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엘: "아빠, 아직 결혼에 관한 얘기까지 안 했어요. 그냥 재미있는 사람이라 생각해서 호기심이 생겼을 뿐이에요. 연애할 수 없다면 친구로 지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엄마 아빠도 이성 친구가 많잖아요?"진아연: "엄마는 널 응원해. 적극적이고 의욕적인 친구를 많이 사귀어 나쁠 건 없어."박시준: "라엘아, 조심해야 해. 만날 때 꼭 경호원을 데리고 나가. 절대 혼자 만나러 나가면 안 돼. 저녁에 만나도 안되고. 만나기 전에 나한테 알려줘."진아연: "..."라엘: "아빠, 알았어요. 지성이랑 함께 나가도 돼요."박시준: "네 동생은 조금 허약해.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보호할 수 없어. 경호원을 데리고 나가는 게 더 좋겠어."라엘: "..."라엘은 식사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진아연은 딸이 떠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박시준을 향해 말했다. "세연 씨가 대학에 가서 음악을 가르칠 예정이래요. 출근하기 전에 우리에게 밥 한 끼 사주고 싶다고 하는데 같이 갈래요?"박시준: "언제 약속인데?""이번 토요일이에요. 당신이 나랑 함께 갈 거라는 생각에 토요일로 약속했어요." 진아연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 갈 거죠?"."당신이 그렇게 말하는데 내가 안 갈 수 있겠어?""당신은 가도 되지만 욕하거나 손찌검하면 안 돼요." 진아연이 경고했다."내가 왜 세연 씨를 때리겠어?" 박시준이 차분하게 말했다. "라엘이의 고백을 받아줬으면 때릴 수 있을지 몰라도."거실에 있던 라엘이는 주방에서 나누는 그들의 대화에 귀를 귀울였다.엄마 아빠가 토요일 김세연을 만나려 했다."지성아, 너 조금 있다가 엄마 아빠한테 토요일에 어디서 만나는지 알아봐." 라엘이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누나, 아직도 세연이 삼촌을 포기하지 못한 거야?" 지성이가 중얼거렸다. "만나면 어색하지 않겠어? 내가 누나라면 안 갈거야...""네가 뭘 알아? 난 복수해야 한단 말이야!" 라엘이는 나지막하게 소리쳤다. "도와줄 건지나 말해. 너 날 안 도와주면..."라엘이의 손이 날아오기
"네 주변에 있는 대학 동기들에게 한 번 물어봐. 생각이 있고 목표가 명확한 사람들은 벌써 여러 가지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어. 앞으로 공부를 더 하거나 사회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너만 머리가 텅 빈 채 노력할 생각을 안 해."라엘이의 말을 들은 지성이가 게임을 종료했다."누나, 나 이제 집에서 게임 안 할래.""게임을 못하게 하는 게 아니라 매일 저녁 먹으러 오면 여기서 게임을 하고 있잖아. 너 다른 할 일은 없어?""누나, 나 책 보러 갈게." 지성이가 시무룩해서 방에 돌아가려 했다."잠깐, 나 너무 많이 먹었는데 함께 나가서 산책 좀 하자." 라엘이가 문 앞에 다가가 코트를 입었다.지성이는 곧 기뻐하며 따라나섰다.이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이랬다. 무슨 일이 생겼든 라엘이는 지성이에게 조금만 잘해주면 지성이는 곧 껌딱지처럼 라엘이를 따라다녔다.그들이 밖으로 나가자 주방에 있던 진아연과 박시준은 서로를 마주 보았다.그들이 평소 지성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은 건 라엘이가 주기 때문이었다.온 가족이 지성이에게 스트레스를 준다면 지성이가 힘들어질 것이다.사실 라엘이도 지성이 앞에서만 강하게 나오는데 이건 아마 피로 인한 본능적인 압박감인 것 같았다.토요일 아침.진아연과 박시준은 김세연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라엘이는 주말에 보통 늦잠을 자는데 점심 때가 되어야 일어나곤 했다.하지만 오늘 의외로 진아연과 박시준이 외출하려고 할 때 라엘이도 외출준비를 했다.라엘이는 모 브랜드의 최신 봄 재킷을 입고 긴 머리카락은 어깨까지 드리워 있었는데 오일을 발랐는지 향긋한 냄새가 났다.얼굴에도 정교한 화장을 해 낯빛이 좋아 보였다."라엘아. 외출하려고? 아침 안 먹었지?" 진아연이 물었다.두 사람이 아침을 먹을 때 라엘과 지성이 모두 안 내려왔었다.두 아이는 약속이나 한 듯 늦잠을 자고 있어서 부를 수 없었다."방에서 간식을 좀 먹었더니 배가 안 고파요." 라엘이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 C국 왕자와 만나기로 했어요.
