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표님, 그건 오해입니다! 그냥 오해일 뿐입니다!”재섭은 몹시 불안해졌다.“무슨 오해 말입니까? 전 이제 성남에서 살아남지 못할 겁니다. 어서 학교를 떠나게 해주십시오!”도윤은 양식에 서명하기를 원했다.“이대표님, 제가 틀렸습니다. 사실 제가 틀렸어요. 사실, 가벼운 징계로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다른 사람들 말만 듣고 대표님께 퇴학 처분을 내렸습니다.”만약 총장이 성남의 이대표님을 자신이 학교에서 쫓아 내려고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재섭은 분명 성치 못할 것이다.총장이 이 사실에 대해 모른다 하더라도, 재섭은 이대표님을 쫓아내려고 했기 때문에 분명 망하거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좋습니다. 그럼 이 사건은 어떻게 처리 할 건가요? 가희씨가 공개적으로 학생에게 그런 짓을 시켰습니다. 분명 그 학생은 자존심이 엄청 상했을 겁니다!”도윤은 언제부터 자신에게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는지 알 수 없었다.지금 일을 처리하면서, 도윤은 예전처럼 수줍어하거나 비겁하지 않았다.이제 도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직설적으로 하곤 했다.“걱정 마십시오, 이대표님. 제가 정당하게 처리하겠습니다.”“그리고, 여진에게 ‘보통 남자’라는 이름으로 7천만원을 기부해주십시오. 돈은 제가 나중에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정말 인정이 넘치시는군요!”재섭이 기뻐하며 미소를 지었다.도윤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그리고는 자리를 떠났다.사무실 밖.누군가 한숨을 쉬었다. “도윤은 분명 퇴학을 당할 거야. 3년이나 여기서 한심한 삶을 살았는데, 이제 졸업도 못하게 됐어.”가희가 자퇴서를 든 채 팔짱을 끼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도윤이 퇴학을 당해서 다행이야. 도윤이 성남을 온전히 떠날 수 없다면 그 편이 훨씬 나을 거야. 민성을 때리다니 간덩이가 부은 거지!”그들은 여전히 도윤에게 화가 나 있었다.그 순간 문이 열렸다.가희를 포함한 모두가 도윤에게 달려가 도윤을 다시 힘껏 비웃어주고 싶었다
그 순간, 가희가 도윤의 다른 SNS 계정으로 메시지를 보내왔다.“나 너무 화가 나요! 보통 남자! 가서 자살하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 하죠?”가희가 그렇게 말했다.도윤은 가희의 이름을 보자 화가 났다.“살고 싶지 않다면, 그냥 가서 죽어요! 뭘 더 할 수 있겠어요?”도윤이 빠르게 답장을 했다.“당신 정말 짜증나네요! 난 그냥 나를 화나게 한 몇 가지 일을 얘기하고 싶을 뿐이에요.”도윤은 말문이 막혔다.도윤은 꽤 악의적인 말투를 사용했다.그런데 어떻게 가희는 버릇없는 아이처럼 행동하면서 도윤에게 상냥한 말투를 사용할 수 있는지.도윤은 가희의 메시지에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흥! 저는 항상 당신 걱정을 하는데, 당신은 나를 신경도 쓰지 않네요. 너무 슬퍼요!”“그래도 그 얘기를 하고 싶어요. 있잖아요, 보통 남자. 나에겐 내 감정을 쏟아 내고 당신과 편하게 얘기하는 방법 밖엔 없어요.”“오늘 일이 좀 있었어요. 우리 학과의 모금 운동에 대해 아나요? 우리 반 한심한 가난뱅이 녀석 때문에, 모금 운동을 망쳤어요. 지금 여진은 여동생의 병원비가 없어요. 더 중요한 일은 내가 그 놈 때문에 최고의 선생님 상을 받을 기회를 빼앗겼다는 거죠!”“내가 여진을 위해 7천만원을 기부했어요. 그리고 그 선생님 상에 대해서라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죠!”도윤은 가희의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질책했다.“진짜 짜증나! 왜 나를 놀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죠? 흥!”“세상에!”도윤은 이제 말문이 막혔다.도윤은 자신이 부자이기 때문이 사람들이 자신에게 비난을 받아도 정말 행복해 하는지 궁금했다.그럴지도 모르겠다.이때, 나래도 도윤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 “안녕하세요? 보통 남자님?”도윤은 저 여자들에게 충분히 질렸다.“그만해! 지금은 연락을 받을 수 없어!” 도윤이 나무랐다.“어머! 보통 남자님 이제 제법 거칠어졌네요. 나를 꾸짖다니!”도윤은 또 할말을 잃었다.정말 사실인 것 같았
