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진명보다 나이가 서너 살 정도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게다가 그녀가 좋아하는 이상형은 성숙한 타입의 남성이었기에 그녀는 줄곧 진명을 남자로 본 적이 없었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정말로 진명을 자신의 동생처럼 여기고 있었다.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대문 밖에서.김이설은 사방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어라? 진명 씨, 차는요?”“제 차는 저기에 있습니다.”진명이 손가락으로 차고 옆에 세워둔 BMW 모터사이클을 가리키며 말했다.“모터사이클?”“설마 진명 씨 모터사이클 타고 온 거에요? 차가 아니라?”김이설은 깜짝 놀랐다.“네. 저에게 운전면허가 없거든요. 차를 운전할 줄 모릅니다.”진명이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자동차 운전면허가 없다고요?”“하하. 지금이 어떤 시대인에 운전면허가 없다니요...”“정말 웃음이 나오네요...”김이설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크게 웃어버렸고 그 모습은 사람을 설레게 만들었다.“......”진명은 더욱 민망해졌다.그는 이미 각 대가문 세력들이 강성 시의 젊은 세대들 중 일인자라고 불리고 있었는데 운전면허마저 없다니 이건 확실히 아주 창피한 일이었다.“됐어요. 더 이상 웃지 않을게요.”“하지만 계속 면허 없으면 안 될 텐데요.”“그럼 이렇게 하죠. 제가 돌아가서 인맥으로 해결해 줄게요. 대략 열흘이 좀 넘게 걸릴 거예요. 제가 진명 씨의 면허를 해결해 드리죠.”김이설은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좋습니다. 그래주면 고맙겠습니다.”진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김이설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가요!””전 전에도 모터사이클 타본 적이 없었거든요. 오늘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으니 딱 타면서 바람 쐬어보고 싶군요.””저 태우고 같이 쇼핑하러 가주실 거죠?”김이설이 한껏 기대하는 눈빛으로 물었다.“제가 태워드린다고요?”“정말로요?”진명의 표정이 다소 이상해졌다.“당연하죠!”“왜요. 설마 뭐 문제 있는 거 아니죠?”김이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아
“아린아, 너... 너 왜 그러는 것이냐?”임 씨 어르신은 깜짝 놀라 서둘러 임아린을 부축하여 자리에 앉혔다.“설마 진명이가 거절하더냐?”임정휘의 표정이 확 변하더니 이내 눈치챈듯하였다.“흑흑...”임아린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고 그녀는 테이블에 엎드려 더 크게 울어대면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잃은 뒤에서야 비로소 소중함을 안다고 그 말은 하나도 틀린 게 없었다.예전에 그녀는 매일 진명과 늘 함께 지냈고 진명도 그녀를 잘 챙겨주고 아껴주었지만 그녀는 지금까지 전혀 소중히 여긴 적이 없었다.진명과 헤어지게 된 후에도 집과 회사 곳곳에 남겨진 진명의 흔적들로 인해 그녀는 줄곧 진명이 여전히 그녀를 떠나지 않았고 그녀의 곁에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었다.하지만 지금 진명이 서윤정의 남자친구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녀는 그제야 자신이 진명을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이것은 그녀에게 아주 큰 타격을 주었다!그 순간 그녀는 아주 후회를 하고 있었다. 자신이 처음부터 가문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진명과 먼저 결별을 선언을 한 것에 후회를 하고 있었고 동시에 자신도 진명을 믿지 못한 것에 뼈저리게 후회를 하고 있었다!만약 처음부터 그녀가 진명을 아무 조건 없이 믿어줬더라면 그녀가 또 어떻게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을 받고 진명에게 깊은 상처와 누명을 씌울 수 있겠는가. 이것은 더욱 진명이 임아린의 품으로 돌아올 수 없는 이유였다!아쉽게도 그녀가 이제서야 후회하고 있어도 모든 것은 이미 늦어버렸다!“어떻게 이럴 수가...”임 씨 어르신과 임정휘 두 사람은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비록 임아린은 명확하게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임아린의 극도록 상심한 모습에서 그 두 사람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진명이 무조건 거절을 한 것이다!“아린아,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진명이 분명 너에 대한 감정이 남아있는 것 같던데 왜 재결합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냐?”임 씨 어르신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말했다.“진명은 지금 서윤
