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이 깜짝 놀랐다.“너 미쳤어? 배윤경, 병원에서 아이는 잘 돌보지 않고 밖에 나와 현영을 미행한 거야? 이런 사소한 일로 나랑 이혼하려고 하다니? 나는 아이들 아빠야!”“아이들 아빠라고? 누가 보면 너 하나 아빠인 줄 알겠네?”현영은 억울하다는 듯이 눈물을 흘리며 진성의 뒤로 몸을 숨겼다.“선배, 다 제 잘못이에요. 언니랑 싸우지 마세요. 다 저 때문이에요. 저 때문에 두 아이를 못 봤잖아요, 빨리 돌아가세요. 저 혼자 할 수 있어요.”현영은 돌아서려다가 또 비틀거리며 넘어질 뻔했다. 진성은 그런 현영을 부축하며 말했다.“현영아, 나는 반드시 먼저 너희 두 모녀를 데려다줘야겠어, 네가 이러니까 마음이 놓이지 않아.”진성은 하나를 안고 현영을 부축하며 가려고 했다.“돌아가서 서진이랑 아중에게 내일 아빠가 꼭 병원에 가서 보겠다고 해.”“그럴 필요 없어.”“무슨 말이야?”“넌 다시는 그들을 볼 수 없을 거야.”“배윤경, 말 똑바로 해!”이때 하나가 다정하게 진성의 얼굴에 손을 얹고 내 말을 끊어버렸다.“삼촌, 인형 뽑으러 가기로 약속했잖아요. 더 늦으면 쇼핑몰 문 닫을 건데?”그러자 진성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그러게? 우리 인형 뽑으러 가자.”“내일엔 꼭 아이들을 보러 갈 게.”나는 진성의 소매를 붙잡고 단호하게 말했다.“김진성, 지금 나와 함께 가든지, 아니면 절대 다시 돌아올 생각하지 마!”“그만 해! 배윤경, 너 지금 모습 좀 봐, 너 예전의 윤경 맞아? 돌아가서 반성 좀 해, 그렇지 않으면 너랑 정말 이혼할 거야!”진성은 짜증이 난다는 듯이 나에게서 손을 빼갔고 망설임도 없이 하나와 현영을 데리고 떠났다.진성은 내일에 온다고 했는데, 일주일 내내 나에게 전화 한 통 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서 두 아이의 안부를 물어본 적도 없었다.같은 병원에 있으니, 간호사에게 물어보면 아이가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있는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오늘은 아이의 장례식을 하는 날이다.나는 진성이 아이들의 마지막을 보러
진성의 뒤에는 현영 모녀도 있었다.“어머나, 언니, 서진이랑 아중이 죽었어요?”“주현영, 이제 만족해?”나는 옆에 있는 꽃병을 들고 현영의 머리에 대고 쳤고 현영은 비명을 지르며 무의식적으로 진성의 뒤로 숨었다.진성은 이번에는 그녀를 한쪽으로 보호하지 않고 넋을 잃고 말했다.“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어...!”꽃병이 현영의 이마에 부딪히자, 현영의 이마에서 피가 흘렀다.“아이들이 조금 다쳤을 뿐이지 죽었을 리는 없어, 윤경아, 너 나한테 화 나서 장난치는 거지? 빨리 아이들을 불러내...! 나한테 그런 농담 하지 말고.”“농담? 아이들이 폐허에 누워 당신에게 도움을 청했을 때, 당신은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선택했고, 아이들에게 수혈을 해줬으면 했을 때, 당신은 여전히 이 나쁜 여자와 함께했잖아! 당신의 선택 때문에 아이들이 차가운 수술대에서 죽었다고!”“그렇지 않아, 그럴 리가 없어!”“오늘은 아이들 장례식이었어, 당신은 오지 않아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볼 기회를 잃었어!”진성은 바닥에 주저앉아 넋이 나가 있었다.그때 갑자기 하나가 울었다.“삼촌, 엄마가 피를 흘려요. 삼촌, 빨리 엄마 모시고 병원에 가주세요.”진성은 현영이 피를 흘리는 것을 보고 달려갔다.“현영아, 다쳤어? 윤경아, 어떻게 꽃병으로 사람을 쳐? 왜 사람을 놀라게 하냐고!”“진성, 넌 이제부터 자유야, 이혼 합의서는 이미 네 사무실로 보냈고 네 물건은 전부 쓰레기통에 버렸어. 기억해, 앞으로 다시는 우리 집에 발을 들여놓지 마, 더러우니까!”내가 돌아서서 문을 닫으려고 하자, 진성이 와서 문을 막았다.“윤경아, 난 이 이혼 반대야! 이 집은 우리 부부의 공동 재산이니까 너는 나를 쫓아낼 권리가 없어.”옆에 있던 성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진성을 세게 밀어놨다.“진성 씨, 낯이 너무 두껍네요? 애초에 당신이 대학원에 합격할 수 있었던 건 아저씨 덕분이었고, 당신 직장도 아저씨가 찾아준 거고, 지금 이 집도 아저씨가 사주신 건데, 진성 씨가 무슨
