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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0화

Penulis: 은광수
“남주 누나, 농담 아니죠? 형수가 감옥에 다녀왔다니요? 그럴 리가요.”

‘형수처럼 좋은 분이 감옥에 다녀올 리가 있나?’

나는 그 말을 조금도 믿을 수 없었다.

그러자 남주 누나는 예상했다는 듯 싱긋 웃었다.

“내 신분을 생각해 봐. 내가 왜 이런 일로 널 속이겠어?”

남주 누나의 신분을 생각하니 나는 더 충격에 빠졌다.

남주 누나의 신분이라면 이런 일을 조사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

그렇다는 건, 형수가 감옥에 다녀왔다는 건 진짜일 확률이 높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데요? 형수가 왜 감옥에 다녀와요?”

“사실 큰일은 아니었어. 네 형수가 결혼 전에 쫓아다니는 남자가 엄청 많았거든. 심지어 네 형수 미모에 반해 스토킹하고 강제로 몸을 취하려는 남자들도 적지 않았어. 그런데 네 형수 성격이 그 당시 너무 강해서 상대를 칼로 찍는 바람에 1년 수감되었어.”

“그런 일은 여자한테 얼마나 큰 오점이자 상처야? 누가 감옥살이를 한 적 있는 여자와 결혼하려 하겠어? 그렇지 않으면 네 형수 몸매와 외모로 왜 진동성과 결혼했을까?”

이렇게 말하니 나는 단번에 이해가 됐다. 하지만 난 형수가 잘못한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런데 그게 이혼 안 하는 거랑 무슨 상관이에요?”

나는 의아해서 물었다.

남주 누나는 손가락으로 내 머리를 찔렀다.

“똑똑한 줄 알았는데 왜 이런 방면에서는 이렇게 둔해? 네가 스스로 생각해. 만약 이것도 모른다면 앞으로 너 안 찾아올 거야. 정말 그 정도 IQ라면 전염될까 봐 두렵네.”

나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아주 무서운 가능성을 떠올렸다.

“혹시 진동성이 형수랑 결혼할 때 그 약점으로 협박했어요?”

나는 이렇게까지 생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라 떨쳐내지 못 할 정도였다.

남주 누나는 곧바로 긍정적인 눈빛을 보냈다.

“음, 너무 바보는 아니네. 앞으로 계속 찾아와도 되겠어.”

나는 일순 소름이 돋아 찬 공기를 들이마셨다. 순간 손끝부터 발끝까지 싸늘해지는 느낌이었다.

