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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5화

Author: 유애
방금 전, 암영위는 점원만 주시했었다.

회계사가 점원에게 은표를 주는 것을 보고, 암영위가 문간에서 그의 몸을 뒤졌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해 결국 놓아주었던 것이다.

점원은 큰 모욕감을 느꼈지만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금경루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오면서, 많은 손님들이 은표를 지불한 후에 차나 간식을 줬던 반면, 휘황실처럼 몸을 수색한 경험은 드물었다.

암영위는 이 일을 사청엄에게 보고했지만 사청엄은 이미 수색했고, 금경루에 있을 때도 계속 주시했으니 신경을 쓰지 않았다.그는 그저 고청영이 온갖 방법을 써서 장신구를 사려는 욕심 많은 여자라고만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고청영을 관찰하면서, 먹고 마시고 노는 것을 좋아하며, 금은보석만 좋아하는 별 생각 없는 여자라고 여겼다. 그리고 뚱뚱해서 무엇을 입어도 예쁘게 느껴지지 않았다.

고청영은 사실 돈을 위해 노인에게 시집을 온 것이었다. 암영위가 이전에 그녀와 부왕의 대화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녀는 부왕이 죽으면 따라 죽겠다고까지 말했었다.

그는 부왕이 어린 여자에게 속아서 매일 그녀를 데리고 먹고 마시고 금은보화를 사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정말 그 여자의 말을 믿는 건가? 부왕도 참 단순하긴.’

송석석은 암살을 겪은 후에도 매일 경위부로 돌아갔는데, 오늘은 비가 너무 세게 와서 심청화가 막아서야 외출하지 않았다.

계획에 따르면 내일 큰 전쟁을 위해 이미 명령을 내린 상태이기에, 오늘 경위부로 가든 말든 상관은 없었다.

그래서 금소주가 북명황실에 왔을 때 그녀는 경과를 들은 후 즉시 편지를 열었는데, 편지를 다 본 그녀의 얼굴은 이미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심청화는 상황을 보더니 편지를 가지고 염 선생과 함께 보았다.

두 사람 또한 편지를 다 본 후, 약속이나 한 듯이 함께 이를 갈며 말했다.

“그 놈이었다니…!”

그때, 금소주가 물었다.

“상황이 긴급해서 나와 집사가 편지를 보긴 했는데 밑으로 보지 않았으니 죽임을 당하지 않겠지요?”

“그럴 리가요?”

염 선생은 엄숙한 표정을 감추고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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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홍심의 지휘 아래, 이 사병들은 물러나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용감해졌다.그들은 연왕의 사병이 아니었지만, 만 명이 넘는 병사들은 모두 사청엄이 수년간 정성껏 고른 병사들이었고 수많은 훈련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그중 많은 이들이 비참한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이 세상에 대한 분노를 품고 있었기에, 그들은 이 전투를 통해 인생을 역전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누군가가 지휘를 하는 이상 쉽게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다.현갑군은 그들을 이길 수 있지만, 쉽고 빠르게 승리하긴 어려웠다.송석석은 그들이 항복하지 않으면 죽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정예병을 뽑기로 했다. 그들 중에는 매산 분대도 포함되었으며, 반란군 중에서 석홍심의 목을 취할 계획을 세웠다.군대에는 장수부터 사라져야 전쟁을 더 빨리 끝낼 수 있다.송석석은 계획을 세운 후, 만두와 몽둥이가 먼저 그들의 진형을 무너뜨린 뒤, 그녀와 시만자가 앞서 나가 적장들의 목을 베고 신속히 후퇴할 계획이었다.천군만마 속에서 적장의 목을 베는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들은 이미 전투에 열중해 있었고, 혹시라도 주저할 새에 적의 무차별 공격에 맞을 수도 있었다.석홍심은 전장에서 많은 경험을 가진 장군이었다. 그는 단번에 송석석의 계책을 알아챘고, 일부러 빈틈을 보여 송석석와 시만자가 그에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하였다.그도 송석석의 생각과 같이 상대의 장군부터 잡으려 했다.송석석과 그는 서로를 잡으려고 했다.빈틈이 보이자, 그는 빠르게 공중으로 뛰어들며 검을 내려쳤다.송석석과 시만자는 짧은 무기를 사용했다. 경공으로 공격하려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했기에, 석홍심의 대검이 더욱 유리한 상황이었다.위험한 순간이었지만, 두 사람은 죽이 척척 맞게 협력했다. 시만자는 그를 향해 몸을 던져 그의 배를 머리로 가격했지만, 석홍심의 칼이 결국 송석석의 어깨에 떨어져 버렸고, 시만자도 석홍심의 병사에게 상처를 입고 말았다.이 상황에 만두와 몽둥이가 신속히 두 사람을 도우러 왔다. 한명은 유성추를 휘둘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378화

