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고 할아버지라고 불러도 소용없을 줄 알아!”노란 머리를 한 남자가 건방지게 말했다. 자기 쪽에 사람이 많았기에 도범 하나 정도는 쉽게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 도범은 갑자기 그의 앞에 나타나 그의 뺨을 내려쳤다. 도범에게 뺨을 맞은 남자가 주먹을 쥐고 반격하려 했고 다른 이들도 도범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 도범은 남자의 팔을 잡고 저 멀리 날려보냈고 주위에 이들도 덩달아 넘어지고 말았다.남자는 도범이 손을 놓음과 동시에 저 멀리 날아가 나무에 부딪혀 피를 토하며 바닥으로 추락했다.“쓸모없는 것들, 저런 거 하나 이기지 못하고.”홍영재도 도범이 상대하기 쉬운 인물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곤 말했다.“다 같이 달려들어, 저것들로는 모자라.”이번에는 장소연과 홍영재 외의 다른 이들이 전부 도범에게 달려들었다.전에 넘어졌던 이들도 다시 일어나 도범에게 달려들었다.“몇 놈 죽여야겠네.”도범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무에 부딪힌 남자는 이미 바닥에서 정신을 잃었다.그는 이 정도만 하면 홍영재가 겁을 먹고 돈을 내놓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홍영재는 그렇게 쉽게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도범은 다시 자신에게 달려드는 사람들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남은 이들은 바닥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곤 멈춰 섰다.“형, 형님, 저놈들 죽은 것 같은데요.”그중의 한 놈이 바닥에 누운 사람의 코에 손을 대보더니 말했다.그들은 달랐다, 신용당의 사람이 아니라 그저 오토바이를 즐기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홍영재가 있었기에 두려울 것이 없어 자주 다른 이의 물건을 빼앗으며 생활을 이어와 담도 점점 커졌다.이들의 배경을 알고 있는 이들은 감히 그들을 건드리지 못했다.그런데 갓 전역한 놈이 겁도 없이 그들의 사람을 몇 명이나 죽일 줄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들은 평소 칼부림을 한 적은 있어도 사람을 죽여본 적은 거의 없었기에 이런 장면을 보니 자연스럽게 겁이 났다.몇 놈은 두려움에 연신 몸을
“돌멩이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너랑 한 번 놀아주고 싶어서.”도범은 홍영재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재밌네, 하하!”홍영재가 웃으며 도범의 다리를 향해 총을 쐈다.그리고 그 순간, 도범이 돌멩이 두 개를 날려보냈다.그중의 하나는 마침 총알과 부딪히며 총알을 막아냈고 나머지 하나는 홍영재의 손가락을 맞혔다.“아!”홍영재의 손가락은 그렇게 부러지고 말았다, 마치 총알에 맞은 것처럼 손가락이 바닥으로 추락했다.갑작스럽게 찾아온 고통에 홍영재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총도 바닥으로 떨어졌다.“형님!”“도련님!” 홍영재의 부하들은 눈앞의 광경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젠장, 저놈 죽여!”홍영재가 바닥에 떨어진 총을 보곤 옆에 있던 부하에게 말했다.“총 주워서 저 자식 죽여버리라고!”남자는 총을 주워들면서도 도대체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방금 전, 돌멩이와 총알이 부딪힌 것도 그저 우연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홍영재의 손가락이 어떻게 부러졌는지도 그는 제대로 보지 못했다. 혹시 총알이 다시 되돌아와 마침 홍영재의 손가락을 맞힌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한편 홍영재가 소리를 지르는 사이, 도범은 이미 남자를 향해 다가왔다.그리고 남자의 손이 총에 닿기도 전에 도범은 남자를 향해 발길질을 했고 남자가 넘어진 틈을 타 총을 주워 홍영재의 머리에 총을 겨누었다.“아!”홍영재는 고통 때문에 연신 식은땀을 흘렸다, 그의 손가락에서도 피가 멈추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의 그는 다친 손가락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몇 초 사이에 다른 사람을 겨누고 있던 총구가 그를 향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등골이 오싹해졌다.“형, 형님, 어떡하죠?”남은 이들은 놀라 어쩔 줄을 몰라 했다.그중의 어떤 이들은 도망가고 싶었지만 지금 도망가면 도범이 자신들을 죽이지 않는다고 해도 신용당에서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신용당은 세력이 광범위한 집단이었다, 일류 가문에서도 감히 함부로 대할 수 없을 정도였다.“나