이 순간 진동성의 이미지는 내 마음속에서 완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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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랬어요? 왜 전에는 말하지 않고 이제 와서 말하는 건데요?”“이런 건 묻지 마.”남주 누나는 느릿느릿 옷을 입었다.“결혼하려고 결정한 것도, 이혼하지 않으려 한 것도 다 네 형수 결정이야. 당사자가 뭐라 하지 않는데 내가 어떻게 참견해? 내가 지금 너한테 알려주는 건 네 형수를 이 고통 속에서 빼내 주려는 게 아니라 같이 즐길 사람을 찾은 것뿐이야.”“태연은 보수적이고 틀에 꽉 박혀 있어. 그런 애를 끌어들이는 건 불가능해.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희망이 큰 것 같아.”나는 다급히 남주 누나의 팔을 잡았다.“형수 상처 주지 마요. 누나는 어떻게 놀든 상관 안 하겠지만 형수는 안 돼요.”“습. 놔, 아파.”남주 누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귀띔했다.나는 화가 나서 손을 거두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본인이 노는 걸 좋아한다고 형수까지 끌어들이겠다니.’형수는 나 혼자만의 소유기에 절대 남주 누나와 함께 이 남자 저 남자 만나게 둘 수 없었다.남주 누나는 제 팔을 살살 문질렀다.“내가 지금 네 형수를 해친다고 생각해? 네가 네 형수 마음을 어떻게 알아? 나랑 같을지도 모르잖아.”“그럴 리 없어요. 형수는 누나랑 달라요.”나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남주 누나는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아니면 왜 너더러 애교를 꼬시라고 했으면서 은근슬쩍 너를 꼬셨겠어?”“그건... 저한테 경험을 전수해 주려고 그런 거예요. 전 그때 아무것도 몰랐어요. 형수는 저를 위해서 그런 거예요.”나는 형수를 대신해 변명했다“경험을 전수하는 방법은 다양해. 꼭 직접 나설 필요는 없잖아? 걔가 매일 너랑 같은 지붕 아래에서 사는데 계속 너를 건드리고 꼬시는 게 뭐겠어? 너더러 저를 범해달라는 거잖아.”“그만 말해요. 누나가 무슨 말을 하든 믿지 않아요.”나는 짜증이 밀려와 남주 누나의 말을 잘라버렸다.남주 누나는 손을 뻗어 내 볼을 꼬집었다.“누나가 오늘 기분이 좋아서 너한테 세상 물정 구경 좀 시켜줄게. 하지만 앞으로 나한테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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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호 씨가 진동성이랑 뭔 할 얘기가 있다고요? 진동성은 이제 내 앞에서 연기도 하지 않으려 하는데 수호 씨라고 다를 것 같아요? 얼른 숨어요. 난 수호 씨가 곤란해지는 걸 원하지 않아요.”나도 형수가 난처해지는 게 싫어 조용히 베란다로 향했다.얼마 뒤, 진동성의 모습이 나타났다.나는 커튼 뒤에 숨어 둘의 대화를 엿들었다.진동성은 우쭐거리며 형수에게 말했다.“내가 며칠동안 집에 안 들어왔는데 어쩜 전화 한 통도 없어?”형수는 싸늘하게 대답했다.“내가 왜 전화해야 하는데? 네가 밖에서 이 여자 저 여자 만나며 즐기는데 내가 전화하면 방해만 되지 않겠어?”“내 마음속에는 네가 없어도 되지만, 네 마음속엔 내가 없으면 안 되지. 고태연, 나한테 약점 잡혔다는 거 잊지 마. 내 심기 건드리면 손해 보는 건 너야.”진동성의 말에 나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그러쥐었다.내가 없을 때 진동성이 이런 태도로 형수를 대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순간 진동성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역겹고 구역질이 났다.진동성은 왕정민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지는 않다.“다른 용건 있어? 없으면 난 이만 휴식할 거야.”형수는 더 이상 진동성과 말을 섞기 싫어 자리를 뜨려고 했다.그때 진동성이 형수의 팔을 덥석 잡았다.“휴식하긴 뭘 휴식해? 날 모셔야지.”형수는 진동성의 뺨을 짝, 하고 때렸다. 하지만 다음 순간 진동성은 바로 형수의 뺨을 후려갈겼다.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나는 밖으로 뛰쳐나가 진동성의 허리를 발로 걷어찼다.진동성은 내가 집에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에 바로 소파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나는 다급히 형수에게 다가가 봤지만 형수 얼굴에는 이미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보였다.그걸 보는 내 마음은 갈가리 찢길 것만 같았다. 나는 당장이라도 진동성의 껍질을 벗겨 씹어먹고 싶었다.진동성은 나를 보더니 갑자기 빈정거렸다.“어쩐지 주제도 모르고 날뛴다 했더니 정수호가 뒤를 봐주고 있었네.”진동성은 소파에서 일어나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깊이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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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말은 진동성의 아픈 곳을 정확히 찔렀다. 그 순간 진동성의 낯빛은 어두워졌다.“하하, 계속해 봐.”진동성은 입가에 냉소를 띤 채 어디 들어나 보자는 듯 말했다.나는 거리낄 것도 없었기에 미친 듯이 하고 싶었던 말을 내뱉었다.“형수와 결혼한 것도 그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서잖아. 형수가 예쁘고 몸매도 좋으니 사람들 앞에서 아내를 아끼는 척만하면, 마을 사람들이 시골에서 자란 평범한 애가 큰 도시 출신의 미인을 아내로 들였다며 능력 있다고 떠받들어 주니까.”“그동안 다른 사람들의 질투와 부러움을 받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가 언젠가 왕정민처럼 성공하길 꿈꿨겠지? 그런데 왕정민처럼 운이 따라주지 않아, 평생 왕정민 따까리 노릇이나 하면서 왕정민이 은혜를 베풀 듯 던져 주는 이득만으로 회사를 유지하고 있는 거잖아.”“왕정민처럼 성공하고 싶으니까 왕정민을 도와주고, 왕정민처럼 마음대로 행동하고 싶지만 또 모범 남편이라는 이미지가 무너질까 봐 무섭고. 그래서 형수더러 나한테 그런 말을 하게 한 거잖아.”“겉으로는 형수더러 나를 가르치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형수가 착한 남편을 두고 바람피운 여자라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그렇게 되면 오명을 쓸 필요도 없이 밖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고, 모든 오명은 형수가 뒤집어쓰고.”“심지어 형수가 이혼하겠다고 말하는 즉시 형수의 과거로 협박하려고 한 거잖아. 진동성, 넌 진짜 인간 말종 쓰레기야.”나는 그동안 마음에 눌러왔던 말을 모두 내뱉었다.진동성은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모두 태우고 피식 웃으며 소파에 기댔다.그 모습에는 왕정민의 그림자가 보였다. 아니, 왕정민보다 더 가식적이고 악랄한 역겨운 그림자였다.왕정민은 나쁘지만 그걸 모두 드러내고, 진동성은 나쁘면서 그걸 숨기고 착한 척 가식적으로 군다.“말 다 했어?”진동성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나는 싸늘하게 경고를 날렸다.“형수랑 이혼해. 형수 좋은 여자야. 그러니까 더 이상 상처 주지 마.”진동성은 우스갯소리라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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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진동성이 형수의 약점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형수한테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으니 형수도 더 이상 걱정될 게 없었다.“고태연, 너...”진동성은 화가 나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너’만 한참을 반복하다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형수는 방으로 들어가 짐을 정리했다.“오늘부터 다시는 나 협박할 생각하지 마. 수호 씨, 나 짐 정리 좀 도와줘요. 오늘 바로 여길 떠날 생각이에요.”형수의 말에 나는 너무 기쁜 나머지 바로 달려갔다.그러자 진동성이 나를 향해 버럭 소리쳤다.“정수호, 네가 감히! 우리가 같은 동네 사람이라는 거 잊었어? 내가 동네 주민들한테 널 어떻게 말하든 상관없어?”나는 손에 들고 있던 짐을 내려놓고 싸늘한 표정으로 진동성을 바라봤다.“말해. 난 상관없어.”“네가 상관없다고 네 부모도 그럴까? 마을 사람들이 네 가족을 욕해도 괜찮아?”나는 진동성의 멱살을 잡았다.“그렇게 해 봐. 날 벼랑 끝으로 몰면 난 뭐든 할 수 있어.”진동성은 무서워하기는커녕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고태연한테 이제 약점이 없다 해도 넌 달라. 정수호, 넌 나 대시 고태연을 여기 남도록 설득해야지. 예전처럼 내 말이면 무조건 복종하란 말이야.”“내가 왜 너 같은 쓰레기를 도와야 해?”진동성은 내 손을 뿌리치고 피식 웃었다.“내가 모를 줄 알아? 두 사람 진작 붙어먹었잖아.”진동성은 이 사실을 진작 알고 있었다.역시나 나와 형수가 했던 추측이 맞았다. 진동성은 나더러 왕정민을 모함하라고 할 때부터 나와 형수를 함께 모함할 작정이었다.나는 싸늘한 눈빛으로 진동성을 바라봤다.“난 안 도와줄 거야. 하지만 마을 사람들 앞에서 함부로 지껄이면 절대 가만 안 둬.”말을 마친 나는 진동성을 무시한 채 형수를 도와 짐 정리를 시작했다.우리가 떠나려 하자 조급해진 진동성은 형수 앞을 막아섰다.“고태연, 잘 생각해. 네 동생도 지금 이혼소송 하는 마당에 너까지 이혼하면 네 부모님이 걱정하지 않겠어?”짝!말이 떨어진 순간 형수는 진동성의 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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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고수연이 만든 장부를 보고 있었다.고수연이 작성한 장부는 아주 명확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심지어 문외한인 나마저도 단번에 이해했다.보아하니 내가 참 보물을 찾은 모양이다.주해진이 다가오자 나는 장부를 얼른 고수연에게 건넸다. 나도 주해진을 조금 경계하는 마음이 있었다.이건 어쩔 수 없는 거다. 주해진과 김진호는 우리와 같은 마음이 아니니 경계할 수밖에.애초에 내가 자금만 충족했어도 두 사람과 손잡을 일은 절대 없다.남을 해치는 마음은 있으면 안 되지만 경계하는 마음은 없으면 안 된다. 모든 건 다 더 나은 발전을 위해서다.“수호, 잠깐 할 말이 있는데.”나는 휴게실로 가서 앉았다. 그러자 주해진도 이내 따라왔다.주해진은 방금 내가 장부를 내려놓는 걸 목격했지만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하지만 속으로는 내가 파트너인 자기마저 경계하는 걸 못마땅하게 여겼다. 때문에 김진호를 여기 붙여 놓는 건 정확한 결정이었다.우리는 각자 꿍꿍이를 갖고 있었다.그때 주해진이 허허 웃으며 입을 열었다.“아까 진호가 가게에서 일하는 게 너무 좋았다는데 앞으로도 진호한테 잡일거리라도 맡겨주면 안 될까? 도움이라도 될 수 있게.”“우리 술집은 너도 알잖아. 장사가 잘됐다 안 됐다 해서 요즘은 거의 손님도 없어. 진호가 거기 있어도 쓸모가 없고.”주해진은 눈을 접고 배시시 웃으며 내가 거절하지 못하게 뒷길마저 막아두었다.하지만 나도 내 생각이 있는지라 웃으며 말했다.“주해진, 애초에 약속했잖아. 가게 일은 내가 혼자 관리하기로. 직원 모집도 포함해서. 이건 다 계약서에 있는 내용일 텐데.”“알아, 나도 다 알아. 그래서 이렇게 상의하는 거잖아. 우리가 그래도 파트너인데. 이제 같은 배를 탄 사람 아니야? 그러니 예전 일은 이제는 내려놓을 때도 됐잖아.”“원수가 원한을 풀기는 쉬워도 친구가 되는 건 어려운 일이잖아. 친구가 한 명이라도 더 있으면 원수가 있는 것보다는 낫지 않아?”역시 사회에서 구른 사람이라 그런지 말은 참 그럴듯하게 했다.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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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에는 그렇게 바쁘지 않았다. 사장님들을 모두 보낸 것도 있었고 손님도 오전보다 훨씬 줄었다.그제야 다들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었다.우리가 돌아왔을 때 김진호는 배우 바삐 보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다니면서도 불평도 하지 않았다.민우는 그 모습이 무척 의외라는 듯 말했다.“저 자식 왜 저렇게 좋아해?”현성은 의아한 눈빛으로 김진호를 바라봤다.“저 자식 무슨 꿍꿍이지? 수호야, 차라리 저 자식 쫓아내는 건 어때?”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김진호도 주주야. 비록 비중은 작다고 해도 아예 무시하면 안 돼. 저렇게 하고 싶어 한다면 하라고 해. 그런데 너희 둘이 잘 지켜보면서 잡일거리면 시켜. 절대 기밀 손대게 해서는 안 돼.”나는 김진호에 대해 여전히 큰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무슨 일이든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그래야 오래 가고.재무, 약재 구매 경로 그리고 중요한 고객 정보 등은 우리가 직접 관리하는 게 더 안전했다.김진호는 아직 그걸 깨닫지 못했는지 자기도 겨우 일할 수 있다고 좋아하며 만족해했다. 비록 땀투성이가 되어도 그는 여전히 흐뭇해했다.주해진은 그런 김진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너 이럴 필요 있어? 우리는 밖에서 맛있는 거 먹으며 즐기고 있을 때 혼자 여기서 땀 뻘뻘 흘리며 일하고 있고. 너 바보야?”김진호는 주해진이 가져온 밥을 먹으며 싱글벙글 웃었다.“형, 그건 틀린 말이에요. 내가 왜 남은 줄 알아요?”“지금 가게는 정수호가 권력을 쥐고 있고 우리는 아예 아무런 권한도 없잖아요. 우리도 이 가게 주주라고 말하고 다니지 않으면 가게 직원들이 우리를 알아나 봐요?”“그런데 내가 오늘 가게에 얼굴을 비추니 달라지더라고요. 모든 사람이 나와 형도 주주인 걸 알았어요. 이렇게 되면 나중에 가게가 안정되면 내가 다시 들어오는 것도 문제없잖아요.”주해진은 그 말을 듣고 너털웃음을 지었다.“너 이 자식, 그런 속셈이었구나. 몰라봤는데 너 은근히 머리 잘 굴리네?”김진호는 형의 칭찬에 더 흐뭇해하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75화