성재는 정말 현영에게 변호사가 작성한 서류를 보냈고 돈을 갚기 위해 현영은 진성이 사준 액세서리를 팔았고 전세로 살고 있던 고급 아파트에서도 나왔다.진성이 현영에게 쓴 모든 액수를 계산하면 그녀는 나에게 5억을 갚아도 모자랬다.진성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빨간 장미를 들고 찾아왔다.나는 진성을 집안에 들여보내지 않고 문 앞에 서서 그에게 물었다.“주현영 때문에 부탁하려고 왔어?”진성은 장미를 내 손에 쥐여주고 눈살을 찌푸렸다.“윤경아, 현영이 이미 액세서리들을 팔았고 집에서도 나왔는데, 너무 뭐라 하지 마.”나는 빨간 장미를 쓰레기통에 버렸다.“우리 아이의 상중에 이렇게 아름다운 장미꽃을 들고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부탁하러 왔다는 게 너무 웃기네?”“돈을 갚거나, 기소되기를 기다리거나, 못 견디겠으면 죽든지. 난 못 참아.”진성은 이 말을 듣고 화를 냈다.“윤경아! 현영이도 힘들어! 이혼하고 혼자 아이를 돌보는데, 국내에 친척도 없어. 너는 왜 사람을 그렇게 못살게 구는 거야?”“주현영이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너는 아무렇지 않겠지. 그런데 개가 내 아이를 죽인 살인범이잖아! 나는 그냥 걔를 죽일 거야, 내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네 능력으로 먹여 살려,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니까!”“너 왜 이렇게 차가워졌어? 윤경아!”나는 진성의 뺨을 때렸다.“차가운 사람은 너야, 너 같은 게 아빠라니, 정말 부끄럽다! 난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 두 아이도 널 용서하지 않을 거고!”충격을 받았는지 진성은 술집에서 만취해 온몸에 토를 했다.하지만 그날 밤, 현영이 게시물을 또 업로드했다.현영, 하나, 그리고 낯선 남자가 고급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하고 있었다.하나의 눈매는 이 남자와 매우 비슷했고 현영이 올린 게시물의 문구는 이러했다.[네가 나를 어떻게 할 수 있는데?”나는 현영이 도발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내가 다음날 다시 봤을 때, 현영이 나를 차단했다.‘진성이 좋아하는 사람? 주현영이 갑자기 이혼하고 귀국한 데는
나는 내 생각을 성재에게 말했다.성재은 내가 결혼하던 해에 출국했고 해외에서 꼬박 4년 동안 있었다. 그래서 성재는 인맥을 통해 빠른 속도로 사건을 파헤쳤다.외국에는 채무 전가라는 것이 있는데, 원래 채권자의 빚을 일종의 연결고리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방식이다.남의 피와 살로 자신의 구멍을 메우는 셈이다.진성의 집안은 가난했지만 내 부모님은 꽤 유명한 대학교수로 나에게 많은 자산을 남겨주었다.부동산, 그림, 심지어 가게도 몇 개 있었다.이 자료들은 진작에 현영의 손에 들어갔을 텐데, 그래도 현영이 나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적다.아마도 현영은 내 아이를 죽인 후, 내가 아이의 죽음에 정신이 팔려 모든 것을 신경 쓰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주현영이 아이의 복수를 하려는 어머니의 결심을 과소평가했구나.’안타깝게도 진성은 어리숙하게 계속 속고 있었고 나는 그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다.‘진성은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조금이라도 있을까?’나는 곧 현영과 그녀의 전남편이 데이트한 장소를 파악했고 그날 나는 전화를 걸어 진성을 호텔로 불렀다.진성은 내가 화해하자는 줄 알았다.“윤경아, 내가 널 용서하길 바라도 돼, 네가 현영에게 그 5억을 추궁하지 않는다면 생각해 볼게.”나는 손을 들고 진성의 말을 끊어버리고 한 손을 내밀어 ‘부탁한다’라는 몸짓을 했다.나는 내가 보고 있던 고배율 망원경을 그에게 넘겨주었다.“무슨 뜻이야? 윤경, 고배율 망원경으로 맞은편 호텔을 훔쳐보다니, 부잣집 딸이 이런 짓을?”“진성, 먼저 떠들지 말고 이거 보면 내가 왜 너를 불렀는지 알 수 있을 거야.”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진성은 망원경에 눈을 가까이 붙였다.건너편 호텔에서 현영은 그녀의 전남편과 담배를 피우며 장난을 쳤고, 그녀의 전남편이 현영의 옷을 다 벗기고 그 위에서 눌러놨다.진성은 급히 고개를 돌리고 숨을 헐떡였다. 그는 문을 열고 바로 나가려고 했다.“주현영을 찾아가서 왜 그랬
진성은 밤새 호텔 입구를 지켰고 이튿날, 현영아 전남편 재웅과 하나를 데리고 행복하게 호텔을 나섰을 때, 진성이 엉성한 얼굴로 문 앞에 서 있었다.“삼촌, 왜 면도도 안 하고 왔어요? 오늘 아빠가 계시니 삼촌 필요 없어요.”현영은 서둘러 하나를 전남편에게 넘기고 진성을 한쪽으로 끌어당겼다.“죄송해요, 선배, 재웅이 어제 귀국해서 남은 문제를 이야기하러 찾아왔어요. 우리는 선배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에요.”진성이 재웅과 현영이 자는 것을 직접 보지 않았다면, 그녀가 이렇게 애처롭고 불쌍하게 연기를 하니 무슨 말을 하든 다 믿었을 것이다.“남은 문제를 얘기한다고?”“거짓말 아니에요! 선배, 먼저 돌아가세요, 제가 일이 끝나면 직접 설명해 드릴게요.”“그래, 네가 기념관에서 근무할 서류를 제출했으니 곧 기념관 정규직이 될 거야.”“너무 잘됐네요, 선배! 저한테 제일 잘해줬다는 거 잘 알고 있어요!”현영은 감격해서 진성을 꼭 껴안았고 진성도 현영을 껴안았다.포옹하는 순간, 진성은 작은 도청기를 현영의 가방에 집어 던졌고 하루 종일, 현영, 재웅, 하나의 대화를 들었습니다.“기념관에서 일하게 됐어?”“당연하지, 애초에 날 화나게 하려고 지금의 아내와 결혼한 건데, 그냥 직업 찾는 거뿐이야, 내가 원하면 다른 것도 다 도와주겠지.”“앞으로 내가 안정한 직장에 다니게 됐으니, 은행에 가서 돈을 빌리는 건 엄청 쉬운 일이 될 거야.”“주로 진성을 통해 윤경이라는 대어를 잡으려고 하는데, 이제 돈이 생기면 우리는 행복할 일만 남은 거야!”“넌 정말 내 좋은 마누라야, 이렇게 네 선배를 속이는 게 미안하지 않아?”“진성은 항상 내 스페어타이어였는데 스페어타이어가 있으면서 쓰지 않는 게 바보 아니야? 하지만 그가 예전처럼 그렇게 가난하고 쓸모없다면 나는 그를 찾지 않았겠지. 근데 교수의 딸과 결혼한 걸 보고 옛정을 꺼낸 거지. 그렇지 않으면 김진성이 뭐라고 내가 걔를 쓰겠어?”재웅은 현영의 얼굴에 뽀뽀했고 진성은 고통스러운 듯 주먹을 꽉 쥐었다
