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보스가 왔어!”문영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보스를 보지 못한지도 한참이나 되었어. 정말 그리웠다고!”그와 홍희범 두 사람은 예전에 황대성의 부하였다.“그러게 말이야!”홍희범도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문영과 시선을 주고받더니 함께 황대성 쪽으로 향했다.“보스!”황대성의 앞에 다가간 두 사람이 동시에 외쳤다.“하하 너희 두 놈도 여기에 왔었구나!”“내가 오늘 잘 오긴 했나 보네!”황대성은 자신의 부하였던 두 사람을 보고 호탕하게 웃으며 둘의 어깨를 몇 번씩 토닥였다.“좋아. 두 명 모두 아직까지 건장해 보이는구나. 보아하니 퇴역 후에도 집에서 훈련을 쉬지 않고 하고 있었나 보지?”“당연하죠!”문영이 웃으며 답했다.“참 보스, 소개해 드리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제 생명의 은인이에요!”“지난번 제가 말씀드린 적 있지 않습니까. 링에 섰다가 니엘한테 하마터면 맞아 죽을 뻔했었다고. 그때 제가 꽤 심하게 다쳤었는데 도범 님이 제게 준 약을 먹고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홍희범이 씩 웃더니 곧바로 도범을 향해 손을 흔들며 가까이 오라고 했다.“그래. 자네가 바로 그 도범인가? 하하 자네가 의술에도 능할 줄은 생각도 못 했네!”“좋아!”황대성은 자신의 앞에 선 도범을 보고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정말 고맙네. 자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내 부하는 아마 목숨을 부지하지 못했을 거야!”“별말씀을요. 다 같은 화하의 전사들 아닙니까. 그런 상황에서 보고만 있을 수 없죠!”도범이 미소 지었다.“대성이 왔는가. 이거 귀한 손님이 왔군그래!”소명용이 더나인 펜션의 주인과 함께 다가왔다.“하하 명용 형님 과찬이십니다. 형님께서 전우들 간의 우의를 다지는 모임을 주최했다고 하여 이렇게 오게 되었습니다. 정말 좋은 모임입니다. 어쨌든 다들 전쟁터에서 돌아들 온 뒤로는 만나서 술을 마실 시간도 없지 않았습니까!”황대성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오늘만큼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화끈하게 마시고 가
잠시 후 주현은 또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이 활짝 웃으며 건의했다.“하하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황대성이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참으로 좋은 생각인 것 같았다.모든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단체 사진을 찍었다.“여러분 이 사진은 제가 잘 인화해서 여러분들의 집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주현이 활짝 웃었다. 그는 속으로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 이 사진을 몇 장 남겨서 입구에 걸어두면 군대장도 다녀간 펜션이라는 홍보 효과까지 생기는 게 아닌가?심지어 오늘 이곳에는 군대장이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나 있었다.“여러분 시간도 거의 다 되어가는데 일단 저기 정원에 들어가 앉는 게 어떻겠습니까. 음식도 이제 곧 오를 겁니다. 또한 제가 여러분들을 위해 특별히 여가수들을 섭외했습니다. 하나같이 탑 급 스타들이랍니다. 이따가 식사를 하시면서 감상하시기 바랍니다!”주현이 시간을 확인하고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자자 가보자고 들!”“저 주인장 정말 친절하네. 탑 급 여자 가수를 몇 명이나 불렀다니. 그, 그거 돈 꽤나 썼을 것 같은데?”“참 돈이 넘쳐나는데 뭐 그런 걸 다 일일이 신경 쓰겠어!”몇몇 전사들이 수군거리면서 안으로 들어갔다.“이것 참 너무 성대하게 차린 거 아닌가.”소명용이 겸손한 척하며 한마디 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마음속으로 몹시 기뻐하고 있었다. 어쨌든 이번 모임은 그가 주최한 것이었다. 주현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의 체면을 세워주기 충분했다.“시간이 이렇게 늦었는데 이제 더 이상 올 사람도 없겠지!”황대성이 안으로 들어가며 무심하게 한 마디 내뱉었다.홍희범이 힐끗 문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여 전신님한테 연락은 했었습니다. 그분도 오늘 모임을 있다는 걸 알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보아하니 올 것 같지 않네요. 그분께서는 이렇게 놀고먹는 모임을 썩 좋아하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이번은 그 의미가 다르잖아. 오늘은 전우 간의 우의를 다지는 모임이니까 그분도 오셨으면 좋겠구나!”황대성이 쓴웃음을 지었다. 곧이어 그들은 커다란
