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오늘은 연설이 본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유담도 그녀가 분명히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그 여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적어도 연설에게 그와 유민은 만만한 사람이 아니며, 그녀의 가식적인 은혜에 속을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했다.윤찬을 보낸 연설은 쉬려고 할 때, 휴대전화가 울렸다.그것은 낯선 번호였고, 보낸 것은 음성 문자였다.연설은 탐정이 은수와 다정하게 지내던 그 여자를 조사해낸 줄 알고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녹음을 틀었다.그러나 안에서 은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나는 연설과 전에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불가능할 것임을 맹세한다……."은수의 단호한 말이 안에서 들려오자 연설은 화가 나서 바로 휴대전화를 바닥에 집어 던졌고, 펑 하는 큰 소리를 냈다."아악!" 연설은 미친 듯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뜯었다. 그녀는 정말 미칠 것만 같았다. 분명히 그렇게 많은 일을 한데다 지금은 자신을 방해하는 차수현 그 여자도 없는데, 왜 은수의 태도는 시종일관 이런 것일까…....그녀는 그에게 있어 마치 맹수와도 같았고, 그는 항상 그녀를 피하고 있었다.연설은 오랫동안 분노를 발산했고, 방안의 깨뜨릴 수 있는 모든 물건을 모두 산산조각 내고서야 마침내 냉정해졌다.그녀는 사람을 불러 조사한 후에야 문자를 보낸 사람이 바로 유담이라는 것을 알아냈다.이것은 그녀로 하여금 유담을 호되게 욕하려는 계획을 단념하게 했다. 이것이 바로 그 꼬마의 음모일지도 모른다. 그녀가 분노하길 기다리며 그녀의 약점을 잡아서 그녀가 온가네로 시집갈 수 없게.이 두 녀석은 정말 상대하기 어려웠다.연설의 눈동자는 좀 더 차가워졌지만, 앞으로의 행복을 위해 그녀는 함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그 문자를 삭제한 후, 그녀는 즉시 탐정에게 은수의 최근 행적을 서둘러 조사하라고 재촉했다.......은수는 본가에 남아 두 녀석을 재웠다.유담과 유민은 이 일을 벌이느라 많이 피
차를 몰고 수현이 있는 별장에 도착한 후, 은수는 조용히 위층으로 올라가 수현의 방을 찾아 문을 연 다음 살금살금 들어갔다.수현도 사실 잠이 오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은수가 연설과 함께 유담과 유민이를 데리고 있는 화면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방금 그녀는 잠깐 눈을 붙였는데, 연설이 온가네 사람들 몰래 두 녀석을 학대하는 꿈을 꾸었다. 비록 두 녀석은 매우 총명하지만, 연설의 음모를 당해낼 수 없어 온가네에서의 생활은 점점 더 괴로워졌고, 마지막에는 마치 동화 속의 신데렐라처럼 버림을 받았다.수현은 이 꿈에 놀라 얼른 깨어났다. 그녀는 자신이 그 무엇보다도 아끼는 두 아이가 남에게 그렇게 괴롭힘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 잠도 달아났고 마음은 무척 초조해 했다.다만, 너무 늦게 잠을 자지 않으면 또 자신이 다른 속셈이 있다는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현은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눈을 부릅뜨고 창밖의 달빛을 볼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살금살금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자 수현은 등골이 오싹해졌다.비록 이곳은 은수의 별장이지만, 매우 편벽하여 도둑이 이 호화로운 주택에서 무엇을 훔치려 할지도 모른다.수현은 입술을 꽉 깨물고 냉정을 유지했다. 만약 물건만 훔치려 한다면 그녀는 계속 자는 척하면 됐다. 어차피 이곳의 물건도 그녀와 상관이 없는데다 은수는 돈이 많았으니 고작 이런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해서 마음이 아플 사람이 아니었다.생각하면서 수현은 계속 잠든 척했고, 눈을 감고 평온한 호흡을 유지하면서 “도둑”이 자신이 사실 깨어났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게 했다.그러나 뜻밖에도 방안에는 수현이 상상했던 것처럼 여기저기 뒤지는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그 가벼운 발자국 소리는 오히려 점점 가까워졌는데, 듣기에 완전히 자신을 향해 온 것 같았다.수현의 몸은 갑자기 굳어졌다. 설마 이 사람은 도둑이 아니라 누가 그녀를 죽이라고 보낸 사람이란 말인가?온가네 사람들이 만약 은수가 자신을 여기까지 데려왔다는 것을 알았다면, 자신을 죽여
