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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은수는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손을 내밀어 수현을 자신의 뒤로 끌어당겼다.

"한문설 씨, 나는 당신이 어떤 심리적 트라우마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당신의 마음이 이렇게 더럽고 추잡할 줄은 몰랐군. 나와 차수현의 관계를 알고 싶은가? 그래, 내가 말하지."

수현은 이 말을 듣자 온몸에 솜털이 곤두섰고 은수의 옷을 잡고 있던 손이 떨렸다.

‘이 남자, 설마 정신이 나가서 우리가 부부였다는 거 말하려는 건 아니겠지?’

그때 두 사람은 비밀 결혼을 했고 외부인은 은수가 결혼한 적이 있다는 이 일을 몰랐으니 소문이라도 퍼지면 틀림없이 큰 파문을 일으킬 것이다. 그녀는 이런 방식으로 사람들의 눈에 띄고 싶지 않았다.

은수는 수현이 떨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마음은 좀 씁쓸했다. 그녀는 자신과 아는 사이란 것을 이토록 두려워한단 말인가?

은수는 비록 수현은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그녀를 괴롭힐 생각을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럴 때 이런 말을 하면 수현이 그를 더욱 싫어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차수현 씨와 나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 만약 굳이 말하라고 한다면, 난 그녀의 됨됨이와 업무 능력에 대해 만족한다는 것일 뿐. 설마 한문설 씨는 내가 남자로서 당신의 수하가 한 여자를 제멋대로 괴롭히는 것을 보고 제때에 나서는 행위 또한 앙심을 품었다고 말하고 싶은가?"

주위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원래 까칠한 성격의 은수가 이렇게 수현을 감싸고 있는 것은 두 사람이 틀림없이 아는 사이라서 그런 거라고, 그리고 두 사람은 정말 말할 수 없는 그런 관계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은수의 말에 많은 사람들은 고개를 숙였다.

수현이 하마터면 테이블에 부딪혀 부상을 입을 뻔했을 때, 그들은 누구도 나서서 도와주지 않았다.

인사 총 팀장에게 여러 가지 이유로 괴롭힘을 당했던 사람들도 잇달아 입을 열었다.

"온 대표님 말이 맞아요."

“이런 행위는 원래 옳지 않았으니 남녀 관계와는 무관하죠.”

수현은 은수의 정의로운 해석을 듣고 마음속으로 한숨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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