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유정은 그의 말에 잠시 부끄러움이 밀려왔다."좀 낙후된 마을이긴 하지만 안전해요...""알겠습니다. 그럼 혼자 가세요!" 진지한은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배유정은 그가 화가 난 것 같아 천천히 말했다. "아니면 뭐 같이 들어가시던가요! 저희 동네가 어르신들이 많아서 조용히만 하시면 돼요."진지한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진지한이 이곳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 이유는 경비원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다.출입문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 쓸모가 없었다."경비실은 없습니까? 왜 아무도 없죠?" 진지한이 물었다.배유정: "관리비가 많이 드니 그렇죠."진지한: "..."아파트 단지에 들어선 뒤, 배유정은 그녀가 살고 있는 집 앞에 도착했다.배유정은 전혀 돌아갈 생각이 없어보이는 그의 모습에 입술을 깨문 채, 문을 열었다.일반적인 상황에서 데려다 준 사람에게 집에 들어가 물 한 잔 마시고 가라는 말도 없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기도 했다.진지한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그가 그녀의 집에 들어와 아이의 물건을 본다면 그녀는 더이상 숨길 생각이 없었다.그녀 역시 사실 평생 진지한에게 숨길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왜냐하면 그들은 같은 도시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지금이야 상미가 어려서 집에만 있어서 잘 모르겠지만 상미가 큰 뒤에는 배유정 역시 그녀의 존재를 끝까지 숨길 수 없을 것이다.그리고 그때 되면 진지한 역시 상미의 존재에 대해 알게될 것이다.순전히 이렇게 숨기는 건 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그녀의 욕심 때문이었다.진지한은 그녀의 표정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진지한은 천천히 아파트를 살펴보았다.두 사람이 아파트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진지한의 눈살이 찌푸려졌다.아파트 복도는 유난히도 어두웠다.센서등이 있었지만 매우 어두웠다.두 사람이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동안 진지한의 눈썹은 풀어질 생각이 없었다.엘리베이터 역시 매우 낡았기 때문이었다."오래된 아파트라서 그래요. 보이기에만 그렇지 아직 다 쓸만
할아버지가 나간 뒤, 엘리베이터에는 두 사람만이 남았다."인기가 많네요." 진지한이 침묵을 깨며 말했다.배유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어르신들이랑 같이 있다 보면 저절로 친해지게 되요. 다들 너무 좋으신 분들이세요. 다른 말도 필요없이 미소만 지어주시면 어르신들은 다 좋게 생각해 주세요. 참 고마운 분들이시죠."배유정이 말을 마치자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배유정은 천천히 열리는 문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심장은 뛰기 시작했다.진지한이 집에 들어간다면 상미의 존재에 대해 알게될 것이다.하지만 배유정은 진지한을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할 이유가 없었다. 만약 그녀가 이렇게 상미의 존재에 대해서 숨기기 위해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면 분명 화를 낼 것이다. 그리고 그녀와 절대 다시는 만나지 않을 것이다.그건 그녀가 원하는 결과가 아니었다.왜냐하면 그녀는 상민을 곁에서 지켜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만약 그녀가 진지한과의 관계가 틀어지지 않는 이상, 상민이를 보러 가는 일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그녀는 매우 어려운 딜레마에 빠졌다."집에 들어가세요!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진지한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 않은 채, 담담히 말했다.배유정은 당황스러웠다. "물 한 잔이라도 하시고 가시지 않구요?""별로 마시고 싶지 않아요." 진지한이 말했다. "어머니랑 같이 산다고 들었습니다. 시간도 많이 늦었으니 예의가 아니죠."배유정 역시 그의 말에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아, 네... 진지한 씨, 오늘은 너무 감사했습니다! 내일 상민이를 보러 갈게요.""네."배유정은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는 것을 본 뒤, 집으로 돌아갔다.배유정은 방금 있었던 일에 대해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잠시 뒤, 배유정의 엄마가 방에서 나왔다."유정아, 무슨 일이라도 있었니?""엄마, 방금 진지한 씨가 저를 데려다 줬어요." 배유정은 심호흡을 크게 하며 말했다. "집에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늦었다고 하면서 갔어요."배유정 엄마 역시 그녀의 말에 놀랐다."
