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은 주위를 한 번 둘러보았다.구내식당인지라 사람도 많고 듣는 귀도 많으니 이곳에서 사적인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았다."밥 다 먹고 나가서 얘기하지.""네, 알겠습니다." 유원동은 방금 용기를 다 써버렸다.갑자기 볼이 빨개지고 당황스러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추형은 진지한에게 밥을 가져다 주었다, 맞은 편에 사람이 앉아있는 것을 보고 눈치껏 다른 테이블에 앉았다."회사에 대해 뭐 제안할 거 있어?" 진지한이 먼저 침묵을 깨뜨리고 유원동에게 말을 걸었다.유원동은 어찌 감히 상사 앞에서 함부로 말을 지껄이겠는가, 그렇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회사 너무 좋은 거 같아요. 직원 혜택이든 급여든 다 같은 업계 회사보다 대우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에서 일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진지한은 유원동의 아첨을 듣고 아무 감흥도 없었다: "이런 쓸모없는 얘기는 안해도 돼.""네... 하지만 다 진심으로 한 말입니다!" 유원동은 이런 쓸모없는 말 빼고는 다른 할 말이 없었다.직원으로서 단번에 회사의 문제를 보아낼 수 있다면, 대표인 진지한은 어찌 모를 수 있겠는가?"제 주변의 동료들고 저와 같은 생각입니다. 드림메이커에서 일할 수 있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가끔 야근하는 거 말고는 전혀 문제 없습니다." 유원동이 말했다."나는 야근을 추천하지 않아." 진지한은 자주 야근을 하지만 대표로서 자신의 사업에 신경쓰는 것 뿐이였다.직원들이 야근하는 걸 싫어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임원들과 회의할 때마다 늘 야근을 강요하지 말라고 한다."저도 압니다. 저희 팀장님께서 얘기했었어요. 야근도 아주 가끔 하니까 다들 야근에 대해 불만같은 건 없습니다. 게다가 야근 수당도 적은 편은 아니니까 경제적으로 빠듯한 직원들은 적극적으로 야근 신청할 때도 많아요." 유원동은 진지한과 얘기를 나누며 긴장도 차차 풀린 것 같았다.진지한: "저는 저희 회사에서 다니는 직원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네요.""대표님께서 직원들에게
진지한은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비록 유정 씨가 아이를 낳았었지만 그래도 그것과는 상관없이 아주 좋은 여자라고 생각합니다. 대표님께서도 유정 씨께 호감을 가지고 계시다면 받아주셨으면 좋겠네요. 관심 없으시다면 단호하게 거절하셨으면 좋겠어요." 유원동은 유정이가 시간 낭비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유정 씨가 대표님께 말씀드렸는지 모르겠지만 제게는 대표님을 좋아한다고 말했거든요."진지한은 잠시 고민하다 물었다: "혹시 원동 씨 거절하기 위해 제 핑계를 댄 건 아닐까요?"유원동은 잠시 멍하니 있다 말했다: "아닐걸요? 저를 거절한지는 이미 오래 되었습니다. 사실 제 조건도 괜찮은 편입니다. 유정 씨 따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면 저를 거절하진 않았을 거 같은데요. 정말로 대표님을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아요."진지한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대표님 어떻습니까?" 유원동은 아무 표정없이 서있는 진지한을 바라보며 그의 생각을 종잡을 수 없었다. "저 유정 씨랑 같은 지방 출신입니다. 비록 절 거절했지만 지금은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유정 씨에게 헛된 꿈 꾸지말라고 설득한 적 있어요. 비록 유정 씨 조건도 괜찮지만 아무래도 대표님과는 격차가 너무 크니까요."진지한: "유정 씨가 뭐라고 하던가요?""유정 씨는 어차피 결혼 급하지도 않고 천천히 기다리겠다고 했어요! 대표님도 아시다싶이 분명 결과가 없을 거라는 거 알면서도 하염없이 기다리는 거 엄청 힘든 일입니다. 전 유정 씨가 시간 낭비하는 거 원하지 않아요. 대표님께서 유정 씨 마음에 없다면 차라리 후련하게 거절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괜히 유정 씨가 헛된 마음 품고 기다리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 같은데요.""원동 씨, 성격이 아주 급하신 편이죠?" 진지한이 농담을 던지듯 말했다. "모든 사람이 다 원동 씨처럼 몇 번 만났다고 결혼을 결심하고 그러진 않아요."유원동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제가 대표가 아니라도, 원동 씨처럼 그렇게 빨리 결혼을 결심하진 못할 거예요."
