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보스의 품격 / 제131화 엄마와 멋쟁이 아저씨랑 함께

공유

제131화 엄마와 멋쟁이 아저씨랑 함께

작가: 누오바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여준재는 하윤을 바라보다가 아이의 간절한 부탁이 그의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그는 눈을 번쩍 뜨며 말했다.

“하윤이가 와서 유치원 얘기를 했는데…….”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다정이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아, 아이가 하는 말을 신경 쓰지 마세요, 여 대표님과 상관없는 일이에요. 이미 선생님께 말씀 드려놨으니 혼자 가도 돼요.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다정은 하윤이 틀림없이 유치원 학부모회를 위해 이곳에 왔음을 알고 있었다.

이건 그들의 집안 문제인데 어떻게 준재를 피곤하게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준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고 선생님, 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에요, 제가 필요하다면 시간을 내서 갈 수 있다고 말씀드리려 했어요.”

그의 말에 다정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준재가 이런 무리한 부탁에 응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두 아이도 놀라 큰 눈을 깜빡였다.

“정말이에요? 멋쟁이 아저씨!”

그 옆에 있던 구남준은 더욱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남준은 대표님이 그런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는 그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는 자기가 잘못 들었겠거니 재빨리 귀를 후벼 팠다.

다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음속의 의아함을 감추고 정중하게 거절했다.

“여 대표님, 말씀은 감사하지만 이렇게 또 폐를 끼칠 수는 없어요. 안 그러셔도 돼요.”

그녀는 준재에게 더 이상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았다.

준재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괜찮아요.”

그는 애정 어린 눈으로 두 남매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는 이 두 아이를 아주 좋아해요. 두 아이가 제 도움이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으니 꼭 도와주고 싶어요! 그리고 고 선생님과 저 사이에 이렇게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겠죠?”

이유는 모르겠지만 다정이 의도적으로 선을 그으려고 할 때마다 준재는 항상 마음이 이상하고 불편했다.

다정은 여전히 마음이 걱정스러운 듯 입술을 깨물었다.

준재는 항상 바쁘고 처리할 일이 많았기에 그녀는 정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보스의 품격   제132화 가족 활동

    하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던 고다정은 아이의 예의 바른 행동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아이가 자신의 말을 다 이해했다고 생각했다.“그래, 네가 잘못했다는 걸 알았으니 됐어, 자, 이제 나갈까?”……그날 저녁, 여준재에게 문자가 왔다.[학부모회는 내일인가요?]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둘러 학부모회의 시간표를 보냈다.[내일 아침 일찍 가야 해요. 선생님이 다른 프로그램이 있다고 말씀하셨거든요.]준재는 간결하게 대답했다.[알겠어요.]학부모회라고 말하지만 사실 유치원에서 주최하는 가족 활동이다.단지 학부모들이 와서 아이들과 대화형 게임을 할 뿐,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다정은 다시 준재에게 프로그램 과정을 보내며 그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여 대표님, 죄송해요. 이번에도 폐를 끼쳤네요.]준재는 재빨리 회신했다.[고 선생님, 제가 말했잖아요. 저한테 감사해하실 필요 없어요.]……다음 날, 이른 아침.다정과 아이들이 막 아침 식사를 마쳤을 때, 준재가 집 앞에 도착했다.이렇게 일찍 온 준재를 본 다정은 좀 의아했다.‘이렇게 일찍 오시다니!’“여 대표님, 얼른 들어오세요.”준재는 가볍게 응한 뒤 집으로 들어왔다.“일찍 와야 아이들과 고 선생님을 데리고 가죠.”집에 누군가가 들어오는 소리를 들은 아이들은 신이 나 버선발로 뛰쳐나왔다.“멋쟁이 아저씨!”“멋쟁이 아저씨 좋은 아침이에요~”다정은 가만히 웃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그녀는 서둘러 소리쳤다.“너희 둘, 얼른 옷을 갈아입고 와. 아저씨가 오셨으니까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면 안 돼.”두 아이는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요, 엄마.”그리고 고개를 들어 준재를 바라보았다.“멋쟁이 아저씨,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옷만 갈아입고 금방 올게요.”그렇게 말한 후, 그들은 짧은 다리로 곧장 방으로 달려갔다.이를 보고 있던 강말숙은 절로 웃음이 나왔다.“여 대표, 우리 집 꼬마 녀석들이 정말 폐를 끼쳤네요.”준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폐를 끼

