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34화

작가: 은광수
“아, 죄송해요.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나는 황급히 손을 떼며 설명했다.

‘아까는 팬티를 쥐고 이번에는 가슴을 만지고. 이러다 설마 또 뺨 맞는 거 아니야?’

그런데 웬걸? 고수연은 그저 얼굴을 붉혔다.

“됐어요. 먼저 가요.”

‘나를 탓하지 않는다고?’

이 사실을 나는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얼른 옆으로 물러났다.

나는 지금 조용히 지내고 싶었다. 다툼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었다.

만약 이렇게 늦은 야밤에 싸운다면 너무 짜증날 것 같았으니까.

고수연은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닫았다.

잠시 뒤, 쏴 하는 물소리가 내 귓전을 때렸다.

‘뭐야? 이 여자 소변보는 소리가 뭐 이렇게 커?’

‘그리고 여기 방음 왜 이렇게 안 돼?’

‘집에 사람이라도 오면 얼마나 어색하겠어.’

나는 아예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쓰고 자는 척했다.

한참 뒤, 고수연이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녀가 당연히 방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고수연은 내 쪽으로 걸어왔다.

“안 자는 거 알아요. 나랑 얘기 좀 해요.”

“지금 새벽 3시예요. 아직도 안 자고 뭐 해요?”

나는 이불을 내리고 일부러 흐리멍덩한 눈으로 물었다.

고수연은 또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잠이 안 와요. 이대로 들어가면 언니가 깰 거예요.”

나는 결국 자리에 일어나 앉았다.

“사실 이럴 필요 없어요. 수연 씨 아직 젊잖아요. 이혼하고 나서 더 좋은 사람 찾으면 되죠.”

“안 찾을래요. 이혼하면 다른 사람 안 찾을 거예요. 남자한테 너무 실망했어요. 남자는 다 똑같잖아요. 세상에 좋은 놈은 없어요.”

나는 머쓱해서 코를 쓱 만졌다.

그러자 고수연이 나를 보며 말했다.

“수호 씨도 좋은 사람은 아니에요.”

“왜 또 내 얘기예요?”

고수연은 나를 보며 물었다.

“솔직히 말해요. 우리 언니랑 무슨 사이예요? 두 사람... 잤죠?”

나는 고수연의 눈을 쳐다볼 수 없어 고개를 돌렸다.

“아니요.”

“정말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거짓말.”

‘헐.’

‘내가 이렇게 단호하게 말했는데도 거짓말인 걸 알았다고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35화

    고수연은 말하면서 나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런 그녀에게 너무 꼬집혀 이미 졸음이 날아간 나는 아예 소파에 걸터 앉았다.“그래요. 성공했네요. 말해요. 내가 쓰레기통이 되어 줄게요.”“뭐요? 쓰레기통? 지금 내가 한 말이 쓰레기라는 말이에요?”“그냥 비유잖아요... 됐어요. 그냥 나를 나무라고 생각해요. 그럼 되죠?”고수연은 피식 웃었다.이건 고수연을 만나고 나서 처음 보는 그녀의 미소였다.‘이 여자도 웃으니까 꽤 예쁘잖아.’고수연은 형수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분위기가 달랐다.형수는 고혹적인 축에 속했고 고수연은 우아한 축에 속했다.진용진이 이렇게 예쁜 아내를 놔두고 밖에서 바람피우는 게 이해가 안 될 정도였다.“한의사는 마사지도 잘한다면서요?”고수연이 갑자기 물었다.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담배 한 대를 꺼내 입에 물었다.그러자 고수연이 자발적으로 라이터를 켜 불을 붙여줬다.내 담배에 불을 붙여준 여자는 고수연이 처음이다.나는 약 2초간 멍해 있다가 정신을 차렸다.담배를 한 모금 깊게 들이 마시자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할아버지가 한의사였는데 어릴 때부터 약초 캐러 같이 다니면서 한의학에 관심 갖게 됐어요. 대학 때도 한의학을 정공했고 지금도 한약관에서 일해요.”“우리 언니랑은 그 직업 때문에 만나게 된 거예요?”‘왜 또 대화가 여기로 튀는 건데?’나는 귀찮은 듯 말했다.“왜 자꾸만 나와 그쪽 언니 일을 묻는 건데요? 본인도 돌볼 겨를이 없으면서. 본인 일에나 관심 가져요.”고수연은 팔짱을 끼고 말했다.“나는 이미 이렇게 됐는데 뭐 어쩌겠어요? 이혼해야죠. 진작 내려놨어요. 하지만 언니 일은 예전부터 궁금했어요. 진동성이 안 돼서 언니가 항상 만족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궁금한데, 대체 우리 언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한 거예요?”나는 담배를 한 모금 들이켜며 말했다.“몰라요. 직접 물어봐요.”“언니는 말 안 할 거예요.”“나도 말 안 할 거거든요. 언니한테 못 물어보면서 왜 나한테 물어요?”“친언니니까 그렇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36화

