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요. 이 문제는 너무 마음에 두지 마세요. 그는 이제 더 이상 대표님께 위협이 되지 않잖아요. 혹시라도 그 사람이 대표님을 찾아가 귀찮게 하는 일이 생길까 봐 말씀드린 거예요.""괜찮아." 박시준은 이 정도 사소한 일 때문에 화를 낼 생각이 없었다.오늘은 그와 진아연의 결혼식 날이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편안해졌다.예식은 이미 끝났으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이제 누구도 두 사람의 결혼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그가 예전에 준비했던 결혼식에 비하면, 훨씬 순조로웠다."아연이는 잠들었어요?" 마이크가 물었다. "두 사람은 언제 떠날 거예요?""저녁 비행기 표를 샀어. 너랑 지운이는 언제 B국으로 갈 예정이야?" 박시준이 대답했다."당연히 두 사람이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다음에 떠날 생각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아연이가 아이들 걱정에 마음이 놓이겠어요?" 마이크의 대답이 박시준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그럼, 부탁 좀 할게.""이렇게 예의 차리는 모습은 처음 보네요. 오늘 새신랑이 되더니 달라졌어요." 마이크가 농담조로 말했다. "아참, 지운 씨가 B국에 가고 나면, 비서를 새로 채용해야 하죠?"오늘은 정말로 평소와는 사뭇 달랐다.평소 그와 마이크는 두 마디 이상의 대화를 나누기가 어려웠다. 두 마디면 서로에게 화를 내기 바빴기 때문이다.오늘 그는 조지운이 B국으로 근무지를 이동하는 것에 동의했다. 그래서 마이크는 각별한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었다."응.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면 생각해 보려고.""대표님, 전 B국에는 대표님께서 적임자를 구하신 다음에 가도 괜찮아요!" 조지운이 말했다. "전 급하지 않아요.""마이크가 급하잖아." 박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마이크가 갑자기 성질을 내며 말했다: "내가 급하긴 뭐가 급해요. 그럼 지운 씨에게 B국에 가려거든 비서를 채용해 두고 가라고 하세요!"박시준: "괜찮아. 내가 하면 돼. 예전에 지운이도 내가 직접 채용했어."조지운이 웃음을 터뜨리며 감탄사를
라운지.정신없이 잠을 자던 진아연의 귓가에 휴대폰 벨 소리가 들려왔다.전화가 오는 소리가 아니었다.오늘은 박시준과의 결혼식 날이니, 그녀는 오래 잠들어서는 안 된다는 걸 속으로 되뇌고 있었다. 그래서 한동안 몸부림을 친 끝에 겨우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박시준이 곁에 없는 것을 발견했다."이 사람 정말... 매번 이렇게 깨우지 않는다니까." 그녀가 작게 중얼거리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자리에 앉았다.그녀가 휴대폰을 찾아 열고는 시간을 확인했다. 그러다 새로운 메시지를 발견했다.메시지를 클릭하자 한 인증 메시지가 나타났다.당시 그녀는 박우진을 친구 목록에서 완전히 삭제했었다.그녀는 박우진과 연락을 주고받지 않은 지 이미 몇 년이 지났기 때문에, 박우진이 뻔뻔스럽게 그녀에게 친구 추가 요청을 보낼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그녀가 박우진의 아이디임을 알아챈 건, 인증 메시지도 있었지만, 그의 프로필 사진과 닉네임이 그대로였기 때문이었다.마음속으로 한동안 고민하던 진아연이, 엉겁결에 수락 버튼을 눌러버렸다.박우진은 마치 그녀가 수락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그녀가 수락하자마자 곧바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아연아, 오늘 너와 박시준이 결혼한다는 기사 봤어. 정말 축하해!진아연: 이 말을 하려고 나를 추가한 거야?박우진: 아연아,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네가 듣지 않을 거란 거 잘 알아. 하지만 나도 다른 방법이 없었어... 우리 아버지가 편찮으셔. 아버지의 병을 치료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그 돈을 구할 길이 없어...진아연이 생각한 대로, 그는 역시 안 좋은 일로 자기를 찾은 것이다!진아연: 예전에 고택을 팔아 챙긴 돈은?박우진: 다 써버렸지.진아연: 그렇구나.진아연은 '그렇구나'라는 말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수억 원이 넘는 돈을 이렇게 빨리 써 버리다니, 이것이 박우진의 능력이라면 능력이었다.박우진: 나도 내가 무능력하고 욕심 많은 놈이라는 거 잘 알아. 나도 많이 뉘우쳤어! 아연아, 지금 내가 돈