  • 보스의 품격   제133화 따뜻한 품

    “자, 여러분들, 활동이 시작되기 전에 준비운동을 하면서 몸의 긴장을 풀어줘야 해요.”선생님은 아이들을 한데 모아 놓았고, 음악이 울려 퍼지자 준비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아직 어리고 신체 기능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 같은 경우, 준비 운동을 시작할 때 팔다리가 조화롭지 못한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짧은 다리를 이리저리 움직이고, 작은 엉덩이를 씰룩거리는 가지각색의 모습이 부모들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준재도 그 옆에 서서 미소를 지으며 지켜봤다.그 순간, 그는 자신의 얼굴에 자애로움과 부드러움이 많아졌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10분 후, 준비 운동이 끝이 났다.“자, 준비 운동이 끝났어요. 첫 번째 활동은 2인 3각입니다. 부모님과 자녀 사이에 보이지 않는 호흡을 테스트할 수 있어요. 이제부터 학부모님들이 제비뽑기를 하여 경기 순서와 조를 정하도록 할게요.”고다정과 하윤이 한 조로 뒤 순서였고, 여준재와 하준이 한 조로 앞 순서로 편성이 되었다.“경기 순서가 결정되었으니 학부모님들께서는 아이들을 데리고 운동장으로 오세요.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될 예정입니다.”경기가 시작되었다. 준재와 하준은 1조에 있었다.총 10개 조의 가족이 함께 경기를 하며 청팀과 백팀으로 나뉘어졌다.준재와 하준이 발목에 끈을 묶는 것을 본 다정은 긴장된 얼굴로 옆에 서 있었다.“우리 하준이 파이팅!”“괜찮아, 하던 대로만 하면 돼, 긴장하지 마.”준재는 입술을 꾹 다문 뒤,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고 선생님, 제가 보기엔 하준이 보다 선생님이 더 긴장하신 것 같은데요?”하준도 따라서 웃기 시작했다.“맞아요,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저랑 아빠는 반드시 1등을 할 거예요!”아빠라고 말할 때, 준재의 입가엔 미소가 더욱 번졌고 그 호칭을 거부하지 않았다.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았다.이 말을 들은 다정은 오히려 더 부끄러웠다.그녀는 준재의 눈을 쳐다보지 못한 채 눈을 내리깔았다.시합이 정식으로 시작되자 구호와 함께 10

  • 보스의 품격   제134화 누가 이걸 감당할 수 있을까

    고다정은 놀란 상태로 여준재의 품에 안겨 있었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눈을 떴고, 준재의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오자 심장이 두근거렸다.“네, 괜찮아요.”눈 깜빡할 새에 일어난 일에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한참이 지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아직도 자신이 준재의 품에 안겨 있다는 것을 느낀 다정은 황급히 일어서서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벌리며 말했다.“여 대표님, 감사해요.”준재는 불쾌한 것처럼 말했다.“고 선생님, 지금 우리는 부부예요. 이렇게 예의를 차리시면 티가 날 거예요!”준재는 부부라는 그 단어를 유난히 강조시켰다.이 말이 나오자 다정은 무의식적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모두가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본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이를 본 준재는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그는 앞으로 다가가 다정을 부축하며 말했다.“괜찮아요? 많이 놀랐죠?”다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참, 하윤이는요?”그녀는 순간 하윤이를 잊어버릴 뻔했다!그 순간 하윤이 그들 뒤에서 작은 머리를 빼꼼 내밀고 기웃거리고 있었다. “엄마, 저 여기 있어요!”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침착하게 서 있었다.다정은 몸을 웅크리고 앉아 그녀를 껴안은 뒤 살펴보았다.“어때, 어디 다친 데는 없니? 괜찮아?”그녀는 걱정이 가득한 눈으로 하윤을 바라보았다.엄마는 항상 이렇다.언제든 아이의 건강이 최우선시된다.하윤은 눈을 깜박이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말했다.“엄마, 하윤이는 괜찮아요.”“정말 아빠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만약 아빠가 딱 맞춰 오지 않았다면 하윤이가 엉덩방아를 찧었을지도 몰라요!” 어린 녀석이 어리광을 피우며 말하는데, 그 말속에는 준재에 대한 존경심으로 가득했다.옆에서 지켜보던 부모들은 조용히 의논하기 시작했다.특히 다른 엄마들은 감동한 듯 얼굴을 가렸다.“맙소사, 너무 멋있다. 드라마에서만 볼 줄 알았지.”“우리 집 바깥양반은 자기만 보호할 줄 알지, 어휴, 속 터진다 속 터져!

  • 보스의 품격   제135화 그는 좋은 결혼 상대야

    여준재는 고다정이 이렇게 말할 줄은 전혀 상상도 못 한 것처럼 의아해했다.하지만 그도 거절하진 않았다.다정이 진지하게 당근과 파를 조금씩 골라내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집중한 그녀의 옆모습을 보며 준재의 마음은 더욱 동요되었고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다른 감정이 튀어나와 천천히 그를 스쳐 지나갔다.누군가 그를 위해 이렇게 열과 성을 다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몇 분이 지났을까, 다정은 파와 당근을 다 골라낸 후, 자신의 접시에 담긴 야채의 절반을 섞어 준재에게 나눠 주었다.“됐어요, 이제 먹어도 돼요.”준재는 자기 앞에 놓인 접시를 바라보며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는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고마워요.”그는 젓가락을 들고 먹기 시작했다.유치원의 점심은 비교적 담백하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다.식사를 마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점심시간이 끝나면 바로 아이들의 낮잠 시간이다.학부모들은 자유롭게 바깥에서 돌아다니거나 교실에서 쉬는 사람도 있었고 일부는 운동장에 앉아 있었다.모두 너나 할 것 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웃고 떠드니 정말 여유로워 보였다.다정과 준재는 나무 그늘 아래 의자에 앉아있었다.한바탕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두 사람의 얼굴을 가볍게 두드리자 더할 나위 없이 여유로웠다.문득 궁금해진 다정은 고개를 돌려 준재를 바라보며 말했다.“여 대표님, 반나절이나 아빠 체험을 했는데 어떠세요?”준재가 대답했다.“쉽지는 않네요. 아이를 키우는 것은 그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더 많은 체력을 들여야 하죠. 게다가 고 선생님은 아이가 두 명이라 다른 사람보다 두 배에 달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하잖아요.” 이 말을 들은 다정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준재의 말이 맞았다. 수년 동안 그녀는 침묵을 지켜왔지만 아이를 키우며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그녀 자신만이 알고 있었다.“어쨌거나, 고 선생님, 정말 대단하세요.”다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

