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범? 이제 막 퇴역한 햇병아리 주제에 간땡이가 부어올랐구나. 감히 우리 왕 씨 가문을 건드려? 나 왕대인의 아들을 저 꼴로 만들다니! 내가 내 이름 석 자 걸고 그놈한테 후회란 게 뭔지 똑똑히 알려주겠어!”왕대인은 보디가드의 말을 듣고 곧바로 증오의 화살을 도범에게 돌렸다.“맞습니다 가주님. 그 도범이라는 놈 정말 지독한 놈입니다. 박이성도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세게 때린 겁니다 심지어 전신도 보고 있던걸요. 약하게 때리면 때리지 않은 걸로 치고 다시 때려라고 해서 마지못해……”보디가드는 왕호와 박이성이 지금껏 친분을 유지해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한 두 사람 모두 도범을 싫어하고 있었기에 특별히 박이성을 두둔하며 말했다.“그래. 알겠어!”왕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아무리 도범이 여전신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지만 여전신은 이미 그에게 1000억이나 하는 야명주도 줬고, 박 씨 어르신의 생일 연회도 참석해 줬잖아. 그 정도면 사례를 할 만큼 한 거지. 비록 내가 대놓고 도범을 겨냥하지는 못하지만 이번 일은 확실히 기억해 두겠어. 시간이 좀 지나면 어떻게든 도범이 그 자식을 죽여버려야겠어!”같은 시각, 박 씨 가문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한 고층건물의 내부.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망원경으로 저택 내부를 살피고 있었다.“시끌벅적하군. 사람들도 꽤나 모였어! 심지어 저 안에 대장도 몇몇 보이고 장진까지 와있네!”강인해 보이는 한 남자가 망원경을 내려놓으며 싸늘하게 말을 뱉었다.“그러게 말입니다. 도범이 저 자식 때문에 중장님 스승님이 죽었잖습니까. 그런데 전신은 그가 큰 화근을 없앴다면서 그의 체면까지 살려주려고 저 할아범 생신 연회를 다 오다니요!”하재열이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다른 대장들은 당연히 전신을 보고 온 거겠죠. 전신은 참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죽이네요. 하하 내가 봤을 때 몇몇 사람들은 분명 그녀를 안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게 뻔합니다. 쯧쯧 참으로 아까운 여자죠. 지나칠 정도로
“좋습니다. 그럼 도범이 저놈한테 살 날을 며칠 더 남겨주도록 하죠!”하재열이 피식 냉소를 지었다. 그가 잠깐 다른 생각을 하는가 싶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하하 그런데 저놈 마누라 엄청 예쁘지 않습니까? 중장님께서 도범을 죽일 때 제가 옆에서 저 여자와 재미 좀 보려고 하는데, 설마 그것까지 상관하지는 않으시겠죠?”남자의 무표정한 얼굴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하재열을 돌아보고 답했다.“그건 네 일이지. 나랑 상관없어. 내 목적은 오직 저놈 모가지를 따는 거야!”말을 마친 남자가 휙 하고 돌아서서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남자가 떠난 후 하재열이 곧바로 표정을 굳히며 싸늘하게 말했다.“씨발 일개 중장 주제에 내 앞에서 고고한 척하기는. 내가 매일 좋은 음식, 좋은 술을 바쳐가며 시중을 드는데 감히 나한테 손을 대? 퉤, 정말로 제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도 되는 줄 아나!”주위 보디가드들 표정이 하나같이 일그러졌다.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상대가 중장밖에 되지 않아도 절대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었다. 적어도 하 씨 가문의 고수 중에는 그를 이길 사람이 없었다.“도범의 여자가 중주 최고의 미녀일 줄은 몰랐네. 헤헤 아주 뜻밖의 수확이야!”하재열이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놈 처남의 여자친구도 반반하게 생겼던데. 너희들은 도범이 죽으면 그 두 여자를 잡아오도록 해. 내가 나만의 식으로 우리 큰아버지를 위한 복수를 해줄 테니까!”뒤에 서있던 보디가드들의 표정이 괴이해졌다. 역시 하재열은 남달랐다. 분명 나쁜 일을 저지르면서도 저렇게 정의감이 넘치는 것처럼 포장하며 말하다니.“자자자, 모두들 마시자고. 참으로 오랜만에 이렇게 즐겁게 마시는군!”장세천의 입이 싱글벙글 다물어질 줄을 몰랐다. 오늘 이렇게 여전신을 만나 같은 테이블에서 술까지 마실 수 있게 되었으니 좀처럼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여전신님과 함께 술을 마실 기회가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왕소호 역시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전