    “당장 나가요. 안 그러면 형수 부를 거예요.”나는 진심으로 화가 나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감히 내 집에서 나를 겁주는 거예요? 간도 크네.”고수연이 홉뜬 눈으로 나를 노려봤다.나는 물러서지 않고 계속 차가운 얼굴로 대꾸했다.“겁주는 거 아니에요. 수연 씨가 너무한 거죠.”“그래요. 자요.”고수연은 말을 마친 뒤 바로 방을 나갔다.그제야 나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나는 얼른 문을 잠그고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얼마 뒤 무거운 눈꺼풀을 스르르 감았다.이튿날, 날이 밝을 때까지 잠들어 있던 나는 다급한 문소리에 깨어났다.처음에는 그냥 무시할까 했는데, 노크소리가 계속 이어지는 바람에 너무 시끄러워 마지못해 깨어났다.나는 언짢은 표정으로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왔다. 그런데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안방 문이 열렸지만 형수와 고수연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대체 뭐 하러 갔는지.그리고 지금 들리는 노크소리는 밖에서 들리는 거였다. 급하게 울리는 노크소리만 들어도 문 밖의 사람이 얼마나 조급한지 짐작이 갔다.나는 또 진용진이 찾아온 줄 알고 재떨이를 쥔 채 문 앞으로 다가갔다.그러고는 문을 열고 문 밖의 상대를 향해 와다다 쏘아붙였다.“진용진, 너 언제까지 이럴 거...”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나는 그대로 벙쪘다. 문 밖에 서 있는 사람은 진용진이 아니라 웬 여자였다.그 여자는 형수와 아주 닮았는데 체형은 형수에 비해 좀 말랐다.하지만 커다란 가슴은 사람의 눈길을 끌었다.여자는 섹시하게 차려 입었는데, 특히 붉은 립스틱이 참 매혹적이었다.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예쁜 입술이 있나 하는 생각에 나는 멍하니 상대를 바라봤다.“큰언니, 작은 언니?”“어? 어디 갔지?”나는 그제야 상대가 형수의 셋째 동생 고아연이라는 걸 알아챘다.고아연은 나를 무시한 채 안으로 쳐들어와 방을 샅샅이 뒤졌다.“큰언니와 작은 언니는요?”“저도 몰라요. 이제 막 깨났거든요.”나는 말하면서 여자의 입을 쳐다봤다.정말 볼수록 예쁜 입술이었다.입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37화

    고아연은 나를 보며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내가 잡아먹을까 봐 무서워? 그렇게 긴장할 거 없어. 우리 형부 동생이잖아. 아무 짓도 안 할 테니까 얼른 와. 누나 할 말 있어.”나는 반신반의했지만 결국은 고아연 곁으로 다가갔다.고아연은 손을 뻗어 내 팔을 주물렀다.“근육 느낌 좋은데 단단한 건 아니네. 평소에 운동 잘 안 하지?”“안 하는 편이에요.”나는 약간 불안해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여자 앞에서는 내가 정말 남동생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아연은 이번에 내 다리를 주물렀다.“다리 근육은 더 없네. 운동 부족이구나. 젊은 나이에 이렇게 게을러서 어떡해?”나는 이 여자가 대체 왜 이러나 살짝 의아했다.나는 일부러 옆으로 슬쩍 움직였다. 고아연의 향수 냄새가 너무 심하기도 했고 옷이 너무 파여 가슴이 자꾸만 내 눈에 들어왔으니까. 그것 때문에 나는 온몸이 불편했다.“왜 그렇게 멀리 앉아 있어?”고아연은 말하면서 내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그러고는 말을 이었다.“내가 뭐 하는 사람인지 알아?”나는 머리를 마구 도리질했다.그러자 고아연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클럽 마담이야. 부잣집 사모님들한테 젊고 잘생긴 총각 소개시켜주는.”고아연은 웃으며 나에게 이상한 눈빛을 보냈다.‘에이 설마? 설마 나를 부잣집 사모님들한테 소개해주려는 건 아니겠지?’내가 살짝 겁먹은 눈을 하자 고아연은 박장대소하며 일어섰다.“겁먹기는. 장난이야. 내가 일하는 곳은 합법적으로 운영하는 클럽이야. 절대 그런 지저분한 짓 안 해.”이 순간 내 심정을 어떤 단어로 형용해야 할지 모르겠다.이 여자가 대체 왜 이러는지. 왜 처음만난 사람을 이렇게 놀리는지 이해되지 않았다.‘이게 재밌나?’나는 약간 언짢은 듯 말했다.“앞으로 그런 농담은 하지 마세요. 하나도 재미없어요.”“재미없어? 이봐, 우리 클럽에 호스트 필요한데 정말 생각 없어?”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필요 없어요. 저 제대로 된 직장 다니고 있어요. 그러니까 절대 그쪽이 일하는 그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38화

    “너 미쳤어? 대체 위로하러 온 거야? 염장 지르러 온 거야?”고수연이 말을 하기 전에 형수가 퉁명스럽게 고아연을 쏘아붙였다.그러자 고아연은 바로 이상함을 눈치챘다.“큰언니, 이상한데? 나 지금 작은 언니랑 말하는 건데 언니가 왜 흥분하고 그래? 누가 언니를 말했어?”고수연도 형수를 바라봤다.하지만 형수는 큰언니다운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보긴 뭘 봐? 너도 쟤랑 똑같이 굴려고 그래?”고수연은 이내 도리질했다.그 틈에 형수는 바로 화제를 전화했다. 그제야 나도 따라서 한숨을 돌렸다.“형수, 저 담배 좀 사올게요.”나는 이 위험한 곳에서 한시 빨리 도망치고 싶었다.여자 셋 모인 곳에서 무슨 꼴을 당하려고, 이 곳에 계속 있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내가 집을 나서자 마자 형수가 문자를 보내왔다.[수호 씨는 볼 일 보러 가요. 여기는 일은 신경 쓸 거 없어요.]나는 곧바로 형수의 말뜻을 알아차렸다.형수는 셋째 동생이 나를 귀찮게 할까 봐, 나를 얼른 다른 곳으로 보내 버리려는 모양이었다.나는 형수에게 답장을 보내고 근처 가게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그러고는 국민 공원에서 런닝을 하려고 결심했다.아직 몸이 다 낫지 않아 격렬한 운동은 할 수 없기에, 나는 결국 반 바퀴만 뛰고 반 바퀴는 걸었다. 그런데도 온몸은 땀에 흠뻑 젖었다.벤치에 앉아 쉬면서 시간을 보니 벌써 아침 9시였다.출근하지 않는 것도 참 지루했다. 그러고 보니 매일 출근해서 바삐 보내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나는 결국 정 사장님께 전화했다.“사장님. 저 오후에 출근하고 싶어요.”[수호 씨 팔 다친 거 아니었어? 집에서 쉬면서 몸조리하고 와.]“저 한쪽 팔만 다쳤어요. 다른 한쪽 팔은 움직일 수 있어요. 집에 있는 게 너무 심심해서 출근하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요. 마사지는 못해도 다른분께 도움은 드릴 수 있잖아요. 저 돌아가게 해주세요.”정 사장님은 내가 계속 고집하자 결국 마지 못해 동의했다.[그래, 뭐. 와서 약 짓는 거 도와줘. 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39화