  • 보스의 품격   제136화 차마 거절할 수 없다

    선생님의 말씀이 나오자 순식간에 교실에서 박수 소리가 울렸다.학부모들은 더욱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서너 살짜리 두 아이의 현재 산수 수준이 이미 초등학교 3학년에 이르렀다니! 이게 무슨 일이야? 이 아이들의 아이큐는 정말 터무니없이 높았다…….여기 저기서 모두가 한마음으로 두 아이를 칭찬하기 시작했다.“하준이 어머니, 도대체 하준이랑 하윤이는 어떻게 키운 거예요?”“그러니까요, 좋은 교육 방법이 있으면 우리한테도 공유해 줘요. 우리 집 장난꾸러기는 매일 장난치기 바빠요!”“그래요, 하준이 아빠도 우리한테 전수해 줘요.”“…….”이 말을 들은 여준재는 왠지 모르게 자부심을 느꼈다.수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계약했을 때보다 더 기뻤다.다정은 웃으며 간단히 몇 마디 한 후, 그들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회의가 끝난 후, 학부모회는 막을 내렸다.“오늘 학부모회가 끝났음을 알려드립니다. 오늘은 수업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을 데리고 귀가하시면 됩니다.”유치원을 나온 하윤은 입이 닳도록 투덜거렸다.“아빠 체험권은 여기서 끝나는 거예요?”가까스로 하루 동안 아빠가 있는 느낌을 체험했는데 행복이 이렇게 빨리 오고 갈 줄은 몰랐다.하윤의 얼굴은 깊은 우울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다정은 손을 내밀어 하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아저씨는 원래 바쁘신데 오늘 너희를 위해 시간을 많이 쓰셨어. 더 이상 아저씨를 난처하게 하면 안 되겠지?”준재 같은 사람이 이렇게 오랜 시간을 낼 수 있다는 것은 그녀의 예상 밖이었다.이렇게 큰 도움을 주었는데, 그녀는 더 이상 그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옆에 있던 준재가 입을 열었다.“괜찮아, 하윤아. 아직 시간이 많이 이르잖아. 아빠 체험권은 아직 유효해. 어디 가고 싶어? 난 너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두 아이를 보면서 그도 내심 아쉬워했다.이 말이 나오자 다정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눈을 번쩍이며 물었다.“대, 대표님은 지금 회사에 가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 보스의 품격   제137화 손을 잡다

    고다정은 여준재와 함께 두 아이를 따라 구경을 했다.거대한 유리창 안에는 온통 각양각색의 물고기들이 있었다.두 아이는 유리창에 엎드려 흥분된 표정으로 새로운 세상을 느꼈다.“와, 엄마, 저 물고기 엄청 커요!”“아빠, 얼른 봐봐요!”지금 네 사람은 마치 진정한 가족처럼 나란히 서 있었다.아이들의 호칭에 대해 다정은 입술을 삐죽였지만 반박은 하지 않았다. 거대한 유리 복도를 지나 도착한 곳은 벨루가 공연장이었다.벨루가를 본 두 아이는 더욱 신이 났다.그들은 한손씩 다정과 준재를 잡고 중앙 좌석을 향해 곧장 달려갔다.“엄마, 벨루가예요!”“와, 이 고래 진짜 크다.”두 아이의 모습을 본 다정은 웃을 수밖에 없었다.“얘들아, 너무 흥분하지 말고 얼른 앉아서 잘 봐봐.”자리에 앉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었다.아름다운 벨루가가 물속에서 하늘로 솟아올라 풍덩하는 소리와 함께 큰 물보라를 일으키며 물속으로 들어갔다.직원의 지시에 따라 벨루가는 인사하는 동작과 공중제비를 돌았고, 이는 두 아이를 더욱 즐겁게 만들었다.바로 이때, 한 스태프의 목소리가 울렸다.“다음으로 두 명의 행운의 관중을 초대해 벨루가와 소통할 예정입니다. 혹시 참여하실 분 계신가요?”이 말이 끝나자마자, 두 아이는 직원들이 자기들을 보지 못할까 봐 두려운 듯 작은 손을 높이 들고는 일어섰다. 곧바로 직원이 두 아이를 가리키며 말했다.“좋아요, 두 어린이 앞으로 나와주세요.”두 아이는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의 손을 잡고 무대를 향해 곧장 걸어 나갔다.다정은 걱정스럽게 당부를 했다.“얘들아, 천천히!”‘정말이지, 두 녀석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어.’무대에 오른 두 아이는 조금도 겁을 내지 않고 과감하게 벨루가에게 다가갔다.이따금 바라보고, 여기저기를 만져보며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두 아이의 용기가 정말 대단하네요! 너무 귀여워요.”벨루가 체험이 끝난 후, 직원은 아이들에게 각각 벨루가 피규어를 나눠주었다.“감사합니다!”벨루가

