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맙소사 정말이에요? 정말로 장군님이란 말씀이세요? 그분은 예전에 제 목숨을 구해주셨어요!”영아가 흥분해서 날뛰었다.“저는 지금껏 그분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어요. 세상에 이렇게 그분의 실물을 영접할 수 있게 되다니!”“너무 좋아요. 장군님이라니. 여기 열 명 중 한 명으로 뽑혀서 너무 다행이에요. 놓치면 엄청나게 후회했을 거예요. 그분의 보디가드라니, 장군님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건 다시없을 영광이에요!”여난화의 눈동자가 은하수처럼 반짝거렸다. 의젓한 여준장이었던 그녀가 순식간에 빠순이로 돌변해버렸다.“장군님 곁에서, 그분의 가면 아래 감춰져있던 얼굴을 볼 수만 있다면 목숨도 내놓을 수 있어요!”또 다른 소녀는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중얼거렸다.“장군님과 한 침대에 누워 그분의 몸을 따뜻하게 데워드릴 기회가 생긴다면 더 바랄 게 없겠어요!”“에헴 무슨 헛소리들이냐? 너희들한테 보디가드를 하라는 거지 밤 시중을 들으라고 보내는 게 아니란 말이다!”장세천은 어이가 없었다. 장군님의 보디가드로 간다는 말에 그녀들의 반응이 이렇게 격렬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었다.하지만 한편으로 이해되기도 했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자신도 장군님과 직접 만난 후 아직까지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데. 눈앞의 계집들은 이제 고작 이십 대들이었다. 흥분하지 않는 게 더 이상했다.장군님은 이미 모든 전사들의 우상이었고, 이제는 맹목적인 숭배에 이를 정도였다. 그런 장군님의 보디가드로 간다는데 흥분하지 않을 리가 있을까?“너무 좋아요. 장군님은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요? 잘 생겼나요? 결혼은 하셨어요? 도대체 어떤 분이세요? 중주에 있나요? 왜 그전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을까요?”“세상에 혹시 최근에 중주로 오셨나요? 왜 아무런 정보도 없었을까요? 그분의 성함은요? 저희는 장군님이라는 사람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밖에 모르는걸요!”한 소녀는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폭주할 지경이었다. 그녀는 방안을 서성거리며 가끔씩 폴짝폴짝 뛰기까지 했다.“다들 그만, 그만해. 지
그제야 장세천이 입을 열었다.“하지만 오늘 이 일은 너희들만 알고 있어야 한다. 절대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는 안 돼. 장군님께서는 신분을 감추고 그저 평온한 삶을 보내시길 원해. 때문에 애초에 공식 발표에서도 본인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으셨지.”“걱정 붙들어 매세요. 장군님의 평온한 생활을 위해 저희들이 입 꾹 다물고 있겠습니다!”아까 장군님의 침대를 따뜻하게 덥혀주고 싶다던 소녀가 얼른 손을 들고 답했다.“절대 다른 생각을 품어서는 안 된다. 장군님께서는 이미 결혼도 하셨고 딸도 있어. 이 때문에 더 평온한 삶을 바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장세천이 잠깐 개탄하는가 싶더니 다시 그녀들에게 말했다.“그분은 현재 박 씨 가문의 데릴 사위로 계신다!”“도범!”영아는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박 씨 어르신의 생일날 그녀도 연회에 참석했었다. 다만 그녀는 혼자 갔었고 장세천과 모르는 척했을 뿐이었다.때문에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서 똑똑히 알고 있었다.“맙소사 그 남자가 정말로 장군님이셨군요. 전신님이 그렇게 말했던 건 일부러 그분의 신분을 감춰주시려고 그랬던 거고요!”드디어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영아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그 데릴 사위였군요. 잘 생겼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분이 장군님이었다니!”또 다른 여자가 말을 이었다.“저 예전에 한 번 본 적 있어요. 그때는 별다른 생각 없이 그냥 핸섬하게 생긴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가 장군님이셨네요!”“똑똑히 기억하거라. 잠시 후 이 방에서 나가는 그 순간 이제껏 내가 했던 말들은 깨끗하게 지워버려야 한다. 그분은 너희의 주인이고 너희들은 그분 가정의 보디가드다!”장세천이 다시 한번 당부했다.“나는 그분께 비밀을 엄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때문에 너희들 역시 맞아 죽는 한이 있어도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 가게 되면 너희들은 아마 그분의 딸, 장인 장모, 그리고 와이프 분 이런 분들을 지키는 일을 맡게 될 것이다. 장군님은 너희들의 보호를 받으실 분이 아니니까. 그분 실력은