도범은 자신을 바보 취급 하는 홍영재가 웃겼다, 신용당의 이름을 대는 것으로 자신에게 겁을 줘 다시 총을 돌려받을 생각을 하다니, 정말이지 멍청하기 짝이 없었다.“나를 죽인 다면 아버지께서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생각 잘 해!”홍영재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나는 7억 6천만 원만 돌려받을 생각을 했는데 네가 나를 죽이려고 했으니 나도 너를 죽일 수밖에 없을 것 같네.”도범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를 죽이고 여기에 있는 사람들까지 전부 죽이고 나면 네 아버지가 나를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아?”“못 믿겠으면 어디 한번 그렇게 해 봐. 내 부하의 오토바이를 타고 여기까지 오는 길에 그 어떤 흔적도 안 남겼을 것 같아?”“똑똑하네.”도범이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신용당인지 뭔지 하는 거랑 너를 같이 없애는 게 좋겠어, 안 그래? 아니면 어디 무서워서 잠이나 자겠어.”도범이 말을 마치더니 홍영재의 다리를 향해 총을 쐈다.“아!”고통스러움에 주저앉은 홍영재의 안색이 새하얘졌다.그는 도범이 정말 그에게 총을 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남아있던 사람들도 소리를 지르며 도망갔다.그들은 도범을 미치광이라고 생각했다, 죽음을 앞두고 정신을 완전히 잃은 것이라고 여겼다.하지만 전쟁터의 전선에서 적을 죽여본 적 없던 이들은 무수히 많은 생사를 경험한 도범에게 있어서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우스운 것인지를 알지 못했다.“탕탕탕!”연속으로 이어진 총소리에 따라 도망가던 이들이 전부 쓰러졌다.도범은 총도 무척이나 잘 다뤘다.“아악!”곧이어 장소연이 놀라 소리를 질렀다, 이곳에는 홍영재와 그녀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도범의 총구는 이미 그녀를 조준했다.홍영재는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다리에서부터 전해져오는 고통은 그를 더욱 괴롭게 만들었다.하지만 그는 이 모든 것을 상관할 여유가 없었다, 그는 도범이 정말 이곳에서 그들을 전부 죽이기로 마음을 먹었을까 봐 걱정이 되었다.이번에야말로 그는 정말 그 무엇도 두려워
“홍 도련님이라고 했나? 내가 지금 과연 당신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도범이 웃으며 그에게 물었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7억 6천만 원만 받고 갈 생각이었는데 지금 상황이 조금…”“줄게, 주면 될 거 아니야, 제발, 나 살려줘, 제발!”홍영재가 연신 도범에게 빌었다, 그는 그제야 전역하고 돌아온 군인의 무서움을 알게 되었다.“그래, 네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현금 7억 6천만 원 보내오라고 해. 나는 저쪽에 가서 담배를 피우고 있을 테니까 이상한 수작질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쓸데없거든. 그래봤자 네 아버지의 신용당에게 해만 될 거야.”도범은 말을 마치자마자 나무 아래로 가 자리를 잡더니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홍영재의 다리에서는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이런 죽어 마땅한 사람에게 도범은 절대 마음 약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하지만 자신에게 전화를 걸 기회를 주고 꽤 멀리까지 간 도범을 본 홍영재는 속으로 기뻐했다.그는 얼른 피로 얼룩진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아버지, 저 죽을 것 같아요.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홍 씨 어르신이 전화를 받자마자 홍영재가 울먹이며 말했다.“도범이라는 놈이 지금 저를 죽이려고 하고 있어요, 지금 현금 7억 6천만 원을 들고 와야 저를 놓아주겠다고 합니다, 아니면 저를 죽이겠대요!”“뭐!”홍영재의 말을 들은 홍 씨 어르신은 누군가가 자신의 아들을 죽이려 한다는 소식에 놀라서 테이블을 치며 일어섰다.“누구야? 그 도범이라는 자식, 무슨 용기로 그런 말을 지껄이는 거야?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건가?”하지만 그는 곧 무언가가 생각난 듯 다시 물었다.“영재야, 너 지금 납치된 거야? 납치된 거라면 그쪽에서 왜 7억 6천만 원만 달라고 하겠어? 정말 그런 거라면 네 신분에 미안해해야 하는 거야, 적어도 몇 조는 달라고 해야지.”홍영재는 순간 할 말이 없어졌다, 행여나 도범이 자신의 말소리를 들을까 봐 목소리를 낮춘 그가 홍 씨 어르신에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아버지, 이렇게 된 거
