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머릿속이 하얗게 된 채하고 싶은 말을 까맣게 잊었다.위정의 어머니가 놀리면서 말했다. "이것 봐, 둘 다 부정하지 않잖아! 하하하!"위정은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화제를 돌렸다. "밥 먹고 나면 혈액 검사 결과가 나올 거야."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고개를 숙인 채 밥을 먹었다.점심 식사 후, 진아연은 위정이 함께 결과를 가지러 가는 걸 거절했다.아침에 그에게 폐를 끼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위정의 집은 병원 근처에 있었고 집을 나선 진아연과 박시준은 걸어서 병원까지 갔다."방금 왜 설명하지 못하게 했어요? 애매모호한 것이 좋아요?" 진아연은 그를 놀렸다."아줌마랑 잘 모르는 사이인데 꼭 변명하지 않아도 돼." 그는 바깥쪽에서 걸으며 주변 도로 상황에 주의를 기울였다."당신은 아줌마랑 잘 모르는 사이지만 나는 아줌마랑 친해요.""둘이 친하면 언제든지 설명할 수 있잖아." 그의 앞에 있는 파란불이 켜지고 그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조그마한 손을 잡고 길을 건너도록 이끌었다."혼자 갈 수 있어요."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차갑게 그를 바라보았다. "당신이 내 아이의 아빠인 건 인정해요. 그것만 빼면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내가 네 아이의 아빠라는 사실을 네가 인정하지 않아도 이미 확정된 사실이야." 그가 그녀에게 귀띔했다. "우린 지금 이 관계를 잘 유지하면 돼."그녀는 할 말을 잃었다.병원에 도착해 결과를 받아 든그녀는 검사 결과를 한 장씩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그가 불안하게 물었다. "어때? 괜찮대?""뭐가 괜찮다는 거예요?" 그녀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이 체크리스트에 적힌 건 당신 꺼야, 아니면 아이 꺼야?" 그는 이런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그녀는 홀몸이 아닌 두 사람이기 때문이다.그녀는 갑자기 눈을 치켜뜨고 대답했다. "아이는 아직 너무 작아요. 초음파를 통해서만 아이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요.""오, 이 혈액 검사는 별문제 없지?""매독과 임질은 일주일을 더 기다
비록 그가 심윤과 한동안 감정이 있긴 했으나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에 비해 그의 스캔들은 아주 적은 편이었다....저녁 6시.진아연은 지난밤 박시준이 보낸 레스토랑 주소로 두 아이를 데리고 왔다.박시준은 VIP 룸을 예약했다.프런트에 번호를 알려주자 웨이터가 곧바로 VIP 룸으로 안내했다.VIP 룸에 들어서자 라엘이 환호했다!"엄마! 여기 너무 예뻐요!"어린이날을 테마로 세심하게 배치한 VIP 룸이었다.온갖 아름다운 풍선들과 조명들, 꽃, 그리고 바닥에 쌓여 있는 선물 상자들에 눈이 부셨고 정신이 아찔했다."엄마, 이 선물 상자에 뭐가 들어 있어요?" 라엘이 선물 상자를 집어 들고 물었다.진아연: "이건 장식용 상자야, 안엔 아무것도 없어."웨이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진아연 씨, 여기 있는 모든 선물 상자에 선물이 들어 있어요. 박 대표님께서 오늘 진아연 씨와 아이들의 어린이날 선물로 준비한 거예요."진아연은 놀라 입술을 움직였지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진아연 씨가 도착하시면 음식을 올려도 된다고 박 대표님께서 당부하셨습니다." 웨이터가 말했다. "지금 음식을 올릴까요?"진아연이 고개를 저었다.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올려 주세요."그가 요청한 것인데 먼저 식사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식탁에는 과일과 과자들이 한 상 가득 있었다."알겠습니다. 시키실 일이 있으면 서비스 벨을 누르면 돼요. 언제든지 밖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웨이터가 말하고 떠났다.라엘은 선물 상자를 열고 싶지만 한이가 말렸다."오빠, 그냥 딱 한 번만 볼게." 라엘은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한이: "쓰레기 같은 남자들은 어떻게 하면 여자가 좋아하는지 잘 알아. 그런 인간이 준비한 선물이니까 네 마음에 들게 분명해."라엘은 입을 삐죽 내밀고 마지못해 선물 상자를 내려놓았다.진아연은 딸이 선물 상자를 열려고 하는 것을 보고 말했다. "한이야, 박시준이 어떤 선물을 줘도 엄마는 다 돌려줄 거야. 라엘이 열어보게 놔둬, 오늘은
