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불염은 대범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내 남자친구야, 우리 사귀고 있어.”그녀는 태연하고 대범하게 인정했다.장한은 반짝이는 유리 차창을 통해 밖을 내다보았다. 이미 밤이 되었고 바깥에는 한로가 짙어 방향을 똑똑히 볼 수 없었다.그녀가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이 정상이다. 3년 전에 떠날 때 그녀는 그에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완벽한 가정을 이룰 것이라고 했었다.그녀는 항상 그랬다. 역경에 처해도 용감하게 위로 올라갈 줄 알았다. 예전에 받은 시련과 상처는 결코 그녀를 쓰러트릴 수 없었고 그녀는 사랑할 용기를 잃지 않았다.그녀는 용감하고 확고하게 사랑할 것이고, 좋은 사람을 찾아 사랑하고 결혼할 것이다.장한은 입꼬리를 씰룩이며 물었다.“그 사람, 너에게 잘해줘?”“응, 잘해줘, 내가 하자는 대로 해.”장한은 그녀의 말투에서 만족감을 느꼈다. 그의 눈빛은 중간에 앉아있는 월월이에게 멈췄다 들었다. 늦은 시간이라 월월이는 이미 잠들었다.그녀의 몸에는 부드러운 색상의 담요가 덮여 있고, 작은 얼굴은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장한은 손을 뻗어 딸의 작은 얼굴을 만지며 아쉬워했다.“그 사람 월월이를 예뻐해?”“예뻐해, 월월이를 친딸처럼 여겨.”역시 흠잡을 수 없는 사람이다. 그녀의 안목은 늘 정확했다.장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임불염도 입을 다물었다. 차 안에 적막이 흘렀다....차가 다시 멈췄을 때는 이미 이튿날 아침이었다. 임불염이 차에서 내리자 상군묵과 육화가 재빨리 맞이했다.“누나, 괜찮아?”임불염이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월월이는요?”육화가 월월이를 찾았다. 이때 장한이 월월이를 품에 안고 차에서 내렸다.“월월이 여기 있어요.”월월이 아직도 자고 있었다. 오는 내내 차가 흔들렸지만 엄마 아빠 옆에서 아이는 매우 달콤하게 자고 있었다.“장 대위, 월월이를 이리 줘요.”육화가 손을 뻗어 월월이를 받으려 했다.장한은 품속의 이 부드럽고 작은 아이를 내주기 아쉬웠다. 월월이가 이렇게 크도록 그는 처음 월월
장한은 심복 수하를 힐끗 보았다.“자리 좀 비켜줘요. 상군 대통령과 할 말이 있어서 그래요.”“알겠습니다.”사람들이 자리를 피했고 장한과 상군묵만 남았다.장한은 상군묵을 바라보며 말했다.“상군 대통령,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거예요.”상군묵은 고개를 끄덕였다.“장 대위, 그럼 당신도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는 거죠?”장한이 부인하지 않자 상군묵은 느릿느릿 말했다.“장 대위는 다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군요, 그러니 제가 장 대위에게 솔직히 얘기할게요. 장 대위님, 저의 누나와 월월이에게서 떨어져요. 우리 누나가 월월이를 데리고 출장을 갔다가 당신을 만나 이렇게 위험한 일을 당했어요.”“나는 우리 누나와 월월이가 어떤 위험도 겪지 않기를 바라요, 그들에게 위험을 가져다줄 수 있는 모든 사람은 멀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장 대위는 대위 부인이 있는 사람이에요. 당신의 이 대위 부인은 내가 평가할 필요가 없죠? 만약 당신의 대위 부인이 당신과 우리 누나가 몰래 왕래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한다면, 그녀가 무슨 짓을 할지도 몰라요. 우리 누나와 월월이를 다치게 할 수도 있어요.”“3년 전에 당신은 이미 선택을 했어요, 염염의 은혜를 위해 당신은 결혼으로 은혜를 갚았어요. 위험한 순간에 당신은 임신한 지 6개월월이 된 누나를 버리고 의연히 당신의 대위 부인을 선택했어요. 그렇다면, 당신은 당신의 선택에 충실하고, 영원히 뒤돌아보지 말아 주세요.”“우리 누나는 그 자리에 서서 당신을 기다릴 책임과 의무가 없어요. 누나도 당신과 함께 대위 부인이 당신에 대한 그 은혜를 감당할 필요가 없잖아요.”“그리고 월월이는, 당신이 월월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뭐예요? 사생아 신분인가요? 그러니 월월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월월이에게 주는 가장 좋은 부성애예요.”말이 끝나자 상군묵은 몸을 돌려 떠났다.장한은 제자리에 서서 오랫동안 떠나가지 못했다....장한은 저녁에 집에 돌아왔다. 문 앞에 다가가니 그는 염염이 화내는 소리가 안에서 들려오