  • 보스의 품격   제138화 한 번도 잊어본 적 없어

    여준재의 말은 안정제처럼 순식간에 고다정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심해의 장면을 바라보았다.시간은 분 단위로 흘러갔지만 두 사람이 손을 계속해서 꼭 잡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눈치채지 못했다.영상이 끝나자 불이 켜졌다.그제야 이를 알게 된 다정은 당황스러워하며 재빨리 손을 뺐다.“저, 죄송해요.”다정은 쥐구멍이라도 찾아서 얼른 숨고 싶었다.그녀는 차마 준재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어휴, 다정아, 너 진짜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거야!’준재는 별 생각하지 않았기에 옆에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의아해했다. “괜찮아요.”이어 옆에 있는 두 아이를 보며 물었다.“보고나니까 어때?”이 말을 하자 두 아이는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하준은 신나는 표정으로 대답했다.“바다는 정말 마법 같아요!”하윤은 그의 옆에 앉아 고개를 끄덕이고 큰 눈을 깜박이며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맞아요. 아빠, 방금 신기한 물고기들을 정말 많이 봤어요! 또 갑자기 저한테 달려드는 거대한 상어도 봤어요.”이때 다정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하윤의 말을 들은 준재는 무의식적으로 옆에 있는 다정을 바라보고 웃으며 말했다.“정말? 하윤이는 그게 무서웠어?”하윤은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고 당당하게 가슴과 배를 두드렸다.“하윤이는 저런 거 하나도 안 무서워요! 이게 모두 가짜라는 걸 알고 있거든요, 아무리 큰 상어라도 절 놀라게 할 순 없어요.”이 말을 들은 준재는 더욱 웃겨서 그녀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너희들은 아주 용감하구나.”“당연하죠!”“그럼요, 그럼요.”다정은 옆에 앉아 세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졌다.방금 자기가 무서워하던 때를 생각하면 더욱 얼굴이 붉어져만 갔다.의외로 그녀는 두 아이 못지않게 무서움을 많이 느꼈다. 다정은 황급히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자, 다 봤으니까 이제 집에 갈까?”그녀는 당장 부끄러운 이곳을 떠나고 싶

  • 보스의 품격   제139화 전혀 저항하지 않는다

    고다정은 여준재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온 준재는 침대에 앉아 옷을 벗기 시작했다.다정은 익숙한 듯 옆에 서서 은침을 소독하고 기다리고 있었다.준재는 셔츠를 벗고 탄탄한 상체를 드러냈다.그의 탄탄한 몸을 보고 있자니 다정은 문득 아침에 유치원에서 포옹을 했던 생각이 떠올랐다.순간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양쪽 볼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졌다.다정은 재빨리 반응하고 즉시 눈을 떨구고 시선을 돌렸다.이때 준재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선생님, 저는 준비 끝났어요.”이 말을 들은 다정은 심호흡을 한 뒤 정신을 차리고 얼른 대답했다.“알겠어요.”그녀는 마음속에 떠오른 생각을 감추고 한숨을 쉬었다.‘고다정, 너 의사야.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마음을 진정시킨 다정은 침대로 다가가 은침을 꺼내 침을 놓기 시작했다.침술 과정은 매우 신중해야 했기에 두 사람 모두 말을 하지 않았다.그저 서로의 심장 소리와 숨소리, 그리고 간간이 들리는 다정의 질문뿐이었다.“여기도 아파요?”“침이 들어갈 때 많이 아프세요?”준재는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참을 수 있어요.”“아프면 말해줘요, 그럼 제가 최대한 살살 해볼게요.”그 말이 나오자 다정의 얼굴이 급속도로 뜨거워졌다.‘왜 이 말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거야…….’따뜻한 노란색 조명이 두 사람을 감싸며 은은한 황금빛을 선사했다.그런 공간에서 그녀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이상했다.다정은 점점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자 자기도 모르게 숨을 들이마셨다.그녀는 재빨리 고개를 숙여 준재의 반응을 살펴보았다.그가 오해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이 되었다.“고 선생님, 피곤하세요? 피곤하시면 좀 쉬어도 돼요.”다정의 숨소리를 들은 준재는 자연스레 물었다.다정은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분명 치료를 하고 있는 중인데 어떻게 그런 이상한 생각을 가질 수 있어?’다정은 재빨리 쿵쾅대는 심장 소리를 감추고 집중하려 노력했다.…

