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씨 가문 본가.손윤서는 인터넷에서 떠다니는 뉴스 기사를 보며 입가에 피어오르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짜고 치는 각본이라. 서정원은 참 이슈를 끌 줄 알아.”손윤서는 눈을 가늘게 떴다. 이제 모든 사람이 스타진 엔터테인먼트에서 유서혜를 밀어주리라는 것을 알았다.거기까지 생각한 손윤서는 잠시 고민했다. 서정원은 상대하기 까다로운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 밑에 있는 연예인들은 다르다. 만약 크랭크인에서 유서혜의 스캔들이라도 터진다면 그건 스타진 엔터테인먼트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그러면 서정원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고. 손
“오늘 바람을 너무 많이 맞았으니 야식은 제가 쏘겠습니다.”야식이라는 소리에 유서혜의 낯빛이 순식간에 밝아졌다. 하지만 또 머뭇거리며 얘기했다.“안 돼요. 저 다이어트 해야 해요.”“한 끼 정도는 괜찮아요. 게다가 제가 사는 건데 싫어요? 먹고 싶은 거 마음껏 골라요.”김시우가 가볍게 얘기했다. 마치 에덴동산의 뱀처럼 조금씩 유서혜를 유혹하는 것 같았다.원래도 흔들리고 있던 유서혜는 그 말을 듣고 더욱 흔들렸다.공짜인 밥은 없지만 공짜인 야식이 눈앞에 있는데...“정말 쏘는 거예요?”유서혜가 눈을 깜빡였다.“당연하죠
“왜 그래요?”불안해 보이는 유서혜의 표정을 보며 김시우가 관심하며 물었다. 동시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따라붙은 기자들은 없을 텐데.’“아니에요. 그저 습관이에요.”유서혜가 웃으며 얘기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녀를 스토킹하고 있다는 기분이 계속 들었다. 유서혜는 그저 입술을 말고 자기가 너무 긴장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곳은 철통 보안이었다. 게다가 회원제로 운영되니 기자들은 들어올 수 없었다.허기짐이 점점 심해져 유서혜는 그런 것들을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만약 폭로된다고 해도 해명하면 될 것이었다. 어차피 그
어떻게 된 일이지?유서혜는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보트가 뒤집어졌다.김시우는 본능적으로 유서혜를 끌어당기려 했지만 한 발 늦었다. 유서혜는 호수에 빠졌고 그 역시 물에 빠졌다.초가을 밤이라 호숫물이 아주 차가웠다.뼈까지 시려지는 한기와 함께 무한한 공포가 유서혜를 집어삼켰다.‘세상에, 난 수영할 줄 모르는데!’“흑흑흑... 구해주세요...”유서혜는 큰소리로 구해달라고 했지만 이내 호숫물에 잠겼다.“서혜 씨!”유서혜는 의식을 잃기 직전, 김시우의 초조한 목소리를 들었다.유서혜가 다시
“문밖에 사람들이 있으니 난 도망치지 못해요. 그리고 이렇게 묶여있으면 전혀 움직일 수 없잖아요. 진윤태 씨도 그건 싫겠죠.”확실히 진윤태는 유서혜가 이렇게 묶여 있는 게 싫었다. 마치 죽은 사람 같으니 재미를 보지 못할 것 같았다.그런 생각에 진윤태는 손을 뻗어 유서혜의 팔과 다리를 묶었던 밧줄을 풀었다.유서혜는 침대 위에서 몸을 웅크리면서 자신의 붉어진 손목을 움직였다. 그러면서 재빨리 방 안을 훑어봤다....호수.“깨어났어요, 깨어났어요!”청각이 점차 회복되었다. 김시우는 삼켰던 물을 토해냈다.조금 전에 있었던
서정원 쪽은 긴장된 분위기었고 유서혜 쪽 역시 상황이 좋지 않았다.그녀는 경계하듯 침대에 몸을 잔뜩 웅크린 채로 가까이 다가오는 진윤태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시간을 끌어야 했다.“잠깐만요. 나 샤워하고 싶어요. 몸이 축축해서 기분이 찝찝해요.”유서혜는 어색한 표정으로 입꼬리를 당겼다. 그녀는 물에 빠진 뒤 정신을 잃고 그곳으로 끌려왔기에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은 축축했고 자꾸만 옷이 몸에 달라붙어 불편했다.진윤태는 바보가 아니었다. 그는 당연히 유서혜가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참을성도 없었기에 곧
“서혜 씨...”김시우는 재빨리 유서혜의 두 손을 풀어줬고 겉옷으로 그녀의 몸을 가려주려 했다.그러나 그의 손길이 닿자마자 조용하던 유서혜가 저항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을 꼭 감은 채 두 손을 마구 휘둘렀다.“꺼져! 건드리지 마! 날 건드리지 말라고!”“서혜 씨, 서혜 씨. 저예요, 김시우. 이제 괜찮아요. 무서워하지 마요. 괜찮아요.”김시우는 유서혜의 손을 잡고 가슴 아픈 얼굴로 그녀를 위로하며 그녀를 진정시키려 했다.눈물을 흘리고 있던 유서혜는 눈을 떠 눈앞의 사람을 보았다. 그녀는 김시우의 얼굴을 보더니 이내 그의
서정원은 그 말을 듣더니 같잖다는 듯이 입꼬리를 당겼다.‘당신 따위가 무슨 수로?’그녀는 고개를 들면서 최성운의 품속을 파고들었고 그에게 살짝 머리를 비볐다.최성운의 안색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는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별장을 힐끗 바라보았다.서정원은 유서혜의 상태를 물었고, 타박상 외에는 다른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유서혜가 푹 쉴 수 있게 특별히 그녀에게 휴가를 주었다.동시에 서정원은 유서혜의 매니저에게 유서혜를 잘 돌봐주라고 당부했다.유서혜의 일을 해결한 뒤 서정원과 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