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진아연의 말에는 진실이 있긴 있는 걸까?그녀는 박시준을 경계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를 완전한 적으로 여기는 걸까?경계를 한다면 왜 그러는 걸까?진아연은 뭐가 그리 무서웠을까?만약 그를 적으로 여긴다면 더 이해가 안 간다!박시준은 그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왜 적으로 여기는 걸까?돌아오는 길에 박시준은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집에 도착한 후, 홍 아줌마가 시은이를 데리고 쉬러 갔다.박시준은 전화 한 통을 받고는 다시 차를 몰고 나갔다.고급 나이트 클럽.성빈은 박시준이 도착하자 그를 소파에 앉혔다."시준아, 하루 종일 어디 갔었어?" 성빈은 술잔을 건네주며 술을 따랐다."김세연 만나러 갔었어." 그는 술잔을 받아 한 모금 마셨다. "누가 김세연의 수술을 집도했는지 너희들은 죽어도 모를 거야."모두의 시선이 박시준에 집중되었고 그의 답을 기대했다.그러나, 박시준은 더이상 얘기를 하지 않았다."야, 내가 진아연한테 그렇게 못해줬어?" 박시준은 인상을 찌푸리며 잔을 비웠다. "이혼도 걔가 하자고 한 거잖아, 내가 어떻게 잡아도 반드시 헤어진다고 한 것도 걔야. 이혼 후에도, 걔는 자기 사업 하고 나도 내 삶을 살았어. 그리고 걔가 힘든 거 있으면 내가 최선을 다 해서 도와주기까지 하고. 걔가 나랑 완전히 선을 긋고 나한테 심윤이랑 결혼하라고 해서 내가 그것까지 들어줬어... 그런데 걔는 왜 아직도 나를 이렇게 싫어할까?"그는 이미 약간 취한 듯했다.모두가 알 듯이 현재 박시준의 여자는 심윤이다. 그럼에도 지금 그의 마음 속에는 진아연 뿐이었다.이젠 아예 대놓고 진아연을 위해 슬퍼하고 그를 위해 술을 마시고 있다."시준아, 너 진아연한테 할 만큼 해줬어! 걔가 지금 너를 이렇게 대하는 건 네가 걔한테 너무 잘해 줘서 그래! 여자들은 다 똑같아! 잘해 줄수록 더 멀리 밀어내! 거칠게 대하면 오히려 말을 더 잘 들어!""나도 네가 진아연한테 할만큼 했다고 봐! 작년에도 걔를 위해 200억이나 써잖아, 걔가
박시준은 방금 무슨 말들을 했었는지 애써 되새겨 보았다. 하지만 아파오는 머리로는 도저히 생각을 하기가 힘들었다.됐어!뭘 말했는지 뭐가 중요해, 심윤이 들었으면 뭐 어때....심윤은 머리를 무언가에 세게 얻어 맞은 느낌이었다.모든 생각이 뒤죽박죽 꼬이고 있었다.그러면서도 갖고 있던 모든 의문이 다 풀리는 듯했다.비록 진아연이 자기보다 의술이 뛰어나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웠지만 사실은 정말 그런 것 같았다.진아연이 바로 노 교수님의 그 마지막 제자였다.그리고 시은이에게 두 번이나 수술을 하고도 이름을 남기지 않은 의사도 진아연이었다!왜냐하면 박시준으로부터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 사람 역시 진아연 뿐이기 때문이다.다른 누구도 그럴 수 없다!그 말은 지금 자기가 박시준한테서 얻고 있는 이 모든 것이 다 진아연 덕분이라는 소리다.어느날 진아연이 이 모든 사실을 박시준에게 털어놓는다면, 그러면 지금 그녀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되돌려 줘야 할지도 모른다.순간 그녀의 태도는 매우 소극적으로 바뀌었다.그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금 이 상황을 뒤집을 방법을 찾아야 했다.다음날 아침.아침 식사를 마치고 심윤은 박 부인을 모시고 산책을 나갔다."어머님, 어제 시준 씨가 저한테 약혼식을 취소한다고 전화했을 때, 이유를 저한테 말해 줬어요."박 부인은 심윤에게 죄책감을 느꼈고 그래서 저도 모르게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어제 오전에 시준 씨가 어디 갔었는지 아세요?" 심윤은 쓴 웃음을 지으며 "진아연이랑 같이 있었대요." 라고 말했다."아니! 이 자식이!" 박 부인은 인상을 찌푸렸다."시준 씨가 그랬어요, 아직 진아연을 사랑한다고, 그래서 저랑 약혼을 못한다고 했어요." 심윤은 눈시울을 붉혔다. "저 어제 밤 자세히 생각해 봤는데요, 시준 씨 잘못이 아니에요, 제가 억지로 시준 씨를 옆에 두려고 했던것 뿐이에요. 이제 다른 걸 바라지도 않아요, 전 그냥 시준 씨 아이를 가진 것만으로 만족하고 시준 씨가 행복하길만 바랄 뿐이에요."