차 문이 열렸다.여자 넷은 깜짝 놀랐다.‘뭐지?’‘이 고급 승용차가 도윤 거였어?’‘도윤은 우리 과 가난뱅이 아닌가? 도윤이 어떻게 이렇게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차를 몰고 다닐 수 있지?’고개를 돌려 도윤을 쳐다보는 여자들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저 차만 해도 민성의 아우디보다 훨씬 더 비쌌다. ‘그럼 민성은 어떡하지? 저게 민성이 차보다 훨씬 더 좋잖아!’‘이 람보르기니 너무 멋지다!’여자들의 리더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도윤에게 달려가 초조하게 물었다. “도윤, 이 차 정말 네 거니? 이게 정말 네 차냐고?”도윤은 저런 여자들과 그들의 말투에 익숙해진 듯 보였다. 도윤이 바로 차갑게 말했다.“그럼, 네 차겠니?”“와! 이 차 정말 멋지다! 10억에서 20억 정도 하나?”그 여자는 곧 차 근처로 갔다. 그리고는 완전히 정신을 잃었다. “이 고급스러운 차를 봐! 한 번이라도 이런 차에 타 볼 수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텐데!’나머지 세 여자들도 차를 향해 돌진했다. 그들은 감탄하며 도윤을 쳐다 보았다.“18억정도!”도윤이 시동을 걸자 매력적인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와! 너무 멋지다! 도윤, 어디 가는 거야? 우리도 태워줄 수 있어?”여자가 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도윤에게 물었다.“꺼져!”도윤이 냉정하게 대답했다.사실, 그들은 꽤 아름다웠다. 하지만 이건 완전히 다른 경우였다. 그들은 조금 전까지 민성을 위해 도윤을 비난했지만, 지금은 도윤이 그들을 태워 주길 바랐다. 그런 좋은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나서 도윤은 바로 차를 몰고 떠났다.“도윤! 너…”여자들은 도윤에게 무시를 당하고 있었다. 그들은 너무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렸다.예상치 못하게도 도윤은 매우 부유한 사람이었다.그들은 마치 큰 손해를 입은 느낌이었다. 그들은 멍청한 민성 때문에 진짜 부자를 불쾌하게 만들었다. 그럴 가치가 없는 일이었다.그렇다면 도윤은?도윤은 여자들에게 욕을
“아는 사람이야! 고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야. 무슨 일이야, 도윤? 못 본지 3년이나 됐네. 나 누군지 잊은 거야?”리안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그러나 놀라는 것 외에도, 리안은 그 순간 도윤을 조롱했고 일종의 빈정거림으로 가득 찬 것 같았다.오랫동안 사라졌던 사람이 다시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는 것을 드디어 깨달았을 때 느끼는 감정 같은 것이었다. 아주 오랜 세월에 흐른 후, 오랫동안 죽었다고 생각했던 녀석이 갑자기 나타났다. 리안은 그런 종류의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사실 그렇게 리안을 본 도윤도 깜짝 놀랐다. 도윤은 말문이 막혔다…분명 도윤도 리안이 누구인지 알았다. 그들은 2학년때부터 같은 반이었다. 그들은 중학교에서 다른 진로를 택하려고 했을 때도, 같은 반이 되었었다.그 당신 리안은 예술부 멤버였다. 리안은 춤과 노래를 잘했다.그러나, 당시 그들의 관계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리안 같은 소녀들은 고등학교 때 집안이 부자이거나 동경 받는 남자들을 좋아하곤 했다. 도윤에게는 그런 자질이 없었다.게다가 그들의 학교는 시내에 있었고, 리안의 집도 시내에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취향과 가족 배경은 도윤 같은 사람과 친구가 되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다.고등학교 3년동안 그들이 나눈 대화는 지금 학교에서 우연히 만나서 나눈 대화보다 적었다.그러므로 당연히 그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로 연락을 하지 않았다.도윤은 방금 리안의 경멸 어린 시선을 알아차렸음에도, 여전히 오래된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했다.“그래, 못 본지 3년이나 되었네. 거의 못 알아 볼 뻔했어. 훨씬 더 예뻐졌구나!”도윤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진짜 오랜만이다. 너 남을 칭찬하는 방법도 배웠구나. 그런데 왜 나는 네 칭찬을 듣는 게 어색하게 느껴지지?”리안이 가슴에 팔짱을 끼고 차갑게 웃었다.“리안, 네 옛 친구라면 우리에게 소개를 해줘야지…”그 여자는 도윤의 인상이 좋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그래서 미소를 지으며 직접 말했다.“뭐야
