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은 눈을 들어 허진희의 휴대폰을 바라보더니 곧 그 뜨거운 행위를 하고 있는 영상을 보았다.그는 소주희가 그의 뒤에서 이런 짓을 꾸민 줄도 몰랐다. 그는 입술을 깨물더니 손을 뻗어 허진희 손에 있던 휴대폰을 빼앗으려 했다."영상 지워."허진희는 재빨리 휴대폰을 몸 뒤로 숨기자 소성의 커다란 체구가 가까이 다가왔다."숨기긴 뭘 숨겨? 어서 이리내."정말이지 포악하기 그지없었다."소성 씨, 영상 속의 남자 정말 소성 씨야?"허진희의 물음에 소성은 눈쌀을 찌부리더니 대답을 하지 않았다."왜 대답하지 않아? 사실 나 다 알고 있어. 이 영상 속의 남자가 소성 씨가 아니라는 것을 말야."허진희는 확신에 찬 말투로 입을 열었다.소성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리더니 허진희의 갸름한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3년 동안 한 번도 소주희와 잠자리를 가진 적이 없었다. 모두 그의 대역이 그를 대신해서 소주의와 잠자리를 가졌던 것이다. 이 대역은 그와 흡사하여 거의 진짜처럼 속일 수 있어 소주희마저 별견하지 못했는데 그녀는 어떻게 발견한 것일까?허진희는 소성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간파한 것 같았다."3년 전에 나랑 관계를 가졌던 것을 잊은 건 아니겠지? 남자마다 침대 위에서의 취향이나 몸짓이 다 달라. 그래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어."소성은 그녀가 똑똑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려서 부터 허진무와 함께 생활했으니 타고난 사고와 추리 능력을 갖고 있었다. 게다가 두 사람은 하룻밤을 함꼐 보냈으니 대역은 그녀의 눈을 속일 수 없었다."소성 씨, 이 남자가 소성 씨 대역이야? 소주희와 결혼까지 했으면서 왜 대역을 쓴 거지? 소우도 소성 씨 아들이 아니지?""소성 씨, 대체 이렇게 하는 목적이 뭐야? 아니 정체가 뭐냐고 물어야겠지."허진희는 의심의 눈초리로 그의 속셈을 꿰뚫어 보기라도 하는듯한 눈빛으로 소성을 바라보았다. 사실 3년 전부터 그녀는 그의 신분을 의심하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꽁꽁 숨기고 있던 탓에 지금까지 알아차릴 수 없었다.이것은 기밀이기
'뭐?''방금 뭐라고?'소성은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는 느낌에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뭐라고? 다시 한 번 얘기해 봐."허진희는 그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말해줬다."소성 씨, 좋아해."그녀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다. 소성은 그녀도 자신을 좋아하고 있을 줄은 감히 꿈도 꾸지 못했다. 3년 전 그녀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억지로 관계를 가졌고, 또 나중에 장우식과 약혼하려고 했는데 자신을 좋아한다니 믿겨지지 않았다."허진희, 그런 말은 함부로 농담하는 거 아냐. 만약 감히 거짓말로 나를 갖고 논다면 너는 죽어. 알아?"그는 사나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봤지만 허진희는 그가 전혀 두렵지 않았고 그런 그가 좋았다. 벌써 3년 째 그를 짝사랑하고 있었으니 말이다.그녀의 차가운 성격은 마치 얼음마냥 누구에게나 무관심했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에 확신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녀는 마치 불처럼 뜨겁게 타오르는 성격이였다.허진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을 감고 그의 입술에 키스를 하며 행동으로 그의 질문에 대답을 했다.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주위가 조용해졌다.부드러운 큰 침대에 두 사람이 함께 나란히 누워있었다. 소성은 손을 뻗어 허진희를 자신의 품속으로 끌어당겼다.그는 온몸이 땀으로 젖었지만 허진희는 땀냄새가 전혀 싫지 않았다. 그의 몸은 마치 강철처럼 튼튼하고 단단했다.허진희는 눈을 감은 채 차마 눈을 뜰 수 없었다.소성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웃었다."왜 갑자기 부끄러움을 타는 거야? 아까 그 용기는 어디 갔지?"순간 장미빛처럼 붉게 물든 그녀의 얼굴은 싱그럽기 그지없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앙증맞은 주먹으로 그의 가슴을 때렸다.비록 그가 변태적인 성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여전히 그가 얄미운지 작은 주먹으로 그의 가슴을 두드렸다.소성은 그녀의 작은 주먹을 낚아채고 그녀를 자신의 품속에 꽈악 그러안은 채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했다.허
