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박스는 지난 20년 동안 같은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여태까지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그런데! 지금 그 자리는 비어 있었다!박스가 없어진 것을 발견한 그는 책장의 세 번째 줄에 있는 책을 모두 내려놓았다.책장은 벽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틈새에 빠질 일도 없었다.잠시 후 그는 책장 있는 책을 모두 바닥에 내려 놓았다.책장을 완전히 비운 후 그는 책 더미 사이를 다시 찾아보았다!그래도 없다!그의 눈은 시뻘겋게 되었고 그 눈에서는 강력한 살기가 느껴졌다!누구야? !누가 감히 박시준의 서재에 들어와서 그의 물건을 가져갔을까? !그는 얼마 전에도 박스를 본 적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기억해냈다.약 한 달 전?그는 바로 상황실에 전화를 걸었다. "최근 한 달의 CCTV 전부 돌려 봐요, 누가 제 방에 들어왔었어요!"너무 놀란 나머지 경호원은 숨 한번 크게 내쉬지 못했다. "네! 당장 CCTV를 돌려보도록 하겠습니다!""지금 움직일 수 있는 인력을 다 그쪽으로 모아요, 다 같이 CCTV를 돌리게요." 박시준의 화난 목소리에는 긴박함과 절박함이 담겨져있었다."네!"이모님이 시은이를 데리고 거실로 돌아왔다. 들어오자마자 박시준의 심하게 어두운 표정을 보고 마음이 갑자기 조여왔다."회장님,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박시준: "누군가 제 서재에 들어와 물건을 훔쳐 갔어요."이모님은 안색이 확 변했고 충격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이모님, 최근 한 달 동안 집에 왔었던 사람들을 한 명도 빠짐없이 리스트에 기록해 주세요. 최대한 빨리요." 이모님한테 부탁을 드린 후 박시준은 시은이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갔다.이 돌발 상황에 시은이는 조금 놀란 듯했다.방으로 돌아온 후 박시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에게 물었다. "시은아, 혹시 너 오빠 방에 들어간 적이 있어?"시은이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오빠가 그냥 물어보는 거야.""오빠, 뭐 잃어버렸어? 내가 찾아 줘?" 시은이가 잠깐 침묵하다 말고 말했다.박시준은 쓴웃음을
마이크의 이름과 같이 한이의 이름도 그어 버렸다.한이가 집에 두 번 왔지만 그도 1층 거실에만 잠깐 머물렀었다.라엘은 2층으로 올라간 적이 있긴 했다.그 아이를 발견했을 때 그 아이는 이미 2층에 있었다.그러나, 라엘은 보기에도 그리 똑똑한 아이인 것 같지 않았다.만약 정말 똑부러진 아이였다면 그렇게 겁에 질려 울었을 리가 없었다.그가 라엘의 이름을 그어 버리려 하던 차에 심윤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설마 심윤인가?하지만 심윤이가 집에 올 때마다 집에 사람이 있었다.그녀는 서재에 들어가 물건을 가져갈 기회가 전혀 없었을 것이다.CCTV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그날 밤 그는 상황실에서 CCTV를 보느라 한숨도 자질 못했다.진아연을 집에 데리고 온 그날만 CCTV가 공격을 당해 3시간 동안 작동하지 않았다.이제, 그 3시간 외에 다른 시간 동안 CCTV가 정상으로 작동했는지, 누군가 들어왔었는지만 확인하면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알 수 있었다.침실로 돌아왔지만 그는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다.물건을 되찾기 전까진 그의 마음이 편할리 없었다. 마치 짓밟히고 산산 조각이 난 느낌이랄까..만약 그가 자신의 그 어두웠던 과거와 그때의 자신을 직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면 진아연과 이혼까지 가지도 않았을 것이다.그날 점심.수십 명의 경호원들이 총동원해 지난 한 달 동안의 CCTV를 모두 돌려보아 확인했다."대표님, 저희가 중점으로 회장님 방 입구 쪽 CCTV를 확인해 봤습니다. 회장님과 이모님을 빼고 들어간 사람은 없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경호원이 보고를 했다. "그리고 이모님이 매번 회장님 방에서 나올 때도 손에는 청소 도구 외에 다른 물건은 없었습니다."박시준은 절망적으로 두 눈을 감았다.그는 이모님을 의심한 적은 결코 없었다.이모님은 박시준의 옆에서 몇 년 동안 시중을 들었고 늘 성실하고 충성스러웠다.만약에 이모님이 다른 마음을 먹었다면 진작에 배신하고도 남았을 것이다.경호원은 "진 아가씨의 두 아이가 온 그날 CCT