증거를 받은 후, 남은 일은 누군가가 나를 도와줄 줄 알았다.나는 아이들의 영정사진을 안고 베란다의 등나무 의자에 누웠다.“애들아, 엄마가 너희들 데리고 햇볕을 쬐러 왔어.”다음날 휴대폰을 보는데, 진성과 현영의 일을 알게 되었다. 영상에서 진성이 현영의의 머리카락을 잡고 왜 그를 속였느냐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의외로 현영이 더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잘 속으니까! 그때 나는 네가 가난해서 너한테 시집가는 걸 싫어했는데, 너는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믿었더라? 너 같은 사람은 개처럼 발로 차고 고기를 주면 다시 돌아오잖아.”“네가 날 아무리 중요하게 생각해도 네 아이를 구하지 않을 줄은 몰랐어, 그때 네 아이들이 철근이 가슴에 박혔고, 나는 단지 살이 조금 찢어진 것뿐이었어.”현영은 미친 듯이 무섭게 웃었다.“그래서 정말 돈만 벌려고 나한테 다시 온 거야?”“알면서 왜 나한테 물어보는 거야?”진성은 갑자기 힘이 빠진 듯이 현영를 놓아버리고 털썩 무릎을 꿇었다.이튿날 운성 기념관 책임자인 진성의 직무 정지 소식은 곧바로 인터넷에 퍼졌고 진성이 우리 집에 와서 부모님 집 열쇠를 돌려주었다.“미안해, 윤경아, 네 부모님 집 담보로 돈 빌린 거 숨기면 안 됐어.”“열쇠를 돌려줬다고 해서 저당 잡혔던 게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진성은 나를 보며 애처롭게 웃었다.“열쇠는 네가 먼저 가지고 있어, 원래도 네 것이니까. 장인어른, 장모님 물건에는 손대지 않아서 네가 돌아가면 쓸만한 게 있을 거야.”나는 열쇠를 받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진성이 서명한 이혼 합의서를 꺼내서 나에게 건네주었다.“이혼하자, 윤경아, 이미 서명했어. 내일 오전 9시에 가서 처리하자.”“그래.”나는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났고 진성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윤경아, 아이들을 어디에 묻었는지 말해줄래?”“아이들은 널 만나고 싶지 않아 해! 용서하지 않을 거야!”“나는 아이들을 볼 면목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아이들이 나를 용서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현영의 단식 투쟁에, 병원에서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나는 병원에 가서 그녀를 만나기로 결정했다.성재는 내가 그 미치광이를 만나러 간다고 하자, 동의하지 않았다.나의 거듭된 설득에 성재는 함께 가는 것으로 타협했다.‘한 달을 못 봤는데, 현영이 이렇게 늙을 줄은 몰랐네?’전에 당당하고 예쁘던 현영의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머리카락은 희끗희끗해졌고 기름기가 많아 머리를 뒤로 젖힌 상태였다.“윤경! 드디어 왔구나!”“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도대체 무슨 방법을 썼길래 진성이 나한테 이렇게까지 했는지 알고 싶을 뿐이야.”나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진성을 바보로 여겼잖아? 너를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사람을 속이면 벌을 받는 거야.”“그렇지 않아, 나는 진성을 속이지 않았어.”“거짓말 안 했어? 이혼했다는 말이 가짜야? 아니면 그를 이용했다는 걸 말하는 거야? 아니면 지진이 났을 때, 넌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널 구하기 위해 자신의 아이를 구하는 것을 포기한 걸 말하는 거야?”“주현영, 넌 양심도 없어? 내 아이는 원래 구조될 수 있었어! 네가 아무리 듣기 좋은 이유를 대도 네가 다른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핑계가 될 수는 없어! 사람이 선이라는 게 있지.”“그래! 내가 네 아이를 다치게 한 거야! 하지만 나도 대가를 치렀어! 윤경아, 우리아이도 죽었어, 그러니까 우리 동등한 선에 있는 거야! 넌 내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알아?”“그뿐만이 아니라, 여기...!”현영은 텅 빈 환자복 위로 배를 부드럽게 두드렸다.“진성이 나를 아래층으로 밀어내려 할 때 나는 임신한 상태였어. 내가 잃은 것은 하나뿐만 아니라 무사히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있었던 둘째 아이도 있었다고!”나는 깜짝 놀랐고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진성의 아이를 임신했어?”현영은 미친 듯이 웃었고 눈빛이 흐려서 어떤 기분으로 얘기를 하는지 파악할 수 없었다.“하하하, 알고 싶어? 김진성은 이미 죽었어! 김진성이 널 배신한 적이 있는지 알고 싶어? 이리로