박진천은 박 씨 집안이 이미 이류 가문으로 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남산토지 프로젝트는 2년 동안 박 씨 집안이 이류 가문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도록 하거나 심지어는 어떤 이류 가문보다 더 강대한 실력을 지니게 할 수도 있었다.오후 3,4시가 되어서야 사람들은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여보, 우리 새 집 보러 가자."장진을 보내고 난 뒤, 도범이 웃으며 박시율에게 말했다."좋아, 가보고 짐 정리해서 오후에 이사하자."박시율이 기대를 담은 얼굴로 대답했다."그래, 어차피 이사할 것도 별로 없어, 안에 다 있거든. 간단하게 정리해서 들고 오면 될 것 같아."“얼른 가자, 나 너무 기대돼."나봉희가 흥분한 얼굴로 단독 별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유난히 화려한 인테리어를 한 별장을 보니 나봉희는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그녀는 오래전부터 이런 별장에 살 수 있기를 바랐었는데 오늘 이렇게 기회가 생길 줄이야.도범 가족은 들뜬 마음을 안고 건너편의 별장으로 들어갔다.한편, 박 씨 저택을 떠나는 한지운과 성경일에게 인사를 하던 박이성은 도범의 뒷모습을 보자마자 표정이 굳었다."젠장, 오늘 도범 체면만 세워줬네."한지운이 언짢은 얼굴로 말했다."그러니까, 운수도 좋지, 저딴 놈이 전신의 목숨을 구해줬다니. 전신께서는 또 통도 크게 100억이 넘는 야명주를 경매장에서 사 도범에게 줘서 이런 좋은 기회를 만들어줬다니!"박이성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장소연한테 시간이 좀 지난 뒤에 움직이라고 하자, 지금 어르신께서 박시율 가족을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도범까지 인정해 줬으니. 도범이랑 얘기를 나누는 걸 들어보니 기분이 좋아 보이더라고. 계속 이렇게 두었다가는 이성이 너도 위험해."성경일이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그럴 리가, 나 남산토지 계약을 따 온 사람이야, 회사를 위해 얼마나 큰 공헌을 한 건데. 2,3년 동안 100억은 쉽게 벌 수 있는 프로젝트라고. 도범이랑 박시율 내가 상속자가 되는 걸 방해할 수 없어."박이성이 미간을 찌
성경일의 말을 들은 박이성의 표정이 더욱 일그러졌다.그는 성경일의 말이 거슬리기는 했지만 도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아닐 거야, 박시율 어렸을 때부터 착했으니까 나한테서 회사를 빼앗으려고 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예전이었다면 몰라, 지금 도범이랑 박시율 월급도 다들 낮지 않으니 충분히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거야.""이성아, 그렇게 생각하면 안 돼. 박 씨 집안 회사가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이류 가문에 속하니 박시율도 당연히 욕심을 낼 거라고. 돈 많은 거 싫어하는 사람은 없어. 박시율이 자리를 안 뺏는다고 해도 어르신께서 나눠주면 네가 어떻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한지운이 웃으며 박이성에게 말했다."그건 안 돼, 나는 박 씨 집안의 유일한 남자이고 박시율은 집에서 쫓겨난 사람인데 어떻게 그런 여자한테 우리 회사를 나눠줄 수 있겠어?"그 말을 들은 한지운이 콧방귀를 뀌었다."박시율도 박 씨 집안사람이니 당연히 가업을 물려받을 권리가 있는 거지. 그리고 어르신이 얼마나 똑똑하신 분인데 네가 쓸모없다고 생각되면 박시율한테 회사를 넘길지언정 너한테는 절대 회사를 내어주지 않을 거야."박이성은 한지운의 말을 들어보니 그럴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생각했다. 오늘 자신의 할아버지의 태도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전과는 확실히 다를 뿐만 아니라 술이 조금 들어가고 난 뒤에는 계속 박시율의 상업 능력과 도범의 대단함을 칭찬하며 박이성 얘기는 하나도 꺼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내일 바로 장소연한테 말해야겠어, 도범에게 그 약을 먹이라고."박이성이 주먹을 쥐고 말했다."너무 급하게 굴지 마, 시간을 잘 봐가면서 해야 도범의 의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지. 다행히 우리 약은 색깔도 없고 냄새도 없을 뿐만 아니라 물에 넣기만 하면 금방 녹아. 아니면 도범 그놈 의사이니 이상한 점을 발견할지도 몰라.""맞네, 도범 의술도 알지, 만약 치료방법을 찾아내면 어떡하지? 정말 효과 있는 거 맞아? 도범이 알고 고쳐내면 어떡해?""걱정하지 마, 우리도 어렵게 큰돈 들여