    사청엄은 마차를 타고 갈 때 멀리서 추몽을 보곤, 그제야 진심으로 안심했다.그는 추몽이 얼마나 단호한 성격인지 알고 있었다. 한 사람이 전력을 다해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으면 반드시 큰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이 전쟁은 그가 가장 갈망하던 것이었다. 자신의 위대한 계획을 위해 싸우는 것이기에 그는 지금 과거의 침착함과 여유로움을 모두 잃었지만, 오랫동안 억눌려왔던 열정이 온몸을 타고 돌기 시작했고 세상을 지배하고 싶은 갈망이 그에게 강력한 힘과 신념을 주었다.그는 야망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며,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진실을 알지 못했다. 야망은 결코 가장 강력한 힘이 아니라는 것을, 가장 강력한 힘은 사랑과 증오, 정의와 단결이라는 것을 말이다.진정한 야망은 현갑군 통령 송석석의 애국심이며, 현갑군 통령 송석석의 가족을 잃은 증오이다.그리고 병사들과 무림 사람들이 하나로 결합하여 반역자를 쫓아내며 백성을 위한 정의를 지키려는 마음이다.사청엄은 순간 무엇인가 이상함을 느꼈다. 추몽이 이끄는 병사들이 모두 병복을 벗고 평상복을 드러내었으며, 평상복에는 ‘沈’자의 문양이 자수로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그들은 모두 심가 사람들이었다!그는 그제서야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곳에 온 자는 추몽이 아니라 심가 사람들과 무림 인사였던 것이다. 그의 무공이 아무리 뛰어난다고 해도, 임양운이 나타나면 곤경에 처할 것이며, 심지어는 지휘권조차 얻지 못할 것이다.석홍심의 반군은 정말 강력했다. 그들은 단번에 기세 좋게 강을 건너 동서 두 거리로 쳐들어갔고, 좀만 앞으로 나가면 곧 어길이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송석석는 그들을 어길로 이끌었다. 어길은 왕궁과 가장 가까운 곳이지만, 백성이 거의 없어서 백성을 다치지 않기 딱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경성의 귀족들과 대신들의 집안 대문은 꽉 닫혀 있었고, 가장 유능한 호위들이 문을 지켰다. 백성들 대부분은 반군이 쳐들어와 자신들을 포로로 잡을까 봐 두려워했지만,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377화

    휘황실.잔잔한 비가 방 처마 끝에서 주르륵 떨어지며, 왕부 전체를 축축하게 만들었다.한편, 늙은 휘왕은 복도에 서서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어디선가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도 했고, 빗소리인 것 같기도 했다. 그는 그렇게 한참 동안 서 있다가 방으로 들어갔다.정삼숙 또한 이곳에 머물고 있었는데, 두 다리가 부러져 다시는 일어설 수 없게 되었다.다리뿐만 아니라 얼굴에도 골절상이 있어, 뼛속을 찌르는 듯한 고통을 주며 계속 그를 괴롭혔다. 하지만, 휘왕이 올 때마다 정삼숙은 아픈 척 연기를 한 탓에, 그는 이곳에 자주 오지 않았고, 정삼숙의 모습을 볼 때마다 그의 마음은 더욱 아파왔다.방 안에서는 고청영이 정삼숙의 얼굴을 닦아주고, 손과 등을 주물러주고 있었다. 누워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몸에 욕창이 생길까 염려해서였다.휘왕이 들어오자, 고청영이 물을 들고 나가며 말했다.“죽을 대령하던 참입니다. 전하께서서는 진지를 잡수셨습니까?”“아직 먹지 않았다. 죽 한 그릇을 더 가져오너라. 함께 먹자꾸나.”휘왕이 의자를 하나 가져와 침대 옆에 두며 말했다.정삼숙은 그를 향해 미소를 지었으나, 갈라진 입술이 아직 낫지 않은듯 부어오른 상태였기에, 웃을 때마다 다시 터질까 봐 걱정스러워, 비바람에 시달리는 단풍잎처럼 억지스러워 보였다. “웃지 않아도 된다.”휘왕은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아프면 말을 하거라.”“안 아픕니다.”휘왕이 죽그릇을 들어 그녀에게 떠먹여주자, 정삼숙은 붉어진 눈으로 천천히 죽을 받아먹었다.하지만 많이 먹지는 못하고 몇 숟가락만 넘길 뿐이었다. 이전에 사청엄이 의원을 불러 주었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은 적이 없었기에 더 아픈 것 같았다. 휘왕은 고청영이 죽을 더 가져오기도 전에 정삼숙이 먹다 남은 죽을 먹기 시작했다.그러자 정삼숙이 놀라며 말했다.“더럽습니다.”그때, 휘왕의 앞에 놓여진 죽 그릇에 무엇인가 툭하고 떨어졌다. “삼숙아, 우리 한평생을 함께 살았구나.”정삼숙은 멍하니 그런 그를 바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376화

