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는 주소은의 부러움 섞인 조롱의 말에 눈빛이 반짝였다.소은은 부러운 마음은 뒤로 하고 잔을 들고 그녀와 부딪쳤다.“원 사장님, 다행이 이번 우리 회사의, 큰 위기를 잘 넘겼네요. 그런 의미로 다 같이 축하해요. 자, 건배!”원아는 미소를 지으며 술을 한 모금 마셨다.소은을 선두로, 다른 직원들도 원아에게 술을 권하기 시작했다. “원 사장님은 취하면 안 돼! 우리 사장님은 가정이 있어서, 술에 취해 들어가면 안되니까 술은 나랑 마셔요.”소은은 원아 앞을 막고 더는 술을 권하지 못하게 했다.원아는 그녀에게도 돌봐야 할
문소남의 말에 장나라는 더욱 설렜고, 장인숙은 한없이 불쾌해졌다.그는 여자들에게는 잘해 주면서, 유독 엄마인 자기에게만은 냉담하게 대했다. 하지만 장인숙은 얼굴에 봄이 온 듯 설레하는 장나라를 보며 자신이 비위를 맞추기로 결정했다. 약 30분 후, 갑자기 소남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가자.”“소남 씨?” 장나라는 당황한 얼굴이었다. ‘식사를 한다고 하지 않았나? 음식이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간다고?’“멋진 식사는 입구에 있어.” 소남은 표정의 변화 하나 없이 옷 매무시를 정리했다. 장나라는 무슨 뜻인지 몰라서 따라
구해진은 자신의 결백이 증명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물었다.“누가 그렇게 했나요?”동준이 말을 이어갔다.“컴퓨터에서 바이러스를 다운로드한 자는 그날 당직을 섰던 빌딩의 경비원 진성대였습니다. 그는 미리 준비한 메모리 디스크를 꺼지지 않은 컴퓨터에 삽입하여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 전부를 감염시켰습니다. 그는 이미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배후의 주범은 SJ그룹의 딸 장나라입니다.원아는 장나라가 이곳에 있는 것을 보고 이미 그녀가 진범임을 알아챘다.구해진은 그제야 마음이 놓이면서 펑펑 울었다. 마침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었다
문 노인은 냉담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서재에 가서 얘기하자.”원아는 걸음을 멈추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할아버님은 여전히 나를 좋게 보지 않으시나 봐. 내 앞에서는 이야기도 하기 싫어하시는 걸 보니 서재에서 좋은 말을 하진 않으실 거야.’그녀는 아이의 손을 잡고 부엌으로 들어갔다.소남은 아내와 아이를 한 번 쳐다본 후, 문 노인과 위층으로 올라갔다.서재로 들어가니, 책상 위에 바둑을 두다 만 흔적이 있었는데, 아직 몇 수가 더 남아있었다.문 노인은 소남의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고 혼자 바둑을 두었다.“회사는
소남은 다시 한번 자신의 입장을 강하게 밝혔다.“원아 한 사람만 제 옆에 있을 자격이 있습니다.”문 노인은 힘없이 손을 내저었다.“알았다. 앞으로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더는 묻지 않으마. 나도 원아를 손주며느리로 아낄 거야. 소남아, 넌 어릴 때부터 주관이 강한 아이였어.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고. 네 생각과 뜻을 방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단다. 앞으로 너희 부부는 한마음으로 문씨 집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해.”헨리는 서재 입구에 서서 귀를 바짝 붙이고는 둘의 대화를 엿들었다.이윽고 깡충깡충 뛰어 아래층으로 내려간 헨
“입안에 음식이 있는 상태해서 말하는 건 예의가 아니야.”원원은 아빠가 자신을 훈계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항의했다.“아빠, 전 아직 안 먹었어요.”원아는 웃으며 원원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우리 공주님, 빨리 드세요. 식으면 맛이 없습니다.”원원은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엄마, 알았어요.”소남은 따끈따끈한 라면과 달걀 프라이 두 개가 놓인 접시를 보고 원아가 신경 써서 준비했음을 알았다. 그는 젓가락을 들고 라면을 듬뿍 집어먹었다.“맛있어.”원아는 헨리에게 포크를 주었다.
동준은 할머니의 꾸지람에 난처해졌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할아버지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며 말했다.“당신은 이 사람이 마누라를 말렸는지 안 말렸는지 어떻게 알고 함부로 그런 말을 해?”할머니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당연히 알지. 이 젊은이는 활기가 넘치잖아. 어딜 봐도 술을 마신 모양새가 아니야? 당신 같은 늙은이는 술을 마시면 비틀거리며 정신이 나가잖아.”“그건 내가 늙어서 그런 거야.” 할아버지가 대답했다.“그걸 아는 사람이 그렇게 많이 마셔? 술에 취해 길에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만약에 쓰러져 있는 당신을
일수는 동준의 다리를 꽉 껴안고 눈을 크게 뜬 채 그를 바라보았다. 까만 눈동자는 아빠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아빠, 오늘 밤 여기에서 자고 갈 거예요?”동준도 이 곳에서 쌍둥이 딸들과 함께 있고 싶었다. 하지만, 소은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화를 낼 게 뻔했다.그는 아이에게 어른들의 일을 다 설명할 수 없었기에 그저 씁쓸한 미소만 지었다. “아빠는 내일 일이 있어서 오늘 여기에 있을 수 없어.”가정부는 물 한 잔을 들고 오다가 난처한 얼굴로 물었다.“일수 아버님, 오늘 밤은 여기에 계시면 안되나요?”“왜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