이 상황을 본 진아연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그녀는 그냥 심윤의 팔을 뿌리쳤을 뿐인데 심윤이 뒤로 넘어지다니?심윤은 바닥에 누운 채 배를 부여잡고 소리를 질렀다. "아이... 내 아이..."심윤의 갑작스러운 소리에 경호원, 아주머니 그리고 박 부인까지 모여왔다."심윤아, 어떻게 된 거야?!" 박 부인은 화를 내며 말했다. "진아연이 그런 거지?"그렇지 않으면 심윤은 왜 쓰러져 있을까?그녀가 일부러 넘어질리는 없고.평평한 마당에서 걸려 넘어질 것도 없었다.심윤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진아연! 당신이 시준 씨 마음을 빼앗아 간 것도 모자라 이제 아이한테도 손을 대는 거예요? 아이가 무슨 죄가 있는데요..."심윤의 갑작스런 두 얼굴에 진아연은 치가 떨렸다.그녀는 이 모든 것이 심윤의 계획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하지만 그녀는 한 가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바로 심윤이 뱃속의 아이까지 다치게 만들어서라도 자기에게 죄를 뒤집어 씌웠다는 것이다.설마 이렇게 하면 박시준이 자기를 싫어할 거라고 생각한건가?하지만 아이에게 문제라도 생긴다면?"심윤 씨, 어떻게 아기를 가지고 저한테 잘못을 뒤집어 씌울 생각을 하죠? 그리고도 당신이 무슨 엄마예요!" 진아연은 생각할수록 치가 떨렸다."아파... 너무 아파... 진아연... 당신이 저를 밀었잖아요! 다 보고 있는데..." 달려온 경호원은 심윤을 들어 안았다. 그러자 심윤은 더 서럽게 울어댔다. "아이한테 무슨 문제라도 있어 봐... 내가 가만 두지 않을 거야! 죽는 한이 있더라도 널 가만 안 둘거야!"경호원은 심윤을 안고 빠르게 차로 이동했다.박 부인의 몸에도 힘이 잔뜩 들어갔다.마음 속에 분노도 점점 치밀어 올랐다.그는 진아연의 얼굴을 세게 때렸다."진아연, 시준이가 예쁘다, 예쁘다 하니까,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보네?! 여긴 박 씨네야! 감히 우리 손자한테 손을 대! 정말 아기한테 문제라도 있으면 널 죽여 버릴거야!"도우미 아주머니는 박 부인을 부추기고 밖으로 나갔다.차는 떠났고
전화 반대편에서 박시준이 휴대폰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이 확 들어갔다.30분 후, 그는 병원에 도착했다."죄송합니다, 박 대표님. 아기는 살리지 못했습니다." 담당 의사가 말했다. "심 아가씨가 정신적으로 충격이 컸나 봅니다. 아직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박 부인은 목이 메어 말문이 막힌 채 옆에 있었다.심윤의 아버지는 손에 검은 봉투를 든 채 잿빛이 된 얼굴로 서 있었다.이 봉투 안에는 심윤의 아기가 들어 있었다."박시준, 너 우리 딸한테 명분을 안 준 것도 모자라, 내 손자까지 죽게 됐어! 이건 너무한 거 아니야?!" 심윤의 아버지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박시준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박시준은 검정색 봉투를 바라보고는 말했다. "아기 저한테 주세요."이 아이를 생각하니 그의 마음은 매우 복잡했다.슬픔까지는 아니었다.그러나 진아연 때문에 죽었다니 속으로는 화가 치솟았다.분노가 꾸역꾸역 치밀어 올랐지만 그의 이성은 그에게 이 아기를 친자확인을 하도록 시켰다."흥! 아기는 왜? 뭐, 살리기라도 할거야?!" 아버님은 봉투를 꼭 잡고 말했다. "넌 아빠로서 자격 없어! 내 딸이 너 같은 인간을 사랑한 것도 가장 어리석은 일이야! 다 너 때문이야! 평생 널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야!"아버님은 몹시 흥분되어 있었다.말은 하면 할수록 듣기 거북했다.경호원은 더 심한 말을 하기 전에 그를 끌어내려 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몸싸움을 벌였다.이때, 병동에서 간호사의 소리가 들려왔다."장 박사님! 38병상 환자가 출혈이 좀 심합니다!" 간호사가 병실에서 뛰쳐나와 의사한테 보고를 했다.박시준은 병동 쪽을 쳐다보았다.침상에 누워 있는 심윤은 얼굴에 핏기가 없었고 마치 죽은 것처럼 보였다.박시준은 심장이 조여오기 시작했다. 그는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의사는 심윤의 출혈양을 체크하고 혈압을 다시 체크했다. 그리고는 말했다. "환자가 출혈이 너무 심해요, 빨리 지혈해야 합니다!"...진명그룹.진아연은 아직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그녀는 계속