안타깝게도 그는 겁이 많고 고통을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죽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음에도 발걸음을 뗄 용기를 내지 못했다.한동안 길가의 벤치에 앉아 있던 그가 마침내 용기를 내어 박시준의 번호를 찾아 박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예상외로, 박시준은 곧바로 그의 전화를 받았다.박우진은 순간 어떻게 입을 떼야 할지 몰라 잠시 얼어붙었다."우리... 우리 아버지가 편찮으세요..." 행여나 박시준이 전화를 끊어버릴까, 박우진은 재빨리 감정을 조절한 뒤 그에게 간청했다. "반년 전에 폐암 진단을 받으셨는데... 이제 더 이상 치료비를 감당할 돈이 없어요. 박시준 씨, 제발 우리 아버지 좀 도와주세요! 두 사람이 나를 끔찍이도 싫어한다는 거 알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우리 아버지는 정말로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박시준 씨, 제발 우리 할머니를 봐서라도 조금만 도와주세요!""감히 어디서 할머니를 입에 올려?!" 박시준의 눈가에 한기가 서렸다. "네가 네 할머니를 죽이지만 않았어도, 네 할머니는 아직 멀쩡히 살아계셨을 거야!""정말 죄송해요! 저도 제가 할머니를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는 거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 어머니도 돌아가시고 안 계시는데, 우리 아버지마저 돌아가시면, 그럼 전 이 세상에 가족이라곤 아무도 없다고요!" 박우진이 울부짖었다.그가 '어머니도 돌아가셨다'라는 말을 꺼낸 건, 박시준에게 그의 어머니가 이미 할머니의 원수를 갚았다는 걸 상기시키기 위해서였다!"네 아버지 문제는 네 아버지가 직접 와서 얘기하라고 해." 박시준은 박우진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만약 그를 만났다가는, 자신이 그를 죽여버리진 않을까 걱정되었기 때문이다."아버지가 싫다고 하셨어요... 부탁할 염치가 없으시다면서요... 당시에 당신을 고소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욕먹게 만든 걸 지금까지 후회하고 계세요. 진심으로 박시준 씨에게 사과하고 싶어 하시죠. 하지만 당신이 받아주지 않을까 두려우신가 봐요..." 박우진이 더 크게
"세연 삼촌, 우리 엄마 아빠는 신혼여행에 가실 거래요. 우리 집에 와서 같이 놀아요!" 라엘이가 동생을 엄마 곁에서 안아 들고 김세연에게 다가가 따뜻한 말투로 그를 초대했다. "설날 이후에나 일을 시작할 거라고 하지 않았어요? 우리 설날에 3일이나 쉬잖아요! 아저씨도 이틀은 더 놀 수 있겠죠!"한참을 고민한 끝에 김세연이 대답했다: "엄마한테 물어봐야 해.""물어볼 필요 없어요! 엄마 아빠가 집에 안 계실 땐, 제 말이 곧 법이에요!" 라엘이가 득의양양하고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다. "엄마 아빠는 오늘 밤에 떠나실 거래요. 오늘 밤에 바로 우리 집으로 가요!"독불장군 같은 라엘이의 대답에 김세연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지성이가 고개를 들어 누나의 말을 바로잡았다: "누나, 형이 돌아왔잖아. 엄마 아빠가 집에 안 계실 땐, 우린 형 말을 따라야지."지성이는 속으로 누나를 누구보다 많이 아꼈지만, 지성이는 형이 누나보다 조금 더 대단하다고 생각했다."오빠도 내 말을 따를 거야!" 라엘이가 강력하게 주장했다. "오빠는 날 좋아해서 내 말은 다 들어주거든. 그러니 너도 뭐든 내 말대로 해야 해."지성이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누나, 난 당연히 누나 말 대로 할 거야. 난 형보다 누나가 더 좋거든.""요 꼬마 아부쟁이." 라엘이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내심 기분이 좋았다.저녁 식사가 끝난 후, 김세연이 진아연에게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진아연은 곧바로 그를 따라갔다."라엘이가 아연 씨네 집에서 이틀 동안 놀다 가라고 하네요." 김세연은 역시 진아연에게 한마디 말이라도 하는 편이 더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만약 그들이 스타팰리스 별장에 있는 진아연의 집에서 지냈다면, 김세연도 이렇게까지 조심스럽지는 않았을 것이다."그렇게 해요! 세연 씨 생각에 우리 집이 너무 시끄럽지만 않으면, 전혀 문제없어요!" 진아연이 웃으며 말했다. "요즘 지성이가 좀 소란스럽거든요.""제가 보기에 지성이는 귀엽기만 한 걸요.""그건 세연 씨와 아직