박시준은 심윤과 함께 있느라 약속 장소에 오지 않았던 것이었다.하지만 이것은 진아연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은 아니었다.이보다 더 힘든 사실은 그녀가 박시준과 심윤에게도 아이가 있었던 걸 떠올렸다는 것이다.그뿐만 아니라 심윤은 그들의 아이가 그녀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말하고 있고박시준도... 그렇게 믿고 있었다.그렇지 않았다면 그녀가 지금 임신 중인 이 아이도 없었을 것이다.그렇게 생각하니 그녀는 눈시울이 시큼해 왔다.전화를 끊은 그녀는 온몸에 힘이 다 빠진 것 같아 황급히 식탁에 몸을 기댔다.그녀의 표정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두 아이는 곧바로 식탁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엄마! 무슨 일이에요?!" 라엘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엄마, 그 사람 안 와요?" 한이가 추측했다. "엄마 울지 말아요. 우리 집에 가요!"진아연은 눈물을 참고 죄책감을 느끼며 말했다. "둘 다 배고프지? 엄마랑 함께 나가서 저녁 먹자."두 아이는 고개를 저었다."엄마, 배 안 고파요! 그냥 화가 너무 나요..." 라엘은 눈시울이 붉어졌고 억울함이 몰려왔다.그녀는 오늘 일부러 가장 예쁜 드레스를 입었고 시은의 선물까지 준비해왔다.이로부터 그녀가 오늘 저녁 식사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지만 그들은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았다!박시준은 거짓말쟁이고시은이도 거짓말쟁이였다!"엄마, 밥 먹으러 가요!" 한이는 엄마가 배고플까 걱정돼서 어른스럽게 입을 열었다.진아연은 대답하고 나서 두 아이를 데리고 룸에서 나왔다.그들이 떠나려 하자 웨이터가 마음이 급해졌다. "진아연 씨, 아직 식사를 안 했잖아요. 아니면 지금 음식을 올리라고 할까요? 이미 다 준비해놨는데 ..."진아연은 걸음을 멈추고 대답했다. "필요 없어요."웨이터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라 어리둥절해 있었다.하지만 진아연이 한사코 가겠다고 하니 웨이터는 감히 그녀를 막지 못했다. "진아연 씨, 룸에 있는 선물들은 다 가지고 가셔도 돼요. 만약 가져가기 힘드시면 주소를
진아연이 전화를 끊고 나서야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했다."내려!" 그는 차를 세우고 소리를 질렀다!시은이는 놀라 목을 움츠렸고뒷좌석에서 있던 심윤은 눈물이 앞을 가렸다.그녀는 그녀에게 한 말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차가 아직 시내에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에서 내리고 싶지 않았다."심윤, 내게 강요하지 마!" 박시준은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흉악스럽게 쳐다보았다.심윤은 너무 무서워서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그녀가 차에서 내린 후, 차는 '부르릉' 소리를 내며 예리한 화살처럼 돌진해 어두운 밤 속으로 사라졌다.20분 후, 박시준은 그가 주문한 레스토랑에 도착했다.룸에 들어서자 매니저는 바닥에 있는 선물 상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선물을 다 풀긴 했는데 하나도 안 가져갔어요."박시준은 이미 푼 선물 상자를 보며 눈시울이 붉어졌고 목이 메어왔다."과일과 간식도 조금 먹었어요." 매니저가 말을 이었다. "사실 조금 늦었을 뿐 큰 문제는 없는데... 웨이터가 여러 번 음식을 올리자고 제안했었습니다..."박시준은 인상을 찌푸리며 손을 들어 매니저의 말을 끊었다.진아연은 그가 늦게 와서 화가 난 게 아니라 심윤이 한 말 때문에 화가 났을 것이다.그는 시은이를 부축해 식탁에 앉히고 매니저에게 말했다. "음식을 올려."매니저는 곧 웨이터를 불러 식탁에 있던 과자와 과일을 치우라고 지시했고, 주방에는 음식을 올리라고 지시했다.이윽고 푸짐한 식사가 식탁에 차려졌다.시은이는 한 상 가득한 음식을 보며 기뻐할 수 없었다. "오빠, 아연이에게 전화해 봐.""내 전화를 받지 않을 거야." 그는 진아연의 성질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온화하고 조용해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고집이 센 성격이었다.그는 그녀에게 사과할 것이지만, 아직 어떻게 사과해야 할지 생각하지 못했다."아연이가 화났어." 시은이가 고집스럽게 말했다. "지금 전화해."그는 동생의 고집을 이길 수 없어 진아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죄송합니다. 전화기가
