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범은 구운 닭날개를 모두에게 나누어 주고, 한참 뒤에 다시 일어나.“너희들 먼저 먹어, 잠깐 화장실에 다녀올 게.”화장실에 도착하자 도범은 손바닥을 펼치더니 은 침 하나를 꺼내 재빠르게 주요 혈자리 사이에 연속 여러 번 찌른다.“헉!”소리와 함께 그는 독약을 구토해 냈다.은침을 걷으면서 도범은 차가운 웃음으로 말했다.“독약을 사용할 계획은 좋았지만 하지만, 나를 상대하기엔 너무 약해.”이내 도범은 천천히 다시 걸어 나간다.오후 1시가 되자 모두 짐 정리를 마치고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돌아오자 장소연은 방에서 휴식을 취했고 도범은 박시율과 함께 별장 밖의 작은 숲에서 산책을 한다.“장소연은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어, 예전에는 그렇게 너를 싫어했는데, 지금은 너에게 이렇게 잘해 줘? 너에게 물을 챙겨주는 것은 그렇다 치고, 뚜껑까지 열어줘?!”좀전의 일들을 생각하면 박시율은 마음이 여전히 좀 언짢다.“허허, 시율아, 그녀가 나 한테 잘해 주는 거 아니야, 그 생수에 문제가 있었어, 분명히 손 좀 봤 을 거야.”도범은 오히려 냉담하게 웃었다.“전에 풀을 베어 뱀을 놀라게 해서는 안 된다고 너랑 약속 안 했다면, 또 그녀 뒤에 있는 그 남자를 잡아내려 하지 않는다면 그녀를 지금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었어! ”“뭐라고!”박시율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그럼, 그 생수에 정말 문제가 있었어? 설마? 금방 산 생수 인 것 같던데?”도범은 다시 웃으면서 말했다.“새로 산 거 맞아, 나에게 주기 전에, 그녀는 이미 독약을 넣었고, 뚜껑을 여는 척 했던 거야, 내가 이미 열려진 뚜껑을 발견 할 까봐, 사실은 이미 열려져 있었던 거지.”“맙소사, 설마, 나는 또 네가 그녀의 생명을 구해줘서,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너와 친해지려는 줄 알았는데 정말 독한 년이야, 약을 넣다니!”박시율은 한편으로는 화도 났지만 이내 무섭기도 했다.”세상에, 여보, 왜 멍청하게 그 물을 마셨어? 왜 또 그렇게 많이 마셨어!“허허, 안심해, 너의
“당신 말이 맞아. 화가 나 미칠 것 같지만 지금은 참아야 해. 그녀가 무방비해질 때까지 잠자코 기다리면 분명 꼬리가 밟힐 거야!”박시율은 한참 후에야 진정을 되찾았다. 그것이 독이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도범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삼켰는데 이 잠깐을 못 참을 이유는 없지.동생을 위해서, 부모님이 이 여자에게 속아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 박시율은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럼 아무런 대책도 없이 이렇게 기다리기만 해야 하는 거야?”한참을 생각하던 박시율이 입을 열었다.“나는 지금 한시라도 빨리 이두 남녀가 바람 피우고 있다는 증거를 찾고 싶어.”도범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지금 내가 제일 걱정되는 건 이 두 남녀가 사실은 아무런 관계도 아니라는 거야. 이렇게 되면 그들이 한 침대에 있는 사진을 확보하기 어렵게 되겠지. 만약 그 사람이 돈을 주고 장소연을 사주해 나에게 약을 먹인 거면, 그래서 그동안 장소연이 옷이며 가방이며 산 것이라면 우리가 잘못 짚은 거야!”박시율이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럴 가능성도 있지. 만약 당신 말대로라면 내 동생은 더 이상 당신을 믿으려 하지 않을 거야!”