    그리고 이 순간 김진호는 희망을 보았고 서서히 자기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하지만 그것도 때가 오기를 기다려야 했다....오늘이 개업 첫날이라 정 사장님은 많은 손님을 소개해 주며 한 명씩 소개해 주었다.“조 사장님, 안녕하세요!”“연 사장님, 안녕하세요!”“신 사장님, 안녕하세요!”나는 사장님들께 일일이 인사하며 접대했다.그러면서 모든 사람의 모습과 전화번호를 마음속에 기억했다.이왕 혼자 하기로 했으니 인맥과 관계는 가장 중요하다. 게다가 정 사장님이 나한테 소개해 준 인맥은 모두 어렵게 얻은 것이라 반드시 소중히 여겨야 했다.손님들을 한 바퀴 접대하고 나니 나는 목이 말라 타는 것 같았다.민우가 때마침 나에게 물 한 컵을 건넸다.“얼른 물 마셔. 너 목소리 갈라졌어.”나는 컵을 받아 물을 단숨에 마셨다. 그제야 조금 편해진 것 같았다.비록 피곤했지만 나는 아주 보람이 느껴졌다.이건 가게 발전에 두 도움 되는 것들이었다. 현성마저 엄지를 추켜세우며 나를 연신 칭찬했다.“수호, 너 정말 대단하네. 기억력 너무 좋다. 모든 사람을 제대로 기억하네. 난 사람 얼굴이 너무 헷갈려서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어.”민우도 맞장구쳤다.“나도 사람 얼굴이 헷갈리는 것 같아. 문제는 다 비슷한 옷을 입기도 했고 생긴 게 정말 너무 비슷해.”솔직히 나도 이런 자리에 있지 않았다면 이 정도 할 수 없었을 거다.하지만 이제는 천수당의 발전을 등에 업고 수억을 투자한 이상 절대 돈 낭비해서는 안 된다.사람의 잠재력은 모두 극단적인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내가 오늘 이렇게까지 할 수 있던 건 나 스스로도 매우 놀라웠다.물을 마시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나는 또 귀한 손님들을 접대하러 갔다.민우와 현성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우리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점심에 나는 민우더러 다연 한식당에 프라이빗 룸을 예약하라고 당부하고는 사장님들을 초대하여 식사를 대접했다.나는 당연히 함께 가야 했기에 다른 사람을 가게에 남겨두기로 했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74화

