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좋아, 그럼 네가 먼저 여기서 오는 손님들을 접대하고, 초설이는 나랑 같이 들어가서 좀 앉는 게 어떠냐? 차라도 마시면서.” 문현만이 말했다.“네.” 원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여기에 서 있는 것보다 문현만을 따라 들어가서 차를 마시는 편이 낫다.자신이 여기 서 있을 신분도 아니니까.“자자자, 나 좀 도와주겠니. 나도 나이가 드니 다리가 많이 불편하구나.”문현만이 말했다. 기분이 아주 좋은 듯했다.원아는 고분고분하게 문현만을 부축하며 안으로 향했다. 김 집사가 두 사람의 뒤를 따랐다.소남이 원아의 뒷모습
예성은 자기 어머니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미리 소남에게 알려주었다.“염 교수가 알아서 잘 대처할 수 있을 거야.” 소남은 원아가 이미 예전처럼 매 순간 자신이 보호해야 하는 그 원아가 아니라고 믿었다.“어차피 형이 데려온 사람이니까 잘 지켜주면 돼요. 염 교수님이 나중에 우리 집을 무서워하게 만들지만 않으면 돼요. 안 그러면 형의 계획도 성공할 수 없을 테니까요.” 예성은 소남의 계획을 간파하고 있음을 정확히 말하지는 않았지만 약간의 언질을 주었다.소남은 눈앞의 이 이복동생을 바라보았다. 비록 서로의 어머니들은
헨리는 약한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았다.“누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보다 더 예뻐요. 제 마음속에서는 누나가 언제나 제일 아름다워요! 형, 네 말이 맞지?”확인하는 질문을 받은 훈아는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훈아의 마음속에서는 자기 어머니가 가장 아름답다.원아는 아이들이 자신을 칭찬하는 것을 들으며 한껏 미소 지었다. 여전히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이 너무 좋았다. 그녀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애들아, 배고프니? 여기 과자가 있다고 들었는데, 과자를 좀 갖다 달라고 할까?”“좋아요, 좋아요.” 아이들이 손
생각해보니 자신은 이미 며칠째 안드레이의 소식을 듣지 못했고...생각하는 중에 원원이 걸어 나왔다. 이 어린 소녀는 핑크색 레이스 원피스로 갈아입으니 동화 속에 나온 공주처럼 예뻤다.원원도 얼른 원아의 곁으로 다가가더니 몸을 기대왔다.“언니.”원아는 정신을 차리고 딸을 보며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왜? 우리 공주님.”“언니, 오늘 옷차림이 너무 예뻐요. 저도 언니처럼 머리를 해 줄 수 있어요?” 원원이 물었다.“나랑 같은 머리?” 원아는 좀 곤란해졌다. 어쨌든 지금 자신의 신분은 원원의 친어머니가 아니기 때문이다
원아는 손재주가 좋아 금방 원원의 머리를 예쁘게 완성해주었다. 예쁘기는 했지만 원아의 머리 모양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원원은 거울을 보며 칭찬했다.“언니, 정말 대단해요! 이 머리 너무 예뻐요!”원아는 웃으며 딸의 얼굴에 넘쳐흐르는 미소를 보며 말했다.“그래도 언니 머리랑은 좀 달라.”“그래도 예뻐요! 원원 아가씨, 목걸이 할래요?” 한화수가 옆에서 물었다.원원은 고개를 끄덕였다.한화수는 소남이 원원에게 준비한 목걸이를 꺼내 채워 주었다. 원아는 원원의 목걸이도 진주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녀는 아연실색했다. “원
아니면, 소남과 아이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더욱 난감해질 것이다. 어쨌든 자신은 문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니까. 정말로 함께 앉는다면 또 한바탕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결국 원아는 전자를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했다.소남은 그녀의 고민하는 얼굴을 보고는 무엇 때문인지 꿰뚫어 본 듯 말했다.“염 교수 자리는 내가 배치해 두었어요.”“어? 누구랑요?” 원아가 물었다.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했다. 절대 문씨 가문의 사람과 함께가 아니기를.“임씨 집안과 원씨 집안에서 온 하객들이에요.” 소남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주희진도 ‘초설’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있었다. 원아는 평소에 옷차림이 매우 간소하다. 그렇게 심플한 옷차림으로도 이미 충분히 예쁜데 오늘처럼 이렇게 신경을 써서 단장을 하면 놀랄 만큼 아름다웠다. 주희진도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여기 오신 분들 모두가 예쁘게 단장을 하고 오셨는데 저만 그렇게 칭찬하지 마세요.” 원아는 원민지와 주희진의 칭찬에 부끄러워했다.원민지는 미소를 지으며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또 말했다.“초설아, 우리 아버지는 네가 처방한 약을 먹고, 또 따뜻한 물에 약을
원아는 주희진의 손을 잡고 낮은 소리로 위로했다.“잘 될 거예요. 너무 걱정 마세요.”주희진도 원아의 손을 마주 잡고 따뜻함을 느끼며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원민지는 세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대략적인 상황을 추측했고, 주희진을 위로했다.“맞아요. 몸 상태가 계속 나빠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초설의 도움이 있으면 반드시 좋아질 거예요.”“그래, 초설이가 능력이 좋으니까 반드시 좋아질 거야.” 주희진은 자신이 ‘초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에 감탄했고, 이것이 정말 인연이라고 생각했다.비록 문소남 때문에 지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