“아니에요! 절대 그런 적 없어요. 이건 우리가 증명할 수 있어요!”염염은 여전히 쏘아붙였다.“흥, 난 안 믿어요!”심복 부하들은 또 뭔가 말하려 했지만 장한이 성큼성큼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는 염염에게 대꾸할 생각이 전혀 없는듯했다.염염은 다시 한번 무시당하자 또 화를 내기 시작했다.심복 부하들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서로를 쳐다보며 보스가 결혼 한 사람이... 시골 무지막지한 여자라는 생각을 했다....서재.장한은 들어가서 찬물로 샤워를 한 후 의사를 불러 상처를 처리했다.“대위님, 상처가 아주 위험해요, 심장과 너무 가까워요. 당시 총알을 제때 뽑았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위험했을 것입니다.”장한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대위님, 상처는 이미 처리했습니다. 그동안 물을 묻히지 마시고 음식을 조심해야 합니다. 아직 젊으시고 건강하시니 상처가 곧 나을 것입니다.”“알았으니 내려가 봐요.”“네.”의사가 물러갔다.장한은 사무용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방금 샤워를 한 그의 깔끔한 단발머리에 물안개가 묻어 까만 머리가 유난히 깔끔해 보였다. 새까맣고 밝아 유난히 상쾌해 보였다. 그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낸 뒤 불을 붙였다.곧 하얀 연기가 피어올라 그의 잘생긴 얼굴을 흐렸다.담배를 얼마나 피웠는지 그는 자기도 모르게 소파에서 잠들었다.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이튿날 아침이었다. 그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휴대폰을 꺼내 보니 이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이탄은 그의 좋은 친구였다. 그 당시 장 씨와 이 씨 두 집안은 모두 명문 세가였는데 이탄은 줄곧 정치를 했다. 이탄은 어릴 때부터 천재였고, 3년 전에는 최연소 대학교수가 되었다.장한이 통화 버튼을 누르자 이탄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전해졌다.“야, 한아, 오늘 바빠? 내가 너랑 염염이한테 밥 한 끼 살게.”장한은 손을 들어 미간을 누르며 물었다.“오늘?”“그래, 나 여자친구 사귀었어. 오늘 여자친구를 데리고 가서 보여주고 싶어.”이탄은 여
이탄의 여자친구는 임불염이었다. 장한은 멍해졌다.염염도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자기야, 이탄의 여자친구가 임불염이야, 설마 이탄이 자기와 임불염의 과거를 모르는 거야?”염염은 이탄과 같은 명문가 출신이자 우수한 천재는 임불염과 같은 사람을 찾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임불염이 이탄에게 어울리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장한의 눈빛은 염염의 얼굴에 떨어졌다. 그는 얇은 입술을 씰룩였다.“임불염은 내 사촌 여동생이잖아. 그런데 무슨 과거가 있을 수 있다는 거야?”염염은 차갑기 그지없는 그의 눈빛과 마주쳤다. 온기 하나 없는 눈빛에 그녀는 모골이 송연해졌다.염염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때 이탄이 다가왔다.“한아, 염염, 왔어? 들어가자, 따라와.”이탄은 임불염을 두 사람에게 정식으로 소개했다.“여긴 내 여자친구야. 다들 아는 사이지?” 임불염은 오늘 민소매의 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아름답고 온화해 보였다. 그녀는 깨끗하고 맑은 눈동자로 장한과 염염을 대범하게 바라보더니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안녕하세요.”네 사람이 자리에 앉자 이탄은 종업원을 불러 음식을 주문하기 시작했다.“뭐 마실래?”임불염이 대답했다.“아무거나.”“따뜻한 카푸치노 한 잔요. 요즘 생리 주기라 차가운 걸 마시면 안 돼.”이탄은 부드럽고 자상하게 말했다.임불염은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좋아.”이탄이 임불염의 생리 주기마저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며 염염은 점차 마음이 언짢아졌다. 지난 3년 동안 본인은 독수공방하면서 장한이 그녀에게 준 사랑을 조금도 느끼지 못했으니 말이다.그러나 이탄과 임불염이 커플이 된 것에 대해 염염은 은근히 기뻐했다. 적어도 그녀는 임불염이 자신과 남편을 빼앗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사실 3년 전에 이탄이가 너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어. 이 3년 동안 너희들이 정말 함께 있을 줄은 몰랐어.”염염이 웃으며 말했다.이탄은 임불염의 손을 잡고 아주 달콤하게 말했다.“지난 3년 동안 계속 쫓아다녔어
