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70화 방패로 삼다

원경능은 생각을 했다. 측비를 맞이하는 일로 이미 며칠간 북적대고 있었고, 게다가 밖에서는 그녀가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유언비어가 나돌고 있었다. 지금 그녀를 궁에 불러들이는 것은 아마 그녀를 내치기 위함일 것이다.

원경능이 기씨 어멈에게 물어보았다. 어제 저녁과 오늘 사이에 궁에서 사람이 온 적 있냐고.

기씨 어멈이 대답했다.

“목여공공이 직접 왔었습니다.”

그럼 아마 맞을 것이다. 폐하는 아마 초왕의 의사를 다시 한번 확인했을 것이다. 저씨 집안의 아가씨를 맞이하는 것은 그의 소원이니 그가 어찌 기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원경능은 마음에 거리낄 것이 없었다. 황실에서 그녀를 내치기로 했으니 보상 또한 많을 것이다. 그녀가 앞으로 살아가는데 부족함 없게 말이다. 그녀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않는다 해도 자신에게는 차용증이 하나 있다. 이 차용증 하나로 아마 작은 집 한 채는 바꿀 수 있을 터였다.

드디어 벗어날 수 있다는 마음을 안고 그녀는 마차에 올랐다.

궁 문 앞에 도착하자 그녀는 마차의 발을 거두고 끝없이 펼쳐진 황금빛 유리 비첨(飞檐-사각이 들린 처마)을 보았다. 속으로 아마 이게 마지막으로 궁에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마음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고 홀가분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차에서 내려 어서방으로 걸어갔다. 길에서는 궁중의 경치를 구경했다.

북당의 황궁은 확실히 아름다웠다. 강남(江南) 정자 누각(亭台楼阁)의 우아함과는 달리 북당의 황궁은 기세가 드높은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높은 탑이 우뚝 서있었고 전당은 웅대했으며 원기둥은 금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황권의 위력은 그 어디에서나 현저히 드러났다.

어서방 문 앞에 도착하자 안에서 누군가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 사람은 청색의 유복(儒服)을 입고 있었고 붉은 보석을 박아 넣은 관모를 쓰고 있었다. 대략 육칠십 세가 되어 보이는 수염과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노인이었다. 볼에 살이 그대로 드러나 얼굴이 더 깡마르고 작아보였다. 하지만 눈빛은 매우 날카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