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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3장

문을 열어준 최은서는 요가복을 입고 땀을 뻘뻘 흘렸고 눈앞의 성빈을 보자 제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왜? 내가 갑자기 찾아와서 놀랐어?" 성빈은 그녀를 훑어보며 먼저 입을 열었다.

한동안 만나지 않은 사이, 최은서는 전보다 많이 야위어졌을 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달라졌다.

"출입 통제 시스템이 고장 났어요." 최은서는 뒤로 물러서 그에게 길을 비켜줬다.

"그래. 고장 났으면 AS를 불러 수리하지 그래?" 성빈은 안으로 들어가 현관에서 신발을 갈아 신었다.

"집으로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수리하지 않았어요."

"그럼 나인 줄도 모르고 문을 연 거야?" 성빈은 그녀의 아무렇지 않은 태도에 놀라 꾸짖었다.

"당신이 올 거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한이가 아침에 오늘 올 거라고 알려줬거든요." 최은서는 거실로 들어가 요가 매트를 치우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방금 왜 그리 놀란 거야?" 성빈은 신발을 갈아 신고 정리하는 그녀를 보며 물었다.

"당신을 보고 놀란 게 아니에요." 최은서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점점 늙어가는 당신의 모습에 놀란 거예요. 전에 만날 때 그런 생각 없었는데 한동안 못 봤었는데 이리 늙을 줄은 몰랐네요."

성빈: "???"

고작 3개월 전인데, 얼마나 큰 차이가 있다는 거지?

왜 굳이 사람 기분 나쁘게 이런 말을 하는 거지?

일부러 성질을 돋우는 건가!

"왜 갑자기 아무 말 없어요? 화 안 나요?" 최은서는 거실 정리를 마치고 그를 보며 말을 이었다. "거울은 매일 보고 있는 거예요? 진짜 많이 늙었어요. 일 때문에 많이 피곤해요? 아니면 여자랑 놀고 다녀서 몸이 허약해진 건가?"

성빈은 그녀의 말에 이를 갈았다.

그녀를 위해 정성껏 선물도 골랐지만, 그녀의 말을 들으니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다.

"손에 들고 있는 건 뭐예요?" 최은서는 성빈 손에 들고 있는 봉투를 보며 물었다. "선물이에요?"

성빈은 그녀의 물음에 숨을 크게 내쉬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아무래도 그녀한테 미안한 것도 있으니 말이다.

그는 봉투를 건네며 입을 열었다. "자,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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