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일비는 도범을 여기에서 지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만 보면 짜증이 났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때 도범이 끼어들었다.“걱정하지 마세요, 당신한테 관심 없으니까. 그리고 우리 와이프가 당신보다 퍽 예쁘거든요, 그러니까 당신 그런 걱정을 할 필요 없어요. 퇴역군인인 제가 여자를 강요하는 짓 따위를 하겠어요?”“당신!”그 말을 들은 용일비가 화가 나서 씩씩거렸다. 자신은 그에게 알몸까지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도범은 자신이 도범의 와이프보다 못하다고 했기 때문이었다.용일비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도범의 와이프가 얼마나 예쁜 지 몰라도 그녀는 자신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그래요? 당신 와이프가 누군지 궁금하네요, 얼마나 예쁜지 다음에 한 번 보여줘요.”용일비가 팔짱을 낀 채 말했다. 그녀는 도범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한낱 경호원인 그가 자신보다 예쁜 여자를 와이프로 맞아들였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기회가 되면 보죠.”도범이 시간을 확인하더니 다시 말했다.“5시가 되었으니 저는 집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좀 쉬려고 했는데 웬 여자 때문에 잠도 못 잤네요.”말을 마친 도범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 모습을 본 용일비가 멍청한 얼굴로 시계를 보더니 말했다.“이제 4시 반이잖아, 그런데 왜 퇴근하는 거야? 그것도 대장한테 말도 안 하고? 네 허락도 안 받고 저렇게 간다고? 저게 무슨 경호원이야? 당장 잘라, 저런 경호원은 반드시 잘라야 해, 신애야, 저놈 당장 잘라!”하지만 용신애는 용일비를 보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언니, 머리도 안 마른 걸 보니 이제 씻었나 보네, 이렇게 화를 내면서 도범 씨를 쫓아내려고 하는 이유가 설마 언니가 샤워할 때 도범 씨가 본 건 아니지?”그 말을 들은 용일비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그럴 리가 있겠어? 천애야,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마, 알겠지? 나 정말 화낸다.”“왜 그렇게 긴장하는 거야? 그냥 농담한 건데, 샤워할 때 당연히 문 걸었겠지, 그런데 도범 씨가
“싸움?”그 말을 들은 용일비와 용신애가 서로를 한 눈 보더니 아래층으로 달려갔다.그리고 별장의 문을 열자마자 화원 밖의 공터에서 사나운 표정으로 도범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를 보게 되었다.“대대장 주원이네.”“저 사람 싸우기 좋아하잖아, 용 씨 집안에 조금 대단한 사람이 왔다는 걸 알면 자꾸 싸워보려고 하고 상대 안 해주면 상대해 줄 때까지 조르고.”대대장 주원을 보니 용신애가 머리가 아팠다.용 씨 집안은 도범에게 잘 보여야 했지만 너무 티가 나서는 안되었다. 만약 주원이 도범의 심기를 건드리기라도 한다면 큰일이었다.“주원, 이 자식 실력 대단하다고 했으니까 한번 잘해 봐.”옆에 있던 용일비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고수들끼리 실력을 비길 때에는 상대방을 다치지 않게 하는 선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일단 싸움을 하게 되면 어떻게든 다치게 되어있었다.도범이 맞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용일비는 속이 조금 후련할 것 같았다.“언니, 무슨 소리 하는 거야?”용신애가 용일비를 흘겨보며 말했다.“주원, 이제 곧 퇴근해야 하는 사람 붙잡고 늘어지지 마, 다들 용 씨 집안의 경호원이니 실력을 겨뤄 볼 필요 없어.”“아가씨, 제 성격 잘 알잖아요. 제가 고수를 만나면 승부를 가르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서요, 아니면 잠도 잘 못 자요, 이 자식이 서하를 때려눕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래서 한 번 겨뤄보고 싶어요, 저랑 이놈 중에서 누가 더 대단한지! 오늘 아가씨께서 제 월급을 깎는다고 해도 저 겨뤄봐야겠어요!”주원이 흥분한 얼굴로 도범을 바라봤다.“당신이 주원이었군요. 며칠 전에 당신에 대해 조금 들어봤는데 역시나 사람이 겸손하지 못하네요, 사람만 보며 싸워보려고 하고, 당신 용 씨 집안의 3대 경호원도 못 이기죠?”도범이 담담하게 말했다.주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이를 악물었다.“맞아, 나 그분들 못 이겨, 그분들이 대단하다는 거 잘 알아. 하지만 그분들이랑 겨뤄서 져도 승복할 수 있지만 아직 당신이랑 겨뤄본 적이 없으니 한번 해봐야겠어!”“이미