스타팰리스 별장.진아연이 집에 도착했다. 장희원은 집에 들어온 딸을 보고 조금 놀랐다."아연아, 밥은 먹었어?""엄마, 혹시 집에서 짙은 빨간색 박스 하나 본 적 있어?" 진아연은 가방을 소파에 던지고는 아이들 방으로 이동했다."짙은 빨간색 박스?" 장희원을 그녀를 따라가며 곱씹어 보았다. "모르겠는데, 근데 왜?""박시준이 그렇게 생긴 박스를 하나 잃어버렸대." 진아연은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말을 했다. "모든 CCTV를 다 확인했는데, 문제가 없었대. 하지만 한이가 얼마 전에 그 집에 갔었잖아, 그때 걔가 그 집 CCTV를 해킹했거든. 박시준이 지금 거기서 문제가 생겼다고 의심하고 있어."장희원은 인상을 찌푸렸다: "지금 우리 한이가 가져갔다고 의심하는 거야?"진아연은 엄마를 바라보며 "엄마, 한이가 그런 짓을 할리 없다는 건 나도 알아. 나도 안 믿으니까. 그런데 한이가 우리 몰래 한 짓이 한 두 개야?"장희원도 크게 숨을 내쉬었지만 반박하지는 않았다."빨간색 박스 맞지? 그 안에 중요한 것이 들어 있어?" 장희원도 같이 박스를 찾기 시작했다."응, 박시준이 그러는데 아주 중요한 거래." 진아연은 무거운 마음으로 답했다."그렇게 중요한 거면 왜 잘 보관하지 않았대?" 장희원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우리 한이가 그렇게 쉽게 가져올 수 있는 거였으면 본인이 제대로 보관을 못한 거잖아."진아연은 "박시준 그 사람 집에는 24간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어, 그리고 집 안팎으로 다 CCTV가 설치돼 있고."철통 보안 때문에 그가 물건을 집안 어디에 두던 그걸 훔칠 생각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장희원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아이들 방을 자세히 훑어보았다. 그러나 짙은 빨간색 박스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진아연은 방에서 나와 별장 곳곳을 찾아보기 시작했다.한 시간 수색 결과: 없음."아연아, 우리가 의심되면 직접 와서 찾아보라고 해." 장희원은 힘들어서 소파에 앉아 잠시 쉬기로 했다.진아연은 베란다로 자리를 이동
"아니요." 한이는 아주 냉정하게 답했다."진짜 안 가져왔어?" 진아연은 아들을 똑바로 쳐다보며 다시 물었다."네, 그런 적이 없어요." 한이의 얼굴에는 아무 표정도 없었다.진아연은 더 이상 물어볼 수 없었다.만약에 아이들이 진짜 안 그랬는데, 계속 캐묻는다면 아이들이 자신을 믿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한이는 라엘은 데리고 방에 들어갔다.방에 들어오자마자 라엘은 "오빠, 왜 거짓말을 한 거야? 엄마한테 거짓말을 하면 안 돼." 라고 속삭였다.여태까지 진아연이 물어보지 않았기에 라엘은 참고 말하지 않았다.하지만 이제 엄마가 직접 물었으니,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박시준이 박스가 사라진 걸 알게 됐다면 돌아버렸을 게 분명해." 한이는 차갑게 말했다. "우리가 지금 이걸 그냥 돌려주면 박시준은 우리한테 자기 물건에 손댔다고 먼저 뭐라 할 게 분명하고, 그러니까 지금 돌려주면 안 되지, 박시준은 좀 고생해 봐야 돼.""근데... 그래!" 라엘은 오빠 말에 타협했다.오빠와 그 쓰레기 아빠 중에 라엘은 당연히 오빠 편이였다.아이들은 원래 박스를 침대 밑에 뒀다가, 그저께 마당으로 가져다가 나무 밑에 묻었었다.옮긴 이유는 한이가 그 종이에 쓰여있는 내용을 봤기 때문이었다.그 종이의 내용을 보고 난 후, 한이는 박스의 중요성을 느꼈고 함부로 놔둬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그래서 장소를 옮긴 것이었다.옮겼기에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오늘 걸렸을 것이다."박시준이 혹시 미쳐버리면 어떡해?" 라엘은 갑자기 걱정이 됐다. "그래도 우리 아빠잖아."지한: "걱정 마, 나쁜 사람들은 그렇게 쉽게 죽지 않아."그제야 라엘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진아연은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아이들한테 물어봤는데, 박스 건드린 적이 없다고 합니다."이 시간에 박시준이 쉬고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그는 바로 답장을 했다: "알았어."진아연은 계속해서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아직 안 잤어