도범이 미간을 찌푸렸다. 차라리 전장에서 적을 죽이는 것이 이보다 더 쉬울 것 같았다. 그동안 장소연이 새 가방, 새 옷을 사고 스타일도 점점 섹시해지는 게 모두 남자가 생긴 것이라고 짐작했었다. 그 많은 돈은 그녀가 몸으로 바꾼 것이고, 그쪽도 분명 바람을 피운 것이라고 믿었다.하지만 오늘 장소연이 자신에게 약을 탄 일이 벌어지고 나서 그동안의 짐작이 맞는 것인지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만약 상대방이 그녀에게 돈을 주고 자신에게 약을 먹이라고 사주 했다면 해일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어쨌든 이렇게 가만히 기다리는 건 아니라고 봐. 이러면 우리가 끌려가는 식이잖아!”박시율은 미간을 한껏 찌푸렸다. 지금 그녀는 한시도 더 기다릴 수 없다. 장소연이라는 여자를 동생 곁에 두기엔 너무 위험했다.오늘 도범에게 약을 탔다는 건 앞으로 해일과 부모님에게도
장소연은 다시 멈췄다.“맞다, 나한테 전화하지 마, 알았지? 우리 놀 때 자주 하는 게임이 있는데, 휴대폰 꺼내서 탁자 위에 놓고 먼저 울리는 사람이 계산하는 거야. 잘못 걸리면 매번 200만원씩 든다고. 돈 잃기 싫어. 알았지?”“그럼 언제 와?”박해일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아이고, 해일아! 너 왜 자꾸 쪼잔하게 그래? 나랑 절친들 놀면 뭐 하겠어? 어차피 늦게까지 술마시고 호텔에서 자겠지. 내일 아침이면 혼자 돌아올 수 있어!”장소연은 조금 짜증이 난 채 말했다.“그럼 갈게, 내일 봐!”곧이어 문을 닫는 소리가 울렸다. 장소연이 외출한 게 분명해. 두 사람은 밖의 하이힐 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걸 듣고 계단을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여보, 보아하니, 장소연 이 여자가 틀림없이 그 남자를 만나러 간거야! 이렇게 좋은 기회가!”박시율의 말에 도범도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이미 약에 중독됐다고 생각하고 바로 그 약을 준 사람한테 가서 돈을 받거나 보고하려는 게 분명해. 둘 사이에 사적인 감정이 있는지는 확실히 모르겠어.”“분명히 있겠지!”박시율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어서 진지하게 말했다.“내 느낌엔, 분명히 있어. 왜냐면 첫째, 항상 음흉하잖아. 사적인 감정이 있으니까 그렇겠지. 둘째, 요즘 좀 야하게 입고 향수도 많이 뿌리잖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그래, 자기의 판단을 믿을게. 그럼 자기 동생도 불러서 같이 증거 찾을까?”도범은 미소를 지으며 박시율을 데리고 함께 문을 나섰다. 잠시 앱에서 도청 스위치를 끄고 장소연에 대한 위치추적기능만 남겼다.“도범님, 그 장소연…….”둘이 문을 나설 때 경비원이 달려왔다. 보고하러 온 것이 분명하다.“알고 있으니 됐어요, 내려가세요!”박해일의 집 앞에 도착한 도범과 박시율의 마음이 감개무량한 마음으로 숨을 몇 번 내쉬고서야 방문을 보았다.“누나, 매형? 무슨 일이세요?”문이 열리고 나타난 박해일의 의심스러운 얼굴.“가자, 너랑 매형 사이의 약속을 잊지 마. 그 여자 뒤에 정
“누나, 무슨 뜻이야? 소연, 걔 절친이랑 노래방 간 거 아니였어?”해일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안색이 꽤나 어두워졌다. 지금 도범과 자신의 누나가 그를 찾으러 왔다게 분명히 감이 잡혔 다는 것이다.그는 이 일을 믿고 싶지 않았다. 비록 그녀도 장소연이 최근에 많이 변했다고 느꼈고, 매번 그녀의 절친들과 외출할 때도 항상 그를 데리고 가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그러나, 그는 여전히 요행을 바라고 있었다, 그저 자신이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거라고. 