    그들은 순간 노 휘왕의 처지가 떠올랐다. 그가 편지를 보내는 것조차 이렇게 우여곡절이 많은 것을 보면 그의 처지도 좋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만자 등 사람들이 휘 황실에 거주할 때는 줄곧 알아차리지 못하다가 떠날 때가 되어서야 관백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었다. “휘왕께서는 자신의 아들을 포기하려나 보군요.” 염 선생이 탄복하는 말투로 말했다. 사 씨 가문의 자손으로서 노 휘왕은 이 역모 전쟁을 원하지 않을 것이며, 자신의 아들이 역적이라는 것은 더욱 받아들이지 못해 마음이 찢어질들 아플 게 분명했다. 염 선생은 전에도 조사를 해서 내막을 알고 있었기에, 더욱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사청엄은 노 휘왕의 이름으로 역모를 일으켜 왕위를 찬탈하려는 것입니다. 말년에 자신의 아버지에게 이런 오명을 뒤집어씌우다니.” 부자일체라고, 설령 노 휘왕이 어쩔 수 없이 황위에 오른 것이라고 해도 천하의 사람들은 그가 무죄라는 것을 믿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이내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성을 되찾았고, 송석석은 바로 싸울 준비를 하라고 명령했다. 일단 지금은 내일 아침의 전쟁을 위해 준비해야 했다. 북명황실은 바로 전투태세에 들어갔다. 시만자는 밤새 자신에게 어울리는 무기를 골랐는데, 가까이서 싸우는 것이 좋을 테니 쌍두 단검을 골랐다. 만두는 망치로 적의 머리통을 깨트리겠다며 잽싸게 망치를 골랐다. 신신은 검술과 채찍 기술이 모두 뛰어났는데, 전쟁에 나가 적을 죽이기 위해서 쉽게 피를 볼 수 있는 검을 선택했다.심청화는 깃털로 만든 옥골 부채와 피리 대신 단도를 선택했다.뒤에서 지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이들 모두 최전선으로 가야 했기 때문이다. 몽동이는 쇠몽둥이를 골르며 한 대에 다섯 명이나 죽이겠다며 당당하게 말했다. 그들은 무기를 고르며, 전투의 긴장감 없이 모두 웃고 떠들었다. 이전부터 그들은 이미 수도 없이 연습을 했고, 궁 안의 수비도 충분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낮에 진성에서 전쟁이 시작되면 백성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375화