주원이 도범의 상대도 되지 못하는 모습을 본 용일비는 처음에는 놀랐지만 금방 실망했다. 주원이 도범을 혼내줄 것이라고 기대를 했었는데 이렇게 될 줄이야.“당신이 졌어!”도범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이제 알았으면 좀 비켜줘, 나 집에 가야 해.”주원도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도범은 주원보다 힘이 셀 뿐만 아니라 속도도 빨랐다. 도범의 주먹이 얼마나 무서운 속도로 다가왔는지 그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하지만 그는 도범이 자신의 체면을 너무 세워주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대놓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에게 졌다고 말을 하다니.“너무 자신만만한 거 아니야?”주원이 말을 마치더니 갑자기 뛰어올라 두 손을 맞잡아 도범을 향해 내려쳤다.두 주먹이 합쳐져 도범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자세가 이상하긴 했지만 공격력은 작지 않을 것 같았다.“딱 두꺼비 같네.”도범이 주원을 보고 웃었다, 그리고 높이 뛰어오르더니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머지않아 도범의 두 발은 주원의 어깨 위에 나타났고 그는 주원을 밟고 섰다.주원은 도범의 발아래에 짓밟혀 바닥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그는 팔다리가 끊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이제 좀 인정할 수 있겠어? 내가 정말 너를 때리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당신 이미 수백 번도 죽었을 거야! 하지만 서하보다 실력이 있긴 하네.”“인, 인정합니다!”도범에게 밟힌 주원은 그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도범의 속도를 아예 따라잡을 수 없었다.도범이 정말 마음을 먹고 자신을 때렸다면 그는 반항할 힘도 남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을 주원은 그제야 깨달았다.도범이 손쉽게 주원을 이기는 모습을 본 용신애가 다시 한번 놀랐다. 주원을 이렇게 쉽게 이기는 건 용 씨 집안의 삼대 경호원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이런 전투력을 지닌 이는 절대 평범한 군인 일리가 없었다. 적어도 중장이나 대장이 분명했다.용신애는 자신의 아버지의 추측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도범은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문을 나서더니 자신의 포르쉐 앞으로 다
일찍이 집으로 돌아간 도범은 차를 마당에 세우고 안으로 들어갔다.하지만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성경일과 한지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머님, 어머님도 저랑 시율이 사이가 쭉 좋았다는 거 알잖아요. 그래서 저도 시율이를 위해서 이러고 있는 거예요. 이 사진을 보세요, 이 여자 재벌이 틀림없어요, 돈도 엄청 많다고요. 이 야명주를 1000억에 샀다고요! 도범이 이 여자를 만나고 있는 게 틀림없어요, 이 여자를 만나면서 돈을 받고 있는 거라고요.”도범은 밖에서 성경일이 하는 말을 듣고만 있었다.전에 왕호가 나봉희를 찾아와 이 얘기를 꺼냈을 때에도 박시율과 나봉희는 무척 화를 냈었다.하지만 도범은 그 여자가 여전신이고 친구일 뿐이라고 이미 설명해 준 상태였다.나봉희와 박시율이 여전히 믿지 않아 자신의 제자라고도 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믿지 않았다.다행히 그날 밤, 한지운의 미움을 사긴 했지만 한 씨 집안의 주인인 한용휘가 한지운을 데리고 와 도범에게 사과를 하고 6억을 배상해 줬다.나봉희는 돈을 사랑하는 사람이었기에 더 이상 그 일을 걸고 들지 않았다. 그리고 도범이 자신에게 20억을 주겠다고 했으니 그 일은 그렇게 끝이 났다. 박시율도 도범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바로 박시율 할아버지의 칠순잔치 때 도범이 했던 약속을 전부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니면 박시율은 도범과 이혼하겠다고 했다. 그 일이 그냥 지나갔을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도범이 출근한 틈을 타 한지운과 성경일이 같이 찾아와 나봉희에게 이 얘기를 꺼낼 줄은 몰랐다.다행히 도범이 오늘 퇴근을 일찍 한 덕분에 마침 두 사람이 여기에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때 나봉희도 입을 열었다.“사실 이 얘기를 왕 도련님한테서도 들었어요, 사진도 저한테 보여줬고요. 그런데 도범이 인정하지 않아서 저희도 방법이 없었어요. 이 사진만으로는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으니까요, 더 노골적인 사진을 가져오면 모를까.”“이 사진으로도 부족하다고요?”한지운이 언짢은 얼굴로 물었다.“어머님, 이