    왕정민이 나한테 잘해주는 건 의도가 있어서고. 하지만 유독 정 사장님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나에게 잘해준다.“찾을 거 없어. 내가 알아서 먹을게.”정 사장님의 말에 나는 강경하게 대꾸했다.“안 돼요. 드시는 거 직접 봐야겠어요. 역시 이 선생님 말씀이 옳았어요. 사장님은 다 좋은데, 본인 건강을 너무 신경 쓰지 않아요. 이러다가 못 버티면 어쩌려고요?”나는 말하면서 마침내 약을 찾아냈다. 이윽고 모든 약을 준비해서 정 사장더러 내 앞에서 먹으라고 강요했다.그러자 정 사장님은 허허 너털웃음을 지었다.“수호 씨도 참. 내가 어린 애로 보네?”“어린 애로 보는 게 아니라 친형처럼 대하는 거예요. 정 사장님, 사장님은 저한테 잘해주시고, 제 인생에 둘도 없는 귀인이세요. 전 사장님한테 무슨 일이 있는 걸 원하지 않아요.”“그 정도 아니야. 오버하지 마. 내 병은 약 안 먹으면 도졌다가 약 먹으면 바로 나아.”정 사장님은 설명을 덧붙이더니 내 앞에서 약을 먹었다.나는 문뜩 궁금해졌다.“사장님 대체 어디가 안 좋은 거예요?”“간.”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깜짝 놀랐다.간질환은 치료가 쉽지 않다.“뭐예요? 간염 바이러스예요? 혹시 B형 간염이예요?”“간암.”정 사장님은 청천벽력 같은 말을 아무렇지 않게 툭 내뱉었다.그 말은 순간 칼처럼 내 가슴을 찔렀다.정 사장님처럼 좋은 사람이 어쩌다 이런 병에 걸린 건지?간암은 완치할 수 없다. 그저 약물로 연명할 수밖에는.이렇게 젊고 좋은 사람에게 하늘은 왜 이렇게 무심한지.나는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하지만 정 사장님은 여전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수호 씨, 왜 그래? 아픈 사람은 난데, 수호 씨가 왜 울어?”“너무 슬퍼서요. 사장님처럼 좋은 분이 어쩌다 이런 병에 걸렸어요?”나는 커다란 돌덩이를 삼킨 것처럼 마음이 좋지 않았다.다만 정 사장님은 아무렇지 않은 듯 계속 미소를 유지했다.“사람이 늙고 병들어 죽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난 오히려 늙어 죽든 병 들어 죽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40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한은솔이었다.‘두 사람 아직도 연락하고 있던 거였어?’모태진은 내 눈치를 보더니 한은솔에게 달려갔다.“은솔아 왜 그래? 얼굴은 왜 그 모양이고?”한은솔은 흐느끼며 말했다.“아, 아무 일도 아니에요. 제가 실수로 넘어진 거예요. 저 휴학계 냈어요. 내일 고향으로 내려가요.”“무슨 일인데 그래? 왜 갑자기 휴학하는데? 내 아내가 너희 학교까지 찾아갔어?”한은솔은 마구 도리질했다.“아니요. 그분 때문 아니에요.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모 선생님한테 매달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동안 보살펴 주셔서 감사해요. 다음생이 있다면 우리 부부로 만나요.”한은솔은 말을 마치자마자 울며 뛰쳐나갔다.모태진은 얼른 그 뒤를 쫓았다.그 모습을 본 정 사장님은 나를 얼른 따라 나가보라고 내보냈다.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얼른 두 사람을 쫓아 나갔다. 하지만 내가 나왔을 때, 두 사람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결국 나는 이곳저곳 목적 없이 떠돌며 두 사람을 찾으려고 애썼다. 그러다 얼마나 걸었을까? 한은솔이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나는 한은솔이 아무리 같은 학교 후배라도 그녀에게 별로 호감이 없었다.꽃다운 소녀가, 그것도 배운 게 있는 여대생이, 매일 유부남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는 게 대체 뭐 하자는 건지.하지만 당장 숨 넘어갈 듯 흐느껴 우는 모습을 봤는데 거기에 대고 뭐라 할 수는 없었다.“그만 울고 눈물 닦아.”그때 한은솔이 갑자기 내 품에 와락 안기는 바람에 내가 오히려 벙쪄버렸다. 그녀는 내 목을 끌어안고 억울한 일이라도 당한 듯 서럽게 울었다.문제는 너무 꽉 끌어안은 바람에 내가 도저히 숨을 쉴 수 없었다.나는 얼른 왼손으로 한은솔의 등을 두드렸다.“야, 이거 놔. 사람 목 졸라 죽일 셈이야?”한은솔은 그제야 천천히 손을 풀더니 붉게 물든 눈으로 나를 봤다.“미안해요.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저 진짜 너무 슬프고 괴로운데 모 선생님 찾아갈 엄두가 안 나요. 이제 더 이상 모 선생님께 폐 끼치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41화

