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힘이야!”어느 정도 상태를 회복한 한 녀석이 곧바로 바닥에서 기어 일어나 굳은 표정으로 도범을 바라보았다.남은 세 사람도 급하게 모여들기 시작했다. 곧이어 다섯 명이 도범을 가운데 두고 에워쌌다.도범이 그들에게 포위된 모습을 확인한 홍 씨 도련님은 그제야 한시름 덜었다.“너희들 절대 그놈 쉽게 죽이지 마. 일단 매운맛을 제대로 보여 줘야 돼. 절대 통쾌하게 한 방에 죽게 두지 않을 거야!”대머리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도련님 이놈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에요. 우리들이 이자를 죽일 수 있다고 해도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그 말을 들은 홍 씨 도련님이 숨을 들이켰다.“그럴 리가. 너희들은 우리 신용당의 다섯 호랑이라고, 원래는 여섯 호랑이였는데 안타깝게도 춘식이 형님이 죽어버렸지. 그게 아니었다면 우리 신용당은 다른 당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어!”“이 자식은 5년간 군 생활을 했습니다. 전쟁터에서 무려 5년이나 버텨낸 놈이니 당연히 그 실력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천명에 한 명꼴로 나타날 인물이죠!”콧수염을 기른 남자가 말했다.말을 마친 그가 손바닥을 펼치며 뒤집자 아까와 같은 비수가 나타났다. 그가 비수를 꽉 쥐며 말했다.“하지만 저놈이 우리 다섯과 만나게 된 건 저 자식 운이 지지리 나쁘다는 걸 설명하죠. 도련님, 걱정 마세요. 이놈은 오늘 무조건 죽을 목숨이니까!”콧수염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홍 씨 도련님은 그제야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하하 너희들 아까까지만 해도 자기들이 엄청 신용을 잘 지키는 사람들이라고 하지 않았나? 나를 죽이지 않겠다고도 했던 것 같은데, 그깟 돈 7억 6천만원이라고 했잖아?”도범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그 말을 믿다니, 순진한 놈이네! 우리 신용당에는 별별 사람들이 다 모여 있지. 하하 네가 우리 신용당의 도련님을 이지경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네 생각에는 우리가 너를 그냥 보내줄 것 같아?”대머리가 싸늘하게 말했다.“그러게 말이야. 야, 우리 도련님은 신분이 아주 존귀
하지만 대머리 역시 독한 놈이었었다. 그가 다리에 꽂힌 비수를 단숨에 뽑아내자 피가 사방으로 낭자하게 튀었다. 그는 뽑아낸 비수를 쥐고 도범을 향해 달려들었다.그가 비수를 들고 도범을 향해 찌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왜냐하면 다른 켠에 서있던 세 사람 역시 도범을 향해 공격해오는 모습을 확인했던 것이다.네 사람이 동시에 사방에서 도범을 향해 공격해 왔다. 팔목이 끊어난 콧수염을 제외한 나머지 네 명의 고수가 동시에 도범을 포위하며 돌진한 것이다. 사방을 어찌나 꼼꼼하게 막으며 달려드는지 도저히 도망갈 틈이 보이지 않았다.다른 세 사람 역시 이번에는 도범이 절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하지만 그 순간 그들은 눈앞이 번쩍이는 느낌이 들었다. 도범이 몸을 뒤로 젖히는가 싶더니 엄청난 속도와 괴상한 자세로 그들의 공격을 피한 것이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들 중 한 사람의 몸 뒤로 돌아가 다리를 걸어 상대방을 넘어뜨렸다.“퍽 퍽 퍽!”남은 세 사람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에는 이미 도범이 빠르게 공격을 해온 다음이었다. 세 사람이 순식간에 바닥에 쓰러졌다.어느새 도범의 손에 비수가 들려져 있었다. 비수의 손잡이 부분에는 고풍스러운 용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칼날이 날카로웠다. 네 사람이 막 바닥에서 몸을 일으킨 그 순간 도범이 삼백육십 도로 몸을 휘리릭 돌리더니 멈춰 섰다. 네 사람이 멀뚱멀뚱 그 자리 그대로 서서 도범을 바라보고 있었다.