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 장로는 마지막 말을 꽉 눌러 말했다. 미수 장로의 내면에 얼마나 큰 분노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 말을 듣고 주서원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상황이 급격히 변하면서 미수 장로가 직접적으로 자신을 겨누게 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주변의 다른 장로들은 눈동자가 빠르게 돌아가며 지금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 특히 미수 장로의 태도에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방금 미수 장로가 한 모든 말이 도범을 두둔하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모두가 의아해했다. ‘도대체 왜 6품 연단사를 이렇게까지 옹호하는가? 도범에게 무슨 특별한 점이 있는 것인가?’아직 장로들이 질문을 던지기도 전에 미수 장로가 큰 소리로 말했다. “네가 저지른 일들은 너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변명할 생각은 하지 마라. 우선 너는 도범이 7품 연단사의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조차 몰랐다. 알지도 못하면서도 도범을 내세운 것은 이번 경기에서 도범을 망신시키기 위해서였지. 네가 장로로서, 이번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몰랐단 말이냐? 사적인 원한 때문에 모든 것을 무시한 것이냐!”주서원은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미수 장로가 이렇게 말한 것은 자신을 처벌하려 한다는 명확한 신호였다. 주서원은 이제 체면이고 뭐고 다 잊고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고 큰 소리로 외쳤다. “저는 그런 의도가 없었습니다. 당시 저는 단지 도범이 적합하다고 판단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이번 경기는 이기지 않았습니까? 봉원곡의 이익도 손상되지 않았습니다. 제 추천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미수 장로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네 추천이 잘못되지 않은 것은 맞다. 네가 도범을 추천한 덕분에 도범이 위기에 처한 상황을 되돌려 놓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미수 장로는 이 말을 끝내고 손을 뻗어 공적 평가표를 모든 장로 앞에 펼쳐 보였다. 장로들이 함께 경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장로들이 천봉종이 숨겨둔 비장의 카드를 본 후, 한 명 한 명 긴장한 듯 숨을 들
조금 전까지 주서원이 오만한 태도를 보였던 것을 생각하면, 이 꼴이 된 주서원을 보고 현수 장로와 백이 장로는 속이 다 시원했다. 백이 장로는 아까 주서원이 보였던 태도를 떠올리며 속이 답답해졌고, 차가운 웃음을 띠며 말했다.“서원 장로, 그렇게 흥분할 것 없습니다. 아까 당신이 이겼으면 마지막에 웃을 것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서두르는 것입니까?”주서원은 백이 장로와 말다툼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지금은 오직 자신의 죄를 모면하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미수 장로는 이런 상황에서 구질구질한 변명에 얽히는 것을 싫어했다. 미수 장로는 차가운 눈빛으로 주서원을 한번 쓱 훑어보고는, 주서원에게 다시 변명할 기회를 주지 않고 손을 한 번 흔들어 옆에 있던 집사에게 주서원을 끌고 가라고 명령했다.모든 일이 너무 빨리 벌어졌고, 눈 깜짝할 사이에 권세 있던 주서원이 형벌전으로 끌려가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세상의 무상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윽고 미수 장로는 몸을 돌려 도범에게 다가가며 미수 장로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였다.“잘했어. 이번엔 주서원이 어리석게도 너를 추천했지만, 덕분에 우리가 큰 위기를 넘길 수 있었어. 걱정하지 말게, 보상은 충분히 받을 것이니, 먼저 돌아가게나. 그 보상은 내가 사람을 보내 네 숙소에 직접 가져다줄 걸세.”도범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장로전에서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사람 많은 곳에 있으면 머리가 아프기 때문에 미수 장로의 말을 듣자마자 몸을 돌려 빠르게 나가려고 했다. 도범이 동방 장로 옆을 지나칠 때, 동방 장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사람을 보내서 연락할 테니 너무 조바심 내지 말아.”도범이 자신의 숙소로 돌아왔을 때, 모든 것이 도범이 떠날 때 그대로였다. 서무 제자인 노현욱은 정문에서 손을 모으고 서 있었다. 노현욱은 자기 일에 철저한 사람이었다. 도범의 모습을 본 노현욱은 눈을 크게 뜨고 밝게 웃으며 재빨리 다가왔다. 도범은 고개