오후 두시, 도범은 이미 집에 도착해있었다.시녀 여섯 명, 청소 담당자, 요리사, 2교대를 할 보안 요원 네 명이 정원에 모여 있었다.모두 열 명이 조금 넘었다.“어떠십니까? 이 정도면 될까요?”도범이 하인들에게 설명을 해주고 나봉희를 돌아보며 물었다.“그래 괜찮구나!”나봉희가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생처음 자신이 사장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는 이 사람들을 마음껏 부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5년간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이었다.“참 앞으로 너희들은 여기 지유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면 된다. 알겠지?”도범이 잠깐 생각하다가 하인들을 향해 말했다.“나중에 너희들 월급은 지유한테 지급해 주라고 하겠어. 지유가 너희들에게 장 보는 일 같은 걸 안배해 줄 거야.”“제가요?”지유는 도범의 뜻밖의 호의에 화들짝 놀랐다.“그래. 앞으로는 다 네 주관이야. 월급도 두 배로 올려줄게!”도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 도련님!”지유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너무나 기뻤다. 그녀는 자신이 주인을 잘못 따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맙습니다 도련님!”“하하 천만에!”도범이 미소 지으며 답했다.“잠깐만 이 사람들은 그냥 집을 지키는 보안 요원이잖니. 보디가드는? 보디가드가 가장 중요하단 말이야. 내가 집 밖에서 또 양아치 같은 놈들을 만나면 어떡하니? 물건을 강탈당하기라도 하면? 내 옥팔찌를 빼앗긴 것만 해도 배 아파 죽겠는데!”나봉희가 뭔가 떠올랐는지 언짢은 기색으로 말했다.“설마 너 보디가드 월급이 비싸니까 돈 아까워서 안 찾으려고 그러는 거니?”도범이 식은땀을 흘리며 서둘러 해명했다.“걱정 마세요 장모님. 그게 아닙니다. 제가 오늘 찾으러 가봤는데 보디가드 업체의 보디가드들이 하나같이 믿음직스럽지 못하더라고요. 제가 사람을 시켜 믿을만한 보디가드를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아마 오늘 오후 아니면 내일이면 올 겁니다!”“그러면 되었다. 너무 많이도 필요 없어. 우리 식구라고 해봤자 몇
이제는 예전과 달랐다. 연로한 어머니는 점점 늙어 갈 것이다. 그녀도 이제는 누릴 줄 알아야 하고 누리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최소한 예전처럼 지나친 절약은 하지 말아야 한다.그가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서정을 향해 말했다.“어머니 장모님 말씀이 맞아요. 어머니는 평소 지나치게 절약하세요. 뭐 하나 사는데 아끼지 마세요. 이제는 예전과 달라요. 이러는 게 좋겠어요. 오후에 시간을 내서 저랑 쇼핑하러 가요. 제가 옷이랑 보석 같은 걸 사드릴게요!”“아들아 엄마는 정말 그런 게 필요치 않아. 지금은 잘 먹고 잘 입고 충분히 잘 지내고 있는걸. 난 지금 만족하고 있어!”서정이 다급하게 말렸다. 오늘날 아들이 이렇게 성공한 것에 그녀는 무척 만족하고 있었다.몇 년 전만 해도 그녀의 유일한 바람은 도범이 전장에서 살아돌아오는 것이었다. 이제 그녀는 그 바람을 이루었다. 도범은 무사히 돌아왔고 이토록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어머니. 이제 돈은 부족하지 않을 만큼 있어요. 아들이 어머니한테 옷을 사드리는 건 당연한 거라고요!”도범이 미소 지었다.“맞아요. 사부인은 좀 더 꾸밀 필요가 있어요. 그래야 부잣집 생활에 더 잘 적응하죠!”나봉희가 헤실헤실 웃으며 말했다.“그럼 지유야 넌 저 사람들한테 앞으로 지낼 방을 내 주거라!”도범이 잠깐 고민하다가 지유를 보고 말했다.“알겠어요 도련님!”지유가 고개를 끄덕이고 곧바로 하인들을 데리고 갔다.그녀가 막 자리를 떴을 때 젊은 여자 열 명이 각각 차를 몰고 별장에 도착했다. 그녀들은 빈자리에 주차를 하고 내렸다.“왜 이렇게 많은 여자들이 온 거야?”그녀들의 등장에 박영호가 당황하며 말했다.“왜 죄다 여자들뿐이지? 저 애들이 몰고 온 차는 몇천만 심지어 몇억이 되는 것도 있는데?”나봉희가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그녀는 여자들이 집을 잘못 찾아온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봤어? 저기 저 젊고 잘생긴 저 오빠야!”도범의 모습을 확인한 영아가 미