둘째 도련님?둘째 도련님은 그녀의 빚을 갚는데 도움을 주겠다고 여러 번 말했다…수수의 심장은 빠르게 뛰었고 메시지를 보낼 손가락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누가 갚는데 도와준다는 건데요? 전 몰랐어요!"최 씨 아저씨: "안 물었는데?! 내 돈만 갚아준다면야 누구든 상관없지!"수수는 서둘러 휴대폰을 들고 강의실에서 나와 최 씨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수철 삼촌, 돈을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저한테 알려주세요!" 수수가 간청했다."알겠어! 알겠어! 내가 한번 알아보지." 남자는 은행 앱을 열고 이체 내역을 흘끗 본 뒤 혀를 차며 말했다. "서 씨 가문 쪽 사람인 거 같은데! 수수, 그 얼굴로 서 씨 가문 돈을 어떻게 받아냈데?!"수수는 심장이 아래로 쿵하고 떨어지는 것 같았다.설마 정말로 둘째 도련님일까.대체 둘째 도련님께서 그녀가 수철 삼촌에게 돈을 빌린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수수의 낯빛은 점점 어두워졌다. "수철 삼촌, 돈은 언제 입금된 건가요?""어제." 남자는 말을 마친 뒤, 하품을 크게 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수수는 사실 시어머니의 팔찌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지만 이미 전화가 끊겼고 수업을 알리는 소리가 들렸다.그녀는 바로 교실로 돌아가 다시 수철 삼촌에게 팔찌에 대한 메시지를 보냈다.둘째 도련님은 수철 삼촌이 팔찌를 뺏어간 일과 다시 돌려준 일에 대해서 모를 것이다.그녀가 빚진 돈보다 그녀에게는 시어머니의 팔찌가 더욱더 중요했다.남자는 그녀의 메시지에 답장이 없었다.그녀는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다. 설마 수철 삼촌이 시어머니의 팔찌를 팔았다면?수업 중간에 그녀는 깨달았다.서준빈은 아마도 집사에게 물어봤을 수도 있다는 것을.시어머니께서는 몸이 안 좋아서 치료할 때마다 항상 집사에게 돈을 빌리곤 하셨다. 그리고 집사를 통해 이 서 씨 삼촌을 소개 받고 돈을 빌린 것이다.비록 최 씨 삼촌은 돈을 갚으라고 자주 찾아왔지만 높은 이자를 받지 않았다.수수는 돌아가 서준빈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기로 결정했
"알겠어! 그렇게 말한다면 연락처를 줘야지!" 서준빈은 자신의 휴대폰을 수수에게 건네줬다.서은준은 친한 두 사람의 모습에 씁쓸한 표정으로 다시 별관으로 돌아갔다."그런데 둘째 도련님, 혹시 그 최 씨 아저씨에게 제 시어머니 팔찌를 받으시지 않으셨나요? 시어머니 팔찌를 담보로 가지고 계셨거든요. 빚을 다 갚으면 돌려준다고 했는데... 아직 말이 없어서요." 수수가 물었다.서준빈은 빚을 그가 갚은 것이 아니라 그녀가 말하는 팔찌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나한테 없어!" 그 말을 한 뒤, 서준빈은 차 쪽으로 향해 걸어갔다. "주차를 해야해서. 안 그러면 형이랑 아버지 차량이 들어오지 못하니깐. 그럼 이만."수수는 서준빈이 본관 쪽으로 차를 운전해 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이미 어떻게 된 일인지 알수 있었다. 서준빈의 연락처도 얻었으니 천천히 그에게 돈을 갚으면 됐다.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과일 바구니를 들고 별관 쪽으로 향했다.별관에 들어서자 마자 그녀는 서은준이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놀랐다. "도련님, 돌아오셨어요! 언제 오셨어요?"수수는 과일 바구니를 내려놓고 그에게 다가갔다."도련님, 둘째 도련님께서 제 빚을 갚아주셨어요. 그래서 방금 둘째 도련님을 만나고 오는 길이었습니다."수수는 서은준에게 있었던 모든 일을 말했다.서은준은 앞에 놓인 밥과 접시를 내려다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너한테 너무 친절한 거 아니야?""저를 불쌍하게 생각해서 그런 게 아닐까요! 시어머니께서 여기서 오랫동안 일을 하기도 했고. 저도 여기서 살았으니까요. 그래서 둘째 도련님이랑은 어릴 때부터 많이 봤답니다." 수수가 말했다.서은준은 지금 씹고 있는 음식이 마치 모래를 씹는 것 같았다. "근데 걔가 네 돈을 갚았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전에도 돈을 갚아주겠다고 말씀하셨거든요. 제가 계속 거절했어요." 수수는 계속 말했다. "둘째 도련님께서 비록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도련님이랑 자주 부딪혀서 저는 둘째 도련님 돈을 받고 싶지 않았어요."서은