최신 챕터

  • 보스의 품격   제1270화 마지막화

    “하윤 씨, 좋아해요. 제 여자친구가 되어줄래요?”임지호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눈앞의 여자애를 바라보며 긴장해서 손에 땀을 쥐었다.하윤은 잠깐 얼떨떨해하더니 이내 환한 웃음을 지었다.“네.”그녀의 얼굴에 피어난 예쁜 미소를 보고 임지호도 해맑게 웃었다.햇빛 아래 선남선녀는 너무 잘 어울렸다.임은미와 고다정은 구석에 숨어 이를 지켜보며 들떠서 소곤거렸다.“하윤이 저렇게 활짝 웃는 걸 보니 서로 고백한 것 같아.”“고백한 게 맞아. 둘이 같이 앉은 걸 봐.”“역시 내 실력이 아직 녹슬지 않았어. 내가 나서면 안 맺어지는 커플이 없다니까.”임은미는 마침내 자화자찬하기 시작했다.고다정은 그녀를 보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속으로 저 남자애가 하윤을 좋아해서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이렇게 무모하게 나섰다가 맺어주는 게 아니라 끝내버렸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두 사람은 한참 더 보다가 호기심이 충족된 듯 제대로 자리에 앉아 요리를 주문했다.기왕 온 김에 뭘 좀 먹어야지.식사하면서 고다정이 감탄했다.“애들이 어느새 커서 애인까지 생겼네.”“그러게. 우리도 늙었어.”임은미도 같이 탄식했다.뒤이어 그녀는 맞은편의 절친을 바라보며 물었다.“앞으로 무슨 계획 있어?”“보름 동안 쉬면서 준재 씨랑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 후 새로운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할 거야.”고다정은 자기 생각을 숨기지 않았다.임은미는 이 말을 듣고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너 점점 일벌레가 되어가는 것 같다.”“그건 내가 이 일을 좋아하기 때문이야.”고다정이 웃으면서 말했다.둘이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청아한 목소리가 그들의 귓전을 때렸다.“여하준 씨, 거기 서요.”이 소리를 듣고 눈빛을 주고받는 고다정과 임은미의 머릿속에 똑같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이런 우연이! 이 작은 레스토랑에서 두 남매를 모두 만난다고?’하윤도 너무 뜻밖이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여하준 쪽을 바라보았다.“오빠?!”“하윤?!”여하준도 이때 하윤과 그 옆의 청년을 발견하고 미간을

  • 보스의 품격   제1269화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다

    하윤은 정말 돌아오지 않았다.하민이 가지 못하게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여준재에게는 무척 즐거운 밤이었다....이튿날 아침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했다.금빛 햇살이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와 이불 밖에 나온 고다정의 피부에 내려앉았다.피부에 생긴 흔적에서 어젯밤에 얼마나 치열했는지 알 수 있었다.여준재는 일찍 깼지만 아침의 따스함을 놓치기 싫어 고다정을 안고 만족스럽게 침대에 누워있었다.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누군가가 방문을 쾅쾅 두드렸다.“엄마, 일어나요.”하윤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여준재는 순식간에 표정이 어두워졌다. 역시 자식은 빚쟁이라는 말이 맞다. 이전에 좋아했던 만큼 지금은 싫다.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품속의 여인이 깨어났다.고다정이 정신이 흐릿한 상태로 물었다.“누가 밖에서 문을 두드려요?”“하윤이에요. 내가 돌려보낼 테니 자요.”여준재가 그녀를 풀어주고 일어나려 했다. 너무 졸렸던 고다정은 막지 않았다.그녀는 오후까지 자고 임은미가 전화해서야 겨우 일어났다.30분 후 두 사람은 시내 중심의 쇼핑몰에서 만났다.임은미는 잠이 덜 깬 것 같은 고다정을 보고 놀려댔다.“너랑 여 대표님도 이제 나이가 있는데 좀 절제해.”“나한테만 그러지 말고 너도 절제해. 목에 난 흔적이 가려지지도 않아.”지금의 고다정은 약간 야한 농담에도 얼굴을 붉히던 10년 전의 고다정이 아니다.지금의 그녀는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역습한다.임은미도 말문이 막히지 않았나.그녀는 채성휘와 자주 싸우지만 둘 사이의 감정에는 조금도 영향이 없었다.그녀가 코웃음을 쳤다.“네가 이겼어. 이제 너를 쉽게 놀리지 못하겠어.”그녀는 말하면서 고다정과 어느 가게에 들어갈지 사방을 둘러보는데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시야에 들어왔다.“다정아, 저기 하윤이 아니야?”“하윤이?”고다정이 놀라며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정말 멀지 않은 곳의 레스토랑에 하윤과 깔끔해 보이는 잘생긴 남자가 마주 앉아 있는 것이

  • 보스의 품격   제1268화 둘만의 세상

    이 말을 들은 하윤은 즉시 고다정의 말에 흥미를 보였다.“저, 오빠, 그리고 이모 세 사람 외에 또 있어요?”그녀는 의문스레 고다정을 쳐다보았다. 설마 그때 아빠, 엄마를 맺어주려고 애쓴 사람이 또 있나?그런데 그녀가 말하자마자 고다정이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일 줄이야.“그래, 너와 오빠, 이모가 도와준 걸 말하는 거야. 그때 너희 셋이 나랑 너희 아빠를 맺어주려고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어? 그러니까 너 혼자 좋아하는 사람을 쫓아다니면 이뤄지기 힘들지 않겠어?”“좀 일리가 있네요.”갑자기 엄마한테 설득당한 하윤이 무심코 말했다.“그럼 엄마랑 이모가 좀 방법을 생각해 주세...”‘요’자를 내뱉기 전에 그녀는 씩씩거리며 또 한 번 엄마를 째려보았다.“또 엄마한테 걸려들었어요.”고다정은 이번에는 정말 참을 수 없어 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계집애, 어렸을 때와 똑같이 잘 속아.”그녀는 너무 웃어서 눈물까지 나왔다.이를 보고 화가 난 하윤이 손을 뻗어 고다정을 간지럽히려 했다.“엄마 나빠요.”그렇게 모녀는 온천에서 웃고 떠들었다.이쪽의 따뜻한 분위기와 달리 남자 노천탕은 썰렁했다.“자식, 어렸을 때는 귀여웠는데 크면 클수록 얄미워.”옆방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를 들으며 여준재는 눈앞의 두 아들이 보면 볼수록 눈에 거슬렸다.하준이 판에 박은 것 같이 똑같은 표정으로 아빠를 힐끗 쳐다보더니 시큰둥하게 말했다.“피차일반입니다.”하민은 형과 아빠가 티격태격하자 조용히 구석에 숨었다.그는 어렸을 때부터 집안에서 지위가 가장 낮다는 것을 알았다.여준재는 막내아들의 속마음을 모른 채 자기한테 말대꾸하는 큰아들을 보며 문득 한 가지 꾀가 떠올랐다.“너도 이제 나이가 있는데 허구한 날 남의 마누라를 생각하지 말고 네 마누라를 찾아. 아니면 네 할머니한테 맞선을 주선하라고 할까?”그렇다. 여준재가 생각해 낸 방법은 하준을 결혼시키는 것이다.‘이 자식이 자기 마누라가 생기면 더 이상 내 마누라를 생각하지 않겠지.’하준이 그의 생각을 모를

