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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6장

"앞으로 이들과 관련된 일들은 피할 수 없으면 네가 나서서 해결해 줘." 박시준은 밤새 고민 끝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

김영아와 그 아이한테 애정을 쏟는 건 진아연과 세 아이한테 무정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사실 진아연도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니 구제할 수 있지만

만약 한이와 라엘이가 알게 되면 그를 미워할 게 뻔했다.

물론 박시준은 아이들이 그를 미워하는 것보다 진아연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두려웠다.

진아연은 그와 단 하루만 냉전을 벌였을 뿐인데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고통스러웠고 만약 그녀가 진짜 사라진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

진아연은 그의 대답에 마음이 놓이는지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그가 새해 전날에 이런 결정을 내렸어도 진아연은 절대 화내지 않았을 것이고

어제 이런 대답을 알려줬어도 계속 화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정한 거예요?" 진아연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그한테 물었다.

"결정했어." 박시준의 단호한 대답에

진아연은 순간 짜증이 사라지고 기분이 좋아졌다.

다만 이 모든 게 사실이 아닌 듯한 느낌이 들었고

박시준이 자고 일어나면 후회할까 봐 두려웠다.

"일단 자요! 자고 다시 얘기해요."

"내 대답을 아직 믿을 수 없는 거야?"

"믿을 수 없는 게 아니라 일단 자고 정신을 차리면 그때 얘기해요." 진아연은 창가로 다가가 창문을 닫았다. "오늘 별일도 없는데다 머리도 이런 상태라 집에 있을 거예요."

"그럼 나랑 같이 자자." 박시준은 그녀와 함께 자고 싶었지만

누워있기 싫은 진아연은 바로 거절했다. "잠을 너무 많이 자서 머리 아파요. 상처가 아니라 잠을 너무 많이 자서 그런 거예요. 일단 자고 있어요. 저는 잠깐 내려가 있을게요."

아래층으로 내려간 진아연은

시은이 방에서 짐 싸고 있는 홍 아줌마의 모습에 어리둥절했다.

"홍 아줌마, 뭐 하세요?"

홍 아줌마는 그녀의 질문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시은 아가씨가 곧 위정 씨와 결혼하잖아요? 그래서 자주 쓰던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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