거실.라엘은 마이크의 품에 안겨 애교를 부리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박시준이 안 왔어요. 우리가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엄마가 전화해서야 안 온다는 걸 알았어요... 엄마가 우리를 데리고 다른 곳에 가서 밥을 먹었어요."마이크는 라엘을 꼭 껴안고 큰 손바닥으로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라엘의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다시는 그 사람과 함께 식사하지 않을 거예요! 엄마도 그 사람과 함께 식사하지 못하게 할 거예요!""그래! 울지 마, 엄마가 네가 그렇게 슬퍼하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실 거야." 마이크는 마음속으로 박시준을 죽어라 욕했다!오늘은 어린이날이라 다른 아이들은 기분 좋게 보내고 있지만 두 아이는 집에서 슬퍼하고 있었다.이 나쁜 자식!그는 그저 데이트 한 번을 망쳤다고 생각했겠지만, 사실은 두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 것이었다.마이크는 두 아이를 데리고 밖에 나가 놀고 싶었지만 두 아이는 고개를 저었다.마이크는 아이들과 잠깐 놀아주고 난 후에 목욕시키러 데려갔다.라엘은 평소에 잠자리에 드는 것을 가장 싫어했지만, 오늘 밤 목욕을 한 후 혼자 침대에 올라가 이불을 덮었다.마이크는 그들을 위해 불을 끄고 아이 방에서 나와진아연의 침실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녀는 아직 잠들지 않았을 것이다.그는 그녀를 위로하고 싶었다. 어쨌든 그녀는 지금 임신 중이니 일반 사람들과 달랐다.그녀가 슬픔에서 헤어 나올 수 없을까 걱정됐다.그는 그녀의 방문 앞에 걸어가서 가볍게 문을 두드리고 열었다.방안은 칠흑같이 어두웠고복도에서 흘러든 빛을 빌어 큰 침대 위에 그녀가 잠든 듯 옆으로 누워 있는 것이 보였다.보통 그녀는 그렇게 일찍 잠자리에 들지 않았다. 그녀가 자는 척을 하는 것이라 해도 그는 그녀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방 문을 닫고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조지운이 그에게 문자 몇 통을 보내 진아연의 상황을 물었다.마이크는 이 문자들을 보며 짜증이 몰려왔다: 당신 대표가 물어보라고 했어요? 그 자식이 남자라면 직접 와봐야 하는 거
이 말을 들은 박시준은 돌아서서 떠났다.그의 차가 멀어지는 것을 본 마이크는 크게 숨을 내쉬었다.다음 날 아침.시은이가홍 아줌마와 함께 왔다.아침을 먹고 있던 두 아이는 시은이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주방에서 나오지도 않았다.마이크는 시은이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박시준이 온 줄 알았다!"아연이랑 한이, 라엘에게 사과하러 왔어." 시은이의 목소리가 맑고 힘 있게 들려왔다. "어젯밤 오빠랑 내가 지각 한 건 잘못했어.""시은 씨, 시은 씨가 사과할 필요 없어요. 사과해야 할 사람은 박시준이에요." 마이크가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들고 주방에서 다가왔다."오빠는 좀 있다 사과하러 올 거야." 시은이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나는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온 거야."마이크는 소리를 내어 웃었다. "이 문제는 시은 씨와 아무 상관이 없어요. 사과하거나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어요."시은이는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어제 오빠가 날 데리고 새로운 의사 선생님 만나러 갔었어. 그 의사 선생님이 아주 먼 곳에 있어서 운전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거든... 나 때문에 오빠가 늦은 거야."그 말을 들은 라엘이 주방에서 걸어 나왔다."시은 언니, 정말이에요?" 라엘은 어젯밤에 너무 심하게 울어서 오늘 눈이 계속 부어 있었다.시은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거짓말이면 난 개새끼야."이때 한이가 아침 식사를 마치고 거실을 지나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갈 준비를 했다.시은이는 그를 보자마자 다가갔다. "한이야, 미안해. 어젠 일부러 늦은 게 아니었어."한이는 시은이에게 화를 내는 게 아니었다.그는 시은이의 손을 뿌리치며 차갑게 말했다. "학교에 가야 해."시은이는 그를 놓아주고 가방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그의 손에 쥐여 주었다. "어린이날 선물이야, 받아 줘, 응?"마이크는 한이가 거절할까 두려워 성큼성큼 한이의 옆에 다가가 말했다. "출발할 시간이야. 지각하면 안 되잖아