"아니야, 아연아 가지 마, 시은이도 거기 있어. 여자 두 명이랑 같이 있는박시준을 보면 너가 못견딜거야." 여소정이 말했다. "아직 박시준 정신 상태도 그리 좋지 않대. 나는 혹시라도 회사에 어떤 큰 문제라도 생긴 줄 알았는데, 하준기가 아니래, 그래서 혹시나 너랑 상관이 있는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진아연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야, 여소정, 너 나를 뭘로 보는 거야? 내가 그 사람과 이혼했을 때도 박시준은 눈 하나 깜빡 안 했는데. 내가 무슨 수로 그렇게 만들겠니?""그럼 갑자기 왜 이러는데? 설마 심윤 때문인까?" 여소정은 더욱 궁금했다. "요즘 심윤이라는 여자가 그 집 자주 드나든대, 그 여자도 보통내기가 아니라니까."진아연은 박시준과 심윤의 소식을 듣고 나니 마음이 더 평온해졌다.나중에 어느 날 그들이 결혼한다는 얘기가 들려도 아마 지금처럼 덤덤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그녀와 박시준은 이미 서로 영원히 교차하지 않는 평행선이 돼버렸고, 남은 인생마저 점점 멀어질 일만 남았다."소정아, 근데 너 하준기랑은 잘 지내?" 진아연은 화제를 바꿔 봤다."그냥 그대로야! 준기가 그러는데 올해 연말까지는 노력해 보겠대, 그래도 부모님이 이해를 해주지 않고 지금이랑 똑같으면 내년엔 집에 들어가 가족 사업을 이어 받겠을 생각이래." 여소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나 박시준처럼 사업 머리가 타고난 건 아니더라고. 나랑 하준기는 그냥 있는 걸 물려받을 운명인가 봐."진아연은 여소정한테: "은근히 잘난척은 다 한다 다해." 라고 말했다."다른 사람을 몰라도 내가 너 앞에서 뭔 잘난 척이야." 여소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연아, 네가 지금 박시준 보러 간다고 막 서두르지 않는걸 보니까, 기분이 좋다.""뭐 암에 걸린 것도 아니잖아." 진아연은 최대한 무관심한 척했다."그럼 박시준이 불치병에 걸리면 간다는 거네?""그렇지, 불치병에 걸리면 죽는 거잖아. 죽기 전에 인간적으로 얼굴은 한 번 보러 가는 게 예의 아니야?"진아연의 말에
"조지운 씨, 어때요, 저희 드론 장난 아니죠?" 마이크는 사과를 한 입 깨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조지운은 그의 잘난척하는 얼굴을 보면서 갑자기 그가 그리 싫지만은 않았다. 심지어 오늘따라 멋있어 보이기까지 했다."네, 좋네요. 그래도 너무 자만하지 마세요, 그쪽 드론 아직 보완할 부분이 엄청 많아요." 조지운은 말했다.마이크는 "아무리 ST그룹이라 해도 감히 최고라고 할 수 없겠죠?" 라고 말하며 마이크는 "우리가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거예요!" 라고 답했다."그래요, 힘내세요!""오늘 밤 달이 참 둥글구나!" 마이크는 하늘을 바라보며 감탄했다.조지운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저희 이제 앞으로 싸우지 맙시다." 마이크가 갑자기 그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앞으로 서로 협력할 일이 많을 것 같은데."조지운은 안경을 올려 밀었다. "저희 대표님 돈 벌기가 참 쉬워보여요? 왜요, 아직 부족합니까?"마이크: "조금요, 사실 우리가 해외에서 더 호구 거래처를 만난 적도 있거든요."조지운: "우리 대표님이 그쪽 회사 드론을 사서 2,000억이 넘는 수익을 내줬잖아요, 아마 내일이면 검색어에 뜰걸요. 그때가 되면 모든 사람들이 다 ST그룹이 그쪽 회사 제품을 샀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고 수많은 구매자가 모여들 겁니다."마이크: "알아요. 하지만 박시준이 정말 괜찮은 전 남편이라면 이 정도는 당연히 해 줘야 된다고 생각되는데요. 그게 아니면 지금 이 정도 해 줬다고 무릎 꿇고 감사의 절이라도 해야 하나요?."조지운은 말문이 막히면서도 너무 우스웠다. "그래도 그쪽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마이크: "박시준 씨 스스로 원해서 한 거잖아요."조지운: "... 그런데 그쪽 대표님은 안 보이시네요."마이크: "박 대표님도 안 오셨네요?"조지운: "그게..."두 사람 서로 피하는 것인가?시간은 흘러 가을이 가고 겨울이 다가왔다.안젤라 학교아침 9시.박시준은 시은이를 데리고 학교에