“무슨 기회를 말하는 겁니까?”한지운과 성경일이 눈을 반짝이며 이구동성으로 물었다.“도범이 어르신 칠순잔치 때, 저에게 40억을 주겠다고 했거든요, 그리고 저번에 박이성을 때려서 박이성한테 20억을 배상해 주겠다고도 했고요. 또 어르신께 몇 십억이 되는 선물도 주기로 했어요.”나봉희가 말했다.“정말요? 잘 됐네요. 그놈 그 많은 돈을 내놓지 못할 게 분명합니다. 그때 시율이가 도범을 쫓아내면 되겠네요!”“맞아요, 어르신 칠순잔치도 이제 보름 넘게 남았잖아요, 그때 저희 한 씨 집안에서도 무조건 와서 그놈이 망신당하는 걸 봐야겠어요!”두 도련님이 신이 나서 말했다, 드디어 희망이 보였기 때문이었다.그날 도범이 운이 좋아서 니엘에게 맞아죽지 않고 오히려 좋은 것만 가득 얻어 가 성경일과 한지운은 화가 잔뜩 났었다.그런데 이렇게 희망을 보게 될 줄이야.“하지만 저는 도범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월급을 40억씩 받고 있잖아요, 그리고 용신애 아가씨와도 사이가 좋아서 두 달 치 월급을 미리 받으면 된다고 했어요. 말하는 꼴을 봐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그때 나봉희가 다시 말했다.그 말을 들은 두 도련님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그들은 마치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것 같았다. “몇 십억의 선물을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에요, 그걸 준비했대요?”한지운이 생각해 보더니 물었다.“그럴 돈이 어디 있겠어요? 그때 가봐야 알죠.”나봉희가 웃으며 대답했다.그때 성경일이 이를 악물더니 무언가를 꺼내 나봉희에게 건네줬다.“어머님도 시율이가 좋은 집안에 시집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이렇게 평생 고생만 하는 모습 보고 싶지 않죠? 이 물건을 물이나 음료수에 타서 도범에게 먹이세요, 도범이 죽으면 모든 게 해결될 겁니다.”“독약인가요?”성경일의 말을 들은 나봉희가 놀라서 물었다.“안돼요, 제가 도범을 좋아하지 않고 그놈이 우리 가족을 이렇게 만들긴 했지만 이런 일을 할 수는 없어요, 저는 이런 짓 못해요.”
은행 카드에 200억이 들어있다는 소리를 들은 나봉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200억은 박 씨 집안에게 있어서 적은 돈이 아니었다. 이 돈을 가질 수 있다면 그들은 평생 먹고 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박 씨 집안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었다.나봉희의 반응을 본 성경일과 한지운이 속으로 기뻐했다.두 사람은 이미 모든 것을 다 계획했다. 첫 번째 계획은 바로 저번에 찍은 사진을 나봉희에게 보여줘 도범이 다른 여자의 돈을 받으며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이렇게 되면 그들은 힘을 들이지 않고도 도범을 쫓아낼 수 있었다.만약 박시율이 주동적으로 이혼을 제기한다면 도범도 뻔뻔하게 나올 수 없다고 그들은 생각했다.하지만 그들은 이 방법이 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직 보름이 넘도록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봉희의 이런 말까지 들으니 도범이 어쩌면 정말 80억을 내놓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랬기에 그들의 첫 번째 계획은 실패했다.그들은 두 번째 계획을 실행할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계획은 바로 나봉희가 돈을 좋아하는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만약 그녀가 두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여 도범에게 독약을 먹일 수 있다면 도범이 그 독약을 먹고 죽기만 해도 그들은 이미 절반이나 성공했다고 할 수 있었다.혹시나 나봉희가 돈이 적다고 할까 봐 두 사람은 이를 악물고 각자 100억을 꺼내 이 200억을 만들어냈다.“어때요? 200억이에요, 어머님. 어머님의 행복을 위하고 시율이가 앞으로 좋은 남자한테 시집갈 수 있게 하기 위해 이걸 도범에게 먹이기만 하면 됩니다, 그럼 200억은 어머님의 것이 되는 겁니다.”성경일이 나서서 옆에서 말했다.“맞아요, 그럼 이 낡은 집을 바꾸거나 뜯어버릴 수도 있어요, 여기에 멋진 별장을 짓는 겁니다. 어머님 아들도 돈이 생긴다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겠죠, 시율이는 저나 성 도련님에게 시집을 가도 좋고요, 그래도 금방 퇴역한