“보디가드?”나봉희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녀는 씩씩거리며 도범을 쏘아봤다.“도범이 너 지금 미인 선발 대회라도 하겠다는 거니? 이게 보디가드야? 하나같이 꽃처럼 야리야리하기만 한데. 어디를 봐서 보디가드란 말이냐?”도범 역시 어이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장모님 제가 친구한테 부탁을 해놓았는데 성별에 대한 요구를 따로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설마 그자가 여자들로만 선발해서 보냈을 줄은 저도 몰랐네요!”그들의 대화를 들은 영아는 기분이 언짢았지만 도범이 자신들을 돌려보낼까 덜컥 겁이 났다.한참 고민하던 그녀가 곧바로 나서며 말했다.“여자가 어떻다고 그러십니까? 여자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주인님 저희들은 나라를 수호하던 여중호걸들입니다. 나라를 위해 싸우는 것도 겁내지 않았는데 여기 주인님들을 못 지키겠습니까?”그러더니 몰래 도범을 힐끔거리며 중얼거렸다.“이쪽 주인님이 이렇게 멋진 분이 아니었다면 저희도 오지 않았을 거라고요!”물론 영아가 말하는 멋지다는 말이 도범의 얼굴만을 뜻하는 말은 아니었다. 그의 위대함, 그의 기질을 모두 찬양하는 말이었다.“봐라 봐! 저게 네 얼굴을 보고 온 게 아니고 뭐냐. 이 애들은 그저 얼굴만 믿고 실속이 없는 인형들이야!”화가 난 나봉희가 씩씩거리며 말했다.“다들 돌아가거라. 우리는 너희들 같은 실속 없는 보디가드를 원하지 않아. 이런 애들을 둬봤자 어디에 쓰겠어? 내가 봤을 때 도범이 네 친구라는 자한테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게 분명해. 이제 우리 집에 돈이 있는 걸 알고 너한테 여자를 소개해 주려고 그러는 거 아니겠니?”도범이 식은땀을 흘렸다. 나봉희는 속물근성이 지나치게 강했다. 제갈소진은 돈이 많으니까 그녀가 올 때마다 그렇게 반가워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뻐하더니, 눈앞의 여자들은 제갈 가문 만큼의 재산이 없다고 그녀들의 실력을 확인하려고도 하지 않고 쫓아낸다고?돌아가라는 말에 영아는 걱정이 되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여자들이 몰고 온 차만 보아도 그녀들이 돈이 궁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고작 한 달에 4백만씩 밖에 못 받는 직업을 원한다고? 장모는 한술 더 했다. 스물 좀 넘는 여자애한테 언니라고 불렸다고 덜컥 허락하다니. 그녀가 나이 많아 보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영아는 박시율보다도 어려 보였다.“알겠어요. 이렇게 젊어 보이는 아주머니는 처음 보는걸요!”영아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이놈의 계집애가 말을 참 예쁘게 하는구나. 그럼 이렇게 해. 네가 보디가드라고 하니 어려운 시험은 내지 않겠어. 그저 나한테 네 실력을 증명해 보이거라. 아무 동작을 선보이든가 백 텀블링 같은 것도 좋고. 내가 봤을 때 괜찮으면 남게 해 줄게!”눈에 띄게 기분이 좋아진 나봉희도 더 이상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지 않았다.영아가 곧장 답했다.“그건 너무 쉽죠. 그래도 난이도가 좀 높은 걸로 보여드려야죠!”그렇게 말한 그녀가 바로 저택 내부를 둘러싼 벽 쪽으로 다가갔다. 그러더니 붉은 벽돌을 하나 들고 돌아와 여난화한테 잡고 있으라고 했다.“설마 그 벽돌을 격파하려고?”그녀의 행동에 나봉희가 마른침을 삼켰다. 만약 정말로 성공한다면 엄청난 실력이 아닌가. 일반 보디가드들도 그 정도까지는 못할 것이다.“악!”영아가 오른발을 앞으로 내밀고 허리를 낮추더니 손을 들고 그대로 내리쳤다.순간 벽돌이 그녀의 손에 의해 부서져 내렸다.“예쁜 아주머니 어때요? 이런 건 식은 죽 먹기라고요! 아주머니를 보호할 정도는 되겠죠?”“된다. 되고 말고. 야리야리하게 생긴 계집애가 이렇게 강한 실력을 숨기고 있을 줄은 몰랐구나!”나봉희는 영아의 칭찬 공격에 이미 판단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영아가 보면 볼수록 예쁘게 느껴졌다.“아주머니 저희들도 한 사람 당 하나씩 벽돌을 격파해 보여드릴까요?”여난화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벽돌을 찾았다. 주위에는 더 이상 그렇게 많은 벽돌이 남아있지 않았다.“아니야 그럴 필요 없어. 너희들을 믿겠어. 보아하니 우리가 보물을 건
