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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화

작가: 은광수
“왕정민이 나를 찾아왔어.”

윤미화는 입을 열자마자 폭탄 발언을 내뱉었다.

그 말에 나는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

“왕정민이 왜요?”

“알아 맞춰 봐.”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나더러 전승빈을 조사해 달라더라고.”

나는 도저히 내 귀를 믿을 수 없었다.

전승빈은 왕정민의 장인어른이다. 그런데 감히 장인어른을 조사해달라고 의뢰하다니 정말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게 틀림없었다.

‘전승빈한테 들킬까 봐 두렵지도 않나?’

나는 생각을 뒤로한 채 황급히 물었다.

“혹시 전승빈도 바람피워요?”

“부자들이 밖에서 다른 여자 만나는 거 놀라운 일도 아니야. 부자들 세계에서 그건 바람이 아니라 능력이야.”

그렇다면 더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럼 왕정민이 뭘 조사하라고 했는데요?”

나는 갑자기 뭔가 떠올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설마 범죄 증거를 수집해달라는 건 아니겠죠?”

윤미화는 제법이라는 듯 나를 바라봤다.

“바보는 아니네. 맞았어.”

‘헐. 이젠 아예 장인어른한테 맞서려는 건가? 정말 비겁하네.’

전승빈은 왕정민이 바람피운 증거를 내세워 그에게 제 딸과 잘 살라고 요구했고, 심지어 왕정민을 통제하려고 그의 회사까지 장악해 버렸다. 그렇게 하면 왕정민이 얌전히 제 딸과 잘 살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데 왕정민이 똑같은 방법으로 저를 무너뜨리려 들 거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못했을 거다.

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왕정민이 얼마나 악랄한 사람인지 다시 한번 느꼈다.

그와 동시에 애교 누나가 이런 사람과 빨리 이혼한 게 너무 다행으로 느껴졌다.

나는 저도 모르게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셨다.

“그런데 왕정민은 왜 그런 의뢰를 사장님한테 한 거예요? 그것도 전승빈을 조사하라고.”

왕정민은 분명 제 약점을 전승빈에게 넘긴 게 윤미화라는 걸 알 거다. 그렇다면 윤미화가 운영하는 탐정 사무소를 싫어해야 할 텐데 오히려 직접 찾아와 의뢰까지 한 건 너무나 아이러니했다.

이건 너무 불합리했다. 때문에 생각할수록 소름이 돋았다.

윤미화는 침대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

“구체적인 건 나도 몰라.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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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19화

    “유미가 용천 호텔에 다녀온 뒤로 많이 달라진 것 같거든. 하지만 뭐가 달라졌는지 말하라고 하면 잘 모르겠어.”‘설마 그날 상대가 정말 사모님이었나?’‘사모님이 내 앞에서 너무 잘 위장한 바람에 내가 그동안 눈치 못 챈 건가?’‘에이, 아닐 거야.’난 그 상황만은 바라지 않았다. 차라리 그 상대가 하정현이기를 빌었다.그때 사장님이 말을 이었다.“유미는 굉장히 보수적인 사람이거든.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다가 결혼하고 지금까지 함께 살면서 한 번도 나한테 먼저 요구한 적이 없다. 그런데 요즘 자꾸만 나한테 암시하는 것도 모자라 가끔은 노골적으로 요구할 때가 있거든...”사장님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나는 식은땀이 났고 털이 곤두섰으며 마음도 조마조마했다.하지만 나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다.“아마도... 사모님 친구분들 영향을 받아 마인드가 개방적이 된 건 아닐까요?”“그럴 수도 있지. 지난번에 용천 호텔에 갔을 때 유미 친구들이 모두 간 거 나도 알아. 게다가 그 친구들은 남녀 사이의 일에 특히 개방적이기도 하고. 그래서 수호 씨한테 묻고 싶은 거야. 혹시 그때 친구들이 유미한테 뭘 가르쳤어?”나는 조마조마해서 말했다.“아마도요. 사실 상세한 건 저도 잘 몰라요. 전 기사 노릇 하러 따라간 거라서요. 게다가 친구분끼리 따로 놀 때 저를 부르지 않아 구체적으로 뭔 대화가 오갔는지 저도 몰라요.”“하하. 하긴.”사장님은 싱긋 웃으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장님을 방으로 모셔갔더니 사모님도 아직 잠들지 않은 모양이었다. 결국 나는 사장님을 문 앞까지 밀고 간 뒤 바로 내 방으로 사라졌다.하지만 방 침대에 누운 뒤 아무리 잠을 청해도 머릿속이 온통 사장님이 했던 말로 가득 차 잠을 잘 수 없었다.나는 결국 밤새도록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다가 날이 밝을 때쯤 겨우 잠이 들었다.하지만 얼마 자지도 못했는데 윤미화가 갑자기 내 택배가 도착했다며 나를 깨웠다. ‘최근에 뭘 산 기억이 없는데 대체 뭔 택배가 있다는 건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18화