유원동은 그녀의 말에 잠시 충격을 받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원동 씨, 전 그를 조금 좋아해요."라고 배유정이 말했다. "그러니까... 이만 원동 씨도 이만 원동 씨가 좋아하는 여자, 또 원동 씨를 좋아해주는 여자를 찾았으면 해요."유원동은 지금 이 모든 게 너무나도 갑작스러웠다. "근데... 대체 왜 우리 대표님을 좋아하는 거야? 대표님 집안이 얼마나 대단한지 너도 잘 알잖아? 유정아, 솔직히 네 고향 친구로서 말해주는 건데. 대표님을 좋아하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알아요. 나랑 진지한 씨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는 걸요. 하지만 나도 내 마음을 어쩔 수 없는 걸요.""...너한테 아이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 유원동이 물었다. "그 집안에서 네 아이의 존재를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해?"배유정: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 않을까요?"유원동: "그래! 네 마음대로 해봐. 꼭 네가 직접 겪어봐야 알겠다면 말이야!"배유정: "아니. 아무 것도 난 하지 않을 거예요.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래요."유원동: "그냥 기다리기만 하겠다는 거야?!"배유정은 지금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랐다.사실 그녀는 유원동이 말한 것처럼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다.그녀에게도 자신의 삶과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원동 씨, 전 이만 애기를 재워야 해서. 이제 그만 끊을게요.""...그래! 유정아, 우린... 아직 친구 맞지?""그럼 당연하죠. 지금 이렇게 말한 이유는 당신에게 더이상 숨기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예요.""솔직히 말해줘서 정말 고마워. 사실 나도 우리 대표님이 아주 빛나는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어. 내가 여자였어도 마찬가지로 반했을 테니까. 하지만 난 자존감이 낮아서 좋아한다는 말도 제대로 못할 테지만." 유원동은 자신을 비웃었습니다."그건 저도 마찬가지에요.""고백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 그리고 혹시 알아? 대표님께서도 널 좋아할지?" 유원동은 그녀의 솔직한 말에 천천히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배유정과 연인 사이
"DHA도 먹였어요. 지난 번에 말했듯이 영양사가 먹이라고 추천해 줬거든요. 이제는 이유식도 먹을 수 있으니까 매일 과일이랑 야채같은 거 갈아서 먹이고 있어요. 입맛이 좋아서 한 그릇 씩은 먹을 수 있어요." 진아연은 웃으며 말했다. "한이가 자꾸 저희한테 상민이 너무 뚱뚱하다고 너무 많이 먹였다고 뭐라고 하거든요. 사실 뭐 딱히 많이 먹이지도 않았는데 녀석이 엄청 잘 자라는 거예요.""뚱뚱한 건 아니고 그냥 보통 또래 애들보다는 좀 큰 거 같아요." 배유정은 웃으며 말했다."맞아요! 다른 6개월 된 아기들보다 키가 더 크더라구요. 따라서 체중도 좀 더 무겁구요. 그래도 다 정상 범위 안에 있어요.""네. 어머님 매일 집에서 아기 보느라 고생이 많으세요." 배유정은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제 친손자인데 힘들 게 뭐가 있겠어요! 그리고 옆에서 도와주는 아주머니도 있구요. 밤에는 거의 아주머니가 데리고 자고 있어요!" 진아연은 별로 힘들다고 느끼지 않았다.적어도 지난 6개월 동안 매일매일 충실한 삶을 살아온 것 같았다.상민이가 조금만 더 크면 손자를 데리고 여기저기 놀러 다닐 수 있을 것이다.드림메이커 그룹.진아연은 진지한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유정 씨 왔으니 점심에 집에 와서 밥 먹을 거냐고 물었다.배유정은 오늘 하루 휴가를 냈기에 상민이와 시간을 더 보낼 계획이였다.진지한은 오늘 조금 바빴기에 거절했다.점심 시간에 그는 비서와 함께 식당에서 먹었다.배달 음식도 자주 먹다보면 느끼하고 질리기 마련이다.가끔 구내식당에 가서 먹으면 느끼함을 달래주는 것 같았다."대표님, 어젯밤에 배유정 시랑 차 마셨어요?" 추형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차?" 진지한은 비서를 노려보며 말했다. "누가 너한테 그런 얘기했어?""그냥 추측한 거에요... 차 마시러 안 갔어요?" 추형은 계속해서 물었다. "그럼 어젯밤에 호텔에서 나와서 어디 가셨어요?""아들이 아파서 놀 기분 아니였어. 어제 집에 데려다 주고 난 집에 갔어." 진지한이 대답했다. "왜