“거기 홍 씨 도련님, 전화 통화가 너무 긴 거 아니야? 난 너한테 7억6천만원을 현금으로 가져오라는 말만 전하라고 했는데, 설마 구하러 오라고 한 건 아니겠지?”도범은 홍영재가 한참 동안이나 통화를 한 후 끊는 모습을 보고 느긋하게 물었다.“그럴 리가? 난 그저 사람을 시켜서 7억6천만원을 현금으로 가져오라고만 말했을 뿐이야. 걱정하지 마. 곧 사람이 올 테니까!”홍 씨 도련님이 당황해하며 빠르게 답했다.“그래? 만약 날 속인 거라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도범이 싸늘하게 말하더니 홍 씨 도련님 쪽으로 손에 들고 있던 총을 휙 던져버렸다.“악!”마침 총이 홍영재의 다리를 맞고 떨어졌다. 화가 난 그가 그걸 덥석 잡더니 도범 쪽으로 던지려고 했다.“젠장, 사람을 업신여기는 것도 분수가 있…”거기까지 말한 홍영재가 순간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는 그제야 도범이 자신한테 던진 것이 총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하하 이 새끼 지금 죽고 싶어서 용을 쓰는구나. 총을 던져?”홍영재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그는 도범이 자신의 손에 들린 것이 총인 줄 모르고 던졌을 거라 생각했다.곧바로 그가 도범을 향해 총을 겨누며 말했다.“움직이지 마. 돌도 주을 생각하지 말라고. 네가 거기서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바로 쏴버릴 테니까. 하하!”도범은 상대방의 행동에 피식 비웃더니 몸을 일으켰다.“죽고 싶어?”도범이 움직이는 것을 본 홍영재는 그가 혹시 돌을 줍는 것은 아닌지 화들짝 놀랐다. 그리고 곧바로 도범을 향해 방아쇠를 연속 두 번 당겼다.그런데 다음 순간 그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총에 탄알이 없었던 것이다.“어떻게? 어떻게 이럴 수가!”홍영재는 이제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렀다. 이번에야말로 도범을 죽여버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총알이 없었을 줄이야!“하하 홍 씨 도렴님, 내가 설마 총알이 남아있는 총을 너에게 던졌을라고?”도범이 하하 큰 소리를 내며 웃더니 기지개를 한 번 켜고 말했다.“그냥 네가 어떻게 나오나
신용당에 이런 고수들이 있었기에 그동안 중주에서 활개치며 돌아다닐 수 있었던 것이다.“너 이 새끼 담도 크네. 감히 우리 도련님을 납치해? 하하 이 몸이 중주에 온 지 몇 년이나 지났는데 지금껏 이렇게 간 큰 놈은 본 적 없다니까!”그들 중 한 대머리 남자가 싸늘하게 웃더니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시체들을 둘러보았다.“보아하니 너 이 새끼 실력 좀 있나 본데, 그래봤자 네가 상대할 수 있는 자들은 신용당에 들지도 못하는 조무래기들일 뿐이야. 진짜 고수를 만나게 되면 그저 죽을 목숨일 뿐이지.”“하하 설마 지금 나를 죽이겠다는 건가?”도범이 큰 소리로 웃더니 홍 씨 도련님 쪽으로 한 걸음 다가갔다.그들은 도범과 홍영재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고 낯빛이 새파래졌다.비록 그들의 실력이 강하고 속도도 빠르긴 했지만 현재로서는 도범과의 거리가 너무 멀었다. 그리고 도범은 갓 부대에서 퇴역한 군인이었다. 전장에서 5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으면 당연히 평범한 사람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것이었다.때문에 그들은 도범한테는 충분히 그들이 달려가는 시간보다 빠르게 자신들의 도련님을 죽여버릴 실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더군다나 현재 홍 씨 도련님의 얼굴은 점점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 상황이 좋지 않았다.“하하 오해야 오해!”대머리가 큰 소리로 웃더니 말을 이었다.“이봐 너, 순순히 우리 도련님을 풀어주면 이 돈을 줄게. 7억6천만원일뿐이잖아. 좋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야! 우리 도련님 목숨 값은 이 돈보다도 훨씬 값지다고!”“하하 당연히 그렇게 생각해야지!”도범이 호탕하게 웃더니 그제야 그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그들은 오히려 도범이 주동적으로 다가오는 모습에 순간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에서는 응당 도범이 총이나 칼 같은 걸 들고 홍영재를 위협하고, 양쪽에서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다가가다가 사람과 돈을 바꿔야 하지 않나?그런데 이 자식은 눈앞의 홍 씨 도련님은 상관도 하지 않고 제 쪽에서 먼저 그들을 향해 다가오는