두 사람 생일이 같은 날이네?우연의 일치인가?진아연은 아들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이때 큰 키의 웅장한 그림자가 그녀 앞에 드리웠다.오늘 박시준은 검은색 코트를 입고 있었고, 차가우면서 엄숙한 분위기를 뿜겼다.진아연이 잘못 본 거일 수도 있지만 언뜻 보기에 살이 좀 빠진 것 같았다.진아연은 잠깐 2초 동안 머뭇하다가 그래도 다가가서 생일을 축하한다고 말하기로 했다.막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시은이가 마치 한 마리 새처럼 박시준의 앞에 다가와 그의 손을 잡고 앳된 목소리로 "오빠, 케이크 먹어." 라고 말했다.진아연은 바로 박시준의 옆에 서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시은의 말을 뚜렷하게 들을 수 있었다.오빠?!시은이가 지금 박시준을 오빠라고 불렀다?진아연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시은이를 바라보았다.시은이도 진아연의 시선을 느꼈는지 그녀를 바라보았다.진아연의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 그런지 시은이는 조금 긴장한 듯했다.시은이는 진아연한테도 케이크를 권하고 싶었다. 그러나 목구멍까지 나온 말을 내뱉지는 못했다."혹시 방금 오빠라고 부른 거 맞아요?" 진아연은 참지 못하고 시은이한테 질문을 했다.진아연은 그냥 궁금했을 뿐 전혀 다른 뜻은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말투는 자기도 모르게 강압적이었다. 시은이도 그녀의 말투에 놀란 듯 박시준의 뒤로 숨었다.박시준은 시은의 손을 꼭 잡아 주면서 말했다. "괜찮아, 시은아. 우리 케이크 먹자."박시준과 시은이는 진아연의 옆을 지나 교실로 들어갔다.엄마의 멍한 모습을 본 한이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엄마, 집에 가자."진아연도 시선을 아들에게 돌려 마음을 다스리고 한이랑 밖으로 나갔다.차에서 한이는 한참 찡그리고 있는 엄마의 표정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시은이가 나보고도 오빠라고 했어."진아연은 한이를 바라보며 순간 정신이 들었다.맞다, 시은이는 정신 지체가 있잖아, 진아연은 그것을 잊고 있었다.그가 박시준을 오빠라고 부른다고 박시준이 그의 친오빠라는 법은 없었다.전에 한이를 오빠라고
그들이 미리 말하지 않고 오는 바람에 그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그는 그들을 환영하지 않았다.왜냐하면 시은이에게는 낯선 사람들일테니.그들을 보고 시은이가 놀랄 수도 있다.박 부인애 맨 앞에 서있었다.시은이를 보고 박 부인은 믿기 힘들다는 듯 눈을 깜박거리더니, 그녀를 향해 달려갔다.박시준은 시은이를 자신의 뒤로 숨겼다. "어머니, 말도 없이 어쩐 일이시죠?""너희들에게 줄... 케이크를 사서 왔어." 박 부인은 눈을 살짝 내리깔며 말했다. "너무... 갑작스럽다는 거 알지만. 참을 수가 없어서..."시은이를 보고 싶어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시은은 낯선 박 부인의 목소리를 듣고 긴장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호기심이 생겼다.그녀는 박시준의 뒤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어 박 부인을 조용히 바라보았다."시은아, 내가... 무섭니? 아니지?" 박 부인은 기대에 가득찬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시은이는 바로 박시준의 등 뒤로 숨어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다.박시준은 옷자락을 잡은 그녀의 손을 감쌌다."어머니, 돌아가세요! 케이크라면 이미 챙겨 먹었습니다." 그는 냉정하게 말했다. "케이크. 가져가세요."박 부인은 한숨을 내쉬었다.너무나도 아쉬웠지만 그래도 딸아이가 잘 지내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였다.그렇게 사람들은 돌아갔다.박시준은 시은이를 데리고 방으로 돌아갔다.이모님은 곤란한 표정으로 말했다. "곧 가신다고 아가씨께서 알리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바람에..."이 말을 들은 박시준은 옆에 있던 심윤을 쳐다보았다.심윤은 바로 말을 했다. "시준 씨, 저 방금 6시쯤 여기 도착했어요. 음, 케이크 먹었다니깐 케이크는 다시 가져갈게요."심윤도 케이크를 가져왔다.사실 이 케이크는 그녀가 직접 만든 것이다.박시준은 겁먹은 사슴처럼 서있는 그녀를 보며 인상이 찌푸려졌다.그가 이렇게 매몰차다고 느껴진 것은 처음이었다."심 선생님, 시은이의 다음 치료 계획은 대략 잡히셨나요?" 그는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심윤은 피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