그의 어리석은 선택 때문에 손녀의 좋은 인연을 망쳤으니 그는 죄책감이 들었다.아쉬워해도 다시 되돌릴 수 없었다!“전...”임아린은 더욱 상심이 커졌다.그녀는 마음속을 잘 알고 있엇다. 이 일은 임 씨 어르신과 임정휘에게 아주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을.하지만 그 두 사람은 그녀의 가족이었고 게다가 그녀와 진명이 이미 헤어진 마당에 그녀가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탓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진명이 또다시 그녀의 곁으로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쳇. 고작 남자 하나일 뿐인데!”“임아린, 넌 강성 시의 4대 미인 중 탑이고 임 씨 가문의 아가씨인데 고작 남자 하나로 이렇게까지 가슴 아파할 일이야?”“정말이지 누가 들으면 비웃을까 봐 두렵구나!”바로 이때 경멸하는 듯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며 백정이 밖에서부터 걸어 들어왔다.어제 임아린은 진명을 찾아가 재결합하려고 했다는 일들을 그녀는 이미 임정휘를 통해 전해 들은 바 있었다.현재 임아린의 깊은 슬픔에 잠긴 모습을 본 그녀는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무조건 진명에게 거절당했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이건 그녀에겐 아주 기쁜 소식이었다. 그녀는 너무 기쁜 나머지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어버렸다!“이건 저의 일이에요. 당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임아린은 버럭 화를 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녀와 백정 사이는 마치 불과 물 같아 상성이 맞지 않았다. 게다가 백정이 비꼬는 어투로 일부러 그녀에게 빈정거리고 있으니 그녀는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아 참을 수가 없었고 그녀의 마음속엔 화가 순식간에 치밀어 올라왔다.순간적으로 치밀어 오르는 화에 그녀의 슬픈 감정도 따라서 옅어졌다.“왜, 내가 너의 아픈 곳이라도 찔러서 화를 내는 거니?”백정이 조소 가득한 어조로 말했다.“백정, 그런 말 좀 적게 할 수 없나?”“아린이가 지금 슬픔에 빠졌는데 위로는 해주지 못할망정 어떻게 슬픔에 빠진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가 있지?”임정휘는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말했다.“전 해를 끼치지 않았어요. 제가 말한 건 모
물론 만약 그녀가 일찍이 이렇게 무조건적으로 진명을 믿었다면 그녀와 진명은 헤어질 일이 없었을 것이다!“믿든 말든 네 맘대로 해!””내가 할 말은 이것뿐이니까!”백정은 더 말할 가치가 없다는 듯 웃으면서 말했다.그녀는 단지 중간에서 이간질을 하여 일부러 임아린을 힘들게 할 생각이었고 어차피 진명은 임아린과의 재결합을 원치 않으니 임아린이 믿든 말든 중요하지 않았다!임아린과 백정 두 사람이 팽팽한 기싸움 벌이고 있을 때 다소 조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고 임 씨 가문의 3대 자제들 중 가장 뛰어난 인물인 임지완이 밖에서 걸어들어 오고 있었다.“할아버지께 보고를 올립니다. 북왕이 사람들을 데리고 방문을 하였는데 말로는 아주 중요한 일로 뵙고 싶다고 하더군요.”임지완이 상황을 보고하면서 말했다.“북왕 이태준이?”“우리 가문은 그와 줄곧 아무런 교류도 없었고 서로 아무런 친분도 없는데.””그가 여기에 왜 온 것이지?”임 씨 어르신과 임정휘 등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임지완, 그를 여기로 데리고 오거라.”임 씨 어르신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도대체 이태준이 무슨 목적으로 온 것인지 알아내려고 했다.“네.”임지완이 간단하게 대답을 한 후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몸과 마음이 모두 지칠 대로 지쳐버린 임아린은 더 이상 백정과 기싸움을 벌일 기분이 아니었고 어두워진 안색으로 말했다.“할아버지, 전 너무 힘드니 이만 먼저 올라가서 쉴게요.”“그래. 가서 쉬거라.”임 씨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리고 임아린은 홀로 방으로 올라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임지완은 이태준을 데리고 메인 홀로 들어왔다.이태준의 뒤에는 그의 아들 이영걸과 몇몇 이 씨 가문의 고수들이 있었다.“임 씨 어르신을 뵙습니다.”이태준은 주먹을 모아 인사를 올렸다.비록 그는 도상의 일인자이지만 항렬로 따지면 임 씨 어르신보다 낮은 후배였고 임 씨 어르신의 앞에서 그는 감히 건방진 태도를 보일 수 없었다.“괜찮습니다. 얼른 앉으시지요.”임 씨 어르신은 이