    “잠깐.”그때 내가 소리쳤다.연승호는 눈썹을 꿈틀거리며 나를 바라봤다.“또 뭐 하려고 그래?”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다는 눈빛으로 연승호를 빤히 바라봤다.“연승호 씨, 나한테 무슨 악감정이 있어서 이렇게 찾아와 소란을 피우는지 모르겠으나 한마디 경고하죠. 오늘 같은 일은 이번 한 번뿐이어야 할 겁니다. 만약 다음에 또 이러면 나도 가만있지 않아요!”연승호는 주먹을 꽉 그러쥐며 눈에서 불꽃을 뿜어냈다. 그가 화를 내려고 할 때 백연우가 얼른 그를 끌어당겼다.“승호 씨, 우리 가요. 얼른 쇼핑해요.”연승호는 화가 치밀었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발산할 수 없었다.나는 윤지은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말했다.“고마워요.”“계속 이런 환경에 처하면 영향 안 받을 리 없잖아? 앞으로 조심해.”윤지은의 말속에는 뭔가를 내포하고 있었다.나는 깊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이게 뭐 내 탓인가? 백연우가 먼저 나를 찾아왔고 그 때문에 연승호가 나를 질투하는 건데 뭐.’하지만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만약 연승호가 또다시 찾아와 문제를 일으킨다고 해도 두렵지 않다.작은 사고가 있고 난 뒤 또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나타났다.그 사람은 다름 아닌 임천호 옆에 있는 시커먼 떡대, 이제는 이름도 아는데 바로 강용재였다.나는 임천호가 사람을 보내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강용재는 선물도 가져오지 않고 임천호의 말만 전했다.“임 회장님께서 정수호 씨더러 시간 날 때 소여정 씨를 보러 오라고 하십니다.”나는 임천호가 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런 말을 하는지 의문이었다. 나를 믿는 건지 아니면 시험하는 건지도 의문이었다.하지만 어떤 것이든 좋은 의도는 아니다.오늘은 천수당 개업일인데 수많은 사람 앞에서 거절하면, 사람들은 우리 천수당 의술이 별로라고 생각할 거다.때문에 잠깐 고민한 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민우는 다급히 내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수호야. 동의하면 어떻게? 임천호는 분명 좋은 의도가 아닐 거야.”현성마저 그렇게 얘기했다.그때 나는 내 생각을 말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73화