또 도범이 영원히 증거를 찾지 못하길 바랬다. 그리고, 장소연이 시간이 지나면 자신을 받아들이고 결혼 하는 것을 간절히 바랬다.그러나 올 것이 결국 왔다. 너무 빨리 와버렸다. 도범과 박시율이 찾아왔다.“동생아, 정신 차려왜 그렇게 멍청하게 굴어? 너희 둘 다 곧 결혼할 사람이야, 그녀는 너의 약혼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녀가 정말 절친이랑 노래를 부르러 가는 거라면 어떻게 널 데리고 가지 않을 수 있겠니? 그리고, 한두 번도 아니잖아?”박시율은 잠시 어안이 벙벙해졌다. 훌륭한 사람으로 못 된 것이 안타까웠다.“하지만 누나, 걔가 그렇게 말했어. 그녀의 절친들도 다른 사람을 데리고 오지 않아서, 친한 사람들끼리 노는 게 편하니까, 날 데리고 가지 않았다고…….”해일은 여전히 장소연을 믿고 싶었다.“너…… 도대체 갈 거야 말 거야? 걔, 이번엔 틀림없이 남자를 만나러 가는 걸 거야. 너 설마 두려워하는 건 아니지? 하, 넌 그녀를 그렇게 믿는데, 뭐가 무서워?”박시율은 팔짱을 끼고 차분하게 말했다.“가자. 그녀에게 그렇게 잘해 주는데, 설마 날 그렇게 대하겠어! 난 안 믿어.”해일은 주먹을 쥐고 문을 나서서 아래층으로 걸어갔다.박시율도 도범과 눈을 맞추더니 즉시 뒤를 따랐다. 세 사람은 재빨리 차 한 대를 몰고 곧게 문을 나섰다.“아니야, 누나, 소연은 외출한 지 이미 몇 분이나 되었는데, 우리가 따라갈 수 있겠어? 설마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아는 거야?”해일은 뒤에 앉아 가슴이
그녀는 말을 마친 후 바로 박해일을 돌아보았는데 이때의 박해일 안색은 최악이었다.몇 초 간 침묵이 흐르고 그제야 박해일은 어색하게 웃었다.“그 1층 아래에도 박해일의 식당이 적지 않아. 어쩌면 그녀는 절친과 약속해서 그 곳에서 먼저 밥을 먹기로 했을 수도 있고 또 어쩌면 그녀들은 그곳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을 수도 있는데 이거 아주 흔한 일 아닌가?”말을 마친 후 박해일은 갑자기 무언가를 생각났다.“여기 봐 봐, 이 천성호텔의 옆에도 여러 개의 술집들이 있잖아? 그녀들은 차를 이 호텔 지하 주차장에 주차한 후 걸어서 갈 수도 있으니 누나는 함부로 추측하지 마, 나는 소연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믿어.”박시율은 이런 상황에서 박해일이 장소연을 아직도 그렇게 믿고 있다는 것을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냉담하게 웃으면서 “, 동생, 넌 아직도 그녀를 그렇게 믿어? 너는 그녀가 도대체 얼마나 악랄한지 몰라. 오늘 오전에 우리가 교외에 가서 바비큐를 구울 때 너는 그녀가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이상해? 뭐가 이상해? 난 모르겠는데!”박해일은 눈살을 찌푸리고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아,누나, 설마 소연이 매형에게 생수 챙겨 줬다고 질투하는 건 아니겠지?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누나는 너무 옹졸해. 그냥 물 한 병을 주었을 뿐인데, 그건 아무것도 아니잖아?”박시율은 또 냉소를 지었다.”그냥 물 한 병? 그렇지 너는 모르지, 그 물속에 무엇이 들어 있었는지…….”박시율은 구체적인 상황을 전부 박해일에게 알려주었다.“그럴 리가, 소연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그녀가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겠어? 만약 그렇다고 하면 그녀는 틀림없이 다른 사람한테서 협박을 받았을 거야!”박해일은 이런 사실을 전혀 믿을 수 없었다. 그의 마음속에 장소연은 너무 단순하고 심지어 순수하고 깨끗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함께 있었는데도 그녀는 박해일이 건드리지 못하게 했다. 그녀는 그에게 결혼날 밤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백해일은 이런 여자