허진희는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베개에 묻고 작은 목소리로 그를 탓했다."그럼 왜 처음부터 얘기하지 않았어?""...""3년 전에도... 그런 말 없었잖아...""..."소성은 그녀의 말에 할 말을 잃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허진희는 그가 일부러 그런 것이라 생각됐다. 왜냐하면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으니 말이다.소성이 말이 없자 허진희는 그를 바라보았다."걱정 마. 지금은 안전기니 임신 될 일은 없어.""안전기까지 계산하고 있었던 거야?"허진희는 뿌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물론이지. 3년 전부터... 이미 계산을 했지. 우리는 결혼도 안 했으니 미혼모가 될 수는 없잖아!"소성은 36세로 이제 나이도 적지 않다. 이젠 좋아하는 여자를 만났으니 당연히 결혼해서 아이도 갖고 싶었다. 하지만 허진희의 앳된 얼굴을 보면 그녀는 아직 다른 사람의 보살핌과 사랑이 필요한 어린아이같았다.소성은 사랑스럽다는 듯 그녀의 얼굴에 키스를 했다."오늘밤엔 곁에 있어줄 수 없을 것 같아."허진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소씨 어르신의 전화가 걸려왔을 때부터 오늘 밤 그와 함께 하려던 계획이 무산될 거라는 것을 알았다."알았으니까 일 보러 가. 나도 곧 집에 돌아가야 돼. 어쨌든... 장우식과의 약혼 날짜가 다가오고 있으니까..."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성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왜, 방금까지도 나랑 몸을 섞었으면서 장우식과 약혼할 생각이야?"허진희는 입꼬리를 올렸다."어머, 어디서 화약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어디서 화약 냄새가 난다는 거야?"그녀의 말에 소성은 눈쌀을 찌푸리며 되물었다.그러자 허진희는 그의 품을 파고들며 코끝으로 마치 새끼 강아지마냥 코끝을 문질렀다."지금 여기서 나고 있잖아. 화약 냄새가 아주 지독하게 풍겨오는 걸? 말투도 퉁명스럽고!"소성은 그제서야 그녀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그녀를 품에 가두고 남자답게 입을 열었다."장우식과 약혼따위 하지 마!"허진희는
양금희는 장우식을 보며 물었다."우식아, 너는 이미 진희와 소성의 과거를 알고 있는데도 정말 신경 쓰지 않는 거니?"어떻게 신경 쓰이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리조트 호텔에서 허진희는 분명 약에 취했는데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집에 돌아왔다. 이게 무슨 뜻이겠는가? 허진희와 소성이 또 잠자리를 가졌다는 뜻이다!그는 헛물만 켜다가 결국 소성이 좋은 일을 해준 셈이다. 소성이 마치 닭모가지를 쥐듯이 그의 옷깃을 들어 호텔 밖으로 끌어 냈던 생각만 해도 얼굴이 구겨지며 이를 뿌득뿌득 갈았다.하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슬픈 얼굴로 양금희를 바라보았다."어머님, 이미 지나간 일이잖아요. 제가 원하는 것은 진희와의 현재와 미래입니다. 그러니 지나간 일은 신경 쓰지 않아요. 반대로 앞으로 진희한테 더 잘할 생각입니다. 진희가 언젠가는 저의 진심을 알아 주고 소성을 잊고 저를 사랑하게 될 거라고 믿어요."양금희는 그의 말에 감격받아 눈물을 흘리며 장우식의 손을 꼬옥 잡았다."이렇게 착한 마음씨를 갖고 있으니 이제 안심이 되는구나. 너한테 진희를 맡기면 시름을 놓을 수 있겠구나."장우식이 떠나고 양금희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딸이 소성 때문에 인생을 망치기 전에 반드시 행동을 취해야 했다.그녀는 이미 젊은 시절의 사랑으로 대가를 치렀다. 그 결혼 생활에서 그녀는 수많은 외로움과 억울함, 눈물과 절망으로 고통 속에서 살아갔다. 당시 부모님이 그녀와 허진무의 결혼을 동의하지 않자 그녀는 허진무와 몰래 도망치고 말았다. 나중에 이혼을 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그녀의 부모님은 진작에 세상을 떠나고 없었다.양금희는 자신의 딸이 그녀의 전철을 밟아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 이 모든 원흉의 장본인은 바로 소성이라고 생각했다.다른 사람들은 소성의 정체를 모르고 있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소성이 두렵지 않았다.그녀는 이미 소성에게 자기 딸을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한 적이 있었다. 아니면 그녀 자신도 어떤 짓을 저