“엄청난 힘이야!”어느 정도 상태를 회복한 한 녀석이 곧바로 바닥에서 기어 일어나 굳은 표정으로 도범을 바라보았다.남은 세 사람도 급하게 모여들기 시작했다. 곧이어 다섯 명이 도범을 가운데 두고 에워쌌다.도범이 그들에게 포위된 모습을 확인한 홍 씨 도련님은 그제야 한시름 덜었다.“너희들 절대 그놈 쉽게 죽이지 마. 일단 매운맛을 제대로 보여 줘야 돼. 절대 통쾌하게 한 방에 죽게 두지 않을 거야!”대머리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도련님 이놈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에요. 우리들이 이자를 죽일 수 있다고 해도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그 말을 들은 홍 씨 도련님이 숨을 들이켰다.“그럴 리가. 너희들은 우리 신용당의 다섯 호랑이라고, 원래는 여섯 호랑이였는데 안타깝게도 춘식이 형님이 죽어버렸지. 그게 아니었다면 우리 신용당은 다른 당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어!”“이 자식은 5년간 군 생활을 했습니다. 전쟁터에서 무려 5년이나 버텨낸 놈이니 당연히 그 실력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천명에 한 명꼴로 나타날 인물이죠!”콧수염을 기른 남자가 말했다.말을 마친 그가 손바닥을 펼치며 뒤집자 아까와 같은 비수가 나타났다. 그가 비수를 꽉 쥐며 말했다.“하지만 저놈이 우리 다섯과 만나게 된 건 저 자식 운이 지지리 나쁘다는 걸 설명하죠. 도련님, 걱정 마세요. 이놈은 오늘 무조건 죽을 목숨이니까!”콧수염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홍 씨 도련님은 그제야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하하 너희들 아까까지만 해도 자기들이 엄청 신용을 잘 지키는 사람들이라고 하지 않았나? 나를 죽이지 않겠다고도 했던 것 같은데, 그깟 돈 7억 6천만원이라고 했잖아?”도범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그 말을 믿다니, 순진한 놈이네! 우리 신용당에는 별별 사람들이 다 모여 있지. 하하 네가 우리 신용당의 도련님을 이지경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네 생각에는 우리가 너를 그냥 보내줄 것 같아?”대머리가 싸늘하게 말했다.“그러게 말이야. 야, 우리 도련님은 신분이 아주 존귀
하지만 대머리 역시 독한 놈이었었다. 그가 다리에 꽂힌 비수를 단숨에 뽑아내자 피가 사방으로 낭자하게 튀었다. 그는 뽑아낸 비수를 쥐고 도범을 향해 달려들었다.그가 비수를 들고 도범을 향해 찌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왜냐하면 다른 켠에 서있던 세 사람 역시 도범을 향해 공격해오는 모습을 확인했던 것이다.네 사람이 동시에 사방에서 도범을 향해 공격해 왔다. 팔목이 끊어난 콧수염을 제외한 나머지 네 명의 고수가 동시에 도범을 포위하며 돌진한 것이다. 사방을 어찌나 꼼꼼하게 막으며 달려드는지 도저히 도망갈 틈이 보이지 않았다.다른 세 사람 역시 이번에는 도범이 절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하지만 그 순간 그들은 눈앞이 번쩍이는 느낌이 들었다. 도범이 몸을 뒤로 젖히는가 싶더니 엄청난 속도와 괴상한 자세로 그들의 공격을 피한 것이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들 중 한 사람의 몸 뒤로 돌아가 다리를 걸어 상대방을 넘어뜨렸다.“퍽 퍽 퍽!”남은 세 사람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에는 이미 도범이 빠르게 공격을 해온 다음이었다. 세 사람이 순식간에 바닥에 쓰러졌다.어느새 도범의 손에 비수가 들려져 있었다. 비수의 손잡이 부분에는 고풍스러운 용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칼날이 날카로웠다. 네 사람이 막 바닥에서 몸을 일으킨 그 순간 도범이 삼백육십 도로 몸을 휘리릭 돌리더니 멈춰 섰다. 네 사람이 멀뚱멀뚱 그 자리 그대로 서서 도범을 바라보고 있었다.“퍽 퍽 퍽!”그때 사람들이 하나둘 바닥에 꼬꾸라지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에 경악과 공포가 새겨져있었고 목 위에는 어느샌가 한줄기 상처가 생겼다.도범의 속도가 어찌나 빨랐던지 비수에는 핏자국 하나 남아있지 않았고 쓰러져있는 사람들의 목에 난 상처에서도 2, 3초가 지나서야 빨간 선혈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말, 말도 안 돼!”이미 팔 하나를 잃은 콧수염은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넋을 놓고 있었다. 그는 다섯 호랑이라 불리는 그들이 동시에 도범 하나를 공격했는데 이런 결과를 초래할 것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