    한은솔의 말에 나는 순간 웃음이 터졌다.“돈 많은 남자가 호구인 줄 알아? 그런 양아치한테 굴려질 대로 굴려진 너를 돈 많은 남자가 왜 좋아하겠어? 낙태 경험만으로도 너는 진작 그 사람들 블랙리스트에 올랐을 거야. 너도 어쩔 수 없어서 선배 선택한 거잖아.”나는 이렇게 계략적인 여자의 체면까지 봐줄 생각은 없다. 그저 한은솔이 눈치 빠르게 모태진 옆에서 꺼져 주기를 바랄 뿐이다.하지만 한은솔은 계속 고개를 저으며 내 말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아니에요. 난 그런 사람 아니에요. 난 정말 그런 사람 아니라고요...”나는 순간 짜증이 확 밀려왔다.“그런데 왜 여기서 나를 기다렸어? 나를 노린 거 아니라고 할 수 있어? 선배가 안 넘어오니까 목표를 바꾸려던 거잖아. 내가 마침 선배랑 친하고 솔로라서 네 다음 목표로는 딱이었던 거잖아. 맞지?”한은솔의 표정은 점차 변했다. 눈에 드리운 원망이 점점 짙어졌고 나에 대한 미움이 커졌다.“왜 나를 그렇게 나쁘게만 생각해요? 다 같은 시골 출신에, 다 어려운 상황인데 같은 좀 도와주면 안 돼요?”“너 진짜 뻔뻔하구나? 계략이 들통나니까 이제는 도덕의 잣대로 사람을 강요해? 태진 선배는 사람이 너무 성실하고 우직해서 너한테 완전히 놀아났지만, 난 달라. 내 앞에서 그런 잔꾀 부리지 마.”나한테 이런 수법은 전혀 먹히지 않는다.나는 얼른 한은솔의 몸을 수색했다.“왜 이래요? 손 대지 마요. 저리 가요!”얼마 뒤, 나는 한은솔 몸에서 콘돔 한 박스를 찾아냈다.나는 그 콘돔을 한은솔 앞에 내밀며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이건 네가 미리 준비한 거잖아. 여기 오기 전에 이미 계획했을 테니까. 태진 선배를 손에 넣을 수 있으면 원래 계획대로 가고, 실패하면 목표를 바꾸려고. 그런데 내가 네 속내를 꿰뚫어볼 거라는 건 몰랐겠지. 이제 어떻게 할지 궁금해지네.”나는 차갑게 웃으며 콘돔 박스를 한은솔 품에 던졌다.그 순간 한은솔은 두꺼운 가면을 벗어 던지고 본 모습을 드러냈다.“내가 정말 그쪽을 과소평가했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42화

    나는 여자가 같이 자자고 하는 게 이렇게 구역질 나기는 처음이었다.위에서부터 토기가 밀려왔고, 세계관이 뒤틀려 괴로웠다.“너 정말 역겨워.”말을 마친 나는 얼른 뒤돌아 자리를 피하려 했다.그런데 한은솔이 갑자기 달려와 나를 와락 껴안았다.“변태야! 이 사람이 저 추행했어요...”방귀 낀 놈이 성낸다더니 한은솔이 딱 그 짝이었다.그때 마침 모태진의 실루엣이 점점 가까워졌다.나는 순간 아차 싶었다.한은솔은 모태진 앞에서 연기하는 게 목적이었던 거다.모태진은 황급히 달려와 나를 떼어놓더니 한은솔의 안부를 물었다.그 모습을 본 순간 나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 틈에 한은솔은 나를 향해 승리자의 미소를 날렸다. 마치 내 앞에서 자랑이라도 하듯이.‘내가 저런 여자한테 당했다니. 저런 여자한테!’나는 열불이 나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아무 말이나 막 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증거도 없이 지껄이면 모태진은 나를 믿지 않을 테니까.결국 나는 뒤돌아 자리르 떠나려 했다. 짜증나는 일이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편해지겠지 하는 생각으로.안 그러면 이곳에서 화병만 더 얻을 것 같았다.하지만 내가 떠나려 할 때, 한은솔이 갑자기 나를 불러 세웠다.“정수호 씨, 나를 추행하고 그냥 가버릴 생각이에요?”‘뭐?’‘젠장. 오히려 내가 참고 따지지 않은 건데. 이 여자가 진짜 한도 끝도 없네?’“내가 언제 그쪽을 추행했지? 나한테 덮쳐온 건 그쪽인 것 같은데...”“모 선생님, 저 사람 지금 저 모함하는 거예요! 아까 선생님이 안 계실 때 저 사람이 제 몸을 더듬었어요. 그리고 예전부터 진작 저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고 했어요.”“저것 봐요. 저런 것도 다 사놓고 나랑 같이 가서 방 잡자고 했어요. 모 선생님, 선생님은 제 편 들어줘야 해요. 흑흑흑...”한은솔은 말하면서 흐느껴 울었다. 그 모습은 정말 최고 여배우가 따로 없었다.“태진 선배. 그 여자 지금 거짓말하는 거예요. 이 콘돔은 그 여자가 준비한 거예요. 그 여자가