    방금 전, 암영위는 점원만 주시했었다. 회계사가 점원에게 은표를 주는 것을 보고, 암영위가 문간에서 그의 몸을 뒤졌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해 결국 놓아주었던 것이다.점원은 큰 모욕감을 느꼈지만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금경루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오면서, 많은 손님들이 은표를 지불한 후에 차나 간식을 줬던 반면, 휘황실처럼 몸을 수색한 경험은 드물었다.암영위는 이 일을 사청엄에게 보고했지만 사청엄은 이미 수색했고, 금경루에 있을 때도 계속 주시했으니 신경을 쓰지 않았다.그는 그저 고청영이 온갖 방법을 써서 장신구를 사려는 욕심 많은 여자라고만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고청영을 관찰하면서, 먹고 마시고 노는 것을 좋아하며, 금은보석만 좋아하는 별 생각 없는 여자라고 여겼다. 그리고 뚱뚱해서 무엇을 입어도 예쁘게 느껴지지 않았다. 고청영은 사실 돈을 위해 노인에게 시집을 온 것이었다. 암영위가 이전에 그녀와 부왕의 대화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녀는 부왕이 죽으면 따라 죽겠다고까지 말했었다.그는 부왕이 어린 여자에게 속아서 매일 그녀를 데리고 먹고 마시고 금은보화를 사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정말 그 여자의 말을 믿는 건가? 부왕도 참 단순하긴.’송석석은 암살을 겪은 후에도 매일 경위부로 돌아갔는데, 오늘은 비가 너무 세게 와서 심청화가 막아서야 외출하지 않았다.계획에 따르면 내일 큰 전쟁을 위해 이미 명령을 내린 상태이기에, 오늘 경위부로 가든 말든 상관은 없었다.그래서 금소주가 북명황실에 왔을 때 그녀는 경과를 들은 후 즉시 편지를 열었는데, 편지를 다 본 그녀의 얼굴은 이미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심청화는 상황을 보더니 편지를 가지고 염 선생과 함께 보았다. 두 사람 또한 편지를 다 본 후, 약속이나 한 듯이 함께 이를 갈며 말했다.“그 놈이었다니…!”그때, 금소주가 물었다. “상황이 긴급해서 나와 집사가 편지를 보긴 했는데 밑으로 보지 않았으니 죽임을 당하지 않겠지요?” “그럴 리가요?” 염 선생은 엄숙한 표정을 감추고 공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374화

    비는 여전히 많이 내렸기에, 그들은 몇 개의 가게를 둘러보다 진성 제일의 금은방인 금경루가 아직 문을 닫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고청영이 장신구를 몇 개 사고 싶다고 하자 노 휘황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럼 바로 가지!” 금경루의 금소주도 마침 가게에 있었는데, 그가 노 휘왕을 보자마자 3층의 별실로 모시자, 암영위도 자연스럽게 따라 올라갔다. 노 휘왕은 고청영을 데리고 이곳에 몇 번 왔었고, 그들은 중요한 고객이었기에 금소주 외에도 두 명의 점원이 옆에서 시중을 들었다. 정교한 다과가 나오자 노 휘왕은 암영위를 불러 함께 앉아 차를 마시라고 하고는, 고청영에게 직접 고르라고 했다. 하지만 암영위는 감히 앉지 못하고 곁에 서서 노 휘왕이 다정하게 금소주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며 그들이 다른 물건을 주고받지 않도록 주의했다. 그리고 가끔씩 고청영도 한 번 쳐다보았는데 고청영은 풍채가 있는 탓에 계산대에 놓인 장신구를 가려서 조금도 보이지 않아, 그는 다가가서 그녀가 장신구를 착용하는 것은 재빨리 확인하고는 바로 노 휘왕의 곁으로 돌아왔다. 노 휘왕과 금소주는 최근에 비가 많이 내린다는 둥 수로가 뚫렸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홍재가 일어났을지도 모른다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올해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농작물이 피해를 볼 것 같다며 한탄했다. 농작물에 피해가 가면, 백성들이 굶주릴 수 있기에 노 휘왕은 연신 한숨을 쉬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금소주에게 농담을 했다. “금 씨 가문도 쌀장사를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나중에도 절대로 쌀 가격을 올려서는 안 된다.” 그러자 금소주는 급히 손을 흔들며 말했다. “당연히 저희 금경루는 그런 파렴치한 짓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자 노 휘왕은 금소주의 가슴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무슨 일을 하든지 겉모습만 보는 게 아니라 속마음도 봐야 한다. 알겠느냐?” 금소주는 웬지 모르게 찔려 민망했지만, 애써 모른척하며 웃었다. “네, 왕야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373화

