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준과 4년 넘게 혼인 관계를 유지했으니 진아연에게는 확실히 특별한 매력이 있을 것이다.게다가 심윤은 외국에서 그 이름을 들은 적이 있었다.그녀 또한 노경민 교수의 학생이며 괜찮은 논문을 여러 편 발표했었다.다만 졸업하고 나서 그녀가 사라졌다는 것뿐.그녀는 큰 병원에 가지 않았고 의료업에 종사하지도 않았다.이론적 지식이 강하면 뭐 하는가? 임상 경험이 중요한데.그렇지 않다면, 박시준은 왜 그녀에게 시은이의 치료를 부탁하지 않았을까?저녁.스타팰리스 별장.장희원은 두 아이를 바라보며 물었다. "왜 안 먹어?"라엘은 뽀로통해서 물었다. "엄마는 언제 와요?""일 다 끝나면 돌아올 거야. 나도 언제 끝날지 몰라.""엄마가 시은이 아줌마를 치료하고 있어요?""응. 걱정 마. 시은이 아줌마는 괜찮을 거야."이때 한이가 불쾌해하며 입을 열었다. "시은이 아줌마, 나빠!""시은이 아줌마는 네가 데려오지 않았어? 갑자기 왜 그러는 거야?" 희원은 손으로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아줌마는 박시준과 같은 편이야!"희원은 그가 이 사실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한아, 이건 다 어른들의 일이니까 신경 쓰지 마. 시은이 아줌마의 지능은 너랑 라엘보다도 낮거든. 아줌마가 무슨 잘못이 있겠어? 잘못이 있다면 박시준의 잘못이지." 희원은 시은이를 원망할 수 없었다.시은이는 세 살짜리 여자아이와 다를 바 없었다.한이는 자책했다.만일 그가 엄마와 박시준 사이의 관계를 알았고, 박시준과 시은이 사이의 관계도 알았다면, 그는 절대 시은이를 집으로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엄마는 많이 속상했을 거야.엄마가 돌아오면 사과해야 겠어!오후 8시.박시준이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해커를 찾았습니다! 해커가 남긴 여러 정보에 따르면 해커는 대표님의 조카 박우진입니다!" 전화 반대쪽의 사람이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박시준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박우진 그 폐물이 언제 해커가 되었지?"대표님, 기술자에게 세 번이나 재확인을 요청했는데 결과가 모두 같았
"그 여자애는 네 휴대폰은 왜 빌린 거지?" 박시준이 의심스러하며 물었다."아빠를 못 찾아서 휴대폰으로 아빠한테 전화를 걸겠다고 했어요. 그 아이를 만난 이후로 매일 불행했는데! 그 아이가 저주를 내렸나 봐요!" 박우진의 얼굴은 퉁퉁 부어올랐다. 게다가 눈물범벅까지 되어 매우 비참해 보였다.박시준은 그의 꼬락서니를 흘겨보며 얇은 입술을 열었다. "그 아이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아직도 기억해?""기억해요! 정말 이뻤어요! 이쁘지만 않았서도 걔한테 전화를 빌려주지 않았을 거예요! 지난번에도 말했는데 약간 진아연을 닮아 있었어요!"그 세 글자를 들은 박시준은 얼굴이 조금 어두워졌다. "가서 약이나 발라!""안 아파요, 삼촌... 제 휴대폰에 어떻게 악성코드가 깔렸는지 알고 싶어요! 제 소개팅녀에게도 자동으로 나체 사진을 보내서 결혼도 파탄 났어요. 제 말을 도청할 수도 있을지도 몰라요!" 박우진은 매우 고통스러워했다.그는 자신이 어떻게 해커의 표적이 되었는지 전혀 몰랐다.자신이 누구를 건드렸는지도 몰랐다."우진아, 네 어머니랑 방으로 돌아가서 약 바르고 있어. 삼촌과 얘기 좀 할게." 박한이 말했다.박우진은 일어나서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거실에 두 형제만 남게 되자 박한이 입을 열었다. "이 해커는 먼저 우진이의 핸드폰에 악성코드를 설치하고 우진의 정보를 훔친 뒤 시은이의 학교를 해킹했어. 매우 계획적이야! 그들은 왜 시은이를 납치한 걸까? 하루가 지났는데도 우리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고 있다니."이 문제는 박시준도 고민하고 있었다.그들이 돈을 요구하면 그는 얼마든 줄 수 있었다!두려운 건 그들이 시은이를 해치려는 것이었다!"시준아, 너 요즘 누구를 건드린 적 있어?" 박한이 물었다."학교 내부의 사람이 한 일일 겁니다. 이미 지난 한 달 동안의 인원 기록을 조사하라고 지시했습니다.""그래. 학교 쪽의 보안은 매우 엄격했을 거라 믿어. 어머니와 나도 지난 몇 년 동안 시은이를 찾아가 볼 수 없었는데. 외부인이라면 접근하기 더 어려웠을 거야.
