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연이 왜 그를 찾은 거지?그녀의 싸늘한 표정을 보니, 재미를 보려고 그를 찾은 건 아닌 것 같았다!"진수 씨." 진아연은 그의 앞에 현금 한 뭉치와 약 한 병을 내밀었다. "제 질문에 제대로 답하고 아는 걸 다 얘기하기만 하면 이 돈은 다 당신 거예요. 하지만 협조해주지 않고 아무것도 얘기하지 않으면, 이 약은 당신이 앞으로도 입을 열지 못하게 만들 거예요."진수는 겁에 질려 얼굴이 잿빛으로 변한 채 검은 약병을 가리키며 더듬거리며 물었다. "이, 이건 무슨 약이에요?""독약이죠. 마시면 바로 죽을 겁니다. 중요한 건 부검해도 독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거죠. 나중에 부검 결과는 과도 흥분으로 인한 질식사로 나올 거예요. 그리고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거고요." 진아연의 어조는 차분하고 덤덤했다.진수는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졌고, 바로 무릎을 꿇었다. "진 아가씨, 알고 싶으신 게 있으시면 뭐든 물어보세요... 하지만 전 일개 웨이터일 뿐 자세한 건 잘 몰라요!"그의 심리적 방어선이 무너진 것을 본 진아연은 즉시 물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속아 호텔에 갔던 날, 누가 날 룸으로 안내하라고 시켰나요? 그리고 누가 날 룸에서 609번 방으로 옮겨갔나요? 동영상 속의 여자를 본 적 있나요?!"진수는 일련의 질문에 혼란스러워했다. "진 아가씨, 저는 그냥 보잘것없는 웨이터일 뿐이에요. 그날 제게 맡겨진 임무는 당신에게 물 한 컵을 가져다주는 것이었어요. 다른 일을 한 적 없습니다... 다만...""다만 뭐?!" 성격이 급한 여소정은 그가 머뭇거리는 것을 보며 참을 수 없었다."다만 확실히 진 아가씨와 아주 닮은 여자를 본 적 있어요..." 진수는 탁자 위의 현금을 흘끗 쳐다보았다. "제가 아는 건 다 얘기했어요. 이제 가도 되나요?""그 영상 속 여자가 저라고 생각하세요?" 진아연은 현금을 그에게 건네며 말했다. "진수 씨, 겁먹지 마세요. 난 그냥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을 뿐이에요. 당신이 얘기했다고는 하지 않을게요.""물론 진 아가씨는
홍보부.진아연의 방문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직원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로 여기에 왔는지는 모르지만, 그녀의 표정만으로도 좋은 일로 찾아온 게 아님을 알 수 있었다.진아연은 사람들을 훑어본 다음 물었다. "나나 아직 안 왔나요?""나나 씨 평소에도 시간 딱 맞춰 출근해요." 한 직원이 시간을 확인했다. "곧 올 거예요."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그때 나나가 도착했다.높은 하이힐을 신은 나나는 루이비통 가방을 손에 들고 홍보부로 들어왔다.문 주변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성큼성큼 걸어갔다.그녀가 진아연을 본 순간, 얼굴의 표정이 굳어졌다.강진이 아직 출근하지 않은 탓에 마음속에는 위기감이 들었다.진아연이 그녀를 괴롭히면 어떡하지?그녀 혼자서는 전혀 진아연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진 아가씨, 나나 씨 왔어요!" 누군가 진아연에게 알렸다.진아연은 뒤를 돌아보았다.나나를 본 그녀는 바로 싸늘하고 혐오하는 표정을 지었다."진아연 씨, 저를 찾아온 건가요?" 나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이렇게 아침 일찍 찾아오다니, 무슨 중요한 일이라도 있으세요?""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니에요." 진아연은 덤덤한 말투였다. "전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있어서, 당신한테는 조금 이를수도 있겠네요."그녀의 어조가 위협적이지 않은 것을 확인한 나나는 즉시 경계를 낮추었다. "그러세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면 여기서 말씀하세요."진아연은 자신과 닮은 얼굴을 바라보니 마음속으로 깊은 혐오감을 느꼈다.이 여자는 이 예쁜 얼굴로 온갖 역겨운 짓을 하고 있었다!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을 들어 나나의 뺨을 세게 때렸다!주변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보통 이런 일이 생기면 누군가 나서서 말려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다들 조용히 구경만 했다.나나가 진아연의 모습으로 성형한 건 확실한 사실이다. 모두가 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사적으로는 논의한 지 오래였다.누가 이런 일을 겪든