한 달 후, 나는 묘지에 가서 아이들을 보았다.묘비 앞에 많은 과일이 놓여 있었는데 이미 말라 버린 것을 발견하였다.울트라맨과 곰돌이 푸의 피규어, 그리고 편지 한 통.위에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서진아, 아중아, 미안, 아빠가 너무 나빴지? 너희가 아빠를 용서하길 바라지는 않지만, 아빠가 너희를 위해 복수할 거라는 건 알아줘!”재웅은 뉴질랜드로 도망갔다가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재판에 성공하여 법원은 우리 부모님의 집을 나에게 돌려주었다.집을 받으러 간 날, 나는 진성의 글씨가 적힌 쪽지를 발견했다.“아직 한 달 남았다. 아직 한 달 남았어. 두 명만 채우자.”글씨를 채 못 쓴 것 같았지만, 나는 그 답을 알았다.‘어쩐지 진성이 한 달 후에 현영을 집에서 밀치려고 하더라니, 주현영이 허재웅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겠지.’진성은 현영의 두 아이의 목숨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갚아주려고 했던 모양이다.그날 낡은 집을 나오자,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쏟아졌다.비가 그치고 하늘이 개자, 어디선가 날아온 나비 두 마리가 내 어깨에 내려앉아 좀처럼 떠나려 하지 않았다.“성재 오빠! 이것 좀 봐요! 나비 두 마리예요!”“응, 사랑하는 사람이 나비가 되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던데 혹시 아이들이 다시 찾아온 건가?”나의 눈이 빨개졌다.“아이들이 저를 다시 엄마로 선택할까요?”나비 두 마리가 날개를 흔들며 날아갔다. 나비를 쫓아가려고 하는데 성재가 내 손을 꼭 잡았다.“성재 오빠?”“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는 네가 결혼했을 때 너를 막지 않은 거야, 만약 내가 네가 이렇게 고생할 줄 알았다면, 그때...! 내가 내 속마음을 너에게 말해줄게.”“윤경아, 고등학교 때부터 널 좋아했어. 난 널 15년 동안 가슴에 품고 있었어...!”하늘은 파랬고 이번에는 나는 성재의 손을 꼭 잡았다.
한 달 후, 나는 묘지에 가서 아이들을 보았다.묘비 앞에 많은 과일이 놓여 있었는데 이미 말라 버린 것을 발견하였다.울트라맨과 곰돌이 푸의 피규어, 그리고 편지 한 통.위에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서진아, 아중아, 미안, 아빠가 너무 나빴지? 너희가 아빠를 용서하길 바라지는 않지만, 아빠가 너희를 위해 복수할 거라는 건 알아줘!”재웅은 뉴질랜드로 도망갔다가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재판에 성공하여 법원은 우리 부모님의 집을 나에게 돌려주었다.집을 받으러 간 날, 나는 진성의 글씨가 적힌 쪽지를 발견했다.“아직 한 달 남았다. 아직 한 달 남았어. 두 명만 채우자.”글씨를 채 못 쓴 것 같았지만, 나는 그 답을 알았다.‘어쩐지 진성이 한 달 후에 현영을 집에서 밀치려고 하더라니, 주현영이 허재웅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겠지.’진성은 현영의 두 아이의 목숨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갚아주려고 했던 모양이다.그날 낡은 집을 나오자,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쏟아졌다.비가 그치고 하늘이 개자, 어디선가 날아온 나비 두 마리가 내 어깨에 내려앉아 좀처럼 떠나려 하지 않았다.“성재 오빠! 이것 좀 봐요! 나비 두 마리예요!”“응, 사랑하는 사람이 나비가 되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던데 혹시 아이들이 다시 찾아온 건가?”나의 눈이 빨개졌다.“아이들이 저를 다시 엄마로 선택할까요?”나비 두 마리가 날개를 흔들며 날아갔다. 나비를 쫓아가려고 하는데 성재가 내 손을 꼭 잡았다.“성재 오빠?”“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는 네가 결혼했을 때 너를 막지 않은 거야, 만약 내가 네가 이렇게 고생할 줄 알았다면, 그때...! 내가 내 속마음을 너에게 말해줄게.”“윤경아, 고등학교 때부터 널 좋아했어. 난 널 15년 동안 가슴에 품고 있었어...!”하늘은 파랬고 이번에는 나는 성재의 손을 꼭 잡았다.