그는 배유정의 딸이 어떻게 생겼는지 지금 당장 가서 확인해야 했다!이 빌어먹을 여자!보기에는 얌전하고 차분해 보였는데 이렇게 겁도 없이 자신을 속이다니!어쩐지 상민이를 주동적으로 박씨 집안에 보내더니, 몰래 애 하나 더 숨겨서 그랬던 건가?그렇지 않다면 세상 어느 부모가 자식을 기꺼이 다른 사람에게 내어줄 수 있겠는가?"대표님!" 유원동은 총총걸음으로 진지한을 뒤쫓으며 물었다. "대표님! 괜찮으십니까!?"유원동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대표님께서 왜 갑자기 이렇게 화가 나신 건지 이해가 안갔다."저 따라오지 마세요!" 진지한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유원동은 즉시 발걸음을 멈추고 자신이 혹시 말실수를 한 것이 아닌지 반성하기 시작했다.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말실수를 한 건지 알 수 없었다.배유정에게 아이가 있다는 건 처음부터 이미 말했고 처음에는 진지한도 분명 아무 반응도 없었다, 그렇다면 배유정에게 아이가 있다는 걸 진지한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게다가 배유정 역시 유원동에게 진지한이 자신에게 아이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얘기했었다.유원동은 아무리 생각해도 짐작가는 게 없었다, 이대로 직장까지 잃을까 봐 두려워 배유정에게 전화를 걸었다.배유정은 휴대폰이 울리는 것을 보고 바로 마당에 나가 전화를 받았다."유정 씨한테 고백할 게 있는데요. 방금 저희 대표님이랑 얘기 좀 했어요!" 유원동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배유정은 떨리는 상대방의 목소리에 당황했다: "무슨 얘기했는데요?""유정 씨에 대한 얘기요.""네? 제 얘기는 왜 하셨어요?" 배유정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심경도 복잡해졌다.그녀의 마음속에는 불길한 예감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별일이 아니라면 유원동이 그녀에게 전화까지 하진 않았을 것이다."대표님께 유정 씨가 대표님 좋아하니까 힘들지 않게 확실하게 표현해 달라고 했죠! 유정 씨랑 같은 지방 출신이기도 하고 친구기도 하니까요. 저도 뭐 특별히 찾아가려고 한 건 아니고 우연히 식당에서 마주쳐서 저도 모르게 찾아
진지한은 이미 회사에서 떠난 상태였다.진지한은 그녀의 위치를 확인하려 했다.배유정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 전화를 받았다."배유정, 아직 우리 집이야?" 진지한의 말투는 다소 차가웠다.배유정: "아니요, 방금 당신 집에서 나왔어요.""그럼 당장 집에 돌아가! 나도 당신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진지한은 말을 마친 후 전화를 끊었다.배유정은 휴대폰을 쥐고 고민하다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미리 상황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 같았다.그리고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 배유정의 어머니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어치피 오래 숨기지 못할 일이였어, 차라리 잘됐네. 이제부터는 상미 데리고 떳떳이 나가도 되겠네." 배유정의 어머니가 말했다."그 사람이 상미까지 데려갈까 봐 그러죠." 배유정은 비관적으로 얘기했다. "상미 양육권은 지킬 수 있도록 제가 얘기 잘 해볼게요.""그래. 그 집 사람들도 다 좋다면서? 우리 이해해줄 거야. 그 집 아이 낳고 뭐 달라고 요구한 적도 없잖아.""엄마, 그렇게 얘기하면 안돼요. 이미 그 집 덕분에 혜택 많이 봤어요." 배유정은 한없이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 집 도움 덕분에 지금 가게 장사도 잘 되는 거예요.""걱정 그만하고, 그 집에서 상미 꼭 데려가겠다면 줄 수 밖에 없지! 어떡하겠어,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야지! 네가 애를 낳을 수 없는 것도 아니고." 배유정의 어머니는 딸을 위로하며 말했다. "이 일 때문에 그 집이랑 다투어봤자, 우린 그 집 상대가 아니야."...진지한은 곧 배유정이 살고 있는 동네에 도착했다.전에 한 번 왔었기 때문에 길을 헤매지 않고 잘 찾아왔다.원래는 밑에서 기다리려고 했지만 차를 세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직접 집에 찾아가려 했다.그는 차에서 내려 단지 안으로 들어갔다.기억에 따라 건물에 들어선 후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배유정이 살고 있는 층수는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방 번호는 몰랐다.우연하게도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문이 열려있는 집을 보았