    사청엄은 자신의 계획이 얼마나 대단한지 자랑하듯 계속해서 말했다. “수란키라는 자는 제가 일찍이 사적으로 접촉해서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서경에 정탐꾼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하면 그들이 진성에서 알아낸 소식을 알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서경 내부의 사람을 끌어들이려고 하던 참에 수란석을 만난 것이었습니다. 수란석은 자신의 형님 밑에서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저는 그의 야망을 알고 있었고 무슨 짓이든 그는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지요. 당시 서경 태자가 전장에 나간 것도 수란석이 장수들이 봉급을 받고 공을 세우기 위해 백성을 죽인다는 소식을 퍼뜨려 태자가 신분을 숨기고 조사하러 간 것입니다.” “그가 녹분성으로 간 게 너에게 무슨 이득이 있느냐?” 노 휘왕이 물었다. “제가 나서서 그를 설득해 동맹을 맺는 게 원래 목적이었지요.” 사청엄은 유감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하지만 중간에 이방이 나타나서 제 계획을 다 망쳐버렸습니다. 그래도 수란석은 자신이 전장에서 얼굴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제가 그에게 만들어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수란석이 왕위에 오른 후, 죽은 태자의 복수를 한다는 이유로 새 황제에게 중용되었고, 새 황제와 세력을 형성하여 냉옥 장공주와 대항했지요. 그리고 서경이 혼란스러워진 것이 내가 바라던 바입니다. 그들이 혼란스러워야 그 틈을 타서 제게 유리한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성릉관에 도발을 일으키는 것이지요.” 그의 말투는 평범했지만 표정은 여전히 의기양양했다. “사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빅토르는 전패해서 돌아간 후 문책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냉대와 굴욕까지 당했지요. 그가 다시 일어날 생각이 없겠습니까? 제가 그에게 준 조건은 남강의 몇 개의 성이었으니 그가 사국에서 명성을 펼치기엔 충분하였습니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기회를 잡았고 모든 힘을 동원해서 사국왕에게 전쟁을 허락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그렇게 전쟁이 일어났고, 드디어 제게 기회가 온 것입니다. 부왕, 이 모든 일을 하기까지 쉽지 않았습니다. 온갖 정성과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372화

    사청엄은 우산을 받쳐 들고 노휘왕의 마당에 도착한 후,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가 단번에 수하를 물리쳤다. 심지어 고청영도 남겨두지 않았다. 노휘왕은 방금 식사를 마치고 하인들이 치우려던 중이었고, 사청엄은 앉아서 노 휘왕의 젓가락과 그릇을 들고 남은 음식들을 먹는 중이었다. 그는 예전과 같은 엄중한 모습으로 먹는 반면, 노 휘왕은 화가 치밀었고 역겹기까지 했다. 어릴 적부터 그를 잘 양성해서 그의 행동은 모두 번왕의 기질에 부합했지만 아쉬운 건 야망이 하늘을 찌를 듯하고 잔인한 점이었다. 그는 노 휘왕이 먹다 남긴 음식을 다 먹고 젓가락을 내려놓더니 손수건으로 입가를 닦으며 말했다. “낭비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마침 제가 배가 고파서 먹었는데 괜찮지요?” 그러자 노 휘왕이 차갑게 답했다. “괜찮다. 남아도 개를 먹일 것이니, 그건 네가 먹어도 같은 것이다.” “제가 개면 부왕은 대체 무엇입니까?” 그는 웃으면서 말했다. “하하하. 전 그저 부왕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러 온 것 뿐입니다. 우리의 소원이 곧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 휘왕은 순간 가슴이 철렁했지만, 애써 진정하며 말했다. “예로부터 역적에겐 좋은 결말이 없었으니 너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사청엄은 오히려 가볍게 웃었다. “부왕께서 제 걱정까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전 반드시 예외일 것입니다. 그러니 부왕께서는 용포를 입고 황제가 되는 것만을 기다리시면 됩니다.” 노 휘왕이 냉소하며 말했다. “네가 그렇게 자신 있다니 나도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다만 한 가지 일이 마음에 계속 걸리는데, 답해주겠느냐?” 사청엄은 무슨 일인지 묻지도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먼저 답했다. “제가 한 거 맞습니다.” 그러자 노 휘왕의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갑자기 탁자를 치며 소리쳤다. “대체 왜 그런 것이냐?!”사청엄은 한숨을 쉬며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본래 목표는 성릉관의 소 씨 가문이었지만, 소 씨 온 가문이 멸망한다면 성릉관에선 더 이상 수란석을 죽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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