오늘 그가 받은 택배였다.어제 수수의 돈을 갚으면서 그는 남자에게 그녀의 시어머니 팔찌를 돌려달라고 말했다.그리고 오늘 그 팔찌를 돌려받았고 그는 수수에게 돌려줄 생각이었다.그런 마음을 먹고 돌아 오자마자 수수와 서준빈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볼 줄이야.그때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 과일 준비했어요. 과일 드세요!" 수수는 접시를 든 채로 문 밖에 서 있었다.접시에는 그녀가 깎은 과일들이 들어있었다.서은준은 팔찌를 다시 가방에 넣은 뒤, 문 쪽으로 걸어가 차가운 목소리로 거절했다. "안 먹어."그는 수수가 가져온 과일이 자신이 아닌 서준빈에게 주려고 한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의 대답은 수수 역시 예상할 수 있었다.예상은 했지만 그의 차가운 태도에 수수는 슬퍼졌다.그녀는 서은준과 좋은 관계를 지내고 싶었지만 서은준은 여전히 고슴도치처럼 예민했다.분명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지만 그와 더욱더 가까워질 방법이 없었다.그녀는 과일을 다시 들고 부엌으로 가서 먹었다.평소의 그녀라면 과일을 먹지 않았다.왜냐하면 과일은 비쌌기 때문이었다.특히 그녀는 두리안을 평상시에 먹고 싶어도 비싸서 사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두리안의 냄새는 처음 맡아보는 사람이라면 거부감이 들수도 있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맛있었다.그녀는 갑자기 생각했다. 서은준은 두리안을 좋아할까?겉으로 보기에 그가 매우 쌀쌀맞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친절했다.A국.진아연과 박시준은 김세연과 만나기로 한 식당에 먼저 도착해 음식을 주문하기 시작했다.잠시 뒤, 김세연이 도착했다.김세연은 운동을 막 마치고 왔는지 검은색 모자와 회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왔다.진아연은 김세연을 보자마자 바로 박시준에게 절대 흥분하지 말라는 눈빛을 보냈다.박시준은 물컵을 들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길이 막혀서 늦어서 미안해요." 김세연은 그들 맞은편에 앉아 모자를 벗었다."은퇴한 기분이 어떠세요?" 진아연은 예전과 달라진 것 없이 그대로인 그를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 "경호원이랑
진아연은 딸 옆에 있는 남자를 보며 무슨 일인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박시준 역시 바로 눈치를 챘다.라엘이는 아직도 김세연을 잊지 못한 것이다!일부러 남자와 함께 이곳에 와 김세연을 자극이라도 시킬려고 하는 것 같았다.박시준은 그저 자신의 생각이 틀리기를 바랐다. 그게 아니라면... 일은 더욱더 복잡해질 것이다."어! 다들 여기 계셨네요!" 라엘이는 함께 온 남자를 일부러 김세연 옆에 앉게 했다. "밖에 주차된 차를 보고 여기 있으실까 해서 들어와봤어요."라엘이는 우연을 가장한 만남이라 말했다.김세연은 옆에 있는 금발 남자를 흘끗 보았고 라엘이가 예전에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속 남자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남자 역시 정중하게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김세연 씨 맞으시죠?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미르 씨, 여기 우리 부모님이에요. 인사해요!" 라엘이가 미소를 지으며 미르에게 말했다.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자기 소개를 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미르라고 합니다. C국 왕실 가문의 후계자입니다. 올해 24살이 되었고..."미르가 자신을 소개하고 있을 때, 라엘이는 진아연에게 조용히 물었다. "엄마, 사진보다 더 잘 생겼죠?"진아연은 따뜻하게 웃으며 조용히 말했다. "라엘아, 밥 먹으렴.""네..."박시준은 직원을 불러 두 세트 식기를 가져오라고 했다.라엘이는 미르에게 말했다. "미르 씨, 편하게 있어요.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요. 아, 세연 삼촌이라고 불러도 되요."미르는 그 말을 듣고 김세연에게 웃으며 말했다. "세연 삼촌."김세연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반갑습니다. 이거 드셔봐요. 이 집 시그니처 메뉴입니다."김세연은 차분하게 미르에게 음식을 소개해줬다.미르는 음식을 한 점 집으려고 하다 박시준과 눈이 마주쳤다. "아, 아버님. 먼저 드세요."박시준: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아서. 먼저 들어요!"진아연은 미소를 지으며 미르에게 말했다. "어서 먹어요! 부
