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싸! 대박! 나 또 돌파했어!”도범이 마침 기분 전환하러 방을 나가려는데 박시율이 갑자기 기뻐하며 달아 들어왔다.“그래? 진짜 잘됐다. 그럼 당신 지금 진신경 중기까지 돌파한 거 아니야?”시율의 격동된 모습에 도범도 덩달아 기뻐하며 물었다.방금 저주에 걸렸을 땐 시율은 거의 웃지도 않았고 매일 우울해 있었다.그런데 도범의 연단 실력과 수련 경지가 점점 향상되고 있는 모습에 시율은 어느 정도 시름 놓게 되었고 웃는 차수도 덩달아 많아졌던 것이다.“여보, 단약 정제한 건 어떻게 됐어? 진보했어? 당신 요즘 매일 저녁 몰래 단약을 정제하느라 엄청 수고하는 것 같던데. 그래도 쉬면서 해, 안 그럼 몸 상해, 알겠지?”시율이 도범을 애틋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일깨워 주었다.“여보, 이것 봐.”이에 도범이 손바닥을 뒤집어 단약 하나를 꺼내 시율에게 보여주었다.시율이 보더니 순간 눈빛이 밝아졌다.“맙소사, 단약 향기가 엄청 짙어. 당신 단약 정제하는 데에 성공했네? 그럼 이제 3품 고급 연단사로 된 거야?”도범의 성공한 모습에 시율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이렇게 되면 도범 씨가 4품 중급 연단사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거잖아. 그때 가서 재료를 충분히 수집하고 청운종이 가지고 있는 보물 한가지도 얻어올 수 있다면 나한테 걸린 저주를 엄청 쉽게 해제할 수 있을 거야!’“응, 여보, 걱정 마. 나 꼭 최대한 빨리 4품 연단사로 될 거야. 하루빨리 4품 중급 연단사로 되어야만 당신을 위해 단약을 정제할 수 있지.”도범이 시율의 손을 잡고 다시 웃으며 말했다.“그때가 되면 나 꼭 진혼경 9품마저 날 두려워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질 거야. 그러면 청운종도 순순히 그들이 가지고 있는 보물을 내놓게 되겠지.”“당신도 참.”시율은 순간 마음이 따듯해진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 한참 생각한 후 다시 도범에게 말했다.“참, 왕석 씨와 호우 씨가 최근 들어 자주 수영 씨와 수미 씨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게 왠지 두 분을 좋아하는 것 같던데? 그럼
“그냥, 너무 오래 당신이랑 키스 안 한 것 같아서.”도범이 대답하고는 고개를 숙여 시율의 붉은 입술에 키스했다.그렇게 한참 지나서야 시율이 도범을 밀쳐내고 수줍어하는 얼굴로 물었다.“나 지금 얼굴에 검은 반점이 있어 엄청 못 생겼을 텐데, 당신은 신경 쓰이지도 않아?”도범이 듣더니 오히려 웃으며 대답했다.“내 눈에는 당신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 게다가 수아처럼 예쁜 딸도 낳아줬고, 난 지금의 생활에 너무 만족해.”“그래? 나 나중에 당신에게 아들 하나 더 낳아주고 싶은데.”시율이 붉은 입술을 오므린 채 행복의 빛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하하, 좋아, 꼭 그러자.”같은 시각, 검왕종의 종주 왕건봉은 마침내 검왕종의 여러 장로를 데리고 한 대종문 입구에 도착했다.그러다 순찰하는 제자들을 보고는 앞으로 다가가 공손하게 인사하며 높은 소리로 말했다.“검왕종 종주 왕건봉이 종문의 장로들을 데리고 청운종 종주님을 뵈러 왔습니다!”“어, 검왕종의 종주님이시네요.”청운종의 한 여 제자가 건봉을 알아보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하지만 공교롭게도 지금 종주님께서 다른 대종문의 종주님과 담화를 나누고 계시거든요. 제가 일단 광장 쪽으로 모실 테니까 잠깐 쉬고 계세요. 그러다 두 분의 담화가 끝나시면 제가 다시 안쪽으로 모실게요.”비록 검왕종이 큰 규모의 종문은 아니지만 작은 규모의 종문 중에서도 꽤 발언권이 있었고, 또 종주인 건봉이 직접 찾아왔으니 청운종의 여 제자도 공손한 태도를 보이지 않을 수 없었다.이에 건봉이 몇 초 동안 침묵을 지키더니 다시 말했다.“사실 긴요한 일이 아니면 저도 이렇게 먼 곳까지는 찾아오지 않았을 겁니다. 마침 안에 다른 대종문의 종주님도 계시다니 저 꼭 들어가야 할 것 같네요. 이번 일이 엄청 심각한 거라 많은 대종문의 종주님들이 알수록 더 좋거든요.”옆에 있던 다른 장로도 한 걸음 앞으로 나와 말했다.“그래요, 아가씨. 어쩌면 이 세상이 뒤집힐 수도 있어요, 적어도 전처럼 그렇게 태평하지는 못할 거라고요!”너무
