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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한빈아, 내가 한 말 들었어?”

어르신의 이어지는 말에 성유리는 그제야 안에 박한빈도 함께 있다는 걸 알고는 입술을 말아 물었다.

“할머니, 그 얘긴 안 꺼내시기로 하셨잖아요.”

“그건 걔가 제 일은 잘했을 때의 얘기지, 봐봐, 지금 무슨 일을 저질렀나.”

말을 하던 어르신은 갑자기 연신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할머니!”

“괜찮아.”

하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은 어르신은 하던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한빈아, 넌 내 하나뿐인 손자야. 나는 당연히 네가 잘 되길 바라고 있어.”

“네 엄마가 그때는 지화의 주식으로 널 협박해서 결혼시켰지만 이젠 아니잖니. 넌 더 이상 네 엄마한테 고개 숙일 필요가 없어. 그러니 이혼하는 게 어때?”

어르신의 말에 박한빈은 대답하지 않았다.

성유리도 바라던 바였기에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좀 전까지만 해도 아련한 눈으로 박한빈을 보던 성유정은 갑자기 들어오는 성유리를 보자마자 낯빛이 변해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언니.”

성유리는 그 부름에 대답하지 않고 들고 온 음식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이건 어머님이 갖다 주라고 하신 생선 죽이에요.”

“너 이게 무슨 경우야?”

미간을 찌푸리며 묻는 김난희에 성유리는 고개를 들고 그녀를 향해 웃어 보였다.

“왜요?”

“오기 싫으면 오질 말 것이지. 누구 보라고 그런 얼굴을 하고 들어와, 난 진짜 너 같은...”

“알겠습니다 그럼.”

김난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성유리는 대답하며 몸을 돌렸다.

이건 전혀 예상 못 한 행동이라 자리에 있던 모두가 당황했는데 그래도 반응이 제일 빨랐던 박한빈이 바로 성유리의 팔목을 잡으며 말했다.

“성유리.”

그저 이름 한번 불렀을 뿐인데 그 속에 담긴 경고는 너무나도 선명했다.

성유리는 피하지 않고 고개를 들어 박한빈과 눈을 맞추며 물었다.

“왜? 여긴 날 별로 환영하지 않는 것 같아서 가겠다잖아. 아니야?”

“할머니께 사과드려.”

성유리의 말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또 제 할 말만 하는 박한빈에 화가 난 성유리는 그와 마주친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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