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힘이야!”어느 정도 상태를 회복한 한 녀석이 곧바로 바닥에서 기어 일어나 굳은 표정으로 도범을 바라보았다.남은 세 사람도 급하게 모여들기 시작했다. 곧이어 다섯 명이 도범을 가운데 두고 에워쌌다.도범이 그들에게 포위된 모습을 확인한 홍 씨 도련님은 그제야 한시름 덜었다.“너희들 절대 그놈 쉽게 죽이지 마. 일단 매운맛을 제대로 보여 줘야 돼. 절대 통쾌하게 한 방에 죽게 두지 않을 거야!”대머리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도련님 이놈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에요. 우리들이 이자를 죽일 수 있다고 해도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그 말을 들은 홍 씨 도련님이 숨을 들이켰다.“그럴 리가. 너희들은 우리 신용당의 다섯 호랑이라고, 원래는 여섯 호랑이였는데 안타깝게도 춘식이 형님이 죽어버렸지. 그게 아니었다면 우리 신용당은 다른 당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어!”“이 자식은 5년간 군 생활을 했습니다. 전쟁터에서 무려 5년이나 버텨낸 놈이니 당연히 그 실력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천명에 한 명꼴로 나타날 인물이죠!”콧수염을 기른 남자가 말했다.말을 마친 그가 손바닥을 펼치며 뒤집자 아까와 같은 비수가 나타났다. 그가 비수를 꽉 쥐며 말했다.“하지만 저놈이 우리 다섯과 만나게 된 건 저 자식 운이 지지리 나쁘다는 걸 설명하죠. 도련님, 걱정 마세요. 이놈은 오늘 무조건 죽을 목숨이니까!”콧수염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홍 씨 도련님은 그제야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하하 너희들 아까까지만 해도 자기들이 엄청 신용을 잘 지키는 사람들이라고 하지 않았나? 나를 죽이지 않겠다고도 했던 것 같은데, 그깟 돈 7억 6천만원이라고 했잖아?”도범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그 말을 믿다니, 순진한 놈이네! 우리 신용당에는 별별 사람들이 다 모여 있지. 하하 네가 우리 신용당의 도련님을 이지경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네 생각에는 우리가 너를 그냥 보내줄 것 같아?”대머리가 싸늘하게 말했다.“그러게 말이야. 야, 우리 도련님은 신분이 아주 존귀
하지만 대머리 역시 독한 놈이었었다. 그가 다리에 꽂힌 비수를 단숨에 뽑아내자 피가 사방으로 낭자하게 튀었다. 그는 뽑아낸 비수를 쥐고 도범을 향해 달려들었다.그가 비수를 들고 도범을 향해 찌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왜냐하면 다른 켠에 서있던 세 사람 역시 도범을 향해 공격해오는 모습을 확인했던 것이다.네 사람이 동시에 사방에서 도범을 향해 공격해 왔다. 팔목이 끊어난 콧수염을 제외한 나머지 네 명의 고수가 동시에 도범을 포위하며 돌진한 것이다. 사방을 어찌나 꼼꼼하게 막으며 달려드는지 도저히 도망갈 틈이 보이지 않았다.다른 세 사람 역시 이번에는 도범이 절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하지만 그 순간 그들은 눈앞이 번쩍이는 느낌이 들었다. 도범이 몸을 뒤로 젖히는가 싶더니 엄청난 속도와 괴상한 자세로 그들의 공격을 피한 것이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들 중 한 사람의 몸 뒤로 돌아가 다리를 걸어 상대방을 넘어뜨렸다.“퍽 퍽 퍽!”남은 세 사람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에는 이미 도범이 빠르게 공격을 해온 다음이었다. 세 사람이 순식간에 바닥에 쓰러졌다.어느새 도범의 손에 비수가 들려져 있었다. 비수의 손잡이 부분에는 고풍스러운 용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칼날이 날카로웠다. 네 사람이 막 바닥에서 몸을 일으킨 그 순간 도범이 삼백육십 도로 몸을 휘리릭 돌리더니 멈춰 섰다. 네 사람이 멀뚱멀뚱 그 자리 그대로 서서 도범을 바라보고 있었다.“퍽 퍽 퍽!”그때 사람들이 하나둘 바닥에 꼬꾸라지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에 경악과 공포가 새겨져있었고 목 위에는 어느샌가 한줄기 상처가 생겼다.도범의 속도가 어찌나 빨랐던지 비수에는 핏자국 하나 남아있지 않았고 쓰러져있는 사람들의 목에 난 상처에서도 2, 3초가 지나서야 빨간 선혈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말, 말도 안 돼!”이미 팔 하나를 잃은 콧수염은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넋을 놓고 있었다. 그는 다섯 호랑이라 불리는 그들이 동시에 도범 하나를 공격했는데 이런 결과를 초래할 것