시은과 라엘이 거실에서 나와 별장 문을 향해 걸어갔고박시준은 그들의 모습을 보고 성큼성큼 다가갔다."시은아, 라엘이 학교에 가야 하니 먼저 집에 데려다줄게." 그는 시은이의 앞에 다가가 말했다.시은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 "오빠, 난 이미 라엘에게 사과했어, 오빠도 라엘에게 사과해."라엘은 눈을 내리깔고 조그마한 입으로 삐죽거렸다.박시준은 쭈그리고 앉아 진아연을 닮은 라엘의 얼굴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라엘아, 미안해. 어젯밤에 늦었을 뿐만 아니라 네 마음도 아프게 했지? 엄마한테 왜 늦었는지 설명하고 싶어."그가 물었다. "엄마가 어디 갔는지 알아?"방금 그가 진아연의 경호원에게 물었을 때 경호원은 입을 꾹 다물고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라엘은 가까운 거리에서 박시준의 얼굴을 바라보며 마음속의 긴장감이 조금씩 사라졌다.그는 비록 쓰레기였지만, 정말로 잘생겼다."전 당연히 엄마가 어디 있는지 알죠." 라엘은 대단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턱을 쳐들고 말했다. "하지만 저는 지금 유치원에 가야 해서 더는 얘기할 수 없어요. 전 아저씨처럼 지각하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요."라엘의 말엔 뼈가 있었다.박시준의 얼굴에는 당혹감과 무력감이 가득했다.라엘은 주먹을 꽉 쥐고 마침내 화풀이했다.사실 아이는 엄마가 어디에 있는지 전혀 몰랐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엄마는 이미 밖에 나간 뒤였다.그러나 아이는 의도적으로 박시준의 관심을 끌었고 이는 그에게 주는 자그마한 벌이라 생각했다.경호원은 라엘의 책가방을 들고 다가와 한 손으로 그녀를 안아 들었다.박시준은 일어서서 시은이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돌아가자."시은이는 아쉬운 마음에 고개를 끄덕였다.차가 스타팰리스를 나온 뒤 박시준은 마이크에게 전화를 걸었다.마이크는 전화를 빨리 받았다."마이크, 진아연이 어디 갔어요? 회사에 갔다는 말은 하지 마세요." 박시준은 시은이를 집으로 보내고 진아연을 찾아가기로 했다.그는 가능한 한 빨리 진아연을 찾아 어제 있었던 일을 설
마이크는 웃음을 참았다. "좋아요!""그래요.""이번 우리 고객은 국경 수비대예요, 그래서 진아연이 머무는 곳도 국경 수비대 주둔지에 있죠." 마이크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갈 수 없다고 얘기했잖아요.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박시준은 이를 악물고 전화를 끊었다.Z시는 나라의 국경에 있으며 여기에서 비행기로 거의 4시간이 걸린다.진아연이 탄 비행기가 아침에 출발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녀는 아직 착륙하지 않은 것 같았다.착륙했다 하더라도 방금 도착했을 것이다.그녀가 간 곳은 특별한 곳이고 위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그렇게 걱정되지 않았다.그녀가 출장에서 돌아온 후 해명해도 상관없었다.그가 제멋대로 Z시로 달려가 그녀의 일에 영향을 준다면 그녀는 화가 더 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시은이를 집으로 보낸 후 그는 회사에 갔다.회사에 도착하자 비서가 와서 보고했다. "박 대표님, 심윤 양이 아래층에 있는데 대표님께 사과하러 왔다고 합니다."박시준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여자를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절대 회사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비서: "알겠습니다. 박 대표님!"ST그룹 건물에서 쫓겨난 심윤은 자존감에 큰 타격을 받았다.박시준을 만나기 전, 그녀는 도도한 여자였다. 하지만 박시준은 그녀를 함부로 대했다.그녀가 전에 임신한 아이가 그의 아이가 아닌 게 참 다행이라 생각했다. 만약 그랬다면, 그에게서 이런 대우를 받고 아마 화가 나 피를 토했을 지도 몰랐다.차에 오른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박우진에게 전화를 걸었다."박우진 씨, 나랑 같이 해외에 바람이나 쐬러 가죠."박우진은 궁금한 듯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삼촌이 또 화나게 했어요?""헐! 무시하지만 않아도 참 좋을 것 같네요. 이제는 만나는 것조차 꺼려 하더라고요." 심윤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위로해 주러 올래요?""하던 일을 마저 하고요... 심윤 씨, 지난번에 그를 포기했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왜 다시 찾아 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