“하하, 어서 말해보게, 무슨 일인지 너무 궁금하니까. 그렇게 먼 곳에서 직접 찾아오다니, 너무 오버한 거 아니야?”청운종의 용 종주가 큰 소리로 웃으며 건봉을 향해 물었다.이에 건봉이 어두워진 얼굴색으로 두 종주를 한번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큰일 났습니다. 혈사종 쪽에서 두 달 전에 버려진 세상에서 쳐들어온 자들을 발견하게 되었거든요. 그것도 한 둘이 아니라 5~60만 명이요.”“5~60만 명?”두 대종문의 종주가 듣자마자 분분히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단번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쳐들어올 줄은 생각지도 못한 듯했다.“그럴 리가? 그렇게 많이 들어왔다고?”마 종주가 잠시 생각한 후 건봉에게 물었다.“참. 그들을 먼저 발견한 혈사종은 출동했어? 그렇게 많은 사람을 절대 안으로 들여서는 안 되지. 그럼 얼마나 많은 수련 자원이 소모되어야 하는 거야? 안 그래도 지금 돌파하는 것도 어렵고, 4품 영초도 별로 없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이 쳐들어오면 뭐 어쩌자는 거야?”건봉이 즉시 대답했다.“출동은 했습니다. 혈사종에서 바로 사람을 파견하여 숲을 포위했고 제자들을 숲속으로 보내 그들을 공격하게 했거든요.”용 종주와 마 종주가 듣더니 눈길을 한번 마주치고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혈사종에게 있어 그들을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일 거라고 생각하는 표정이었다. 아무리 5~60만 명이 쳐들어와 숲속에서 분산되어 움직인다고 해도 전부 죽이는 데엔 시간이 얼마 걸리지도 않을 거라고.그런데 이때 건봉이 다시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혈사종이 출동했을 땐 그들이 이미 숲으로 들어 간지도 두 달 정도 되었거든요. 거기에서 적지 않은 자들이 천급으로 돌파했고, 결국 혈사종의 제자들도 엄청 많이 죽었어요.”“허허, 혈사종은 일개의 작은 종문으로 천급의 제자는 몇 없고, 거의 다 위신경이나 진신경 정도였잖아. 그러니 어느 정도 희생한 것도 극히 정상적인 일이지.”용 종주가 웃으며 말했다. 건봉이 혈사종을 위해 사정해주려고 먼 길을 찾아온 거라고 착각하고
건봉은 사건의 자초지종을 상세하게 한번 말해주었다.“돌파 속도가 그렇게 빠른 놈이 있다니. 그 녀석이 엄청 보기 드문 보물을 얻은 게 분명해.”용 종주가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잠시 생각한 후 다시 말했다.“그 녀석은 반드시 제거해야 해. 안 그러면 언젠가는 우리 수호 연맹에 큰 위협을 줄 거야.”“맞아, 바로 쳐내지 않으면 분명 큰 사고를 칠 거야.”마 종주도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 용 종주님, 마 종주님.”하지만 건봉이 듣더니 오히려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저 오늘 단지 이 일을 두 분께 알리려고 이곳까지 직접 찾아온 겁니다. 상세한 결과는 두 분께서 기타 종주님들을 찾아가 같이 상의해보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에게 건의가 있는데 말해봐도 될까요?”“오, 그래? 무슨 건의인데?”마 종주와 용 종주가 듣자마자 건봉을 바라보며 물었다.이에 건봉이 쓴웃음을 한번 짓고는 대답했다.“이번에 버려진 세상에서 단번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쳐들어온 건 확실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죠. 하지만 전반적인 상황으로 보면 그들 쪽에도 지금 20만 명 정도밖에 안 남았고, 혈사종 쪽과 아홉 마을 쪽의 사망자를 합하면 적어도 12~13만 명 정도 되거든요.”그러다 잠깐 멈추더니 다시 대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버려진 세상에서 온 자들 쪽에 기껏해야 7~8만 명 정도 더 살아남았고, 심지어 다 수련 경지가 그다지 높지 않은 자들인데, 이 일은 그냥 없던 걸로 하는 건 어떨까요?”“없던 걸로 한다고?”용 종주는 순간 얼굴색이 어두워져 다소 화난 어투로 말했다.“왕건봉! 자네 미쳤어? 그놈들이 지금 우리 수호 연맹 머리 위로 기어오르려 하는데 없던 걸로 하자고? 우리 수호 연맹이 설마 반연맹 세력을 두려워하겠어? 지금 우리 수호 연맹 쪽의 실력이 그들 반연맹보다 더 강하다는 거 잊지 마!”용 종주의 화난 모습에 깜짝 놀란 건봉은 바로 해석했다.“아니요, 종주님, 저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제 뜻은 어차피 그들 쪽에