도윤이 고개를 들었다. “뭔데?”“오늘 밤에 옛 친구들 모임이 있어. 두 달에 한 번씩 있는 모임이야. 전에는 얘기한 적 없지만, 우연히 마주쳤으니 알려주는 거야!”“그리고, 새론도 모임에 올 거야.” 리안이 웃음을 참았다. “생각난다. 고등학교 시절, 넌 1등이었고, 새론이 2등이었잖아. 너네 둘 친했는데, 사실은 네가 새론을 쫓아 다닌 거지?”도윤은 대답하지 않았다.조새론은 고등학교 시절 친구이다. 그 당시 둘의 사이가 좋았던 것은 사실이었다.도윤이 새론에게 마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다 지나간 일이었다.도윤이 새론에게 고백했을까? 도윤은 감히 그럴 엄두도 내지 못했었다.고등학교 1학년때에는 둘이 자주 대화를 했었다. 나중에는 도윤이 몇 번 대화를 하려고 시도했지만, 새론이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둘은 멀어졌다.3년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다.“하하! 그러고 보니… 지난 달에 새론의 남자친구가 우리에게 밥을 사줬는데, 그때 네 이야기가 나왔었어! 새론은 도윤 네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어 했지만, 그때는 아무도 대답할 수가 없었지. 하지만 이제… 너 오늘 밤에 시간 되니?”리안은 말을 하며 도윤에게서 절망의 기미를 찾기 위해 도윤을 슬쩍 엿보았다.그러나 도윤의 모습에서 그런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오늘 밤? 응, 갈 수 있어!”“잘됐다. 그럼 꼭 와. 모두 널 볼 수 있게 말이야!” 리안이 몰래 휴대폰을 꺼내어 도윤의 사진을 찍었고, 그 사진을 모임 단톡방에 보냈다.“이 얼간이가 누군지 맞춰 볼 사람?”“누구야? 많이 본 듯한 얼굴인데… 분명 전에 어디선가 본 적이 있어!”“나도, 그런데… 기억할 만한 외모는 아닌 것 같아! 누구 아는 사람 없어?”새론이 답했다. “도윤이지?”“정답!” 리안이 입을 열었다. “너희 둘 고등학교 때 친구였지? 한 눈에 도윤이래!”사람들을 흥분시키는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사람이 되는 것은 짜릿한 일이다. 그것이 리안이 도윤을 모임에 초대하기로 갑자기
아이의 얼굴은 때로 얼룩져 있었고, 어린 소녀는 옆에 있던 소년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아직 수업을 시작하지 않았을지도 몰라. 그걸 몰랐네!” 소년이 콧물을 닦았다. “나도 가고 싶다!”조금 통통해 보이는 남자 아이가 말했다. “학교에 다니려면 돈이 있어야 해. 우리는 돈이 없잖아. 선생님은 이미 우리를 먹여 살리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고 계셔. 더 이상 선생님께 부탁할 수는 없어!”“나 배고파!” 어린 소녀가 애처롭게 말했다.“조금 있다가 먹을 걸 찾아 볼게!”“왜 문 앞에서 모여 있는 거야? 썩 꺼져!” 경비원 한 명이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며 왔다.세 아이는 깜짝 놀라 펄쩍 뛰었다.경비원은 50대였고, 건설 현장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사람이었다.아이들은 그 남자 때문에 눈에 띄게 겁을 먹고 도망치기 직전이었지만, 조금이라도 더 학교를 보기 위해 그 자리에 있었다.도윤이 말했다. “그냥 보기만 하는데 괜찮은 것 아닙니까? 이 학교가 당신 것도 아니고."“꼬마야, 네가 좀 전에 안으로 들어갈 때 아무 말도 안 했다고 해서 나를 우습게 보지마! 이 학교가 네 것도 아니잖아. 이제, 꺼져!”남자는 뻘건 얼굴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는 분명 점심을 먹으며 술을 좀 먹은 게 분명했다. 그의 입에서 술 냄새가 났다.“여기, 술 한 잔 사 드세요.” 도윤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지갑을 꺼내 10만원을 그에게 주었다.이 돈은 분명 좋은 뜻으로 준 것이 아니었다. 도윤은 나중에 이 남자를 해고할 것을 권하는 메모를 적어 두었다. 경비를 맡고 있는 형편없는 늙은 주정뱅이는 아마 회사에 있는 지인에 의해 취직이 되었을 것이다.“오! 알겠어! 고맙네, 젊은이!” 그리고 경비원은 떠났다.도윤은 무릎을 꿇고 아이들을 향해 웃었다. “너희도 학교에 다니고 싶니?”가운데 있던 소녀가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다른 두 아이는 더 조심스러워 했고 말없이 도윤을 쳐다 보았다.사실대로 말해서, 이 어린 아이들
