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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차설아는 어색한 마음에 꼼짝 못 한 채 제자리에 굳어서고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 깼, 깼어요? 얼굴에 모기가 있어서 치워주려고 했죠.”

“참으로 친절하시네요.”

남자는 여전히 누운 자세였지만 카리스마가 넘쳤고 터프하게 긴 팔로 여자를 품에 끌어당기더니 웃는 듯 마는 듯 말했다.

“제가 어떻게 보답해야 할까요?”

차설아는 남자의 가슴팍에 반쯤 엎드리고 있었는데 섣불리 움직이지도 못했다. 발버둥 치면 오히려 더 어색한 자세로 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녀는 일부러 덤덤한 표정을 보이며 말했다.

“보답은 필요 없어요, 저도 그냥 은혜를 갚은 것뿐이에요. 온밤 동안 저를 돌봐주셨잖아요. 약 먹는 것도 도와주고 피아노도 쳐줬으니 모기 하나 잡는 것쯤이야 아무 일도 아니죠.”

“하긴.”

남자가 느긋하고 여유롭게 말했다.

“아픈 사람 돌보는 게 어디 쉬운 줄 알아요? 특히 당신은 약을 먹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다고요. 온밤 동안 고생을 하니 허리 시큰시큰하고 눈꺼풀도 무겁네요. 설마 모기 하나 잡는 것으로 퉁 칠 셈은 아니죠?”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차설아가 어금니를 깨물며 말했다.

‘이 녀석 완전 얍삽하네? 나한테 당한 거 바로 써먹어?’

“뭐 별거 없어요. 어깨랑 다리 주물러주고 노래나 불러봐요.”

차설아의 얼굴색은 한껏 어두워졌다.

“그만하시죠? 이런 농담 좋아하지 않아요.”

미스터 Q는 그제야 차설아를 놓아주고는 창밖의 쟁반 같은 밝은 달빛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저랑 얘기 좀 하고 달이나 구경하는 건 괜찮겠죠?”

“네.”

차설아가 손가락을 튕기고는 자리에서 일어서 간식과 과일을 챙겨왔다.

“시작하죠.”

그녀는 몸에 담요를 두르고 손에 빨간 사과를 쥐더니 느긋하게 말했다.

남자가 허리를 곧게 펴고는 그녀를 위아래로 살펴봤다.

“이제 열은 안 나는 거예요?”

“네.”

“감기 기운도 없어요.”

“없어요.”

차설아는 사과를 한 입 베어 물고는 으쓱해하며 말했다.

“나 엄청 건강한 체질이에요. 감기에 걸려도 잠을 자면 바로 나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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