  • 보스의 품격   제1267화 왜 이렇게 사이가 좋아요?

    그날 저녁 여씨 삼남매는 결국 남아서 고다정을 축하해 주었다.식사가 끝난 후 임은미는 두 딸을 데리고 떠나갔다.가기 전에 그녀는 고다정과 내일 오후에 같이 쇼핑하기로 약속했다.임은미를 보낸 후 다섯 식구는 남녀가 분리된 온천 노천탕에 갔다.고다정은 따뜻한 온천에 몸을 담그고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이렇게 느긋한 시간을 보낸 게 얼마 만인가.그녀가 눈을 감고 즐기고 있을 때 어깨 위에 갑자기 손이 올라오더니 그녀의 어깨를 주물렀다.고개를 돌려 보니 둘째 딸이 그녀의 뒤에서 얼쩡거리고 있었다.“엄마...”“왜?”고다정이 나지막이 묻자 하윤이 바짝 붙으며 말했다.“엄마가 아빠한테 사정 좀 해 주시면 안 돼요?”그녀는 고다정의 환심을 사려고 방긋 웃었다.“오늘 엄마랑 단둘이 시간을 보내려는 아빠의 계획을 제가 망쳤으니 아빠가 틀림없이 내일 저한테 일을 시킬 거예요.”그녀가 이렇게 단언하는 원인은 그동안 이런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학교 다닐 때는 그녀가 엄마한테 너무 달라붙는다고 아빠가 그녀를 속여 공부를 많이 시켰다.후에 점차 크고 오빠가 폭로해서야 그녀는 아빠의 꾀에 넘어갔다는 것을 알았다.고다정은 고민 가득한 딸애 얼굴을 보면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이 계집애는 어릴 때부터 말을 잘 듣지 않았는데, 매번 아빠의 권위에 도전했다가, 결국 비참하게 혼쭐이 나고 불쌍한 모습으로 엄마를 찾아왔다.“이제야 두려워? 이모를 꼬드길 때는 뒷감당을 어떻게 할지 생각 안 했어?”“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그런 거잖아요. 엄마가 원래 여가 시간이 많지 않은데 아빠가 항상 엄마를 차지하니까.”계집애는 말하면서 고다정의 어깨를 껴안고 또 응석을 부렸다.애교 공세에 당할 수 없는 고다정은 이내 동의했다.하윤은 기쁜 나머지 고다정을 안고 뽀뽀하더니 배시시 웃었다.“역시 엄마밖에 없어요.”“너도 참, 빨리 온천에 몸을 담가.”고다정이 말하면서 그녀를 잡아당겨 노천탕에 앉혔다.그러나 하윤은 가만히 앉아 있지 못했다. 그녀는

  • 보스의 품격   제1266화 치열한 쟁탈전

    한편, 서쪽 외곽에 위치한, YS그룹에서 개발한 온천 리조트에 세련된 곡선미를 자랑하는 검은색 마이바흐 한 대가 도착했다.차가 천천히 입구에 멈춰 서더니 검은색 수작업 맞춤 양복을 입은 여준재가 차에서 뛰어내렸다.똑바로 선 후 그는 돌아서서 허리를 살짝 굽히더니 차 문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준수한 얼굴에서는 꿀 뚝뚝 다정함이 넘쳐흘렀다.“부인, 도착했습니다.”검은색 여성 정장 차림의 고다정이 가늘고 예쁜 손을 우아하게 여준재의 손바닥 위에 얹더니 차에서 내렸다.지금의 그녀는 풋풋함을 벗은 대신 카리스마와 여유가 넘쳤다.옆에 있던 매니저가 알랑거리며 그녀를 맞이했다.“사모님의 교베르 의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이건 저와 직원들의 작은 성의입니다. 인류 의학에 공헌한 사모님께 감사드립니다.”말하고 나서 그는 들고 있던 꽃다발을 건넸다.사방에서 박수와 축하가 쏟아졌다.“축하드립니다, 사모님.”“사모님, 진짜 대단하십니다!”“사모님은 제 롤모델입니다!”이 말을 듣고 고다정은 얼굴에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감사합니다.”옆에 서 있는 여준재도 눈에 자랑스러운 기색이 가득했다.뒤이어 두 사람은 매니저의 안내로 룸에 들어섰다.룸에는 이미 고다정이 좋아하는 음식들이 준비돼 있었다.두 사람이 오붓하게 식사하고 있을 때 가방 속에 있는 고다정의 휴대폰이 울렸다.임은미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은미야, 무슨 일이야?”고다정이 전화를 받았다.옆에 있던 여준재는 이 말을 듣고 두 눈을 가늘게 떴다.고다정을 쳐다보던 그는 그녀와 시선이 딱 마주쳤다.고다정의 표정을 보니, 그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제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은미가 축하 파티를 준비했다고 오래요.”“은미 씨는 인터넷을 안 본대요?”여준재가 답답한 듯 한마디 했다. 그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분명 고다정은 그의 아내인데, 지난 12년간 그는 아내와 단둘이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 궐에서 전하를 만나는 것보다 어려웠다.안팎에 강적이 있는 데다 고다정이 그동안 암세포를