그녀는 감히 대답하지 못했다. 진아연 미쳤어! 그녀는 겁을 먹었다!"날 너무 우습게 봤어." 그녀의 고통스럽지만 내키지 않는 얼굴을 꼬집으며 진아연은 또박또박 말했다. "난 지금까지 남자에게 의지해서 산 적이 없어! 하늘이 무너진대도 난 무사히 아이를 낳을 거야. 네 음모가 한두 번 효과가 있다고 해서 세 번째까지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았어?"...조지운이 도착했을 때 나나는 이미 맞아서 얼굴이 부어오른 뒤였다.지운을 본 그녀는 대성통곡했다. "조 실장님! 도와주세요! 진아연이 미쳤어요! 저를 마구 때렸어요! 이 여자한테 맞아 죽을 거 같아요! 엉엉!"조지운은 즉시 그녀에게 다가가 진아연의 경호원을 밀어냈다."아연 씨, 뭐 하는 겁니까? 여긴 회사예요. 여기까지 와서 소란을 피우면 안 돼요." 지운은 나나를 부축하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진아연은 싸늘한 표정이었다. "내가 여기서 때리고 싶으면 여기서 때리는 거예요. 불만 있으면 당신 대표한테 와서 얘기하라고 하세요."조지운은 바로 말문이 막혔다.대표를 데려와 얘기한들 무슨 결과가 있겠는가?결국 그녀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놔둘 게 뻔했다."조 실장님, 제 언니한테 전화해주세요... 제가 이 여자한테 맞은 걸 언니가 알면 분명히 도와줄 거예요." 나나는 조지운의 팔을 꼭 잡고 감히 놓지 못했다.지운은 매우 동정하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곧 이성이 그를 말렸다.진아연은 충동적인 사람이 아니다.그녀가 오늘 이렇게 화를 내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나나 씨, 제가 경비팀한테 얘기할 테니 먼저 병원에 가세요..." 조지운이 말했다. "나나 씨 코가 삐뚤어진 것 같아요."나나는 즉시 낮은 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조지운은 나나를 옆에 있는 경비원에게 맡긴 후 진아연을 데리고 홍보부에서 나왔다.이 일은 보기 좋지 않았다. 직원들이 사적으로 어떻게 얘기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진아연이 진아연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면 ST그룹 내에 이렇게 들어올 수도 없
진아연은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그녀는 그들과 실랑이를 벌일 생각이 없었다.그녀가 오늘 온 목적은 나나에게 큰 교훈을 주는 것이었다. 지금은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그녀가 박시준을 옆을 지날 때, 그의 큰 손이 그녀의 팔을 예고 없이 잡았다."뭐 하려는 거예요?" 그녀는 그를 쳐다보았다.그는 그녀의 팔을 잡고 회사 밖으로 나갔다.강진은 따라가고 싶었지만 조지운이 말렸다. "강부장님, 당신 사촌 동생을 보러 가세요! 계속 울고 있어요."강진은 이를 악물었다. "지금 어디에 있어요?""코가 조금 비뚤어진 걸 보고 경비원에게 병원에 데려가라고 했어요." 지운이 말했다. "병원에 가보세요! 나나 씨 지금 기분이 매우 우울해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두렵네요."조지운이 그렇게 말하니 강진은 병원에 갈 수밖에 없었다.박시준은 진아연을 데리고 회사 입구 쪽의 주차장에 갔다.이 시각 주차장에는 그들 외에 아무도 없었다.강진이 차를 몰고 떠날 때, 그녀는 눈에 독을 품은 듯 진아연을 쏘아보았다.왜 갑자기 나나를 때리러 온 거지? 뭔가를 발견한 건가?강진의 차가 떠난 후 진아연은 자신의 빨개진 오른손 손바닥을 내려다보았다.나나를 때릴 때 힘을 주체하지 못해 손이 지금도 쩌릿쩌릿했다."진아연, 너의 행동이 너무 무모하다는 생각 안 들어?" 햇살을 등진 박시준의 얼굴은 침울하고 목소리는 차가웠다. "네 배 좀 봐. 어떻게 싸울 생각을 할 수 있어?"진아연은 그가 두렵지 않았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도저히 화를 못 참겠어요. 화가 나는 건 애한테 좋지 않아요."그녀는 한참을 생각해 봤지만 끝내 나나에게 교훈을 주기로 결정했다.마음속의 분노를 표출하는 것 외에 나나에게 주는 경고이기도 했다.그녀가 앞으로 또 자신을 해치려 한다면 그때는 그냥 때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알려주려는 것이었다!"나나인 게 확실해?" 그가 아는 그녀는 진실에 확신이 없다면 이렇게 화를 내지 않았을 것이다.그의 말에 진아연의 분노가 다시 일어났다. "그년이 아니면