“퍽 퍽 퍽!”그때 사람들이 하나둘 바닥에 꼬꾸라지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에 경악과 공포가 새겨져있었고 목 위에는 어느샌가 한줄기 상처가 생겼다.도범의 속도가 어찌나 빨랐던지 비수에는 핏자국 하나 남아있지 않았고 쓰러져있는 사람들의 목에 난 상처에서도 2, 3초가 지나서야 빨간 선혈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말, 말도 안 돼!”이미 팔 하나를 잃은 콧수염은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넋을 놓고 있었다. 그는 다섯 호랑이라 불리는 그들이 동시에 도범 하나를 공격했는데 이런 결과를 초래할 것
홍영재는 줄곧 자신이 충분히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이 상황을 놓고 볼 때 도범은 준장 아니면 대장 정도는 될 인물이었다.그게 아니라면 단 한 사람이 그들 신용당의 서열 5위를 한꺼번에 해치울 수는 없었다.그런데 대장보다도 높은 직급이라면 자신과는 까마득한 위치에 있는 구대 전신밖에 없었다. 하지만 구대 전신은 이미 공식적으로 발표된 인물들로 TV에까지 나온 적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얼굴과 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다.구대 전신에는 도범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도범은 계속 그보다 높은 직급으로 맞추어보라고 한다.“그럴 리가? 설마 구대 전신이 아니라 십대 전신이야? 당신은 공식 발표에서 공개하지 않았던 건가?”홍영재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자신은 이제 죽을 목숨임을 깨달았다. 도범은 절대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눈앞의 그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꼭 알고 싶었다.순간 번뜩이는 무언가가 떠올랐다. 그가 숨을 들이켰다.“당, 당신은 장군이었어! 그래 맞아, 분명 원래는 장군의 신분을 공식 발표하려고 했었는데 곧바로 취소되었다고 했어. 그 후 장군의 신분은 줄곧 베일에 싸여있었고!”여기까지 생각한 홍영재는 가슴이 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자신이 그깟 돈 7억으로 장군의 심기를 거스르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장군은 화하의 정점에 서있는 존재였고 마음대로 바람과 비를 불러올 수 있다고까지 전해지는 인물이었다.“하하 하하!”그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내가 실제로 장군님을 만났다니, 그 실물을 영접하게 되다니! 좋습니다, 좋아요. 이제 전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말을 마친 그가 이를 악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자 오십시오. 저에게 마지막 한 방을 날려주십시오. 감사합니다!”도범은 그가 죽음을 앞두고 이렇게 사내대장부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스륵!”도범이 칼로 그의 목을 긁고 몸을 돌렸다. 그리고 가죽 케이스가 있는 쪽으로 걸
“그래 맞아 맞아. 그건 네 말이 맞구나!”나봉희가 황급히 돈을 넣고 케이스를 닫더니 이어서 말했다.“네놈이 드디어 조금 쓸모가 있게 되었구나. 고작 하루 반 정도 지났는데 내가 잃어버렸던 돈을 되찾아 오다니. 이제 보니 너도 그렇게 쓸모없기만 한 놈은 아니네!”“조금만 쓸모 있다니, 난 이놈이 점점 마음에 드는 것 같아!”박영호가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선 자리에서 펄쩍펄쩍 두 번 뛰더니 이어서 연속 스쿼트까지 선보였다. 공연을 마친 그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여보 이것 좀 봐, 이것 좀! 다 나았어, 완전 다 나았다고. 이제 보통 사람과 똑같아. 달리기도 할 수 있다고!”“정말 나았잖아!”