수현은 이 사람이 뜻밖에도 이렇게 민첩할 줄은 몰라 식은땀을 뻘뻘 흘렸고, 생각하다가 곧 큰 소리로 외쳤다."누군가가 쳐들어왔어…... 으윽……."수현의 말이 아직 끝나기도 전에 은수는 즉시 손을 뻗어 수현의 입을 막았다. 만약 다른 사람들이 잠에서 깨어나 그가 한밤중에 잠을 자지 않고 이곳을 “습격”하여 또 수현에게 무슨 성 범죄자로 여겼다는 것을 발견한다면, 그의 체면은 또 어디에 두어야 하겠는가?수현은 눈을 크게 떴고, 그녀가 공포에 질렸을 때, 남자의 목소리가 그녀의 머리 위에서 울렸다."소리 지르지 마, 나야, 내가 돌아왔어."익숙한 목소리에 수현은 재빨리 은수가 말하고 있다는 것을 분별했고, 원래 경직되고 방비된 자세가 풀리더니 줄곧 빠르게 뛰고 있었던 심장도 점차 평온해졌다.다만, 그 두려움이 사라지자 수현은 갑자기 화가 났다.‘이 남자는 무슨 사이코패스도 아니고, 밤중에 잠도 안 자고 왜 여기까지 왔지?’"음음......."수현은 말을 하려고 했지만 입이 가려져 끙끙거리는 소리만 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손을 내밀어 은수가 그녀의 입을 막고 있는 손을 헤집고 빨리 놓으라는 신호를 보냈다.은수는 천천히 손을 놓은 뒤 두 걸음 뒤로 물러나 불을 켰다. 두 사람은 방금 모두 어둠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갑자기 밝아지니 적응하지 못했다.수현은 눈을 깜박거리다가 잠시 후에야 은수를 바라보았다."이렇게 늦었는데 갑자기 달려온 거예요…...?"‘지금 연설 그 여자와 같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지금 이 남자는 다시 싱글로 돌아온데다 자신이 곁에서 그를 귀찮게 하지도 않았으니 이것은 그의 착한 여동생인 연설을 잘 돌보는 가장 좋은 기회가 아닌가. 그럼 그도 마치 그 여자에게 수십억을 빚진 것처럼 항상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일도 없을 것이다."......."은수는 이 질문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 그는 자연히 수현 앞에서 자신이 그녀의 곁에 있을 때만 긴장을 풀고 한잠 푹 잘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눈빛이 어두워
수현이 긴장한 것을 보고 은수의 미소는 더욱 깊어졌다."나한테서 소식을 얻으려면, 날 위해 뭔가를 해야 하지 않겠어?"수현은 멍하니 있다가 어이없어 하며 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그는 대체 얼마나 지루하길래 몇 마디의 말을 하는 것조차 자신과 거래해야 하는 것일까?은수가 얼마나 교활한 사람인지에 대해 그녀는 지금 깊이 깨달았다."뭘 원하는 거죠?" 수현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욕을 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이 남자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듣고 다시 이야기하려고 했다."배가 좀 고프니까 가서 뭐 좀 해줘." 본가에서 비록 밥을 먹었지만 중간에 많은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은수도 사실 별로 먹지 못했다. 전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은 정말 배가 고팠다.수현은 은수를 힐끗 쳐다보았다. 이 남자는 방금 연설과 밥을 먹으러 갔는데 배불리 먹지 못했단 말인가?연설이 너무 예뻐서 그녀의 미색을 보면 배가 부른 것일까? 아니면 그도 사실 그녀와 밥을 먹기 싫었던 것일까?수현은 잠시 멍을 때리다 또 자신의 생각에 어이가 없었다. 지금 와서 이런 일들을 생각하면 무슨 의미가 있다고, 이는 그녀와 전혀 관계가 없었다."그래요, 알았어요."수현은 몸을 돌려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주방을 뒤져보니 식재료는 대부분 랍스터와 소고기 등이라 처리하기가 매우 번거로웠다.수현도 그렇게 큰 힘을 들이고 싶지 않아 야채와 라면 한 봉지를 꺼냈다.어차피 야식일 뿐이니 은수도 그렇게 까다롭게 굴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수현은 물을 끓여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그리고 자신도 좀 배가 고픈 거 같아 수현은 두 사람의 몫을 했고, 야채 외에 그녀는 자신의 그릇에 계란 프라이를 숨겼다. 은수에 대해서는…... 그 남자는 그녀가 만든 계란 프라이를 먹을 자격이 없었다.다 끓인 후, 수현은 라면을 쟁반 위에 올려 놓은 다음 위층으로 올라갔고, 문을 열자 은수가 한가로이 거기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복잡한 거 만들지 않았어요. 너무 늦었으니 라면으로 좀 때워요."은수는 수현