두 번째 방법은 고도의 신법을 필요로 하며, 일반적인 무사로서는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수준이다. 첫 번째 방법도 강력한 실력이 필요하기에, 주위 사람들이 도범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빙봉천리의 감금 아래에서 도범은 결코 빠져나갈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따라서 모두가 도범이 반드시 패배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도범의 경맥이 감금되면 오양수가 도범을 결코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한편, 도범은 한 손에 장검을 쥐고, 다른 손으로는 연달아 법진을 만들어냈다. 이윽고 백 개의 영혼검이 하나로 융합되어, 거대한 영혼 검이 되어 회흑색 장검 속에 흡수되었다.도범이 전승 상태로 참멸현공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비록 빙봉천리가 지급 상급 무기일지라도, 도범의 눈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도범은 현재 참멸현공을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한 상태였고, 영혼검과의 융합으로 생성된 힘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힘이다.도범은 분노에 차서 큰 소리로 포효하며 단칼에 검을 휘둘렀다. 이윽고 회흑색 장검에서 거대한 검기가 날아가면서 하늘을 뒤덮은 얼음망이 도범의 앞에 닥쳐왔다.모두는 쾅쾅하는 몇 번의 뚜렷한 소리를 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단단해 보이던 빙봉천리가 도범의 한 줄기 검기에 의해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게다가 이 검기는 빙봉천리를 부순 뒤에도 힘이 전혀 소모되지 않은 채 여전히 앞으로 돌진했다. 이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뒤따라오던 오양수조차 반응하지 못했다.현재 도범의 참멸현공은 대원만의 경지에 도달했다. 비록 빙봉천리가 지급 상급 무기라 할지라도, 참멸현공 앞에서는 종이장처럼 부서질 뿐이었다.모두가 도범이 빙봉천리에 온몸이 봉쇄되어, 도살당할 어린 양처럼 될 것을 기대했으나, 그들의 모든 환상은 산산이 부서졌다. 검날이 빙봉천리를 부순 후, 곧장 반응하지 못한 오양수를 향해 돌진했다. 검날이 오양수의 면전 3척 앞에 닿기 직전에야 오양수는 자신을 보호하려 했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린 상황이었다. 평상시라면 오양수는 공격과 동시에
각양각색의 논조, 그리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끝없는 토론. 그러나 도범은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았다. 도범은 그저 담담한 눈빛으로 오양수를 바라보았다.잠시 후, 오양수가 무기를 꺼내들자, 도범도 천천히 자신의 회흑색 장검을 꺼내 손에 쥐었다. 이 장검은 오랫동안 도범과 함께한 무기로,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었다.오양수는 청란골패를 가볍게 휘두르자, 뚜렷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와 동시에 한기가 청란골패에서 뿜어져 나오며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꾸었다.현재 오양수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만이 존재했다. 그건 바로 도범을 쓰러뜨린 뒤, 잔인하게 고통을 주어 그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 알게 하는 것이었다.오양수는 크게 포효하며 두 손을 뒤집어 법진을 만들어냈다. 그러자 오양수의 손바닥에 육각형 모양의 얼음 화살이 생겨났고, 4초 후, 수백 개의 육각형 얼음 화살이 오양수의 앞을 가득 메웠다.오양수는 다시 한번 포효하며 앞을 향해 힘껏 밀어붙였다. 그러자 수백 개의 육각형 얼음 화살이 도범을 향해 맹렬히 돌진했고, 이 화살들과 함께 엄청난 한기가 도범을 덮쳤다.도범은 눈살을 찌푸린 채, 두 손으로 장검을 단단히 쥐고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는 조용히 검을 휘둘렀다. 이윽고 수많은 육각형 얼음 화살은 단숨에 두 조각으로 나뉘었다.그때, 관중석에서 다시 한번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도범 저 녀석, 실력이 정말 보통이 아니네요!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오양수가 수련한 무기는 지급 상급 무기, 빙봉천리에요! 그런데 도범이 단칼에 빙봉천리를 가르다니, 실력이 꽤 강한데요!”그 사람이 말을 끝내자마자 주변에서는 곧바로 반박이 나왔다.“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게 무슨 말이에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바라문 세계를 둘러봐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 같아요? 방금 전의 공격은 단지 약간의 힘만 사용한 거에요. 오양수가 진심으로 도범을 죽이려 했다면, 반항할 틈조차 없었을 거에요!”오양수가 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