나봉희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전에 도범이 일주일 정도면 완쾌할 수 있다고 했었는데 정말로 다 나은 것이다. 이건 기적이나 다름없었다.하지만 곧바로 그녀는 뭔가 생각난 듯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뭘 그리 기뻐하고 그래? 당신 다리는 원래 멀쩡했었다고. 멀쩡했던 다리가 저놈 때문에 그렇게 된 건데 뭐 그런 걸로 기뻐해. 흥 그걸로 저놈한테 돈을 요구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많이 봐 준 거지!”“장모님 말씀이 맞습니다. 확실히 이 일은 제 책임입니다. 마땅히 배상해야 하죠. 말씀하세요, 얼마를 드리면 될까요?”도범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그녀의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왜냐하면 박영호의 다리는 확실히 자신이 다치게 한 것이 맞았다. 애초에 그와 박시율이 결혼 한 그날 밤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그들 가족은 지난 5년간 그렇게 고된 나날을 보내지 않아도 되었었다.때문에 오늘날 나봉희가 그를 책망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됐거든, 넌 우선 할아버지 생신날에 나한테 약속했던 혼수 비용 40억이나 준비해 두거라. 40억을 못 구해 오면… 후후 절대 내 인정을 받을 생각도 하지 말고, 우리 시율이 털끝 하나 건드릴 생각도 하지 말거라!”나봉희가 빠르게 쏘아붙였다. 잊고 있었을 때에는 몰랐는데 다시 떠올리니 또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
“결혼식?”도범이 잠깐 놀라더니 곧바로 미소 지으며 말했다.“나도 시율이한테 결혼식을 올려주지 못했네요. 걱정 마세요. 할아버지 생신을 마친 후 제가 꼭 그녀한테 중주시를 뒤흔들만한 성대한 결혼식을 차려줄 테니까요!”“네가?”나봉희가 도범을 아래 위로 훑어보더니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지금 네 꼴로 전 중주시를 뒤흔들만한 결혼식을 차려준다고? 그 말을 누가 믿어? 내가 보기엔 쪽팔리는 결혼식이라고 말하는 게 더 적합하겠어!”“하하 너도 참 괜한 일 벌이려고 하지 말거라.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려면, 그것도 전 중주시를 뒤흔들만한 결혼식을 올리려면 돈이 없어서야 되겠느냐? 네가 정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할아버지 생신날 몇십억 가치에 상당하는 선물을 내놓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우리 집안의 체면을 살려주는 거란다!”박영호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 그들이 결혼식을 올렸을 때에는 확실히 급작스럽고 초졸했었다. 그저 박 씨 가문 사람들끼리만 모여 식사를 했었기에 박시율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었다.하지만 이미 5년이나 지났고 도범과 박시율의 아이도 제법 나이가 들었다. 박영호는 더 이상 그 일을 마음에 두지 않고 있었다.이제는 도범과 박시율의 수입도 적지 않았다. 그들이 꾸준히 출근을 하기만 하면 앞으로의 생활은 예전보다는 훨씬 좋아지게 될 것이다.“걱정 마세요 장인어른, 이건 제가 시율이한테 빚진 겁니다. 당연히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는 것으로 그녀에게 보상을 해 줄 겁니다!”도범이 담담한 표정으로 미소를 짓다가 이어서 말했다.“참 이 일이라면 나중에 다시 얘기하는 게 좋겠습니다. 지금 당장 급하게 그녀에게 알릴 필요도 없고요. 나중에 그녀가 깜짝 놀라게 만들어 줄 겁니다!”“하하 이건 네 입으로 직접 말한 거야. 만약 네가 전 중주시를 뒤흔들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는 것으로 지금껏 우리 시율이한테 못해줬던 것을 보상해 준다면 나도 더 이상 지난 5년간 우리 집안이 겪었던 고통을 네 탓이라고 말하지 않겠다!”나봉희가 비웃으며 팔짱을 꼈다. 분명