문 앞에서 그 말을 들은 도범의 마음은 그나마 편안해졌다.200억은 확실히 적은 돈이 아니었디. 그들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나봉희가 돈을 이렇게 좋아하니 허락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나봉희가 관건적인 시각에 유혹을 견뎌내고 두 사람을 거절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도범은 그제야 아무것도 모르는 척 문을 두드렸다.“누구시죠?”방 안에 있던 세 사람이 놀라서 허둥댔다, 한지운과 성경일은 다급하게 독약과 은행 카드를 거두었다.“장모님, 저예요, 시율이는 퇴근했어요?”도범이 방 안에 대고 말했다.“아직이다, 이제 곧 퇴근할 것 같으니 네가 가서 좀 데리고 와.”나봉희도 찔려서 얼른 도범을 집에서 내보내려고 했다.“네, 그럼 제가 시율이 데리고 올게요.”머지않아 도범은 집을 떠났다.도범이 간 것을 확인한 뒤에야 나봉희는 한시름 놓았다.“세상에,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네. 도범이 두 분을 봤다면 또 손찌검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성격이 불같고 고집은 또 얼마나 센지 다른 사람 말도 잘 안 듣는다니까요.”“어머님, 잘 생각해 보세요, 200억이라고요.”성경일은 여전히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저희는 먼저 가볼 테니 생각해 보시고 다시 전화 주세요. 사실 간단해요, 이 약은 찾기도 힘들고 색깔도 냄새도 없다고요, 효과도 빠르지 않아요, 그저 감기에 걸린 것처럼 몸에 힘을 못 쓰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한 달이나 지나야 죽는다고요.”“가세요, 다음에 봐요.”나봉희는 갑자기 돌아온 도범 덕분에 놀라 얼른 두 사람을 보내고 나서야 한시름 놓았다.“너무한 거 아니야, 우리 시율이를 얻기 위해서 그런 비열한 수단을 쓰려고 하다니. 저런 사람이랑은 어울리지 말아야 해.”두 사람을 보낸 뒤에야 나봉희가 두 팔을 쓸어내리며 말했다.“저렇게 교활한 사람한테 시율을 줬다가는 두 사람이 마음이 안 맞기라도 하면 시율이에게도 이런 약을 먹이는 거 아니야? 아니면 나한테 약을 먹일 수도 있는 거고. 도범이 돈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믿을 만한 사람인 건 맞아
“헤어지자고? 왜 헤어지자고 하는 거야? 우리 좋았잖아, 결혼까지 약속했잖아.”박해일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두어 걸음 물러섰다, 그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왜냐고? 돈 때문 아니겠어? 누가 그렇게 가난하래?”장소연은 오늘 오후에 하마터면 도범의 손에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화가 났다.박해일은 오늘 오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직 알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돈?”그 말을 들은 나봉희가 멈칫하더니 장소연에게 애걸하기 시작했다.“소연아, 걱정하지 마, 나 이제 곧 돈 생길 거야. 너 돈 필요해? 우리 엄마한테 돈 많잖아, 돈 필요하면 내가 엄마한테 물어볼게.”그 말을 들은 장소연은 혹했다. 박해일은 자신을 무척이나 믿고 있는 듯했기 때문이었다.박해일의 누나는 물론 도범의 월급도 억 소리가 날 만큼 높았다.그리고 장소연은 지금 갈 곳도 없었다, 전에 많은 돈을 손에 넣었지만 이미 대부분을 쓴 덕분에 얼마 남지 않았다.만약 지금 도범과 헤어진다면 돈 많은 사람을 어디 가서 찾을 수 있겠는가?어쩌면 일단 박해일과 만나면서 기회를 찾아 다른 돈 많은 이를 만나 결혼을 하는 것이 더 좋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리고 도범이 박해일의 형부였으니 박해일의 앞에서 자신을 죽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범은 지금 용 씨 집안에서 일을 하고 있었기에 그 집안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그랬기에 자신이 용 씨 집안의 큰 도련님을 만날 기회가 생겨 도련님과 함께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장소연은 다시 생각을 바꿨다. 그리곤 입술을 깨물곤 불쌍한 얼굴로 말했다.“해일아, 나도 너랑 헤어지고 싶지 않은데 내가 너희 가족한테 미안한 일을 했어, 나를 용서해 줄 수 있을까?”박해일은 그 말을 듣자마자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소연아, 너만 내 곁에 남겠다고 한다면 네가 무슨 잘못을 저질러도 다 용서할 수 있어, 나를 믿어줘,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해일아, 역시 너밖에 없어.”장소연은 조금 감동해서 박해일의 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