건봉은 곧 일행을 데리고 궁전을 떠나 검왕종 쪽으로 날아갔다.그러다 좀 멀리 날아간 후 대장로가 갑자기 앞으로 나와 물었다.“종주님, 아까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들을 설득하려 했던 겁니까? 수호 연맹 쪽 6대 대종문 전부 체면을 무엇보다 더 중히 여긴다는 걸 모르시는 것도 아니잖아요. 지금 그들 밑에 있는 작은 종문이 전멸된 게 그들은 충분히 체면이 구겨졌다고 생각하고 있을 텐데, 이대로 넘어갈 리가 없잖아요.”둘째 장로도 날아와 말했다.“그래요, 종주님. 자칫하여 그들의 심기를 잘못 건드리게 되면 앞으로 종주님한테 편견을 품을지도 몰라요. 저희 그냥 사실을 알려주기만 하면 돼요, 나머지는 그들이 알아서 회의를 열어 결정하겠죠.”이에 건봉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입을 열었다.“두 분이 잘 모르나 본데, 도범이라는 녀석 엄청 강해요. 이번에 대종문 쪽에서 그 녀석을 단번에 제거할 수 있으면 그만이지만, 제거하지도 못한 채 그 녀석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려 버리게 되면 우리 쪽이 나중에 아주 크게 다칠 겁니다.”“그럴 리가요? 대종문에 진혼경 9품의 강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설마 그 녀석을 두려워하겠어요?”대장로는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드러냈다. 그는 심지어 천급 7품밖에 안 되는 도범을 두려워하는 건봉이 너무 담이 작다고 생각하고 있었다.“허허, 대종문에 진혼경 9품의 강자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그들의 수련 경지와 전투력은 대체로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아요.”건봉이 다시 허허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도범 그 녀석은 달라요. 그 녀석에게 1,2년 정도의 시간만 주면 그는 끊임없이 더 높은 경지로 돌파할 거고, 나중에 진짜 진혼경 6품이나 7품에 도달하게 되면 우리 모두 그를 상대할 수 없을 거예요. 그러다 진혼경 9품에 돌파하게 되면 그 결과는 더 상상할 수도 없을 거고요.”이에 둘째 장로는 여전히 전혀 개의치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저는 아무래도 종주님이 괜한 걱정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너무 그 녀석의 천부적인 재능을 과대
세 사람은 곧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고, 도범을 바라보는 행인들의 두 눈에는 부러움의 빛이 가득했다.아무래도 도범의 곁에 절세미인이 두 명이나 있었으니.그렇게 세 사람이 같이 저녁을 다 먹고 나서야 초수정은 아쉬워하며 거처로 돌아갔다.“당신도 참, 수정이 엄청 아쉬워하는 표정 못 봤어? 수정이 방에 가서 하룻밤을 보내지 그랬어.”방으로 돌아온 후, 박시율은 바로 도범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그런데 의외로 도범이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자기야, 나 수정이 왠지 어딘가 수상한 것 같아. 하지만 정확하게 어디 수상한지 모르겠어.”“뭐가 수상한데?”“나도 모르겠어. 아무튼 오늘 시내 돌 때 내가 수정의 손만 잡으면 걔가 엄청 얼굴을 붉혔어, 어린 소녀처럼 쑥스러워하며. 그게 수상해.”도범이 잠시 생각한 후 마음속의 의혹을 털어놓았다.“당신이 쓸데없는 생각을 한 거 아니고? 어린 소녀가 쑥스러워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잖아. 게다가 자기 예전에 자주 수정의 손을 잡았던 것도 아니고, 당연히 수줍어하겠지.”시율이 울지도 웃지도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정말 수정이와 한 번 잤다고 해서 수정이가 이젠 부끄러워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도범이 듣더니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진짜 내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수정이는 왠지 아직도 소녀 같아. 여자애가 쑥스러움을 잘 타는 건 정상적인 일이라고는 하지만, 걔는 너무 쑥스러워해. 제일 중요한 건 그날 밤에 우리 둘 다 술 취했고, 깨어났을 때 같이 누워있긴 했지만 전날 저녁에 한 일에 대해 난 아무런 기억도 없어. 그냥 생각할수록 이상한 것 같고, 생각할수록 그날 저녁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아.” “말도 안 돼. 여자들이 결백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데, 어떻게 그런 일을 가지고 당신을 속이겠어? 게다가 당신은 수정이가 안 착한 것 같아? 난 걔가 엄청 착한 것 같은데? 예쁘고, 무슨 일이든 당신부터 챙기려 하고. 전에 우리 숲속 산꼭대기에서