라엘은 엄마의 품에 안겨 작은 손가락으로 오빠를 가리켰다. "오빠가 데려왔어.""그래... 한아, 넌 엄마가 여기 있는 걸 어떻게 알았어?" 진아연은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고 아이를 탓하지 않았다. "마이크 아저씨한테 엄마 휴대폰 위치를 추적해달라고 부탁한 거야?"힌이는 고개를 끄덕였다.한이의 해킹 기술은 마이크 아저씨가 가르쳤다.아연은 한이의 기술이 얼마나 뛰어난 단계에 도달했는지를 알지 못했다."자, 이제 집에 가자! 엄마 지금 너무 졸려." 진아연의 뇌는 더 이상 정상적으로 사고할 수 없었다.두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서 나온 후 바로 택시를 잡았다.그리고 이내 차안에서 잠이 들었다.오전 11시 20분심윤은 성심병원 제3병원에 오라는 낯선 사람의 전화를 받았다.병원에 와보니 수술을 마친 시은이를 볼 수 있었다.그녀의 머리는 거즈로 싸여 있었고 두눈을 감은 채 얼굴색은 하얗게 질려있었다!약 2시간 후, 박시준은 심윤의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시은이 씨를 찾았어요! 지금 병원에 있는데, 제가 뇌 수술을 해드렸어요!" 심윤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흥분돼있었다.지난 두 시간 동안 심윤은 시은이의 두뇌를 검사했다.그리고 그녀의 뇌가 정교한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심윤은 간호사에게 누가 수술을 진행했는지 물었고 간호사는 모른다고 했다.그래서 심윤은 수술실을 빌려서 안에서 바쁜 척했다.두 시간이 지난 후 그녀는 즉시 박시준에게 전화를 걸어 공로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누군가가 선행을 하고 이름을 남기지 않았으니 사양하진 않을게!박시준은 신속히 성심병원 제3병원에 도착했다.시은을 본 후에야 그의 조여있던 마음이 풀리기 시작했다."심 선생님, 어떻게 된 일입니까?" 시준은 흥분한 나머지 심윤의 팔을 붙잡았다.심윤은 그의 큰 손을 잡으며 설명했다. "시은이 씨가 기절했는데 어떤 친절한 사람이 병원에 데리고 왔어요. 마침 제가 이 병원의 원장 선생님을 알고 있었고, 원장 선생님도 제가 대표님 때문에 귀국한 걸 알고
약 20분 후."대표님, 방금 성심병원 제3병원에 연락했는데 오늘 병원 cctv시스템을 점검 보수하고 있어서 아무것도 찍힌 게 없다고 합니다."부하의 대답을 듣고 박시준은 눈썹을 찌푸렸다.우연일까?과연 찍히지 않았던 걸까? 아니면 의도적으로 보지 못하게 한 걸까?"인터넷에서 이 사건에 관한 모든 뉴스와 사진들 지워!" 박시준이 지시를 내렸다."알겠습니다, 대표님. 지금 진행하겠습니다."약 1시간 후 박시준의 현상금 2,000억으로 실종자를 찾는 뉴스와 시은의 사진 등 모든 온라인 정보가 삭제되었다....진아연은 아주 깊은 잠을 잤다.전화벨 소리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절대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여소정은 그녀에게 연달아 전화를 걸었고, 그녀는 벨이 1분 넘게 울린 후에야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흐아암~" 그녀는 전화를 받자마자 하품을 했다."진아연! 너 지금 자고 있는 건 아니지!? 이제 겨우 7시가 넘었는데, 낮잠을 자는 거니, 밤잠을 자는 거니?" 여소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연은 졸린 눈을 비비며 창밖을 바라보았다.날은 아직 밝았다.하지만 곧 어두워질 것 같았다."소정아, 무슨 일이야? 별일 없으면 나 계속 잘래. 너무 졸려." 아연은 베개를 안은 채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어젯밤에 안 잤어? 무슨 도둑질이라도 하러 간 거야?! 이혼 축하하려고 쏜다고 했잖아? 식당 예약까지 다 했는데. 네가 안 오면, 내가 전부 포장해서 니네 집으로 가져 갈거야! 주소 좀 보내줘 봐!" 여소정은 한다면 하는 성격이였다."아니 됐어... 식당 주소 알려줘, 내가 금방 갈게." 아연은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났다."방금까지 졸리다고 하지 않았어? 내가 포장해서 갈게! 내가 아빠 술 창고에서 좋은 술 한 병 훔쳤어... 다음에 만날 때 마실 수 있게 네 집에 갖다 놓을게."아연의 졸음은 순간 사라졌다.소정의 남자 친구가 하준기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소정이 아이들의 존재에 대해 아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이다."안 졸려! 지금 어디야