화려한 병실의 침대 위에 누워 창밖을 바라보는 남자를 본 성경일이 한숨을 쉬었다."형, 우리 아버지한테 전화하자. 내가 그놈 죽여버리고 말 거야."백준이 이를 물고 말했다. 저번에 백화점에서 용신애에게 집적거리던 그는 도범에게 맞아 손목이 부러지고 말았다.결국 그는 어쩔 수없이 왼손을 절단할 수밖에 없었다.자신이 장애인이 되었다는 것만 생각하면 그는 화가 나 견딜 수가 없었다.성경일은 이 일을 백준의 부모님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백준이 성경일을 찾아왔다가 이 사고가 일어난 것이었기에 그에게도 책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그는 전화를 했지만 결국 이 사실을 알릴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는 어떻게 이 일을 얘기해야 할지 몰라 백준에게도 시간이 지난 뒤에 얘기하자고 했다.지금은 백준도 퇴원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고 계속 이렇게 미룰 수 없었다. 아무 미루어봤자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준아, 급해하지 마, 이 일은 네가 돌아가서 너희 부모님께 직접 알려주는 게 좋아. 오늘 나는 너한테 좋은 소식을 알려주기 위해서 온 거야."성경일이 백준을 보며 말했다."좋은 소식? 무슨 좋은 소식이 있겠어? 지금 나는 그저 도범이라는 그놈을 내 앞에서 당장 죽이고 싶어, 그것도 아주 처참하게 말이야."백준이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며 원망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네 말이 맞아, 오늘 바로 그 얘기를 하려고 온 거야. 그놈 이제 기껏해야 한 달 더 살 수 있어."성경일이 기분 좋게 웃으며 말했다."뭐? 한 달? 경호원 하나 없애는데 이렇게 복잡해?"백준이 차가운 얼굴로 불만스럽다는 듯 말했다."그렇게 쉬울 리가 있겠어? 그놈 우리 집의 고수 장건까지 해치운 놈이야, 그놈을 죽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고. 그리고 오늘 내가 박 씨 어르신 생신잔치에 갔는데 도범이 대대장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 그런데 명패를 잃어버려서 못 내놓고 있다는 거야, 실력을 대충 알았으니 그것도 좋은 일이지.""대대장? 그럼 조금 상대하기 어렵겠는데."백준이 미간을 찌푸리고 계속 말을
"확실해? 그놈 똑똑해서 상대하기 쉬울 것 같지 않은데."백준은 드디어 자신을 위해 복수를 해주려는 성경일을 보니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이 복수를 하지 못한다면 그는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낙성의 이류 가문의 도련님인 그가, 고귀한 신분을 가진 그가 낙성보다도 작은 중주에서 경호원 하나 때문에 불구가 되었다니.낙성으로 돌아간다면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을 게 분명했다.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뒤에서 그를 장애인이라고 비웃을지도 몰랐다."걱정하지 마, 믿을만한 사람이니까. 전에 그놈에게 약을 먹이지 않은 건 박이성이 혹시나 어르신께서 생신 때 도범을 박 씨 집안에서 쫓아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런데 어르신이 도범을 박 씨 집안에서 쫓아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체면만 세워준 격이 되었어. 그래서 박이성이 도범을 죽이기로 마음을 먹은 거지.""그래, 하지만 그런 놈을 한 달이나 더 살게 해야 한다고 하니 기분 더럽네, 그리고 그 독약만으로는 그놈을 고통스럽게 죽게 할 수도 없잖아."백준이 화가 풀리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독약이 고통스럽지 않다고 누가 그래? 처음에는 아무 느낌도 없어서 고통스럽지 않을지 몰라도 죽기 전이면 뼈를 깎아내는 고통을 느끼게 될 거야.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될 만큼, 그때가 되면 무슨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어."성경일이 웃으며 말했다."내가 그놈 전부터 혼내주고 싶었는데, 조용히 박시율 곁을 떠났으면 살려줄 수도 있었어. 그런데 그놈이 굳이 박시율 옆에 붙어있겠다고 하니 나도 어쩔 수 없지.""응, 그럼 나도 집으로 안 가고 형 집에서 지내면서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을게."백준이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한편, 도범은 박시율 가족을 데리고 190억 원을 주고 산 단독 별장을 구경 중이었다."어때? 마음에 들어?"도범이 웃으며 박시율에게 물었다.그에게 있어서 어디에 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지낼 곳만 있으면 그만이었다.하지만 그는 자신의 가족을 고생하게 하고 싶지 않았