전화 반대편에서는 몇 초 동안 침묵이 흘렀다.박시준은 진아연이 어렇게 나올 줄은 예상치 못했다."진아연, 아무리 그래도 하나의 생명이잖아!" 그는 화내며 말했다. "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심윤의 아들이 죽었어요?" 진아연은 한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심윤이란 여자에 대해 정말 더이상 할말을 잊었다. "심윤 지금 몰래 웃고 있죠? 무고한 생명까지 이용해 지금 이 상황을 만들었으니까, 정말 대단하네요, 역시 박시준 옆에 있을 만한 여자네요!"그녀의 말에는 가시가 있었다..이 말은 심윤 뿐만 아니라 박시준도 똑같은 인간이라고 비꼬고 있었다.박시준의 표정은 더 안 좋아졌다. "지금 심윤 출혈이 심해 응급실에 있어! 너 말대로 이게 다 심윤의 계획이라면 아기도 그렇지만 걔가 자기 목숨까지 걸어가면서 했다 그거야? 너 지금 엄청 똑똑한 줄 알지?!"진아연은 말문이 막혔다."진아연,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 박시준은 한마디, 한마디 똑바로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전화기를 들고 있는 진아연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온몸의 힘도 어디론가 다 빠져가났다.마이크는 걱정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가 생각해도 방금 얘기한 일은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었다. "아연아, 도대체 무슨 일이야?"진아연은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가서 밥이나 먹어!""뭐가 괜찮아! 다 들었어. 심윤이 유산했다며. 걔가 너한테 뒤집어 씌운 거지? 너 때문이라고? 이 미친 여자가!" 마이크는 주먹을 불끈 쥐며 치솟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다."됐어, 지금 출혈이 심해 응급실이래." 진아연은 담담했다. "나도 모르겠어, 그때 정말 내가 실수로 밀어서 넘어진 게 아닌지헷갈려, 그래서 지금 유산까지 된 건지...정말 잘 모르겠어. 정말 일부러 넘어진 게 아니라면 대가가 너무 심하잖아."진아연의 말에 마이크는 인상을 찌푸렸다. "박시준이 너한테 뭔 짓 한다고 했지?""내 걱정 하지마, 찾아와 봤자, 뭐 나를 죽여 복수라도 할 거 아니잖아." 진아연
스타팰리스 유치원오늘은 경호원의 첫 출근날이다.경호원은 두 아이를 픽업해 집으로 데려갔다."경호원 아저씨, 저 오빠랑 잠시 밖에서 놀다 가면 안돼요?" 라엘은 고개를 들고 경호원을 시탐해 보았다.경호원은 조리있게 답했다. "안될 것 없습니다, 아가씨! 저녁을 먹고 제가 모시고 가겠습니다."라엘: "네! 우리 저녁에 뭐 먹어요? 시켜 먹나요? 아니면 아저씨가 직접 해 주시나요? 경호원 아저씨, 아저씨는 몇시에 퇴근해요?"경호원: "어머님이나 삼촌이 돌아오면 퇴근할 겁니다. 아가씨랑 도련님이 괜찮으시다면 제가 저녁 해 드리죠."라엘은 중얼거렸다. "그럴려면 우선 마트에 가서 장을 봐야 되는 거죠? 아저씨가 저희한테 밥을 해 주면 엄마가 월급을 두 배로 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 아니다, 아저씨가 한 밥이 맛이 없으면 두 배로 주지 않아도 되네요."경호원은 웃으며 말했다. "어머님이 저한테 주는 월급은 아가씨와 도련님에게 하루 10끼씩 밥을 해 줘도 충분할 정도입니다."그리고 경호원은 두 아이와 함께 마트로 향했다.저녁 7시에 경호원은 마이크의 전화를 받았다.마이크는 두 아이의 상황에 대해 물은 다음 "저 오늘 좀 늦게 들어갈 수도 있어요. 아이들이 9시에는 자요. 그니까 저랑 아연이 9시가 돼서도 안 들어가면 알아서 퇴근하세요."마이크는 진아연을 찾을 수 없었다.그는 퇴근 시간에 맞춰 진아연을 찾아갔지만 진아연은 지리에 없었다.전화도 받지 않았다.그리고 잠시 후 다시 전화를 걸어보니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마이크는 욕이 나올 뻔했다.박시준이 그녀를 데려간 게 틀림없다!박시준의 전화도 통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마이크는 바로 운전해서 박시준의 저택으로 향했다.그는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조지운과 통화를 했다. "심윤이 유산한 걸 어떻게 아연이한테 뒤집어 씌울 수 있어요?! 아연이가 그럴 사람도 아니고 그런 짓을 절대 할 리가 없어요!"조지운 : "오늘 대표님도 회사에 나오지 않았어요. 심윤 씨 그일, 저도 들었어요. 하지만 제가 현장