    물론 나도 이곳이 사모님 댁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나올 때 깨끗한 바지로 갈아입었다. 심지어 화장실에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한 뒤에야 불을 켜고 들어갔다.예전에 형수와 애교 누나 집에서 신세 질 때는 이런 점에 유의하지 않아 나중에 혼자 살 때 몇 번이나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모님 댁이라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나는 각별히 주의했다.화장실에 들어간 뒤 나는 평범하게 목욕했다. 다행히 샤워하는 내내 아무 상황도 벌어지지 않아 무사히 샤워를 마칠 수 있었다.하지만 화장실에서 나와 방금 씻은 옷을 널려고 베란다에 도착한 순간, 사장님이 베란다에 앉아 있는 걸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사장님은 의자에 앉아 창밖의 달을 보고 있었다.내가 방에서 나와 화장실에 들어가 샤워할 때까지 사장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만약 사전에 나를 잠깐 부르기만 했어도 내가 이토록 놀라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사장님, 시간도 늦었는데 왜 주무시지 않아요?”나는 옷을 널려던 것도 잊은 채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곧게 서 있었다.그러자 사장님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잠이 안 와서 그래. 혹시 놀랐어? 갑자기 미안해지네. 아까는 뭘 좀 생각하느라 소리를 내지 않았어.”나는 점차 냉정을 되찾은 뒤 의자를 끌어와 사장님 옆에 앉았다.“사장님, 쓸데없는 걱정하지 마세요. 뭐든 좋은 쪽으로 생각하세요.”“하하. 건강 걱정한 게 아니라 다른 일을 생각한 거야.”“다른 일이요? 무슨 일인데요?”나는 현재 치료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나 싶었다.그때 사장님이 유유히 말을 꺼냈다.“예전 일을 회상했어. 내가 아프기 전에는 유미와 참 행복했거든. 우리 장인 장모도 어릴 때부터 나를 친아들처럼 키워주셨고. 아직도 그게 다 어제 일 같아.”사람은 늘 이렇게. 행복하고 아름다운 순간은 그게 별것 같지 않은 것 같지만, 인생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과거를 회상하면 그 순간들이 그렇게 행복하고 그리울 수가 없다.“저도 그래요. 제 어머니는 제가 집에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17화

    나는 왕정민의 도발을 피하고 싶지도, 그한테 얕잡다 보이고 싶지도 않았다.탐정 조사는 내가 해야 할 일이기에 의뢰를 해온다면 나는 그걸 받으면 그만이다.하지만 왕정민이 전승빈 손을 빌려 나를 제거하려 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왕정민한테 제가 의뢰를 받았다고 전해줘요.”내 대답에 윤미화는 걱정스러운 듯 나를 바라봤다.“혹시 상대할 방법이 생긴 거야?”“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분명 해결 방안이 있을 거예요.”윤미화는 그제야 찌푸린 미간을 펴며 만족하는 지소를 지었다.“아랫도리로만 생각하는 줄 알았더니 은근히 대담하네. 그런데 전에는 왜 그렇게 임천호를 무서워한 거야?”“헉, 설마 저 미행했어요?”“누가 그렇게 한가한 줄 알아? 소여정한테서 들었어.”소여정과 사모님은 친한 친구 사이고, 윤미화는 사모님 사촌 언니기에 가끔 서로 만나는 건 이상할 것도 없었다.하지만 윤미화의 질문에는 반드시 대답해야 했다.“자기보다 몇 배나 강한 사람이 앞에 있으면 누구라도 겁먹어요. 게다가 임천호에 대한 소문이 좀 어마무시해요? 모든 사람이 임천호를 이 시대의 효웅이네 뭐네 하며 떠받들고 잔인하고 권력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무서워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어요?”“하지만 왕정민은 달라요. 왕정민은 본질을 따지면 저랑 다를 게 없거든요. 저보다 성과가 더 많다 뿐이지. 더군다나 왕정민은 장인어른의 통제를 받고 있지만, 전 그 누구도 막지 못해요. 그런데 나라고 왕정민이 하는 일을 못 할 게 뭐 있어요? 내가 그런 상대를 왜 무서워해야 하는데요?”윤지화는 내 말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뭐 약간 오글거리긴 하지만 용기는 가상하네. 이번 조사는 나도 함께할 거야. 전승빈 신분이 대단한 만큼 들키는 즉시 수호 씨를 죽이려 들지도 몰라.”“그럼 사장님이 같이 조사하면 사장님도 위험한 거 아니에요?”탐정 사무소에 사람도 많은데 윤미화는 충분히 내 파트너로 다른 사람을 붙여줄 수도 있었다.내 말에 윤미화가 설명했다.“이런 일을 하는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16화