    심지어 현재까지도 윤지은은 여준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아 그는 자신이 공기가 된 기분이었다.윤지은의 신분은 역시 만만치 않은지 항상 시건방지던 연승호마저 윤지은 앞에서 바보 같은 웃음만 흘렸다.“LC그룹 윤지은 씨였네요. 그런데 방금 천수당이 친구분이 운영하는 가게라고요?”윤지은의 차가운 눈빛이 내 몸에 떨어졌다.“그래요. 여기 있는 정수호가 내 친구거든요. 그러니 정수호한테 시비를 걸고 싶으면 나한테걸어요.”“하하. 시비 거는 게 아니라 그냥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그랬어요.”연승호는 겁이 났지만 순순히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윤지은은 그 말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안 좋은 일이 뭔데요? 어디 들어나 보죠. 듣고 나서 내가 대신 해결해 줄 수도 있고.”“내가 방금 이 자식한테 인사했는데 이 자식이 곱게 받지 않고 오히려 내 팔을 비틀었거든요. 이게 누구 잘못이에요?”윤지은은 서둘러 결론을 내리는 대신 나를 바라봤다.“정수호, 네가 말해 봐.”나는 바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이 사람이 먼저 손댔어요. 이 사람이 내 어깨를 힘껏 움켜잡아 난 그저 반격한 것뿐이에요.”윤지은은 단번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들었어요? 내 친구는 연승호 씨가 먼저 손댔다네요?”연승호의 안색은 단번에 어두워졌다.“지은 씨, 저 자식 주장만 믿으면 안 되죠.”그때 민우가 바로 반박했다.“안 되긴. 우리 가게 앞에 CCTV가 있는데 못 믿겠으면 영상 보여줄 수 있어요!”연승호는 화를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쳤다.“흥! CCTV가 있으면 뭐? 난 그저 인사한 것뿐인데 저 자식이 내 팔 비튼 건 사실이라!”이런 일은 CCTV를 보더라도 제대로 밝히기가 어렵다. 연승호도 그걸 알고 있기에 내가 먼저 자기를 괴롭혔다고 우기면서 윤지은이 나를 감싸지 못하게 하는 거였다.윤지은의 얼굴은 더욱 무거워졌다.“보아하니 학교에 도서관은 필요 없나 보네? 그럼 지금 당장 우리 아버지한테 전화해 투자를 철회하라고 해야겠네.”윤지은의 말에 연승호의 얼굴빛은 바로 변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72화