그대로 갚아 줘?!진아연은 잘못 들은 줄 알았다!아기가 상품도 아니고 어떻게 그대로 갚아 준다는 것인가? !진아연의 얼굴에는 물음표로 가득했다. 박시준은 천천히 말을 이어서 했다. "너의 배로 애 하나 낳으면 돼! 살든 죽든 상관없어! 내 자식이면 돼!"진아연은 떨리는 몸을 겨우 가누며 소리를 질렀다. "박시준 씨, 당신 미쳤어요?! 네?!"예전에 처음 그가 박시준의 아이를 임신했을 때, 박시준은 경호원한테 데리고 가서 애를 지우라고 했었다!다 잊은 건가? !지금 와서 애를 낳아 달라고 한다? 박시준은 지금 진아연을 뭐로 보는걸까?!장난감?낳으라 하면 낳고, 낳지 말라하면 지우고?어처구니가 없었다!"그래, 나 미쳤어!" 박시준의 붉은 눈에서는 화가 불타올랐다. "진아연, 나를 이토록 미치게 한건 바로 너야! 거짓말만 하는 못된 년! 너가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 나를 농락했어!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진아연은 그가 뿜어내는 무서운 기운에 너무 두려워 숨조차 쉴 수 없었다.그녀는 한걸음, 한걸음 뒤로 물러나다 소파에 주저앉았다!"진아연, 내가 지금까지 너한테 너무 관대했어! 잘못을 했으면 대가를 치뤄야 하는 게 맞아! 이 아이 너 무조건 낳아야 돼! 죽은 아이를 낳아도 상관이 없어!" 박시준의 말에는 더이상 감정이 담겨 있지 않았다. "오늘부터 내가 필요하면 넌 반드시 나타나야 돼! 너가 내 아이 임신할 때까지!"박시준은 진아연은 내려보았고 진아연은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두 손으로 소파 커버를 움켜쥔 진아연의 심장은 엄청 빠르게 뛰었다.진아연은 아이를 낳아도 박시준이 제대로 대할 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싫어요! 낳고 싶으면 다른 여자 찾아가 낳아요!" 라며 반항을 했다."그렇게 못해! 이번에는 네가 세상 끝까지 도망쳐도 내가 다시 잡아올 거야!" 박시준은 진아연의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자유를 얻고 싶으면 두 가지 방법뿐이야! 죽든지, 내 아이를 낳든지! 그래, 죽는 게 더 나을
마이크는 자기가 생각해낸 훌륭한 방법을 조지운에게 얘기했다.조지운: "대표님이 이것 갖고 위협을 받을 리가 없어요, 시은 아가씨 옆에는 항상 이모님과 경호원들이 상시로 따라 다니는데, 진아연 씨 집에 데려가 봤자, 그냥 생활하는 곳이 다른 곳으로 바꾼 것밖에 안 돼요."마이크: "???"조지운: "제가 장담하는데, 대표님께서 진아연 씨를 해치지 않을 거예요."마이크: "어떻게 장담 하는데요?!"조지운: "못 믿으면 어쩔 수 없죠! 전 병원에 심윤 씨 보러 갈 거예요,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대요."마이크의 조급했던 마음이 조금 안정되었다. "심윤은 지금 상황이 어떻대요?""수혈을 받고있다는데 아직은 깨어나지 않았대요.""그래요... 아연이가 심윤을 밀지 않았다고 그러던데, 심윤 그 여자는 왜 그랬대요?" 마이크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뱃속에 아이가 박시준 씨 아이 아닌가 봐요?""마이크 씨니까 당연히 진아연 편에서 말하죠. 그날의 진실이 무엇인지 아직은 말하기가 좀 이른 것 같아요." 조지운은 객관적으로 말했다.마이크는 큰 웃음을 터뜨렸다. "제가 보기에는 심윤 뱃속에 그 아이, 박시준 아이 아니에요, 만약에 정말 박시준의 아이라면 심윤이 목숨을 바쳐서라도 안 넘어질려고 했을 거예요. 가서 박시준 씨한테 친자확인 해 보라고 해요.""안될 걸요. 아이를 낳자마자 심윤 씨 아버지가 가져갔어요.""하하하!""웃지 마세요. 아직 심윤 씨의 생사도 모르는 상황인데, 누구 아이인지가 뭐가 중요해요." 조지운은 말했다. "어쨋든 아이는 이미 죽었잖아요.""왜 안 중요해요? 우리 아연이가 다 뒤집어 쓰게 생겼는데!" 마이크는 또 다시 화를 냈다."너무 안좋게 생각하지마세요. 저희 대표님 원래도 그 아이가 태어나는 걸 원하지 않았어요. 이제 아이가 없어졌잖아요, 어쩌면 대표님이 진아연 씨한테 고맙게 생각할지도 몰라요!" 조지운은 이어서 말했다. "진아연 씨가 지금 집에 없다면서요, 마이크 씨는 애들 보러 안 들어가요?""집에 경호원이 애들 보고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은준 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 요 며칠 동안 언니 오빠랑 놀러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진지한: "괜찮아. 은준이 집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우리도 놀 기분 아니야. 은준이 어머님 장례식 참석하고 돌아갈게."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지?" 진지한을 물었다.서은준은 현이의 남자친구자 현이 또래기도 하니 현이의 오빠로서 왠지 모르게 서은준을 도와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이: "국내랑 비슷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게 치르고 보통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치르곤 해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식은 따로 안 치르고 직접 무덤에 묻기도 하구요."