한 시간 후, 진아연과 박시준은 호텔을 떠나 공항으로 향했다.그들의 목적지는 K국이다. K국은 A국의 인근 국가로, 비행기로 3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다.K국은 독특한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관광 산업이 항상 호황을 이루는 곳이다.진아연이 아는 많은 동창과 친구들이 K국에 놀러 갔었다. 하지만 진아연은 가본 적이 없었다."K국에 가본 적 있어요?" 그녀가 박시준에게 물었다."아니. 거긴 보통 커플들이 휴가를 보내러 가는 곳이잖아.""그런 것 같네요. 사진을 보니, 그곳의 바다가 정말 아름답더라고요. 사실 난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계속 기회가 없었어요." 진아연은 이번 여행을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게다가 시차도 얼마 나지 않잖아요. 난 정말 시차 적응을 해야 하는 게 싫어요. 매번 시차 적응을 할 때마다 하루 종일 머리가 멍하거든요.""시차 적응이 힘들긴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K국의 바다는 그렇게 아름다운 편은 아니야." 박시준은 K국의 관광지가 마음에 차지 않아 가본 적이 없었다."분위기 망치지 말아줄래요? 우린 지금 신혼여행을 가는 중이잖아요!""당신과 함께라면 난 신혼여행을 어디로 가든 다 상관없어. 난 경치 감상이나 하려고 가는 게 아니거든." 박시준이 이렇게 말하자, 진아연은 온 몸이 꿀단지에 빠진 듯한 기분이었다."여보, 앞으로는 세연 씨에게 그렇게 딱딱하게 대하지 않을 수 없어요?" 기분이 좋아 보이는 그의 모습에, 진아연이 기회를 틈타 입을 열었다. "세연 씨가 요 이틀 동안 우리 집에 머물면서 아이들을 돌봐주기로 했어요. 난 지금까지 세연 씨를 동생처럼 대해왔어요...""당신이 세연 씨를 동생처럼 생각한다는 건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세연 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야." 박시준은 자신을 향한 진아연의 감정을 단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다. 그저 김세연의 불순한 마음을 생각하면, 김세연을 좋게 볼 수 없었다."예전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 세연 씨는 나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을 거예요! 우린 요즘 연
그가 다가오는 걸 본 최은서가 곧바로 가방을 들고 의자에서 일어났다.비틀거리며 걷는 성빈의 모습을 보아하니, 술에 취한 듯했다.예전에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성빈은 자신은 술을 천 잔을 마셔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허풍떨기 좋아했다.하지만 사실 그때 그의 주량은 정말로 높은 편이기도 했다.이제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의 주량도 줄어드는 듯했다."여보!" 최은서의 앞에 다가가기 전, 성빈이 안아달라며 두 팔을 활짝 편 채 걸어왔다.공개적인 장소에서 애교를 부리는 그의 모습에, 최은서는 당황스러워 발을 꼼지락거리며 딴청을 피웠다."술을 얼마나 마신 거예요?" 최은서가 그를 한 팔로 부축해, 그를 의자에 앉혔다. "마이크한테 말하고 올게요. 우리 먼저 돌아가요! 당신이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신 걸 어머니께서 아시면, 분명 엄청 마음 아파 하실 거예요."최은서가 마이크에게 갈 채비를 하며 말했다.하지만 성빈이 양손을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는, 그녀를 꽉 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여보, 가지마... 아무데도 가지마... 나랑 있어줘... 오늘 하루 종일 나랑 같이 있어 주지 않아서 내가 얼마나 속상했는지 알아?" 성빈이 붉어진 뺨을 최은서의 치마에 비비며 말했다.최은서는 어이가 없었다: "오늘은 우리 오빠의 결혼식 날이에요. 당신도 하객을 맞이해야 했겠지만, 나도 하객을 맞이해야 했다고요! 도대체 술을 얼마나 마신 거예요? 얼마나 마셨길래 이 꼴이 된 거예요...""엉엉, 여보, 나랑 함께 있는 게 부끄러워? 내 나이가 너무 많아서 그런 거겠지..." 성빈이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내가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다는거... 나도 잘 알아...""왜 이래요, 정말!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하지 말아요! 다른 사람들이 다 듣잖아요!" 최은서는 얼굴이 달아오르고, 온몸이 화끈거렸다.그녀가 성빈을 업을 수만 있었다면, 그녀는 당장 성빈을 둘러메고 자리를 떠났을 것이다.그녀는 많은 하객이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걸 발견했다.