오수경은 입꼬리를 살짝 당기며 마음속으로 도범은 여전히 고집이 세다고 생각했다. 이윽고 오수경은 가볍게 헛기침을 한 후 말을 꺼냈다.“제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도범 오빠 얘기부터 해봐요. 돌아오고 나서도 저한테 말 한마디 없더니, 그 경기는 도대체 이겼어요 졌어요? 주서원 장로가 도범 오빠를 괴롭히진 않았어요?” 도범은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며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오수경은 주서원이 이제 형벌전으로 끌려갔다는 말을 듣고는 기뻐서 손발을 휘젓기까지 했다. 차를 두 잔이나 마신 후에야 흥분을 가라앉혔다. 도범은 무심하게 한숨을 쉬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너무 흥분하지 말고, 수경 씨가 하고 싶은 말을 먼저 하세요. 그리고 나중에 신이 나도 늦지 않으니까요.”오수경은 도범이 이야기를 중간에 끊기는 걸 가장 싫어하는 것을 알았기에 바로 말을 이었다. “수경 씨 혹시 바라문 세계에 대해 들어봤어요?”도범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의아한 표정으로 오수경을 쳐다보았다. 오수경의 표정은 이 이름을 처음 듣는 듯했다. 오수경은 자신만 알고 있다는 듯이 우쭐해하며 계속 설명했다.“역시 도범 오빠는 몰랐군요. 하긴 요즘 경기에 정신이 팔렸으니 당연한 일이긴 하죠. 도범 오빠가 떠난 이후에, 바라문 세계라는 소식이 전부 봉원곡 안에서 크게 퍼졌어요. 외부에서도 바라문 세계 때문에 떠들썩해졌고, 모든 사람이 가려고 안달하는 중이에요. 전 도범 오빠가 분명 그곳에 갈 거라고 생각해요.”그러자 도범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대체 그 바라문 세계가 뭐죠? 그게 도대체 어떤 곳인데 내가 갈 거라고 확신하는 거죠? 쓸데없는 소리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설명해 줘요.”오수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흥분을 억누르고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도범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도범이 떠난 후, 봉원곡에서는 바라문 세계에 대한 소식이 퍼지기 시작했다.바라문 세계는 현연 대륙 외부에 독립된 세계로, 완전한 세계라기보다는 범천곡의 일부라고 전해진다. 범천곡
서남 변경!구주전란이 평정되고 굳건하게 자리를 잡은 무적의 성은 보는 것만으로도 적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한편, 높이 치솟은 건물 위에서는 한 남자가 눈앞의 젊은이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정말 중주로 돌아갈 생각이야? 장군 자리는 일단 비밀로 하고?”남자는 원로라는 신분을 지녔지만 눈앞의 젊은이를 바라보는 눈빛 속에 경외가 담겨있었다.그런 젊은이의 등 뒤에는 며칠 전 금방 선봉된 구대전신이 서있었다.구대전신은 단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전장에서 혁혁한 공로를 쌓아 그들의 소문을 듣는 것만으로도 적들을 간담 서늘해지게 만들었다.공식적으로 구대전신이라는 호칭을 가진 그들은 지대한 권력과 끝도 없는 재부를 손에 거머쥐었다. 머지않아 구주로 돌아가 각자 한 개 주의 수령이 되어 생살지권을 장악할 사람들이었다.하지만 지금 구대전신은 공손하게 젊은이의 등 뒤에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도범, 대하에서 장군이라는 봉호를 내린 인물로서 그의 권력은 전신을 능가해 최고의 영예를 누렸다.매스컴을 통해 구대전신과 장군의 신분을 공식적으로 공개하려던 대하에서는 무슨 이유인지 구대전신의 신분만 공개하고 장군의 신분을 비밀로 했다.“네! 시율이는 지금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이쪽은 안정되었으니 이제 더 이상 제가 필요하지 않을 겁니다!”날카로운 남자의 얼굴에 그제야 부드러운 미소가 걸렸다. 시율이는 그의 여자, 그의 아내였다.“사부님, 저희도 사부님과 함께 돌아가 사모를 뵈어도 되겠습니까?”그때 도범의 등 뒤에 있던 구대전신 중 하나인 양진이 시험하듯 물었다.도범 뒤에 서있는 구대전신이 모두 도범의 제자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겠다.“다음에 보자!”도범은 탄식하더니 추억에 잠긴 듯했다.5년 전, 적군들의 반격을 이기지 못한 대하는 막심한 손해를 입고 전국에서 전사들을 징집했다.중주의 박 씨 집안은 다른 이의 계략에 빠져 젊은이 하나를 내놓아 중주를 위해 모범을 보여야 하는 상황에 처했었다.박 씨 어르신은 지긋한 나이임에