그렇게 하루를 쉰 후 도범은 계속해서 단약을 정제하기 시작했다.그리고 그가 예상한 바와 같이 또 3일이 지나니 3품 고급 단약이 진짜 열 알로 증가되었다.심지어 그의 수련 경지도 곧 있으면 천급 8품으로 돌파할 수 있을 정도까지 다달았다.그래서 도범은 아예 온종일 수련에만 전념하여 먼저 천급 8품으로 돌파했고, 세 날 동안 새로운 경지에서 안정을 찾은 후 바로 가지고 있는 3품 고급 단약을 가지고 폐관 수련을 시작했다.그러다 사나흘 정도 지나니 종주를 선출하는 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같은 시각, 딱히 할 일이 없었던 용호는 도범과 이야기를 나눌 겸 새로운 종문에 관한 건의를 물어보는 척이라도 해보려고 도범의 거처로 찾아갔다.“이상하네, 시율 씨. 도범 씨는 왜 거의 외출을 하지 않는 거지? 너무 부지런한 거 아닌가?”마당에 들어서 도범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자 용호가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다.그러자 시율이 바로 웃으며 대답했다.“전에 혈사종과 한번 겨뤄보고 난 후 수련 경지를 향상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이라는 거 깨닫게 된 거죠, 뭐. 사실 그이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다들 엄청 열심히 수련에 전념하고 계세요, 새로운 경지로 돌파하려고. 아무래도 이제 수호 연맹 쪽에서 또 찾아올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 당연히 시간이 될 때 부지런히 수련 경지를 향상해야죠.”용호가 시율의 완벽한 몸매를 한번 훑어보고 또 시율의 얼굴에 생긴 검은 반점을 한번 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시율 씨는 진짜 보기 드문 미인인데, 아쉽게도 혈사종의 저주에 걸려 얼굴을 버리게 되었네. 혈사종의 저주는 제거하기 엄청 어려운 거라, 시율 씨한테 시간이 얼마 없을 거야.”시율이 듣더니 오히려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죠, 아마 8, 9개월밖에 안 될 겁니다. 하지만 도범 씨가 분명 저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라고 믿어요.”“그래, 그럼 난 이만 가볼게.”비록 속으로는 시율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용호는 결국
공이 2,3초 동안 거세게 몸부림을 치다 갑자기 동작을 멈추더니 곧바로 도범의 손바닥 속으로 날아들었다.그러자 주위의 공간이 끊임없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천천히 사라질 모양이었다.이에 도범은 다시 한번 재빨리 손을 뻗어 신속히 파란색 공 하나를 잡았다.그 공도 똑같이 한참 몸부림을 치다 갑자기 멈추었고, 곧바로 도범의 몸속으로 날아들었다. 잇달아 주위의 화면이 무너지기 시작하더니 도범은 어느새 그 공간에서 나오게 되었다.눈을 뜬 후 도범은 즉시 자신의 몸을 검사했다. 그리고 단전에서 전해오는 두 갈래의 부동한 에네르기 파동을 발견하게 되었다.물론 지금 그의 수련 경지는 이미 진혼경 1품으로 돌파하게 되었다.도범이 즉시 그중 한 에네르기를 응집하여 근맥 따라 끄집어내자 손바닥에 의외로 작은 불씨가 나타났고, 끄집어내면 낼수록 불씨는 점점 커져 결국 하나의 불덩이로 되였다.“맙소사, 이건 영기로 응집해낸 게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불씨인 것 같아! 게다가 불씨 속의 파동이 엄청 강할 뿐만 아니라 내가 자유자재로 공제할 수도 있어. 공격하는 데에 쓰이면 진짜 강하겠는데?”손바닥의 불씨를 자세히 느끼고 있는 도범은 속으로 다소 격동되었다. 왠지 진혼경으로 돌파한 후 다른 새로운 능력을 가지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러면서도 그는 또 문득 의문이 들었다.‘하지만 전에 혈공천과 용호가 싸울 때 이런 능력을 쓴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 두 사람도 진혼경으로 돌파했잖아? 이런 능력은 진혼경으로 돌파한 강자라면 다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한참 생각해도 영문을 알 수 없었던 도범은 저도 모르게 정신력이 흩어졌고, 그 순간 손바닥의 불씨가 사라지고 말았다.그리고 도범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도범은 저도 모르게 큰 충격에 빠지게 되었다.‘이 힘을 통제하려면 정신력을 엄청 많이 소모해야 해, 영기를 통제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거야.’“쯧쯧, 통제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겠네.”도범이 한쪽으로 감개무량해하면서 한쪽으로는 또 영기로 공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