곁에 있던 나봉희의 얼굴이 굳어졌다.“왕 씨 도련님은 혼수 비용으로 100억도 문제없다고 했어. 그리고 시율이한테 호화로운 결혼식을 올려주겠다고도 했다고. 그 사람은 정말로 돈이 많은 사람이라서 그 돈이 아쉽지 않을 테지. 하지만 도범은 돈도 없으면서 허풍이나 치고 다니기 좋아하는 놈이라고. 절대 그놈 말을 다 믿어서는 안 돼!”“하지만 도범의 월급은 정말인걸? 그날 용 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가 본인 입으로 직접 승낙했어. 이건 거짓일 수가 없잖아?”“그리고 내 다리도, 봐봐, 정말 나았다고. 난 이건 기적이라고 생각해! 전문가조차 치료할 수 없었던 걸 걔가 치료했어!”박영호는 여전히 도범을 두둔하며 말했다.“후후 월급은 손에 들어오기 전까지 자기 것이라고 할 수 없어. 그리고 도범은 오랜 시간 전쟁터에 있던 버릇이 남아 있어서 사고를 잘 쳐. 그는 그저 우둔한 놈일 뿐이야. 그러다 어느 날인가 감히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리게 되면 우리도 함께 휘말리게 될 거라고!”“그리고 당신 다리는 도범이 전쟁터에 오래 있다 보니 타박상을 입은 병사들을 치료하는 법을 읽혔나 보지. 그건 보통이잖아? 만약 그놈한테 감기 같은 병을 치료하라고 하면 절대 못할걸!”나봉희가 박영호를 흘겨보고 나서 가죽 케이스를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이 두 박스에 담긴 돈은 절대 잃어버려서는 안 돼. 어렵게 찾아온 거니까 내일 우리 다른 은행에 가서 저축하는 게 좋겠어. 또다시 다른 사람들 눈에 띄어서는 안 되니까!”나봉희의 뒷모습을 보고 박영호가 입을 삐쭉거렸다. 그의 다리가 어디 타박상 정도로 간단한 문제였던가?같은 시각, 신용당 소재의 웅장한 저택 내부에서는 한 중년 남자가 앉아있었다. 그 주위로 홍 씨 가문의 몇몇 사람들이 모여있었다.“아빠 어떻게 된 거예요? 듣기로 우리 신용당에 남아있는 다섯 호랑이들을 모두 내보냈다면서요. 혹시 무슨 큰일이라도 생긴 거예요?”젊은 여자가 자신의 아버지, 즉 전설 속의 홍 씨 어르신을 보고 물었다.“네 오빠한테 일이 생겼다
그때 섹시한 몸매에 딱 붙는 트임 원피스를 입고 마스크까지 착용한 미녀가 빠른 속도로 저택 문 앞에 도착했다.곧바로 문을 지키고 서 있던 남자가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어 안으로 달려들어왔다.“당주 님 당주 님, 큰일 났습니다. 웬 마스크를 쓴 미녀가 당주 님을 뵙고 싶다고 찾아왔습니다!”남자가 들어와서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그 얼굴은 어떻게 된 거냐?”그중 한 노인네가 곧바로 물었다. 여기는 신용당 당주와 몇몇 장로들이 머무는 곳이었다. 설마 누가 시비를 걸려고 찾아온 건 아니겠지?남자가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그 여자의 몸매가 너무나 출중하고 섹시해서 문을 지키고 있던 몇몇 형님들이 그녀의 마스크를 벗기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글쎄 그 여자가 엄청난 실력자였던 겁니다. 몇 수 두지도 않았는데 우리들은 모두 바닥에 처박혔습니다. 그리고 3분 내로 당주 님을 만나지 못하면 우리 신용당을 없애버리겠다고까지 했습니다!”“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노인네가 벌컥 화를 내더니 테이블을 쾅 하고 내리치며 일어섰다. 그의 얼굴이 흉하게 이그러졌다.“여기는 신용당이라고, 우리 신용당을 없애버린다고? 그년이 제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무슨 그런 미친년이 다 있어?”홍 씨 어르신이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일단 들어오라고 하거라!”곧이어 혹여 지나가던 행인이 알아볼까 두려워 마스크까지 끼고 나온 장진이 저택 안의 응접실로 들어왔다.그녀의 주위로 이백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포위하고 있었다. 그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험악한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방금 전까지 이 여자는 문밖에서 열몇이나 되는 사람들을 손쉽게 쓰러뜨렸다. 그런 여자가 절대 평범한 사람일 리가 없었다!그보다 중요하게는 지금 이곳 본부에는 다섯 호랑이 중 한 명도 남아있지 않았다. 이건 퍽 골치 아픈 일이었다.“자네는 누군가? 무슨 목적으로 이곳까지 온 거지?”홍 씨 어르신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저 여자 저 몸매, 왠지 어딘가에서 본 적 있었던 것 같은데?”그들