"우리 둘이 데이트하는데 걔는 왜 데려와?" 여소정은 와인 한 잔을 부어 그녀에게 건넸다. "어젯밤에 뭐 했어? 다크서클이 거의 판다같은데."진아연은 잔을 들고 한 모금 마셨다. "어젯밤에 드라마를 보느라 밤새웠어!""누가 네 말을 믿어. 네 얼굴에 네 글자가 떡하니 쓰여 있는데 억-지-웃-음이라고." 여소정은 물었다. "너 설마 박시준한테 미련 남은 거 아니지?"진아연은 자신이 마시던 술을 내뿜을뻔 했다. "여소정, 내가 그렇게 바보같아 보여?"여소정은 힘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넌 돈은 많이 벌었지만 여전히 바보 같아."식당의 다른 한 켠.성빈이 술병을 들고 박시준에게 술을 부었다.이 식당은 병원에서 가장 가까운 고급 식당이다."박시준, 네가 시은이랑 있었던 일은 묻지 않을게. 같이 술이나 한 잔 마시고 싶어서 널 보자고 한 거야." 성빈이 말했다. "아 맞다, 근데 네가 찾은 그 심닥터가 정말 그렇게 대단해?"박시준은 술잔을 들고 한 모금 마셨다. "그 의사가 시은이 수술을 했어. 시은이는 아직 깨지 못했고.""오... 효과가 있으면 그 의사한테 얼마를 줄건데?" 성빈은 눈썹을 치켜 올리고 가십거리를 찾은 듯한 눈빛을 하고 물었다."얼마나 원하는지 보지 뭐.""그 의사가 돈을 원하지 않고 너를 원하면 어떻게 할 건데?" 성빈이 자신의 가설을 제기했다. "진아연은 네 마음에 시은이가 남아있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지만 강진 같은 여자들은 상관 안 하잖아. 만약 그 의사도 신경 쓰지 않고 너랑 사귀려고 하면 어떻게 할꺼야?"박시준은 성빈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 여자는 해외에 살아. 이번에는 휴가로 여기에 온 거야.""네가 그 여자랑 결혼할 생각만 있다면 그 여자는 기꺼이 해외에서의 인생, 직장 모두 완전히 포기할 수도 있잖아." 성빈이 말했다. "넌 여자들한테 너무 치명적이야.""심닥터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박시준이 단호하게 말했다.성빈은 끄덕이며 심윤 얘기는 더 안 했다."시준아, 저 앞에 저기 좀 봐봐, 여소정 아니
그녀 잔 속의 와인과 그릇 속의 밥은 아직 많이 남아있었다.그가 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떠나려 하진 않았을거다."드세요! 내가 가지 뭐." 그는 말이 끝나자마자 긴 다리를 쭉 뻗어 성큼성큼 걸어갔다.성빈은 와인잔을 들고 바로 쫓아갔다." 박시준! 나 좀 기다려!"여소정은 진아연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진아연, 여전히 대단해."진아연은 억울해하며 말했다. "저 사람이 지발로 간거야.""하하하! 난 왜 저 사람이 아직도 너한테 마음이 있는 것 같지." 여소정은 와인잔을 들고 그녀의 잔에 부딪히며 말했다." 저 사람 눈빛이 아직 널 사랑하는 눈빛이였어."진아연: "여소정, 드라마 좀 그만 봐. 지능 떨어져.""너 어젯밤에 드라마 때문에 늦게 잤다고 하지 않았어?""난 로맨스물은 안 봐." 진아연은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천천히 말했다. "내 삶에 집중해야지. 남자와의 사랑은 영원히 나보다 중요한 존재가 될 수 없어."여소정은 이에 찬성했다. "아연이 네 말이 맞아! 거봐 박시준한테는 네가 1번이 아니야.""그 사람 얘기 그만해. 밥이나 먹어." 진아연이 속삭였다. "차 가지고 왔는데 이따 대리를 불러야겠네.""밖에 대리 많아." 여소정이 말했다. "진아연, 오늘 니네 집에 가고 싶은데 왜 못 가게 해? 나 아직 한 번도 네 새 집에 가보지 못했다고!"여소정은 그녀가 스타팰리스에 살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몇 호에 사는지는 모르고 있었다.진아연은 뻘줌해 하며 술을 한 모금 마셨다. "다음에! 우리 집 지금 엉망이야...""너 엄마랑 같이 살지 않아? 어떻게 엉망일 수 있어?""어..." 진아연은 이유를 찾으려 애썼다.이때 박시준은 전화를 받고 식당 문을 향해 급히 걸어나가는 중이였다.여소정은 그가 급히 나가는 모습을 보고 말했다. "진아연, 박시준이 가려나 본데."진아연은 고개를 돌려 그가 떠나가는 것을 보았다.그가 급하게 떠나는 걸 보니...시은이 깨어난 걸까?박시은이 깨어났다.심윤은 박시준
"난 그 사람을 몰라." 박시은이 거부감을 느꼈다. "본 적도 없고...아예 모르는 사람이야...""응, 네가 기절해서 병원에 실려왔어. 그래서 그 선생님을 보지 못 했던거야." 박시준이 그녀에게 설명했다.기절?박시은: "그런 적 없어! 아니야!"그녀의 마지막 기억 속엔 진아연의 얼굴이 있었다.그녀가 고열로 침대에 누워 있을 때 진아연이 그녀에게 계속 말을 해주었다.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 그녀는 기억하지 못했다.그러나 그녀는 진아연의 부드러운 눈빛과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녀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기억해 냈다.감정이 북받친 그녀는 머리의 상처가 찢어질 듯이 아파왔고 눈물이 흘러나왔다."시은아, 아파? 이제 눈을 감고 아무 생각도 하지마. 