현영의 단식 투쟁에, 병원에서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나는 병원에 가서 그녀를 만나기로 결정했다.성재는 내가 그 미치광이를 만나러 간다고 하자, 동의하지 않았다.나의 거듭된 설득에 성재는 함께 가는 것으로 타협했다.‘한 달을 못 봤는데, 현영이 이렇게 늙을 줄은 몰랐네?’전에 당당하고 예쁘던 현영의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머리카락은 희끗희끗해졌고 기름기가 많아 머리를 뒤로 젖힌 상태였다.“윤경! 드디어 왔구나!”“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도대체 무슨 방법을 썼길래 진성이 나한테 이렇게까지 했는지 알고 싶을 뿐이야.”나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진성을 바보로 여겼잖아? 너를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사람을 속이면 벌을 받는 거야.”“그렇지 않아, 나는 진성을 속이지 않았어.”“거짓말 안 했어? 이혼했다는 말이 가짜야? 아니면 그를 이용했다는 걸 말하는 거야? 아니면 지진이 났을 때, 넌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널 구하기 위해 자신의 아이를 구하는 것을 포기한 걸 말하는 거야?”“주현영, 넌 양심도 없어? 내 아이는 원래 구조될 수 있었어! 네가 아무리 듣기 좋은 이유를 대도 네가 다른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핑계가 될 수는 없어! 사람이 선이라는 게 있지.”“그래! 내가 네 아이를 다치게 한 거야! 하지만 나도 대가를 치렀어! 윤경아, 우리아이도 죽었어, 그러니까 우리 동등한 선에 있는 거야! 넌 내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알아?”“그뿐만이 아니라, 여기...!”현영은 텅 빈 환자복 위로 배를 부드럽게 두드렸다.“진성이 나를 아래층으로 밀어내려 할 때 나는 임신한 상태였어. 내가 잃은 것은 하나뿐만 아니라 무사히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있었던 둘째 아이도 있었다고!”나는 깜짝 놀랐고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진성의 아이를 임신했어?”현영은 미친 듯이 웃었고 눈빛이 흐려서 어떤 기분으로 얘기를 하는지 파악할 수 없었다.“하하하, 알고 싶어? 김진성은 이미 죽었어! 김진성이 널 배신한 적이 있는지 알고 싶어? 이리로
증거를 받은 후, 남은 일은 누군가가 나를 도와줄 줄 알았다.나는 아이들의 영정사진을 안고 베란다의 등나무 의자에 누웠다.“애들아, 엄마가 너희들 데리고 햇볕을 쬐러 왔어.”다음날 휴대폰을 보는데, 진성과 현영의 일을 알게 되었다. 영상에서 진성이 현영의의 머리카락을 잡고 왜 그를 속였느냐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의외로 현영이 더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잘 속으니까! 그때 나는 네가 가난해서 너한테 시집가는 걸 싫어했는데, 너는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믿었더라? 너 같은 사람은 개처럼 발로 차고 고기를 주면 다시 돌아오잖아.”“네가 날 아무리 중요하게 생각해도 네 아이를 구하지 않을 줄은 몰랐어, 그때 네 아이들이 철근이 가슴에 박혔고, 나는 단지 살이 조금 찢어진 것뿐이었어.”현영은 미친 듯이 무섭게 웃었다.“그래서 정말 돈만 벌려고 나한테 다시 온 거야?”“알면서 왜 나한테 물어보는 거야?”진성은 갑자기 힘이 빠진 듯이 현영를 놓아버리고 털썩 무릎을 꿇었다.이튿날 운성 기념관 책임자인 진성의 직무 정지 소식은 곧바로 인터넷에 퍼졌고 진성이 우리 집에 와서 부모님 집 열쇠를 돌려주었다.“미안해, 윤경아, 네 부모님 집 담보로 돈 빌린 거 숨기면 안 됐어.”“열쇠를 돌려줬다고 해서 저당 잡혔던 게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진성은 나를 보며 애처롭게 웃었다.“열쇠는 네가 먼저 가지고 있어, 원래도 네 것이니까. 장인어른, 장모님 물건에는 손대지 않아서 네가 돌아가면 쓸만한 게 있을 거야.”나는 열쇠를 받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진성이 서명한 이혼 합의서를 꺼내서 나에게 건네주었다.“이혼하자, 윤경아, 이미 서명했어. 내일 오전 9시에 가서 처리하자.”“그래.”나는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났고 진성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윤경아, 아이들을 어디에 묻었는지 말해줄래?”