  • 보스의 품격   제1265화 12년 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어느새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12년간 지도층이 바뀌고, 많은 연예인이 결혼했다가 이혼하고, 심지어 국제 정세에도 많은 변화가 생긴 등 많은 일들이 발생했지만 여준재와 고다정의 애정 전선은 변함이 없었다.현재 두 사람은 주변에서 누구나 부러워하는 잉꼬부부가 됐다.사람들이 그들을 부러워하는 것은 금실이 좋은 것도 있지만 잘생기고 철이 든 아들딸을 두었기 때문이다.지금 여씨 가문의 큰 도련님, 아가씨, 작은 도련님 얘기가 나오면 엄지척 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특히 여하준은 19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부모를 도와 두 회사를 관리하고 있다.물론 여하윤도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되어 젊은 나이에 세계 최고의 콘서트홀에서 연주했을 정도로 뛰어나다.그리고 여씨 가문의 작은 도련님은 형, 누나만큼 대단하지는 않지만 어려서부터 말솜씨가 좋아 많은 귀염을 받았고, 지금은 연예계 인기 아역 스타다....운산공항 로비의 스크린에 최신 국제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12년 만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을 개발해 낸 고다정 교수님의 교베르 의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이는 우리 인류 역사상 가장 의미 있는 연구 성과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암을 두려워할 필요도, 암 얘기에 놀랄 필요도 없게 됐습니다.”뉴스 진행자는 감격을 금치 못했다.최근 몇 년 고다정 연구팀의 약물 연구 덕분에 암세포 억제제가 꾸준히 개진되긴 했지만 암세포를 철저히 소멸할 수는 없어 암에 걸린 후 결국 치료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이 뉴스는 방송되자마자 많은 행인의 주의를 끌었다.인터넷에서도 큰 화제가 됐고 고다정에 대한 축복이 쏟아졌다.[고 원장님이 해낼 줄 알았어!][너무 기쁜데 어떡하지? 우리나라를 빛낸 고 원장님을 지지하기 위해 약방에 가서 그 회사 약들을 대량 구매할 거야.][나도. 우리 집에는 환자가 없지만 이 약들을 필요한 기관에 기증할 수 있어!][하하하, 속이 다 시원하네. 그때 고 원장님이 안 된

  • 보스의 품격   제1264화 평생 행복하게 살자

    열 몇 시간 후 비행기는 드디어 평온하게 착륙했다. 여준재가 낮은 소리로 옆에서 달게 자는 아내를 깨웠다.“여보, 일어나요.”그 소리에 고다정이 눈을 뜨더니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눈앞의 낯선 환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여기 어디예요?”“아직 비밀이에요. 비행기에서 내리면 알 거예요.”여준재는 그녀의 손을 잡고 비행기에서 내린 후 공항을 나섰다.그들을 마중 나온 차량이 벌써 길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차에 탄 후 고다정이 또 한 번 참지 못하고 물었다.“우리 지금 어디 가요?”“먼저 밥 먹으러 가요. 지금 너무 배고프죠?”여준재가 기사에게 근처의 가장 좋은 레스토랑으로 가자고 말했다.고다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출발할 때 아무것도 먹지 않은 데다 이렇게 장시간 비행한 까닭에 확실히 배가 고팠다.레스토랑에 도착한 두 사람은 웨이터의 안내에 따라 룸에 들어갔다.주문한 후 얼마 되지 않아 레스토랑 직원이 예쁘게 플레이팅된 음식들을 들여왔다.훈훈하고 달콤한 분위기 속에서 여준재가 고다정의 식사를 챙겼다.이때 고다정의 휴대폰이 울렸는데, 국내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엄마, 아빠랑 같이 어디 갔어요?”쌍둥이의 목소리가 전화기에서 흘러나왔다.이 목소리를 들은 고다정은 갑자기 뜨끔했다.“컥컥, 엄마랑 아빠가 일이 있어서 외출했어. 며칠 뒤에 돌아오니까 집에 얌전히 있어. 할머니, 할아버지 말을 잘 듣고. 알았지?”“흥! 엄마랑 아빠가 둘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몰래 나간 거잖아요.”쌍둥이가 직접 고다정의 거짓말을 폭로했다.고다정은 무안해하며 도와달라는 듯 여준재를 바라보았다.당연히 아내 편인 여준재는 휴대폰을 받아 들고 말했다.“아빠와 엄마가 신혼여행 중이야. 돌아갈 때 너희 선물을 사 갈게.”말하고 나서 그는 직접 전화를 끊어버렸다.전화기 건너편에서 신호가 끊긴 스마트워치를 바라보는 쌍둥이의 앳된 얼굴에 화난 기색이 역력했다.“아빠 나빠.”“너무 나빠!”쌍둥이는 아빠한테 잔뜩 화가 났다.이때 임은미가 오더니 그들의 안색이 안 좋은