장한은 이탄이 진심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는 진심으로 임불염을 사랑하고 아꼈다.“그럼 딸이 있다는 것도 알아?”이탄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아, 월월이, 월월이는 도자기 인형 같아. 귀엽고 예쁘잖아. 나도 월월이를 좋아하고 월월이도 나를 좋아해. 우린 사이가 좋아.”“월월이의 아빠가 누군지 알고 싶지 않아?”“별로.”“왜?”“그 남자는 단지 과거일 뿐이야. 나는 현재와 미래만 있으면 돼. 그리고 나는 월월이가 좋아. 앞으로 월월이는 내 친딸이야.”이탄은 입꼬리를 올리고 웃었다.“한아, 우리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어. 사실 네가 몇 번이나 나에게 말하고 싶었다는 걸 알아. 하지만, 나는 듣고 싶지 않았어. 왜냐하면 나는 그 남자가 누군지 알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야. 만약 그가 누군지 알게 된다면 나는 반드시 질투할 거야. 이 세상에 도대체 어떤 남자가 이렇게 좋은 여자를 가졌고 월월이까지 낳았는지 미친 듯이 질투할 거야.”장한은 더 할 말이 없었다. 이탄은 마음이 매우 평온했다. 임불염이 정말 그와 결혼한다면 반드시 매우 행복하게 지낼 것이다.장한은 수도꼭지를 끄고 고개를 들어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는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일 없는 듯 웃고 있지만 그의 눈빛이 어두웠다.3년 전에 그녀를 잃었을 때 영원히 잃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레스토랑.염염과 임불염은 마주 앉았는데 염염이 웃으며 말했다.“이탄이 너를 많이 좋아한다는 것이 느껴져. 진심으로 축하해.”임불염이 입꼬리를 올리고 대답했다.“고마워.”이때 장한과 이탄이 나왔다. 저녁이 끝나자 네 사람은 함께 나갔다.“이탄, 우리 먼저 갈게, 안녕.”장한은 조수석 문을 열고 염염을 태운 후 다시 운전석으로 돌아가 차를 몰고 떠났다.이탄과 임불염은 제자리에 서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차가 시선 속에서 사라지자 이탄은 부드럽게 임불염을 바라보았다.“고마워.”오늘 이탄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었다. 임불염은 그가 장한, 염염과 약속했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이탄이 여자
“뭐?”“넌 지금 이미 다시 생활을 시작했는데 왜 계속 그를 언급하는 거야? 아마 너 자신도 너의 인생과 미래를 계획할 때 여전히 그의 영향을 받을 것 같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을 거야.”임불염의 눈초리가 파르르 떨렸다. 정말 그런 걸까? 아니다.임불염은 고개를 저었다.“내가 그러는 건 단지 그가 월월이의 아빠이기 때문이야. 우리에겐 딸이 있잖아.”이때 은은한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미안해, 전화 좀 받을게.”임불염이 한쪽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는데 육화에게서 걸려온 것이었다. 전화기 너머로 월월이의 달콤한 앳된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임불염이 대답했다. 봄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이런 밤에 노란 불빛 아래에서 그녀의 얼굴은 유난히 아름답고 온화하게 느껴졌다.이탄은 뒤에 서서 그녀를 보고 있었다. 이 여자는 그가 3년 전에 처음 본 순간부터 갖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항상 자신이 그녀에게 다가갈 수 없다고 느꼈다.이탄은 앨범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냈다. 방금 그가 레스토랑에서 몰래 찍은 것이다. 그는 모멘트를 작성했다....장한과 염염이 돌아갔다. 장한은 서재에 들어가 휴대폰을 꺼냈고 곧 이탄이 올린 모멘트를 보았다.이탄은 그와 임불염이 식당에서 손을 잡은 사진 한 장을 올렸고 영어 한 줄을 곁들였다---.Mylove.내 사랑.장한은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묵묵히 불을 붙였다. 그의 마음속에 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이때 염염이 문을 열고 들어와 그의 곁에 왔다.“자기, 오늘 밤 또 야근할 거야?”장한은 재떨이에 담뱃재를 털었다.“응, 너 먼저 자.”염염은 장한의 뒤에 와서 그의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자기, 한 가지 일을 의논할 일이 있어. 나 아이를 낳고 싶어.”담배를 피우던 장한의 동작이 멈칫하더니 눈살을 찌푸리고 피어오르는 연기 사이로 염염을 바라보았다.“심심하면 나가서 카드놀이를 하든지 쇼핑을 해.”“그런 거 하고 싶지 않아, 충분히 놀았어, 이젠 심심해.”“그럼 애를 만들어 놀고 싶어?”“그래, 나