최신 챕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58화

    그날 임민수 내외는 모든 사람을 불러 식사를 대접했다. 그리고 식사 자리에서 나에게 술까지 권했다. 그 모습은 살짝 의외였다.“수호 군, 우리 호섭이가 이렇게 빨리 회복할 수 있었던 건 자네 공이 커. 자, 내가 한 잔 권하지.”임민수의 말에 나는 얼른 뚝딱거리며 술잔을 들어 올렸다.“어르신, 별말씀을요.”나는 솔직히 임민수가 나에게 술을 권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때 한영심도 잇따라 일어났다.“정 선생, 나도 한 잔 권하네.”“아닙니다, 어르신.”임민수 내외의 존경을 받게 되어 나는 정말 감개무량했다.심지어 유미 사모님마저 직접 나에게 술을 권했다.“수호 씨, 나도 한 잔 올려요.”“사모님, 저만 마실 테니 사모님은 마시지 마세요.”사모님은 아직 사장님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나는 살짝 걱정되었다.그런데 사모님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나도 딱 한 잔만 마실 거예요. 우리 호섭 씨가 이렇게 회복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수호 씨 덕분이에요. 호섭 씨는 아직 술을 마실 수 없으니까 내가 대신 마실게요. 그러니 절대 사양하지 마요.”사모님이 이렇게까지 말하니 나는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었다. 결국 술잔을 들어 올려 사모님의 잔과 부딪혔다.식사 분위기는 매우 화목하고 화기애애했으며 전에 있던 안 좋은 일은 모두 털어버렸다.임민수는 어찌나 기뻤는지 취할 때까지 술잔을 놓지 않았다. 심지어 내가 두 어르신을 집으로 모셔 드리겠다고 하니 기어코 필요 없다며 대리까지 불렀다.술을 마시지 않은 한지영은 봉섭 할아버지와 함께 떠났고, 이 선생님은 기분이 안 좋아 살짝 술을 들이켜더니 또 이다연을 꾸짖었다. 결국 이다연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떠나버렸고, 그 때문에 이 선생님은 또 한바탕 화를 냈다.사장님은 나더러 저와 사모님을 상관하지 말라며 대리를 부르고는, 나더러 이 선생님 가족을 데려다주라고 부탁했다.차에 올라탄 순간, 이 선생님은 결국 슬픔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셨다.나이도 드신 분이 서럽게 펑펑 우는 모습을 보니 나도 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57화

    그러자 이 사모님이 옆에서 조용히 말했다.“왜 또 그래요? 오늘은 욕하지 않기로 했잖아요.”“하는 짓을 봐. 다른 사람들이 보면 우리가 가정교육 잘못시킨 줄 알 거 아니야. 이럴 줄 알았으면 데려오지 말 걸 그랬어. 당신도 참, 애가 저렇게까지 하는데 왜 계속 애 편을 들어?”이 선생님은 어찌나 화가 났는지 눈까지 부릅뜨며 핏대를 세웠다.그 모습에 이 사모님분은 한숨을 푹 쉬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나도 솔직히 이다연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았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다연 외에 한지영도 자리했다. 물론 봉섭 할아버지와 함께.가족 중에 나와 한지영만 젊은 축에 속했다.한지영은 다른 사람과 할 얘기가 없으니 자꾸만 나를 따라다녔다.“또 만났네요? 요즘 뭐 해요?”내가 한지영에 대한 첫인상은 더욱 꽝이었다. 한지영은 큰소리만 치고 과시하기를 좋아하며 곧 죽어도 체면이 제일 중요한 부류였다.때문에 나는 대충 얼버무렸다.“한의관 일 때문에 바빠요.”“한의관은 돈 많이 벌어요? 많이 벌지 못하면 나랑 같이 영화 찍어요.”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한지영을 째려봤다. ‘본인은 행인 1도 못하면서 무슨 수로 나랑 같이 찍자는 거지?’나는 더 이상 한지영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아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할아버지, 제가 도와드릴게요.”나는 일부러 일을 찾아 했다.봉섭 할아버지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그 옆에서 할아버지께 침을 건네는가 하면 소독을 도와드렸다.사장님은 조용히 앉아 있었는데, 몇 차례의 치료를 받고 나니 혈색이 많이 좋아졌다.치료 과정은 매우 순탄했다. 이건 모두 봉섭 할아버지의 뛰어난 의술 덕분이었다.그 덕에 나도 옆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치료가 끝난 뒤 봉섭할아버지는 사장님 가족들에게 말했다.“이제 치료는 다 끝났으니 병세도 어느 정도 안정되었습니다.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 5년 정도는 재발하지 않을 겁니다.”그 말에 두 어르신은 감격에 겨워 봉섭 할아버지의 손을 덥석 잡았다.“선생님, 우리 사위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56화