“어떻게 그 사람일수 있지?”박시율은 인상 쓰면서 속으로 매우 어이없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그나마 괜찮은데 하필 박이성 이놈일 줄은 몰랐다.결국 도범의 안색까지 좀 안 좋아졌다.어쨌든 박이성은 박시율의 사촌 오빠이고, 만약 성경일 이였다면 도범은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상대방을 죽일 수 있을 거다.성경일 등 사람들이 하도 자신을 겨냥하고 죽이려 했기에, 만약 그 약을 성경일이 장소연에게 준거였으면 그를 죽이는 건 도범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 이였다.하지만 그 사람이 박이성이면 말이 또 다르다. 박이성 아무래도 박 씨 가족이자 박시율 사촌 오빠라 직접 죽인다면 좀 지나친 것 같았다. 그전에 박이성은 자신한테 크게 겨냥하지 않았고 그저 비웃거나 무시 같은 원한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는데.만약 박이성을 죽이는 걸 박 씨 어른신이 아시면 노여움을 살 거 같았다. 게다가이게 장소연 이 년이 스스로 기어 들어온 건데 완전히 박이성 탓할 수도 없었다.아마 박이성과 장소연 사귄다고 해서 내가 그를 죽인다면 박 씨 가족들도 많이 불쾌하게 생각할 것이다.결국 이건 서로가 모두 원해서 그런 것인데 박이성이 장소연을 협박한 것 갖지도 않았다.“여보, 어떻게 처리할지 말해봐? 당신 결정을 따를게!”도범은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했지만 마음만 복잡해졌고 결국 박시율한테 결정권을 넘겼다.“장소연은 내 동생한테 맡겨서 죽이는게 괜찮을 것 같고 박이성을 죽이는 것은 별로 그다지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아 지금 남산 토지 쪽 프로젝트도 얘가 책임져야 해, 그리고 어쨌든 내 사촌 오빤데 이 딴거 때문에 얘를 죽이면 할아버지 쪽에서도 해명할 방법이 없어!”박시율 잠깐 생각하고 나서 또 말했다. “근데 장소연이 먼저 유혹했든 얘가 장소연을 찾아갔든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인 것 같아, 어떻게 해서든 보름 동안 침대에서 못 내려오게 하면 좋을 것 같아!”“참, 정말 기쁜 일 하나있는데 알려줄게!”그때 장소연의 목소리가 다시 도범의 휴대폰에서 들려왔다.“오, 무슨 일이
장소연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오자 박해일은 더욱 화가 치밀어올라 얼굴색이 파랗게 질렸다.그는 곧바로 손을 뻗어 도청 버튼을 끈 후 차 문을 벌컥 열고 성큼성큼 걸어갔다.“가자!”도범과 박시율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곧바로 차에서 내려 박해일을 따라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세 사람은 헐떡거리며 호텔 프런트에 도착했다.“박이성 이 녀석, 어느 방에 묵고 있는지 알아봐!”도범은 싸늘한 얼굴로 물었다.“고객님, 여기 호텔에 투숙하고 계시는 분들의 정보는 기밀이므로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여성 안내원이 예의 바르게 답했다.도범은 바로 지갑을 꺼내 들더니 안에서 몇백을 꺼내 책상 위에 던졌다.”너한테 두 가지 선택을 주겠어. 첫째, 지금 객실을 바로 알려주면. 이 돈은 바로 네 것이 되는 거야. 