도범은 여자들의 옷차림에 절로 머리가 아파왔다.“너희들이 우리 집 보디가드로 들어오면 옷도 맞추어 입어 주었으면 좋겠어. 미니스커트는 적합하지 않을 것 같아.”“너도 참 규제가 너무 엄격한 거 아니니. 여자애들은 당연히 자신만의 개성을 가져야지. 나는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하나같이 희고 길쭉길쭉한 것이 보기만 좋은데? 이렇게 입어야 이뻐!”생각지도 못했던 나봉희가 그녀들을 두둔하며 말했다.“그리고 이렇게 입으니까 보디가드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들잖니. 평상복 같고 얼마나 좋아. 적어도 나는 검은 양복을 입고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걸 싫어해. 너무 뽐내고 다니는 것 같잖아!”그때 다행히도 여난화가 나서서 말했다.“걱정 마세요 아주머니. 저희들도 아까 오기 전에 상의를 했었어요. 옷은 따로 맞추는 걸로요. 너무 제멋대로 입는 건 그렇고 또 너무 정식으로 입을 생각도 없어요. 여름이니까 청바지에 흰색 스니커즈, 그리고 위에는 하얀 티셔츠를 입을 생각이에요. 티셔츠에는 박 씨 가문의 보디가드라고 예쁘게 글도 새기려고요. 어떤가요?”“그래? 그거 좋지. 보기에도 좋고 다른 사람들에게 너희가 우리 집 보디가드라는 걸 보여줄 수도 있고 말이야. 그러면 눈치 없는 놈들이 시비를 걸지는 않겠지!”나봉희가 상상해 보더니 눈을 반짝이며 허락했다.“비용은 꼭 우리한테 청구하도록 해. 여러 벌 준비하는 게 좋겠어. 갈아입기도 쉽고 말이야!”“아주머니 그거 얼마 안 해요. 아주머니께서 저희를 이 집 보디가드로 고용해 주는 것만으로도 저희는 영광이에요. 저희가 지금 얼마나 기쁜지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예요. 그러니까 이 정도 돈은 저희가 낼 수 있게 허락해 주세요!”영아가 입꼬리를 올리며 씩 웃었다. 아름답고 맑은 눈동자에 총기가 가득했다.“어머 이 계집애가 참 사람을 생각할 줄도 알고 말이야. 알겠어. 정 그렇다면 그 돈은 너희들이 부담해!”나봉희가 웃으며 말했다.“나중에 시간 되면 내가 맛있는 걸 사줄게. 너희들도 앞으로 너무 남처럼 지내지 말
“나도 그럭저럭 실력은 갖추고 있어서 보디가드가 따로 필요 없어. 너희들의 주요 임무는 내 딸과 와이프, 그리고 여기 장인 장모를 보호하는 거야. 나를 제외한 우리 집안 식구들이 밖에 나갈 일이 있으면 한두 명씩 따라다니도록 해!”도범이 잠깐 고민하다가 천천히 말했다.“다 따라나가는 것도 아니고 한두 명 정도는 괜찮잖아요. 옷을 준비하는 것도 다 같이 갈 필요가 없는걸요!”도범의 말에 실망한 영아가 고개를 푹 숙인 채 낮은 목소리로 푸념을 늘어놓았다.“너희들은 집에서 쉬고 있어. 나를 주인이라고 부르면 내 말을 따라야지!”도범은 눈앞의 영아라는 아이를 보고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주인님! 앞으로 주인님 말씀에 잘 따르겠습니다!”영아가 씩 웃었다. 그녀는 장군님과 이렇게 가까이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다.“가요 어머니!”곧바로 도범은 서정을 데리고 옷을 사러 나갔다.열 명의 미녀들은 하나같이 짐을 들고 지유의 안내에 따라 그녀들이 지낼 방에 도착했다. 지유는 그녀들에게 방을 내준 후 자리를 떠났다.지유가 가자 미녀 보디가드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대박 장군님 엄청 멋져! 예전에는 그냥 훈훈하게 생겼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 저분이 장군님이란 걸 알고 나니까 더욱 멋져 보여!”영아가 상기된 표정으로 가슴 앞으로 두 손을 꼭 맞잡았다.“나 아까 그분과 엄청 가까이에서 이야기 나눴어. 비록 거절당하긴 했지만 그분의 그 여유로운 미소, 매력 넘치는 목소리. 나 떨려서 죽는 줄 알았잖아.”“이미 결혼을 하셨다니까 너무 아쉬워. 만약 결혼을 안 했다면 우리들한테도 희망이 있을 수 있는데 말이야!”여난화가 한숨을 내쉬었다.“장군님이 원하시면 난 뭐든 할 수 있어. 정말로 그분을 위해 애를 낳아드리고 싶어. 장군님의 여자가 될 수만 있다면 첩이라고 해도 의미가 있을 거야!”“결혼을 하긴 했지만 첩으로 삼을 수도 있잖아? 내가 아는 대장님 한 분은 이제 돌아온 지 한 달 밖에 안 되었는데 이미 와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