    그건 어쩔 수 없었다. 고아연이 찍은 영상은 확실히 재밌었으니까. 팬이 이렇게 많은 것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었다.다만 댓글은 죄다 침을 흘리는 이모티콘이거나 내 친구가 이 영상을 보고 정신이 이상해졌다는 유형의 댓글이었다.고아연은 남자만 찍는 게 아니라 여자가 나오는 여상도 아름답고 우아하면서 매력이 넘치게 잘 찍었다.전에는 고아연한테 이런 재능이 있었는지 몰랐는데 말이다.내가 한창 영상을 보고 있을 때 고아연이 갑자기 문을 열고 내 방에 들어왔다.나는 깜짝 놀라 얼른 핸드폰을 숨겼다.“왜 왔어요? 노크는 왜 안 하는데요?”“지금 나를 탓하는 거야?”고아연은 오히려 삐진 듯 되물었다.이에 나는 얼른 화제를 바꾸었다.“무슨 일인데요?”고아연은 나한테로 걸어오더니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혹시 잘생긴 남자 아는 사람 있어? 있으면 나 좀 소개해 줘.”“왜요?”“왜긴? 당연히 영상 찍으려고 그러지. 내가 설마 그 남자들을 잡아먹기라도 할까 봐?”고아연은 화가 난 듯 나를 째려봤다.나는 나 하나로도 모자라 또 더 찾아달라는 건가 싶어 순간 화가 나서 말했다.“없어요.”“정말 없어? 아니면 소개해 주기 싫어서 그러는 거야?”“정말 없어요?”“누굴 속이려 들어? 너의 가게에 잘생긴 사람들이 많다던데. 소개해 주기 싫으면 내가 나중에 직접 찾아가면 그만이지.”“마음대로 해요.”나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쓰라렸다.“그래. 그럼 내일 찾아갈게.”고아연은 말을 마친 뒤 이내 방을 나갔다.나는 처음에 고아연이 밀당하는 건가 싶었는데 내 생각이 완전히 빗나갔다. 고아연은 정말 나한테 잘생긴 남자를 소개해달라고 내 방까지 쳐들어온 거였다.나도 여자들한테 인기 꽤 많은 남자인데 고아연처럼 나를 꼬시지도 않고 아예 무시하는 여자는 처음이었다.사람은 참 이상한 게, 분명 상대와 발전하고 싶은 마음이 없으면서 상대가 무시하면 오히려 괴로워지고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는다.내가 지금 그랬다. 때문에 나는 마음을 가다듬은 뒤 이불을 뒤집어쓰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55화

    “두 사람은 거기서 씰룩거리고 나는 혼자 카메라나 들고 있으라고? 미친 거 아니야?”“그렇게 싫으면 언니도 끼던가.”고아연은 고수연까지 초대했다.그 순간 고수연은 얼굴이 확 달아올랐지만 속으로는 은근히 기대했다.“셋이 같이 찍어도 돼? 이상하지 않을까?”“이상할 거 뭐 있어? 청순하고, 섹시하고, 야성미 넘치고. 이거야말로 관중들이 원하는 거 아니겠어? 할래?”“그럼 카메라는 어쩌고?”고아연은 두말없이 핸드폰을 들어 거치대 위에 고정했다.“언니, 그런 옷은 안 돼. 좀 노출이 있는 옷을 입어.”고수연은 가정주부라 평소에 치장도 하지 않고 보수적이었다.결국 고아연이 나서서 형수의 옷 한 벌을 골라주었다.그 옷으로 갈아입고 나온 고수연은 확실히 색다른 분위기를 풍겼다.모든 준비가 끝난 뒤 고아연은 우리에게 춤 한 구간을 알려주었고 그걸 함께 연습한 뒤 정식 촬영을 시작했다.음악이 울리자 나는 고씨 자매와 함께 춤을 추며 걸어 나왔고, ‘풀어’라는 단어가 들릴 때 두 자매가 양옆에서 내 옷을 벗기며 탄탄한 복근을 공개했다.촬영이 끝난 뒤 고아연은 바로 편집했다.나도 최종 영상이 궁금해 서둘러 자리를 뜨지 않았다.한참 뒤 고아연은 우리에게 편집한 영상을 보여주었다.그런데 남자인 내가 봐도 영상이 꽤 멋있었다.고수연은 나보다도 눈을 더 크게 뜨고 입꼬리를 씰룩씰룩 끌어 올렸다.“아연아, 너 평소 이런 영상만 촬영해?”나는 그제야 고아연이 SNS 스타라 평소 자기가 촬영한 영상이나 사진을 여러 플랫폼에 올린다는 걸 알았다.나는 몰래 고아연의 계정을 기억해 뒀다가 나중에 몰래 구독했다.고아연의 계정은 팔로워 수가 엄청났고 영상 하나당 좋아요가 만 개가 넘었으며 댓글도 수천 개가 달렸다.그리고 한 가지 예외 없었던 건, 고아연이 올린 영상은 모두 여러 가지 젊고 잘생긴 미남들이라는 거였다.게다가 모두 상반신을 노출한 모습이었고 한 번도 중복된 적이 없었다.그걸 보다 보니 나는 문득 고아연이 부러웠고 이 많은 남자들이 어떻게 고아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54화

    내가 옷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 갈아입으려고 할 때 고아연이 갑자기 내 앞을 막아섰다.“거실에서 갈아입어.”“뭔가 음모가 있죠?”고아연은 싱긋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이렇게 잘생긴 얼굴에 몸매 좋은 남자를 보기 싫어하는 여자가 어디 있겠어? 솔직히 말할게. 내가 좀 남색을 많이 밝혀.”나는 색을 밝힌다는 걸 이렇게 대놓고 인정하는 여자는 처음 봤다.“그래도 안 돼요. 난 형수 거예요.”나는 농담조로 말하고는 얼른 방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몸에 걸친 섹시하고도 색기 넘치는 옷을 보니 나는 저도 모르게 소여정이 나더러 비슷한 옷을 입으라고 했던 때가 떠올랐다.보아하니 여자도 색을 밝히는 모양이다. 그것도 남자 못지않게.내가 문을 열고 방을 나선 순간 고아연은 노골적인 눈빛을 숨길 생각도 없는지 나를 진득하게 바라봤다.“쯧쯧. 역시 젊고 잘생긴 데다 소년미까지 넘치네. 이래서 언니가 그렇게 좋아하던 거였구나. 저녁에 이런 남자를 안고 잠들면 자다가도 웃으면서 일어나겠네. 자, 누나도 한번 안아보자.”고아연은 노골적으로 나를 더듬거렸다.나는 너무 놀라 다급히 고아연을 막았다.“옷만 입어보면 된다면서요? 다른 짓 하지 마요.”고수연도 옆에서 질투하는 듯 말했다.“아연아, 큰 언니 아직 혼수상태인데 네가 이렇게 언니 남자를 만져 대면 나중에 언니 얼굴 어떻게 보려고 그래?”“어쩔 수 없지. 미색이 유혹하면 난 남편도 배신할 사람인데 도덕을 어기는 게 뭔 대수야?”문제는 이 말이 고아연 입에서 나오니 조금도 이상하지 않았다. 오히려 무척 어울렸다.고아연은 워낙 색을 밝히는 체질이라 그런지 아무리 이런 말을 해도 충격적이지 않았다.나는 두 사람이 나를 놀리는 거라고 생각했기에 그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옷은 문제없어요. 저는 이만 갈아입고 나올게요.”말을 마친 뒤 나는 곧장 내 방으로 향했다.그때 고아연이 다급히 나를 잡아끌었다.“잠깐만. 영상 좀 찍을게.”“무슨 영상이요?”“내가 보여줄게.”고아연은 내 옆에서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53화