은수는 손에 들고 있던 젓가락을 멈추더니 즉각 대답하지 않았다.다 먹은 후에야 그는 우아하게 입가를 닦으며 눈을 들어 수현을 바라보았다."오은택은 지금 매우 비참하게 살고 있어. 회사에서 해고당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직장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은데."말하면서 은수는 참지 못하고 수현의 표정을 살폈다.수현은 멈칫했다. 그녀는 은수가 무슨 심각한 얘기를 하려는 줄 알았는데, 결국 오은택의 일을 말하려고 했단 말인가?수현은 심지어 은수에게 방금 먹은 음식을 토하라고 하고 싶었다, 그녀의 고생은 정말 헛수고였다.그 남자가 어떤지 수현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지난번에 그녀는 그를 설득하여 사실을 말하고 자신의 억울함을 밝히자고 했는데, 결국 그는 계속 고집을 부리며 그렇게 하지 않으려 했다.이런 사람에 대해 수현도 더 이상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다. 다시 그와 얽히면 오히려 일을 더욱 엉망으로 만들 뿐이었다."음, 알겠어요. 하지만 이건 나랑 아무 상관 없는 것 같은데 말이죠?" 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은수는 원래 수현이 이 일을 알게 되면 소란을 피울 거라고 생각했다. 뚜렷하게 표현하지 않더라도 다소 초조하거나 실의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그녀는 전혀 아무런 충격을 받지 않은 것 같았다."걱정 안 해?" 은수는 참지 못하고 계속 물었다. 그의 눈은 수현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그 속의 허점을 찾으려 했다."내가 왜 걱정해야 하는 거죠? 유담과 유민이, 혹은 엄마나 가연의 소식이라면 나는 관심을 가졌을지도 모르지만 그 남자가 죽든 살든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개의치 않는다고요."은수는 수현의 눈에서 거짓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그러나 이것은 그로 하여금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끼게 했다. 만약 수현이 정말 그 남자를 전혀 개의치 않는다면 그때 또 무엇때문에 자신을 배신하면서까지 그와 잤던 것일까?만약 감정 때문이 아니라면, 그녀의 동기는 또 무엇일까?은수는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는 왠지 모르게 그때의 일이 좀
수현은 은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전에는 왜 이 남자가 이런 성격이라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을까? 무엇이든 거래를 하려 하다니…....그러나 그녀는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 수현은 깊이 숨을 들이마신 다음 입을 열었다."좋아요, 최선을 다할 게요."말을 마친 후, 그녀는 식탁 위에 있는 이미 비어 있는 그릇 두 개를 들고 주방에 가서 모두 깨끗이 씻은 후, 다시 차례대로 놓은 후에야 방으로 돌아왔다.은수도 옷을 갈아입고 그녀의 침대에 있었는데, 떠날 의사가 없었다."이리 와." 남자가 수현을 향해 손을 흔들자 수현의 몸은 굳어졌다.‘설마, 이 남자가 방금 말한 표현은...... 침대에서의 표현을 말하는 건가?’이런 일에 대해 수현은 말할 수 없는 거부감을 느꼈다. 한 편으로는 은수가 연설을 만나러 갔음에도 불과하고 자신을 찾아와 이런 일을 하는 것이 매우 가소롭다고 느꼈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 남자가 최근 자신을 너무 거칠게 대했기 때문에 그녀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할 공포감을 느꼈다.수현의 망설이는 표정을 보고 은수는 마치 무엇을 깨달은 듯 눈썹을 들더니 즉시 수현을 놀리려고 침대를 두드렸다."뭘 꾸물거리고 있어?"은수의 재촉에 수현은 이를 악물고 천천히 걸어갔다.그녀는 은수가 정말 무엇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자신이 아무리 시간을 끌어도 얼버무릴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그러니 그를 화나게 하지 않는 것이 가장 나았다.침대에 천천히 앉자 수현은 뻣뻣하게 자리에 누웠다.은수는 마치 큰 결심을 한 듯한 그녀의 표정을 보고 몸을 뒤척이며 직접 그녀의 몸을 덮치며 수현의 얼굴에 숨을 불었다. 그리고 원래 뽀얀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옅은 핑크빛으로 물든 것을 만족스럽게 바라보았다.수현은 눈을 감고 남자의 동작을 기다렸지만 오랫동안 기다려도 남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눈을 뜨자 그녀는 은수가 교활하게 웃고 있는 표정을 보았다."당신, 꼭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 은수의 농담