그에 대한 그녀의 오해는 아마 평생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진아연, 밖에 바람이 너무 세 일단 돌아가서 쉬고 있어!" 박시준은 말을 마치자 자리를 떠났고진아연만 홀로 제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그의 자제력을 과소평가한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에게 반박을 할 수 없었다.이때 경호원이 다가와서 그녀에게 물었다. "대표님, 제가 안으로 바래드리죠! 밖에 바람도 세게 부는 데 감기 걸리시면 안 돼요."물론 진아연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고오히려 불바다가 번지듯 타들어가는 마음 때문에 안절부절못했다....박시준이 사무실에 들어가자 조지운도 바로 따라 들어가 오늘 아침 홍보부에 생긴 일들은 전부 그에게 보고했다."홍보부 직원에게 물어보니 진아연 씨는 영상 속 자신을 위장한 여자가 나나라고 밝혔고 심윤 씨의 눈을 도려간 자도 나나라고 알렸습니다."조지운 스스로도 말하면서 간담이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상냥하고 온화하며 애교 가득한 나나 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무자비한 악마일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박시준은 그의 말에 조용히 컴퓨터를 켰다."하지만 진아연 씨도 증거가 없기 때문에 흥분한 듯합니다. 대표님, 이번 사건에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이가 태어나기만을 기다리시고 더는 진아연 씨와의 충돌을 만들면 안 됩니다." 조지운은 계속 말을 이었다.박시준은 그의 말을 듣더니 업무용 메일함을 클릭하고 입을 열었다. "나나 씨한테 사직서를 올리라고 해!"조지운: "네? 왜요? 지금 그녀의 신분은 피해자입니다. 이런 일들을 저질렀다는 증거도 없는 상황에 그녀를 신경 써주지 못할망정 해직 처리를 한다면 안 좋은 반응들이 보이지 않을까요?"박시준: "강진한테 말해.""네, 알겠습니다. 그럼 강진이 병원에서 돌아오면 제가 가서 말하겠습니다. 근데 혹시 원인을 묻는다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조지운은 잠시 생각하고 물었다.박시준: "진아연과 비슷한 여자가 곁에 있는 상황을 더는 받아들일 수 없어. 나나 씨가 원래부터 비슷하게 생겼든 나중에
병원.강진과 만난 나나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렸다."언니, 진아연 너무 한 거 아니에요? 증거도 없이 저를 때렸어요! 저희를 정말 업신여기고 있는 거잖아요!" 얼굴에 약을 바른 나나는 매우 초라해 보였다.반면 강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지금 시준 오빠의 아이를 배서 그런 짓도 할 수 있는 거야.""언니가 말한 것보다 훨씬 사나워요! 그년 때문에 코도 비뚤어졌단 말이에요. 박시준 씨는 어떤 태도예요? 저를 도와주지 않아도 되는데, 언니의 체면을 봐서라도 진아연 씨를 나무라겠죠?" 나나는 여전히 헛된 기대를 하고 있었다."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시준 오빠는 아이가 싫다고 말했지만 진아연이 오빠의 아기를 배면서 싫은 티 한번 낸 적이 없어. 진아연이 지금 어떤 짓을 하든 모두 봐주고 있단 말이야." 강진도 분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그럼 저 그냥 이대로 맞고 끝나는 거예요?" 나나는 수도꼭지가 고장 난 듯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언니의 말이 믿기지 않았다."절대 네가 이대로 당하게 놔두지 않을 거야! 진아연이 너를 때렸지만 실은 나에게도 경고하는 거야!" 강진은 진아연이 했던 말만 생각하면 화가 머리끝까지 났고 분해서 몸을 오들오들 떨었다.이때 강진의 휴대폰이 울렸다.그녀는 베란다로 가서 전화를 받았고 병실로 돌아올 때 조금 전보다 더욱 어두운 낯빛을 보였다."언니, 무슨 일이에요?" 나나는 왠지 예감이 좋지 않았다."하하, 맞춰봐! 시준 오빠가 너를 도와주기는커녕 너를 해고했어!" 강진은 휴대폰을 꽉 쥐고 너무 분한 나머지 미칠 것 같았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설마 진아연 씨가 뭐라고 한 거 아니에요? 아니면 증거라도 있나?!" 나나는 이불을 꼭 잡고 점점 불안해 했다."증거는 무슨! 증거가 있으면 그녀가 아니라 경찰들이 너를 찾아왔겠지! 네가 진아연과 너무 닮아서 시준 오빠가 널 자른 거야! 이제 더는 대역 따위 필요 없단다!" 강진은 시뻘게진 얼굴로 이를 악물었다.언니의 말을 들은 나나는 순간 맥이 빠져 버렸고자기