    “맞아요. 원래는 회장님께 2억을 빌려 하정현 씨 빚 갚아주려고 했는데 두 분이 저한테 4억을 줬어요.”“왜?”“제가 회장님 병을 고쳐줬거든요. 지금 엄청 강하다며 어머님이 엄청 좋아하시며 준 거예요.”윤지은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다.“실없긴.”“이건 제가 말한 게 아니라 지은 씨 어머니가 말한 거예요. 지은 씨가 무슨 말 들었는지 물어봐서 제가 말한 거잖아요.”나는 내가 하지도 않은 짓 때문에 그런 평가를 받고 싶지는 않았다.“다른 건 없어? 우리 엄마가 다른 말 안 했어?”윤지은이 나를 보는 눈빛이 왠지 이상했다.그 눈을 보니 이영미가 나한테 했던 말을 솔직히 말해야 하나 싶었다.하지만 내가 솔직하게 말하면 윤지은이 나를 쫓아낼까 봐 두려웠다.결국 고민 끝에 나는 함구하기로 했다.“다른 말은 없었어요. 나중에 우리 가게 영업 시작하면 고객 소개해 주겠다고 했어요.”“아.”윤지은의 표정은 약간 복잡 미묘했다. 하지만 대체 어떤 기분인지 읽어낼 수 없었다.“다른 용건 있어요? 없으면 전 이만 가볼게요.”“가 봐.”나는 뒤돌아 떠나는 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참으로 위험천만한 순간이었다.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으로 내려와 형수 집으로 들어갔다.고수연과 고아연도 이미 와 있었다.사실 형수의 현재 상황은 이렇게 많은 사람이 돌볼 필요가 없었다.하지만 친구인 애교 누나도 돕고 있는데 친자매가 안 올 수 없어서 시간 날 때마다 오는 것 같았다.게다가 두 사람 모습을 보니 오늘은 돌아가지 않을 생각인 듯싶었다.애교 누나는 내가 오자마자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누나가 떠나고 나니 집에는 나와 고씨 자매 둘만 남게 되었다.나와 고씨 자매는 워낙 할 말이 없는지라 분위기가 다소 어색해졌다.결국 나는 형수 보러 침실로 들어갔고 그 김에 형수 몸도 닦아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고아연이 따라 들어왔다.“이봐. 나한테 새 옷이 있는데 대신 좀 입어봐 줄래?”“네? 아연 씨 옷을요?”“아니. 남자들이 입는 옷이야.”고아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52화

    윤지은의 집 안.옷을 갈아입은 하정현은 나와 윤지은 앞에 반듯하게 앉았다.그 순간 윤지은이 사람을 꿰뚫어 볼 듯한 눈빛으로 하정현을 훑어봤다.“이제 말해 봐.”윤지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하정현은 말 잘 듣는 고양이처럼 고분고분해졌다.“지은아, 나도 일부러 너 속이려던 건 아니야. 너한테 더 이상 폐 끼치기 싫어서 말 안 했어.”“아. 그러면 내가 오히려 너한테 감사해야겠네?”윤지은은 말을 반대로 하며 비꼬는 걸 참 잘하는 것 같았다. 옆에서 듣는 나도 참지 못하고 웃음이 터져버렸다.다만 하정현은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어떻게 감히 그래. 나도 알아. 이번 일은 내 잘못이야. 앞으로 다시는 안 그럴게.”“끝났어?”하정현은 얌전한 토끼처럼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 순간 윤지은도 피식 웃더니 나를 바라봤다.“네가 말해 봐. 저 말 진정성 있는 것 같아?”“어. 괜찮은 것 같은데요.”나는 불안함에 조심스럽게 대답했다.그러자 윤지은이 또다시 웃으며 입을 열었다.“아하, 내가 하마터면 잊을 뻔했네. 둘은 다 알고 있는데 나만 바보였었지? 사랑하는 친구야, 나도 좀 알고 싶네? 너 언제부터 정수호랑 그렇게 친했어? 정수호도 아는 일을 나는 왜 몰라?”나는 겁에 질려 아무 말도 못 했다.나와 하정현의 기세를 합도 윤지은을 이길 수는 없었다.“지은아, 사실은 내가 전에 수호 씨더러 내 파트너가 되어달라고 했잖아. 그때 말한 거야.”하정현은 윤지은 옆에 앉아 다정하게 손을 잡았다.“지은아. 내가 잘못했어. 쉬운 방법으로 돈 벌려고 하면 안 됐는데. 너한테 말 안 한 것도 미안해. 오늘 두 사람 아니면 나 무슨 일 당했을지 몰라. 이제 생각해 보니 너무 무섭네.”윤지은의 표정은 단번에 누그러들었고 말투도 다정해졌다.“이런 일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아. 한 번만 더 이러면 친구고 뭐고 없어. 이거 받아. 안에 2억 있어.”하정현은 카드를 보더니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지은아, 나도 무슨 말을 해야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51화