그녀는 허리에 손을 얹고 재빨리 경호원을 쫓아갔고하준기는 이들이 떠나자 바로 여소정에게 방금 녹화한 영상을 달라고 말했지만여소정은 재빨리 휴대폰을 숨기고 거절했다. "싫어! 혹시 영상을 지울 생각이야? 이건 성빈 씨의 흑역사야. 절대 지우지 않을 거야!""내가 어찌 감히 네가 찍은 영상을 지우겠어. 그냥 보자는 거지!" 하준기는 바로 손을 들고 맹세했다. "그냥 잘 찍었는지 궁금해서 그런 거야.""아, 나 그래도 잘 찍었어. 소리도 들릴걸! 술주정하는 모습에 다들 깜짝 놀라서 엄청 조용해진 거 알아? 여기 있는 사람들 엄청 집중해 듣고 있었어! 하하!" 여소정은 하준기에게 영상을 보여주면서 말을 이었고영상을 확인한 하준기는 얼굴이 바로 빨개졌다.빈이 형 이제 진짜 끝났다!이런 흑역사는 절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그리고 여소정 같은 성격에 빈이 형이 만약 제대로 달래지 않으면 절대 영상을 지워주지 않을 텐데."일단 영상을 간직하고 있다가 나중에 만약 은서한테 잘못한 일이라도 있으면 모든 사람에게 폭로할 거야! 이 정도 완전 개망신인걸?" 여소정의 생각을 알게 된하준기는 오히려 그녀를 높게 평가했다. "소정아, 난 네 영상 지울 생각 없어.""당연히 지우면 안 되지. 만약 다른 사람을 도와 지울 생각이라면 끝났다고 생각하면 돼!" 뭔가 떠오른 여소정은 갑자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성빈 씨 주량 꽤 좋지 않아? 그런데 왜 당신들도 취하지 않았는데 본인이 먼저 취한 거지?""나도 같이 마시지 않아서 얼마나 마셨는지 몰라. 아마 계속 걱정하고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는데 술을 마시니 스스로 참지 못한 거지. 그리고 계속 나이 얘기를 꺼내는데, 나라도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하준기는 말하면서 여소정에게 당부했다. “그리고 앞으로 나이 얘기는 적당히 해.”"참 나, 덩치도 큰 남정네가 그 정도로 힘들어하는 거야? 은서가 그런 점이 싫었으면 결혼까지 했을까? 우리는 그냥 농담...""소정아, 난 다들 너무 진지하게 얘기해서 농
"저는 당신과 함께 아이 낳고 싶지 않다고 말한 적 없어요! 왜 갑자기 우는 거예요?" 최은서는 성빈이 눈물을 머금자 스스로를 자책했고 눈물을 닦아주면서 조용히 말을 이었다. “앞으로 나이 얘기하지 않을게요. 울지 마요. 계속 울면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그냥 뽀뽀해 줘.""다 큰 어른이 무슨 애교에요..." 최은서는 성빈의 모습에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저는 당신이 우는 모습을 본 적 없었는데, 오늘 진짜 계속 우네요!"최은서는 말을 마치자 바로 그의 볼에 뽀뽀해 줬다."술 냄새 진짜 많이 나요. 일단 가서 씻어요!" 최은서는 싫은 티를 냈지만 곧 그의 자존심을 고려해 급히 설명했다. "저는 술 냄새가 싫은 거지, 당신이 싫다고 하지 않았어요."성빈은 그녀의 설명에 참지 못해 웃었다."여보, 나 머리 너무 어지러워서 움직일 수 없어. 씻겨주면 안 돼?" 성빈은 침대에 누워 꿈쩍도 하지 않았고최은서는 바로 거절하려고 했지만, 항상 자기를 챙겨주고 지금까지 그녀한테 무엇 하나 요구한 적 없는 성빈이기에 고민하게 되었다.그리고 오늘 둘째 오빠의 결혼식 때문에 술을 마셨다는 생각에 순간 마음이 누그러졌다."그냥 닦아줄게요." 최은서는 빨개진 얼굴로 그를 바라보면서 잠깐 망설이다가 말을 이었다. “아니면 욕조까지 부축해 줄까요? 세수도 해야 하고 이빨도 닦아야 하는데 침대에 누워있으면 어떻게 씻겨줘요?"성빈은 그녀의 말에 방금까지 상상하고 있던 낭만적인 모습이 산산조각났다."그래. 당신 말이 맞아."물론 머릿속에 상상한 낭만적인 장면은 없었지만, 자기 말에 바로 따라주는 은서의 모습에 참지 못해 뽀뽀해 줬고 그 또한 은서가 자기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다.다음 날, 아침 9시.은서는 너무 배고파 잠에서 깨어나 아침을 먹으러 침실에서 나왔고성빈의 어머니는 그녀를 보자 바로 웃으면서 물었다. "성빈이는 어때? 어제 가서 보려고 했는데, 휴식에 방해할까 봐 들어가지 않았어.""아직 자고 있어요." 최은서는 하품하며 말을 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