한 숨 자고 나면 그렇게 아프지 않을 거야." 박시준은 티슈로 그녀 얼굴의 눈물을 닦아 주고 그녀의 팔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그녀를 재웠다.뇌 수술을 받은 그녀는 많은 휴식이 필요했다.그녀를 재우고 박시준은 병실에서 나왔다.심윤은 곧바로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 "시은이 상태는 어때요?"박시준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고 목소리는 흥분되었다. "말은 이전보다 더 많이 해요. 눈빛도 의식이 더 들어 보이고요... 심닥터, 수술이 매우 성공적이에요!"심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다행이네요! 수술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 봐 걱정했거든요!"박시준은 매우 감사해하며 심윤을 저도 모르게 안아버렸다. "심닥터, 고마워요!"심윤은 심장이 빨리 뛰었다. 조금 찔렸지만 박시준의 고마움 표시를 즐겼다.그녀의 두 손은 박시준의 몸을 껴안으려 했다. "박 대표님, 제가 해야 할 일을 한 거뿐이에요."그녀의 목소리는 박시준을 갑자기 제정신이 들게 했다.그는 그녀를 놓아주었다. 하지만 얼굴의 미소는 변하지 않았다. "심닥터, 고생 많았어요. 오늘 늦었는데 들아가서 편히 쉬세요. 내일 뵐게요."심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은에게 돌발 상황이 생기면 언제든지 나한테 연락해요."박시준은 고개를 끄덕
성빈은 그의 팔을 잡고 비상계단 쪽으로 끌고갔다."박시준, 아직 진아연이 신경 쓰이면서 왜 이런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짓을 해? 시은이가 아무리 예뻐도 진아연이랑 비빌 수 있다고 생각해?" 성빈은 박시준이 그만 정신 차리길 바랐다!"시은이보다 더 중요한 사람은 없어!" 박시준이 날카롭게 소리쳤다."진아연이 이것 때문에 너랑 이혼한 거 맞지?" 성빈이 그에게 물었다."맞아!""그럼 진아연은 뭘 잘못했는데? 네가 슬퍼할게 뭐가 있어?진아연을 실망시킨 건 너잖아!" 성빈이 그에게 이렇게 공격적으로 말한적은 거의 없었다. "친구로서 네 사랑 문제 때문에 얼굴 붉히고 싶지 않아. 난 그냥 ...""너도 진아연처럼 내 옆을 떠나!" 박시준이 그의 말을 끊었다. "내 사적인 일이야. 남은 상관할 필요 없어!"그는 '남'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성빈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됐어!정신 못 차리고 있다가 저절로 나중에 후회나 하라지!진아연은 지금 솔로다. 그렇다고 쭉 솔로일 거라는 뜻은 아니다.진아연이 다른 남자와 결혼할 때 박시준이 땅을 치며 후회하지 않길 바란다!...진아연이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저녁 10시였다.그녀는 아이 방 문을 열었고 라엘은 바로 머리를 들어 올려 그녀를 쳐다보았다."아가야, 왜 아직 안 잤어?" 진아연은 침대 옆으로 가서 딸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엄마! 오늘은 오빠랑 밖에서 드론 갖고 놀았어! 엄청 재밌었어!" 라엘은 신나서 말했다. "마이크 아저씨가 보내준 거야.""응, 엄마도 봤어. 시간이 늦었는데 우리 아가 자러 가야지."라엘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엄마가 오기만을 기다렸어. 나한테 뽀뽀해줘야지."진아연은 얼른 딸의 얼굴에 뽀뽀를 했다. "우리 아기 굿 나잇!""엄마, 술 마셨어!" 라엘의 작은 손이 얼굴을 만졌다.진아연은 미안해하며 머리를 쳤다. "미안해, 엄마가 깜빡했어. 엄마가 수건 가져와서 닦아줄게."라엘은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엄마! 엄마는 술을 마셔도 좋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은준 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 요 며칠 동안 언니 오빠랑 놀러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진지한: "괜찮아. 은준이 집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우리도 놀 기분 아니야. 은준이 어머님 장례식 참석하고 돌아갈게."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지?" 진지한을 물었다.서은준은 현이의 남자친구자 현이 또래기도 하니 현이의 오빠로서 왠지 모르게 서은준을 도와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이: "국내랑 비슷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게 치르고 보통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치르곤 해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식은 따로 안 치르고 직접 무덤에 묻기도 하구요."