도범이 감격에 잠긴 사이, 꼬질한 모습을 한 여자아이가 문 앞으로 가더니 조심스럽게 안쪽을 살펴봤다.네 다섯 살 정도 돼 보이는 야윈 여자아이의 피부는 조금 노란 것이 영양부족 상태인 듯했다.“눈이 시율이랑 닮았네!”아이의 귀여운 모습을 본 도범이 웃었다.그때 박 씨 집안의 하인 하나가 나오더니 문을 지키고 선 보디가드를 보곤 아이를 데리고 구석으로 갔다.여자아이가 박시율을 닮은 덕분인지는 몰라도 도범은 아이에게 눈길이 갔다. 그는 천천히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하인은 주머니에서 몰래 만두 두 개를 꺼내더니 아이에게 건네줬다.“수아야, 오늘은 두 개 밖에 없어!”“고맙습니다, 예쁜 언니!”만두를 본 아이는 연신 침을 삼켰다. 뱃속에서도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배가 많이 고픈 것이 분명했다.“얼른 먹어!”하인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도련님도 참, 이렇게 매정할 필요는 없는데!”“아니요, 가져가서 엄마랑 할아버지, 할머니랑 같이 먹을 거예요!”만두를 손에 든 아이가 행복하게 웃었다. 손안에 든 만두 두 개는 아이에게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듯했다.그때, 스포츠카 한 대가 두 사람 옆에 멈춰 섰다. 스포츠카 뒤를 따르던 대여섯 대의 아우디 A6도 멈췄다. “박이성?”도범은 한눈에 남자를 알아봤다. 5년이 지나 박 씨 집안 도련님도 자랐지만 변화가 크진 않았다. 그는 여전히 곱고 보드라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도, 도련님…” 하인은 박이성을 보더니 안색이 새하얘져서는 얼른 만두를 빼앗아 등 뒤로 감추곤 벽 옆으로 물러섰다. “지유야, 뭘 숨기는 거야? 꺼내 봐, 내가 확인해 봐야겠으니까!” 박이성이 웃으며 물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인은 연신 고개를 저었고 여자아이 수아는 마치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수아야, 수아가 말해 봐, 이 언니가 방금 너한테 무엇을 준 거야?” 박이성이 무릎을 굽히고 안더니 앞에 있는 여자아이에게 물었다. “안
“도범, 너 미쳤어? 네가 우리 집 데릴사위라는 거 잊은 거야? 전쟁터에 나가서 힘 좀 키웠다고 감히 나한테 대들어?”박이성이 이를 악물고 일어설 준비를 했다.“쿵!”그 모습을 본 도범이 다시 그를 바닥에 엎드리게 하자 박이성의 옆으로 먼지가 휘날렸다.“두 번 말하고 싶지 않아!”도범이 한 발로 박이성의 팔뚝을 밟은 채 말했다.“아!”뼈가 부러질 것 같은 고통에 박이성이 비명을 질렀다.“쓰레기 같은 자식…”박이성은 고개를 들자마자 도범의 냉랭한 눈빛을 마주했다. 그는 두려움에 더 이상 입을 떼지 못했다.“먹을 거야, 말 거야. 안 먹으면 지금 여기서 죽여버릴 거니까!”도범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먹, 먹을게!”도범의 기세에 완전히 놀란 박이성은 속으로는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없이 더러워진 만두를 입속으로 밀어 넣을 수밖에 없었다.“지유야, 그동안 수아 돌봐줘서 고마워, 시율이는 지금 안에 있지?”도범이 지유 앞으로 다가가며 물었다. 지유는 예전부터 박시율의 시중을 들어주던 하인이었기에 두 사람의 사이는 무척 좋았다.“아가씨, 아가씨는 박 씨 집안에서 쫓겨났어요. 그때 박 씨 집안에서 수아를 낳는 걸 반대했는데 아가씨께서 그 말을 듣지 않아서…”지유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가자, 시율이가 있는 곳으로!”도범이 수아를 안으며 말했다.“수아야, 앞으로 그 누구도 시율이를 괴롭히지 못 할 거야!”“예쁜 언니, 이 사람 누구예요?”수아는 방금 전의 광경에 놀란 듯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수아야, 이 분은 수아 아빠야. 얼른 아빠라고 불러, 수아 아빠는 죽지 않았어, 이렇게 살아서 다시 수아 만나러 온 거야!” 지유는 말을 하면서도 콧망울이 시큰해졌다. 5년 동안 박시율이 너무 고생스럽게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정말, 정말 우리 아빠예요?”수아가 입술을 오므렸다가 피더니 두 눈을 밝히며 말했다.“다들 우리 아빠가 죽었다고 했는데 정말 우리 아빠예요? 엄마는 아빠가 무
