.잔을

  • 용왕 귀환   제1397화

    이제동은 처음엔 이 술이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둘러댈지 고민했지만 예천우가 정확히 이 술의 가치를 알고 있다는 걸 깨닫자 결국 포기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예전에 용도에서 열린 경매에서 이 술 한 병이 무려 2억 넘게 낙찰됐어.”“뭐라고요? 2억이요?”방 안이 술렁였다.조신우는 그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말도 안 돼. 저런 평범한 놈이 어떻게 그런 술을 가질 수 있단 말이야?’ 그는 곧바로 외쳤다. “말도 안 돼요. 이거... 이거 분명 가짜예요. 가짜 술이 틀림없다고요!”그 말에 한지연과 이신향도 순간 흔들렸다.‘그러고 보니... 혹시 진짜 가짜 술이면 어쩌지?’예천우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조용히 말했다.“진짜인지 가짜인지야... 아저씨가 한 모금 드셔보시면 아실 겁니다.”“그... 그래. 마셔볼게.”이제동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술잔을 들어 한 잔을 따랐다.입에 가져간 뒤 천천히 음미하자 그 향과 맛이 그대로 온몸에 퍼졌고 마치 영혼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감싸주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다.‘이야... 이건... 진짜야.’말하지 않아도 그의 표정은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특히 한지연은 남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그가 백주에 얼마나 진심인지 그 눈빛 하나로도 이미 확신할 수 있었다.‘진짜... 진짜인 건가?’하지만 조신우는 그 광경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게 뭐야... 왜 저런 놈이 이런 술을 가지고 있냐고... 왜!’ 그는 억지로 말꼬리를 물었다. “아저씨... 어떠세요? 정말... 정말 이게 진짜 같나요?”그 말엔 은근한 압박이 실려 있었다. 지금 진짜라고 대답하면 조신우의 체면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그걸 눈치챈 이제동은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 곧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어. 맛은 괜찮은데 아주 뛰어나다기보다는 평범한 것 같네. 글쎄... 진짜는 아닌 거 같기도 하고...”그 말에 방 안 분위기가 살짝 멈칫했다.‘진짜...

  • 용왕 귀환   제1396화

    “천우야, 아까 술 가지고 왔다며? 얼른 꺼내 봐. 네 아저씨가 술 하나는 진짜 좋아하셔.” 한지연이 살갑게 말했다.이제동은 뭔가 말하려다 말았지만 아내가 눈을 부릅뜨며 째려보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여유롭게 앉아 있었다.그는 이제동도 자기 편이고 이 집 분위기도 다 자기 쪽이라 생각하니 완전히 이긴 기분이었다.‘좋아. 어디 보자. 저 자식이 들고 왔다는 술이 대체 얼마나 형편없는 건지 직접 보자고.’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가방에서 술 한 병을 꺼냈다.병에는 분주라고 적혀 있었고 얼핏 봐도 평범한 술은 아닌 듯한 깊이 있는 외관이었다.물론 마오타이 같은 유명 술은 아니었지만 병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묘하게 남달랐다.그 모습을 본 이제동은 순간 멈칫했다.평소 백주를 즐겨 마시는 그는 술꾼끼리 떠도는 이야기와 시장 정보를 꽤 알고 있었다.‘이거... 설마... 50년산 한정판 분주야?’그 이름만 들어도 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불리는 고급 백주였다.십몇 년 전 용도에서 열린 한 경매에서 단 한 병에 4억 원 넘게 낙찰됐던 그 술이었다.지금 시세로 치면 훨씬 더 높을지도 몰랐다.‘설마 진짜 그런 술일 리가... 아니겠지?’조신우는 병 라벨을 힐끔 보더니 툭 비웃으며 말했다.“봐. 내가 뭐랬어. 역시 마오타이도 아니잖아. 고작 집에서 들고 온 싸구려 술이겠지.”그러다 이제동이 술병을 유심히 바라보며 표정이 묘하게 변하자 슬쩍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그리 화내지 마세요. 어차피 그냥 술 아닙니까. 다음에 제가 제대로 된 마오타이 한 병 챙겨드릴게요. 진짜 좋은 걸로요.”조신우는 그 말에 은근히 힘을 실었다.지금 마오타이는 프리미엄이 붙어서 웬만하면 60만 원은 훌쩍 넘는 고급술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바로 그때 이신향이 뭔가 말을 꺼내려던 찰나 이제동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눈은 술병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목소리엔 믿기지 않는 떨림이 담겨 있었다. “이, 이게 설마...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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