    “왕정민이 나를 찾아왔어.”윤미화는 입을 열자마자 폭탄 발언을 내뱉었다.그 말에 나는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왕정민이 왜요?”“알아 맞춰 봐.”“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나더러 전승빈을 조사해 달라더라고.”나는 도저히 내 귀를 믿을 수 없었다.전승빈은 왕정민의 장인어른이다. 그런데 감히 장인어른을 조사해달라고 의뢰하다니 정말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게 틀림없었다.‘전승빈한테 들킬까 봐 두렵지도 않나?’나는 생각을 뒤로한 채 황급히 물었다.“혹시 전승빈도 바람피워요?”“부자들이 밖에서 다른 여자 만나는 거 놀라운 일도 아니야. 부자들 세계에서 그건 바람이 아니라 능력이야.”그렇다면 더 이해하기 힘들었다.“그럼 왕정민이 뭘 조사하라고 했는데요?”나는 갑자기 뭔가 떠올라 눈이 휘둥그레졌다.“설마 범죄 증거를 수집해달라는 건 아니겠죠?”윤미화는 제법이라는 듯 나를 바라봤다.“바보는 아니네. 맞았어.”‘헐. 이젠 아예 장인어른한테 맞서려는 건가? 정말 비겁하네.’전승빈은 왕정민이 바람피운 증거를 내세워 그에게 제 딸과 잘 살라고 요구했고, 심지어 왕정민을 통제하려고 그의 회사까지 장악해 버렸다. 그렇게 하면 왕정민이 얌전히 제 딸과 잘 살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데 왕정민이 똑같은 방법으로 저를 무너뜨리려 들 거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못했을 거다.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왕정민이 얼마나 악랄한 사람인지 다시 한번 느꼈다.그와 동시에 애교 누나가 이런 사람과 빨리 이혼한 게 너무 다행으로 느껴졌다.나는 저도 모르게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셨다.“그런데 왕정민은 왜 그런 의뢰를 사장님한테 한 거예요? 그것도 전승빈을 조사하라고.”왕정민은 분명 제 약점을 전승빈에게 넘긴 게 윤미화라는 걸 알 거다. 그렇다면 윤미화가 운영하는 탐정 사무소를 싫어해야 할 텐데 오히려 직접 찾아와 의뢰까지 한 건 너무나 아이러니했다.이건 너무 불합리했다. 때문에 생각할수록 소름이 돋았다.윤미화는 침대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구체적인 건 나도 몰라. 진짜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15화