홍영재는 줄곧 자신이 충분히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이 상황을 놓고 볼 때 도범은 준장 아니면 대장 정도는 될 인물이었다.그게 아니라면 단 한 사람이 그들 신용당의 서열 5위를 한꺼번에 해치울 수는 없었다.그런데 대장보다도 높은 직급이라면 자신과는 까마득한 위치에 있는 구대 전신밖에 없었다. 하지만 구대 전신은 이미 공식적으로 발표된 인물들로 TV에까지 나온 적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얼굴과 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다.구대 전신에는 도범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도범은 계속 그보다 높은 직급으로 맞추어보라고 한다.“그럴 리가? 설마 구대 전신이 아니라 십대 전신이야? 당신은 공식 발표에서 공개하지 않았던 건가?”홍영재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자신은 이제 죽을 목숨임을 깨달았다. 도범은 절대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눈앞의 그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꼭 알고 싶었다.순간 번뜩이는 무언가가 떠올랐다. 그가 숨을 들이켰다.“당, 당신은 장군이었어! 그래 맞아, 분명 원래는 장군의 신분을 공식 발표하려고 했었는데 곧바로 취소되었다고 했어. 그 후 장군의 신분은 줄곧 베일에 싸여있었고!”여기까지 생각한 홍영재는 가슴이 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자신이 그깟 돈 7억으로 장군의 심기를 거스르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장군은 화하의 정점에 서있는 존재였고 마음대로 바람과 비를 불러올 수 있다고까지 전해지는 인물이었다.“하하 하하!”그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내가 실제로 장군님을 만났다니, 그 실물을 영접하게 되다니! 좋습니다, 좋아요. 이제 전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말을 마친 그가 이를 악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자 오십시오. 저에게 마지막 한 방을 날려주십시오. 감사합니다!”도범은 그가 죽음을 앞두고 이렇게 사내대장부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스륵!”도범이 칼로 그의 목을 긁고 몸을 돌렸다. 그리고 가죽 케이스가 있는 쪽으로 걸
“그래 맞아 맞아. 그건 네 말이 맞구나!”나봉희가 황급히 돈을 넣고 케이스를 닫더니 이어서 말했다.“네놈이 드디어 조금 쓸모가 있게 되었구나. 고작 하루 반 정도 지났는데 내가 잃어버렸던 돈을 되찾아 오다니. 이제 보니 너도 그렇게 쓸모없기만 한 놈은 아니네!”“조금만 쓸모 있다니, 난 이놈이 점점 마음에 드는 것 같아!”박영호가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선 자리에서 펄쩍펄쩍 두 번 뛰더니 이어서 연속 스쿼트까지 선보였다. 공연을 마친 그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여보 이것 좀 봐, 이것 좀! 다 나았어, 완전 다 나았다고. 이제 보통 사람과 똑같아. 달리기도 할 수 있다고!”“정말 나았잖아!”나봉희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전에 도범이 일주일 정도면 완쾌할 수 있다고 했었는데 정말로 다 나은 것이다. 이건 기적이나 다름없었다.하지만 곧바로 그녀는 뭔가 생각난 듯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뭘 그리 기뻐하고 그래? 당신 다리는 원래 멀쩡했었다고. 멀쩡했던 다리가 저놈 때문에 그렇게 된 건데 뭐 그런 걸로 기뻐해. 흥 그걸로 저놈한테 돈을 요구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많이 봐 준 거지!”“장모님 말씀이 맞습니다. 확실히 이 일은 제 책임입니다. 마땅히 배상해야 하죠. 말씀하세요, 얼마를 드리면 될까요?”도범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그녀의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왜냐하면 박영호의 다리는 확실히 자신이 다치게 한 것이 맞았다. 애초에 그와 박시율이 결혼 한 그날 밤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그들 가족은 지난 5년간 그렇게 고된 나날을 보내지 않아도 되었었다.때문에 오늘날 나봉희가 그를 책망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됐거든, 넌 우선 할아버지 생신날에 나한테 약속했던 혼수 비용 40억이나 준비해 두거라. 40억을 못 구해 오면… 후후 절대 내 인정을 받을 생각도 하지 말고, 우리 시율이 털끝 하나 건드릴 생각도 하지 말거라!”나봉희가 빠르게 쏘아붙였다. 잊고 있었을 때에는 몰랐는데 다시 떠올리니 또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