강성 시의 제일 강대한 세력은 4대 가문이었고 그다음은 바로 북왕과 남왕의 위치였다!과거의 각 대가문 세력에서는 정략결혼이 아주 흔했지만 양측도 보통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강대한 가문들이었다.현재 이태준이 임 씨 가문의 밑으로 들어가겠다고 제안을 하니 이것은 임 씨 가문에게 의지하고 기꺼이 임 씨 가문을 위해 움직이겠다는 말과 같았다.그 듯은 마치 무도 사범이 남북 두 왕에게 의지하여 쌍방은 종속 관계가 된다는 말과 같은 것이었다!이로써 이태준이 이 혼담을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걸었는지 알 수 있었다!“북왕, 설마 농담하시는 건 아니신지요?”“이런 농담은 하나도 웃기지 않습니다!”임 씨 어르신이 목소리를 낮게 깔고 말했다.“전 농담이 아닙니다. 한마디 한마디 모두 진심입니다!”이태준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하지만... 왜죠?”“북왕 당신은 강성 시에서도 일인자라고 불리우는 인물인데 이건 당신이 그간 해오던 행동과 어울리지 않는군요!”임 씨 어르신은 불신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누구나 남왕과 북왕은 도상의 아주 잔인한 인물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두 사람 모두 만만하게 봐서는 안되는 사람들이었다!그는 이태준이 아무 이유도 없이 임 씨 가문에게 충성을 다하겠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이건 애초에 현실적이지 않았다!만약 그가 고작 그 몇 마디로 이태준을 믿게 된다면 그건 그가 여태까지 살아온 인생이 헛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임 씨 어르신, 그럼 제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어르신께서는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저희 이 씨 가문과 진명은 서로에게 원한이 있다는 것을요. 현재 진명은 이미 서 씨 가문에 들어갔으니 그 후에도 서 씨 가문은 진명의 도움을 받으면서 강성 시 전체를 삼키는 건 시간문제일 겁니다. 그때가 되면 저희 이 씨 가문은 아마 처지가 곤란해지겠죠!”“제가 임 씨 가문에 의지하려는 건 첫 번째는 제 아들이 임아린 아가씨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것에 있고 두 번째 이유는 저는 서 씨 가문과 진명이 아직 강대해지지 않은
이태준이 계속 열을 올리며 말했다.“하지만...”임 씨 어르신은 아직도 망설이는 듯해 보였다.그는 임 씨 가문의 가주이기도 했기에 서 씨 가문과 진명의 위엄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다만 진명이 예전에 그를 구해준 적이 있었고 그는 또 진명을 억울하게 내쫓기도 했으니 만약 다시 진명을 상대한다면 이건 너무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이었다!“임 씨 어르신, 걱정하지 마세요. 무용팀의 제한이 있는 한 저희도 서 씨 가문과 진명을 철저하게 없애는 건 불가능할 겁니다!”“전 그저 제가 임 씨 가문에게 의지를 하게 된다면 임 씨 가문의 실력은 무조건 더욱 강대해질 것이고 4대 가문의 우두머리로 될 것이라고 봅니다!””그때가 된다면 임 씨 가문이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함성소리가 들리게 될 것이고 많은 대가문 세력들을 모집하여 함께 명정 그룹을 무너뜨리거나 진명을 압박하여 이익을 나누는 것도 가능할 겁니다! 전 이거면 됩니다!””어쨌든 좋은 건 모두 서 씨 가문과 진명이 독점하게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간곡하게 설득하는 이태준의 눈빛엔 무의식적으로 한 줄기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술 취한 노인의 뜻은 술에 있지 않다고 그의 목표는 진명을 무너뜨리는 것으로 간단하게 끝나지 않았다!“아버지, 저도 북왕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약 저희가 진명과 서 씨 가문이 강대해지는 것을 두 눈을 뜨고 지켜보기만 한다면 저희 임 씨 가문은 아주 큰 손해를 입게 되어 결국엔 망하는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봅니다!””그러니 저희도 대책을 미리 세워둬야 하지 않겠습니까!”임정휘가 근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그는 이미 이태준의 말에 설득 당해버렸다.“그래, 그 말도 맞는 것 같구나.”임 씨 어르신마저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사실 그는 임정휘보다 더 멀리 내다보고 있었고 만약 북왕이 정말로 그들 임 씨 가문에 의지하게 된다면 한 방면으로는 임 씨 가문이 서 씨 가문과 진명을 억눌러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다른 한 방면으로는 북왕 세력의 지지가 있으니 임 씨