“어, 어르신 저, 저 사람이 누군지 자세히 좀 보십시오!”한 노인네가 드디어 장진을 알아보고 겁에 질린 목소리로 덜덜 떨며 말했다.더욱 충격적인 건 방금 장진이 자신은 그저 말을 전하러 왔을 뿐이라고 했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 전신을 움직여 말을 전하게 했단 말인가?“여, 여 전신 장진!”홍 씨 어르신이 눈앞의 여자를 자세히 보고 너무 놀라 숨을 들이켰다.자신과는 차원이 다른 까마득한 높은 곳에 있는 여 전신이 중주에 왔다는 것은 그녀가 중주시의 생사권을 틀어쥘 수 있다는 것을 뜻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세력들이 그녀한테 잘 보이려고 노력했었던가!그런데 그런 여 전신이 지금 신용당에 온 것이다.다른 때 같았으면 여 전신이 신용당에 온 것은 커다란 경사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그녀가 가져온 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인 비보였다.그들은 여 전신의 말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여 전신이나 되는 인물이 시간이 남아 돌아서 여기까지 찾아와 그들을 속일 리도 없었다.그걸 떠나서 신용당의 다섯 호랑이가 정말로 목숨을 잃었다면, 그들은 여 전신이 이곳까지 와서 일러줄 필요도 없이 서둘러 중주를 벗어나야 했다. 아니면 그들과 원수 지간이었던 세력들이 당장이라도 쳐들어왔을 것이다. 신용당은 다섯 호랑이의 가호가 없는 상황에서 곧바로 상대에게 처참하게 도륙 당할 것이다.“진, 진짜 전신이야!”“그래. 전신이 직접 여기까지 오셔서 우리한테 서둘러 떠나라고 말씀하셨어!”“세상에, 도대체 도련님은 어떤 사람을 건드린 거야? 다섯 호랑이가 그에게 살해당했다니. 그래도 다행인 건 상대가 비교적 자애로운 분이라서 남아있는 우리들에게 살 길을 열어주셨다는 거야!”주위의 사람들이 충격적인 소식에 놀라 숙덕거리기 시작했다.“이상하군, 그 사람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면 왜 우리들의 목숨은 살려두는 것이지? 폭주족 애들과 다섯 호랑이, 그리고 내 아들까지 죽였는데 당연히 우리를 살려둘 필요가 없지 않은가!”홍 씨 어르신은 비록 아직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
두 번째 방법은 고도의 신법을 필요로 하며, 일반적인 무사로서는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수준이다. 첫 번째 방법도 강력한 실력이 필요하기에, 주위 사람들이 도범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빙봉천리의 감금 아래에서 도범은 결코 빠져나갈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따라서 모두가 도범이 반드시 패배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도범의 경맥이 감금되면 오양수가 도범을 결코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한편, 도범은 한 손에 장검을 쥐고, 다른 손으로는 연달아 법진을 만들어냈다. 이윽고 백 개의 영혼검이 하나로 융합되어, 거대한 영혼 검이 되어 회흑색 장검 속에 흡수되었다.도범이 전승 상태로 참멸현공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비록 빙봉천리가 지급 상급 무기일지라도, 도범의 눈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도범은 현재 참멸현공을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한 상태였고, 영혼검과의 융합으로 생성된 힘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힘이다.