진지한은 주위를 한 번 둘러보았다.구내식당인지라 사람도 많고 듣는 귀도 많으니 이곳에서 사적인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았다."밥 다 먹고 나가서 얘기하지.""네, 알겠습니다." 유원동은 방금 용기를 다 써버렸다.갑자기 볼이 빨개지고 당황스러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추형은 진지한에게 밥을 가져다 주었다, 맞은 편에 사람이 앉아있는 것을 보고 눈치껏 다른 테이블에 앉았다."회사에 대해 뭐 제안할 거 있어?" 진지한이 먼저 침묵을 깨뜨리고 유원동에게 말을 걸었다.유원동은 어찌 감히 상사 앞에서 함부로 말을 지껄이겠는가, 그렇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회사 너무 좋은 거 같아요. 직원 혜택이든 급여든 다 같은 업계 회사보다 대우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에서 일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진지한은 유원동의 아첨을 듣고 아무 감흥도 없었다: "이런 쓸모없는 얘기는 안해도 돼.""네... 하지만 다 진심으로 한 말입니다!" 유원동은 이런 쓸모없는 말 빼고는 다른 할 말이 없었다.직원으로서 단번에 회사의 문제를 보아낼 수 있다면, 대표인 진지한은 어찌 모를 수 있겠는가?"제 주변의 동료들고 저와 같은 생각입니다. 드림메이커에서 일할 수 있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가끔 야근하는 거 말고는 전혀 문제 없습니다." 유원동이 말했다."나는 야근을 추천하지 않아." 진지한은 자주 야근을 하지만 대표로서 자신의 사업에 신경쓰는 것 뿐이였다.직원들이 야근하는 걸 싫어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임원들과 회의할 때마다 늘 야근을 강요하지 말라고 한다."저도 압니다. 저희 팀장님께서 얘기했었어요. 야근도 아주 가끔 하니까 다들 야근에 대해 불만같은 건 없습니다. 게다가 야근 수당도 적은 편은 아니니까 경제적으로 빠듯한 직원들은 적극적으로 야근 신청할 때도 많아요." 유원동은 진지한과 얘기를 나누며 긴장도 차차 풀린 것 같았다.진지한: "저는 저희 회사에서 다니는 직원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네요.""대표님께서 직원들에게
진지한은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비록 유정 씨가 아이를 낳았었지만 그래도 그것과는 상관없이 아주 좋은 여자라고 생각합니다. 대표님께서도 유정 씨께 호감을 가지고 계시다면 받아주셨으면 좋겠네요. 관심 없으시다면 단호하게 거절하셨으면 좋겠어요." 유원동은 유정이가 시간 낭비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유정 씨가 대표님께 말씀드렸는지 모르겠지만 제게는 대표님을 좋아한다고 말했거든요."진지한은 잠시 고민하다 물었다: "혹시 원동 씨 거절하기 위해 제 핑계를 댄 건 아닐까요?"유원동은 잠시 멍하니 있다 말했다: "아닐걸요? 저를 거절한지는 이미 오래 되었습니다. 사실 제 조건도 괜찮은 편입니다. 유정 씨 따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면 저를 거절하진 않았을 거 같은데요. 정말로 대표님을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아요."진지한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대표님 어떻습니까?" 유원동은 아무 표정없이 서있는 진지한을 바라보며 그의 생각을 종잡을 수 없었다. "저 유정 씨랑 같은 지방 출신입니다. 비록 절 거절했지만 지금은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유정 씨에게 헛된 꿈 꾸지말라고 설득한 적 있어요. 비록 유정 씨 조건도 괜찮지만 아무래도 대표님과는 격차가 너무 크니까요."진지한: "유정 씨가 뭐라고 하던가요?""유정 씨는 어차피 결혼 급하지도 않고 천천히 기다리겠다고 했어요! 대표님도 아시다싶이 분명 결과가 없을 거라는 거 알면서도 하염없이 기다리는 거 엄청 힘든 일입니다. 전 유정 씨가 시간 낭비하는 거 원하지 않아요. 대표님께서 유정 씨 마음에 없다면 차라리 후련하게 거절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괜히 유정 씨가 헛된 마음 품고 기다리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 같은데요.""원동 씨, 성격이 아주 급하신 편이죠?" 진지한이 농담을 던지듯 말했다. "모든 사람이 다 원동 씨처럼 몇 번 만났다고 결혼을 결심하고 그러진 않아요."유원동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제가 대표가 아니라도, 원동 씨처럼 그렇게 빨리 결혼을 결심하진 못할 거예요."