“아린아, 북왕의 말이 맞아.”“이영걸은 어느 모로 보나 최적임자야!”임정휘가 황급히 말했다.4대 가문은 항상 경쟁 관계였기에 서로를 얕잡아 보았다. 그들 사이에 혼인을 한 적이 없었다.4대 가문을 제외하고 강성시의 세력 중 남북 쌍왕이 가장 잠재력이 있었다. 그중 북왕 이태준의 실력이 남왕 김진성보다 한 수 위였다!채준과 박기태는 둘 다 품행이 바르지 못한 바람둥이로 유명했다.하지만 이영걸은 달랐다. 그는 줄곧 평판이 나쁘지 않았고, 품행 또한 채준과 박기태보다 훨씬 단정했다.종합적으로 생각해 보면, 임 씨 가문이 혼인을 하고 싶은 거라면, 강성시의 많은 대가문 세력의 직계 자제들 중에서 이영걸이 가장 적합할 것이다!“아린아, 비록 네가 지금은 이영걸과 아무 감정이 없다고 해도, 감정은 천천히 키워나갈 수 있는 거야.”“먼저 그와 약혼을 하고 둘이 사귀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임 씨 어르신도 조용히 이영걸이 아주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말했다.감정적으로 임아린은 진명이 재결합을 거절해서 슬퍼하고 있었다. 그는 임아린이 다시 남자친구를 사귀어 빨리 이별의 그늘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있었다.이영걸의 가문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비록 품행이 뛰어나게 우수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았기에 임아린과 겨우 어울리는 정도였다.게다가, 이태준은 이미 임 씨 가문과 이 씨 가문이 혼인을 하게 된다면 앞으로 임 씨 가문의 수발을 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는 분명 임 씨 가문에 큰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다.일거양득의 기회였다!“좋은 생각입니다. 먼저 약혼을 해서 서로를 알아가도 좋아요.”이태준은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했다.“제가 싫어요!”“할아버지, 정략결혼 같은 건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요.”“저를 손녀로 생각한다면 제발 강요하지 말아주세요!”임아린은 이를 악물고 단호하게 말했다.“너...”임아린의 단호한 모습을 보고 임 씨 어르신과 임정휘 둘 다 안색이 좋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북왕, 정말 죄송합니다. 너무
임 씨 어르신이 간곡히 부탁했다.“그래!”“아린아, 나와 네 할아버지는 다 너를 위해서야!”임정휘가 바쁘게 고개를 끄덕였다.“저를 위해서라고요?”“말끝마다 다 저를 위한 거라고 하시네요!”“정말 저를 위한 거라면, 저와 진명의 사이가 이렇게까지 틀어졌을까요!”임아린은 화가 났다. 그녀의 눈가에는 눈물이 촉촉하게 맺혀있었다.순간, 마음속으로 오랫동안 억눌러왔던 억울함과 슬픔이 북받쳐 올랐다!“애초에 근거도 없이 저와 진명을 강제로 갈라 놓은 게 누군데요!”“이제 와서 또 가문의 이익을 위해서 저를 희생시키고, 제가 사랑하지 않는 남자에게 저를 보내버릴 생각인가요!”임아린은 말할수록 슬펐다. 맑은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흘렀다.그녀는 할아버지가 항상 그녀를 아꼈기에, 그녀의 결혼을 이익의 카드로 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녀가 너무 단순했던 것이었다. 이번 일로 그녀는 또 한 번 할아버지에게 매우 실망했다!“아린아, 그런 뜻이 아니야. 난 너를 결혼으로 희생해서 이익을 얻으려고 한 게 아니야…”“단지 네가 새로운 사랑을 다시 시작하기를, 진명 때문에 슬퍼하며 고통받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게다가 약혼은 결혼이 아니야. 만약 제가 정말로 이영걸과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때 그를 밀어버리면 돼…”임 씨 어르신은 힘없이 설명했다.그는 임아린과 이영걸의 약혼을 원했다. 확실히 임아린을 위한 것도 있었지만, 임아린이 다시 좋은 안식처를 찾기를 바랐다.다른 한편으로, 가문의 이익을 위해 고려한 것도 부인할 수 없었다.“그런 허무맹랑한 소리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요!”“어쨌든 이영걸과 절대 약혼하지 않을 겁니다! 꿈도 꾸지 마세요!”임아린은 매우 슬펐다. 그녀는 차갑게 말을 던지고 바로 몸을 돌려 집을 떠났다.임정휘는 여전히 내키지 않은 듯했다.“아버지, 아린이 녀석 고집이 워낙 세네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지켜보자고!”“아린이는 지금 진명 때문에 슬퍼하고 있는 거야.”“우선 며칠 동안 마음 좀 식히게 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