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정의 애원 소리를 들은 임재민은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다.그는 아까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밀친 걸 떠올렸다.‘그것 때문에 문제가 생긴 거야?’아니나 다를까, 임재민은 문을 열자마자 신유정이 배를 움켜쥐고 벽에 기대어 있는 걸 발견했다.“왜 그러는데?”그는 냉담하게 물었다.신유정은 고통스러운 듯 눈살을 찌푸리고 한 손으로 배를 움켜쥐고 다른 한 손을 그에게 내밀었다.“날 좀 도와줘요. 갑자기 배가 아파서 그러는데 나 좀 부축해서 방으로 데려다줘요...”신유정의 목소리는 아주 허약했고 몸도 힘이 빠졌는지 아래로
“그럼 엄마가 곁에 있어 주시든가요. 저는 사람 보살필 줄 잘 몰라요.”임재민의 태도는 아주 냉담했다. 그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밥 먹으러 내려갔다.신유정은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무척 화가 났다.지금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이 유나라면 임재민이 절대 저토록 매몰차겐 굴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겉으로 티를 내지 않고 불쌍한 척하면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아주머니, 제가 도대체 뭘 잘못했다고 재민 오빠가 저토록 저를 싫어하는 걸까요?”이송혜는 눈물을 흘리는 신유정을 보면서 더 미안해했다.“미안하구나, 유정아. 내
서정원은 배후에 있는 대회 주최자를 조사해 보았다.그녀가 계속 컴퓨터 앞에 앉아 이 일을 조사하자 최성운은 강제로 그녀에게 방사선 방호복을 입히고는 옆에 앉아 묵묵히 그녀의 곁을 지켰다.서정원은 원래 실력이 강한 최고의 해커였다. 심지어 안토니보다도 실력이 더 뛰어났다. 그녀는 특별히 대회 시스템을 해킹했는데 의심할만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눈이 밝은 사람들은 이 대회에 내막이 있다는 걸 다 알고 있었다.서정원은 두 사람의 모습을 담은 대회 동영상을 모아 해커 홈페이지에 올렸다.홈페이지 안에 해커들은 다 실력자였는
이른 아침.신유정은 깨어나자마자 어렴풋이 밖에서 이송혜가 하인과 얘기하는 걸 들었다.“아줌마, 조금 있다가 나가서 영양이 많은 거로 장 좀 봐와요. 식재료가 풍부하면 풍부할수록 좋아요.”“그리고 재민이가 일어나면 나가지 말라고 전해요. 오늘 내가 두 사람을 데리고 웨딩 사진 찍으러 갈 거예요.”...이송혜의 계획을 들은 신유정은 기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했다.그녀가 억지로 결혼하게 된 건 좋은 일이었지만 배 속의 아이가 큰 문제였다.이송혜를 속이려면 병원에 가서 검사받는 걸 피면 할 수밖에 없다. 그래야만 가짜 임신을
“찬성 씨,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는 거예요?”유나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녀는 두 사람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녀가 황찬성의 월세방에서 지내는 것도 가족과 임재민을 피하기 위해서였다.황찬성은 유나가 또 헛된 생각을 하며 슬퍼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는 요 며칠 유나의 작은 정서 변화에 습관이 되었고 또 그녀를 더욱 아끼게 되었다.“바보야, 내가 너한테 잘해주는 게 당연한 거지.”황찬성의 목소리는 아주 부드러웠다. 그는 말하면서 숟가락을 들고 유나를 먹여줬다.다만 식재료가 다 저렴한
“유나야, 왜 그래? 배가 아파?”유나는 말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녀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찬성 씨가 돌아오기 전에 화장실 가려고 했는데 미끄러져 넘어질 줄은 생각 못 했어.”그 말을 들은 황찬성은 당황한 나머지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그는 유나를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고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구급차 부를게. 도중에 출산이라도 하면 어떡해?”“아직 만삭이 아니어서 괜찮을 거야.”유나는 힘겹게 답하고는 이를 악물고 부탁했다.“먼저 날 일으켜줘. 나 침대에 가서 쉬고 싶어.”“알겠어. 내 손 꼭
안토니는 며칠 내내 서정원 집에서 지냈다.안토니가 서정원을 도와 그 일을 조사하면서 해커 사이트 쪽에서도 새로운 실마리가 생겼다.서정원은 지난 3년간 안토니의 모든 랭킹과 그의 일부 전적들을 나열했다.그리고 그 신인은 경험이 전혀 없는 풋내기였다.서정원은 그 신인과 협력자가 관련이 있을 거라는 정보를 풀었고 그 바람에 해커 사이트가 아주 떠들썩해졌다.그러나 그것은 서정원이 익명으로 뿌린 정보였다. 그녀는 자신의 진실한 신분으로 그것들을 마주하고 싶지는 않았다.그날 오후, 해커 사이트의 총책임자가 서정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예설의 놀란 모습에 서정원은 그녀의 머리를 톡 쳤다.“내 제자는요?”“아직 집에 있어요. 이 일 때문에 서정원 씨에게 미안해서 반성 중이라네요.”그는 서정원이 가장 흡족하게 생각하는 제자였다. 이 일이 끝난다면 그의 마음속에도 답안이 하나 생길 것 같았다.최성운의 회사는 물 샐 틈 없이 북적북적해졌다.많은 서정원들의 팬들이 그들의 회사로 찾아들었다. 그들은 일부러 서정원의 자료를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그들은 서정원이 그저 별 볼 일 없는 작은 가문의 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대단한 인물일 줄은 몰랐다.사실 오늘 최성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