허진희 였다... 허진희가 잡힌 것이다!양금희가 소성을 찾아 갔다는 말에 허진희도 신속히 따라와 양금희가 소씨 어르신과 부딪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3년 전 양금희가 그녀를 데리러 홍콩에 왔을 때 소성과 만난 적이 있었다. 만약 양금희의 뒷조사를 하게 된다면 그의 아버지 허진무와 그리고 소성의 정체마저 전부 폭로되고 소성을 죽음에 이르게 만든다. 양금희의 무모한 행동은 소성의 계획을 망칠 뿐만 아니라 소성의 목숨마저 위험하게 된다.위기일발의 순간에 허진희는 빠르게 결단을 내려 소씨 어르신의 시선을 끌었다.역시 소씨 어르신은 바로 그녀에게 주의를 돌리기 시작했고 사람을 시켜 그녀를 잡아들였다.까만 머리카락이 헝클어져 있었고 손바닥만한 작은 얼굴이 그 사이로 드러났다. 그녀의 새까만 눈동자는 조금 낭패의 기색이 있긴 했지만 여전히 침착하고 여유로워 보였다.방 안에는 타이거를 제외하고 그의 부하들은 그녀가 들어오는 순간 그녀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21살의 꽃다운 나이, 살짝만 건드려도 찢어질 것 같은 피부에 붉은 색 흔적들은 수많은 남자들의 욕망을 불러일으켰다.허진희가 들어오자 부하들은 환호성을 질러댔다."타이거 형님, 어디서 데려 왔습니까? 완전 애기네요."부하들의 시선은 허진희의 몸을 훑고 있었다. 그 음흉한 눈빛은 당장이라도 허진희의 옷을 벗기지 못해 안달이라도 난 것 같았다.허진희는 태연하게 그들을 둘러보았는데 그녀의 표정은 더없이 싸늘하고 두려움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검은 눈동자를 굴려 소파에 느긋하게 기대어 있는 소성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는 그 어떤 말도 하지 말아야 한다.소성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지만 허진희가 들어오던 순간에 그의 표정은 이미 어두워졌다.그는 담담하고 예리한 눈으로 천천히 주위를 훑으며 발정이라도 난 듯한 부하들의 얼굴을 쏘아보았다.남자의 시선이 느껴지자 부하들은 재빨리 변태적인 웃음을 거두고 두려움에 고개를 숙였다.소성은 그제서야 맞은편
소성이같은 남자는 여자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았다.소성은 팔을 뻗어 그 중의 한 여자를 품에 안고 게슴츠레한 눈으로 담배를 한 모금 빨고 여자의 얼굴에 연기를 뱉았다."소문보다 더 잘생겼고 튼튼해 보이는데 그 다음은 없어?"그 말은 명백한 희롱이고 아주 방탕해 보였다.여자는 붉어진 얼굴로 소성의 품을 파고들었다."그건... 해봐야 알 수 있는 일이죠."여자의 손이 소성을 더듬기 시작했다.그 모습에 맞은편에 있던 타이거가 웃으며 말했다."소성 도련님, 여자들은 원래 한 사람이 한 명씩 하기로 했는데 도련님을 보더니 전부 도련님 품으로 뛰어가네요. 소성 도련님의 매력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소성은 담배를 태우며 그의 얼굴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양 옆의 여자가 그의 몸을 더듬고 있는데고 제지하지 않았다. 그의 셔츠와 양복 바지에 구김살이 간 모습은 더욱 매혹적이고 야성미가 넘쳐났다.그의 두 눈은 약간 흐릿해지기 시작했고 헤로인의 기운에 의해 소성은 몇 번이고 마른 침을 삼키며 그 기분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타이거도 몸에 반응이 오기 시작했는데 하필이면 신변에 여자가 없었다. 그가 고개를 돌리자 허진희가 시야에 들어왔다.허진희의 갸름한 얼굴엔 싸늘함이 깃들어 있었고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찢어질 것 같은 야들야들한 피부와 앵두같은 작은 입술, 그 본연의 아름다움은 두 여인과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타이거는 입가에 음흉한 미소를 띠며 몸을 일으켜 허진희에게로 다가갔다.허진희는 목숨까지 걸며 두 여자를 품에 끼고 연기하는 모습에 자신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그때 누군가의 손길이 뻗어오더니 변태적이게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기 시작했다."우와, 예쁜이 피부가 정말 예술인데, 비단보다 더 매끄러운 것 같군. 하하."타이거가 저질스럽게 웃기 시작하자 다른 부하들도 덩달아 웃기 시작했다.그들은 아까부터 허진희를 노리고 있었는데 타이거가 허진희를 희롱하자 다들 흥분하여 환호하고 있었다.허진희는 싸늘한 눈빛으로 타이거를 노려보더니