소명용의 말을 들은 주현이 저도 모르게 움찔거렸다.그는 알고 있었다. 소명왕 대장은 골동품과 가치 있는 물건을 수집하는 걸 좋아하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미녀를 좋아했다.그는 널리고 널린 평범한 미녀는 눈에 차지도 않았다. 오직 우아하고 도도한 이미지를 갖춘 여자만을 고집했다.물론 그 어떤 일들은 모두 비밀리에 한 일이었고, 겉으로는 여전히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 군대장이었다.주현은 단번에 소명용이 하가영한테 관심이 있음을 알아보았다.그는 이번이야말로 소명용에게 잘 보일 기회라고 생각했다. 주현은 이를 악물고 결정을 내렸다.그는 주위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넌지시 말을 건넸다.“제가 자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누가 돈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얼마나 많은 여자 연예인들이 늠름한 소 대장님을 흠모하고 있는데요!”“그게 무슨 말이죠?”소명용이 피식 웃으며 물었다.“하하 다른 뜻은 없습니다. 펜션 저쪽에 보시면 방이 여러 개 있고 정원도 하나 더 있습니다. 평소에 일이 없을 때 제가 머무르는 곳이죠!”“잠시 후 제가 돈을 좀 더 쓰더라도 저 하가영 씨와 소 대장님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만들겠습니다. 분명 저 분도 대장님을 흠모하고 있을 겁니다. 어쩌면 돈도 받지 않고 대장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죠!”주현이 실실 웃으며 말했다.“그런가요? 그럼 언제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나요?”소명용이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하하 공연이 끝나고 다들 꽤 많이 마셨다 싶을 때, 그때면 소 대장님도 취기가 오르셨을 겁니다. 그러면 제가 사람을 시켜 대장님을 부축하러 가라고 하겠습니다!”주현이 웃으며 답했다.“음 이제 시간도 꽤 지났고 올 사람은 다들 온 것 같군요. 나도 슬슬 배고파 지려하니 그럼 연회를 시작해 볼까요?”소명용이 메인테이블에 앉고 그 곁으로 황대성이 앉았다.도범은 소명용과 하재열과 한 테이블에 앉고 싶지 않았기에 다른 테이블에 앉았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앉긴 했지만 정말 이대로
순간 도범이 인상을 찌푸렸다.“이번 전우회는 다들 계급장 떼고 누구 하나 귀천 없이 즐기자고 모인 건데 일개 일반 병사인 내가 술을 따르면 안 되는 법이라도 있습니까?”도범이 그렇게까지 말하자 홍희범도 더 이상 아무 말도 못 하고 순순히 술병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주위 사람들의 잔에 와인을 절반씩 따랐다.물론 도범이 술을 따를 때 다른 사람들도 하나같이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히며 술을 받았다.“자자자, 그럼 제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 우리 모두 화하에서 태어나 생사를 함께한 형제들인데 오늘 마음껏 마십시다!”도범이 씩 웃으며 잔을 들었다.“자네 말이 맞아. 우리 계급과 귀천 같은 건 따지지 말고 다 함께 통쾌하게 마셔 보자고!”곁에 있던 군대장이 그 말에 동의하며 잔을 들었다.한 테이블에 모여 앉아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잔을 들고 술을 쭉 들이켰다.다른 테이블 역시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거기다 미모의 여자 연예인들이 나와 노래까지 하니 모두들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물론 몇몇 사람들은 황대성과 소명용이 있는 테이블에 가서 술을 권하기도 했다. 그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 역시 하나같이 대주가들이었기에 다가오는 사람을 거절하는 법이 없었다.그렇게 한참이 지난 후 무대 위에 또 다른 미녀 스타가 올랐다. 검정 미니스커트를 입은 그녀는 허벅지가 훤히 다 드러나 있었는데 몸매가 아주 화끈하고 섹시했다.“맙소사 서연이잖아. 서연까지 초청해 오다니. 정말 대단해!”“그러게 말이야. 그녀는 내 마음속의 여신님이었다고!”적지 않은 전사들이 서연을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어떤 이들은 이미 무대 위의 서연이 부르는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서연?”소명용이 그녀의 모습을 확인하고 아무도 몰래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더니 곁에 있는 주현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서연은 참으로 육감적인 여성이죠. 저런 여성분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걱정 마세요. 이따가 제가 자리를 마련하겠습니