나봉희가 박시율을 흘겨보더니 다시 화가 난 얼굴로 도범을 바라봤다."도범, 내가 아까 사람이 많아서 네 체면 세워주려고 말 안 했는데 지금은 우리뿐이니 말 좀 해야겠어.""어머님께서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저는 알 것 같아요."도범이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해 보다가 웃으며 말했다."그래? 알고 있다고? 그럼 네가 말해 봐, 내가 왜 화가 났는지."나봉희가 팔짱을 끼며 물었다."전신이 저한테 왕호를 혼내주라고 했는데 그 처벌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고 계신 거죠? 나중에 왕호가 그걸 빌미 삼아 저한테 시비를 걸까 봐 걱정하고 계신 거잖아요.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랑 전신 사이를 생각해서라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할 겁니다, 설사 정말 시비를 건다고 해도 저 하나도 안 무서워요.""어머니, 지금 다른 사람이 도범을 해칠까 봐 걱정하고 계셨던 거였어요?"도범의 말을 들은 박시율이 웃으며 물었다.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도범의 안위를 걱정할 줄 생각도 하지 못했다.하지만 나봉희는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대답했다."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내가 화가 난 건 전신이 그 야명주를 너한테 줬는데 왜 일찍 얘기하지 않았냐는 거야."그 말을 들은 도범은 할 말이 없어졌다. 그도 나봉희가 자신을 걱정하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그런데 나봉희는 그 야명주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어머님, 저도 할아버지를 놀라게 하고 싶어서 그런 거였죠, 오늘 기뻐하시는 모습 보셨잖아요. 그리고 선물이 무엇인지 미리 알고 나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맞아, 나도 놀랐어. 그런데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서 산 야명주를 전신께서 당신한테 줄 줄은 몰랐지.""나도 놀랐지, 그런데 이런 귀중한 물건을, 그것도 그런 보물을 우리한테 말도 하지 않고 할아버지한테 선물해 주다니!"나봉희의 안색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우리가 필요할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 우리 딸을 너한테 내어주고 딸까지 낳게 했는데, 그리고 우리도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데 이런 선물을 우리한테 할 생각은 왜 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야명주를 선물했는데 그걸 받아오기가 어디 쉽겠어? 그때가 되면 박준식이 가져가겠지, 빌려준 것도 아니고 선물해 준 거잖아."나봉희가 다시 도범을 보며 말했다."이번에는 그냥 넘어갈게, 이 별장을 봐서 따지지 않을게. 하지만 다음에는 귀중한 물건이나 보물을 손에 놓으면 먼저 나한테 말을 해야, 알겠지?""네, 그렇게 하겠습니다."도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안에 가서 봐요, 그리고 어느 방에서 지낼지 정해야죠. 저는 어머님 아버님께서 나이를 드셨으니 1층에서 지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저랑 박시율이랑 해일이는 2층으로 가고요.""내가 한번 볼게, 하지만 1층에서 지내는 게 편하긴 할 거야."나봉희가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여기 인테리어 정말 좋네요!"안으로 들어선 장소연이 신이 나서 말했다. 안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젊은이들이 지내기에는 무척 적합했다."그러니까 너무 좋은데, 소연아, 우리 올라가서 방부터 고르자." 박해일이 말했다.하지만 그 말을 들은 도범이 박해일을 막았다."잠깐만, 방 고르는 건 네 누나가 고르고 수아가 고른 뒤에 너희들이 마지막에 골라."도범의 말을 들은 박해일과 장소연의 안색이 언짢아졌지만 이 별장을 산 사람은 도범이었고 박시율의 이름으로 되어있었기에 그들은 할 말이 없었다."네, 알겠어요. 그런데 박 씨 저택에서는 제가 예전에 살던 그 방을 고를 거예요, 여기에 대해서는 할 말 없죠?""걱정하지 마, 그 집에 들어가서 살 가능성은 크지 않으니까, 시율이도 박이성 그놈을 자주 마주치고 싶어 하지 않을 거야."그 말을 들은 박시율이 도범을 보며 웃었다."나를 잘 알긴 하네, 그 별장에는 아마 들어가지 않을 거야, 나는 이 집이 너무 마음에 들어. 그리고 우리 남편이 거액의 돈을 들여서 산 집이니 나는 이 집에서 사는 게 좋을 것 같아.""그런데 도범이 대대장이면 퇴역하고 돈을 얼마나 받은 거야?"그때 나봉희가 갑자기 물었다.그 말을 들은 도범은 난감해졌다. 그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