도범은 분노에 차서 큰 소리로 포효하며 단칼에 검을 휘둘렀다. 이윽고 회흑색 장검에서 거대한 검기가 날아가면서 하늘을 뒤덮은 얼음망이 도범의 앞에 닥쳐왔다.모두는 쾅쾅하는 몇 번의 뚜렷한 소리를 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단단해 보이던 빙봉천리가 도범의 한 줄기 검기에 의해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게다가 이 검기는 빙봉천리를 부순 뒤에도 힘이 전혀 소모되지 않은 채 여전히 앞으로 돌진했다. 이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뒤따라오던 오양수조차 반응하지 못했다.현재 도범의 참멸현공은 대원만의 경지에 도달했다. 비록 빙봉천리가 지급 상급 무기라 할지라도, 참멸현공 앞에서는 종이장처럼 부서질 뿐이었다.모두가 도범이 빙봉천리에 온몸이 봉쇄되어, 도살당할 어린 양처럼 될 것을 기대했으나, 그들의 모든 환상은 산산이 부서졌다. 검날이 빙봉천리를 부순 후, 곧장 반응하지 못한 오양수를 향해 돌진했다. 검날이 오양수의 면전 3척 앞에 닿기 직전에야 오양수는 자신을 보호하려 했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린 상황이었다. 평상시라면 오양수는 공격과 동시에
각양각색의 논조, 그리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끝없는 토론. 그러나 도범은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았다. 도범은 그저 담담한 눈빛으로 오양수를 바라보았다.잠시 후, 오양수가 무기를 꺼내들자, 도범도 천천히 자신의 회흑색 장검을 꺼내 손에 쥐었다. 이 장검은 오랫동안 도범과 함께한 무기로,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었다.오양수는 청란골패를 가볍게 휘두르자, 뚜렷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와 동시에 한기가 청란골패에서 뿜어져 나오며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꾸었다.현재 오양수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만이 존재했다. 그건 바로 도범을 쓰러뜨린 뒤, 잔인하게 고통을 주어 그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 알게 하는 것이었다.오양수는 크게 포효하며 두 손을 뒤집어 법진을 만들어냈다. 그러자 오양수의 손바닥에 육각형 모양의 얼음 화살이 생겨났고, 4초 후, 수백 개의 육각형 얼음 화살이 오양수의 앞을 가득 메웠다.오양수는 다시 한번 포효하며 앞을 향해 힘껏 밀어붙였다. 그러자 수백 개의 육각형 얼음 화살이 도범을 향해 맹렬히 돌진했고, 이 화살들과 함께 엄청난 한기가 도범을 덮쳤다.도범은 눈살을 찌푸린 채, 두 손으로 장검을 단단히 쥐고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는 조용히 검을 휘둘렀다. 이윽고 수많은 육각형 얼음 화살은 단숨에 두 조각으로 나뉘었다.그때, 관중석에서 다시 한번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도범 저 녀석, 실력이 정말 보통이 아니네요!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오양수가 수련한 무기는 지급 상급 무기, 빙봉천리에요! 그런데 도범이 단칼에 빙봉천리를 가르다니, 실력이 꽤 강한데요!”그 사람이 말을 끝내자마자 주변에서는 곧바로 반박이 나왔다.“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게 무슨 말이에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바라문 세계를 둘러봐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 같아요? 방금 전의 공격은 단지 약간의 힘만 사용한 거에요. 오양수가 진심으로 도범을 죽이려 했다면, 반항할 틈조차 없었을 거에요!”오양수가 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