    윤미화는 사모님 곁으로 다가가 꿍꿍이를 꾸미는 듯 뭐라 중얼거리며 말했다.그러던 그때 내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그 순간 나는 아차 싶었다.운미화는 한발 앞서 내 핸드폰을 빼앗아 확인했다.“베터리가 없다고? 80퍼센트나 남았으면서 이게 베터리가 없는 거야?”거짓말이 단번에 폭로된 나는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에 입을 열었다.“핸드폰 이리 줘요.”“베터리가 남아 있으면서 왜 없다고 했어?”“잘못 기억했나 보죠.”“이제 빌려줄 수 있지? 잠금 해제해.”“사모님 핸드폰을 빌리면 되잖아요. 왜 꼭 제 걸 빌려야 하는데요?”나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 윤미화는 왜 항상 내가 난감해하는 꼴을 보지 못해 안달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그때 윤미화가 나에게 다가와 목소리를 내리깔며 말했다.“연기 그만해. 방금 뭘 했는지 유미한테 들키지 않으려면 나랑 거래 하나만 해.”나는 약간 체면이 서지 않았지만 반박할 수 없어 한동안 침묵했다.그때 윤미화는 내 핸드폰을 흔들며 싱긋 웃었다.“싫으면 까발릴 거야. 내가 뭐 하는 사람인지 잊은 건 아니겠지? 핸드폰 잠금 해제하는 거 나한테 식은 죽 먹기야.”윤미화의 신분을 떠올리는 나는 문득 겁이 났다.만약 이 자리에서 모든 게 까발려지면 사모님 앞에서 유지했던 내 이미지가 와르르 무너지고 말 거다.“진짜 독하네요.”나는 결국 타협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윤미화는 나한테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다가 사모님을 향해 말했다.“이제 아무 일 없으니 가 봐.”“수호 씨 괴롭히지 마. 도움받으려고 사람을 집에 끌어들였는데 언니가 이러면 내 입장이 난처해지잖아.”윤미화는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대충 얼버무렸다.“알았으니까 얼른 가기나 해.”사모님은 그제야 뒤돌아 안방으로 사라졌다.사모님이 떠난 뒤 나는 불안한 눈빛으로 윤미화를 바라봤다.“뭐 하자는 거예요? 저 사장님 직원이에요.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사장이 직원을 협박할 수 있어요?”“협박하면 뭐? 나 정말 볼일 있어서 그래.”“그럼 말해 봐요. 무슨 일인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14화

    사모님은 성적 충동을 느끼는 자신이 나쁘다고 생각하면서도 남편에게 사랑받고 싶어 몸이 달아올랐다.너무나도 모순되는 생각에 괴로워진 사모님은 결국 변기 위에 앉아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사모님은 남편이 꼭 괜찮아질 거라고 굳게 믿었다. 게다가 혼자 해결하는 것보다 그녀는 남편에게 사랑받고 싶었다.사모님은 단순한 요구 해소보다는 사랑하는 사람한테 사랑받고 싶었다.그걸 알 리 없는 나는 방 안에 숨어 욕구를 해소하느라 바빴다.그러다 거의 절정에 도달할 때쯤 문밖에서 갑자기 다급한 노크 소리가 들렸다.“정수호, 문 열어!”그건 다름 아닌 윤미화의 목소리였다.갑작스러운 상황에 나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나는 서둘러 문을 열지 않았다. 이제 절정까지 한 발만 남은 터라 중도에 포기할 수 없었으니까.하지만 윤미화는 미치기라도 한 듯 문을 부술 것처럼 두드렸다.“정수호, 안에서 뭐 해? 설마 나쁜 짓하고 있는 거야? 당장 문 열어.”“그만 두드려. 그러다 우리 남편 깨겠어.”그때 마침 사모님이 나서서 나를 도와줬다.하지만 윤미화는 좀처럼 물러나지 않았다.“나 정수호한테 긴히 할 말이 있어. 아주 중요한 일이야. 정수호 뭐 하는 거야? 당장 문 열어.”쾅쾅거리는 소리에 나는 겁이 나는 한편 스릴감이 느껴졌다. 결국 얼마 뒤 나는 겨우 절정에 도달했다. 나는 주위를 신속히 정리하고 나서야 문을 열었다.“대체 뭐 한 거야? 왜 이렇게 늦게 문 열어?”윤미화의 눈빛은 나를 나무라는 듯했다.하지만 나도 이제는 점점 뻔뻔해져 얼굴 하나 붉히지 않고 거짓말했다.“너무 피곤해서 잠들었어요.”“아무리 잠들어도 내가 그렇게 높게 문 두드렸는데 못 들었다고?”윤미화는 내 말을 믿지 않았다.나는 서둘러 해명하는 대신 나른하고 귀찮은 듯 말했다.“안 믿겠으면 믿지 마요. 저는 무슨 일로 찾았는데요?”윤미화는 내 말에 대답하는 대신 방 안으로 들어와 침대 시트부터 확인했다.다행히 나도 이제는 이런 쪽으로는 도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13화