“7성급 대장님인 소명용 대장님께서 저희들을 만나고 싶어 한다고요?”두 미녀는 대단한 분의 과분한 관심에 깜짝 놀랐다.비록 그녀들 역시 세간이 주목하는 슈퍼스타이긴 했으나 진짜 재벌들과 비기면 한없이 부족했었다.그리고 이런 고위층 인사인 대장과는 비할 수도 없이 너무나 초라한 존재일 뿐이었다.그런데 그런 군대장이 콕 집어 그녀들을 만나고 싶다고 한다.“그래요. 특히 가영 씨, 소 대장님께서 가영 씨의 팬이라고 하더군요! 그분께서 가영 씨 노래를 참 듣기 좋아한다고 하셨어요!”주현은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넌지시 속심을 비췄다.“두 분께서는 이번 만남을 거절하지 마시길 바랍니다!”주현의 태도에서 왠지 모를 의미심장함을 느낀 하가영은 이 일이 결코 이야기만 하면 되는 쉬운 일이 아님을 눈치챘다.그녀는 잠시 생각하다 물었다.“주 사장님, 대장님께서 저희들을 만나고 싶다고 하는데 저희가 무슨 권리로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궁금한 건 그분께서 저희와 만나서 뭘 하고 싶다는 거죠? 혹시 따로 해야 할 일이 있나요?”주현이 피식 웃더니 그제야 입을 열었다.“하가영 씨는 참으로 똑똑하시군요. 물론 단순한 만남은 아니죠. 제 뜻은 두 분이 소 대장님을 정성껏 잘 모시기를 바란다는 겁니다. 걱정 마세요. 절대 섭섭지 않게 챙겨드리겠습니다. 대장님을 잘 모시기만 하면 저한테도 나아가 두 분의 앞날에도 무조건 도움이 될 겁니다!”거기까지 말한 주현이 잠시 말을 끊더니 곧바로 이어서 말했다.“오늘 두 분이 이곳까지 와서 노래를 불러봤자 기껏해야 한 사람이 10억 정도 밖에 벌지 못합니다. 이렇게 하죠. 이따가 두 분이 소 대장님을 잘 모시기만 하면 한 사람한테 100억씩 드리겠습니다. 어떻습니까? 그거 뭐 그렇게 큰일도 아니지 않습니까. 이렇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처음 이곳에 불려왔을 때만 해도 서연은 꽤 기뻤다. 어쨌든 저렇게 권위가 높은 사람이 그녀들 같은 연예인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이번 만남으로 앞으로
갑자기 여러 명의 남자들이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오더니 아예 문을 걸어 잠갔다.“만약 보통 때였다면 저도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두 분한테 다른 선택지는 없습니다!”“돈이라면 무조건 드린다고 약속하죠. 140억이면 충분히 높은 가격일 겁니다. 두 분도 이제 그 청순한 척하는 가면을 내려놓으시죠. 당신들과 같은 연예인한테는 다들 몸값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까! 예술을 팔지 몸을 파는 게 아니라고요? 웃기는 소리!”주현이 싸늘하게 웃었다.“당신들이 지금 이 자리까지 오르면서 스폰서와 잠자리 한 번 하지 않았을 리가 없죠. 하하 그만한 금액을 쳐드리는 것만 해도 충분히 그쪽 체면을 세워준 겁니다!”“주 사장님, 시퍼런 대낮에 저희한테 이런 협박을 했다는 게 새어나가기라도 하면 당신 명성에 타격이 없을 것 같습니까?”하가영은 두려움에 얼굴이 다 새파랗게 질렸지만 이를 악물고 주현을 협박했다.“하하 웃기네요. 저같이 다 큰 성인 남자가 두려울 게 뭐가 있겠습니까?”“하지만 거기 두 분은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스타분들 아닙니까? 거기 스타분들의 이름이 더럽혀지는 게 두렵겠습니까? 아니면 제가 두렵겠습니까?”주현이 큰 소리로 웃다가 곧바로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더 이상 쓸데없는 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 두 분한테는 두 가지 선택만 남아있습니다. 하나는 얌전히 제 말에 따르는 겁니다. 그러면 제가 한 사람한테 140억씩 줄 거고 이 선택으로 당신들과 나, 모두들 사이좋게 지낼 수 있습니다. 특히 대장님을 기쁘게 해드리기만 하면 앞으로 두 분의 사업에도 분명 좋은 점이 있을 겁니다!”거기까지 말한 주현이 잠시 말을 끊다가 다시 이어 말했다.“두 번째 선택지는 아주 간단합니다. 바로 죽음이죠! 오늘 당신들은 살아서 이곳을 나갈 수는 있어도 내일 그리고 그다음 날까지 살아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을 겁니다. 저한테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다는 것을 두 분 모두 똑똑히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현재 주현