“아이들은 널 만나고 싶지 않아 해! 용서하지 않을 거야!”“나는 아이들을 볼 면목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아이들이 나를 용서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진성은 밤새 호텔 입구를 지켰고 이튿날, 현영아 전남편 재웅과 하나를 데리고 행복하게 호텔을 나섰을 때, 진성이 엉성한 얼굴로 문 앞에 서 있었다.“삼촌, 왜 면도도 안 하고 왔어요? 오늘 아빠가 계시니 삼촌 필요 없어요.”현영은 서둘러 하나를 전남편에게 넘기고 진성을 한쪽으로 끌어당겼다.“죄송해요, 선배, 재웅이 어제 귀국해서 남은 문제를 이야기하러 찾아왔어요. 우리는 선배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에요.”진성이 재웅과 현영이 자는 것을 직접 보지 않았다면, 그녀가 이렇게 애처롭고 불쌍하게 연기를 하니 무슨 말을 하든 다 믿었을 것이다.“남은 문제를 얘기한다고?”“거짓말 아니에요! 선배, 먼저 돌아가세요, 제가 일이 끝나면 직접 설명해 드릴게요.”“그래, 네가 기념관에서 근무할 서류를 제출했으니 곧 기념관 정규직이 될 거야.”“너무 잘됐네요, 선배! 저한테 제일 잘해줬다는 거 잘 알고 있어요!”현영은 감격해서 진성을 꼭 껴안았고 진성도 현영을 껴안았다.포옹하는 순간, 진성은 작은 도청기를 현영의 가방에 집어 던졌고 하루 종일, 현영, 재웅, 하나의 대화를 들었습니다.“기념관에서 일하게 됐어?”“당연하지, 애초에 날 화나게 하려고 지금의 아내와 결혼한 건데, 그냥 직업 찾는 거뿐이야, 내가 원하면 다른 것도 다 도와주겠지.”“앞으로 내가 안정한 직장에 다니게 됐으니, 은행에 가서 돈을 빌리는 건 엄청 쉬운 일이 될 거야.”“주로 진성을 통해 윤경이라는 대어를 잡으려고 하는데, 이제 돈이 생기면 우리는 행복할 일만 남은 거야!”“넌 정말 내 좋은 마누라야, 이렇게 네 선배를 속이는 게 미안하지 않아?”“진성은 항상 내 스페어타이어였는데 스페어타이어가 있으면서 쓰지 않는 게 바보 아니야? 하지만 그가 예전처럼 그렇게 가난하고 쓸모없다면 나는 그를 찾지 않았겠지. 근데 교수의 딸과 결혼한 걸 보고 옛정을 꺼낸 거지. 그렇지 않으면 김진성이 뭐라고 내가 걔를 쓰겠어?”재웅은 현영의 얼굴에 뽀뽀했고 진성은 고통스러운 듯 주먹을 꽉 쥐었다
나는 내 생각을 성재에게 말했다.성재은 내가 결혼하던 해에 출국했고 해외에서 꼬박 4년 동안 있었다. 그래서 성재는 인맥을 통해 빠른 속도로 사건을 파헤쳤다.외국에는 채무 전가라는 것이 있는데, 원래 채권자의 빚을 일종의 연결고리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방식이다.남의 피와 살로 자신의 구멍을 메우는 셈이다.진성의 집안은 가난했지만 내 부모님은 꽤 유명한 대학교수로 나에게 많은 자산을 남겨주었다.부동산, 그림, 심지어 가게도 몇 개 있었다.이 자료들은 진작에 현영의 손에 들어갔을 텐데, 그래도 현영이 나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적다.아마도 현영은 내 아이를 죽인 후, 내가 아이의 죽음에 정신이 팔려 모든 것을 신경 쓰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주현영이 아이의 복수를 하려는 어머니의 결심을 과소평가했구나.’안타깝게도 진성은 어리숙하게 계속 속고 있었고 나는 그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다.‘진성은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조금이라도 있을까?’나는 곧 현영과 그녀의 전남편이 데이트한 장소를 파악했고 그날 나는 전화를 걸어 진성을 호텔로 불렀다.진성은 내가 화해하자는 줄 알았다.“윤경아, 내가 널 용서하길 바라도 돼, 네가 현영에게 그 5억을 추궁하지 않는다면 생각해 볼게.”나는 손을 들고 진성의 말을 끊어버리고 한 손을 내밀어 ‘부탁한다’라는 몸짓을 했다.나는 내가 보고 있던 고배율 망원경을 그에게 넘겨주었다.“무슨 뜻이야? 윤경, 고배율 망원경으로 맞은편 호텔을 훔쳐보다니, 부잣집 딸이 이런 짓을?”“진성, 먼저 떠들지 말고 이거 보면 내가 왜 너를 불렀는지 알 수 있을 거야.”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진성은 망원경에 눈을 가까이 붙였다.건너편 호텔에서 현영은 그녀의 전남편과 담배를 피우며 장난을 쳤고, 그녀의 전남편이 현영의 옷을 다 벗기고 그 위에서 눌러놨다.진성은 급히 고개를 돌리고 숨을 헐떡였다. 그는 문을 열고 바로 나가려고 했다.“주현영을 찾아가서 왜 그랬