배유정은 돌아오며 단지 밖에 세워져있는 진지한의 차를 보았다.하지만 진지한은 이미 차에 없었다.설마 진지한이 벌써 자신의 집에 들어간 것일까?배유정은 빠른 발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갔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진지한은 그녀의 집앞에 놓여있는 진지한의 구두를 보았다.문은 열려있었지만 안에는 아주 조용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배유정은 진지한이 자기보다 먼저 자신의 집을 찾을 줄 생각 못했다.아마 상미를 보러 온 것일 것이다.배유정은 재빨리 현관문으로 다가가 신발을 갈아신었다.배유정의 어머니는 딸이 돌아온 것을 보고 말했다: "둘이 얘기해, 난 가서 장 보고 올게."배유정의 어머니는 이미 해야할 말을 진지한에게 다 했다, 하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결국은 딸과 진지한 두 당사자가 직접 얘기해야 했다.배유정은 대답한 후 안으로 들어갔다.진지한은 상미를 안은 채 거실에 서있었다.상미도 아직 어려서 낯을 가릴 나이는 아니었다.누가 안아주든 다 좋아했다.배유정은 화목한 부녀지간의 모습을 보고 뭔가 가슴이 뭉클해났다.보아하니 진지한이 딸을 아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았다."배유정, 너한테 딸이 하나 더 있다는 거 몰랐다면 나한테 평생 숨길 생각이었어?" 진지한이 물었다.배유정은 문을 닫고 그의 앞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그럼 제가 물어볼게요. 만약에 제가 쌍둥이를 낳았다고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했다면 당신네 집에서 아이 두명 다 데려가지 않았을까요? 어쨌든 전 돈이 없으니까 애들이 제 곁에서 고생하는 걸 원하지 않을 거잖아요."배유정은 말하며 소파에 앉았다."비록 부유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이 하나쯤은 제 곁에 두고 싶었어요. 당신이 저였다면 더 좋은 방법 있어요?"진지한은 그녀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자신을 속였다는 생각에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당신한테 딸이 있다는 거 알았다고 지금 내가 데려갔어?" 진지한이 되물었다."전에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확신할 수 없었어요, 함부로 모험할 수 없었다고요.""이렇게 오랫동
배유정은 갑자기 부드러워진 진지한의 모습에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그녀 역시 자신의 아이가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아빠의 사랑도 받을 수 있다면 물론 가장 좋은 것이다."배유정, 내가 딸 데려가는 게 싫으면 오늘 당장 이사해." 진지한은 딸의 양육권 문제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대책이 없었다.이대로 딸을 데려간다면 배유정은 무너져버릴 것이다.그는 이렇게 하고싶지 않았다.다만 딸과 떨어져 지내는 것도 그에겐 어려운 일이였다.배유정은 그가 제기한 요구에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좋아요. 당신이 상미만 데려가지 않는다면 더 좋은 집으로 바꿀게요.""당신이 무슨 좋은 집으로 바꿀 수 있겠어?" 진지한은 그녀를 믿을 수 없었다. "집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 지금 당장 짐 정리해."배유정은 즉시 소파에서 일어나 순순히 짐을 정리하러 갔다.그녀는 방에 들어간 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장보지 말고 어서 돌아와 짐을 정리하라고 했다.진지한은 한 손으로 딸을 안고 다른 한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비서에게 전화를 걸며 지금 당장 청소부를 찾아 도심에 있는 별장을 깨끗이 정리하라고 했다.추헝: "알겠습니다, 대표님. 근데 대표님께서 직접 지내시려구요?""제일 늦어도 내일까지 믿을 만한 가정부 세 명 알아봐. 한 명은 밥하고 한 명은 청소하고 다른 한 명은 아이 볼 수 있게." 진지한은 추형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당부했다."알겠습니다, 대표님." 추형은 당황스러웠지만 바로 가정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오늘 저녁 6시 전까지 별장 청소 마쳐야 해." 진지한이 말했다."알겠습니다, 대표님. 다른 지시 사항 또 있으신 가요?" 추형은 진지한의 지시 사항을 하나씩 적었다."일단은 없어, 또 생기면 그때 얘기해.""알겠습니다, 대표님. 대표님 혹시..."추형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진지한은 전화를 끊어버렸다.아직 딸의 문제에 대해 해결되지 않았기에 다른 사람과 이 일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배유정은 침실에서 진지한이 하는 얘기를