    하정현은 또 안성태의 귀싸대기를 날렸다.“잡지로 만들 거랬지 고객한테 단독으로 보내준다는 말은 없었잖아. 또 나를 속인 거야? 지은아, 그 파이프렌치 잠깐 좀 빌려줘. 이 자식 남자구실 못하게 해줄 테니까.”윤지은은 두말없이 파이프렌치를 건넸다.그 행동에 놀란 안성태는 사색이 되어 갑자기 하정현에게 주먹을 날렸다.그 순간 나는 다급히 하정현의 옷깃을 잡아 그녀를 뒤로 끌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안성태를 잡고 있던 손을 놓치고 말았다.속박에서 벗어난 안성태는 마치 화가 난 사자처럼 으르렁댔다.“개자식. 감히 그곳을 잡아? 내가 오늘 꼭 너를 죽인다.”“두 사람 얼른 도망쳐요!”나는 윤지은과 하정현을 향해 소리쳤다.윤지은은 안성태가 미쳐 날뛰기 시작한 순간 다급히 하정현을 잡고 밖으로 도망쳤다.그리고 나는 안성태의 앞길을 막아섰다.안성태는 나를 보며 이를 갈았고 두 눈은 나를 찢어발길 것 같은 살기를 내뿜었다.나는 일부러 냉소를 지으며 안성태를 자극했다.“아까 어땠어? 앞으로 남자구실 못할까 봐 두려웠지?”“이게 감히 그걸 입에 담아? 너 오늘 죽었어.”나는 계속해서 놈을 자극했다.“와 봐. 내가 놀아줄 테니까.”그 말에 안성태는 주먹을 그러쥔 채로 나에게 달려들었다.이번에는 그래도 대비가 되어 있었는지 쉽게 파고들 기회가 나지 않았다.하지만 나도 서두르지 않았다.변석훈이 그랬는데 상대가 미쳐 날뛸 때는 절대 무리하게 맞서 싸우지 말고 상대의 약점을 찾아 한 방에 맞혀야 한다고 했다.이번 싸움이 나에게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평소 도관에서 연습하는 건 항상 똑같은 몇 가지 기술이라 이미 몸에 배어 있는데, 이걸 실전에서 사용해 봐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때문에 나는 오히려 흥분되고 설렜다.나는 줄곧 안성태의 공격을 피하기만 하다가 놈이 완전히 폭주해 약점을 드러낸 순간 공격했다.나는 아예 막대기 하나를 집어 들고 놈의 가슴을 세게 내려쳤다.내 공격에 안성태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나조차도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50화

    나와 윤지은은 하이 파이브를 했다. 우리의 합이 이렇게 잘 맞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물론 하정현의 도움도 컸다.우리 셋은 허리를 곧게 세운 채로 안성태와 마주 섰다.그때 하정현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안성태, 너한테 한 번만 기회를 줄게. 네가 그 계약서를 나한테 돌려주고 내 사진을 모두 삭제하면 네 책임을 묻지 않을게.”안성태는 그 말을 듣더니 피식 웃으며 외투를 벗어 던졌다.“너희가 꽤 치는 줄 몰랐네. 마침 잘 됐어. 나도 오랜만에 좀 놀아보자.”그때 나는 즉시 윤지은과 하정현 앞에 막아섰다.“저놈은 내가 상대할 테니 두 사람은 본인 몸이나 잘 지켜요.”무엇보다 안성태는 덩치가 컸기에 나는 절대 그놈이 윤지은이나 하정현을 노리게 둘 수 없었다.“승산은 있어?”윤지은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모르겠어요. 하지만 최선을 다할 거예요.”“그럼 힘내.”나는 안성태 앞으로 다가갔다.내 키도 185라 놈 앞에서 조금도 꿀리지 않았다.비록 안성태의 덩치가 나보다 훨씬 컸지만 나보다 민첩성에서 떨어질 수 있었다.안성태가 나를 먼저 공격했다.하지만 나는 신속히 오른쪽으로 몸을 피했다.변석훈이 전에 말했는데 알 수 없는 상대를 만났을 때는 서둘러 공격하는 것보다 우선 상대의 실력과 잘 쓰는 기술, 그리고 약점을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때문에 초반에 나는 계속 피하기만 했다. 상대가 나를 건드리지 못하게만 하면 그걸로 족했으니까. 그와 동시에 나는 상대를 관찰했다.몇 분 동안 싸우다 보니 s는 안성태가 덩치가 커서 힘만 넘쳐났지 기술과 스피드가 많이 달린다는 걸 발견했다. 나는 순간 마음이 놓였다.“이젠 내가 공격할 차례다, 이 개자식아.”나는 신속히 공격했다.지난 한 달 동안 피하는 법과 공격하는 법을 배운지라 내 현재 속도는 안성태보다 훨씬 빨랐다.나는 단번에 필살기를 쓰겠다는 마음으로 놈의 정가운데를 잡았다.그 순간 안성태는 돼지 멱따는 소리를 내지르면서 눈을 까뒤집었다.“이 비겁한 자식...”나는 피식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