두 번째, 아니면 나의 손에 죽는거야 어때 선택했어 !”상황을 파악한 안내직원은 덜컥 겁에 질렸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세상에는 감히 건드려서는 안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사장조차도 못 건드리는 사람들.도범도 그런 사람이었다.그녀는 재빨리 확인을 하기 시작했다. “502호실입니다!”도범은 차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래도 눈치는 있는 편이네!”몇백을 데스크에 남겨둔 채 도범 세 사람은 곧바로 엘레베이터를 타고 502호 문앞에 도착했다.“문이 안 열리는데, 어떡하지!”박시율은 눈살을 찌푸렸다.쿵-열릴 것 같지 않던 튼튼한 문이 도범의 발차기로 한 번에 열렸다.“꺄악!”세 사람이 들어오자 침대에 누워 있던 장소연은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행여 자신을 알아볼가 시트로 몸과 얼굴을 가렸다.문이 열리자 먼가 잘못되었음을 감지한 그녀는 재빨리 시트 안에 숨었다.팬티 한 장만 걸치고 있던 박이성은 고개를 들자 깜짝 놀라 재빨리 옷과 바지를 입었다.“도범, 박해일, 박시율, 너희들이 어떻게 여기에? 그리고 미쳤어? 감히 문을 걷어차!”박이성은 싸늘한 얼굴로 침대에서 일어나더니 단호하게 물었다.“이 나쁜 자식아!”박해일은 결국 참지 못
장소연은 시트 아래 숨은 채 나오질 않았다.그녀는 박해일이 자신을 보지 못했을 거라 믿었고 방금 그들의 말도 그저 근거 없이 던진 말일 거라 생각했다.어쩌면 박이성이 모른 척하고 우기면 그냥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경계하고 있던 박이성은 또 한 번 날아오는 박해일이 주먹을 보고 몸을 돌려 피했다. 그리고 오른쪽 무릎으로 그의 복부를 강하게 찼다.퍽!복부를 공격당한 박해일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하, 재밌네. 왜 장소연이라고 생각하지? 근거 없이 말하지 마!”박이성은 조금 당황했지만 애써 침착한 척했다.“무슨 네 약혼녀야, 이 여자는 내가 클럽에서 데려온 여자야. 입조심해!”“죽여버릴 거야!”박해일이 다시 몸을 일으켜 박이성에게 달려들었지만, 그는 박이성에게 상대가 되질 않았다. 결국 박해일은 또 한 번 박이성에게 당하고 바닥에 쓰러졌다.“하, 이 병신 같은 게. 내가 너랑 같을 줄 아냐? 난 경호원들이랑 있으면서 훈련 좀 받았지만 넌 종일 게임만 했잖아. 그러고도 감히 나한테 덤벼?”박이성이 피식 웃으며 거들먹거렸다.“박이성, 설마 잊은 건 아니겠지? 내가 아직 여기 있단 걸!”도범이 냉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그는 장소연에게 독약을 준 장본인이 박이성이란 걸 안 이상 그를 죽일 순 없더라도 그냥 넘어갈 순 없었다.“도범, 오, 오지 마. 네 여자를 건드린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내가 강요한 것도 아니라고. 다 서로가 원해서 한 거야!”도범이 다가올 기세를 보이자 놀란 박이성은 구석으로 몸을 숨기고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가 싸움을 좀 한다 해도 박해일 따위나 이기지, 도범한테는 상대도 안 되었다. 흡사 코끼리에 맞서는 개미, 말 그대로 승산이 전혀 없다.“나도 어쩔 수 없어. 해일이가 내 처남이잖아. 네가 내 처남을 쳤으니까, 매형으로서 도와주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그는 차갑게 웃으며 박이성을 향해 걸어갔다.마침 이때 박해일도 코피를 닦고 사나운 눈빛으로 박이성을 노려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도범은 그런 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