진지한: "좀 거하게 치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현이: "오빠, 은준 씨 어머님 장례식 치르는 거 도와줄려고요? 은준 씨 친척들도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거하게 안 치러도 돼요."진지한: "그래. 그럼 은준이랑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현이: "고마워요, 오빠. 근데 안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례식 치르는데 돈 많이 들진 않을 거예요. 은준 씨도 저희가 자기 어머님 장례식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그래 그럼! 가서 은준이 옆에 있어줘!"현이: "오빠, 그럼 오빠랑 새언니는...""우리 걱정은 안해도 되. 나 너희 새언니랑 밖에 나가서 좀 걸을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알았어요, 오빠."현이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병동을 나섰다.서 어르신은 병원 건물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과 배유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진 대표님, 저희 아들이 저한테 깊은 오해가 있어 현이까지 절 싫어하나 보네요. 사실 저 예전에 현이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서 어르신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현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희 집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는 현이를 키우던 할머니와 같이 우리 집 주방에
전화를 끊은 후 서은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현이는 서은준의 곁에 서서 물었다. "은준 씨, 왜 그래요?"서은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대. 미안하지만 당신 혼자 형님이랑 시간 보내야 될 것 같아! 난 병원으로 가야 될 것 같아."현이: "같이 가요! 어머님 방금까지 멀쩡하셨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두 사람은 진지한과 배유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차를 잡으러 길가로 향했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두 사람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배유정: "여보, 우리도 병원에 가봐요! 은준 씨 어머님이 돌아가셨나봐요."진지한: "그래."두 사람은 택시 한 대를 세우고 서은준이 탄 차를 쫓았다.병원.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서은준은 함께 서있는 의사 선생님과 서 어르신을 보았다.서 어르신은 아첨하는 말투로 말했다. "은준아, 원래는 너희 엄마 보러 병원에 온 건데 내가 왔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 너무 안타깝구나!"서은준: "당신이 오기 전에 사망한 거 확실해요? 저도 오늘 왔었어요, 제가 왔을 땐 분명 아주 멀쩡했다고요!"서 어르신: "물론 다 사실이지! 못 믿겠으면 의사한테 물어봐!""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서은준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간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우리 엄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저 사람 오기 전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오고 나서 돌아가신 거예요?"겁에 질려 있는 간호인들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서 어르신은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간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묻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제가 여기 왔을 때 당신 어디 있는지 그림자도 못 봤는데 혹시 밖에서 놀고 있던 거 아니에요?"