“결혼식?”도범이 잠깐 놀라더니 곧바로 미소 지으며 말했다.“나도 시율이한테 결혼식을 올려주지 못했네요. 걱정 마세요. 할아버지 생신을 마친 후 제가 꼭 그녀한테 중주시를 뒤흔들만한 성대한 결혼식을 차려줄 테니까요!”“네가?”나봉희가 도범을 아래 위로 훑어보더니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지금 네 꼴로 전 중주시를 뒤흔들만한 결혼식을 차려준다고? 그 말을 누가 믿어? 내가 보기엔 쪽팔리는 결혼식이라고 말하는 게 더 적합하겠어!”“하하 너도 참 괜한 일 벌이려고 하지 말거라.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려면, 그것도 전 중주시를 뒤흔들만한 결혼식을 올리려면 돈이 없어서야 되겠느냐? 네가 정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할아버지 생신날 몇십억 가치에 상당하는 선물을 내놓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우리 집안의 체면을 살려주는 거란다!”박영호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 그들이 결혼식을 올렸을 때에는 확실히 급작스럽고 초졸했었다. 그저 박 씨 가문 사람들끼리만 모여 식사를 했었기에 박시율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었다.하지만 이미 5년이나 지났고 도범과 박시율의 아이도 제법 나이가 들었다. 박영호는 더 이상 그 일을 마음에 두지 않고 있었다.이제는 도범과 박시율의 수입도 적지 않았다. 그들이 꾸준히 출근을 하기만 하면 앞으로의 생활은 예전보다는 훨씬 좋아지게 될 것이다.“걱정 마세요 장인어른, 이건 제가 시율이한테 빚진 겁니다. 당연히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는 것으로 그녀에게 보상을 해 줄 겁니다!”도범이 담담한 표정으로 미소를 짓다가 이어서 말했다.“참 이 일이라면 나중에 다시 얘기하는 게 좋겠습니다. 지금 당장 급하게 그녀에게 알릴 필요도 없고요. 나중에 그녀가 깜짝 놀라게 만들어 줄 겁니다!”“하하 이건 네 입으로 직접 말한 거야. 만약 네가 전 중주시를 뒤흔들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는 것으로 지금껏 우리 시율이한테 못해줬던 것을 보상해 준다면 나도 더 이상 지난 5년간 우리 집안이 겪었던 고통을 네 탓이라고 말하지 않겠다!”나봉희가 비웃으며 팔짱을 꼈다. 분명
곁에 있던 나봉희의 얼굴이 굳어졌다.“왕 씨 도련님은 혼수 비용으로 100억도 문제없다고 했어. 그리고 시율이한테 호화로운 결혼식을 올려주겠다고도 했다고. 그 사람은 정말로 돈이 많은 사람이라서 그 돈이 아쉽지 않을 테지. 하지만 도범은 돈도 없으면서 허풍이나 치고 다니기 좋아하는 놈이라고. 절대 그놈 말을 다 믿어서는 안 돼!”“하지만 도범의 월급은 정말인걸? 그날 용 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가 본인 입으로 직접 승낙했어. 이건 거짓일 수가 없잖아?”“그리고 내 다리도, 봐봐, 정말 나았다고. 난 이건 기적이라고 생각해! 전문가조차 치료할 수 없었던 걸 걔가 치료했어!”박영호는 여전히 도범을 두둔하며 말했다.“후후 월급은 손에 들어오기 전까지 자기 것이라고 할 수 없어. 그리고 도범은 오랜 시간 전쟁터에 있던 버릇이 남아 있어서 사고를 잘 쳐. 그는 그저 우둔한 놈일 뿐이야. 그러다 어느 날인가 감히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리게 되면 우리도 함께 휘말리게 될 거라고!”“그리고 당신 다리는 도범이 전쟁터에 오래 있다 보니 타박상을 입은 병사들을 치료하는 법을 읽혔나 보지. 그건 보통이잖아? 만약 그놈한테 감기 같은 병을 치료하라고 하면 절대 못할걸!”나봉희가 박영호를 흘겨보고 나서 가죽 케이스를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이 두 박스에 담긴 돈은 절대 잃어버려서는 안 돼. 어렵게 찾아온 거니까 내일 우리 다른 은행에 가서 저축하는 게 좋겠어. 또다시 다른 사람들 눈에 띄어서는 안 되니까!”나봉희의 뒷모습을 보고 박영호가 입을 삐쭉거렸다. 그의 다리가 어디 타박상 정도로 간단한 문제였던가?같은 시각, 신용당 소재의 웅장한 저택 내부에서는 한 중년 남자가 앉아있었다. 그 주위로 홍 씨 가문의 몇몇 사람들이 모여있었다.“아빠 어떻게 된 거예요? 듣기로 우리 신용당에 남아있는 다섯 호랑이들을 모두 내보냈다면서요. 혹시 무슨 큰일이라도 생긴 거예요?”젊은 여자가 자신의 아버지, 즉 전설 속의 홍 씨 어르신을 보고 물었다.“네 오빠한테 일이 생겼다