  • 보스의 품격   제1263화 불쌍한 솔로 구남준

    이 말이 나오자 고다정과 임은미는 서로 마주 보며 웃더니 손을 잡고 무대 옆으로 나와 하객들을 등지고 섰다.“부케를 받은 사람은 내년에 솔로 탈출합니다.”두 사람이 부케를 던진 후 뒤에서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자가 입을 열었다.“부케를 누가 받았는지 신부님들 뒤를 돌아보세요.”고다정과 임은미는 두 젊은 아가씨가 부케를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축복의 말을 건넸다.“두 분도 내년에 행복을 찾길 바랍니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두 아가씨가 감사 인사를 했다.사람들 뒤에 서 있던 구남준은 속이 답답하기 그지없었다.분명 자기도 동작이 빠른데 부케를 하나도 받지 못하다니. 설마 평생 혼자 살 운명인가?...결혼식이 끝난 후 신혼방으로 돌아온 두 사람.“피곤하죠? 좀 쉴래요?”여준재가 애정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안쓰러워했다.“아니요. 방금 결혼식장에서 잠깐 쉬었더니 지금 괜찮아요. 당신 먼저 옷부터 갈아입어요.”고다정이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알았어요. 고생했어요, 여보.”순간 여준재가 고다정을 꽉 껴안더니 다정하게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여준재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란 고다정은 황급히 그의 입술을 피하더니 얼굴을 붉히며 작은 소리로 주의를 주었다.“아직 밤도 아닌데, 이미지에 좀 신경 쓰세요.”“당신 앞에서 무슨 이미지에 신경 써요? 당신을 안고 자려는 것뿐인데.”여준재는 이 말을 듣고 억울한 표정으로 고다정을 바라보았다.“알았어요. 놀리지 않을게요.”여준재의 불쌍한 모습을 보고 고다정은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당신은 웃을 때 진짜 예뻐요.”여준재가 넋이 나간 듯 고다정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당신도 참.”그의 칭찬에 고다정은 얼굴이 더 빨개졌다.여준재는 고개를 숙이더니 고다정의 입술에 키스를 퍼부었다. 고다정은 피하려고 했지만 여준재가 그녀를 꽉 껴안고 반항하지 못하게 했다.키스는 오랫동안 지속됐고, 고다정이 호흡 곤란이 올 정도가 돼서야 여준재는 그녀

  • 보스의 품격   제1262화 결혼식(하)

    결혼식 현장은 환상적이었다.전 세계 명문가에서 대표를 파견해 참석했다.이렇게 많은 유명인들 앞이라 고다정과 임은미는 몹시 긴장했다.“준재 씨, 좀... 긴장돼요.”가볍게 입술을 깨물며 여준재를 쳐다보는 고다정의 눈에는 약간 당황한 기색이 감돌았지만 수줍음과 기대감도 보였다.“괜찮아요. 제가 항상 곁에 있을게요.”여준재가 약간 차가운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더니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긴장 풀어요. 당신은 신부 노릇만 잘하면 돼요. 다른 건 다 저한테 맡겨요.”여준재의 말을 들은 고다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약간 마음이 놓이는 대신 열정이 넘치고 약간 기대도 됐다.“신부가 진짜 예쁘네.”“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에요.”“신부네 집안도 보통이 아니래. 여씨 가문이 더 번창하겠어.”하객들이 쑥덕거렸다. 그중 고다정을 부러워하는 상류층 부잣집 따님도 적지 않았다.오늘 여준재는 유난히 멋있었다. 매끈한 양복 차림에 준수한 외모가 불빛 아래에서 유달리 돋보였다.고다정은 여준재와 팔짱을 끼고 사람들의 부러운 눈빛 속에서 천천히 버진로드의 종점을 향해 걸어갔다.두 사람이 무대에 선 후 채성휘와 임은미가 뒤늦게 입장했다.이들 둘도 버진로드를 따라 행진해 여준재와 고다정의 옆에 섰다.결혼식 사회자는 두 쌍의 신랑 신부가 모두 입장한 것을 보고 결혼식의 시작을 알렸다.“존경하는 하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부터 결혼식을 시작합니다!”이 말이 끝나자 무대 아래의 하객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오늘 이 자리에 계신 모든 하객분이 증인이 되어 두 쌍의 신랑 신부가 영원히 행복하게 잘 살도록 축복해 주시길 바랍니다.”사회자의 말에 무대 아래에서 또 한 번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여준재 씨는 옆에 있는 아름답고 우아한 신부를 아내로 맞아 평생 사랑하고 아끼고 보호하고 돌보기를 원합니까?”사회자가 웃음 띤 얼굴로 무대 위에 서 있는 여준재를 보며 물었다.“물론입니다!”여준재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한 후 확고한 눈빛으로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