간호인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버님께서 오셨을 때 물 받으러 잠깐 병실에 없었어요. 아버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어머님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번 달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간호인은 말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 나 지금 무시하는 거야? 우리 서씨 집안이 지금 좀 상황이 안 좋긴 해도 T국에서 여전히 명망있는 가족 기업이라고! 은준이가 철이 없다고 당신까지 이렇게 무식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은준이 뒤에 내가 없었다면 박씨 집안에서 우리 은준이 거들떠 보기나 할 것 같아?"서은준의 어머니: "그 입 다무세요! 박씨 집안에는 당신처럼 속좁은 사람 없어요! 현이 가족들은 우리 은준이를 무시하지 않는다고요! 그니까 괜히 쓸데없이 그분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한 짓 하지 말라고요!"서 어르신: "정말이야? 박씨 집안에서 정말 은준이를 반대 안 해? 어떻게 반대 안 할 수가 있지? 설마 은준이더러 A국에 가서 데릴사위라도 하라는 건가?"서은준의 어머니: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 여태껏 은준이 돌본 적 없잖아요. 이젠 은준이도 독립했으니 당신 도움 더 필요 없어요! 만약에 은준이 여자친구가 현이가 아니었다면, 현이가 박씨 집안 딸이 아니었다면 당신 이렇게 부지런히 저 찾아오지 않았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 품고 있는지 제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서 어르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 거야? 은준이 18살 때 당신이 내 곁으로 보냈잖아? 당신은 못 키우겠다고 나더러 키우라고 했잖아? 내 도움이 없었다면 은준이 저렇게 유학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아? 만약에 유학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능력있을 것 같아? 지금 저렇게 사업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덕분이라고!"서은준의 어머니는 화가 치밀어올라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은준이더러 대학 등록금 다 갚아주라고 할게요!"서 어르신: "이건 대학 등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은준이 내 아들이야, 엄연한 내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아들이라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은준이가 나중에 잘 지내던 못 지내던, 이 애비 떨쳐낼 생각은 꿈도 꾸지
현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저 지금은 안 가요. 저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거 하면 되요."서은준: "여기 있어봤자 너한테 시간낭비일 뿐이야."현이: "저 그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했다고요, 잠깐 쉬겠다는데 뭐가 어때서요."잠시 후 진지한과 배유정은 호텔로 돌아왔고 네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의 오빠와 새언니가 오는 것을 몰랐기에 그들이 온 것을 보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었다.현이는 전동으로 서은준 어머니의 병실 침대머리를 올려 주었다. "어머님, 저희 오빠랑 새언니 신혼여행 겸 여기 놀러 왔다 어머님이랑 은준 씨 보러 여기 들른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 "아이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현이를 알게 된 건 정말 우리 아들의 행운이에요..."배유정: "어머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준 씨도 얼마나 훌륭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현이도 은준이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서은준의 어머니: "듣기론 현이 집이 엄청난 부자라던데... 혹시 우리 은준이 반대하는 건 아니죠?"