육화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 엄마... 네, 그럼 내일 아침에 봬요... 네, 들어가세요.”두 모녀가 대화를 마치자 육화가 웃으며 말했다.“언니, 내일 우리 엄마가 오세요. 우리 엄마를 만날 일이 좀 있어서요. 그때 엽엽이를 좀 데려가 월월이랑 같이 놀게 해주세요.”“그래.”임불염은 고개를 끄덕였다.“육화야, 걱정하지 말고 나한테 맡겨.”임불염은 월월이를 데리고 방으로 돌아갔고 육화와 상군엽은 잠자리에 들었다. 상군묵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에 모자는 먼저 잤다.육화가 흐리멍덩하게 잘 때 방문이 열리더니 상군묵이 돌아왔다.그녀는 눈을 떴지만 너무 졸려서 두 눈꺼풀을 들 수 없어 계속 잤다.잠시 후 몸 옆의 침대가 패어 들어갔고, 샤워를 마친 한 상군묵이 침대에 올라 뒤에서 그녀를 안았다.그의 키스가 그녀의 조그마한 얼굴에 연거푸 떨어졌다.육화는 베개 속으로 움츠러들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여보, 그러지 마... 나 졸려...”상군묵은 그녀의 부드러운 허리를 안고 그녀를 뒤집어 자신의 품에 얼굴을 갖다 대도록 했다.“그럼 너는 자.”말하면서 그는 그녀의 붉은 입술에 키스했다.졸음이 반쯤 가신 육화는 두 손으로 그의 목을 감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상군 대통령님, 종일 바빴는데도 피곤하지 않아? 체력이 왜 이렇게 좋은 거야?”상군묵은 몸을 돌려 그녀를 눌렀다.“며칠 동안 월월이가 와있는 바람에 당신을 만질 기회가 없었잖아. 설마 내가 채식주의자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지?”그의 이 말투는 불평인 것인가?육화는 웃으며 몸을 뒤척이고 다시 그를 눌렀다. 그녀는 곱슬머리를 귓등으로 넘긴 후 그윽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대통령님이 억울함을 당하셨으니 제가 지금 보상해 드려야죠.”...이튿날 아침.육화는 또 일어나지 못했다. 엽엽이는 그녀의 곁에 엎드려 말했다.“엄마, 왜 돼지처럼 매일 아침 일어나지 못해요?”육화는 할 말을 잃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매일 늦잠을 자는 영광스러운 일이 널리 퍼
‘왜 전화기가 꺼져있지?’몇 번 더 건 전화가 여전히 꺼져있자 상군묵은 불안한 듯 날카로운 눈살을 찌푸렸다. 결혼할 때 분명 그녀를 믿겠다고, 믿음을 주겠다고 했는데 현재의 모든 시간이 너무 행복해서 내일이면 깨어날 꿈만 같다는 불안감이 치밀었다.그녀가 다시 그를 버릴까 봐, 그의 세상에서 사라질까 봐 두려웠다.“먼저 식사하시는 게 어떠십니까?”비서의 말이 들려오고 나서야 상군묵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차키를 집어 들었다.“오후 일정 뒤로 미뤄줘. 나 잠깐 나갔다 올 테니까.”“네.”…….상군묵은 그 길로 바로 호텔로 향했다. 그러고는 호텔에 도착하기 바쁘게 묵고 있던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여보.”하지만 침대 위와 방안 곳곳에 육화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어디 갔지?’밀려오는 불안감에 임불염이 있는 방으로 향했더니 그를 본 임불염은 적잖히 놀란 듯했다.“임묵, 일하러 가지 않았어? 왜 다시 돌아왔어?”그는 상대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먼저 방 안쪽을 살펴봤다. 엽엽이와 월월이가 안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나서야 그나마 불안하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누나, 화화 나갔어요?”“응, 어머니가 왔다고 보러 간다고 했어. 염엽이도 나한테 맡기고 가서 월월이랑 놀게 한 거고.”‘뭐? 장모님이 왔다고?’육화가 자기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에 그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왜 그래? 화화가 나가기 전에 말하지 않았어?”“말 안 했어요. 요즘 제가 일찍 나갔다가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말할 시간이 없었나 봐요.”고개를 저으며 시무룩해서 말하는 상군묵의 반응에 임불염은 피식 웃었다.“뭐야? 불안해서 그래?”“뭐가요?”“뭐긴, 화화가 없는 걸 보고 이렇게 득달같이 달려왔으면서. 와이프한테 너무 집착하는 거 아니야?”아예 입을 막으며 키득대는 누나의 반응에 상군묵은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누나, 그럼 엽엽이 잘 맡아줘요. 저 화화 찾으러 갔다 올게요.”‘아무리 그래도 장모님이 왔는데 사위로써 제대로 대접해야지.’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