진지한: "좀 거하게 치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현이: "오빠, 은준 씨 어머님 장례식 치르는 거 도와줄려고요? 은준 씨 친척들도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거하게 안 치러도 돼요."진지한: "그래. 그럼 은준이랑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현이: "고마워요, 오빠. 근데 안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례식 치르는데 돈 많이 들진 않을 거예요. 은준 씨도 저희가 자기 어머님 장례식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그래 그럼! 가서 은준이 옆에 있어줘!"현이: "오빠, 그럼 오빠랑 새언니는...""우리 걱정은 안해도 되. 나 너희 새언니랑 밖에 나가서 좀 걸을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알았어요, 오빠."현이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병동을 나섰다.서 어르신은 병원 건물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과 배유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진 대표님, 저희 아들이 저한테 깊은 오해가 있어 현이까지 절 싫어하나 보네요. 사실 저 예전에 현이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서 어르신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현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희 집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는 현이를 키우던 할머니와 같이 우리 집 주방에
전화를 끊은 후 서은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현이는 서은준의 곁에 서서 물었다. "은준 씨, 왜 그래요?"서은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대. 미안하지만 당신 혼자 형님이랑 시간 보내야 될 것 같아! 난 병원으로 가야 될 것 같아."현이: "같이 가요! 어머님 방금까지 멀쩡하셨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두 사람은 진지한과 배유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차를 잡으러 길가로 향했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두 사람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배유정: "여보, 우리도 병원에 가봐요! 은준 씨 어머님이 돌아가셨나봐요."진지한: "그래."두 사람은 택시 한 대를 세우고 서은준이 탄 차를 쫓았다.병원.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서은준은 함께 서있는 의사 선생님과 서 어르신을 보았다.서 어르신은 아첨하는 말투로 말했다. "은준아, 원래는 너희 엄마 보러 병원에 온 건데 내가 왔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 너무 안타깝구나!"서은준: "당신이 오기 전에 사망한 거 확실해요? 저도 오늘 왔었어요, 제가 왔을 땐 분명 아주 멀쩡했다고요!"서 어르신: "물론 다 사실이지! 못 믿겠으면 의사한테 물어봐!""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서은준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간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우리 엄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저 사람 오기 전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오고 나서 돌아가신 거예요?"겁에 질려 있는 간호인들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서 어르신은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간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묻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제가 여기 왔을 때 당신 어디 있는지 그림자도 못 봤는데 혹시 밖에서 놀고 있던 거 아니에요?"