그때 섹시한 몸매에 딱 붙는 트임 원피스를 입고 마스크까지 착용한 미녀가 빠른 속도로 저택 문 앞에 도착했다.곧바로 문을 지키고 서 있던 남자가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어 안으로 달려들어왔다.“당주 님 당주 님, 큰일 났습니다. 웬 마스크를 쓴 미녀가 당주 님을 뵙고 싶다고 찾아왔습니다!”남자가 들어와서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그 얼굴은 어떻게 된 거냐?”그중 한 노인네가 곧바로 물었다. 여기는 신용당 당주와 몇몇 장로들이 머무는 곳이었다. 설마 누가 시비를 걸려고 찾아온 건 아니겠지?남자가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그 여자의 몸매가 너무나 출중하고 섹시해서 문을 지키고 있던 몇몇 형님들이 그녀의 마스크를 벗기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글쎄 그 여자가 엄청난 실력자였던 겁니다. 몇 수 두지도 않았는데 우리들은 모두 바닥에 처박혔습니다. 그리고 3분 내로 당주 님을 만나지 못하면 우리 신용당을 없애버리겠다고까지 했습니다!”“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노인네가 벌컥 화를 내더니 테이블을 쾅 하고 내리치며 일어섰다. 그의 얼굴이 흉하게 이그러졌다.“여기는 신용당이라고, 우리 신용당을 없애버린다고? 그년이 제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무슨 그런 미친년이 다 있어?”홍 씨 어르신이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일단 들어오라고 하거라!”곧이어 혹여 지나가던 행인이 알아볼까 두려워 마스크까지 끼고 나온 장진이 저택 안의 응접실로 들어왔다.그녀의 주위로 이백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포위하고 있었다. 그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험악한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방금 전까지 이 여자는 문밖에서 열몇이나 되는 사람들을 손쉽게 쓰러뜨렸다. 그런 여자가 절대 평범한 사람일 리가 없었다!그보다 중요하게는 지금 이곳 본부에는 다섯 호랑이 중 한 명도 남아있지 않았다. 이건 퍽 골치 아픈 일이었다.“자네는 누군가? 무슨 목적으로 이곳까지 온 거지?”홍 씨 어르신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저 여자 저 몸매, 왠지 어딘가에서 본 적 있었던 것 같은데?”그들
“어, 어르신 저, 저 사람이 누군지 자세히 좀 보십시오!”한 노인네가 드디어 장진을 알아보고 겁에 질린 목소리로 덜덜 떨며 말했다.더욱 충격적인 건 방금 장진이 자신은 그저 말을 전하러 왔을 뿐이라고 했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 전신을 움직여 말을 전하게 했단 말인가?“여, 여 전신 장진!”홍 씨 어르신이 눈앞의 여자를 자세히 보고 너무 놀라 숨을 들이켰다.자신과는 차원이 다른 까마득한 높은 곳에 있는 여 전신이 중주에 왔다는 것은 그녀가 중주시의 생사권을 틀어쥘 수 있다는 것을 뜻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세력들이 그녀한테 잘 보이려고 노력했었던가!그런데 그런 여 전신이 지금 신용당에 온 것이다.다른 때 같았으면 여 전신이 신용당에 온 것은 커다란 경사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그녀가 가져온 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인 비보였다.그들은 여 전신의 말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여 전신이나 되는 인물이 시간이 남아 돌아서 여기까지 찾아와 그들을 속일 리도 없었다.그걸 떠나서 신용당의 다섯 호랑이가 정말로 목숨을 잃었다면, 그들은 여 전신이 이곳까지 와서 일러줄 필요도 없이 서둘러 중주를 벗어나야 했다. 아니면 그들과 원수 지간이었던 세력들이 당장이라도 쳐들어왔을 것이다. 신용당은 다섯 호랑이의 가호가 없는 상황에서 곧바로 상대에게 처참하게 도륙 당할 것이다.“진, 진짜 전신이야!”“그래. 전신이 직접 여기까지 오셔서 우리한테 서둘러 떠나라고 말씀하셨어!”“세상에, 도대체 도련님은 어떤 사람을 건드린 거야? 다섯 호랑이가 그에게 살해당했다니. 그래도 다행인 건 상대가 비교적 자애로운 분이라서 남아있는 우리들에게 살 길을 열어주셨다는 거야!”주위의 사람들이 충격적인 소식에 놀라 숙덕거리기 시작했다.“이상하군, 그 사람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면 왜 우리들의 목숨은 살려두는 것이지? 폭주족 애들과 다섯 호랑이, 그리고 내 아들까지 죽였는데 당연히 우리를 살려둘 필요가 없지 않은가!”홍 씨 어르신은 비록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