몇 분 동안 두 여자를 세뇌시킨 주현이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이만 일어나죠. 제가 직원한테 당신들을 펜션 뒤쪽 정원에 있는 별채로 안내하라고 일러두겠습니다. 있다가 소 대장님께서 가시면 극진히 모시길 바랍니다. 알겠습니까? 그분은 아주 덕망이 높으신 대장님입니다!”“도망갈 생각은 꿈도 꾸지 마세요. 당신들은 절대 도망칠 수 없습니다. 도망쳐도 제가 어떻게든 찾아내서 죽여버릴 거니까 명심하시길 바랍니다!”잠시 고민하던 주현이 고개를 돌려 협박까지 하고 나서야 방문을 열고 나섰다.곧바로 주현과 두 미녀 스타는 문을 나서서 별채 쪽으로 향했다.한창 술을 마시고 있던 도범은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별생각 없이 그쪽을 힐끗 쳐다보던 그가 순식간에 미간을 찌푸렸다.“이상하군. 저 사람들 방금 저쪽 방에서 무슨 이야기들을 나눈 거지? 저 여자 연예인들 얼굴색이 왜 저렇게 안 좋은 거야?”도범이 잠시 고민하고 있을 때 두 여자는 이미 직원 몇 명에게 이끌려 왼쪽에 있는 아치형으로 된 문을 나서서 별채로 향했다.잠깐 고민하던 도범은 자신의 괜한 의심을 하고 있다고 생각에 이어서 술을 마셨다.그런데 그가 막 두 잔을 마셨을 때, 펜션 주인이 다시 안으로 들어오더니 활짝 웃으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자리에 돌아온 후 주현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곁에 있는 사람과 술을 한 잔 마셨다. 그러다 소명용 쪽으로 고개를 살짝 기울이더니 남들이 듣지 못하게 몇 마디 말을 건넸다.소명용이 만족스럽게 웃더니 곁에 있던 사람들과 함께 연거푸 술을 몇 잔 더 들이켰다.몇 잔을 연속 마시던 소명용이 누가 봐도 취한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났다.“이거 참 머리가 너무 어지럽군그래. 다들 미안하게 되었어. 오늘 정말 너무 많이 마셔서 쉴만한 곳에서 잠시 누워있어야 할 것 같아. 자네들은 계속하여 마셔. 난 이제 도저히 함께 마실 수 없을 것 같아!”“하하 소 대장님 주량이 어째 예전 같지 못합니다!”황대성이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제 기억에
“자 우리들끼리 마시자고. 마셔 마셔!”남아 있던 사람들이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홍희범 역시 몇 잔을 들이켜다가 화장실을 찾으러 간 도범 쪽을 바라보았다.한참 고민하던 그는 역시 방금 도범의 반응이 이상했다고 생각했다.결국 잠시 후 그도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간다는 핑계를 대고 몰래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소, 소 대장님 안녕하세요!”방안에 있던 두 미녀 연예인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바로 그때, 소명용이 방문을 열고 들어섰다.“이거 아리따운 여성분들을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소명용이 비열한 웃음을 지었다. 그의 얼굴에서 더 이상 평소에 보여주던 엄숙함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모리배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가 씩 웃으며 방문을 닫았다.“소, 소 대장님께서 저희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하셨다면서요?”두려움에 저도 몰래 뒷걸음치던 하가영은 마른침을 삼키고 그제야 고분고분하게 말을 건넸다.“이야기? 하하 그게 무슨 소리지? 설마 여기 주인장이 너희들한테 말을 제대로 전하지 않았나? 여기까지 왔으면 오늘 나를 잘 모셔야 할 게 아니야!”소명용이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난 당당한 7성급 대장이라고! 내 눈에 든 건 너희들의 복이라고 알아듣겠어?”“가영아 여, 역시 그만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연이 하가영을 말리며 말했다. 그녀는 정말 겁이 나기 시작했다. 이대로 거역하면 눈앞의 대장의 심기를 거스르는 것뿐만 아니라 펜션 주인인 주현이 절대 그녀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비록 그녀도 소 대장을 보고 역겨운 마음이 들긴 했으나 죽는 것보다는 나았다.“하하 이제 보니 너희들 아직 이 일이 달갑지 않나 보구나?”소명용이 피식 웃더니 곧바로 그녀들한테 다가가 여자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 안았다.“하지만 이곳까지 왔다는 건 이미 너희들도 마음의 준비를 했다는 거 아니겠어? 설마 이 군대장을 거스를 생각은 아니겠지?”말을 마친 그가 곧바로 한 팔에 한 명씩 여자를 껴안고 성큼성큼 침대 쪽으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