욕실 안.이곳은 바깥의 모든 위험 요소와 소란들로부터 차단 된 곳이고 오직 두 사람 뿐이었다. 소성은 허진희를 놓아 주고 두 사람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미안...""미안하다..."두 사람은 동시에 미안하다는 말을 내뱉었다.허진희는 앞으로 다가가 손을 뻗어 소성을 안고 작은 얼굴을 그의 가슴에 파묻었다. 쿵쿵 뛰는 심장박동 소리를 들으면서 그녀는 안정감을 느꼈다."미안, 엄마가 소성 씨 찾으러 이곳으로 왔는데 하마터면 소씨 어르신한테 발견될 뻔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모습을 드러내고 잡혔던 거야."소성은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져 주면서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의 머리에 키스를 했다."미안하다고 해야할 사람은 나야. 내가 아니면 네가 이런 위험에 처하지도 않았겠지."허진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녀는 그의 마음을 알고 있었고 그도 그녀의 마음을 헤아렸다. 두 사람은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몸은 어때? 괴롭지는 않아?"허진희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소성은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를 보니 그녀의 두 눈은 그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억누르고 있는 듯 했다. 방금 그녀는 소리를 내어 그를 제지 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를 탓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사명과 신앙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저 그런 그가 매우 안타까울 뿐이었다.소성은 그녀의 뒷머리를 잡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붉은 입술을 탐하기 시작했다.그의 목울대가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자제력이 좋았기 때문에 헤로인을 흡입했어도 타이거처럼 흥분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의 피가 뜨겁게 끓어오르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그녀의 입술은 너무 부드럽고 달콤해서 그를 푹 빠지게 만든다.허진희의 손은 그의 가슴으로 미끄러져 내려왔다. 그녀는 그의 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이렇게라도 그가 조금은 편해질 수 있다면 전력을 다해 도울 것이다.허진희는 두 손으로 그의 목을 껴안고 까치발로 그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소성은 고개를 들어 느릿하게 연기를 내뿜었다. 그는 자욱한 연기 속에서 큰형님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끝장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당신은 이제 끝이라는 거야."소씨 어르신과 소주희는 아직도 상황파악을 못한 상태에서 끌려갔다.이때 큰형님이 큰소리로 소성의 이름을 불렀다."소성, 움직이지 마! 이게 뭔지 알아?"소성이 눈을 들어 보니 큰형님 손에는 폭발장치가 들려있었다."소성, 내가 방금 그 계집애 몸에 회로판을 넣어 뒀거든. 내가 살짝 누르기만 해도 그 계집애는 펑! 하고 폭발할 거다."소성은 시가를 끼고 있던 손가락이 움찔했다. 피어오르는 연기 뒤로 그의 눈동자가 순간 매섭게 변하기 시작했다.그는 큰형님을 노려보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말해. 원하는 게 뭐야?""나를 풀어주고 즉시 전용기를 한대 보내 나를 이곳에서 벗어나게 하는 거야."소성은 입꼬리를 올렸다."좀 더 쓸모있는 조건을 말하지 그래.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는데."그가 승낙하지 않자 큰형님의 얼굴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좋아, 그럼 지금 당장 내 앞에 무릎을 꿇고 나한테 빌어봐!"큰형님은 소성이 무릎을 꿇게 하고 싶었다.이때 부관인 주호가 앞장서며 크게 화를 내며 그를 꾸짖었다."꿈도 꾹지 마! 네가 어떤 놈이고 소성이 어떤 사람인데 너따위한테 무릎을 꿇을 것 같으냐? 그 귀한 무릎은 아무나한테 꿇을 일 없으니 단념하는 게 좋을 거다!"큰형님은 흥미롭다는 듯 자신의 손에 있는 폭발 장치를 보았다."그건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지. 꿇을지 말지는 소성의 선택에 달린 것 아니겠어? 보아하니 그 계집을 무척 아끼는 것 같던데 만약 그가 아쉬워한다면 말이 달라지지.""여명!"주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소성의 이름을 불렀다."소성, 셋을 세갰다. 만약 셋을 셀 때까지 무릎을 꿇지 않는다면 그럼 어쩔 수 없이 그 예쁘장한 계집을 터뜨릴 수밖에. 자, 하나, 둘..."큰형님이 셋을 외치려 할 때 소성이 입술을 달싹였다."좋아. 꿇을게."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