그녀는 누군가와 정오에 만나기로 약속했다.진아연은 어제 이런저런 생각 때문에 밤을 지새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강진은 나나와 손을 잡고 몰래 훼방을 놓고 있고 이대로 당하기만 하면 만만하다고 생각할 게 뻔한데 앞으로 더 악랄한 일을 벌일 수도 있으니이대로 넘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영상과 관련된 일에서 유력한 증거를 찾지 못했지만 다른 방법으로 반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녀는 박우진의 회사 근처 식당으로 향했고그녀가 만날 사람은 다름 아닌 박우진이었다.한때 진심으로 존경했던 남자였고 완벽한 그의 모습은 꿈속 왕자님에 대한 모든 환상을 만족시켜줬다.그러나 그런 아름다움을 뚫고 보니 평범한 남자보다도 못했다.예쁜 겉모습 속에 포장된 영혼은 이미 소심, 나약, 이기심, 탐욕으로 물들어있었다.물을 한 잔 마시자 박우진이 문을 밀치고 성큼성큼 다가왔다."아연아, 왜 갑자기 나를 찾은 거야?" 박우진은 그녀의 맞은편에 서서 그녀의 배를 힐끗 보더니 물었다. "이제 곧 낳을 때지?""너 아이를 싫어하는 거 아니야?" 진아연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럴 리가? 난 삼촌과 달라!" 박우진은 급히 반박했다."그러면 왜 심윤 아가씨를 죽였어? 박우진, 나 다 알고 왔어. 나나가 뭐라고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자기 친자식을 죽이다니." 진아연은 그를 보면서 조용히 말을 이었다.박우진이 돕지 않았다면 심윤이 어찌 그리 쉽게 눈을 잃게 될까?심윤의 가족이 국내에서 힘이 없어 어쩔 수 없지만 깊이 따지고 본다면 박우진과 엮일 게 뻔하다!"너..." 박우진은 순간 벙어리가 된 듯 버벅거리다가 어떻게 알았는지 묻고 싶었지만, 탄로 날까 봐 말을 잇지 않았다."긴장하지 마. 그냥 너에게 뭘 약속했는지 궁금해서 물어본 거야. 도대체 무엇을 약속했는데 그런 미친 짓을 버린 거야." 진아연은 부드럽고 온화한 말투로 말을 이었지만, 말끝마다 사람의 마음을 후벼팠다.이에 박우진은 빨개진 두 눈으로 말했다. "난 그냥 심윤의 기를 누르고 싶을 뿐이지, 아이를 해
"오늘은 너에게 돈을 주려고 왔어. 나를 도와 일을 했으면 하는데, 잘하면 사례금을 줄게. 물론 가격은 네가 정해." 진아연은 자신의 요구를 알렸다.박우진은 자신이 그녀한테 아직 쓸모가 있을 줄 몰랐다."돈은 문제가 아니야. 사실 나도 나나와 별다른 관계가 아니야. 애당초 너라고 생각해 말을 건넨 것뿐이야..."바로 돕겠다고 말하지 않았지만, 태도는 이미 바뀌고 있었다."네 회사 작년에 얼마 벌었어?" 진아연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에게 물었다.이에 박우진은 당황하여 머리를 긁적였다. "몇억 정도 벌었을걸! 나도 내가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어. 일 년 동안 열심히 벌어도 삼촌이 하루 밤낮 버는 것보다 못하겠지.""박우진, 20억을 줄게. 이 정도 사례금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계속 얘기하자고." 진아연은 그의 말을 끊고 말을 이었다."아연아, 우리 사이에 돈 얘기는 아니지. 돈을 주지 않아도 무조건 널 도와줄게!" 박우진은 안경을 어루만지며 속으로 기뻐했다.20억이라니. 이건 뭐, 하늘에서 돈이 떨어진 거나 마찬가지잖아."네가 전에 심윤 아가씨를 도와 나를 모함한 일 아직 잊지 않았어. 이번에도 배신하면..." 진아연은 조용히 그에게 경고를 날렸다."아연아, 나도 어쩔 수 없었어! 그때 심윤은 삼촌의 아이를 배고 있었잖아. 어찌 감히 그녀의 말을 듣지 않겠어?"박우진이 과거의 일들을 들추어내자 진아연은 추억에 푹 빠졌다."박우진, 심윤이 죽었다고 너희들의 비밀을 그 누구도 모를 것 같아? " 진아연은 잠시 고민하다 말을 바꿨다. "20억은 없는 일로 하자. 나를 도와 일을 하고 내가 네 비밀을 지켜줄게. 그렇지 않다면 네가 심윤과 바람피웠다는 일을 네 삼촌에게 알릴 거야. 물론 그때 되면 아마 황천으로 가서 심윤의 말동무가 되지 않을까?"박우진의 낯빛은 순간 창백해졌다."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마. 일을 제대로 처리한다면 사례금도 생각해 볼게. 만약 일을 망치면 아무도 얻지 못할 거야." 진아연은 부드럽게 위협했다."진아연,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