    나는 연승호를 힘껏 밀쳤다. 그 순간 연승호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나를 노려봤다.“개 같은 자식! 내가 누구인지 알아? 감히 나한테 손을 대?”나는 가슴을 펴고 두려울 것 없다는 듯 말했다.“그쪽이 누구든 내 구역에서 소란 피우면 가만 안 있어.”“어디서 겁도 없이 연 도련님께 함부로 말해?”옆에서 맞장구치며 나선 사람은 다름 아닌 여준휘였다. 여준휘도 보아하니 연승호 쪽 사람인 듯했다.‘어쩐지 떼로 쳐들어와서 소란 피운다 했더니 지시를 받았군.’이 순간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분노가 들끓었다. 천수당이 개업하게 된 건 나 혼자만의 성과가 아니다. 이건 민우와 현성과 함께 이룬 성과다. 때문에 나는 절대 누군가 개업식을 망치도록 방치하지 않을 생각이었다.나는 두려울 것 없다는 듯 연승호를 노려보면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가장 멋진 일을 했다.“겁도 없이 구는 건 너희들이지! 벌건 대낮에 감히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워? 뭐 하자는 거야?”“민우야, 현성아. 경찰에 신고해.”“오늘 여기서 소란 피우는 놈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민우는 커다래진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수호, 대단한데! 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어.”현성 역시 나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수호, 잘했어. 상대는 그냥 돈 좀 있는 부잣집 도련님일 뿐이야. 누구는 뭐 돈이 없는 줄 아나?”연승호가 미리 알게 된 정보에 따르면 나는 고작 여자 덕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된 무능력한 찌질이였다. 그런 내가 이렇게 대놓고 저한테 반항할 거라고 연승호는 생각지도 못했다.연승호는 피식 냉소를 흘렸지만 낯빛은 점점 어두워졌다.“그래. 나 소란 피우러 왔다. 어쩔래?”“승호 씨!”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더니 백연우가 웃으면서 걸어왔다.그 순간 연승호는 이내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연우 씨, 여긴 어쩐 일이에요?”백연우는 먼저 다가가 연승호의 팔짱을 꼈다. 그 동작 하나에 잔뜩 긴장해 있던 연승호는 단번에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71화