성재는 정말 현영에게 변호사가 작성한 서류를 보냈고 돈을 갚기 위해 현영은 진성이 사준 액세서리를 팔았고 전세로 살고 있던 고급 아파트에서도 나왔다.진성이 현영에게 쓴 모든 액수를 계산하면 그녀는 나에게 5억을 갚아도 모자랬다.진성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빨간 장미를 들고 찾아왔다.나는 진성을 집안에 들여보내지 않고 문 앞에 서서 그에게 물었다.“주현영 때문에 부탁하려고 왔어?”진성은 장미를 내 손에 쥐여주고 눈살을 찌푸렸다.“윤경아, 현영이 이미 액세서리들을 팔았고 집에서도 나왔는데, 너무 뭐라 하지 마.”나는 빨간 장미를 쓰레기통에 버렸다.“우리 아이의 상중에 이렇게 아름다운 장미꽃을 들고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부탁하러 왔다는 게 너무 웃기네?”“돈을 갚거나, 기소되기를 기다리거나, 못 견디겠으면 죽든지. 난 못 참아.”진성은 이 말을 듣고 화를 냈다.“윤경아! 현영이도 힘들어! 이혼하고 혼자 아이를 돌보는데, 국내에 친척도 없어. 너는 왜 사람을 그렇게 못살게 구는 거야?”“주현영이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너는 아무렇지 않겠지. 그런데 개가 내 아이를 죽인 살인범이잖아! 나는 그냥 걔를 죽일 거야, 내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네 능력으로 먹여 살려,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니까!”“너 왜 이렇게 차가워졌어? 윤경아!”나는 진성의 뺨을 때렸다.“차가운 사람은 너야, 너 같은 게 아빠라니, 정말 부끄럽다! 난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 두 아이도 널 용서하지 않을 거고!”충격을 받았는지 진성은 술집에서 만취해 온몸에 토를 했다.하지만 그날 밤, 현영이 게시물을 또 업로드했다.현영, 하나, 그리고 낯선 남자가 고급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하고 있었다.하나의 눈매는 이 남자와 매우 비슷했고 현영이 올린 게시물의 문구는 이러했다.[네가 나를 어떻게 할 수 있는데?”나는 현영이 도발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내가 다음날 다시 봤을 때, 현영이 나를 차단했다.‘진성이 좋아하는 사람? 주현영이 갑자기 이혼하고 귀국한 데는
진성의 뒤에는 현영 모녀도 있었다.“어머나, 언니, 서진이랑 아중이 죽었어요?”“주현영, 이제 만족해?”나는 옆에 있는 꽃병을 들고 현영의 머리에 대고 쳤고 현영은 비명을 지르며 무의식적으로 진성의 뒤로 숨었다.진성은 이번에는 그녀를 한쪽으로 보호하지 않고 넋을 잃고 말했다.“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어...!”꽃병이 현영의 이마에 부딪히자, 현영의 이마에서 피가 흘렀다.“아이들이 조금 다쳤을 뿐이지 죽었을 리는 없어, 윤경아, 너 나한테 화 나서 장난치는 거지? 빨리 아이들을 불러내...! 나한테 그런 농담 하지 말고.”“농담? 아이들이 폐허에 누워 당신에게 도움을 청했을 때, 당신은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선택했고, 아이들에게 수혈을 해줬으면 했을 때, 당신은 여전히 이 나쁜 여자와 함께했잖아! 당신의 선택 때문에 아이들이 차가운 수술대에서 죽었다고!”“그렇지 않아, 그럴 리가 없어!”“오늘은 아이들 장례식이었어, 당신은 오지 않아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볼 기회를 잃었어!”진성은 바닥에 주저앉아 넋이 나가 있었다.그때 갑자기 하나가 울었다.“삼촌, 엄마가 피를 흘려요. 삼촌, 빨리 엄마 모시고 병원에 가주세요.”진성은 현영이 피를 흘리는 것을 보고 달려갔다.“현영아, 다쳤어? 윤경아, 어떻게 꽃병으로 사람을 쳐? 왜 사람을 놀라게 하냐고!”“진성, 넌 이제부터 자유야, 이혼 합의서는 이미 네 사무실로 보냈고 네 물건은 전부 쓰레기통에 버렸어. 기억해, 앞으로 다시는 우리 집에 발을 들여놓지 마, 더러우니까!”내가 돌아서서 문을 닫으려고 하자, 진성이 와서 문을 막았다.“윤경아, 난 이 이혼 반대야! 이 집은 우리 부부의 공동 재산이니까 너는 나를 쫓아낼 권리가 없어.”옆에 있던 성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진성을 세게 밀어놨다.“진성 씨, 낯이 너무 두껍네요? 애초에 당신이 대학원에 합격할 수 있었던 건 아저씨 덕분이었고, 당신 직장도 아저씨가 찾아준 거고, 지금 이 집도 아저씨가 사주신 건데, 진성 씨가 무슨