"라엘아, 아빠가 전에 했던 말 안 잊었지? 저녁 6시 귀가 시간." 박시준은 라엘이에게 말했다. "경호원은?"라엘: "아빠, 7시에 들어가도 될까요? 오늘 이렇게 같이 저녁도 먹는데! 6시는 너무 일러요."박시준은 약간 혼란스러웠다.그리고 그때 김세연이 말했다. "확실히 6시는 너무 이르네요."라엘이와 박시준은 동시에 김세연을 바라보았다.그는 라엘이를 도와 말해 주고 있었다.라엘이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제가 다른 남자랑 데이트하는 게 기분 좋으세요?"김세연은 담담하게 말했다. "당연히 라엘이가 좋은 남자를 만난다면 응원해 줘야지."미르는 김세연의 말을 듣고 감동을 먹었다. "감사합니다! 세연 삼촌! 정말 감사해요!"김세연은 미르를 바라보며 말했다. "52명 후보 중에 1명일 뿐이니까요. 라엘이의 환심을 사고 싶다면 진심을 다 하시면 됩니다."미르: "네! 알겠습니다. A국 정말 좋은 거 같아요. 저희 아버지께서도 A국에 자주 오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도 같이 왔습니다. 사계절이 분명한 A국 날씨가 정말 부러워요. C국은 사계절 내내 추울 뿐..."미르의 말을 듣고 진아연은 예전에 메일함에서 봤던 '결혼 가능'이라는 내용이 생각났다.진아연은 딸을 먼 곳으로 시집 보내는 것이 싫었다. 만약 미르가 A국에 정착할 수 있다면 진아연은 매우 기쁠 것이다.김세연은 미르와 잠시 대화를 나눴고 라엘이는 배가 부른지 수저를 내려놓았다."미르 씨, 이제 가요!" 라엘이는 미르를 데리고 와서 김세연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고 싶었지만 김세연은 오히려 미르와 즐겁게 대화를 나눴다.미르 역시 수저를 내려놓았고 그는 김세연과 연락처 교환을 잊지 않았다.라엘이는 두 사람이 연락처를 교환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배신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진아연은 딸이 어색해 하는 표정을 보며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라엘이가 미르와 나간 뒤, 진아연은 화제를 바꾸며 말했다. "세연 씨, 다음 주에 학교 들어간다면서요. 긴장되지 않으
"김세연 씨와 무슨 상관이에요?" 진아연은 그에게 음식을 올려주며 말했다. "방금 세연 씨 행동 못 보셨어요? 세연 씨는 라엘이에게 그런 마음 전혀 갖고 있지 않아요.""대체 우리 딸이 뭐가 모자라서...?" 박시준은 딸을 변호하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순수해서 그래. 우리가 잘 인도해 줘야해.""휴... 그럼 당신이 가르쳐요." 진아연은 이미 오래 전부터 라엘이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어린 시절의 라엘이었다면 그녀의 말을 잘 따랐을 것이다.하지만 이제 라엘이는 25살이고 자신의 주관과 계획이 있을 것이다.그리고 모든 사람은 자신의 삶을 선택할 권리가 있었다."오늘 저녁에 딸이랑 이야기 좀 나눠야 겠어." 박시준이 다짐했다."그렇게 해요! 대신 잘 이야기 나눠요. 나중에 또 라엘이가 날 찾지 않게요." 진아연이 말했다.박시준: "나 못 믿어?"진아연: "전 그저 우리 딸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뿐이에요."김세연은 둘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었고, 약간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음식을 먹었다."김세연 씨, 오늘 분명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박시준은 갑자기 김세연에게 차갑게 말했다. "내 딸이 당신과 결혼하는 건 반대합니다. 그러니 결혼하고 싶거든 다음 생에서나 하세요!" 그러다 그는 조금 생각하더니 말했다. "다음 생에도 안 돼!"김세연: "제가 라엘이에게 청혼을 했나요?"진아연은 당황하며 얼굴을 붉혔다. "여보, 이 일은 세연 씨 잘못이 아니에요. 그러니깐 너무 그렇게 몰아가지 말아요."박시준은 반박조차 할 수 없었다.진아연은 그의 기분이 이해가 갔다.그는 항상 라엘이가 다치기라도 할까봐 노심초사했다. 라엘이가 어렸을 때 그녀가 넘어져 다치기라도 할까봐 감시 카메라까지 설치할 정도 였으니... 그는 24시간이 그에게 주어진다면 라엘이에게 모든 시간을 쓸 것이다.라엘이는 두 사람의 말을 잘 들었다.고등학교와 대학 진학에 대해서는 라엘이는 박시준의 계획에 따랐다.대학원 공부 역시 박시준의 계획이었다.지난 몇 년간 가족 분위기는 매우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