도윤은 곧바로 그녀를 알아 보았다.불과 며칠 전 홈랜드 키친에서 그녀를 만났었다. 그녀가 그곳에서 일하고 있을 때 나연이 그녀를 꾸짖고 있었다.그녀는 도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도윤은 그녀가 뛰어나 미인임을 알아 차렸다. 지금 그녀를 다시 보자, 바로 아는 사람 같아 보였고, 곧 그녀를 알아 보았다. “저를 아세요?” 여자가 세 아이들을 보호하듯이 모으며 조용히 말했다.그녀는 분명 도윤을 겁내고 있었다. 그가 인신매매에 연루라도 되어 있으면 어쩌지?“네, 홈랜드 키친에서 우연히 마주쳤었죠. 절 잊었나 봅니다?” 도윤이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여자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표정이 밝아졌다. “아, 선생님이시군요! 그때는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그때 그녀는 너무 심하게 혼이 나서 감히 바닥에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그녀는 떠날 때야 비로소 도윤을 잠시 훔쳐볼 수 있었다.지금 도윤을 다시 만나서는, 도윤을 목소리 때문에 알아볼 수 있었다.도윤이 그때 그녀를 구해주었다.또한, 도윤은 부자였다!“별말씀을. 적어도 저를 경계할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이 이 세 아이들을 돌보고 있나요?” 도윤이 궁금해서 물었다.“네, 네!” 고선미가 세 아이를 데리고 오며 고개를 끄덕였다.함께 걸으며, 선미가 도윤에게 이야기를 해 주었다. 알고 보니 이 세 아이들은 인신매매 패거리에게 납치를 당한 뒤 가까스로 탈출해 방황하던 꼬마들이었다.이렇게 어수선한 상황에서, 그들을 받아 줄 고아원이 없었고, 그래서 아이들은 선미가 그들을 발견해서 그녀의 보살핌 아래 그들을 모두 데려 갈 때까지 도시를 돌아 다니며 음식을 구걸하고 있었다.선미는 주로 유치원 교사로 일했고,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에 충분한 돈을 벌기 위해 부업으로 다른 일들도 했다. 선미는 심지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한 돈을 모으는 중이었다.선미는 아이들과 자주 일해서 다행이었다. 그녀는 이 셋을 잘 가르쳤다.엉망진창이군. 이
왜 이렇게 힘 있는 남자가 그녀와의 우정에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도윤도 그냥 나온 말이라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오늘은 그냥 우연한 만남이었다.도윤은 마음이 여린 사람이었고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특별한 동정심을 가지고 있었다.물론 도윤이 곧바로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도 있었다. 그들에게 더 좋은 집을 찾아주고, 아이들을 모두 학교에 보내고… 모든 것이 그의 말 몇 마디면 될 것이다.그러나, 선미를 다시 본 순간, 도윤의 심장은 걷잡을 수 없이 마구 뛰고 있었다. 어떤 미묘한 감정이 도윤을 선미와 더 가까워지고, 더 잘 알고 싶게 만들었다.도윤도 이 감정을 이해하지 못했다.그러나,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처음 선미를 보았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옆에서 한 번 보기만 했는데도 그녀의 얼굴이 기억에 생생했다.순전히 우연한 기회에 만난 여자였다. 어떻게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었을까?도윤도 그 이유를 전혀 알 수 없었다. 도윤이 아는 것이라고는 선미를 만난 순간, 원래 알고 지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것뿐이었다.둘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에게 마음이 갔다.오후가 다 지나간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선미, 수민, 나 이제 갈게. 조만간 또 올게!” 도윤은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집을 나왔다.그들과 함께 하루를 보낸 뒤, 도윤은 평생 처음으로 마음이 가볍고 영혼이 평화로운 기분이었다.그때 전화가 울렸다. 리안이었다.리안과 헤어질 때, 도윤이 전화번호를 교환하자고 했고, 리안은 마지못해 번호를 주고 받았다.“도윤, 내가 널 이 모임에 참석하라고 초대했는데, 처음부터 지각을 하는 거야?” 질책하는 리안의 목소리가 날카로웠다. “내가 5시라고 했잖아. 너 어디니?”“아, 일이 생겨서 잡혀 있었어. 지금 가는 길이니까 10분이면 될 거야!”뚜… 뚜… 대답도 없이 리안은 전화를 끊었다.도윤이 씁쓸하게 웃었다.도윤은 이 ‘옛 학교 동창들’ 문제에서 그냥 빠져 있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