용형의 말을 들은 남자가 웃으며 대답했다.“네, 용형. 이 일은 저한테 맡겨주세요!”말을 마친 남자가 수아와 지유를 향해 다가왔다.“이봐, 예쁜 아가씨, 왜 거지를 데리고 밥을 먹으러 나왔어? 이렇게 하면 우리 눈을 버려야 하잖아, 입맛도 떨어지고.”남자는 지유 앞으로 다가가 장난기가 다분한 얼굴로 걸상을 밟곤 턱을 만졌다.“거, 거지가 아니에요. 그냥 옷이 좀 낡고 더러워졌을 뿐이지.”남자의 말을 들은 지유는 놀라서 어쩔 바를 몰랐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을 보아하니 쉽게 물러날 것 같지도 않은데 도범까지 자리에 없어 그녀는 난감해졌다.“쯧, 내가 거지라고 하면 얘는 거지인 거야. 거지를 그렇게 감싸주다니, 역시 예쁜 사람은 달라, 얼굴만 예쁜 게 아니라 말도 예쁘게 하네, 하하!”남자가 웃으며 한 손으로 수아를 들더니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걸어갔다.“우리가 밥 먹는데 입맛 떨어지게 했으니까 이 아이는 내다 버릴 거야, 예쁜 아가씨는 조용히 우리 용형 옆에서 밥이나 먹으면서 술이나 따라주고. 우리 용형 시중을 잘 들어주면 이 일 없던 걸로 해줄 테니까, 알았지?”“아이는 놓아주세요, 이제 4살 밖에 안 된 아이예요. 아이 아빠가 화장실에 갔으니 이제 곧 나올 거예요.”놀란 지유가 얼른 남자에게 달려가 그를 막았다.“짝!”하지만 남자는 지유의 뺨을 때리며 말했다.“내가 말한 거 못 들었어? 아니면 귀먹은 거야? 가서 우리 용형 밥 먹는 거 시중이나 들으라고… 꼬맹이 아빠? 거지 아빠면 큰 거지겠네? 아유, 무서워라!”남자에게 따귀를 맞은 지유는 머리가 어질해졌다. 그녀의 입가에는 피가 맺혀있었다.“수아 내려놔!”하지만 금방 정신을 차린 지유가 다시 남자를 향해 다가갔다.“쿵!”남자의 힘이 워낙 셌기에 지유는 그의 발길질에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젠장, 한 마디만 더 하면 네 딸 때려죽인다.”남자가 소리치자 지유는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몇 발자국만에 식당 밖으로 온 남자가 냉랭하게
지유는 도범을 데리고 도심을 벗어난 곳에 위치한 낡은 집 앞으로 왔다.마당 앞에는 커다란 소나무가 있었는데 밖에서 보니 무척이나 고요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하지만 집이 너무나도 낡았다는 것이 단점이었다.“그러니까 우리 어머니랑 시율이, 장인어른 장모님께서 이런 곳에서 지내고 있었다는 거야?”눈앞의 집을 보니 도범은 괴로워졌다.박시율은 박 씨 집안의 아가씨였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에게 미녀 대표님이라는 말까지 들었을 정도였다. 도도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향해 사랑을 갈구했었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아이를 남겨두기 위해 집에서 쫓겨나 이런 곳에서 지내고 있었다!도범의 말을 들은 지유가 쓸쓸하게 웃었다.“도련님 처남도 이곳에 계세요, 5년 전에는 어렸었지만 지금은 열아홉이 되었는데 모두 이곳에서 지내고 계세요.”“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지유의 말을 들은 도범이 눈시울을 붉혔다.“시율이가 고생을 많이 했겠구나!”하지만 도범은 곧 마당 옆에 세워진 벤틀리를 발견했다.“이 벤틀리는 뭐야?”도범이 미간을 찌푸린 채 의아하게 물었다.“저도 모르겠어요, 자주 오지 않아서. 5년 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어요, 시율 아가씨는 도련님이 오시기를 늘 기다리고 있었어요!”“하지만 아가씨 부모님께서는 진작에 인내심을 잃으셨어요, 그리고 도련님께 불만을 품고 계셔서… 심지어 결혼 첫날밤, 도련님께서 시율 아가씨께서 술에 취한 틈을 타 강제로 아가씨랑 하룻밤을 보낸 거라고 했어요…”지유가 미간을 찌푸린 채 조심스럽게 말했다.“어쩔 수 없지, 천천히 보답해 드리는 수밖에. 다 같이 고생을 많이 했겠구나!”도범이 한숨을 쉬었다. 그도 자신의 여자 옆에서 그녀를 보호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집안에 발을 들인 도범은 얼마 가지 못하고 미간을 찌푸리더니 지유에게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집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은 도범의 안색이 새파래졌다.안에서는 박시율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