진성이 깜짝 놀랐다.“너 미쳤어? 배윤경, 병원에서 아이는 잘 돌보지 않고 밖에 나와 현영을 미행한 거야? 이런 사소한 일로 나랑 이혼하려고 하다니? 나는 아이들 아빠야!”“아이들 아빠라고? 누가 보면 너 하나 아빠인 줄 알겠네?”현영은 억울하다는 듯이 눈물을 흘리며 진성의 뒤로 몸을 숨겼다.“선배, 다 제 잘못이에요. 언니랑 싸우지 마세요. 다 저 때문이에요. 저 때문에 두 아이를 못 봤잖아요, 빨리 돌아가세요. 저 혼자 할 수 있어요.”현영은 돌아서려다가 또 비틀거리며 넘어질 뻔했다. 진성은 그런 현영을 부축하며 말했다.“현영아, 나는 반드시 먼저 너희 두 모녀를 데려다줘야겠어, 네가 이러니까 마음이 놓이지 않아.”진성은 하나를 안고 현영을 부축하며 가려고 했다.“돌아가서 서진이랑 아중에게 내일 아빠가 꼭 병원에 가서 보겠다고 해.”“그럴 필요 없어.”“무슨 말이야?”“넌 다시는 그들을 볼 수 없을 거야.”“배윤경, 말 똑바로 해!”이때 하나가 다정하게 진성의 얼굴에 손을 얹고 내 말을 끊어버렸다.“삼촌, 인형 뽑으러 가기로 약속했잖아요. 더 늦으면 쇼핑몰 문 닫을 건데?”그러자 진성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그러게? 우리 인형 뽑으러 가자.”“내일엔 꼭 아이들을 보러 갈 게.”나는 진성의 소매를 붙잡고 단호하게 말했다.“김진성, 지금 나와 함께 가든지, 아니면 절대 다시 돌아올 생각하지 마!”“그만 해! 배윤경, 너 지금 모습 좀 봐, 너 예전의 윤경 맞아? 돌아가서 반성 좀 해, 그렇지 않으면 너랑 정말 이혼할 거야!”진성은 짜증이 난다는 듯이 나에게서 손을 빼갔고 망설임도 없이 하나와 현영을 데리고 떠났다.진성은 내일에 온다고 했는데, 일주일 내내 나에게 전화 한 통 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서 두 아이의 안부를 물어본 적도 없었다.같은 병원에 있으니, 간호사에게 물어보면 아이가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있는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오늘은 아이의 장례식을 하는 날이다.나는 진성이 아이들의 마지막을 보러
일주일 후면 두 아이의 장례식이다.5박 5일 내내 나는 울지 않고 말도 하지 않았으며 영정 사진을 끌어안고 그저 방에 앉아 있었다.나는 아이들이 이 방에 남겨둔 체온을 조금 느낄 수 있었고 심지어 아이들이 다정하게 엄마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나와 함께 자란 육성재 오빠는 곧 성사될 프로젝트를 버리고 서둘러 귀국했다.오빠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초췌한 모습의 나를 품에 안았다.“울어, 윤경아, 너 이렇게 참으면 안 좋아.”나는 오빠를 올려다보면서 물었다.“서진이랑 아중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거죠? 아이들이 저를 엄마로 뽑은 걸 후회하지 않을까요? 저는 왜 그렇게 쓸모없을까요?”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나는 진성에게 시집갔다.그 당시 진성은 우리 아빠가 있는 대학교의 대학원생이 되고 싶어 했었다. 학교에 이미 내정된 사람이 있었지만, 진성이 가정 형편이 어렵고 성실하며 공부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간절해 아빠는 많은 물의를 일으키면서까지 진성에게 대학원생 자리를 하나 얻어주었다.대학원을 졸업한 후, 진성은 나를 좋다고 따라다녔고 나는 그가 성실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고 진성과 결혼하기로 마음먹었다.진성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아빠가 집과 차를 사셨고 심지어 분유값도 아빠가 냈다. 아빠는 진성이 평생 나를 잘 대해주길 바라셨다.결혼하기 전, 진성이 혼 날짜를 7월 26일로 정했는데, 알고 보니 7월 26일은 현영과 재벌 2세 남편이 출국하는 날이었다.홧김에 한 짓 같았지만, 나는 줄곧 모든 것이 그저 우연의 일치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결혼할 때, 성재가 나에게 정말 잘 생각하고 하는 결혼인지 물었었다.나는 이렇게 성실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하고 결혼을 했다.‘왜 이렇게 됐지?’나는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아이들의 장례식에 쓸 물건을 사러 나왔다.현영은 하나를 데리고 큰 가방, 작은 가방을 들고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반지를 끼고, 환한 얼굴로 내 앞으로 걸어와, 놀란 표정을 지었다.“언니, 며칠 못 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