잠시 후, 뒤의 숨소리가 서서히 평온해지더니, 은수가 이미 잠든 것 같았다.수현은 그제야 천천히 눈을 떴다. 남자의 팔이 아직 자신의 허리에 있다는 것을 느낀 그녀는 말할 수 없는 느낌이 들어 벗어나려고 했지만 또 은수를 깨울까 봐 다시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얼마나 지났는지 수현도 얼떨결에 잠이 들었다.......다음날 아침.은수가 깨어났을 때, 곁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 그는 옆자리를 만졌는데, 매우 차가웠다. 이는 수현이 한참 전에 이미 일어났다는 설명했다.설마 그녀는 그가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도망갔단 말인가?은수의 안색이 갑자기 어둡고 싸늘해지더니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사람을 찾으러 나가려 했다. 이때 마침 수현은 금방 만든 죽을 들고 돌아왔는데, 은수는 이렇게 갑자기 문을 열고 뛰쳐나왔다. 그 문은 밖으로 열리는 문이라 수현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손을 심하게 부딪혔고,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은 죽도 즉시 쏟아졌다.수현은 깜짝 놀라 피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죽은 아예 그녀의 온몸에 뿌려졌고 대부분은 그녀의 잠옷에 튀어 큰 얼룩을 남겼다.수현은 아파서 숨을 들이마셨고, 은수는 수현을 보고 멍해졌다가 그제야 상황을 알아차렸고, 또 재빨리 그녀의 손에 있는 죽을 빼앗아와서야 그녀의 온몸에 죽이 튄 것을 발견하였다.이 별장에는 난방이 충분하기 때문에 온도가 낮지 않아 수현은 얇은 잠옷을 입고 있었다. 죽이 옷에 쏟아지자, 그 옷은 그녀의 피부에 붙어 그녀의 배와 허벅지 라인을 선명하게 그려냈다.심지어 속옷까지 적나라하게 비치기도 했다.이를 본 은수는 갑자기 입이 바싹 말랐지만, 이런 감정을 돌볼 겨를 없이 얼른 물었다."괜찮아?"수현은 아파서 죽을 지경이라 화가 나서 그를 노려보았다."당신이 방금 만든 죽에 한 번 데여볼래요?"은수는 그 쟁반에 거의 쏟아진 죽을 바라보고 원래 좋은 편은 아니었던 안색은 순간 많이 누그러졌다."당신 나에게 아침을 해주려고 나갔던 거야?"그는 또 수현이 자신이 깊이 잠든 틈을 타
수현은 말하면서 은수의 곁에서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남자는 손을 놓지 않았다."안 돼."남자의 목소리는 매우 엄숙했다."주요 원인은 나에게 있으니 내가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지."‘누가 책임지래?’수현은 그에게 이렇게 작은 상처를 왜 그렇게 심각한 말투로 책임져야 한다고 말하냐고, 정말 웃기다고 말하고 싶었다.그러나 은수의 표정이 진지한 것을 보고 거절해도 이 남자는 듣지 않을 것 같았다.그래서 수현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은수는 그녀의 순종에 매우 만족해하며 그녀를 끌고 방으로 돌아와 약 상자를 찾아 화상연고를 꺼냈다.은수는 수현의 곁에 앉아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멍하니 있는 거야? 다친 부위를 드러내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약을 바르겠어?"은수의 목소리는 매우 진지해서 어떤 비꼬는 의미도, 그가 이득을 챙기려는 마음도 없는 것 같았지만, 수현은 여전히 뻘쭘해하며,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었다.상처를 드러내다니, 그럼 그녀는…... 바지를 벗어야 하는 거 아닌가?이 남자의 앞에서 이런 일을 하다니, 그녀는 정말 할 수가 없었다.수현은 생각할수록 궁핍해지더니 손을 내밀어 은수의 손에 있는 연고를 빼앗아 스스로 화장실에 가서 약을 바르려 했다.그러나 은수는 재빨리 일어나 손에 든 연고를 높이 들어올렸다.남자의 키는 원래 수현보다 머리 하나 정도 더 컸고, 팔까지 길어서 그가 이렇게 나오니 수현은 뛰어도 팔이 닿지 않았다.수현은 허탕을 치다 오히려 중심을 잘 잡지 못하고 남자의 품에 부딪혔다.코가 남자의 튼튼한 가슴에 부딪히자 짙은 남성 호르몬 냄새가 그녀의 얼굴을 덮쳤다.수현은 먼저 머리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고, 곧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시큰시큰한 통증이 코에서 퍼졌다.‘너무 딱딱해, 이 남자는 쇠로 만들었나?’한 걸음 뒤로 물러선 다음 수현은 쏟아질 눈물을 참으며 아픈 코를 비볐다.수현의 이 낭패한 모습을 보고 은수의 입가는 티 나지 않게 올라가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왜, 약을 바르기 싫어서 나에게 미인계를 쓰려는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