배유정의 어머니가 돌아왔을 때 진지한은 거실에서 상미를 안고 있었고 배유정은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배유정의 어머니는 웃으며 진지한에게 물었다: "그렇게 아기 계속 안고 있으면 안 힘들어요? 아기침대에 둬도 괜찮아요, 그럼 덜 힘들 텐데.""전혀 안 힘들어요." 진지한은 정말로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상민이는 더 무거워요. 그래도 매일 안아주고 왔다갔다 하면서 달래고 있어요.""그렇게 애 키우면 많이 힘들텐데!" 배유정의 어머니가 말했다. "상민이 너무 애지중지 하는 거 같네요. 그래도 너무 오냐오냐 하면서 키우면 안돼요."배유정은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엄마, 걱정할 정도 아니에요. 어머님 아주 신중한 성격이니까 상민이 너무 애지중지 키우지 않을 거예요."배유정의 어머니: "그래, 그럼 다행이고.""무슨 그런 쓸모없는 걱정을 하세요! 박씨 집안 네 명의 자식들만 봐도 하나같이 다 반듯한 인재잖아요?" 배유정이 말했다. "상민이도 분명 잘 키우실 거예요."배유정의 어머니도 함께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심 불안하기도 했다: "우리 지금 어디로 이사가는 거야? 여기도 조용하고 좋은데! 엄마는 이미 이곳에 적응되서 너무 시끌벅적한 곳으로 이사가면 오히려 적응이 안될 것 같은데!"배유정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진지한이 얘기한 별장이 어디에 있는지도 전혀 모르기 때문이었다.진지한이 대답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새 집은 여기보다 더 조용할 거예요, 시끌벅적할 일은 없습니다."배유정의 어머니는 의하해하며 말했다: "네... 진 대표님, 이사가는 거에 대해 불만은 없습니다만, 저희 딸 가게랑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 않으면 좋겠네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출퇴근 하기도 너무 힘들 것 같아서요!"배유정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엄마, 그만 얘기하세요! 지한 씨가 상미 데려가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해요. 어디서 지내든지 상미랑만 같이 살 수 있다면 전 다 괜찮아요."딸의 말을 들은 배유정의 어머니는 얌전히 입을 다물
그렇다고 신분과 지위를 이용해서 상미를 무작정 뺏어갈 수도 없었다, 하지만 이미 상미의 존재를 알게 된 이상 곁에 둘 수 없다면 그 역시 고통스러울 것이다."꼭 말해야 해요?" 배유정의 생각은 진지한과 비슷했다. "얘기한다면 부모님께서 더 좋아할 것 같나요 아니면 속상해할 것 같나요? 일단은 얘기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진지한: "숨긴다고 해도 언젠간 알게 될 거야.""일단 진정하고 며칠 있다 다시 얘기해요." 배유정은 심경이 복잡했다. "지금 제게 뭘 묻든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저 지금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요.""가서 과일 좀 잘라와!" 머릿속이 복잡한 건 진지한도 마찬가지였다.전에 갑자기 아들이 생겼을 때와 같은 기분이였다.갑자기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만큼 져야 할 책임도 더 커진 것 같았다.진지한은 걸어가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상미는 자신의 다리 위에 서있었다."상미야, 아빠야. 아빠 얼굴 기억해야 되!" 진지한은 오늘 처음으로 딸의 얼굴을 보았지만 보자마자 딸한테 푹 빠진 것 같았다.아들과는 정말 달랐다, 아들을 처음 봤을 때는 아무 느낌도 없었다.상민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정이 깊어졌다.비록 상미와 상민이는 쌍둥이지만 왠지 모르게 상미가 상민이보다 더 예쁘게 생긴 것 같았다.어쩌면 상미는 여자 아이기 때문에 더 귀여울 수도 있다."아빠랑 같이 우리 상미 새 옷 사러 갈까?" 진지한은 딸이 입고 있는 옷에 얼룩이 묻어있는 것을 보고 새 옷을 사주고 싶었다.배유정은 즉시 말렸다: "상미 옷 많아요, 안 사줘도 괜찮아요. 이제 곧 여름인데 지금 입을 수 있는 옷 사봤자 가을에 못 입을 걸요.""그럼 우리 딸 데리고 장난감 사줄게." 진지한은 지금 당장이라도 딸을 데리고 나가 무엇이라도 사주고 싶었다.아들은 큰 별장에서 장난감과 새옷이 엄청 많을 뿐더러 매일 많은 사람들이 아기를 둘러싸고 예뻐해주고 있는데 딸은 이런 작은 집에서 아끼면서 먹고 입는 걸 생각하니 마음이 불편했다.배유정의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