간호인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버님께서 오셨을 때 물 받으러 잠깐 병실에 없었어요. 아버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어머님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번 달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간호인은 말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 나 지금 무시하는 거야? 우리 서씨 집안이 지금 좀 상황이 안 좋긴 해도 T국에서 여전히 명망있는 가족 기업이라고! 은준이가 철이 없다고 당신까지 이렇게 무식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은준이 뒤에 내가 없었다면 박씨 집안에서 우리 은준이 거들떠 보기나 할 것 같아?"서은준의 어머니: "그 입 다무세요! 박씨 집안에는 당신처럼 속좁은 사람 없어요! 현이 가족들은 우리 은준이를 무시하지 않는다고요! 그니까 괜히 쓸데없이 그분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한 짓 하지 말라고요!"서 어르신: "정말이야? 박씨 집안에서 정말 은준이를 반대 안 해? 어떻게 반대 안 할 수가 있지? 설마 은준이더러 A국에 가서 데릴사위라도 하라는 건가?"서은준의 어머니: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 여태껏 은준이 돌본 적 없잖아요. 이젠 은준이도 독립했으니 당신 도움 더 필요 없어요! 만약에 은준이 여자친구가 현이가 아니었다면, 현이가 박씨 집안 딸이 아니었다면 당신 이렇게 부지런히 저 찾아오지 않았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 품고 있는지 제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서 어르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 거야? 은준이 18살 때 당신이 내 곁으로 보냈잖아? 당신은 못 키우겠다고 나더러 키우라고 했잖아? 내 도움이 없었다면 은준이 저렇게 유학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아? 만약에 유학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능력있을 것 같아? 지금 저렇게 사업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덕분이라고!"서은준의 어머니는 화가 치밀어올라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은준이더러 대학 등록금 다 갚아주라고 할게요!"서 어르신: "이건 대학 등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은준이 내 아들이야, 엄연한 내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아들이라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은준이가 나중에 잘 지내던 못 지내던, 이 애비 떨쳐낼 생각은 꿈도 꾸지
현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저 지금은 안 가요. 저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거 하면 되요."서은준: "여기 있어봤자 너한테 시간낭비일 뿐이야."현이: "저 그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했다고요, 잠깐 쉬겠다는데 뭐가 어때서요."잠시 후 진지한과 배유정은 호텔로 돌아왔고 네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의 오빠와 새언니가 오는 것을 몰랐기에 그들이 온 것을 보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었다.현이는 전동으로 서은준 어머니의 병실 침대머리를 올려 주었다. "어머님, 저희 오빠랑 새언니 신혼여행 겸 여기 놀러 왔다 어머님이랑 은준 씨 보러 여기 들른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 "아이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현이를 알게 된 건 정말 우리 아들의 행운이에요..."배유정: "어머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준 씨도 얼마나 훌륭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현이도 은준이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서은준의 어머니: "듣기론 현이 집이 엄청난 부자라던데... 혹시 우리 은준이 반대하는 건 아니죠?"