    “그래요. 난처하게 굴지 않을게요. 물건 이리 주고 가보세요.”택배 기사는 그제야 떠나갔다.그때 현성이 다가와 누가 보낸 택배냐며 열어보지 않을 거냐고 물었다.하지만 나는 단번에 택배 상자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발가락으로 생각해도 상자 안에 든 건 좋은 물건이 아니었다.나는 왕정민이 어떻게 내가 천수당을 오픈한다는 걸 알았는지 의문이었다. ‘설마 강북에 누구를 심어두고 갔나?’이 일은 그다지 큰 파문을 일으키지도 않았기에 나도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 하지만 9시쯤 가게에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나타났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여준휘, 바로 윤지은의 전남친이었다.심지어 딱 봐도 소란 피우러 온 모양이었다.“얼씨구. 이젠 병원에서 일 안 하고 직접 사장이 됐나 봐?”여준휘는 나타나자마자 나를 비꼬았다.맨 처음에는 나도 상대가 누구인지 몰랐지만 그의 입에서 병원과 윤지은이 나오니 바로 알아챘다.“축하하러 온 거라면 환영하지만, 소란 피우러 온 거라면 적당히 해요.”예전에 여준휘가 병원에서 윤지은을 괴롭힐 때 내가 이 자식을 한바탕 두들겨 팬 적이 있었다. 그때에도 나는 이 자식이 무섭지 않았다. 그러니 지금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여준휘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냉소를 흘렸다.“내 여자 친구를 빼앗았으면서 나더러 축하해달라고? 물론 나도 소란 피우러 온 거 아니야. 여기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소란 피우면 나도 손해잖아? 난 그냥 구경하러 았어. 개업식에 축하해줄 사람이 오나 보러.”옆에서 지켜보던 민우는 순간 욱해서 다가왔다.“저 자식 뭐야? 몸이 근질근질하다면 내가 때려줄 수 있는데.”나는 다급히 민우를 막아섰다.“됐어. 그냥 무시해. 너는 다른 준비 다 됐는지 확인해. 이제 곧 10시야. 개업식을 제대로 하는 게 다른 것보다 중요해.”민우는 내 말에 설득당해 성질을 죽였다.나는 여준휘를 가볍게 무시했다. 이 자식이 왜 갑자기 튀어나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개업식이 무엇보다 중요했기에 다른 일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하지만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70화