    나는 내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려고 최선을 다해 설명했다.내가 여색을 밝히는 건 맞지만 나도 정도라는 게 있다.사장님이 나한테 얼마나 고마운 분인데, 사장님께 미안한 짓을 하겠나?내 설명이 통했는지 당황함이 가득하던 사모님의 눈빛은 점차 평온을 되찾았다. 하지만 나한테 경고하는 걸 잊지 않았다.“그럼 앞으로 주의해요. 특히 내 앞에서 다시는 그러지 마요.”사모님은 말하면서 내 가운데를 가리켰다.나는 너무 난감해 황급히 그곳을 가렸다.“알았어요. 약속할게요. 앞으로 절대 이러지 않을게요.”말을 마친 나는 도망치듯 자리를 피했다.내가 황급히 도망치는 모습에 사모님은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이토록 부끄러워할 줄은 몰랐던 모양이었다.나는 민망함을 감추려고 커다란 외투를 걸친 뒤 사장님을 부축하러 욕실로 향했다.“수호 씨, 날도 더운데 뭐 하러 외투를 입고 있어?”사장님은 내 이상한 옷차림을 보고 의아한 듯 물었다.이 상황에 사실대로 말했다가 사장님이 나를 잡아먹으려 할지도 몰랐기에 나는 대충 변명을 지어냈다.“방금 실수로 바지가 젖었는데 갈아입을 옷이 없어 외투로 가린 거예요.”“내 잘못이네. 수호 씨를 집에 불러들였으면서 갈아입을 옷도 준비하지 못했어.”“유미야, 전에 내 옷 두 벌 새로 샀던 거 아직 옷장에 있잖아. 그거 수호 씨한테 갖다줘.”사모님은 방으로 들어와 고개를 끄덕이더니 새 옷을 찾으려고 옷장을 열었다.그 모습을 본 나는 황급히 거절했다.“필요 없어요. 날이 더워서 바로 말라요.”무엇보다 사장님 옷은 모두 비싼 거라 아무렇지도 않게 받기 너무 민망했다.하지만 사모님은 벌써 옷장을 열어 새 옷 두 벌을 꺼냈다.“수호 씨 사장님이 주는 거니까 입어요.”사모님의 눈빛을 본 순간 나는 이내 그녀의 의도를 알아챘다. 사모님은 나더러 연기를 끝까지 하라는 뜻이었다.나는 결국 마지못해 옷 두 벌을 받았다.“그, 그럼 전 돌아가서 옷 갈아입을게요.”나는 옷을 챙겨 들고 내 방으로 향했다.외투를 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12화

    나는 그날 나와 몸을 섞었던 사람이 사모님일까 봐 두려워 생각을 이어 나가지 못했다.내가 아무리 사모님처럼 우아하고 고귀한 분위기의 미녀를 좋아한다지만, 그날 밤 여인이 사모님이기를 바라는 건 아니다. 나는 사장님께 미안한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나는 시선을 거두고 사장님의 상태를 확인한 뒤 곧장 욕실을 빠져나갔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절대 내가 생각한 게 아니기를 기도했다.오늘 밤 사모님 몸매를 본 뒤로 나는 더 조마조마하고 심란해졌다. 심지어 내 추측이 들어맞을까 봐 사모님과 접촉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하지만 마음속 한편으로는 아닐 거라고 요행을 바랐다. 나는 그날 밤 사모님의 반응을 떠올렸다. 내 알몸을 본 사모님은 무척 부끄러워했었다. 그렇다는 건 사모님이 사장님을 제외한 이성의 몸을 본 적 없다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그렇게 부끄러워했던 거고. 만약 사모님이 아니면 하정현일 가능성밖에 없다. 다만 하정현은 용천 호텔에서 지내는 동안 반응이 늘 똑같았고 이상할 게 없었다.나는 결국 내 추측을 다시 한번 뒤엎었다.생각할수록 머리만 아파지는 기분이었다.두 사람 모두 가능성 있을 것 같다가도 자세히 생각하면 모두 불가능해 보였다. ‘아니면 그날 밤 아무 일도 없었던 건 아닐까? 그게 그저 꿈이었을지도 모르잖아?’‘하.’어쩜 생각할수록 더 심란해지기만 하는 건지.’“수호 씨.”내가 한창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사모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나는 너무 당황해 무의식적으로 벌떡 일어났다.“사모님, 무슨 일이세요?”사모님의 얼굴은 발그스름해서 마치 잘 익은 복숭아 같았다. 하지만 시선이 내 정중앙에 닿은 숙나 부끄러운 듯 이내 고개를 돌렸다.“뭐, 뭐 했던 거예요?”고개를 숙여 확인한 순간 나는 너무 난감했다.방금 전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바람에 내 그곳은 어느새 발딱 서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 그걸 사모님께 들키다니 죽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나는 너무 당황해 다급히 해명했다.“오해하지 마세요. 저 나쁜 짓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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