배유정: "어머님, 저희도 사람 됨됨이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준이랑 현이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두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예요."서은준은 어머니: "네... 정말 고마워요!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바로 제 아들이에요. 현이네 집에서 우리 아들 너무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우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거든요..."진지한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서은준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어머님 아들 무시하는 일 없을 겁니다."현이는 오빠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깊은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은준의 손을 꼭 잡았다.진지한은 병실에서 잠시 머물다 나갔다.현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서은준: "좋아요."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현이는 애원하듯
현이가 말을 마친 후 서은준도 입을 열었다. "우선 열심히 일하고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될 때 다시 책임지고 싶습니다."진지한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사업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그럼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혹은 계속 미지근하게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은준: "형님이 말하신 것처럼 사업에 실패하거나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이 고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진지한: "자기 분수는 잘 알고있네."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큰 오빠, 은준 씨 사업이 실패하거나 아무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돈 때문에 은준 씨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배유정은 다시 한 번 진지한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의 말이 심했다고 일깨워 주었다.다른 사람에게 차갑고 날카롭게 공격적일 순 있어도 현이에게 이렇게 공격적이진 못했다.현이 역시 자신의 말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느꼈는지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큰 오빠, 전 그냥 돈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 이미 충분히 돈 많잖아요. 아무리 돈 많은 상대를 찾는다고 해도 저희 집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은 게 아니라면 돈이 많은 사람을 찾든 좀 적은 사람을 찾든 다 똑같잖아요."배유정: "현이 말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고 두 사람의 감정이에요. 만약에 상대방이 서은준 씨보다 돈이 더 많지만 현이한테 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게 현이를 억지로 시집 보내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요."진지한: "우리 집 조건만 봐도 현이한테 잘해주지 않을 남자는 없어."배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진지한이 말한 것 역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현이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든 함부로 현이를 건들지 못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친정이 재력가인 힘이었다.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잘해주는 이유가 저희 집안 때문이라면 서은준 씨는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