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염초설 씨.”주희진은 둘을 보며 마치 벌써 둘이 결혼하는 것을 보기라도 한 것처럼 기뻐하며 말했다.“소개도 시켜주었으니 이젠 너희들 둘이서 이야기할래? 이모는 먼저 갈게.”원아는 주희진의 손을 붙들며 말했다.“이모, 그냥 저희랑 식사 함께 하시고 가세요. 점심시간인데 식사는 하셔야죠.”“맞습니다, 점심을 안 드시면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맞은편에 있는 현석도 말했다.진현석도 자신과 ‘염초설’의 소개팅 자리지만 구식 소개팅과는 다르기 때문에 주희진을 돌려보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그럼, 그래...”
‘근데 만약 문 대표님께 알려드렸다가는 오늘 우리 회사 전체 직원들은 하루 종일 보스의 화풀이를 견뎌야 할 가능성도 있어서...’‘하지만 아무 말 안 했다가 대표님이 마음에 든 여자를 딴 남자한테 뺏기면 어떡해?’동준은 고민했다.회사에 들어서자마자 티나를 마주쳤다. 그녀는 손에 도시락을 들고 있었다. 보아하니 음식도 포장해 온 것 같다.“티나 씨, 식당에서 밥을 먹지 않았어요?”“제가 좀 늦게 내려갔더니 한식당에 자리가 없어서 포장할 수밖에 없었어요.”티나는 어쩔 수 없었다는 듯이 말했다.“한식당에서 포장했어요?” 동
“저기, 동 비서님, 말씀 안 드릴 거죠?”“말씀드릴 겁니다.”동준은 티나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했다는 것을 알고 굳은 얼굴로 대답했다.“말씀 안 드리면 안 돼요? 그 남자는 잘생기긴 했지만 우리 대표님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서 염 교수님이 마음에 안 드셨을 텐데요...”티나도 편하게 회사생활을 하고 싶다. 지금 이미 충분히 바쁜데, 만약에 문 대표가 기분이 나빠지면 직원들은 더욱 바빠질 것이다. 어쩌면 집에 가서 쉴 시간도 없을지도 모른다.“만약 염 교수님이 그 남자를 정말 마음에 들어하시면요?” 동준은 반문했다. 지금
현석은 이해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군요, 제가 미처 그것까지는 생각을 못했네요.”“괜찮아요, 초설 씨의 근무환경은 저와 다를 테니까요. 그럼 먼저 일어날까요?” 원아는 현석이 쉽게 자신을 데려다 주는 것을 단념하고, 주희진도 말을 얹지 않는 것을 보고서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현석이 계속 고집을 부리면,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골치가 아파지니까.하지만 현석은 대범한 사람이라 상대방을 함부로 대하지 않으니, 원아는 자신이 앞으로 냉담한 태도로 현석을 대하면, 굳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현석도 시간이 지남에
“이렇게 훌륭한 여자를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현석은 ‘초설’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는 결혼할 상대가 자신이 예전에 하고 싶어했던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왔다. 초설과 정말 결혼까지 할 수 있다면 서로의 직업이 다르더라도 대화할 때 할 말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고마워할 필요 없어, 현석아, 앞으로 네가 초설과 어떻게 될지 너희들 두 사람이 서로 노력해야지. 그리고 네가 더 많이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아. 만약에 너희 둘이 잘 되면, 우리 축의금 진짜 많이 낼게.” 주희진이 현석을 격려했다.현석
원아는 고개를 저었다. ‘소남 씨가 내가 소개팅 나간 걸 알면 어떻게 되는 걸까?’‘소남 씨가 정말로 나를 좋아한다면 아마 소개팅 이야기에 마음이 상할 거고, 소남 씨 기분이 상하면 회사 전체 직원들이 야근을 면치 못할 것 같은데...’원아는 시계를 확인했다. 점심 시간이 끝나려면 아직 2분이 남아있었다. 원아는 빠른 걸음으로 사원증을 찍고 사무실로 들어갔다.소남은 사무실에서 나와 원아가 사원증을 찍고 사무실에 들어가려는 것을 보고 바로 다가갔다.원아는 갑자기 소남을 마주치자 어떻게 해야 할 줄을 모르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가 나가는 것을 보고 원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소남의 속마음은 원아도 정말 알 수 없었다. 예전에 이연이 문소남의 기분은 원아에게 완전히 좌우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그러나 지금 자신은 원아가 아닌 ‘염초설’이다.설령 지금의 문소남이 ‘염초설’에게 관심이 있어도 그렇게 깊은 마음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방금 그의 표정은 무슨 의미일까?원아는 서류 한 묶음을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소남의 곁에서 ‘염초설’이 되는 건 정말 어렵다. 차라리 원래대로 원아일 수 있다면 훨씬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적어도 예전에 자신이
소은은 이연의 그런 모습을 보며 말했다.“그래, 박인서는 괜찮아, 너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내가 어떻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언니...”이연은 놀란듯 말하며 소은을 올려다보았다.“언니, 만약 박인서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도 잘 살지 못할 거예요.”소은은 마음이 조여왔다. 그 박인서가 자살 시도를 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연이 벌벌 떨고 있는 모습을 보고 소은은 마음이 매우 아팠다. 얼른 이연을 품에 안고 위로했다.“연아, 그 일은 너와 상관없는 일이야. 박인서가 혼자서 함부로 한 행동이야.”이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