배유정: "어머님, 저희도 사람 됨됨이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준이랑 현이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두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예요."서은준은 어머니: "네... 정말 고마워요!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바로 제 아들이에요. 현이네 집에서 우리 아들 너무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우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거든요..."진지한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서은준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어머님 아들 무시하는 일 없을 겁니다."현이는 오빠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깊은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은준의 손을 꼭 잡았다.진지한은 병실에서 잠시 머물다 나갔다.현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서은준: "좋아요."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현이는 애원하듯
현이가 말을 마친 후 서은준도 입을 열었다. "우선 열심히 일하고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될 때 다시 책임지고 싶습니다."진지한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사업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그럼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혹은 계속 미지근하게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은준: "형님이 말하신 것처럼 사업에 실패하거나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이 고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진지한: "자기 분수는 잘 알고있네."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큰 오빠, 은준 씨 사업이 실패하거나 아무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돈 때문에 은준 씨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배유정은 다시 한 번 진지한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의 말이 심했다고 일깨워 주었다.다른 사람에게 차갑고 날카롭게 공격적일 순 있어도 현이에게 이렇게 공격적이진 못했다.현이 역시 자신의 말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느꼈는지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큰 오빠, 전 그냥 돈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 이미 충분히 돈 많잖아요. 아무리 돈 많은 상대를 찾는다고 해도 저희 집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은 게 아니라면 돈이 많은 사람을 찾든 좀 적은 사람을 찾든 다 똑같잖아요."배유정: "현이 말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고 두 사람의 감정이에요. 만약에 상대방이 서은준 씨보다 돈이 더 많지만 현이한테 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게 현이를 억지로 시집 보내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요."진지한: "우리 집 조건만 봐도 현이한테 잘해주지 않을 남자는 없어."배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진지한이 말한 것 역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현이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든 함부로 현이를 건들지 못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친정이 재력가인 힘이었다.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잘해주는 이유가 저희 집안 때문이라면 서은준 씨는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