    애교 누나는 그중 하나를 꺼내 바늘로 구멍을 뚫었다.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나는 콘돔 한 박스를 사서 다시 올라왔다.내가 돌아오자 애교 누나가 미안한 듯 입을 열었다.“아까 서랍을 찾아봤는데 한 박스 있더라고요. 우리 이거 써요.”“다 돼요.”나는 두말없이 애교 누나를 덮쳤다. 그러고는 관계가 끝난 뒤 깊이 잠들었다.그때 애교 누나는 내 등 뒤에 누워 내 얼굴을 살살 쓰다듬으며 말했다.“수호 씨, 미안해요. 이런다고 아이를 가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모두 하늘의 뜻에 맡길래요.”애교 누나는 아이를 무척 좋아하기도 하고 나와 결혼해 우리 아이를 갖고 싶어 했다.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아이를 갖자고 하면 내가 당연히 거절할 걸 알았기에 이런 방법을 사용했던 거다.애교 누나는 아이만 있으면 나와 순조롭게 결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버지도 딸이 미혼모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을 테니까.애교 누나가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된 건 요즘 들어 너무 불안했기 때문이다. 누나는 나와 결혼하지 못하고 결국 끝까지 함께하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전에 누나가 먼저 나더러 경험을 많이 쌓으라고 한 건 내가 일찍 결혼하면 결혼을 족쇄라고 생각할까 봐 두려워서였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자기한테 흥미를 잃는 게 더 두려웠다.이렇게 노심초사하는 게 애교 누나는 매우 괴로웠다. 더군다나 오늘 밤 왕정민이 보낸 택배를 받은 탓에 애교 누나는 더욱 자극받았다.애교 누나는 내가 없으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미안해요. 그러니까 나를 탓하지 마요.”애교 누나는 내 허리를 가볍게 끌어안았다.나는 잠결에 애교 누나가 내 품을 그리워하는 줄 알고 누나를 품으로 끌어들여 꼭 안았다.드디어 천수당 개업식날이 되었다.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잠자리를 정리하고 7시쯤 천수당으로 향했다.7시 30분쯤 민우와 현성도 잇따라 도착해 우리는 함께 가게를 꾸몄다.그러다가 8시쯤 고수연이 아침을 사 들고 가게에 찾아왔다. 그와 동시에 나는 고수연을 우리 가게 회계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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