그는 배유정의 딸이 어떻게 생겼는지 지금 당장 가서 확인해야 했다!이 빌어먹을 여자!보기에는 얌전하고 차분해 보였는데 이렇게 겁도 없이 자신을 속이다니!어쩐지 상민이를 주동적으로 박씨 집안에 보내더니, 몰래 애 하나 더 숨겨서 그랬던 건가?그렇지 않다면 세상 어느 부모가 자식을 기꺼이 다른 사람에게 내어줄 수 있겠는가?"대표님!" 유원동은 총총걸음으로 진지한을 뒤쫓으며 물었다. "대표님! 괜찮으십니까!?"유원동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대표님께서 왜 갑자기 이렇게 화가 나신 건지 이해가 안갔다."저 따라오지 마세요!" 진지한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유원동은 즉시 발걸음을 멈추고 자신이 혹시 말실수를 한 것이 아닌지 반성하기 시작했다.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말실수를 한 건지 알 수 없었다.배유정에게 아이가 있다는 건 처음부터 이미 말했고 처음에는 진지한도 분명 아무 반응도 없었다, 그렇다면 배유정에게 아이가 있다는 걸 진지한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게다가 배유정 역시 유원동에게 진지한이 자신에게 아이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얘기했었다.유원동은 아무리 생각해도 짐작가는 게 없었다, 이대로 직장까지 잃을까 봐 두려워 배유정에게 전화를 걸었다.배유정은 휴대폰이 울리는 것을 보고 바로 마당에 나가 전화를 받았다."유정 씨한테 고백할 게 있는데요. 방금 저희 대표님이랑 얘기 좀 했어요!" 유원동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배유정은 떨리는 상대방의 목소리에 당황했다: "무슨 얘기했는데요?""유정 씨에 대한 얘기요.""네? 제 얘기는 왜 하셨어요?" 배유정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심경도 복잡해졌다.그녀의 마음속에는 불길한 예감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별일이 아니라면 유원동이 그녀에게 전화까지 하진 않았을 것이다."대표님께 유정 씨가 대표님 좋아하니까 힘들지 않게 확실하게 표현해 달라고 했죠! 유정 씨랑 같은 지방 출신이기도 하고 친구기도 하니까요. 저도 뭐 특별히 찾아가려고 한 건 아니고 우연히 식당에서 마주쳐서 저도 모르게 찾아
진지한은 이미 회사에서 떠난 상태였다.진지한은 그녀의 위치를 확인하려 했다.배유정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 전화를 받았다."배유정, 아직 우리 집이야?" 진지한의 말투는 다소 차가웠다.배유정: "아니요, 방금 당신 집에서 나왔어요.""그럼 당장 집에 돌아가! 나도 당신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진지한은 말을 마친 후 전화를 끊었다.배유정은 휴대폰을 쥐고 고민하다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미리 상황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 같았다.그리고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 배유정의 어머니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어치피 오래 숨기지 못할 일이였어, 차라리 잘됐네. 이제부터는 상미 데리고 떳떳이 나가도 되겠네." 배유정의 어머니가 말했다."그 사람이 상미까지 데려갈까 봐 그러죠." 배유정은 비관적으로 얘기했다. "상미 양육권은 지킬 수 있도록 제가 얘기 잘 해볼게요.""그래. 그 집 사람들도 다 좋다면서? 우리 이해해줄 거야. 그 집 아이 낳고 뭐 달라고 요구한 적도 없잖아.""엄마, 그렇게 얘기하면 안돼요. 이미 그 집 덕분에 혜택 많이 봤어요." 배유정은 한없이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 집 도움 덕분에 지금 가게 장사도 잘 되는 거예요.""걱정 그만하고, 그 집에서 상미 꼭 데려가겠다면 줄 수 밖에 없지! 어떡하겠어,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야지! 네가 애를 낳을 수 없는 것도 아니고." 배유정의 어머니는 딸을 위로하며 말했다. "이 일 때문에 그 집이랑 다투어봤자, 우린 그 집 상대가 아니야."...진지한은 곧 배유정이 살고 있는 동네에 도착했다.전에 한 번 왔었기 때문에 길을 헤매지 않고 잘 찾아왔다.원래는 밑에서 기다리려고 했지만 차를 세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직접 집에 찾아가려 했다.그는 차에서 내려 단지 안으로 들어갔다.기억에 따라 건물에 들어선 후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배유정이 살고 있는 층수는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방 번호는 몰랐다.우연하게도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문이 열려있는 집을 보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